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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책을 읽는가 -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독서를 위하여
샤를 단치 지음, 임명주 옮김 / 이루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책 제목이 상당히 도발적이다. 책을 왜 읽는냐고 묻는다. 이 질문에 대답을 하는 사람은 아마도 책을 어느정도는 읽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게는 '책을 왜 읽지 않나'라고 물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그 질문이 더 많은 대답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 본다. '왜 책을 읽는가'는 정확하게 이 책을 읽을 독자에게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저자 자신이 스스로에게 하는 자문자답이다.

 

프랑스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법대에 들어가서도 책만 열심히 읽고 현재는 작가로써 살아가고 있다. 책도 파고 들어가면 상당히 많은 분야의 책들이 있다. 대부분 책을 읽는다고 하는 사람들은 인문학 관련이 되어 있는데 이 책의 저자도 인문학중에서도 문학분야를 주로 읽고 세상을 바라보는 듯 했다.

 

어느 분야를 주로 보느냐는 그 사람이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연관성이 있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고, 그 가족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는 것처럼 그 사람이 주로 보는 책을 보면 현재 그 사람이 하는 일이나 관련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는 유추가 가능하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도 관심있는 분야를 주로 읽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책의 저자인 샤를 단치는 상당히 시니컬한 인물로 보인다. 심지어 과감하다. 서양인과 동양인의 차이점이라 할 수도 있을 듯 한데 책에서 호불호가 확실하다. 싫어하는 인물과 좋아하는 인물에 대해 실명을 공개한다.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이라고 해도 그 작가나 작품중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눈치보지 않고 아예 대 놓고 비판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살기 힘들 것 같은데 말이다.

 

자신의 성격이 모나지 않은 면을 그대로 책에서도 표출을 하지만 그만큼 웃게 만드는 장면도 있다. 불행히도 그건 내 스스로 읽으면서 찔리기 때문이였다. 몇 몇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잘못하면 입에서 물이 나올 뻔한 부분도 있었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도 아닌데 커~억하고 웃느라 순간 분비물이 나오는 경험을 했다. 얼마나 시니컬하게 이야기하는지 역설적으로 웃음이 나왔다.

 

이런 작가들이 쓰는 책들은 방대한 독서량을 통한 지식으로 책의 내용을 빽빽히 채워 넣어 읽기 불편한 경우도 많은데 비해 '왜 책을 읽는가'는 전혀 그렇지 않다. 몇 몇 부분은 빽빽히 지면이 채워져 있지만 거의 대부분 술술 읽을 수 있는 지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무리 좋은 내용도 빽빽하게 글이 넘치도록 채워져 있으면 질려버리는데 단 몇 줄로만 구성되어 있는 부분도 있다. 

 

차라리 그런 단 몇 줄로 된 지면은 촌철살인과도 같은 짧고 강한 이야기를 전달해 준다. 더구나, 그런 짧은 글에서 저자의 강한 내공과 평소 생활이 그대로 나오는 듯 하다. 작가 앞에 서면 어딘지 모르게 내 머리속이 투영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드는 사람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아닌 프랑스 사람이라 내가 모르는 책이 훨씬 더 많겠지만 수 없이 나오는 책 제목과 저자 이름과 책 문구는 역시 이 책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라는 걸 느끼게 해 준다. 고급스럽게 표현하면 인문학 책~!!

 

많은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나온 책에 대한 책이 조금은 말랑 말랑하고 이랬어요,, 저랬어요,, 내지 이렇게 하는 게 어떨까요?라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이 책은 절대로 빈 틈을 노출시키지 않는다. 어찌보면 따라 올테면 따라와 봐~! 하는 오만함마저 느껴진다. 대단한 문학작품도 아닌데 불구하고 그런 정서가 느껴진다.

 

특히, 다른 책들은 그다지 다루지 않는 내용에 대해 많이 다룬다. 여러 책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철저하게 자신의 관점에서 있는 그대로 날 것으로 소화해서 비평한다. 진정한 비평이다. 개인적인 감정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철저하게 냉정한 시선으로 책에 대해 분석하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비판 받은 당사자들도 수긍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독서라는 의미와 독서를 하는 목적과 독서를 통해 생기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 준다.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은 결국 저자가 되는 과정이라는 이야기도 해 주고 독서는 독서일 뿐이라는 이야기도 하고 흔히 말하는 대단한 지식을 갖춘 사람에게 흔히 보이는 '가오'가 보이지 않는게 가장 좋았다.

