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를 기다리지 말자
로버트 마셀로 지음, 김명이 옮김, 홍기영 사진 / 천년의시작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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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서 모든 것을 다 알려준다. <뮤즈를 기다리지 말자> 더 이상 필요한 말은 없다. 뮤즈를 기다라며 무엇인가 하려는 사람은 자신 스스로 아마추어라고 사람들에게 떠벌리는 것과 같다. 프로들이 뮤즈를 기다리다가는 단 하나의 작품도 세상에 선 보일 틈이 없을 가능성이 있다. 가끔 번개처럼 내려친 아이디어에 힌트를 얻어 일필휘지로 앉은 자리에서 작품을 썼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작품은 인생 통틀어 거의 없다. 그것도 대부분 혈기왕성한 젊은 시절에 어쩌다 나온 기적같은 순간이다.


대부분 뮤즈따위는 찾아오지 않는다. 궁상맞을지라도 온 몸에 비듬이 떨어질정도로 부시시해도 쓰는거다. 다른 것은 신경쓰지 않고. 그것말고 다른 방법은 없다. 뮤즈는 뭐라도 막 쓰다보면 나온다. 멍하니 생각한다고 뮤즈가 '내 너를 도와주마!' 찾아오지 않는다. 책은 전체적으로 글쓰기에 대한 설명이다. 일반 독자들에게 글쓰라고 독려하는 책은 아니다. 그 보다 전업작가를 꿈꾸는 사람에게 하는 글이다.


글을 쓰기 위해 고민하고 오늘도 책상에 앉아 한 자라도 더 입력하려 노력하는 작가 지망생을 위한 책에 가깝다. 책 내용도 일반인에게 글 쓰라고 하는 부분보다는 이미 글을 꽤 쓰고 있는 사람이 읽어야 공감되는 면들이 많다. 책 초반에 꽤 강한 말이 많이 나온다. 서문에 이렇게 시작한다.


"글쓰기에 관한 책은 이미 많이 나와 있습니다. 저만 해도 벌써 두 권을 냈으니까요. (중략) 그런데 왜 또 다른 책을 내느냐고요? 무엇보다도 먼저,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니 돈이 됩니다." 


꽤 강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시작한다.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 이런 말이 가능하다는 한계는 있다. 대부분 사람은 이런 책 쓴다고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책 초반에 많이 나온다. 다시 한 번 들여다 보면

"글쓰기란 근육을 사용하는 것과 같아서 규칙적으로 써야 한다. (중략) 그거나 그것은 막대한 시간과 종이를 낭비하는 일이다. 당신이 일기를 쓰면서 연습하게 되는 것은 손의 근육이므로 그런 훈련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줄넘기를 하는 편이 훨씬 낫다. 글을 써서 햇빛을 받게 하고, 잡지에 싣고, 책을 펴내고 싶으면 일기쓰기를 뛰어 넘어 진짜 글을 쓸 것을 권한다."


이건 거의 직구로 꽂는다. "만약 글쓰기를 진지한 작업으로 간주한다면, 일기장은 이제 그만 불태우고 진짜 글쓰기를 시작하자."라며 일반인 대상이 아닌 직업으로 글쓰기를 생각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긴 한다. 의외로 글을 쓰려고 커피숍에 가는 사람이 많다. 특히 글쓰기 좋은 환경이라며 스타벅스 찾는 사람이 많다. 한 번도 나는 그런 적이 없다. 무엇보다 돈이 아까워 그러지 않는다.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도 같은가 보다. 이런 사람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스타벅스에 다녀와서 얻는 것은 카페인이 주는 상승효과와,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무엇인가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붕 뜬 상태이다. (중략) 작가들이 스타벅스에 가는 것은 무엇인가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중략) 사실 그 누구도 혼자 방에 틀어박혀 작업만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중략) 그곳은 외로운 곳이다. (중략) 그러나 여전히, 실제 작업이 이루어지는 곳은 내 작은 방이다. (중략) 스타벅스를 작업실로 착각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 그리고 가더라도 노트북은 집에 두고 가자." 


