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속의 중국 - 중국 강남 (상해.남경.항주.소주.영파.양주.소흥…) 그리고 중국 속 한국 이야기
김성문 지음 / 서교출판사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에서 중국은 불가분의 관계다. 바로 옆에 있는 국가니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중국은 한국보다 땅 덩어리도 크고 인구도 많다. 이것만으로도 한국이 중국을 만만히 볼 수는 없다. 최근 친해진(?) 다른 국가와 달리 중국은 아주 예전부터 옆에 있었던 국가다. 늘 중국은 한국에게 형님 노릇을 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이제 한국은 중국을 굳이 형님으로 여기지 않아도 되었다. 더 큰 형님이 생겼다는 점이 아아러니라면 아이러니지만.


중국은 어릴 때부터 싫든 좋든 늘 자연스럽게 익숙하다. 엄청난 대국이라고 하는 중국인데 내 편견인지 몰라도 이야기한 인구와 땅덩어리를 제외한 최근에 중국은 그다지. 역사라는 측면에서 오래되었다는 점이 있지만 스토리 등을 보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굳이 이야기하면 익숙한지도 모르겠지만. 의외로 중국 이야기가 한국에 덜 알려져 그런지 모르겠다. 잘 살펴보면 중국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있다. 공자를 비롯한 사상가. 삼국지를 비롯한 책. 이런 걸 제외하면 중국에 대해 그다지 알려지고 유명한 것이 있을까. 내가 중국에 대해 잘 몰라 그런지 몰라도 없다. 


그 이후 역사에 따른 몇몇 이야기는 있지만 그 정도는 어느 국가나 갖고 있는 정도다. 워낙 인류 역사에서 유명하고 많은 영향을 미친 사상가가 있었지만 그걸 제외하면 중국에서 유명한 것은 없다. 최근 들어서는 더더욱 난 모르겠다. 몇몇 기업이 성장한다는 스토리정도도 더 지켜봐야 할 문제고. 한마디로 몇 천년 전 이야기를 갖고 아직도 사골을 우려내 먹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지독한 편견이라 고백하는데 중국에서 번역된 책을 그다지 읽고 싶지 않다.


유행하는 책들은 거의 대부분 음모론에 가깝고 자기계발서적들도 보면 무척이나 저렴하다. 이런 책들이 한국에 넘어와 꽤 인기를 끄는 것도 난 다소 의아하다. 베스트셀러가 꼭 좋은 책은 아니지만 당시 사람들이 관심있어 하는 책이라고 할 때 그런 책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이 솔직히 못마땅하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 책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일부러 읽지 않는 경우도 많다. 어떤 책을 읽어도 무엇인가 얻기 위해 노력한다. 그럼에도 중국 저자의 책을 난 기피한다.


이 책은 한국인이 쓴 중국에 대한 이야기다. 중국에 대한 이야기도 잘 읽어보면 찬양하며 두려워해야 한다는 약간 공포팔이거나 아직도 멀었으니 무시해도 된다는 자부심 가득한 책이다. 이 책은 그런 책은 아니다. 중국에서도 강남에 대한 이야기다. 중국은 북경과 상해가 양 극에서 성장하는 국가다. 땅이 크니 그렇다. 중국 역사를 보면 대체적으로 한족은 강남이라는 지역을 근거지로 중국을 다스렸다. 그걸 제외할 때 외부 세력이 중국을 지배할 때 북경쪽이었다. 그렇게 보면 공산당은 외부세력인가.

남자들은 무협지를 읽는다. 그렇지 않은 남자도 있겠지만 그 무협지의 배경은 거의 대부분 강호라 불리는 곳이다. 강호는 강남을 의미한다. 알게 모르게 강남을 로망으로 여긴다고 할까. 지금의 상해가 바로 강남의 일부다. 거의 대부분 강남에서 여러 문파가 이합집산을 하며 재미있는 내용이 참 많이 펼쳐졌다. 이런 추억이 있다보니 강남에 대한 이야기를 <중국 속의 중국>에서 전달해준다고 하니 관심은 생겼다.


