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올로지 - 몸이 말하는, 말하지 못한, 말할 수 없는 것
이유진 지음 / 디플롯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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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에 대해 설명하는 책으로 알고 읽었다. 읽자마자 솔직히 좀 배신당했다고 느꼈다. 책은 인간의 몸에 대해 설명하는 건 맞다. 인간의 몸 중에서도 여성의 몸으로 한정했다. 그중에서도 또다시 인간의 몸과 관련된 사회적인 시선에 대해 다루는 책이었다. 뒷부분으로 가면 꼭 그런 건 아니었지만. 처음부터 그런 책이라는 걸 알고 있지 않아 좀 당황했다. 특별히 거부감이 있던 건 아니지만 책을 볼 때는 그런 걸 전혀 느끼지 못했다. 읽다 보니 알았다.


철저하게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의 몸에 대해 설명한다. 인간의 몸에 대해 전체적인 맥락을 잡아준 후 여성에 집중한다. 여성의 몸에 대해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바라보는지 다시 설명한다. 아무래도 인류 역사를 볼 때 남성이 지배했다. 최근에는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그렇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는 대부분 남자의 시선으로 봤다. 이런 것에 대해 딱히 다른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그걸 당연하게 여겼던 시대였다. 모든 건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이제 와서 본다면 그런 시선을 바라보고 행동했다는 게 말도 안 된다. 그러니 그걸 무조건 현대적인 관점에서 과거에 벌어진 것에 대해 무조건 욕을 하는 건 올바르지 않다고 본다. 그걸 반면교사 삼아 이제는 하지 않겠다는 논조가 맞다고 본다. 담배를 과거에는 사무실에서도 피웠다.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고 너무 당연하게 여겼다. 이제는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 식으로 인류는 시대에 따라 보는 관점을 달리한다. 인간의 몸도 그런 관점이다.


책에는 여성 몸에 대해 집중적으로 말한다. 미의 기준은 과거와 지금이 다르다. 과거에는 퉁퉁한 여성이 미의 기준이었다. 지금은 그 반대다. 과거에는 인류는 먹고사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배불리 먹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다. 지금은 흔히 먹는 고기도 수시로 마음만 먹으면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고기를 잡아도 즉시 먹지 않으면 보관도 힘들었다. 그러니 퉁퉁한 여성은 선망의 대상이었을 듯하다. 추장의 아내 정도가 그렇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현대는 최소한 대부분 곳에서 못 먹는 일은 없다. 오히려 너무 많이 먹어 문제다. 그러다 보니 과거와 달라졌다. 그렇다고 너무 마른 사람을 미의 기준으로 삼지도 않는다. 기준이 더 어려워졌다고 할 수도 있다. 책에서도 현대는 운동하며 몸을 가꾸고 살찐 사람에 대해 게으르다는 시선으로 바라본다고 말한다. 이걸 다소 불편한 시선으로 설명한다. 너무 살찐 사람을 무엇이라고 하는 거라고 난 생각했다. 비만 자체가 온갖 질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없던 개념이다.



비만인 사람을 무조건 게으르다고 할 수는 없다. 다양한 이유를 모른다. 대체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크기에 그런 시선으로 본다. 책에서는 여자들의 몸에 대한 남자들의 시선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느 정도는 동물적인 수컷이 갖고 있는 본능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여기에 미스 미디어에서 세뇌한 것도 어느 정도 있다. 유독 특정 부위를 포커스 하면서 아름답다고 인식하게 만들었다. 남자라는 속성이 그걸 보면서 자극되고 아름답다고 인식하면서 다시 또 포커스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책에서는 비판한다. 책 내용은 원래 신문에 기획으로 연재했던 내용이라고 한다. 그중에서 첫 번째는 가슴이다. 남자 가슴은 드러내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 여자 가슴은 다르다. 여기서 스스로 가슴을 완전히 드러내면 욕한다. 가슴을 아슬하게 보여주면 섹시하다며 좋아한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렇다. 엉덩이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애플 힙이라고 명칭까지 쓰면서 강조한다. 어느 정도는 이게 출산과 관련되는 걸로 알지만 그런 뜻은 아니다.


