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인문학 1 - 현실과 가상이 중첩하는 파타피직스의 세계 이미지 인문학 1
진중권 지음 / 천년의상상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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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철학적인 인물중 강신주와 진중권이 가장 유명하다. 재미있게도 진중권은 철학자가 아닌 미학을 전공한 후 언어 구조주의를 독일에서 공부했다. 유명인물은 많지만 한국에서 철학적으로 가장 대중적인 두 인물이다. 진중권은 그중에서도 워낙 여러 사안에 대해 끼어들기를 많이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유명해졌다. 한편으로는 그가 끼어들었다는 표현보다는 그저 일반 사람들처럼 자신의 생각을 SNS에 올렸는데 기사화 되었다.


솔직히 단 한 번도 진중권이 쓴 글을 직접 읽어 본 적이 없다. 대부분 그가 썼다고 하거나 말했다고 한 것을 언론을 통해 접했다. 약간 똘아이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회 균형을 위한 발언으로 이해할수도 있지만 굳이 그렇게 표현해야 할 필요까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도 모르게 언론에 의한 선입견을 갖게 되었다. 우연히 그가 출연한 예능프로를 시청하게 되었다. 예능만큼 이미지 세탁이 좋은 프로도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진중권에 대한 선입견은 사라졌다.


그도 그저 한 명의 사람일뿐이다. 다소 많은 논쟁에 대해 언급하며 스스로 거부하지 않는 자세때문에 더 소비된 측면이 있을 뿐이지 나랑 똑같이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인물이라 생각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그가 똑똑하고 유식하다는 면까지 부정하지는 않는다. 상당히 많은 글을 쓰고 각장 토론 자리에 참여하지만 정작 그가 쓴 글을 읽지 않아 한 번 정도는 읽고 싶었다. (아직까지 강신주의 책을 읽지 않아 똑같은 심정이다) 미학책은 다소 딱딱할 듯 하고 이 책은 괜찮을 듯 싶었다.


가장 큰 이유는 책에 사진이 많았다. 가뜩이나 어려운 인문학에 대해 떠든다고 하는데 분명히 구조주의를 전공한 사람이라면 어려운 용어가 마구 썪여 있을 것은 뻔하다. 책을 들쳐보니 사진이 꽤 많다. 이러면 도전할만하다. 몇 번 읽을까하다 말았는데 이번에 읽게 되었다. 역시나 이런 책을 읽을때면 늘 느끼는 감상문이 꼭 이렇게 어렵게 써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잘 몰라 그러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이다.


분명히 집고 넘어 갈 것은 책에 나오는 용어가 익숙하지 않고 낯설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 단어 자체가 외국말이라 한국어로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여기서 오는 읽기의 어려움은 어쩔 수 없다. 다행히도 끝까지 다 읽었고 읽는데 어렵다며 책 읽기를 잠시 멈춘적은 없으니 책이 꼭 어렵다고 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책 자체가 이미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어 어렵지만 쉽다. 용어를 나열해가며 설명하는 부분은 읽어가며 넘어가면 된다. 전체 맥락을 잘 쫓아가면 이해하는데 큰 지장은 없다.


이미지에 대해 먼저 생각을 해야 한다. 이미지는 진실인가 사실인가. 이미지는 진실일수도 있고 사실일수도 있다. 이미지는 진실이 아닐수도 있고 사실이 아닐수도 있다. 이미지 자체가 현실과는 다른 존재일 수도 있다. 우리가 연예인을 볼 때 한 개인 자체로 보지 않는다. 그가 대중에게 노출된 영역만큼 그를 알게된다. 그가 갖고 있는 여러 모습중에 일부인데도 일반 대중은 그 모습을 전체로 오해한다. 심지어 본인의 실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인데도 그가 출연한 역할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알고 있다.

그림에서도 실제 모습과 다른 모습을 그린다. 중세 시대 초상화는 실제 모습과 다르게 그렸다. 왕의 모습을 더 위엄있게 그리거나 의도적인 확대, 축소로 왜곡된 모습을 노출시켰다. 사진이 출현하며 진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진실이라고 믿었다. 사진은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사진마저 조작이 된다. 아날로그 시대에 사진 자체를 편집할 수 없다. 찍힌 사진 자체는 거짓을 말하지 않겠지만 사진을 찍히기 전 단계에서 조작은 가능하다.


살인 사건을 찍었다. 엄청난 사진이다. 하지만 찍힌 사진과 달리 이 사진은 연출된 모습이다. 이것은 진실인가, 사실인가, 조작인가, 현실인가.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찍는다고 믿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우리가 본 사진은 진실이 아닐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얼마든지 연출된 모습을 찍어 실제와는 다른 이미지로 조작할 수 있다. 실제로 여러 사진을 찍은 후에 그 중에 입맛에 맞는 사진만 노출시켜 의도적으로 이미지를 왜곡시키기도 한다. 연예인이 춤을 출 때 사진을 찍고 그 중에 배가 순간 나오거나 - 실제 나온 것이 아니라 동작때문에 나온다 - 이상한 모습만 노출시킨다면 사람들은 연예인에 대해 한마디씩 한다.


