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의 글쓰기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래리 W. 필립스 엮음, 이혜경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헤밍웨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노인과 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는가>등의 고전이 된 작품을 쓰기도 했지만 명언집에도 수두룩하게 헤밍웨이의 말이 있다. 어찌보면 참으로 쉬지 않고 계속 떠든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별의별 분야에 대한 명언을 남겼다. 아마도 헤밍웨이의 명언만 따로 모아도 책 한 권은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지 않을까 한다. 그런 헤밍웨이가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책 두께도 얇아 선택했다.

 

헤밍웨이가 글쓰기와 관련되어 특별히 책을 쓴 것은 아니고 - 헤밍웨이가 그럴 정도로 한가하고 할 일이 없지 않다 - 여러 매체를 통해 글쓰기와 관련되어 있는 모든 글을 따로 편집하고 엮어 책으로 펴 낸 것이다. 작가라 주변 지인들과 편지를 주고 받고 기고한 글에서는 너무 자연스럽게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주변 지인들이 장난이 아니다. 유유상종이라고 헤밍웨이가 편지를 보내고 언급한 인물들이 다들 우리가 아는 인물이다.

 

<위대한 게스비>의 스콧 피츠제럴드, 피카소가 초상화를 그려줄 정도의 거투르드 스타인뿐만 아니라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등등. 유명 작가에 대한 언급뿐만 아니라 그들의 작품에 대한 소감도 써 있고 작가들끼리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도 있다. 다만 책이 글쓰기에 대해 헤밍웨이가 쓴 글이 아니라 비슷한 내용은 전부 첨가한 책이라 순수하게 글쓰기와 관련되어 확실한 것이 많지는 않다.

 

나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작가지만 글쓰기와 관련되어 있는 글 중에는 공감되는 이야기도 많았다. 그가 쓴 글을 보면 정말로 지독하게 글을 썼다는 걸 알게 된다. 어지간한 노력과 필력으로 글을 쓰면서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고 불만 불평을 하는 사람들은 읽어봐야 한다. 얼마나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글쓰기에 집중했는지 말이다. 자신의 우울증마저도 글쓰기의 좋은 소재가 된다며 언급한다.

 

고전이 된 작품을 쓴 사람과 나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말도 안되지만 이 정도의 노력을 했으니 시간을 통과한 작품을 남길 수 있었던 거다. 글쓰기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앉아 쓰기만 하면 되는 편한 직업일 수 있지만 내 자신의 모든 것을 집중해서 써야 하는 고도의 정신작용이다. 육체마저도 소진되는. 도저히 <헤밍웨이의 글쓰기>에서 나온 헤밍웨이처럼 글은 절대로 못 쓸 듯 하다. 그 정도의 노력과 정신집중까지 하며 글을 쓸만한 위인이 난 못 될듯하다.

 

여러 글 중에 개인적으로 인상깊었고 공감하는 글을 소개하며 끝을 맺으려 한다. 

찰리, 그 어떤 것에도 미래는 없습니다. 당신도 같은 생각이길 바랍니다. 그래서 나는 전쟁터에 있는 것을 좋아하죠. 매일 밤낮으로, 죽임을 당해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아주 높으니까요.

돈이 되든 안 되든 행복해지기 위해서 글을 써야 합니다. 이건 선천적인 병이지요. 나는 글쓰기가 좋아요. 이건 더 나쁩니다. 병이 악습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는 지금까지 글을 써왔던 그 누구보다 더 잘 쓰고 싶습니다.

그래서 글쓰기가 집착이 되어버렸어요. 집착이란 끔찍한 것입니다. 당신에겐 집착 같은 것이 없기를 바랍니다. 제게 남은 건 오직 집착뿐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소설, 아니 산문이 글쓰기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일 겁니다. 참고 문헌, 다시 말해 오래된 중요한 문헌 같은 게 없다는 말입니다. 그저 백지, 연필 그리고 사실보다 더 사실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의무감이 전부입니다.