 

딱 봐도 똑똑해 보이고 지식으로 충만한 사람이 책을 펴 내면 '내 지식을 어디 한 번 감상해 볼래~!'하는 것처럼 방대하고 빈틈없는 구성과 글과 난해한 문체로 질리지만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읽게 되는데 샤를 단테의 글은 담백하게 정확하게 할 말만 한다. 번역의 매끄러움도 분명히 있어 보이지만 원작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의미로 볼 때 책 자체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나 말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이런 분야의 책들을 읽게 되었는데 거의 예외없이 인문학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이라 그 점은 아쉽지만 - 아무래도 그래야 더 있어 보이기는 하다만 - 이 책도 분야로는 그렇지만 젠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면에서는 의외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 이야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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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도서관 - 책과 영혼이 만나는 마법 같은 공간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강주헌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알베르트 망구엘이라는 작가의 이력은 다소 특이하다. 보르헤스라고 하는 유명한 작가가 눈이 점점 멀어 더이상 책을 읽을 수 없는 상황에 왔을 때 망구엘이 그에게 책을 읽어주었다고 한다. 그 후에 망구엘은 본인도 세계에서 알아주는 작가가 되었다고 하니 거장은 거장을 알아본다고 해야 하는 것일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위대한 스승 밑에서 위대한 제자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무시할 수 없는 일인듯 하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라는 책을 통해 알베르트 망구엘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고 인상깊었는지 머리속에 남아 있어 이 책을 보고 작가의 이름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히 그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알베르트 망구엘이 맞았다. 책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하고 읽게 되었는데 정확하게는 책보다는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다.

 

아마도,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신만의 도서관을 갖고 싶어하는 소박한(??) 꿈을 갖는다. 도서관 정도는 힘들어도 온전히 자신만의 책으로된 서재를 갖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책은 계속 생기고 책을 놓을 때는 점점 사라지면 책을 어떤 식으로 처분할 것인지 내지 자신만의 방법으로 책들을 구별해서 정리할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런 고민은 행복할 수 있지만 일부 책을 처분해야 한다는 고통을 책 주인에게 안겨주기도 한다.

 

좋은 방법중에 하나가 책 선물을 하는 것이지만 이또한 상대방의 의중이나 책 선호도를 모르는 상태에서 주는 선물은 무례가 될 수도 있다. 원하지 않는 책을 선물받았으니 상대방을 생각하면 읽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읽고 싶지도 않은 책을 읽어야 하는 괴로움을 선사할 수 있다. 그런 고로 책 선물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유명한 사람들중에는 자신만의 서재를 만들어 본인만의 공간으로 외부세계와는 단절된 곳으로 만드는 분들도 있다. 작가들중에는 자신의 집을 도서관처럼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밤의 도서관'에서는 독서가라는 표현을 하는데 이처럼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도서관을 만드는 것은 평생 꿈꾸는 소원중에 하나일 수 있다.

 

망구엘은 그런 의미에서 보면 작가이자 독서가이자 자신만의 도서관을 만들어 꿈을 이룬 사람이기도 하다. 자신의 도서관을 만든다는 것은 흔하다 흔한 건물 하나가 새로 생긴다는 것이 아니라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창의성을 발휘한 공간을 창조한다는 의미가 된다. 기존에는 없는 도서관을 건축할 뿐만 아니라 그 장소에서 자신의 글을 쓴다는 사실은 창조력이 발휘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망구엘은 주로 오전이나 낮에 글을 쓰고 저녁이나 밤에 책을 읽는다고 하니 '밤의 도서관'이라는 표현은 맞는 듯 하다.