이제 사진은 디지털화되며 진실여부를 따질 수 없게 되었다. 단 한번도 외국에 가 본적도 없는 사람이 전 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 실제 투병하신 (또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자녀가 전 세계를 여행하며 아버지 실물사진과 함께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당시만 해도 아직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지 못했을 때였다. 이제는 굳이 그럴 필요없이 각 나라의 사진을 구한 후에 합성하면 된다. 합성사진을 보고 어느 누구도 진실여부는 가리지 못한다. 굳이 합성여부를 조사하지 않는다면.


이제 사람들은 현실과 가상공간을 구분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보고 있는 화면에서 보이는 모습이 진실인지 사실인지 여부는 신경쓰지 않는다. 얼마나 재미있고 유익하냐에 더 초점을 맞춘다. 이런 흐름은 방송에서도 가상 결혼이 점점 발전하며 실제 입맞춤까지 한다. 그들이 연기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모호한 상황에 빠진다. 그들이 실제 사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지만 프로그램에 하차하며 서로 만날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그토록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여주며 실제 연애하는 모습을 보여주던 두 남녀가 말이다.


예전에 어른들이 무협영화를 보며 '저게 무엇이냐'고 했다. 말도 안되는 영화라고 했다. 이제 무협영화는 차라리 애교다. 처음부터 현실이 아닌 영화라고 대놓고 말했지만 이제 문학작품(드라마, 영화등등)은 그 자체로 이미지화 되었다. 드라마에서 현실에 살고 있는 인물들이 귀신을 보며 마법을 체험한다. 주변인들은 전혀 깨닫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며 주변인들도 깨닫는다. 현실에서는 있음직한 일도 아닌 상황이 벌어진다. 드라마에서 펼쳐지는 시공간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 똑같은 시공간인데도 사람들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비판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제는 외계인이 등장해도 환호한다. 어른들마저.


지금은 이미지의 시대다. 문자로 되어있는 글은 읽지 않아도 영상으로 되어있는 그림은 본다. 오죽하면 사진마저 GIF를 통해 연속보여주며 활동사진이라는 표현이 어울리게 할까. 볼만한 영상도 많고 책으로 읽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영상으로 접할 수 있다. 저자들이 직접 책으로 펴낸 내용을 강의와 강연으로 설명하고 촬영해서 유투브 등에 올려 책을 읽지 않아도 얼마든지 지식을 축적할 수 있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문자로 되어있는 책은 시대의 종말을 맞이한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할 말과 생각한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각종 드라마와 영화도 많이 보고 책도 어디가서 뒤지지 않을 정도로 읽는 내 입장에서 할 말은 '책은 다르다'이다. 영상은 쉬지 않고 흘러간다. 시청하다 멈춤할 수 있지만 시청하다 내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할 때 이미 영상은 지속적으로 흘러간다. 반면에 책은 읽다 중단하고 내 생각을 이어간 후 다시 읽을 수 있다. 수동적으로 보이는 책읽기가 가장 능동적인 사고의 확장을 불러온다. 


<이미지 인문학>은 다소 용어가 낯설고 진중권이 썼다는 선입견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도 들지만 막상 읽을만 한다.(??) 읽는데 딱히 막히거나 이해가 안 되어 주저하는 면은 없었다. 책 내용을 자세하게 하자면 훨씬 길고 깊게 리뷰를 써야 하겠지만 그럴려면 용어까지 하나씩 다 불러내야 해 이정도로 끝낸다. 우리는 이미지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미지에 속으면 안 되지만 이미지가 소비되며 현실과 가상의 차이가 무의미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이 글을 쓴 내 이미지는 과연 맞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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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 오늘날의 세상을 만든 6가지 혁신
스티븐 존슨 지음, 강주헌 옮김 / 프런티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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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꽃가루 존재를 알리기 위해 꽃들은 색화 향을 진화시켰다. 곤충들은 꽃가루를 얻기 위한 기관을 진화시켰다. 꽃가루는 다른 꽃들에게 전파되며 수정되었다. 이에 꽃들은 꿀까지 동원하며 곤충을 유혹했고, 곤충들은 꽃에 접근하기 위해 감각기관을 더욱 발전시켰다. 특이하게 곤충이 아닌 벌새마저도 꽃에게서 꿀을 얻기위해 공중에서 날개를 회전시켜 위아래로 움직이며 떠 있는 방법으로 진화했다. 이를 '벌새효과'라고 한다.