우리가 지금 강남이라는 표현을 한국에서 자주 쓰는데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속담같은 것들이 거의 대부분 중국 강남을 의미한다. 그만큼 강남은 중국 속의 중국이라는 표현이 맞다. 워낙 곡창지대가 많기도 하기에 강남이 풍년이 되면 중국 전체가 풍요로운 시절을 보낸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되어 단순히 중국 강남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한국인과 관련되어 있는 이야기도 많이 전달한다.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 강남과 연관되거나 알려진 한국인을 소개한다.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강남과 연관되어 있고 강남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는 사실은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별 생각없었는데 이 책에서 알려줘 깨달았는데 중국은 새로운 왕조가 생겼을 때 우리처럼 귀족이 국가를 세운 것이 아니었다. 평범한 계층이 왕이 된다. 이건 참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이 지금까지 그런 경험이 없는 것과 중국이 그런 경험이 있는 것은 세월이 흐르며 해당 국가의 국민에게는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점이 다르다고 본다. 그 부분에서는 이 책으로 처음 깨달았다. 스쳐지나가듯이 책에서는 다뤘지만.


워낙 방대한 내용이 책에 있어 다소 장황하기도 했지만 여러 내용 중 문학 강남 편이 제일 재미있었다. 그 중에서도 독서광에 대한 이야기는 좀 더 재미있었다. 주매신이 살던 당시에는 과거제도도 없었는데 책만 읽었다. 아내는 도망갔다. 그는 40세까지 여전히 책만 읽으면 무위도식했다. 그는 결국 수많은 독서때문에 문장력이 뛰어나 상소로 시중이 된다. 독서가 하등 필요없다고 하는 사람에게 꽤 매력적인 스토리다. 독서는 모든 것의 출발점이라 괜히 우겨본다.


이 책은 아마도 진짜 중국인에게는 가장 가슴에 품고 가운데 있는 강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진짜로 근대 중국사를 보더라도 북경쪽보다는 오히려 상해쪽의 이야기가 훨씬 더 많고 외국과의 다툼도 많았다. 그만큼 중국 강남은 중국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 한국도 강남이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각종 헤게모니가 있다고 볼 때 강남이라는 단어가 참. 심지어 과거 한국 묘비에도 한국인임에도 강남...어쩌구..저쩌구.. 묘비명에 썼다고 하니. 어떻게 보면 진짜 중국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런 책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용이 너무 장황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진짜 중국을 알려면.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474040584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 읽어보자


http://blog.naver.com/ljb1202/188946972

문명의 붕괴 - Collapse : How Societies Choose to Fail or Succeed


http://blog.naver.com/ljb1202/160479087

총,균,쇠 - 환경은 우리를 지배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쿄 산책자 - 강상중의 도시 인문 에세이
강상중 지음, 송태욱 옮김 / 사계절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들이 책을 너무 읽지 않는다. 예전보다 글은 더 많이 읽는다. 나도 그렇다. 그 이유는 블로그와 같은 인터넷으로 글을 읽는다. 덕분에 글은 과거보다 더 많이 보고 읽는다. 블로그에 올린 글이 주옥같다고 다들 감격해한다. 그 글을 쓴 분을 폄하할 이유는 없지만 너무 감각적인 글에 사람들이 감동한다. 진중하고 진짜 울림이 있는 글에 사람들은 오히려 반응하지 않는다. 부담스러워 피하고 읽지 않는다. 블로그에 그런 글은 올려도 잘 읽지 않는다.


가벼운 글이되 무엇인가 있어 보이는 글에 사람들이 더욱 열광한다. 잔잔하 마음에 큰 파도를 불러일으켰다는 표현도 한다. 그런 글을 읽을 때 난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할 때도 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도 그 글이 좋은 글이란 것은 인정하지만 - 그러니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것이다 - 과한 사람들의 반응에 놀란다. 곰곰히 따져보면 그가 쓴 글이 좋아서보다는 그 글을 쓴 사람이 더 중요한 듯하다. 이런 경우가 갈수록 더 많아진다.


최근에는 점차적으로 블로그와 관련된 인터넷 글을 잘 읽지 않게 된다. 내가 상대방의 정확한 의도를 알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그 글을 쓴 의도가 명백히 읽히는데도 사람들이 그걸 모른다는 점이 답답하기도 하다. 흔히 말하는 독해력에 문제가 있다. 이건 책을 많이 읽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지만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블로그에 아무리 글을 많이 올려도 책 한 권에 쓰는 글과는 차이가 있다. 최소 200페이지 넘는 분량을 일관성있게 써야 하는 것은 꽤 힘들다.


현대인에게 책보다는 블로그와 같은 곳에 올라온 글이 더 맞기는 하다. 깊지 않고 가볍고 편하게 읽고 넘길 수 있으니 말이다. 그 덕분에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는데 그걸 모른다. 일본에서는 꽤 유명한 걸로 아는데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강상중의 책이 그런 경우다. 개인적인 취향일 수 있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영~~ 별로라고 할 수도 있다. 난 우연히 강상중의 책을 읽고 팬이 되었다. 그가 쓴 대부분 책을 읽으려고 한다.