봉긋한 가슴과 그에 못지않게 탄력 있는 엉덩이, 그 사이를 잇는 잘록한 허리. 이상적인 여체라는 표현을 책에서 소개한다. 이걸 식민주의가 확립한 이성애자 남자를 즐겁게 하는 것이라 표현한다. 자세한 배경 설명이 나오긴 한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긴 한데 내가 너무 물들어있어 그런지 솔직히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았다. 이걸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세뇌되었다는 뜻이라는 건. 어느 정도는 남자가 본능적으로 그렇게 본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거 자체를 나쁘다고 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과도하게 그걸 집착하거나 이용하려는 게 나쁜 게 아닌가한다. 아무래도 철저히 남성 주의 시대에서 바라본 관점으로 내가 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책에는 이런 걸 끌어들여 여성의 몸에 대해 설명하는구나. 그러다보니 인간의 몸이라는 관점보다는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보는 몸에 대한 설명이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여성의 몸. 남성의 몸에 대해서는 별로 다루지 않는다. 순수하게 몸에 대해 알려고 해서 그런지 모르겠다.


남성 몸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질 않아 아쉬웠다. 몇몇 부분에서는 그건 좀 심하지 않소.라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내가 살아온 세상과 이렇게 다른가. 내가 너무 모르고 살아가고 있었나. 그런 생각이 드는 에피소드나 설명도 많았다. 책에서 설명하는 여자의 몸에 대한 설명과 시선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알게 되는 건 유익하다. 내가 몰랐던 걸 알면 그것도 유익하다. 과다하 싶은 반대되는 점도 다 받아들이지 못해도 도움이 된다. 책은 그냥 몸이 아닌 여자 몸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여자 몸에 대한 사회적 시선인지 몰랐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여자 몸에 대해 사회적으로 다시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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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
곽재식 지음 / 비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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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은 곽재식 작가가 쓴 책이다. 작가는 상당히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작가지만 공학박사고 과학자기도 하다. 여기에 상당히 박학다식해서 여러 방송에서 패널로 출연도 한다. 우연히 방송에서 하는 말을 들으면 진짜 아는 게 많다는 느낌을 받는다. 말도 제법 잘해서 방송국이 좋아할 캐릭터다. 생각보다 출연을 적게 하는 건 워낙 바뻐서 그런게 아닐까한다. 교수로도 학교에 재직 중이고 책도 상당히 많이 써내서 시간이 부족할 듯하다.

엄청나게 많은 책을 썼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1권도 읽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읽는 책과는 접점이 별로 없었던 게 아닐까한다. 이번에 뜻하지 않게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이 감돈다. SF 장르라고 하는데 제목을 보면 심각하지 않을 듯했다. 어딘지 블랙유머로 내용이 전개되지 않을까도 싶었다. SF라고 하면 외계인이 나오고 헐리우드 영화에서 볼 법한 상상이 떠오른다. 책을 읽으니 전혀 아니었다. 지극히 평범한 지구인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화자가 다르다. 외계인이 지구를 보고 지구인의 생활과 행동을 분석하는 형식이었다. 보통 우리는 외계인은 무조건 지구인보다 월등한 기술을 갖고 있다고 본다. 아직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수많은 난제를 풀었다고 본다. 외계인을 직접 만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다. 개미가 사람을 직접 볼 수 없는 것처럼 지구인이 외계인을 보지 못한다. 그렇게 외계인이 지구에 대해 분석하는 내용이다. 언제부터 지구인을 관찰하고 분석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묘사되지 않는다.

지구인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사람이라고 한다. 사람을 대신 미생물이라고 표현한다. 외계 관점에서 인간은 아주 하찮은 미생물이다. 이건 전적으로 외계인이 엄청난 과학 기술이나 인지 능력 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이유가 재미있다. 외계 젊은 측 사이에 유행이라는 거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사람에 대해 묘사하는데 철저하게 외계인 관점이다. 나름 객관적으로 묘사하는데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외계인은 어떤 환경이나 상황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듯하다. 인간을 묘사할 때 냉기로부터 몸을 보호하려 뭔가 두르고 있어야 한다고 묘사한다. 옷이라고 지칭하진 않는다. 외계인이 묘사하는 내용이라 그렇다. 몸에 1센티미터 지름 정도의 작은 구멍만 생겨도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고 한다. 외계인은 구멍이 숭숭 뚫려도 생존에 전혀 상관 없는 듯하다. 우리에게는 최첨단인 핸드폰도 신기하게 바라본다. 굳이 왜 그런 기계를 통해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지.

