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하루 고전 - 날마다 내공이 쌓이는 고전 일력 365
이상민 지음 / 라이온북스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고전은 알고 있다.

누구도 고전을 읽지는 않는다.

고전은 과거부터 내려오는 좋은 말이다.

어느 정도는 우리 일상에도 고전은 침투(?)해 있다.

깊지는 않아도 자신도 모르게 고전 명언을 내뱉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나도 모르게 보고 들은 것들이 있어 그렇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정도로 친숙하게 고전은 나와 함께 있다.

막상 고전을 제대로 배우려고 하면 그 즉시 질려버린다.

일단 고전이라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한자다.

한자로 구성되어 있어 봐도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른다.

그나마 해석하는 책들이 있지만 그마저도 어렵다.

짧다고 하면 상당히 짧은 문구를 갖고 해석을 해준다.

책으로 이런 걸 접하려면 꽤 어렵다.

많은 페이지를 읽어내려면 그것 자체가 뭔가 안 맞다.

하나의 문구만으로도 몇 분만에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루까지는 아니라도 붙들고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는 문장이다.

최근에 일력이 다양하게 나온다.

그 중에 하나로 이번에 나온 책이 <하루 고전>이다.

하루에 하나씩 고전에 나온 문구를 읽을 수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을 듯도 한데 그렇지는 않다.

일력에서 소개하는 문장이 매일 다르다.

어떤 내용은 금방 이해가 되어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어떤 내용은 얼핏봐도 한 번 읽어도 무슨 말인지 한다.

그만큼 일력을 통해 다양한 고전을 접할 수 있다.

다행히도 모든 고전에 따로 해석이 있다.

고전 문장을 보자마자 이해 되는 건 상관없다.

그렇지 않은 건 해석을 읽으면 이해가 조금 올라간다.

일력에는 꽤 많은 고전이 담겨있다.

너무 익숙한 사서삼경은 물론이고 다른 것도 많다.

이걸 일일히 찾아 정리하고 선택한 것도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너무 방대하기에 어떤 걸 선택할지는 오롯이 작가의 몫이다.

작가가 취사선택 한걸 우리는 읽는다.

일력이라 1월 1일부터 시작할 필요없이 오늘부터 해도 된다.

어차피 1년 동안 보고 끝내는 것이 아닌 두고두고 봐야 할테니.

여기에 있는 일력만 제대로 숙지해도 젠체도 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

뭔가 어려운 표현으로 누군가에게 말하면 괜히 날 달리볼테니 말이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 철학 필독서 50 - 플라톤부터 마이클 샌델까지 2500년 철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2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이시은 옮김 / 센시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은 워낙 방대하다. 철학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자 한다면 쉽지 않다. 그 어려운 걸 해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차마 못했다. 아마 앞으로도 못하지 싶다. 어떤 각오를 한 후 도전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그럴 마음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철학을 소홀히하거나 무시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철학에 대한 목마름은 있다. 뭔가 더 알고 싶다는 지적 호기심도 물론 있다. 중요한 건 마음만 있을 뿐 하나씩 체계적으로 공부하려고 시도한 적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대부분 철학과 관련된 건 전부 다이제스트였다. 한 권의 책을 읽어 본 적은 거의 없다. 특정 철학자의 책을 선정해서 오롯이 읽은 적도 기억에는 없다. 가득이나 어려운 개념과 용어가 난무하고 난해한 문장으로 가득한 책을 읽으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편견이겠지만 대체적으로 번역도 그다지 깔끔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쓰다보니 아주 예전에 철학 책을 읽은 기억은 있다. 당시는 지금보다 번역이 더 어려웠을 때라 읽긴 했지만 머릿속에 남은 건 하나도 없다.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모든 건 전부 과거로부터 왔다. 이미 고민하는 것에 대해 과거 철학자가 고민해서 풀어낸 경우가 많다. 특히나 인간 존재에 대한 부분은 수천 년전에 이미 아주 많은 철학자가 다양한 방법과 개념으로 설명했다. 각자 자신의 고민에서 출발해서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그만큼 철학은 각자의 영역이 강하지만 이것도 시간 순서대로 본다면 서로가 영향을 주고 받았다. 고대 그리스 시대 철학자가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했을 때에도 서로 영향을 받았다.