강상중은 자이니치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 그 정체성의 혼란. 일본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닌 어디에도 갈 곳이 없는 사람. 친척의 초대로 한국에 온 후 일본 이름을 버리고 강상중으로 살아간 사람. 다른 곳도 아닌 일본에서 강상중이라는 한국 이름을 갖고 일본국적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어떤지 이야기하지도 상상이 된다. 그는 강상중 이름을 버리지도 않고 꿋꿋하게 일본에서 지식인이 되었다. 오로지 지식만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어도 정말로 대단한거다.

책을 어렵게 쓰지도 않는다.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철학을 언급하며 쓸데없이 어렵게 글을 쓰는 작가가 있다. 내가 이만큼 잘났다고 자랑하는 글이다. 자신만 알고 남에게는 알려주지 못하는 지식을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책을 읽을 때 좌절감을 느끼기보다는 마음것 자랑하는 그 작가의 글은 더이상 읽지 않으면 된다. 천재가 세상을 이끌어도 내가 꼭 그 천재 수준에 맞게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 조금 늦어도 살아가는데 아무런 문제는 없다.


강상중이 이번에는 도쿄에 대해 소개한다. 도쿄는 동양과 서양이 절묘하게 만난 도시다. 동양의 그 어떤 도시보다 먼저 서양을 받아들였고 서양이 되고 싶어했던 도시다. 성장기에 도쿄는 엄청난 에너지를 분출하며 욕망이 꿈틀거렸지만 이제 도쿄는 성장이 지난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 활력은 여전하지만 과거와 같이 성공에 대한 욕망이 가득한 도시는 아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서울은 아직도 욕망을 꿈꿀 수 있는 도시가 아닐까.


도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여행기를 쓴 책이 아니다. 도쿄에서 유명한 곳을 저자가 직접 돌아다니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런 책이 보통 그 장소에 대한 사진만 찍는 것이 대부분인데 특이하게도 저자가 직접 그 현장에 있는 사진을 찍었다. 그와 함께 저자 자신이 갖고 있는 추억과 의미에 대해 설명한다. 자연스럽게 도쿄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일본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도쿄는 단순히 도시가 아닌 일본의 수도다.


도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일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만큼 장소에 대한 이야기는 일본 역사를 다시 보게 만들고 그 사회적 의미도 돌아보게 한다. 나도 이런 책 한 권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마도 출간은 힘들것이라는 생각은 했다. 책이 힘들면 블로그에라도 장소와 의미와 추억과 유래 등을 함께 글로 진중하게 풀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더구나, 서울은 내가 나고 자라고 모든 추억이 깃들여 있는 장소지 않는가.


이 책에도 도쿄 중심이 아닌 곳도 소개하는데 나도 서울 곳곳에 어린 추억들이 있다. 대로변도 아닌 골목에 말이다. 책은 대단히 거창하지도 않고 심각한 정의를 내리며 머리를 강하게 치지도 않는다. 그래도 진중하게 읽으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이런 책이 더 좋다고본다. 읽으면 가슴을 파고 감동에 전율되기보다. 책을 읽고 직접적으로 남은 것이 없어 보이지만 내 무의식 어딘가에서 나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로 남아있는 책이 난 더 좋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이 얇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도쿄 가고 싶다.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532266446

마음의 힘 - 이니시에이션


http://blog.naver.com/ljb1202/205261317

고민하는 힘 - 인간만이


http://blog.naver.com/ljb1202/187066629

살아야 하는 이유 - 소세키와 윌리엄 제임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17-04-19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야 하는 이유, 를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가지 요인과 덧되어 힘이 되었던 때의 기억이요.
 
탁월한 사유의 시선 - 우리가 꿈꾸는 시대를 위한 철학의 힘
최진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철학은 어렵다. 이런 이미지가 있다. 철학이 쉽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먹고 사는 것도 다 철학이라는 말을 하는 걸 보면 어려운 것이 맞다. 먹고 사는 것이 쉬운 사람은 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돈을 많이 번다는 것과도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철학은 한국에서 철학관이 떠오르기도 한다. 내 미래가 무엇이냐, 내가 어떻게 될 것이냐. 이런 질문도 참 좋다. 나쁠 것은 없는데 중요한 것은 질문 자체는 너무 좋은데 질문에 대한 답을 자신이 찾는 것이 아닌 타인에게 의지한다.