있을 법하지 않은 소재를 찾아내 완벽하게 있을 법하고 흔한 이야기로 만들어내야 하고 또한 평범하게 보이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이야기가 글을 읽는 사람의 경험이 될 수 있으니까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인간에 관해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쓰는 거이다. 먼저 그 주제에 대해 알아야 하고 그 다음엔 어떻게 써야 할지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배우는데 평생이 걸린다.


자네는 오래전에 자신의 질문에 대한 대답 외에는 듣기를 중단해버렸네. 자네 안에 좋은 소재가 있으니 그럴 필요가 없었겠지. 듣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작가를 고갈시키는 걸세. (우리 작가들은 모두 고갈된다네. 이건 자네에게 개인적인 모욕을 주기 위한 말이 아니야) 모든 것은 보는 것, 듣는 것에서 나오지. 자네는 보는 것은 충분히 잘하지만 어느 순간 귀를 닫아 버렸네.


나는 작품을 집필 중일 때, 글을 쓰고 나서 그 글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계속해서 글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면 다음날 이어서 쓰기 전에 지금까지 쓰고 있었던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운동을 하거나 몸을 피곤하게 만드는 따위의 일이 필요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 것도 좋다. 사실 그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다.

그렇게 해서 머릿속이 비워짐녀 다시 글을 스기 전에 절대로 집필 중인 글에 대해 생각하거나 걱정하지 않아야한다. 그러기 위해 반드시 독서가 필요하다.

나는 글의 샘이 마르지 않게 하는 법을 이미 터득했다. 글의 우물 깊은 곳에 아직 글이 좀 남아 있을 때, 항상 글쓰기를 멈춘다. 그리고 샘에서 범새 물이 흘러들어 우물이 다시 채워지게 둔다.

때로 작업을 마친 다음 머릿속에서 글에 관한 생각을 지우기 위해 올더스 헉슬리, D.H. 로렌스 같은 당시 활동중인 작가들이나 실비아 해변 도서관이나 선창가 서점에서 구할 수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읽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 당신을 위한 글쓰기 레시피
김민영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나처럼 거꾸로 하는 사람이 있을까. 보통 글을 쓰기 위해 관련 책을 읽은 후에 참고하여 글을 쓴다. 지금까지 벌써 4권이나 되는 책을 펴 냈는데 이제서야 글쓰기와 책쓰기 책을 읽고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어 읽는 것도 있지만 한 단계 발전 된 글쓰기를 통해 보다 좋은 책을 쓰고 싶은 욕망이 관련 책을 읽게 만드는 듯 하다. 늘 부족한 것을 깨닫고 노력하는 것이니 분명히 좋은 것이라 판단한다.

 

글쓰기 책들은 글쓰기를 독려하거나 글쓰기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을 언급한다. 어떤 책을 읽든 글쓰기에 관심이 있고 보다 좋은 글을 쓰려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된다. 단 하나라도 얻을 것이 있다. 덕분에 내 글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 언제 좋아질지 확실하지 않지만. 지금까지 글쓰기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배워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우연히 글쓰기를 직업으로 하게 된 사람의 책이었다. 내 출신이 그래서 더 공감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인 김민영시는 스윗도넛이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글쓰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인생을 살다 어느 순간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글쓰기를 전업으로 하고 있다. 기자도 하고 영화평론가도 책 리뷰도 하며 여러 가지 글을 쓴 후에 지금은 글쓰기 강의까지 하고 있다. 생활비도 힘든 시절이 있었지만 그 모든 고난을 이겨내고 지금은 생활비를 글을 쓰고 글쓰기 강의를 하며 벌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글쓰기를 독려하는 책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글쓰기 강의를 하며 코칭할 때 학생들이 주로 어려워하는 부분에 대해 책을 통해 정확하게 예문을 통해 알려주고 훈련할 수 있게 만들어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책을 교재 삼아 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서 주요 부분을 알려주고 내용을 근거로 독자가 직접 글을 쓸 수 있게 장 끝에 공란과 함께 글쓰는 훈련을 할 수 있다. 비록 나는 읽는데 집중하며 넘어갔지만 글쓰기 훈련을 원하는 사람은 하면 좋을 것이라 본다.