일반인을 상대로 한 책이 아니라 보다 직설적이고 솔직하게 글쓰기의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집중해서 쓰라고 말한다. 돌려 말하지 않는다. '괜찮아 할 수 있어'가 아니라 '정신차려 제대로 글 쓰려면.'하고 말한다. 아쉽게도 책은 초반에 오~ 하고 읽었는데 뒤로 갈수록 잘 안 읽혔다. 무엇이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려운 글도 아닌데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제목처럼 글은 기다리면 안 된다. 내가 읽고 나서 하루가 지나지 않아 무조건 리뷰를 쓰기에 꾸준히 리뷰를 쓸 수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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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문장 한국어 글쓰기 강좌 1
고종석 지음 / 알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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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글쓰기 교본처럼 인용되고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책 한 권을 알게 되었다. <고종석 문장>이다. 출판된지 오래된 책으로 알고 있었다. 도서관에서 가끔 볼 때면 책의 상태가 몇 년은 된 것 같았다. 막상 이번에 읽으려고 펼쳐 보니 2014년에 나온 책이다.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책이 글쓰기와 관련되어 교본처럼 되었다. 무엇보다 문장이라는 제목덕분에 글쓰기를 독려하기보다는 글쓰기의 기술적인 측면에 대해 알려준다고 착각했다.


책을 얼핏 봤을 때도 몇 개의 문장을 보여준 후 잘잘못을 따지고 가르쳐 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잘못된 표기나 맞춤법, 띄워쓰기 등의 기술적인 측면과 글을 매끄럽게 연결시켜주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 봤다. 막상 책을 펼쳐들고 읽어보니 분명히 그런 부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그 보다는 글쓰기에 대한 기본을 알려주고 좋은 글이란 어떤 것인지 자신이 예전에 쓴 글을 갖고 알려주는 책이었다.


책 자체가 처음부터 글로 쓴 것이 아니라 대학교에서 강의 한 내용을 출판사에서 녹음 후 글로 옮겼다. 옮기는 과정에서 넣고 뺀 부분이 있겠지만 전체적인 구성은 여러 차례에 걸쳐 한 강의를 갖고 책으로 엮었다. 도중에 학생들이 질문을 하면 대답도 함께 하고 있어 단순히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강의에 동참한다는 느낌도 든다. 책이 의도하지는 않았으리라 보지만 이 책 자체로 하나의 교본으로 쓸 수 있다고 본다.


글쓰기를 독려하는 여타의 책들이 단순히 '당신도 할 수 있다' 격려를 하는 차원에 머물고 있다면 <고종석 문장>은 박학다식하게 인문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언어학자와 인문학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글쓰기와 연결한다. 그 뿐 아니라 소설가들까지 여러 방면에 사람들의 사례를 들려주며 글쓰기 책을 읽고 있는지 인문학 책을 읽고 있는지 혼동이 될 정도로 여러 가지 다양한 지적인 부분까지 건드리며 앎을 충족한다.


설마하니 책에 나오는 내용을 강의 때 아무런 준비도 없이 즉석에서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워낙 어려운 용어들과 인물들이 다수 출연하고 있기에 어느 정도 준비된 교안을 보면서 이야기 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수업에 참석한 사람은 글쓰기도 배우고 인문적인 소양도 넓히고 한국어와 한글의 차이점도 알게 되고 다방면으로 글에 대해 알게 되는 유익한 강의였을 것이다.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첫 문장만 보고 책을 택해 읽을 정도라고 한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난 없다. 글 내용을 중요시할 뿐 글의 미묘한 차이와 맛까지 음미하며 읽는 스타일이 아니다. 첫 문장이 중요하다는 글을 읽고 내 책을 들쳐 봤다. 프롤로그를 봤다. <후천적 부자>는 "돈을 벌고 싶었다."로 시작하고, <책으로 변한 내 인생>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의미있는 딱 한 가지만 꼽으라고 하면 주저없이 책읽기라고 할 것이다."이다. <부자를 읽는 눈을 떠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를 소원한다."로 시작한다. 괜찮은 듯도 하고 좀 아쉽기도 하다.