'밤의 도서관'에는 최초의 도서관부터 세계의 다양한 도서관에 대해 소개를 한다. 또한, 그 도서관들의 역사에 대해 소개하고 의미에 대해 알려주고 역사에 미친 점들도 함께 잊지 않고 적어 놓았다. 자신의 도서관에 있는 책을 하나도 빠짐없이 펼쳐보기는 했다고 한다. 읽어보지는 않았다고 하면서 꼭 읽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한다. 읽지 않은 책들도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상상하게 만들어 준다. 꼭 읽어야 만 책이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그 말이 맞다. 어떤 책은 그 책의 제목이나 분위기 광고를 읽고 작가의 의도와 쓴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이 나만의 상상을 펼친다. 꼭 읽어야 할 이유는 없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여러가지 일텐데 그 중에 하나가 상상력을 키워준다고 볼 때 꼭 책을 읽지 않아도 상상할 수 있다면 책을 읽지는 않았어도 책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책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워낙 혜박한 지식의 소유자라 그런지 대부분의 책에 대한 책이 - 비록 도서관에 대한 책이지만 - 어렵지 않게 술술 읽을 수 있는데 반해 결코 부담없이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제법 고통을 감내하며 읽어야 한다. 움베르트 에코의 책들이 방대한 지식을 - 삐땃한 시선으로 볼 때 - 좀 잘난체 한다고 느껴질 정도로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서술하는 것처럼 망구엘 역시 자신의 지식을 한껏 뽑내면서 이야기한다.

 

초기 도서관 사서들은 방문하는 사람들을 안내하고 감시도 하는 존재였다고 한다. 지금은 여러 책들을 분류하고 보다 책에 근접한 활동을 한다. 도서관마다 분류를 하는 방법이 약간씩 다르다. 처음 도서관들은 그런 분류가 너무 우후죽순이라 사서들도 찾는데 힘이 들었는데 지금과 같은 분류법을 통해 찾는 책을 찾을 수 있지만 지금도 나라마다 도서관마다 분류를 달리한다고 한다. 실제로 각 도서관을 가면 거의 대부분 비슷하지만 일부 책들은 도서관마다 분류를 달리 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어쩌면 그 부분이 도서관 고유의 정체성이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밤의 도서관'에서 도서관에 여러 종류를 설명하는데 공간과 시간의 제한이 없는 전자 도서관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지만 대체적으로 좀 부정적으로 보는데 색다르고 재미있는 도서관이 나온다. 그것은 바로 상상의 도서관이다. 누구에게도 존재를 들킬 염려도 없고 분류를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도서관이 바로 상상의 도서관이다. 심지어 그 도서관은 아직 출판되지도 않은 책들도 서재에 진열(?)될 수 있다. 아주 재미있는 발상이고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도서관이 각 사람에게 탄생할 것이라 보인다.

 

독서가들의 집에는 책들이 꽤 많이 있다. 이들의 집에 어떤 책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관음증적인 재미도 제공하지만 나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책들도 발견할 때의 재미도 선사하다. 특히, 아무렇게나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것 같아도 독서가들은 자기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책들을 요소 요소에 배치한 거다. 또한, 어떤 책이 어느 장소에 있는지 잘 찾는다. 무의식적으로도 책들이 자신의 분류에 따라 배치된 것이다. 그 어느 도서관에서도 볼 수 없는 본인만의 분류법으로.

 

책에 대한 소개를 해 주거나 책을 읽는 것에 대해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책이 있는 장소에 대한 소개와 책과 관련되고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소개를 해 주는 책이라 색다른 재미가 있다. 다만, 책이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다. 워낙 다양한 민족과 나라와 사람들이 나와 이에 대한 용어의 익숙함과도 서서히 친해지며 읽어야 하는 책이다.



이 작가를 알려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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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 후천적 활자 중독에 빠지는 3가지 방법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1
김은섭 지음 / 지식공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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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2년의 마지막 책으로 읽으려고 했던 책을 그만 단숨에 읽어버렸다. 왜 굳이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라는 책을 마지막으로 보려고 했는지 자세한 내막은 나도 모른다. 김은섭씨의 새로운 책이 나왔고 이리저리 미루다가 - 실제로 내가 미룬 다는 것은 거의 대부분 도서관에 아직 없다는 뜻이지만 - 이제서야 선택을 하면서 2012년의 마지막으로 읽는 책으로 선택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만, 하다보니 마지막 책이 되지는 못했다. 아직도 며칠 남아 1~2권 읽을 시간은 있을 듯 하여서.