 

나도 지금 블로그 글쓰기를 블로그에 쓰고 있는 중인데 책을 읽다보니 표현하는 방법은 다소 다를지라도 내용은 같다고 느꼈다. 책의 제목이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이다. 글을 쓰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앉아 무엇이든지 쓰는 거다. 그 이상은 없다. 아무리 거지발싸게같은 글이라고 해도 일단 쓰면 된다. 처음부터 뛰어다니는 아기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뒤집기부터 해야 기어다니고 걸어다니고 뛰어 다닐 수 있다. 아주 단순하다.

창피해야 할 이유가 없다. 남을 의식하지 말고 써야 한다고 하는 이유다. 글쓰기를 독려하는 내용은 내가 쓴 글보다는 보다 친근감있게 써져 있다. 그래도 어떤 글을 쓸 것인지 글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좋은 글이란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내용은 확실히 글쓰기 코칭을 하는 사람답게 글을 처음 쓰려는 사람이나 글을 쓰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듯 하다. 신기하게도 전공이 아닌 사람에게 전공자가 와서 교육도 받는다.

 

전공을 한 사람이 논술교사도 하는데 본인의 글을 잘 쓰지 못해 글쓰기 수업에 듣는다는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참 신기했다. 그 이유는 자신의 눈이 워낙 높아 글을 쓰는 것에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하니 나로써는 또 다른 세계로 느껴졌다. 글쓰기에 대한 눈높이가 워낙 낮다. 나는 사람들이 참 좋은 글이라고 하는 글과 책을 읽어도 전혀 모르겠다. 묘사가 많은 글은 좋은 글인지 설명을 잘 하는 글이 좋은 글인지 여부를 난 모르겠다. 

 

책에는 학생들이 쓴 글을 갖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려준다. 저자가 직접 자신의 판단에 따라 고쳐주는데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냥 읽으면 읽겠는데 저자가 첨삭을 위해 제시한 글이라 나도 모르게 저절로 눈여겨 보니 고쳐야 할 부분이 보였다. 글이 너무 길다든지 단어 중복이 이어진다든지 글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 것이 보였다. 그런 것을 보니 나도 충분히 첨삭이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실제로 책의 저자가 쓴 글 중에 프롤롤그를 쓰보니 쉼표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 느낌표도 그렇고. 이런 식으로 사람마다 각자의 글쓰는 형식은 다들 다르다.

 

감히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교만한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도 들지만 신경써서 읽어보니 보였다.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보고 첨삭도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책에서는 리뷰를 쓰는 방법에 대해서도 교육을 한다고 하는데 내 리뷰는 정통적인 리뷰는 아닐지라도 내가 제일 자신있는 분야이니 책쓰기 강의를 하기 전에 가볍게 워밍업으로 책리뷰 쓰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해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나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인지 자만인지가 생겼다. 글쓰기 강의가 대단히 거창하고 전문가가 해야 하는 영역이라 봤는데 책을 읽어보니 나도 전문가정도는 못해도 얼마든지 이제 막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주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번 고민하고 내년 년초에 이벤트로 하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리뷰에 이런 내용을 쓰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인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제대로 된 리뷰쓰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니.

 

글쓰기에 대한 책에서 알려주는 방법이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책에서 알려주는 내용을 거의 의식하지 않고 쓰고 있는데 팁이나 방법을 의식하며 쓰면 글이 더 힘들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 그저 짧은 문장으로 쓰도록 하고 쓸때마다 더 잘쓰려고 노력하며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글쓰기 책을 수 백권 읽는 것보다 수 백편의 글을 쓰는 것이 훨씬 더 좋다. 난 그렇게 글을 썼기에 늘었고 책까지 펴 냈으니.