그 이후 모든 건 거기서부터 또 다시 출발한다. 철학자는 이로부터 영향을 받아 승계하거나 거부하거나 개선하는 식으로 철학을 발전시켰다. 철학이 발전해서 심리학은 물론이고 뇌과학, 물리와 수학까지 전부 영향을 받았다. 과거에 철학자는 수학이나 지금의 물리까지 전부 고민했다. 삼라만상에 대해 전부 고민을 하고 이를 풀어내려 노력했다. 사고 체계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 위한 방법으로 숫자로 표현하며 수학이 되었다. 당시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물리도 철학에 출발한다.

이런 식으로 철학은 현대까지 이어져왔다. 인간 존재에 대해 처음과 달리 더욱 복잡해졌다. 단순히 인간에 대한 개념을 선사했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남녀에 대한 구분이 생겼다. 과거에는 인간은 남자였다면 이제는 여자도 존재로 고민하게 된다. 이렇게 여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함께 철학도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하는 학자들이 생겼다. 최근 들어서는 또다시 이성이라는 부분도 함께 다루게 되었다. 하나의 존재가 규정하는 것은 사회적인 관점인지 태생인지까지도.

과학이 덜 발달했을 때와 달리 이제는 인간에 대한 의학까지 발달하면서 철학에서 치열하게 논쟁했던 것들이 무의미하게 된 것도 있다. 무의미하다는 건 과학이 다소 배제된 방법으로 개념을 설명했는데 이제는 아니라고 밝혀졌다. 그렇다고 무의미하다는 건 아니다. 거기서 출발해서 또 다시 한 쪽 방향만 맞다는 것이 아닌 다른 방향도 있다는 개념을 얻게 되었다. 철학은 그렇게 서로 논쟁하고 반론을 펼치며 자신의 주장을 치열하게 할 때 더욱 발전하게 된다.

이런 철학을 제대로 배우는 건 난 포기했지만 알게 모르게 내 뇌리에는 있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이 과거에 있던 걸 나도 모르게 받아들였고 그 토대 위에 발전했기 때문이다. <세계 철학 필독서 50>은 그렇게 인류 역사에서 중요한 철학자에 대한 설명을 하는 책이다. 각 철학자의 대표 책과 개념을 소개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작가가 모든 철학에 대해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단순히 해당 철학자의 책 한 권 읽은 것으로는 힘들다.

해당 철학자의 여러 권을 읽으며 습득해서 남에게 소개할 정도가 되어야 가능한 작업이다. 지금까지 이런 류의 책은 주로 동양 작가가 쓴 걸 읽었다. 이번에 아마 처음으로 서양 작가가 쓴 책으로 읽게 되었다. 주로 고대부터 근대정도까지 소개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현대까지 소개한다. 그러다보니 다소 논쟁적인 부분도 포함한다. 아쉬운 건 이런 책은 연대순으로 해야 읽는 사람입장에서는 순차적으로 하나씩 입력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름 순으로 소개를 한다.

나처럼 철학을 잘 모르는 사람은 연대순으로 해야 각 철학자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있어 더 좋다. 작가가 순서만 이름이 아닌 연대 순으로 했다면 훨씬 체계적으로 읽으며 이해되지 않았을까한다. 확실히 근현대 철학자에 대한 소개는 다소 어려웠다. 내가 아직까지 고대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대에 들어와 더욱 복잡해진 사회와 인간 관계 때문이 아닐까한다. 여기에 인간은 똑같지만 새롭게 알게 된 지점에 대한 설명까지 들어가니 더욱 그런 듯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연대기순으로 했으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철학 다이제스트는 좋다.

함께 읽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질문 - 죽음이 알려주는 품위 있는 삶을 위한 46가지 선물
김종원 지음 / 포르체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지막 질문이라는 단어 자체가 느껴지는 뉘앙스가 있다. 뭔가 거룩하고 고귀하고 인생의 마지막으로 최종적인 질문. 괜히 거창해지고 고르고 골라 신중하게 딱 하나를 입으로 내뱉어야 할 것 같다. <마지막 질문>이라는 책도 제목 때문에 죽음과 난 연관을 지었다. 죽음에 이르러서 갖고 되는 질문이라는 다소 철학적인 화두. 책에 나오는 철학자들이 던져주는 거대담론일지도 모르겠고, 아주 개인적인 삶일지도 모르겠지만 죽기 직전에 던지는 질문이라 생각했다.

책을 읽어보니 딱히 다른 건 아니지만 내 생각이 너무 거창했다는 판단을 했다. 그 정도는 아니라는 느낌이었다. 죽음 앞에 우리는 누구나 다 똑같다. 죽음 앞에서는 그 모든 것도 전부 필요없다. 이전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사람이 태어날 때는 다를 수 있지만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다 똑같다. 죽는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하다.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유일한 결과물이다. 죽기 전에 사람마다 다양한 반응을 할 수 있다. 죽음 앞에서 보이는 태도가 중요할까라는 생각도 든다.