 

하지만, 아마도 실제로 이 책이 2012년의 마지막 읽는 책이고 리뷰가 될 듯 하다. 올 한 해에 새롭게 읽기 시작한 분야가 있다면 바로 책을 권하는 책이나 책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그런 분야의 책이 있다는 것은 알게 된지가 꽤 오래되었지만 솔직히 김은섭씨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리치보이라는 닉네임으로 펴 낸 책을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큰 관심을 갖지 않고 보다 나도 한 번 그런 책은 어떤 것인지 본격적으로 읽겠다는 생각을 책을 선택해서 읽었는데 어찌보면 멀리 돌아 이 책에 도달한 것이 아닐까싶다. 바로, 리치보이를 통해 책을 이야기하는 책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책에 대한 책을 읽다보니 스스로도 책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어 틈틈히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 중인데 이 책에 있는 내용을 읽다보니 내가 생각한 부분과 많은 곳에서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블로그에 올린 리뷰가 대체적으로 경제,경영서적이다 보니 비슷했던 것이 아닐까싶기도 하다. 대체적으로 리뷰를 올리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경제, 경영보다는 문학분야가 많다보니 약간의 동질감마저 느낀 것이 아닐까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감히 내가 리치보이라는 분의 필력이나 사고에 필적하다거나 근접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특히, 이 책을 읽다보면 단순하게 책을 읽고 리뷰를 올린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고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알게 된다. 또한, 책을 읽는 행위가 절박함에서 나온 것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나라는 사람과는 감히...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물론, 읽다보면 나와는 약간 차이가 나는 점도 있고 관점이 다른 측면도 있다. 아무래도 가장 큰 차이는 책을 구입하는 것과 대여하는 것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일지도 모르지만 책을 구입하고 대여하는 것에 따라 책을 대하는 자세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미 나같은 경우 대여로 책읽는 행위가 습관이 되어버렸지만 역시나 책을 구입하고 읽어 내것으로 만들어 책에 낙서도 하고 메모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혹자는 그런 행동이 오히려 책에 몰입을 방해한다고도 하지만 그건 어느정도 수준을 뛰어넘은 분의 이야기일 듯 하다.

 

가장 부러웠던 것 중에 하나는 책을 통해 나오는 훌륭한 스승과 선배, 후배들이다. 책의 세계로 이끌어 준 교수는 진정한 스승이라 할 만하고 이런 저런 책을 권해주고 읽게 한 선배들은 더할 수 없는 선생님이고 권한 책을 읽어주었던 동생들은 내가 가는 길에 대한 확증을 준 선생들이였다. 나에게는 그런 선생들이 없다는 점이 부러웠다. 특히, 책을 재미있게 시작하게 한 교수님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선생일 듯 하다. 그저, 읽게 되어 읽었고 하다보니 점점 재미를 붙혀 읽었던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쌓이고 쌓이다 보면 단 1% 밖에 채워지지 않았어도 항아리에 물이 흘러넘치는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 하는데 아직도 나는 그런 상황에 도달하지 못한 듯 하여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언제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한다. 과연, 오기는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든다. 저자가 설명한 것처럼 읽다보면 읽어야 할 책은 많고 읽어야 할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읽을 수록 새로운 지적 호기심이 생겨나면서 갈수록 확장되다보니 더더욱 읽어야 할 목록은 쌓이고 쌓인다.

 