 

 

 

함께 읽을 책(사진클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로리딩 - 생각을 키우는 힘
하시모토 다케시 지음, 장민주 옮김 / 조선북스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제목에 좀 낚였다. 책 제목이 '슬로리딩'이라 독서에 대한 책으로 생각했다. 여러 독서 방법중에 현대인의 입에 맞는 빨리 읽기를 권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는 것을 권하는 책으로 여기고 책을 택했다. 천천히 읽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은 맞지만 책 제목인 '슬로 리딩'때문에 착각한 내 생각과 달리 독서에 대한 책은 아니었다. 독서는 책의 내용에서 일부를 담당하고 있을 뿐이다.

 

정확하게는 공부에 대한 이야기다. 일본에 있는 100세가 된 한 교사가 자신의 교육방법을 책으로 펴 낸 내용이다. 다소 특이한 것은 사실이다. 공립이 아닌 민간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교과서로 가르치지 않았다. 자신만의 교육방법으로 가르쳤는데 결과가 훌륭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국어다. 국어만 제대로 하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잘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으로 아이들을 가르쳤다.

 

국어 교과서를 갖고 수업을 한 것이 아니라 은수저라는 소설을 갖고 수업을 했다. 그것도 3년 동안이나. 워낙 옛날 소설이라 내용도 어렵고 어려운 단어가 많았다. 책에 나오는 모르는 단어는 하나씩 전부 찾아 뜻을 풀이한다. 그 전에 먼저 작가에게 편지를 보내 그 뜻을 물어본다. 매번 그렇게 물어봤다. 학생들이 물어보는 것이 있으면 그것도 물어봤다. 그렇게 소설에 나온 모든 단어를 찾아가며 국어 공부를 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소설에 나온 내용을 직접 해 본다. 소설에 연 날리기가 나오면 다 함께 연을 만들어 날린다. 이런 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니 소설 한 권을 갖고 3년동안 진행한다. 가능했던 이유는 한 번 반을 맡으면 졸업할 때까지 함께 수업을 했기에 가능한 방법이다. 처음에는 꼴통만 모이는 학교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이 성적을 내기 시작하며 - 정책의 변화로 우수 성적자들이 입학했다 - 저자의 교육방법과 부합되어 좋은 성적으로 우수한 대학에 입학하기 시작한다.

 

언론에서는 입시를 잘 하는 학교로 소개되기 시작한다. 칭찬도 비난도 받지만 자신의 교육방법으로 아이들이 단순히 입시 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좋은 인성과 제대로 인문학적 소양까지 갖춘다.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읽게 하고 독서감상문을 쓰게 숙제로 낸다. 단 한 줄만 독서감상문으로 써도 칭찬을 한다. 문제를 풀고 선생이 정답 채점이 아니라 주변 친구들과 함께 채점을 한다. 100점이나 50점이나 전부 만점이라고 가르친다.

나는 공부를 못했다. 굳이 변명하자면 공부를 안했다. 멍하니 책상에 앉아 있기만 한 학생이었다. 워낙 책을 읽는 이미지가 있어 사람들이 나에게 공부를 잘 했을 것이라는 착가들을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내 이미지 중에 하나인 일관성처럼 정말로 꾸준히 반에서 중간 성적을 유지했다. 그것도 참 신기했다. 중간이나 기말고사때에는 잠자고 공부한다고 해 놓고서는 일어나면 학교 갈 시간이라 찍기 바뻤다. 역시, 체력이 중요한가 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어 성적은 그런대로 좋았다. 20대 중반에 수능을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그 당시에 딱 3개월을 공부했다. 신기하게도 영어는 40점 만정에 38점인가를 맞았다. 별 거 없었다. 아는 단어에 나머지는 독해력이고 문법은 거의 모르니 이상한 문장은 피하는 식이었는데 찍기의 절정인 시점이 아니었나 한다. 그저 아는 단어를 근거로 내용을 때려 맞춘후에 문제를 풀었을 뿐이었다. 유일하게 국어와 영어 공부는 좀 했던 덕이지 않을까 했다.