언어에 대한 장황한 설명도 이어져 '글쓰기와 무슨 연관이 있나'하는 마음도 들지만 글을 쓰기 위해 막연히 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본 원리를 알려준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언어까지 비교하며 알려주니 글쓰기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재미도 있다. 책에서 배운 것이 모국어라는 표현이 아닌 모어라는 표현이다. 모국어라고 쓰고 있지만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이 같은 나라 사람은 아니다. 엄연히 구별을 해야 한다. 모국어가 아닌 모어가 정확한 표현이다.


다른 책에서 읽고 실천하는 부분도 있는데 이 책에서 새롭게 또 알게 된 것들이 '-적'이라는 일본식 표현이다. 무조건 안 쓸수 없지만 될 수 있는한 안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 '의'도 마찬가지로 일본어로 파생된 것인데 굳이 써야 할 필요가 없을 때는 과감히 생략해야 한다. '한국의 꽃 무궁화'가 아니라 '한국 꽃 무궁화'처럼. '~에의'와 '~로의' 같은 표현도 그렇고 '~에 있어서'와 '~에 있어서의'도 안 쓰는 것이 좋다. '~(으)로서'와 '~(으)로써'도 될 수 있는 한 쓰지 않도록 하자고 말한다.


주어/목적어와 서술어는 가깝게 쓰라고 한다. 주어 다음에 너무 여러 말을 쓴 후에 다른 것들이 끼면 길을 잃는 것과 같이 읽는 사람이 어렵다. 여러 글쓰기 교육에서 나오는 장문이나 복문이 아닌 단문을 쓰라는 것도 나온다. 매 수업마다 중요한 부분을 알려 준 후에 실전 사례로 자신이 쓴 글을 직접 비판하면서 이렇게 고치는 것이 좋다고 알려준다. 이런 부분이 전적으로 정답은 아니다. 사람마다 개인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일본식 표현에 대한 부분은 알고 있고 지킨다고 하는데 더 주의를 기울여겠다.


<고종석 문장>은 편하게 글쓰기 책으로 읽기에는 무서울 수도 있다. 가볍게 글을 쓸 수 있다고 독려하기 보다는 꽤 어렵고 진지하게 대학 수업을 듣는 느낌이라 글쓰기와 관련하여 첫 책으로 읽기 보다는 다양하게 글을 쓴 후 '내 잘못이 무엇일까'며 고민할 때 읽으면 훨씬 더 도움이 될 책이다. 글을 써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읽으면 그다지 크게 와 닿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책에서 알려주는 내용을 근거로 향후 글 쓸때 참고하며 노력해야겠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글쓰기에 큰 도움이 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굳이 글쓰기에서 모를 내용도 포함했다.



글쓰기에 도움이 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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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
이상원 지음 / 황소자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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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도서관에서 볼 때 눈에 들어왔던 책이다. 그럼에도 갈 때마다 계속 뒤로 미뤘다. 큰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책 제목이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다. 다른 곳도 아닌 최고의 지성이 모인 서울대에서 가르치는 글쓰기 강의라고 하니 얼마나 딱딱할까에 대한. 글쓰기 강의라고 하니 글쓰기에 대해 요모 조모 알려준다기 보다는 저자인 이상원씨가 했던 방법에 대한 강의안을 생각했다.


대체적으로 대학 교수들이 펴 내는 책이 좀 딱딱하고 재미없다. 내 편견인지 몰라도 미국 교수의 저서에 비하면 국내 교수의 저자들은 일반 대중이 읽으라고 책을 펴 낸 것인지 대학 교재로 쓰기 위해 책을 펴 낸 것인지 구분이 안 되는 것들이 많다. 쉽게 풀고 일반 대중이 읽으며 재미있게 해 줘야 하는데 그런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내가 알려줄테니 잠자코 들으라는 자세로 책을 쓴다. 고리타분하고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듣는 느낌이 든다.