어떤 태도를 갖고 죽는다고 해도 그건 이미 나와는 큰 상관이 없다. 남들이 나에게 어떤 시선을 갖고 바라볼지 몰라도 나는 이미 죽었기에 어떤 것도 알지 못한다. 남은 자들의 몫이 된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나말고 남도 생각해야 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죽음 이후도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죽음으로 끝나지만 내가 남겨놓은 것들을 누군가 이어받을테니 말이다. 책에는 총 6명의 철학자가 나온다. 릴케, 톨스토이, 칸트, 니체, 쇼펜하우어, 괴테가 그들이다.

이름만 들어도 잘 알지만 접근하기 힘든 위인들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 철학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직접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닌 가상의 상황으로 만들어 해당 철학자의 사상으로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작가 스스로 구한다. 쉽지 않은 방법이다. 어떤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한다는 것은 직접 듣지 않는다면 내가 하는 답이다. 해당 철학자가 어떤 답을 했을련지 알려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해당 철학자의 사상에 대해 아주 잘 알지 못한다면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책에는 총 46가지 질문이 있다. 이에 대해 답변하는 형식이다. 각 철학자의 사상을 근거로 작가 알려주고 있다. 첫 질문은 '자신을 그대로 보여 줄 한 줄이 있는가?'다. 여기서 유언에 대해 말한다. 유언이라는 것은 확실히 죽기 직전이나 죽음을 앞두고 하는 마지막 이야기라는 의미가 있다. 유언을 꼭 남겨야 할 필요는 없지만 남긴다면 무슨 말을 하는게 좋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있는 사람도 있고, 한 번도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아주 예전에 관에 들어가 마지막 유언을 하라는 이벤트를 참여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 내가 뭐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만큼 절박하지 않고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유언하지 않았기 때문일 듯하다. 또는 유언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시간이 지나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되지 않을까한다. 지금 내가 하는 유언은 그렇게 볼 때 지금만 유효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은 될 듯하다. 시간이 지난 후에는 당시에 했던 유언이 의미는 있겠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는 판단을 할 수 있어도 말이다. 아마도 그건 사람은 죽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하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나이가 먹고 움직일 수 없다고 하여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한편으로는 정정할 때 하는 생각과 무너져 갈 때 하는 생각은 다르기에 미리 유언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볼 수 있다. 판단이 흐려진 상태에서 하는 유언은 올바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어떻게 보면 유언을 받아들인 남은 자들의 몫일 뿐 유언을 한 내 몫은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정답이라는 것이 이렇게 쉽지 않다. 딱 부러지게 되는 것은 역시나 죽음 말고는 없는 듯하다.

철학이라는 것이 그런 의미에서 참 정의내리기 힘들다. 어떻게 보면 각자의 주장이 있을 뿐이지 정답은 아니다. 각자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주장을 한다. 무대포로 무논리로 하는 것이 아닌 논리정연하게 깊은 사색으로 펼치는 주장이니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 다른 편에서는 그와 다른 사고를 하게 되면서 치열하게 서로 논쟁도 한다. 이렇다고 정답이 나올 수 있을까. 철학이라는 속성상 그러기는 힘들듯하다. 다양한 철학을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것은 현대 사람에게는 맞다.

그런 철학이라도 마지막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사실 앞에서 마지막 질문을 받게 된다면 허심탄회하게 모든 걸 내려놓고 말하지 않을까한다. 욕심이라는 감정을 갖고 있는 인간에게는 어쩌면 죽음이 바로 눈 앞에 온 순간 이전까지는 힘들듯하다. 솔직하게 털어놓으려 해도 그 말을 한 후에 나는 계속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말하게 된다. 그마저도 어쩔 수 없이 또다시 내 후대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겠다는 전제를 갖고 하지 않을까한다. 이 책은 그런 철학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꼭 죽음과 관련된 질문은 절대 아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철학은 생각이라는 걸 하게 해준다.

함께 읽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믿는 인간에 대하여 -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시간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이 다른 객체와 다른 존재 이유가 참으로 많다. 인간이 다른 존재와 구별되는 것이 이것이라고 외치는 개념이 많다. 그 중에서도 믿음이라는 개념 아닐까한다. 동물도 사람을 믿긴 한다. 자기 주인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주인이 나를 사랑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것과 달리 인간이 믿는 개념은 좀 더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이며 손으로 잡을 수 없다. 무엇보다 여기서 믿음 신에 대한 인간의 구애라고 할 수도 있다. 신을 믿는 것은 유일하게 인간만이 할 수 있다.