 

재미있게도 이제서야 순수하게 공부라는 것에 재미를 갖고 있다. 입시 공부가 아니라 자격증 시험은 자신없지만 스스로 궁금해서 하는 공부를 한다는 차이가 있다. 지금처럼 그 당시에 뚝심있게 공부를 했으면 좀 더 좋은 결과를 가졌을 것이라는 아쉬움 정도를 갖고 있다. 좋은 대학이 필수조건은 아니여도 한국에서 - 아니 전세계적으로 - 좋은 출발점이자 엄청난 프리미엄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 다행일뿐.

 

그런 이유는 아마도 그나마 책을 좀 읽은 편에 속했기에 국어와 관련되어 있는 언어영역의 문장을 읽고 이해하는 부분이 잘 찍을 수 있지 않았나 하다. 일어는 친구의 쪽발이 말을 왜 배우냐는 한 마디에 아예 손을 놔 버린 멍청한 짓만 하지 않았어도 좀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또 갖고 있다. 그렇게 이 책 '슬로 리딩'은 공부에 대한 이야기지만 독서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곁들여져있다.

 

과거에 몇 권을 책을 계속 읽고 또 읽고 분석하고 뜻을 해석하면서 지혜가 쌓인 것과 비슷한 과정이 아니었을까한다. 저자가 교사를 세계대전 전후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시대라 가능할 수도 있었겠다는 판단도 들지만 그걸 계속 발전시켜 무려 50년 동안 한 학교에서 교육을 했다고 하니 무시하거나 부정할 수 없다. 결과물인 졸업한 학생들이 사회 지도층에도 많이 있다고 하니 말이다. 그렇게 보면 획일적인 교육보다는 학생의 성적과 소양을 함께 키우는 교육이 참 중요한데 현재의 교육제도로는 어느 나라나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대체적으로 평균은 만들어야 하는 교육제도이니 말이다.

 

 

 

함께 읽을 책(사진클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년습작 - 김탁환의 따듯한 글쓰기 특강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지금까지 책쓰기외 글쓰기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기술적인 측면에 집중한 것이 사실이다. 글쓰기와 책쓰기에 대해 가장 할 말이 많은 사람은 아마도 소설가이지 싶다. 정작, 소설가가 쓴 글쓰기와 책쓰기에 대해 알려주는 강의나 인터뷰나 책은 드물다. 책에 대해 이야기해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도 정작 소설가가 쓴 책은 극히 드물다. 우리들이 흔히 작가라는 표현을 한다. 이들은 무엇인가 새롭게 창작한 사람을 일컫는다.

 

저자는 한 분야에 권위가 있는 사람을 말한다. 나는 작가라는 말을 쓰지 않고 저자라는 표현을 한다. 남들이 나에게 작가라는 표현하는 것을 지적할 수는 없어도 내 스스로는 저자라고 칭한다. 저자보다는 작가가 더 위대하다고 믿는다. 그런데 저자도 한 분야의 권위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보니 내가 그 정도는 아니다라는 느낌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작가들이 고대로부터 가장 글에 있어서는 우리들이 떠오르는 인물이 아닐까 한다.

 

글을 쓴다고 할 때 대부분 떠올리는 인물은 작가다. 작가들이 점점 설 자리가 사라진 것이 아쉽다. 예전에 글을 쓰는 사람은 작가라고 칭했고 작가들의 좋은 작품 하나를 발표하면 먹고 사는데 지장도 없었고 여러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금은 그 자리를 저자들이 하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작가들이 고민을 해야 할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어떻게 이런 괴리감이 생겼는지 말이다. 내가 이런 말을 감히 논한다는 것이 우습기는 하지만.