책 제목에 이미 서울대에서 인문학 글쓰기 강의라고 떡 하니 써 있어 무척이나 딱딱한 책을 예상했기에 차마 선택하지 못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런 선입견은 엄청나게 잘 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은 결코 딱딱하지도 고리타분하지도 않다. 오히려 에세이라고 해야 할까. 담담하고 편안하게 자신이 서울대에서 학생들과 함께 했던 글쓰기 방법을 소개하고 학생들이 변화한 모습을 설명한다.


잔득 긴장하고 면접에 들어갔더니 의외로 편안하게 웃으면서 마음껏 재미있는 시간을 가진 느낌이었다. 이런 차이는 저자가 처음부터 글쓰기 강의쪽에 전문가도 아니었고 글쓰기 강의가 딱딱한 논문과 같은 어려운 글쓰기를 가르치거나 알려주는 수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뜻하지 않게 글쓰기 수업을 맡게된 저자가 무엇인가 글쓰기에 대해 알려주고 가르치고 첨삭하며 정답을 설명하려 했다면 질색했을 것이다.


편안하고 자유롭게 자신이 쓰고 싶은 글쓰기를 독려하는 수업이었다. 자신에 대한 글쓰기, 리뷰 종류의 글쓰기, 주제를 정한 글쓰기 등으로 나눠 에세이 종류의 글쓰기를 하는 시간이라 매 수업마다 과제를 내주고 과제를 한 후에 각자 지정된 인물이 온라인으로 덧글을 주고 받고 수업 시간에 쓴 글을 발표하고 이를 토대로 각자 자유롭게 토론하며 유쾌한 시간을 갖는 수업으로 만들었다. 이런 수업이니 강의가 아니라 동참과 공감이 활발하게 교류하는 장이었다.


 


서울대에서 진행하는 인문학 글쓰기 강의지만 강의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저자는 철저하게 글쓰기 수업의 주인공은 교수인 자신이 아니라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로 만든다. 첫 시간을 제외하면 일체의 강의와 같은 수업은 없는 듯 하다. 모든 것을 학생들 스스로 준비하여 글을 쓰고 수업 시간에 발표하고 서로 토론을 통해 글을 다듬도록 노력을 한다. 이 과정에서 교수는 오로지 윤활유같은 역할에만 그친다. 진행자에 가깝다.


글쓰기와 책쓰기에 대한 강의를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관련 책을 계속 읽어나가는 중에 이 책은 무엇보다 내가 지향하는 가장 가까운 방법이다. 글쓰기는 철저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 본다. 첨삭도 답이 없다. 여러 출판사와 작업해보고 관련 책을 읽어도 사람마다 중요한 포인트가 다르고 글쓰기 스타일이 달라 첨삭 자체가 첨삭 하는 사람의 스타일이지 결코 정답은 아니다. 그렇기에 첨삭을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그 보다는 차라리 더 많이 쓰게 독려하는 것이 정답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내가 글쓰기 수업을 해도 나는 무엇을 가르치기보다는 끊임없이 글을 쓰도록 독려하고 이를 수업때에 함께 공유하는 방법을 고민중인데 어떤 식으로 이를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모색중이었는데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생각한 것과 가장 근접한 방법으로 이미 활용하고 있다. 그것도 서울대에서 부담없이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내 판단과 방법에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겠다.


전체적인 그림은 그렸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이 책은 알려준다. 글쓰기는 어렵다고 하면 어렵지만 하다보면 꼭 어려운 것은 아니다. 얼마나 재미있게 스스로 하고 싶으냐가 더 중요하다. 책에서 '놀이와 수업의 경계를 허무는 글 놀이판'라고 한 부제는 그래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글쓰기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놀이다. 나 혼자 즐길 수 있다. 많은 준비와 상대방이 필요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일단 쓰면 함께 즐길수도 있다.


책의 3분의 1은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쓴 내용을 발췌해서 읽지는 않았다. 저자는 수업 시간에는 자신이 글을 쓸 일도 발표할 일도 전혀 없는데 이렇게 책을 통해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고 한다. 덕분에 나도 글쓰기 강의를 이런 형식으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역시나 모르는 것이 있고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책은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을 알려준다. 모든 것을 전부 다 알려주지는 않아도 이보다 즣은 것은 없다.