재미있는 책부터 읽기 시작해서 점점 독서 분야를 넓히고 그 다음에 최종적으로 리뷰를 쓰라고 이야기한다. 나 같은 경우에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런 경로를 거쳐 지금 블로그에 리뷰를 올리고 있다. 다만,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무엇보다 누군가 내 글을 읽을 것이라는 생각자체를 하지 못하고 그저 내가 읽은 책에 대한 생각을 적기 위해 리뷰를 썼을 뿐이라 누군가 내 리뷰를 읽고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금의 글쓰기가 나름 구체화된 것은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썼던 일기가 바탕이 된 듯하다. 중학교때부터 썼던 일기가 잠시 멈췄던 때도 있지만 몇 년 전까지 일기를 썼다. 그러다 어느날 내가 쓰는 일기가 매일같이 똑같은 내용이 반복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멈춘 상태이다. 그 이후에 나는 매일같이 리뷰를 쓰거나 내 생각에 대해 쓰고 있다. 다만, 멋지게 리뷰를 쓰는 사람들처럼 정성들여 쓰지는 못하고 일기를 쓰던 그 형식대로 앉아 마구 마구 타자를 하고 끝낸다. 김훈 작가의 '은'과 '이'라는 조사중에 어떤 조사를 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하지도 않고 그저 쭈우욱쓰고 만다. 이러다보니 많이 부족함을 느끼고 있지만 딱히 이 스타일을 - 워낙 편하고 좋다. 한 번에 쓰고 말아버리니 - 변경할 생각은 없는데 한편으로는 이 스타일이 책에서 나온 모닝 페이지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앉아서 머리에 있는 생각을 거의 대부분 뽑아 버려 휘발유처럼 사라진다.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라는 책에 나온 첫번째 방법인 재미있는 책부터 읽어라는 이미 읽고 있고 관심분야가 점점 넓어지며 읽고 있고, 항아리가 넘치는 방법은 언제 가능할지 몰라 통과이고 세번째 방법인 리뷰는 리뷰를 올린 이후로는 읽은 책에 대해 전부 올리고 있으니 어찌보면 이 책은 나에게 하는 이야기는 아닐 듯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동질감을 얻을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은 점이 아닐까싶다. 흔히 말하는 책을 읽는 사람들이 '나만이 그런게 아니구나'하는 안도감내지 위안을 얻게 된다.

 

세번째 방법중에 리뷰와 관련되어 필사는 여러 사람들에게서 듣고 있었고 한 번 해 볼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고 아는 분 중에 실행을 하는 분도 있어 고려중인데 언젠가는 한 번 하게 되지 않을까 싶고, 또 하나는 식구들이 모여 독서토론을 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다. 아직은 경제관념만 대략적으로 알려주고 내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에 의미를 두고 더이상의 방법은 아이들에게 제시하고 있지 않지만 1주에 한 권을 읽고 온 가족이 모여 주말에 간단하게 독서토론을 하는 것에 대해 이 책을 읽으며 고려했다는 것이 이 책을 읽은 가장 큰 보람으로 보인다.

 

책을 열심히 읽는 사람중에 한 명으로 김은섭씨가 리치보이라는 닉네임으로 리뷰를 올리고 리뷰를 모아 책을 펴 내고 그 이후에 책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되고 다시 또 사람들에게 책을 권하는 책을 펴내면서 책을 통해 어떻게 보면 삶이 변화되고 변화과정을 블로그를 통해 틈틈히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리뷰를 올리는 사람들에게는 어찌보면 또 하나의 꿈의 대상자가 되지 않을까 한다. 누구나 다 리뷰를 쓴다고 김은섭씨처럼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나름 리뷰어라고 하면 리뷰어라고 할 수 있는데 김은섭씨의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를 읽다보니 내가 지금 이렇게 리뷰를 올리게 된 과정이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같은 경우에 좌충우돌하면서 의도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책을 읽다 여기까지 왔지만 그 과정이 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읽으면 우습게 생각할지 몰라도. 하여튼, 오늘도 그랬고 특별한 일이 없다면 내일도 나는 책을 읽고 리뷰를 (저자와는 달리) 단 한 편도 빼지 않고 리뷰를 올릴 것이다.

 

저자의 전작에 대한 리뷰는 http://blog.naver.com/ljb1202/17420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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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던져라 책이 답한다
김은섭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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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질문을 던져라 책이 답한다'의 저자 김은섭씨는 리치보이라는 닉네임으로 주로 경제,경영서적들에 대한 서평을 인터넷에 올려 잘 알려진 인물이다. 아주 우연히 그의 블로그를 알게 되었고 그가 막 바로 이 책 '질문을 던져라 책이 답한다'책을 펴 낼 시점 무렵이였다. 내 자신이 서평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서평이라는 것을 열심히(??) 올린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할 때였다.

 

그저, 서평이라는 것을 이왕이면 편하게 올리자고 생각해서 올렸던 블로그에 나 말고도 수 많은 사람들이 나보다 앞서서 이미 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김은섭씨의 블로그를 알게되면서 부터이다. 아울러 그저 책읽고 사진 한 두장 찍고 글만 쫘아악 있는 나에 비해 정성껏 글도 쓰고 이미지도 올리고 노력을 기울이는 김은섭씨의 블로그를 보면서 책을 읽고 서평을 올리는 한 명으로써 질투가 나기도 했다.