 

예비작가들을 위해서 캐릭터를 구축하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강의와 책도 있다. '천년습작'은 기술적인 면에서 논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로 작품을 대하는 관점과 글을 쓰는 본질에 대해 강의한 것을 책을 엮었다. 지금까지 책쓰기, 글쓰기에 대한 책을 읽으며 부담없이 가볍게 읽었다. 그에 반해 '천년습작'은 그럴 수 없었다. 책에서 다양한 책을 언급한다. 매 강의마다 새로운 책을 소개하고 책 내용을 알려주고 책에 나온 문구중에 몇몇 문구를 읽어준다.

 

그 문구들이 결코 부담없이 쉽게 읽을 수 있지 않다. 이러다보니 책을 읽는 것이 약간 부담스러웠다. 평소처럼 부담없이 읽으려고 했는데 단순히 글쓰기와 관련되어 있는 이야기를 해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생에 대해 논하고 철학에 대해 논하고 한 작가가 글을 쓴다는 의미와 글을 쓰는 작업의 어려움을 위대한 작가를 통해 소개하는 것이 낯설었다. 처음부터 이런 책이라고 생각했다면 머리를 조정했을텐데 읽으면서 머리의 난이도를 조정(?)하느라 힘들었다.

 

 

 

고백하자면 김탁환의 소설을 단 한 편도 읽어 본 적이 없다. 고로 김탁환이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글을 썼는지 알지 못한다. 소설을 한 편이라도 읽어보면 어느 정도 작가에 대한 감이라도 있을 텐데 그런 것 없이 읽다보니 주저하는 면이 있었다. 그래도 김탁환이 소설가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호평을 받는 작가라고 얼핏 들은 기억이 있어 이 책을 선택했다. 강의를 책을 펴 낸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호기심과 궁금증도 생겼고.

 

지금까지 읽었던 글쓰기와 책쓰기 책들이 소프트 했다면 '천년습작'은 묵직했다. 분명히 작가의 소설도 묵직한 소설이 많을 것이라 예상되는데 역시나 쓴 소설의 제목부터가 '불멸의 이순신' '혁명' '밀림무정'처럼 역사소설이었고 남자들의 힘이 있는 소설이다. 다만, 책을 읽을 때 소설에서 맛깔스럽게 글을 쓰기 위해 다소 글을 풍성하게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굳이 분류하자면 실용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 문학이 아님 실용서적인 이분법적인 잣대 - 소설처럼 글이 써져있다. 멋을 너무 부렸다는 느낌이 조금 들었다.

 

이제는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시대다. 게다가 욕심을 부리면 책을 쓸 수도 있다. 다만, 너무 기교와 형식에 얽매여 글을 쓰고 책을 쓰는 법을 알려주는 강의들과 책이 많다. 글과 책을 쓰는 본질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하고 글을 써야 하는데 그저 자신을 뽑내려 하거나 기계적으로 좋은 문구나 사례들로 가득한 책을 쓴다. 이런 글과 책이 당장에는 인기를 끌고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을지 몰라도 사람들은 이런 글에 금방 지겨워 할 것이다.

 

작가로서 '천년습작'은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 이야기한다. 하루 중에 눈 뜨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오로지 글 쓰는 것에만 전념한 발자크의 사례나 아마추어가 아닌 전업작가로서 살아가는 생에서 글쓰기가 어떠한지도 설명한다. 소설가가 하는 글쓰기에 대한 책이라 그런지 일반인들에게 글을 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독려하고 '너도 글을 쓸 수 있어!'라고 자신감을 무조건 심어주는 책은 결코 아니다. 글 쓰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이 책을 글쓰기에 대해 '따뜻함'이 아닌 '따듯함'으로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하는데 나는 전혀 그렇게 읽히지 않았다. 웃으면서 설명하고 있지만 무서운 사감선생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글쓰기가 참 힘들구나'를 느끼며 각오를 다진다고 할까. 난 도저히 죽었다가 깨어나도 지금과 같은 종류의 글을 쓸 수 있어도 작가로서 글을 쓸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글이 갖고 있는 의미와 묘미를 제대로 잘 살려 맛깔스럽게 쓸 수는 없을 것 같다.