마침 글쓰기 강의에 대한 특강을 준비하며 부랴 부랴 이 책을 읽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이번은 특강이라 책에 나온 방법을 활용하거나 쓸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몇 주에 걸쳐 참여자들이 글을 쓸 때 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글을 쓰다보니 아무런 전공도 없던 내가 글쓰기에 대한 강의까지 고려하고 준비하고 이런 책까지 읽고 있다니 이런 상황도 흥미롭다. 글 쓰는 재미를 함께 공유하자는데 말릴 사람도 방해할 사람도 없지 않을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글쓰기는 즐겁게 할 수 있는 놀이판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의 뒷 부분은 아예 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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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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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쓰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다. 관련 서적도 엄청나게 많다. 꽤 많이 읽기도 했다. 아쉬운 점이 한가지 있었다. 책쓰기와 글쓰기 관련 책을 쓴 저자들이 정작 책 인세만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 없다. 책 출판만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 하는 이야기가 궁금했다. 베스트셀러는 억지로 만든다고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베스트셀러의 기준을 어느 지점에 놓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순수하게 인세로 먹고 살 정도의 수준에 있는 작가(저자)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명 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도 많지는 않다. 오로지 책만으로 먹고 살 수 있다면 분명히 독자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뜻이다. 독자들이 그 작가가 쓴 글을 마음에 들어하고 좋아한다는 뜻이다. 이 정도 급의 작가가 글쓴다는 것에 대해 언급하고 책까지 펴 낸 경우가 없다. 가장 할 말이 많은 사람일 듯 하고 글쓰기와 책쓰기 저자들을 오히려 우습게 보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의문과 궁금증을 완벽하게 해소하는 인물이 쓴 책이 바로 <유혹하는 글쓰기>의 저자 스티븐 킹이다. 이름도 얼마나 잘 지었는지 왕(king)이다. 스티븐 킹은 그가 저술한 소설만으로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인물이다. 재미있는 점은 우리나라에서 스티븐 킹이 아는 사람은 수두룩하지만 정작 그의 소설을 읽은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스티븐 킹의 작품은 어떤 형식으로든 접했다. 그가 저술한 작품중에 상당히 많은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져 히트를 했다.


스티븐 킹의 전작이 출간될 정도로 인기있는 작가임에도 단 한편도 읽은 작품이 없다. 영상매체를 통해서만 접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 스티븐 킹의 작품은 소설로 읽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스티븐 킹의 책중에 가장 많이 책이 <유혹하는 글쓰기>다.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가. 소설가가 소설로 독자에게 큰 인기를 끄는 경우가 아니라 글쓰기에 관한 책이 가장 많이 팔렸다고 하니 아이러니 한 경우다. 그렇게 보면 철저하게 미국적인 작가가 아닐까도 한다.


한 동안 글쓰기와 책쓰기의 책을 상당히 많이 읽었다. 워낙 유명한 <유혹하는 글쓰기>를 꼭 보자고 다짐했는데 이번에 읽게 되었다. 글쓰기에 대해 글쓰기 코치가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글쓰기 코치가 글을 쓰라고 독려하는 책도 아니다. 글을 쓴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도 아니다. 철저하게 소설가의 관점에서 글을 쓰는 작업과 방법을 알려주고 자신이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는지 독자들에게 소설같은 내용으로 구성된 책이다.

워낙 유명하고 대중 소설로 성공한 작가라 그런지 글이 재미있다. 여타의 글쓰기와 책쓰기 책들에 비하면 위트와 유머와 소소한 재미가 있다. 고개를 끄덕이고 희미한 미소를 짓게하는 내용보다는 '그렇구나'라고 작가가 글을 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책이다. 글쓰기에 대해 알려주는 장면보다는 이력서가 더 많이 들었고 재미있었고 흥미로워 소설을 읽는다고 느껴졌다. 실제로는 이력서부분은 스티븐 킹의 자기 소개이다.