고양이나 개가 믿는 것은 자신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존재를 확인한 인간이다. 인간이 믿는 신은 누구도 보지도 않았고, 만진적도 없고,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다. 직접 보고, 만지고 확인한 사람들이 있다고 하지만 절대 다수는 아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신을 믿는다. 누군가 믿는다는 걸 보면서 나도 믿는다. 믿음이라는 개념은 인간을 지금까지 살아오게 만들었다. 인류 역사의 흥망성쇠에서 믿음은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마찬가지로 똑같다.

대체로 지금은 서양이 득세를 하는 시대라 서양 종교에 따른 믿음이 좀 더 강력한 영향을 미쳤고 현대 문명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렇게 인간의 믿음에 대해서는 수많은 철학자와 사상가와 종교인이 썰을 풀었다. 그럴 때마다 흥미롭게 읽었다. 몰랐던 개념을 알기도 했고, 딱히 별 것은 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신이 있다와 없다는 자체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수많은 이야기가 오고 갈 수 있는 주제니 더욱 그렇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영원한 화두가 될 만한다.

이 책 <믿는 인간에 대하여>는 <라틴어 수업>의 저자가 쓴 책이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고 지금은 아니지만 신부이기도 했으니 더욱 깊은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를 했다. 정작 책을 읽어보니 믿는 인간에서 '믿는' 부분에 대해 설명보다는 '인간'에 좀 더 방점을 찍고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래서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존재론적인 탐구를 기대하고 읽었는데 그보다는 에세이식으로 쉽게 하나씩 가볍게 터치하고 넘어가는 형식이라 다소 아쉬웠다.

믿음과 관련은 없지만 책 마지막에 저자는 현재는 과거와 달리 제대로 된 문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 부분에 있어 난 동의하지 않는다. 과거에 비해 훨씬 더 풍성한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본다. 우리가 몇 백년이나 몇 천년전의 문화를 보고 찬란하다는 표현도 하고 지금과 달리 아름답다는 이야기도 한다. 문학작품이나 미술 작품을 보고 그런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과연 당시를 살아가던 사람들도 그런 생각을 했을까. 나는 절대로 그런 생각을 하며 살지 않았다고 본다.

그나마 귀족 같은 사람들은 그런 소명이나 사명을 갖고 뭔가 거창한 것을 하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시민들은 그런 생각을 했을까? 내 생각은 아무 생각없이 하루를 살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 현재의 우리는 그 시대를 배우고 남아 있는 문화가 이어지면서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다고 본다. 지금 시대도 똑같다고 본다. 지금 당장은 우리가 하는 많은 것들이 무가치하고 별 의미없이 보일지라도 시간이 지나 몇 백년 후에는 엄청난 의미가 될 것이다.

개인이 만든 그림이나 글마저도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그런 것들이 모여 2020년을 살아간 사람들의 문화가 되어 후대에 연구할 것이라고 본다. 그렇기에 과거를 볼 때 늘 우리는 현대의 관점에서 바라보니 착각을 하게 된다. 그 시대에는 우리랑 다른 사고와 행동을 했을텐데 지금 시점으로 바라보니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이 많다. 이것도 어쩌면 믿음의 영역인지도 모른다. 신이 확실히 각 개인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던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

그들의 모든 행동과 사고는 지금과 다를 수밖에 없다. 모든 행동에서 신이 먼저 일수도 있었다. 지금은 각 개인의 자유가 훨씬 더 보장되면서도 표출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지금은 신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는 확실히 다르다. 이런 부분은 변한 시대를 쫓지 못하고 다소 아집에 빠진 종교의 잘못일 수도 있고, 그런 믿음을 주지 못한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는 당연하 결과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신의 시대가 아닌 과학의 시대라고 할 수 있으니 사람들의 인식도 변한 것은 당연할 지 모른다.

여전히 믿는 인간은 세상에 살아갈테고, 믿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또한 신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도 뭔가 개념은 이미 머릿속에 박혀있다. 이런 것들이 인간을 구성하는 중요 요소이다. 모든 사람이 함께 공유하는 개념으로 믿음은 그런 면에서 중요하다. 불행히도 믿음의 영역으로 가면 언제나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고 가부만 있을 뿐이다. 책은 부담스럽지 않게 작가의 개인 에피소드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믿음보다 종교에 대한 이야이가 더 맞지 않을까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이제스트 느낌이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가볍지만 묵직한 이야기.