직접 정신적으로 텔레파시 같은 걸로 의사소통을 멀리서도 한다는 뜻이다. 살짝 비틀기도 한다. 보통 외계인이 타고 오는 비행선인 우주선이 접시모양과 비슷하다. 이 점에 대해 외계인이 오판해서 그렇다. 보통 접시를 이용해서 뭔가를 먹는다. 지구에서 접시는 엄청나게 흔할 것이라 예상해서 비슷한 모양으로 보냈다. 그렇게 하면 별로 티가 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초기에 그랬을 뿐 이제는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접시모양으로 보내지 않는다.

비록 책이지만 실제로 최근 UFO와 관련된 내용이 별로 노출되지 않는다. 그 외에 다양한 사람에 대한 묘사가 꽤 재미있었다. 책 제목은 첫번째 단편이다. 여러 편의 단편을 모은 소설이다. 첫번째 소설에서 빵이 들어간다. 내용이 전개되다 헌혈이야기로 옮겨진다. 헌혈하면 빵은 주는 이유에 대해 추론한다. 피가 엄청 중요한데 빵을 준다. 빵에는 뭔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 빵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게 아닐까라는 추측을 한다. 직접 빵을 훔쳐올 계획을 세운다.

두번째 단편은 영생을 살고 있는 사슴에 대한 이야기다. 신라시대 최치원에게 말씀을 듣고 그렇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이런 식으로 책은 기상천외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이걸 SF라고 하기에는 살짝 애매하긴 하다. 확실히 소설은 뛰어난 상상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쓰는 듯하다. 이 책에 나온 내용을 평범한 나는 도저히 상상도 못할 듯하다. 곽재식 작가는 소설 뿐만 아니라 괴물을 비롯한 다양한 책도 썼다. 엄청난 인기는 못 얻어도 이런 생각이나 상상도 가능하다면서 보면 재미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좀 허탈한 느낌도 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당신의 상상력을 넓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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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공짜 경제학 - 무료 상품으로 공룡 기업을 세우는 경제의 원리 10대를 위한 경제 톡톡 3
마츠모토 겐타로 지음, 김지예 옮김 / 동아엠앤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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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대해 배우는 건 참 어렵다. 우리 실생활에서 이보다 중요한 게 없는데도 알기 힘들다. 경제라는 게 다소 막연하기도 하다.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이라 그런지 어렵다. 경제에 대해 알려주는 책으로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는 다른 분야와 달리 수준이 참 애매하다. 보통 대부분 책은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다. 초보자를 넘어가는 책이 있어도 많지 않다. 경제도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 많을 듯한데 그렇지 않다. 이상하게도 경제는 좀 더 디테일하다.


경제 전반에 대해 배우려면 너무 방대하다. 경제는 특정 영역이 아닌 전반적으로 다뤄야 할 게 넓다. 이러다보니 조금씩 알려주는데 이게 더 어렵게 한다. 뭔가 기초부터 하나씩 테크트리처럼 쌓아가는 게 어렵다. 경제라고 하니 GDP부터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개념을 알면 도움이 되지만 이게 직접적으로 일반인으로 처음부터 알아야 하는 생각도 한다. 순서의 문제일 뿐 알기는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거시적인 접근이라 처음부터 공부하는 데 좀 어렵다.


경제에 관한 책이 꽤 많아도 초보자가 읽기 적합한 책이 참 드물다. 어느 정도 수준이 된 후에는 읽을 책이 넘쳐난다. 세계적 석학이 쓴 책부터 이코노미스트가 쓴 책까지. 전문적인 용어가 남발되지만 좀 더 심층적으로 알기에 도움이 된다. <10대를 위한 공짜 경제학>은 초보자에게 딱 맞는 책이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좀 우습게 봤다. 10대를 위한 경제라고 하니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지 않았다. 나한테 왜 이런 책을 출판사에서 보낸거야라는 생각을 했었다.


책을 읽자마자 이런 편견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보다는 오히려 책을 읽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보다 더 쉽게 경제에 대해 알려준 책이 없다. 이 책을 읽고 나도 배운 게 참 많다. 나름 수많은 책을 읽었는데도 여전히 파편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개념을 제대로 장착했다는 느낌도 들었다. 책 초반에 나온 개념이 가격과 가치다. 아주 중요한 개념인데 어느 책에서도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책이 기억나지 않는다. 경제를 알려주는 책에서 도입부가 시선했다.