자신이 어떻게 해서 소설가가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내용이다. 글쎄 어릴때부터 무엇인가 다른 아이였다는 것은 사실이다. 워낙 개구진 장난꾸러기 녀석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글쓰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 그것은 상당부분 돈을 벌 수있다는 장점때문이었다. 자신이 쓴 글을 직접 필사해서 주변 친구들에게 팔았다. 이게 돈이 되었다. 다들 재미었어 한다. 어느 정도 글쓰기 능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프로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글쓰기로 어릴 때와 학생시절에 벌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고 단편, 중편 소설을 써서 각종 잡지에 기고도 했지만 현실은 학교에서 국어 선생이었다.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캐리>가 드디어 인세를 제대로 받고 팔린다. 무엇보다 판권으로 우리 돈으로 2억에 체결 되었다는 전화를 받는다. 부부가 함께 서로 껴앉으면서 자신의 비루한 거실과 집안의 각종 가구들을 돌아본다. 이 장면의 묘사에서 알 수 없는 짜릿함과 쾌감을 느꼈다.


아직까지 20대 였기에 그다지 큰 고통은 겪지 않았다고 할 수 있지만 겨우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살아갔던 한 작가가 드디어 - 어릴 때 부터 시작하면 20년은 된 듯 하다 - 인세를 번 수준을 넘어 먹고 살 수 있는 확실한 토대를 마련했다. 정말 꿈과 같은 일이었다. 꼭 내가 스티븐 킹이 되어 함께 꿈을 꾼 것같은 기분이었다. 그 후로는 알다시피 탄탄대로이다. 인세로 먹고 살 수 있게 되었다. 아마 더이상 집필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는 인세를 받았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글쓰기 방법과 단문을 쓰는 것이 좋다는 것과 수동태가 아닌 글을 쓰라는 것과 같은 이야기나 자신의 어린 시절 글을 예시로 보여주며 어떻게 글을 고쳐야 하는지 부분은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고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는 것이라. 하지만 스티븐 킹이 이력서에서 보여준 글쓰기 작가가 되는 과정의 자기 소개는 나에게는 큰 울림이었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어찌보면 궁극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어차피 대중적인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 문학작품이라고 인정받지 않으면 다 대중적인 글이 아닐까(어차피 그 자체도 무의미하겠지만) - 인세로만 먹고 살다니 꿈과 같은 일이다.


나에게 <유혹하는 글쓰기>는 그저 재미있게 읽은 소설과도 같았다. 확실히 소설가가 쓴 내용이라 재미있다. 괜히 전 세계적으로 많은 책이 팔리고 그가 쓴 책들이 영상매체로 만들어져 사람들이 보는게 아니다. 특히, 스티븐 킹은 이야기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이 부분은 내 생각과 똑같다. 나도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본다. 글쓰기에 중요하게 여기는 묘사등은 전부 이야기를 풍부하게 해 주는 요소일 뿐이다.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나머지는 전부 좋다. 단지 그것 뿐이다.


나도 진정으로 유혹하는 글쓰기를 하고 싶다. 내가 쓴 글을 사람들이 읽고 '우와 재미있다'라고 말하거나 '우와 내용이 참 좋다'라고 고백하거나 '나도 저렇게 쓰면 얼마나 좋을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도 대부분 글을 쓰는 사람이 갖고 있는 희망이고 꿈일 것이다. 뮤즈가 찾아오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내가 쓴 글이 사람들에게 유혹 비슷하게라도 읽혀진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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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 다치바나 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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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는 리뷰중에 몇 몇 책은 기존과는 다른 형식으로 리뷰를 쓰기로 마음 먹었다. 그 첫 번째로 선정된 책이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이다. 워낙 독서와 관련되어 독보적인 존재다. 세계적으로 유명한지는 모르겠다. 일본어라는 한계가 있었을테니. 아마도 전 세계적으로 이 책의 저자인 '다치바나 다카시'를 뛰어넘을 독서가는 없을 듯 하다. 이를테면, 누군가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는 그가 저술한 모든 책과 논문까지 전부 다 읽은 후에 만난다.