 

이토록 정성스럽게 서평을 쓴다는 사실에 좀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저, 책을 읽고 내 감상에 가까운 서평을 올리는 것에 비하면 김은섭씨의 서평은 보면서 인터넷에 서평이라는 것을 올리려면 이 정도의 정성은 쏟아야지만 어디가서 책읽고 서평 좀 올린다는 말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말이다. 여전히 달랑 사진 한 두장에 내 감상을 적는 서평이 전부이지만 서평을 올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김은섭씨의 서평은 내용을 떠나 하나의 교본이 될 수 있는 컨텐츠를 제공한다.

 

서평을 올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정작 그 서평들을 모아 책으로 펴 낸 사람은 극히 드물다. 개인적으로 나도 한 번...이라는 욕심은 갖고 있지만 그게 어디 내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정도의 서평이 되느냐의 여부도 중요한데 김은섭씨는 바로 그 지점을 통과한 사람이다. 그저 자신의 서평을 올렸을 뿐인데 그 서평이 책을 읽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줘서 책까지 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취미로 시작한 서평이 어느순간 직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 인물이 바로 김은섭씨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나온 이후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새롭게 직업을 체인지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고 처음에 소개를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올 해 들어와서 서평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어떻게 올리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 내는 것에 대해 궁금증이 들어 여러 관련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기존과 다른 점은 내가 가장 많이 읽었던 분야의 책들에 대한 소개가 많다는 것이다. 기존 서평책들은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소개되는데 평소에 잘 읽지 않았던 분야의 책들이라 읽으면서 생소하지만 흥미로웠던 것들이 있었다.

 

반면에 '질문을 던져라 책이 답한다'는 내가 예전부터 가장 열심히 읽었던 분야의 책들이라 장단점이 있었다. 소개되는 책들이 이미 읽은 책이 꽤 많았다. 대신, 어떤 책들은 읽을까 말까하고 뜸들이다 결국에는 읽지 못했던 책들에 대한 소개라 덕분에 내용을 보다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사실,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서점에서 얼핏 보고는 굳이 읽으려고 하지 않았다. 블로그를 통해 가끔 읽기도 한 것이 있지만 내가 주로 읽는 분야와 겹치다보니 말이다.

 

지금은 읽고 있는 책의 분야가 다소 넓어(??)지다보니 오히려 상관없기도 했고 이번에 새로운 책이 나와 읽고자 하는 맘이 생겨 저자의 전작을 읽고 새로운 책을 읽으려고 선택했다. 총 10개의 단락으로 각 주제에 맞는 책을 소개하고 있다. 각 주제에 맞는 책을 소개하기 전에 입맛을 돋구우기 위해 먹는 전채처럼 각 단락에 맞는 이야기를 해주며 책 제목처럼 질문을 던져주고 소개한 책을 통해 답변을 해 준다.

 

경제, 경영 서적중에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잘 모르겠다면 이 책에서 소개한 책 중에 하나를 집어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 책들이 좀 오래되었다는 흠만 제외하면 책의 가치라는 것이 그리 쉽게 소멸되는 것이 아니니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 보인다. 리치보이라는 닉네임으로 올리는 블로그에도 같은 글이 있지만 블로그에 있는 글을 기반으로 책의 목차에 주제에 맞게 약간씩 글을 조금 더 보태서 한 것이고 여기 저기 산재해 있는 글이 아닌 책으로 일목요연하게 모아놨으니 이 책을 통해 선정해서 읽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이 책의 제목인 질문을 던지면 책이 답한다는 이야기는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증언하고 증거를 보여주는 답이라 생각한다. 실패한 많은 사람들중에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수없이 많지만 성공한 많은 사람들중에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보면 책을 통해 추상적인 답이라도 얻은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바로 우리가 책을 통해 답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참고로 지금도 꾸준히 '리치보이'라는 닉네임으로 서평을 올리고 있으니 그 블로그를 참고해서 책을 선택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어떤 경제, 경영책을 읽어야할지 난감해 하는 사람들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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