가치라는 개념은 투자를 할 때 제일 먼저 접하는 단어다. 흔히 가치투자라는 표현을 한다. 여기서 가치가 무척이나 애매하다. 가치투자가 무척 저렴한 기업을 매수하는 것처럼 알려지기도 했다. 저렴한 기업을 매수했는데 계속 저렴한 경우도 너무 많다. 더구나 가치에 대해 사람마다 다르다. 가치가 다르니 누군가는 비싸다고 팔고, 누군가는 비싸다고 판 걸 산다. 가치에 대한 정의부터 그런 면에서 필요하다. 가치가 너무 모호하게 느껴지는 개념으로 다가온다.


책에서 가치에 대한 개념은 욕망이다. 내게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건 가치가 있다. 욕망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 그러니 누군가는 욕망에 차서 가치를 높게 보고 산다. 누군가는 욕망이 이제 사라져 팔려고 한다. 이럴 때 가격이 등장한다. 욕망의 크기가 가격으로 산정된다. 아무리 욕망이 커도 가격에 치환된다. 내 욕망의 크기보다 가격이 높을 수 있다. 사람들마다 욕망의 크기가 늘 다르니 가격이 형성되고 거래가 된다. 욕망은 여러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앞서 무료 서비스에 대해 설명한다. 얼핏보면 말도 안 된다. 공짜로 뭔가를 쓸 수 있는 서비스를 기업이 내놓는다. 기업은 수익을 내기 위해 존재한다. 이를 위해 비즈니스는 누군가에게 특정한 가치를 어딘가에서 조달, 창조, 제공해서 수익을 내는 것이라고 책에서는 설명한다. 이런 상황에서 무료 서비스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우리는 공짜로 쓰니 좋은데 기업은 어디서 돈을 버는 것일까. 바로 다른 기업을 통해 번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광고를 볼 수 있게 한다.


무료 서비스를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광고가 노출 되어도 신경쓰지 않는다. 현대사회에서는 이게 너무 당연한 시스템이 되었기 때문이다. 광고가 싫은 사람들을 위해서는 유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광고가 싫다면 기꺼이 돈을 내고 유료서비스를 이용한다. 최근에 OTT가 이런 경우다. 기업들은 이런 이유로 무료와 유료를 잘 혼합해서 제공한다. 경계선을 잘 타야한다. 이걸 잘못하면 한순간에 기업 이미지마저도 실추되면서 사람들이 떠나게 되니 말이다.


책은 일본인이 썼는데 한국 번역하면서 노력을 많이 한 듯하다. 한국화 한 것들이 곳곳에서 많이 보인다. 쉽지 않았을텐데 일본 내용을 한국에 맞게 편집하느라 고생했을 듯하다. 덕분에 이해하는 데 더 쉬웠다. 10대를 위한 책이라 더욱 그런 듯하다. 보통 번역서를 읽을 때 해당 국가 문화나 기업을 잘 몰라 힘들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어려움없이 내용 전개가 된다. 중학생을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경제를 알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큰 도움이 될 책이라고 본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 내용이 너무 짧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경제 기초를 배우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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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 - 내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기술
비탈리 카스넬슨 지음, 함희영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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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철학적인 느낌이 나는데 작가는 의외였다. 비탈리 카스넬슨이라고 투자 책을 2권이나 썼던 저자였다. 투자는 사람들이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 지 몰라도 철학이 중요하다.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자신만의 투자 철학이 중요하다. 투자 철학이 아니라도 투자를 잘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다.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이는 아주 중요한 판단의 기초가 된다. 훌륭한 투자자 대부분 독서를 많이 하면서 세상에 대해 배운다.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는 세상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는 투자자는 없다. 투자라는 건 돈이 흘러가는 곳에 내 돈을 넣어야 한다. 이럴 때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중요하다. 사람들의 이동에 돈도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제목이 철학적이라고 철학 책은 아닐 수 있다고 봤다. 읽어보니 에세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듯싶다.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 알려주고, 후반부에는 스토아 철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썼다.