이런 별 것 아닌 개념이 한국에서 철학이 제대로 체계를 잡지 못한 이유다. 철학 부재가 비극이기도 하지 않을까. 철학은 철저히 자신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타인에게 의지한다. 자꾸 남 탓을 하게 된다. 무엇을 하는데 자신이 내린 판단이 아닌 알수 없는 미지의 것을 의지하는 것이다. 이런 표현은 좀 과하다 할 수 있지만 한국인의 중심에 흐르는 정서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철학이란 무엇인가 딱딱하고 어렵고 고리타분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플라톤, 소크라테스, 공자, 장자 등. 이런 위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책을 읽는다. 그런 후에 그들이 한 이야기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그런 후에 자세한 내용을 하나씩 풀어내며 그 뜻을 안다. 그리고선 깨닫는다. 세상을 다르게 본다. 아마도 철학을 배우는 이유는 그런 것이 아닐까. 자꾸 철학이 어려운 이유가 과거에 했던 걸 읽으려 하니 그렇다. 현대와 다른 용어라 더욱 힘들다.


이렇게 과거의 글을 읽고 이해하려하니 고리타분하고 힘들다. 정작 철학은 플라톤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읽을 수 없다. 최대한 노력해도 완벽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대체적으로 그럴 것이라 판단하고 유추하는데 그친다.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맹자에 대해 완벽하게 알았다는 뜻이 아니다. 맹자에 대해 아무 것도 몰라도 된다. 그보다는 위인이 했던 단 한마디의 철학이라도 그걸 내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느냐다.


여기서 핵심은 내 입장이다. 플라톤의 입장과 공자의 입장이 아니다. 그들이 한 설명을 듣고 내가 바라본 세상이다. 아무리 플라톤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본다고 해도 나는 플라톤이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시대도 플라톤과 다르다. 최근 유명한 철학자가 하는 이야기에 감탄해도 그가 살아가는 세상과 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똑같아도 각자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다. 거기에 처한 환경과 상황도 다르고 지금까지 자라온 배경도 다르다. 이런 실정에 누군가의 입장에 맞는 세상 바라보기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다. 세상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나다. 잘못 오독하거나 지나친 편견에 사로잡혀 세상을 잘 못 바라볼 수도 있는 문제는 있다. 그렇기에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선을 제대로 정립하고 올바로 서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읽고 생각하며 생각의 확장하고 어제는 몰랐던 것을 오늘은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독서다. 이 중심에는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이 있는 것이 아닌 내가 있다. 내가 바라보는 시선을 갖기 위해 철학을 공부하는 것이지 플라톤을 배우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차원에서 철학이 부재하다보니 국가 차원의 철학도 부재하다. 아무리 시스템이 어쩌구 저쩌구를 외쳐도 국가 철학이 없으니 늘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 지금까지 한국은 늘 패스트 팔러워였다. 늘 따라가는 입장이지 먼저 앞서는 입장이 선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어젠다를 선정해서 치고 나간 적이 없다. 최근 유행하는 4차 산업 혁명 - 개인적으로 이거 그다지 와닿지 않고 별로지만 - 도 한국에서 논의 된 것이 아닌 외국에서 들여온 개념이다. 어느 누구도 4차 산업 혁명에 대해 언급하지 않다 누군가 이걸 네이밍한 후 개념으로 정립해서 퍼뜨리자 한국에서도 난리인데 정작 외국도 그런가라는 의구심은 있다.


한국만이 갖고 있는 시선이 있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 책과 다소 달리 내가 생각한다. 큰 틀은 동의한다. 먼저 한국이 중진국이라고 하는데 무엇보다 선진국과 중진국의 함의부터 정확히 해야 하지 않을까. 선진국이 무엇인지 너무 추상적이다. 한국은 G20에 들어가는 국가다. 이 정도면 선진국 아닌가. 미국, 영국, 일본 등이 선진국이고 그에 따라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에 강력한 문화 등을 전파한 것은 맞다. 중국은 그렇다고 하기에는 아직 아니다. 과거엔 그런 적이 있다. 이 부분은 두루뭉실하게 중국도 그렇다고 하는 것은 현재 맞지 않다.