 

어떤 분야이든 흥미가 생기면 사람 높이 정도되는 책을 읽는다. 나같은 사람이 그나마 읽는 것으로 그친다면 관련 종사자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다. 관련 전문가에게 질문을 하고 의견을 정취하지만 아니다싶으면 반론을 한다. 전문가는 깊게 보는 장점이 있지만 좁게 보는 단점이 있다. 전문가만큼의 해당 분야의 식견은 없어도 넓게 다른 측면까지 고려하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의견에 전문가가 제대로 대처를 못하기도 할 정도다.

 

이 정도의 독서가라면 진정으로 책으로 모든 것을 배웠다고 자신있게 외칠 수 있다. 실제로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해 책으로 학습하고 스스로 정리할 정도의 지식을 만들어낸다. 관련 분야의 책까지 펴 낼 정도로. 이런 사람이 쓴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이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고 내가 쓴 <책으로 변한 내 인생>에서 언급한 내용과 흡사(감히 비교자체가 황송하지만)해서 깜짝놀라기도 했다.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한다.

 


 

독서 그 자체가 목적인 독서, 또 하나는 독서를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독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중략) 목적으로서의 독서란 책을 읽는 것 자체가 목적이자 즐거움인 책 읽기인데, 대표적인 예로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단으로서의 독서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독서를 통해 책 속에 담겨 있는 지식이라든가 정보 혹은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책을 읽는 것입니다.

-41페이지

 저는 오늘날의 문학 부진 현상의 근본 원인을, 독자가 문학 작품에서 멀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을 현대 문학 속에서 찾아 볼 수 없다는 데서 찾고 싶습니다. 이런 점을 무시하고 독자가 문학 작품을 읽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만, 이는 상황을 전혀 엉뚱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44~45페이지


과거에는 독서가 그 자체로써 목적이었다. 수단으로 활용할 만한 독서에 해당하는 책이 없었다. 어제도 오늘도 변함이 없는 세상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낼 좋은 시간이 독서였다. 아무나 독서를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아니었다. 책을 살 수 있는 능력과 문자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만 했다. 현재 우리가 읽고 있는 SNS를 비롯한 스타들의 가쉽거리도 결국에는 그 자체가 목적인 독서와 다를바가 없다. 


과거에도 시간 때우기를 위한 책들은 수없이 많이 존재했을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당시에 써져 있던 책중에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고 사람들의 생각과 문화등을 알 수 있는 몇 몇 작품들이 당시에는 대중 소설이었는데 살아남아 고전이 되었다. 당시에는 읽을꺼리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문학작품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을 때울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독서였다. 그 중에서도 문학작품이 아니었을까?


시대가 변해서 과거처럼 문학작품이 사람들에게 선택되지 않는다. 문학작품보다는 수단으로 활용할 책들이 더 많이 출간되고 사람들에게 선택된다. 이런 현상을 개탄하는 식자층이 있다. 이들은 혹시 자신의 밥그릇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아닐까? 책은 유일한 목적이 아니다. 단순히 목적으로 독서는 TV와 영화를 비롯해서 엄청나게 많은 새로운 것들에게 그 자리를 넘겨주었다. 점점 사람들은 현실에서 충분히 직접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문학작품보다 더 신기하고 흥미롭고 오감을 충족하는 것들을.



 


 

지금까지 출판은 항상 일과성을 지니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49페이지

독서론에서 고전을 읽으라고 할 경우(중략) 19세기 전형적인 문학이 주류를 이룹니다. (중략) 19세기 문학은 기껏해야 100여 년 전의 출판물에 불과할 뿐이며, 진정한 의미에서 고전이라는 이름을 붙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적어도 500년이나 1,000년 정도의 시간 속에서 검증을 받고 후세에 남겨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1페이지

독자들이 문학작품으로부터 멀어지고(중략) 고전이라고 단언할 수 없음이 보다 분명하고 확실하게 증명된 셈입니다. (중략) 철학 관련 서적에도 적용됩니다. 

-55페이지



어떤 책도 수 십년과 수 백년이 지나도 존재할 것이라 여기며 출간되지 않는다. 당장 베스트셀러로 열광적인 환호를 받은 책이 몇 년 지나지 않아 사라지기도 하고 몇 십년이 지나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지만 어떤 책은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에게 살아남는다. 거룩한 척 하지만 책도 TV와 똑같이 일과성의 매체다. 영화도 고전이라 하는 영화들은 수 십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언급되고 찾아 본다. TV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책이라고 다를 바가 없다.