저자는 러시아 사람이다. 거기에 유대인이다. 어릴 때부터 러시아 식 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유대인이라 살아가는 게 쉽지 않았다. 다행히 미국에 있는 친척이 초청을 해서 온 가족이 러시아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 전에 어머니는 러시아에서 질병으로 사망한 상태였다. 미국에서 전문 투자자가 되었다는 건 본인도 신기해한다. 뒤늦게 미국에서 영어를 배우고 초반에는 여러 일을 했지만 투자로 투신해서 성공했다.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대해 식구들과 함께 설명한다.


식구들을 아주 끔찍히 사랑하는 듯하다. 거기에 아버지까지. 아버지는 미국으로 건너 와 화가가 되었다. 예능적인 감각이 있었던 듯하다. 작가도 미술과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다. 단순히 깊다기 보다는 본인이 노력을 통해 후천적으로 얻었다. 직접 음악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건 아니다. 이를 감상하는데 또한 본인 스스로 작가라는 정체성도 갖고 있다 늘 새벽에 일어나 모두 잠들어 있는 시간에 클래식을 들으며 글을 쓴다. 루틴이 되어 매일같이 하고 있다.



처음부터 이 책은 중간에 집필 방식이 변경되었다고 한다. 스스로 스토아 철학에 깊게 빠지면서 이를 넣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스토아 철학은 다른 철학과 다른 점이 있다면 로마 황제가 나온다. 제논이 창시했다는 걸로 알려져있다. 로마 시대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황제가 쓴 일기가 중요한 서적이다. 그저 자신을 위한 명상록인데 철학이 되어 후대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같은 로마 시대에 세네카도 있다. 현대에는 세네카가 훨씬 더 유명하다.


세네카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 비해서는 사상과 실천이 좀 다른 인물이긴 했다. 스토아 철학과 관련되어 이 책에서 강조하는 건 통제 이분법이다. 자아를 분리한다고 할 수도 있는 개념이다. 이건 나도 자주하는 비슷한 개념이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내가 화가 났다면 화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살핀다. 알고보면 어떤 일이 내게 영향을 미쳐 현지 마음이 불편한 상태다. 이걸 잘못하면 엉뚱하게 다른 사람을 향해 퍼부을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왜 생겼는지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 상태를 알게 되면서 큰 도움이 된다. 아울러 크게 성공한 사람답게 어떻게 보면 이게 철학과 좀 배치된다는 생각도 드는 스킨 인 더 소울을 강조한다. 어떤 일을 했을 때 영혼까지 갈아넣으며 했느냐다. 솔직히 이건 주관적이다. 남들이 볼 때 중요한 게 아닌 내 자신이 스스로 그랬냐는 질문이다. 나는 단 한 번도 스킨 인더 소울을 해 본 적이 없다. 어느 정도 노력을 했어도 영혼을 갈아넣은 적은 없다.


큰 성취를 이룬 사람 대부분이 그런 경지에 도달했다. 그래야 가능한 영역이다. 얼마나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러운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걸 해 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이다. 변명하자면 나는 그런 성격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토록 집요하고 집중하면서 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 통제 이분법이 오히려 내게 맞다. 몰입하기보다는 한 발 떨어져 다소 관조하는 스타일. 이런 말을 아무리해도 결국에는 변명뿐이 안 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책 마지막은 클래식 음악가에 대한 역사를 알려준다. 시대순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았고 힘들어했는지 알려준다. 너무 위대한 음악가 그늘을 벗어나지 못해 작곡을 하지 못했던 음악가도 소개한다. 남이 아닌 나만의 길을 가는 건 그만큼 힘들다. 초반에는 영향을 받지만 벗어날 때 비로소 나만의 길을 갈 수 있게 된다. <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는 투자, 철학, 가족, 클래식, 인생 등 아주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저자의 표현처럼 아무 곳이나 내키는대로 읽으면 될 듯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렇게 길 필요는 없는데.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인생에 대한 누군가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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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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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가 쓴 SF 소설을 읽는건 흔한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제법 많아졌는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SF소설은 대부분 외국 소설이었다. 한국이 쓴 SF소설을 읽은 기억은 없다. 뭔가 SF소설은 거창한 느낌이 든다. 단순히 상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소설을 쓰는 작가가 해당 분야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있어야 가능하다. 한국에서 그동안 과학은 실용적이고 실전적인 분야가 발달했다. 기초적인 분야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한 이유는 돈이 그다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한국에서 노벨 과학 분야가 없는 이유로 안다. 관련 없다고 할 수 없는 건 대부분 SF소설은 지금이 아닌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미래에 대한 상상을 해야 한다. 우리가 놀라는 건 몇 십년 전에 SF소설에서 그렸던 미래가 현재 하나씩 벌어진다는 점이다. 당시에는 대단하다고 했던 기술을 우리는 일상적으로 쓴다. 예를 들어 터치 스크린은 당시에만 해도 저게 가능한가라는 생각을 했다. 매일같이 스마트폰을 쓰는 우리에게 터치 스크린은 일상이다.