어찌 되었든 지금 이 순간은 중국보다 한국이 훨씬 잘 살고 있다. 또한 대부분 선진국으로 전 세계적인 영향을 갖고 선도한 국가들은 꽤 인구가 많다. 그런 점에 대해 개념 설명없이 무조건 이야기하는 것은 다소 억지스럽다.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은 전략은 소홀히 하고 전술에만 치중하니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는 점도 동의한다. 늘 단기간 성과에만 치중하는 점도 아직까지 한국은 해 보지 못한 걸 먼저 한 적이 없어 그렇다. 이런 부분에서 타인 의지가 드러난다. 


남이 아닌 나 자신부터 출발해야 하는 이유다. 내가 무엇을 할 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니 자꾸 하지 못한다. 내가 만족하는 것이 아닌 남들이 볼 때 창피하지 않은 모습.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 아니라 말이다. 남에게 왜 그러냐고 하며 자신은 그러고 있는 모습. 이런 것들이 굳이 이야기하면 각자 철학의 부재다. 철학을 배우는 이유는 나로써 살아가기 위함이다. 이런 중요한 개념을 모르니 자꾸 인문학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성공하기 위해 배우려고 한다. 이러니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단기 속성으로 철학마저 접근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를 이야기한 사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내 삶에 어떤 적용이 되고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 철학의 핵심이다.


성현들의 가르침을 배울 필요는 없다. 자신이 주체적으로 살아가면 된다. 내가 고민하는 걸 먼저 고민한 성현의 가르침을 읽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내 고민이 다른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그 고민은 성현의 고민과 해답이지 내 고민과 해답이 아니다. 현대는 과거보다 더 복잡하고 다르기에 나는 나만의 질문과 대답을 찾아야 한다. 이런 사유끝에 나온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실천하느냐가 핵심이다. 이 책 <탁월한 사유의 시선> 저자인 최진석이 주장하는 바 아닐까. 라고 썼지만 정확하게는 내가 읽고 생각한 바다. 내 생각인지 최진석의 생각인지 모른다. 이렇기에 또 다시 다른 책을 읽으며 나만의 생각을 찾아간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철학이 아닌 경제는 개념 정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 삶의 중심을 찾기위한 사유.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694170689

사피엔스 - 인지능력


http://blog.naver.com/ljb1202/220412554632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 벌새효과


http://blog.naver.com/ljb1202/220118580306

생각의 시대 - 로고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KBS 선정 도서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까지 죽음은 두렵다. 두렵다는 표현보다는 아무 것도 모르겠다. 솔직히 전혀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이를 먹어 큰 병에 걸리면 굳이 연명하기 위한 노력을 하며 치료를 받는 것보다는 그 병을 갖고 살겠다고. 향후 의료기술이 발달해 항암치료같은 걸 안 받아도 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더 살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남은 생을 준비하며 죽음을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런 시기가 최소한 70살은 넘고 80살은 되었을 때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죽음을 나도 모르게 조금씩 느끼게 된다. 어릴 때 죽음이란 나와 상관없는 사건이었다면 점점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듣거나 목격하며 피부로 와 닿게 된다. 여전히 그때뿐이고 잠시후면 금방 잊고 현실을 살아갈 뿐이다. 죽음은 나와는 하등 상관없는 삶을 산다. 가족과 더 가깝게  살아가고 주변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라는 표현은 참 좋은 말이지만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고 앞으로도 살아갈 나날이 많다고 믿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때뿐이다.


올 해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나에게는 커다란 사건은 솔직히 아니었다.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었다. 또한 할머니는 내 인생에서 나도 모르게 잊혀졌었다. 워낙 오랜 시간 요양원에 있으셨기에 가는 것도 점차 뜸해졌다. 어느 순간부터 나를 기억하지 못하시고 나를 보며 다른 사람을 이야기할 때 내 마음은 그랬던 것이 아닐까. 할머니 장례를 치루고 화장을 하며 처음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사실 우리 식구들은 전부 우울해하거나 울지는 않았다. 오히려 떠들정도였다. 


그래도 할머니 발인할 때 찬송을 부르며 걸으라고 하니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화장 후 그곳에서 화장된 가루를 뿌리는 데 무척 따뜻했다. 그 촉각은 무척 낯설었다. 당연히 따뜻할텐데 아마도 차가울 것이라 생각했나보다. 현실과 생각은 조금 다른가보다. 사실 어느 순간 문득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기억이 떠오른다. 죽음과 관련된 꽤 다양한 책을 의도하지 않았지만 읽었다. 어떤 책을 읽어도 단지 머리로만 받아들일 뿐 가슴으로 느끼지는 못한다. 다행히도 내 주변에 아주 가까운 사람이 먼저 간 적은 없다.