고전이라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도 살아남은 저력과 이유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 점은 간과할 수 없고 인류에게 큰 보탬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 작품들을 꼭 읽어야 할 이유는 없다. 우리가 현재 당장 읽는 모든 책에서는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에서 언급한 모든 사상과 지식이 존재한다. 그것도 쉬운 표현으로 이해하기 편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고전을 읽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이야기는 고전이 갖고 있던 매력이 사라진 것이다. 이제 고전이라 불린 책들에서 말한 것들은 현대인들에게 사용가치가 사라졌기에 읽지 않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고전에서 말한 가치를 모르는가? 고전은 읽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다. 꼭 고전을 읽어야 플라톤과 소크라테스와 공자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아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형식과 방법과  매체를 통해 현대인들은 고전이 출간되었던 시대의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태양이 지구를 돌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필요없다.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다'가 사실이다. 이제는 태양이 지구를 돌고 있다는 사실을 굳이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와 똑같다. 고전이라고 해도 그 가치가 현대에 와서도 꼭 중요한 가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용도폐기되는 것이다. 특정 몇몇 부류가 아닌 전체 다수의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결과일 뿐이다.


 

 


 

그 저서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 자체가 토론의 대상이 되어, 서로 이야기를 나눌 때의 소재로 활용되기에 적절한 책만이 결국 진정한 의미의 고전으로서 살아 남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중략) 진정한 의미에서의 '과거의 지의 총체'라면, 현재 직전까지의 모든 것이 과거의 지인 셈이므로 현재 완료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과거 완료의 고전이 모든 지의 총체를 포괄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진정한 과거의 지에 관한 총체는 언제나 최신 보고서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5~56페이지

각 영역에 존재하는 지의 가장 선두에서 현재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려주는 것은 그 영역과 관련된 전문서들입니다. (중략) 현재 인류의 지와 관련하여 최첨단에서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59페이지


책을 읽는 이유가 목적과 수단이 있는데 사람들은 수단에 좀 더 집중한다. 문제는 그 수단이 지적인 탐구의 수단보다는 자신의 성공을 위한 수단인 경우가 더 많다. 딱히 탓할 노릇은 아니다. 현대인에게 가장 알맞는 독서가 진행되는 것이니 시대상황에 맞는 독서가 이어지는거다. 독서법을 알려주는 사람들마저 이런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좀 문제다. 성공을 위한 책읽기를 독려하고 이에 대한 실천방법을 알려준다. 책읽기를 통한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 성공하고 어떻게 해야 빨리 책을 읽을 수 있고 책과 함께 수단으로써 책을 읽으려면 관련된 책을 읽으면 된다. 독서를 통해 빠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과장되게 표현하면 다 사기다. 책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진짜로 그 수단에 맞는 책을 읽는 것이 정답이다. 독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읽는 것이 맞다. 정작 독서에 대한 그런 방법을 알려주는 저자 자신이 냉정하게 수단으로써 읽은 책이 어떤 것인지 진정으로 목적과 수단을 구별해서 읽었는지 따져보고 대답할 수 있을까? 나라고 딱히 다르지 않겠지만. 독서에 대한 책을 출간한 사람으로써. 


무섭도록 인류의 지적 영역은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 알고 있는 것은 어느덧 지나가고 굳이 그 모든 것을 전부 다 읽어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최신의 책에 이 모든 토대 위에 이뤄졌다. 다윈의 <종의 기원>을 꼭 읽어야만 진화론에 해박하고 정통한 지식을 얻는 것일까? 그 이후 엄청난 지식의 축적으로 변경되기도 했고 잘못된 결과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최신 책을 통해 이런 점을 알게 된다. 꼭 읽지 않아도 그 당시의 사람들보다 훨씬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고전을 읽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읽고 싶은 사람은 읽으면 된다. 그걸 강압하고 읽지 않으면 덜 떨어진 사람으로 보는 사람이 과거에 갇혀있는 사람일수도 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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