 

비록, 소설가의 글쓰기 강의를 읽고 어딘가 나와는 다른 영역의 글쓰기라 넘사벽으로 느끼며 읽기도 했지만 글쓰기라는 것에 대한 본질과 그 어려움을 공감하며 읽었다. 다시 생각해도 쉽게 이야기해도 되었을텐데 좀 어렵게 푼것이 아닐까 하는 아둔한 내 머리를 탓하게 된다. 하긴, 이 강의가 카이스트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하니 넘사벽인 나에게는 어려웠는지도 모르겠다. 글쓰기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만든 책으로 보인다.

 

 

함께 읽을 책(사진클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사들의 문장강화 - 이 시대 대표 지성들의 글과 삶에 관한 성찰
한정원 지음 / 나무의철학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독자로서 읽는 책이 있고 저자로서 읽는 책이 있다. 예전에는 그런 구분이 없었다. 독자로서 책은 그저 읽는 것이었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쓴다는 한 가지 점이 추가 되었을 뿐 구분은 무의미했다. 책을 쓰는 저자로서 책을 읽을 때는 다소 다른 점들이 있다. 아직까지 그런 구분을 갖고 책을 읽지는 않는다. 가끔 저자가 이번 책을 쓰기 위해 100권의 책을 읽었다고 할 때는 독자로서 읽은 책이 아닌 저자(작가)로서 읽는 책이다. 

 

필요한 부분을 찾고 발췌하고 참고하고 인용하기 위해 저자로서 책을 읽을 때는 정독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는 않는다. 독서를 권하는 책에서 다독과 정독과 속독등을 구분해서 알려주고 권하는데 이런 차이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내가 볼 때 책을 쓴 사람은 그런 구분을 갖고 책을 읽는 경우가 대다수다. 저자로 책을 읽을 때는 필요한 부분만 읽기에 개인적으로 책을 읽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보지만 그런 것도 자신이 읽은 독서권수로 다들 셈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는 저자로서 책을 읽어 본 적이 없다. 전부 다 독자로 정독으로 책을 읽었다. 내가 읽었다고 이야기하는 모든 책은 1년에 1~2권 정도를 제하고는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읽었다. 향후에 저자로 읽는 책도 있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지금까지는 내가 쓴 책들은 전부 내가 읽은 책을 근거로 책을 썼고 참고문헌도 그 안에서만 했다. 점점 갈수록 저자로 읽는 책들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 그런 이유로 최근에는 책을 선물하는 경우가 점점 줄고 있다. 참고로 해야 할 때 책이 필요하다. 한 번 참고문헌으로 한 책은 다른 책을 쓸때는 다시 하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지만.

 

어떤 저자는 단 몇 권의 책을 근거로 책 한 권을 뚝딱 만들어내기도 한다. 대단한 능력이라고 보이기도 하고 짜깁기라는 욕을 듣기도 한다. 책 내용에서 많은 부분을 몇 권의 책에 나온 내용을 인용하며 책이 구성되어 있다. 아직까지 능력이 부족하여 책 한 권에서 하나 정도만 인용하건 참조한다. 그런 점에서 '명사들의 문장강화'는 독자로서 읽기 시작했지만 나도 모르게 저자로서 읽게 되었다.

 

책을 읽었 때 밑줄도 치지 않고 완전히 새 책 상태로 보존된다. 주로 도서관에서 대여로 봐서 이렇게 된 측면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밑줄 친 부분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음에 읽을 때는 다른 부분이 중요할 수 있다. 읽을 때마다 내 상황과 처지와 지식에 따라 분명히 달리 읽혀질 것이라 본다. 새 책과 똑같은 상태가 되는 이유인데 글을 쓰며 가끔 내 설명을 보강하기 위해 유명인의 - 주로 책 - 명성에 의존해야 하기에 책의 내용을 집어 넣는데 이럴 때 표시해 놓은 부분이 도움이 된다.