거의 유일하게 아버지가 10년 전에 머리에 혹이 생겨 수술을 받을 때가 근접했다. 모든 가족이 별 의심도 고민도 없이 수술해야한다는 의사 말에 그렇게 하자고 했다. 지금와서보니 참으로 생각없이 쉽게 결정했다고 본다. 다른 곳도 아니고 머리라는 그 어려운 곳을 수술하는데 더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니 말이다. 오래도록 뇌종양에 있던 걸 조금씩 증상이 있다 찾아왔기에 내린 결정이긴 했다. 수술 후 응급실에 있는 아버지와 그 후에 완치되는 과정에서 힘들어하는 걸 보며 여러 사람이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아쉽게도 그 후에 아버지는 왼쪽 발가락이 마비가 되었다. 의사는 좋아질 수도 있다고 했지만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그 전까지 함께 일요일에 20~30대 친구들과 축구를 했는데 이제는 도저히 못한다. 마지막으로 축구를 다시 해 보는 게 꿈이라고 하셨다. 여전히 등산도 하시고 출퇴근시에 자전거를 타신다. 그저 제대로 걷지 못하고 절뚝거리며 걷는다. 계속 움직여줘야 하기에 활발하게 움직이셔야 한다는 점이 아버지 성격과 다행히 잘 맞아 열심히 돌아다니신다.


어느 덧 부모님의 연세가 많아졌다. 여전히 정정하시고 내가 볼 때 최소 10년은 더 거뜬하실 것이라고 믿지만 - 그렇게 보이시기에 - 해가 갈수록 예전과 달리 확실히 나이가 드셨다는 걸 눈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것은 내 자신뿐만 아니라 내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똑같다. 양가 부모님이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식구들에게도 현실적으로 점점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그건 꼭 금전적뿐만 아니라 심정적은 물론이고 어떤 식으로 케어할 것인지 문제도 대두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크게 두 부분을 나뉜다. 전반부는 노인 분들이 죽음을 대하는 자세와 어떤 식으로 이를 풀어낼 것인지 부분이다. 후반부는 불치병에 걸린 사람이 남은 생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 여부다. 최종적으로 저자가 주장하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죽음과 관련된 책을 독서모임에서 택한 적이 있었다. 다들 이런 책인지 몰랐다고 했다. <죽음학 수업>이다. 이 책은 죽은 사람들 주변에 남은 사람들이야기다.


뜻하지 않게 죽은 지인이나 식구가 자꾸 떠오르며 트라우마에 빠진 내용을 치유하는 내용이다. 워낙 그 내용이 처절하고 끔찍한 것들도 있어 너무 가슴이 아펐다고했다. 이처럼 죽음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은 죽음을 대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식으로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다. 의료행의로 생명을 연장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주체적으로 자신이 남은 생을 자발적으로 행복하게 맞이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더 늘어났다고 알지만 그보다는 청결과 수질덕분이다. 과거에 깨끗하지 못한 물을 마신 것과 청결치 못한 생활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질병에 쉽게 노출되었다. 두 부분이 개선되며 수명이 늘었다. 여기에 페니실린을 통한 항생제덕분에 의료기술은 발달할 수 있었다. 죽을뻔한 생명을 구한 것도 많지만 그보다는 인간이 갖고 있는 수명만큼 뜻하지 않은 사고가 아닌 다음에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의사분들의 노력은 분명히 귀하고 인간에게는 축복이 되었다.


아직까지 암을 비롯한 다수의 질병은 정복되지 않았다. 언젠가 인간은 죽는다. 젊을 때는 큰 질병에 걸려도 체력이 받쳐주기에 금방 회복할 수 있지만 나이를 먹으면 쉽지 않다. 이 책을 읽어보니 몰랐는데 연세가 드신 분들이 그렇게 많이 제대로 걷지 못해 넘어지고 쓰러져 큰 문제가 생기는지 몰랐다. 그렇게 된다는 것을 알기는 했는데 이 책 저자가 외과라 그런 것인지 몰라도 엄청 많다. 큰 질병에 걸린 것은 아니지만 노화되며 점점 신체기능이 저하되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넘어지는 것과 같은 일로 인해 외부적인 충격이 2차, 3차 고통을 겪게 만든다.