<지구 끝의 온실>은 SF소설이다. 아무래도 내가 편견이 심했던 듯하다. 무조건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우주선이나 다른 행성에 대한 이야기로 착각했다. 소설에 외계인도 나오질 않는다. 지구에서 벌어진 일이 배경이다. 엄청나게 대단한 기술 발전을 한 듯하지도 않다. 드론이 나오거나 휴머노이드 로봇이 나오긴 해도 이미 지금도 볼 수 있다. 기술 발달이 크진 않지만 소설에 나오는 휴머노이드와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소설의 배경이 그리 멀지도 않다.

주요 배경이 2050년대에서 2060년대다. 과거 1990년에는 2000년대가 들어가면 엄청 미래로 생각했다. 이제 20년대를 살고 있는 입장에서 50대는 멀지도 않다. 30년 정도 남았다. 그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대체적으로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로 나뉜다. 이 책은 디스토피아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일로 인해 지구에게 큰 위기가 닥쳤는지 모른다. 그저 더스트라는 중요한 개념이 나온다. 더스트로 인해 지구가 멸망 직전까지 가면서 인류는 위기에 처한다.

그런 후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구성이다. 더스트가 지구를 뒤덮으며 인류는 생존하기 힘들어진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건 공기다. 공기가 변하면 어떤 인간도 살아남을 수 없다. 다음으로 물이다. 끝으로 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는 음식이다. 이런 것들은 어느 하나가 떨어진 게 아닌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공기는 핵심 중 핵심이다. 더스트로 인해 인류는 죽음의 위기에 처한다. 그나마 내성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책이 나오건 21년이다. 코로나 기간이지만 책은 그 이전에 썼을텐데 덕분에 이해도가 올라간다. 바이러스가 세상에 퍼져도 다행히도 누군가는 내성을 갖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살아갈 수 있다. 그 외에는 특정 공간에서 머물며 차단되어 살아갈 수 있다. 해당 공간을 벗어나려면 위험해진다. 이런 세상에서 그나마 더스트가 다소 약해지며 사람들은 특정 공간을 벗어난다. 해당 공간은 힘있는 자들이 기득권을 근거로 장악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소설은 SF라고 하기는 미래라는 사실이다. 그 외는 식물 등의 소재가 나와 관련 분야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읽는데 전혀 문제가 되진 않는다. 크게 두가지가 소설에서 나온다. 하나는 어떤 곳이든 사람이 모여살게 되면 동일한 현상이 벌어진다. 이상향은 절대로 없다. 사람들은 각자 판단하고 자신이 옳다는 걸 행동한다. 어떤 게 맞는지는 지나봐야 알 수 있기에 정답은 없다. 그저 시간이 지나야만 누가 더 올바른 판단과 결정으로 행동했는지 알 수 있다.

또 다른 측면은 작가인 김초엽에게 중요한 식물이다. 우리는 식물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식물만큼 지구에서 흔한게 없다. 어떤 생물보다 더 흔한게 식물이다. 과거에는 식물을 잘못 먹고 사망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은 다양한 방법으로 먹으며 안전해졌다. 잡초만 하더라도 어떤 곳에서든 자라는 걸 알 수 있다. 우리가 숨을 쉬고 살 수 있는 배경에도 식물이 있다. 이처럼 흔한 식물이 인간의 적이 된다면 그보다 무서운 일은 없지만 우리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은 어느 하나 인간에게 공격적인 게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설에서 흥미로운 점은 바로 휴머노이드다. 더스트라는 절대적으로 위험한 식물로 위험에 처한다. 오로지 식물에 대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 새로운 식물 종을 개발한다. 소설에는 인류가 더스트를 정복했다고 나온다. 그 후에 모두 평화로운 새로운 세상을 살아간다.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를 추적하는 전개다. 올해의 책에도 선정된 책이던데 역시나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너무 단락 구분이 없어서.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우리에게 사소한 소중한 걸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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