함께 읽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시경 - 완역본 옛글의 향기 8
공자 엮음, 최상용 옮김 / 일상이상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서삼경이 있다. 예전에 동아사이에서 라고 표현하지만 아마도 중국과 한국에서 유독 중시했던 공부였다. 솔직히 중국에서도 그랬는지 알아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조선시대에는 확실히 그런 걸로 안다. 무엇보다 출세를 위해 배워야 했고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도 배워야 했던 것 같다. 드라마 등을 볼 때 조선시대에서 공부를 한다면 늘 사서삼경이라고 한 걸 보면 말이다. 어떻게 보면 유학의 경전이라고 할 수 있다. 유학이 종교는 아니지만.

대학, 논어, 맹자, 중용을 사서라고 하고 시경, 서경, 역경을 삼경이라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사서삼경을 달달 외웠던 걸로 안다. 거의 툭치면 술술 나올 정도로 한 것이 아닐까한다. 이걸 외운 후에 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계속 하면서 깊고 넓고 확장하는 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사고를 갖추게 된 것이 아닐까한다. 사람에게 어떤 사상이 중요한 것은 그를 토대로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사서삼경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깨우치고 그에 맞는 사고에 따라 살아간다.

이러니 사서삼경은 실제로 조선시대를 지배했던 사상이다. 어릴 때부터 이를 배운 것은 무엇보다 지배자에게는 주류 사회에 들어가기 위한 당연한 과정이었다. 이를 모르면 주류사회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이해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그 덕분에 조선시대에 맞는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 듯하다. 한편으로 이런 것들을 양반이나 양반이 되려는 사람에게만 전달하며 더 공교하게 체제를 구축하는 시스템이었다. 현대에 들어 고전이라 불리게 돈 사서삼경이다.

이 중에서 이 책인 <시경>은 시를 모았다고 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시는 인간의 다양한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도구다. 과거에는 특히나 시가 가장 으뜸이지 않았을까한다. 시경은 원래 3천편 정도 있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 공자가 311편으로 줄였고 현재는 그 중에서도 305편 정도만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원래 시라는 건 그 본연의 언어로 읽어야 느낌과 뜻이 제대로 전달된다. 이 책은 그런 시경이 전부 한자로 되어 있기에 한글로 풀어낸 책이다.

책에 나온 모든 걸 전부 제대로 읽지는 않았다. 내 능력 밖이기도 했고 소화하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몇 편 정도만 읽었다. 다소 소프트 한 것만 읽었다. 그런 몇 편을 소개하며 끝낸다.

그대의 옷깃
푸르고 푸른 그대의 옷깃이여, 아득하고 아득한 내 마음이여! 내가 비록 만나러 가지 않았다고, 그대는 어찌하여 소식마저 끊는단 말인가!
푸르고 푸른 그대의 패옥이여, 아득하고 아득한 내 그리움이여! 내가 비록 만나러 가지 않았다고, 그대는 어찌하여 오지도 않는단 말인가!
이리저리 선 누각에 올라, 오가는 이들을 바라보네. 하루라도 그대를 만나지 못하면, 석 달이나 된 듯하다네.

달이 뜬다
달이 떠서 밝게 비추니 어여쁘고 어여쁜 우리 님이로구나. 어이하면 그윽한 시름을 떨치리오. 내 마음만 안타깝구나.
달이 떠서 환하게 비추니 어여쁘고 아름다운 우리 님이로구나. 어이하면 우울한 시름 떨치리오. 내 마음만 고달프구나.
달이 떠서 하얗게 비추니 어여쁘고 횃불 같은 우리 님이로구나. 어이하면 몇힌 근심 풀까나. 내 마음만 참담하구나.

연못의 둑
저기 연못의 둑에 오르니 못 안엔 부들과 연꽃이 있다네. 아름답고 늠름한 한 사람이 있으니 아픈 내 마음 어이할까나. 난 자나 깨나 아무 일도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줄줄 흘린다네.
저기 연못의 둑에 오르니 못 안엔 부들과 난초가 있다네. 아름답고 늠름한 한 사람이 있으니 크고도 장대하여 아름답구나. 난 자나 깨나 아무 일도 못하고 하염없이 애만 태운다네.
저기 연못의 둑에 오르니 못 안엔 부들과 연꽃 봉우리 있다네. 아름답고 늠름한 한 사람이 있으니 크고도 장대하여 의젓하구나. 난 자나 깨나 아무 일도 못하고 하염없이 베개 안고 뒤척인다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