가족이 함께 돌보면 가장 좋다.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가족들이 지친다. 생활을 해야 하고 일도 해야 하는데 계속 부모님 옆에 있을 수 없다. 이런 사정이니 다들 요양원을 택한다. 요양원은 분명히 환자를 위한 곳이지만 갈수록 규격화되고 체계화되며 정작 환자가 아닌 그 곳에 있는 사람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 각자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있고 생활패턴이 있는데 이걸 개별적으로 케어해주지 못한다. 요양원에 들어간 대부분 노인분들이 싫어한다. 내 생활을 할 수 있는 집을 그리워하지만 그곳에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어 버린다. 미국에서는 현재 홈 호스피스 제도를 통해 집에서 평소처럼 거주하며 케어받기도 한다.


 내가 70이 넘었을 때 큰 병이 걸리면 굳이 연명하지 않으려고 한 이유는 병원에서 치료받으며 내 삶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막상 그때가면 더 살고싶다며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써는 그런 생각을 미리 해 놓는 것이 좋지 않을까.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의사는 몇 년 정도를 더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수술같은 의료처방을 권하고 환자들은 10년 이상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인다고. 이 간극이 바로 핵심이 아닐까 싶었다.


이 책 저자는 스토리텔링에 무척 능하다. 의사가 이 정도 스토리텔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한다는 점이 놀라울 정도다. 소설을 읽는 것처럼 자세히 묘사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아버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데 피부로 팍팍 와 닿는다.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내가 생각했던 죽음에 대한 마지막 삶의 태도는 변하지 않을 듯하다. 꼭 내 의지로 정하고 실천할 수 없고 식구들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가 포함되며 변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면 시야가 좁아지며 주변을 돌아보고 살 날이 많아진다고 생각되면 다시 시야가 넓어지며 더 진취적인 일을 하려 노력한다. 책에 나온 이야기나 실제 사례를 읽을 때 100% 맞는 말같다. 우리는 내일 죽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기에 오늘을 이렇게 살고 원대한 계획을 갖는다. 어차피 언제 죽을지는 모른다. 그 때는 누구도 모르지만 그 때가 왔을 때 여전히 나인 상태로 나답게 죽고 싶다. 내가 세상에 살았다는 증거는 의외로 많이 있어 다행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죽음을 피하진 말자.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누구나 언젠간 죽는다.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199059625

죽음이란 무엇인가 - 모르겠어요


http://blog.naver.com/ljb1202/220174136338

죽음학 수업 - 먹먹함


http://blog.naver.com/ljb1202/187066629

살아야 하는 이유 - 소세키와 윌리엄 제임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군주론 - 제4판 개역본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강정인.김경희 옮김 / 까치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군주론은 흔히 말하는 고전이다. 계속 읽어보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 해설서처럼 된 책도 있지만 난 그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인문 고전은 곧장 읽으면 재미도 없고 제대로 해석을 못할 가능성도 있으니 쉽게 해설하는 책부터 읽으면 좋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난 읽고 내가 생각한 대로 느끼고 싶다. 누군가 해설한 내용은 그게 아무리 원문에 충실하고 배경까지 전부 아울러 알려준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해설서를 쓴 사람의 의견이 들어간다.


그 누구도 아닌 순수하게 저자 당사자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었다. 내가 이해를 못하고 잘못 오역을 한다고 해도 그 자체가 의미있지 않나 싶다. 어차피 똑같은 책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 작품은 얼마든지 다르게 읽힐 수 있다. 그게 자연스러운거다. 내가 틀리면 틀린대로 그것도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그렇게 읽으려고 하는데 계속 읽지 못한 것은 새 책이 안 보였다. 예전에 번역한 책이었다. 이왕이면 새 책으로 번역된 걸로 읽고 싶다는 변명을 갖고 있었다.


마침 신간코너에 책이 있어 보니 최근에 번역한 책이다. 어렵게 읽으면 한이 없겠지만 부담없이 가볍게 읽으면 달랑 180페이지 정도 되니 충분히 읽을 수 있겠다 판단했다. 해설도 있고 편지 주고받은 내용도 포함했는데 그런 것은 읽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런 점을 제외하고 인간은 스스로 부정해도 환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 수많은 시간동안 읽을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기에 나도 모르게 택한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이걸 현 시국과 결부할 필요는 설레발일 수도 있다. 아무런 이유나 연관성이 없다해도 상관없지만 분명히 전혀 상관없다고 할 수는 없다. <군주론>은 리더에 대한 이야기다. 리더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지침과 방향성을 제시한 책이다. 책이 1513년에 완성되고 마키아벨리 사후인 1532년에 출간되었으니 약 500년은 된 작품이다. 좋은 책은 맞지만 이미 수없이 많은 책에서 군주와 이제는 리더라고 불리는 지도자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주 많이 공개되었다.