 

여전히 책을 읽기에만 집중하다보니 읽다가 말고 이 부분 나중에 써 먹어야겠다면서 체크하는 경우가 드물다. 반면에 이 책은 최근에 스고 있는 내용이 글쓰기와 관련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체크를 해야 겠다고 마음 먹은 곳이 다수 있었다. 이런 부분이 순수한 독자로 책을 읽기 보다는 저자로 참고문헌을 살펴 보는 것과 같은 심정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 '명사들의 문장강화'는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되어 있다. 저자인 한정원씨가 고은, 최재천, 김정운, 김홍신, 남경태, 장석주, 김영현, 안도현, 이지성, 우석훈. 총 11명의 명사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이를 근거로 책을 썼다. 간략하게 명사들이 삶에 대해 알려주고 명사들이 밝히는 글쓰는 방법, 어려움, 고통, 즐거움, 행복. 글을 쓰고 책을 펴 내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글을 잘 쓰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등등. 글쓰기와 관련되어 있는 내용을 전달한다.

 

책에서 소개된 10명 중에 처음 알게 된 사람은 딱 한 명이었다. 그 외에는 이미 알고 있을 정도로 명사라는 표현이 맞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다들 전업 작가로 살고 있거나 자신의 직업을 갖고 있지만 글로써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필력과 명성을 보여준다. 거의 매일같이 글을 쓰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솔직히 부럽다. 글로 먹고 산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아마추어 글만 쓰고 있는 입장에서 글을 써서 먹고 살 수 있다는 점이 말이다. 별 거 없다. 쓴 글로 돈을 받거나 여부일뿐이다.

 

책 제목에 '문장 강화'라는 표현이 들어가 글쓰는 기술을 알려주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보다는 글을 쓰기 위한 기본과 마음가짐과 삶을 살아가는 자세,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등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책에 소개되는 명사들은 전부 각자 영역이 다르다. 시인, 지식인, 과학자, 소설가, 역사물 저자, 방송작가, 자기계발 작가, 경제학자등. 그럼에도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서 글로 먹고 살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고 최소한 글을 써서 많은 도움이 되는 사람도 있다.

 

한 마디로 이들의 책이 시중에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구입을 해서 베스트셀러에 오를 수 있는 명성과 글을 표현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글을 쓰기 위해 독서의 필요성에 대해 시종일관 언급한다. 자신들이 살면서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독서는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에 우연한 기회에 글을 쓰게 되었고 현재의 위치에 이르렀다. 

 

글을 쓸 때 어떤 형식을 쓸 것인지에 대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글의 본질이 중요하다. 왜 글을 쓰는지 글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나만의 생각을 글로 표현한다. 책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글쓰기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읽을 만한 책인데 꼭 그렇지 않아도 책에 나온 명사들이 어떻게 인생을 살았고 글을 만나 자신의 인생이 변화되었고 노력했는지를 배우는 책으로 읽어도 도움이 될 듯 하다. 주로 글쓰기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해도.

 

책에 소개된 사람들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한 나지만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며 읽었다. 최근에 블로그 글쓰기라는 글을 연재하고 있는데 - 내 블로그에서 한다. 오해 하지 말기를 - 내가 쓰고 있는 내용이 바로 이 책에서 명사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똑같아 놀랐다. 감히, 이들 정도의 글쟁이도 아니고 필력도 딸리고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스스로 정리하고 있는 글쓰기의 생각이 동어반복으로 모든 명사들이 이야기하고 있어 묘한 뿌듯함이나 대견함으로 읽었다.

 

 

 

함께 읽을 책(사진클릭)      

 

내가 쓴 글쓰기에 대한 생각 : http://blog.naver.com/ljb1202/22014921645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