꼭 군주론을 읽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더 자세하게 친절하며 깊이 있게 리더에 대한 덕목과 행동을 알려주는 책이 많다. 이미 <군주론>이 나오기 전에도 많은 글과 책에서 소개되었다. 유독 <군주론>이 더욱 주목 받는 것은 거의 유일하게 군주에 대해 자세하고도 그 속살을 가감없이 보여줘 그렇지 않을까. 그런 면은 지금도 큰 차이가 없다. 군주가 되기 위해 얼마나 이중적이어야하는지 보여준다. 군주는 결코 착하지 않다. 그렇다고 결코 나쁘지도 않다.

착한 사람은 진정한 군주가 될 수 없다. 나쁜 사람은 더더욱 진정한 군주가 될 수 없다. 어떨 때는 나쁜 놈이 되어야 하고 어떤 순간에는 한없이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유약해 보일 때도 있고, 강력하게 보일 때도 있다. 조변석개처럼 변하는 느낌도 든다. 종 잡을 수 없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은 집권하기 위한 노력이다. 군주는 인격보다는 집권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모든 생각과 행동은 이를 위해 존재한다. 일반인이 보기에 이해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인간적으로 그럴 수 없는데 군주라는 이름으로 한다. 대다수 그럴 때 개인이 아닌 국가나 집단을 유지하고 관리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하나로 여겨진다. 리더가 힘든 이유다. 아무리 노력하고 애를 써도 진정한 단 한 명의 내 사람을 만들기 힘든 이유기도 하다. 늘 모든 사람과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친한척해야 한다. 친한 사람은 늘 일점 수준을 넘지 않도록 견제해야 하고 친하지 않아도 친한 사람처럼 지내며 적으로 만들지 않아야 한다. 쓰면 쓸수록 어렵다. 꼭 이렇게 하면서 군주가 되어야 하나..라는 생각.


책을 읽으면서 내가 착각한 점이 있다. 한가할 때 사냥이나 하면서 한량처럼 안 좋은 느낌을 가졌던 사냥이었다. 사냥은 체력을 기르는 측면도 있지만 그 보다는 평시에 사냥을 하며 주변 지형을 군주가 부지런히 익혀 전쟁시에 이를 응용하는 중요한 준비였다. 군주가 하는 모든 일에는 무가치한 것이 없다고 할까. 의미를 부여한 것일수도 있지만 군주란 수많은 사람들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다. 중립은 하지 말라고 권한다. 누구 편을 들어야 그나마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진다. 누굴 도와준 것이 성공해도 실패해도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군주에게는 낫다는 이야기가 듣고 보니 맞다.


<군주론>은 무엇보다 단순히 책으로 읽어도 재미있다. 지루하게 군주는 이래야 한다며 나열하지 않는다.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다양한 사례를 든다. 역사에서 펼쳐진 에피소드나 최근에 벌어진 사건을 갖고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주장을 설명한다. 내가 한국인이고 당시 시대상을 제대로 알지 못해 덜할 뿐 책이 나올 당시 사람이라면 손에 침을 묻혀가며 책을 넘기며 읽지 않았을까한다. <군주론>을 갖고 한편으로는 재기를 꿈꿨던 마키아벨리라서 더 직설적이고 흥미를 끌 내용으로 쓰지 않았을까도 싶다.


"저는 운명은 가변적인데 인간은 유연성을 결여하고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에, 인간의 처신방법이 운명과 조화를 이루면 성공해서 행복하게 되고, 그렇게 못하면 실패해서 불행하게 된다고 결론짓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중한 것보다는 과감한 것이 더 좋다고 분명히 생각합니다."


책 내용에 인상적인 구절이 많지만 거의 마지막에 나온 내용이라 생각이 나 적는다. 평소에 이야기하는 운명이 나온다. 운명이란 단어가 들어가면 이건 인간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어차피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에 따른 결과는 나온다. 성공일지 실패일지는 나중에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차피 운인데 과감하게 하자. 주저하다 못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다소 뜬금없는 결론으로 리뷰를 끝낸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고전은 이미 아는 내용.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역시 두고 두고 봐야할 내용.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172663595

변신 이야기 1 - 세계문학전집


http://blog.naver.com/ljb1202/179486559

변신, 시골의사 - 프란츠 카프카


http://blog.naver.com/ljb1202/187778830

문학이란 무엇인가 - 답이 없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