이산화규소는 물이 섭씨 0도에서 융해되는 것과 달리 섭씨 260도 이상에서 융해된다. 온도가 0도 밑으로 내려가면 얼음이 되는 물과 달리 리비아사막의 이산화규소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뜨거운 열이 발생한 이후 내려간 후 고체도 액체도 아닌 이상한 물질로 - 지금은 유리라고 부른다 - 뒤덮이게 되었다. 어떤 경로를 통해 그 물질은 투탕카멘의 브로치를 장식하게 되었고 로마시대에 인공적으로 유리를 만들어 유리 그릇 등을 만들었다.


콘스탄티노플 몰락과 함께 터키에서 유리 제조인들이 베네치아로 넘어갔다. 유리 제조업은 돈벌이가 되었지만 이산화규소를 녹이기 위해 섭씨 500도까지 열을 발산하는 용광로가 필요했고 대부분 목조건물이었던 베네치아는 피해를 입었다. 정부는 베네치아에서 1.5킬로미터 떨어진 무라노 섬으로 유리제조인들을 집결시켰다. 이들은 경쟁은 물론이고 활발한 의견교환을 통해 다수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크리스탈'을 만들어 현대유리를 탄생시켰다.


1440년대에 구텐베르크의 인쇄기가 발명되며 다수의 사람들이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었다. 그 전까지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시력 결합을 깨닫게 되었다. 안경을 만들어 판매하는 안경 제조인이 생겼고 렌즈를 다양하게 실험한 사람 중에 얀선 부자는 현미경을 발명했다. 이를 통해 과학과 의학을 혁명으로 이끈 세포를 알게되고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체를 밝혀 백신과 항생물질을 발명시켰다.


현미경은 세 새대가 지난 뒤 변화를 일으켰지만 현미경 발명 20년 뒤 망원경을 안경 제조인들이 발명했다. 리페르셰이가 망원경 특허를 신청한지 1년 후 소문을 듣고 갈릴레오가 설계를 수정해 10배 확대해서 볼 수 있는 망원경을 만들었다. 특허 신청 2년 후 갈릴레오는 망원경을 통해 목성 궤도를 따라 회전하는 위성을 발견하며 태양 주위를 지구가 돈다는 사실을 파악하게 된다. 


구텐베르크의 인쇄기로 인해 다수의 사람들이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인문이 발달하게 되었다. 하지만,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되던 유리가 필요성에 따른 판매로 안경을 탄생시켰다. 많은 유리 제조인들이 나오며 렌즈와 망원경을 만들게 되었다. 19세기와 20세기가 되어 렌즈는 사진을 찍고 영상을 녹화하는데 쓰였고 1940년대부터 TV가 본격적으로 나오며 영상시대를 열었다. 유리는 이와 다른 또 다른 물리적 속성으로 인류를 변화시켰다.


1887년 물리학자 찰스 버넌 보이스는 아주 작은 물리력이 물체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할 수 있게 정교한 유리 조각을 만들려고 했다. 유리에서 가늘게 뽑아낸 섬유를 저울대의 재료로 사용하면 된다고 판단했다. 유리막대에 열을 가한 후 끝에 화살을 매달아 발사하자 녹은 유리로부터 섬유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얻은 유리섬유는 유리의 치명적인 약점인 깨지는 속성을 뛰어넘어 강철만큼이나 강했다. 단열재, 옷, 요트, 헬멧, 컴퓨터칩을 연결하는 회로판뿐만 아니라 항공기 A380 동체도 유리섬유가 주 성분이다.


두껍게 만들더라도 투명도가 동일한 유리섬유에 레이저광선을 쏘며 광섬유가 만들어져 구리선보다 전기신호를 더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는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인터넷망이 만들어졌다. 인터넷에 올리는 온갖 것들이 유리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누구나 다 셀카를 찍지만 과거에는 흔한 행동이 아니었다. 무라노 섬에서 만든 거울로부터 출발했다. 거울로 자신을 볼 수 있게 되자 사람들은 그전까지 인식하지 못한 자신에 대해 들여다보게 되었다. 르네상스는 단 한가지 요소만으로 촉발되지 않았지만 유리가 인류에게 이처럼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망원경으로 우리가 본 별은 현재가 아닌 과거라는 깨달음으로 인식을 변화시켜줬다. 별 생각없이 접하는 유리로 인류는 스테인글라스로 건축된 대성당뿐만 아니라 온갖 장식물을 만들 수 있었고 세포와 바이러스, 박테리아 존재를 알게 되었다. 인간은 탄소와 수소와 산소를 많이 사용하지만 지각의 90퍼센트 이상 차지하는 규소는 근대에 와서 인류를 폭발적으로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원래부터 존재했던 규소를 뒤늦게 사용하게 된 것은 '벌새효과'이다.


이산화규소는 섭씨 500도가 넘는 온도를 얻을 수 있는 용광로를 만든 후에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산화규소를 인간이 제대로 다룰 수 있게 된 순간부터 현재의 인류에게 미친 영향력은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분명히 이산화규소로 만들어진 유리만이 인간을 변모시킨 것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것들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함께 연관되어 발전했다. 꽃이 꽃가루를 전파하기 위해 벌새까지 변화시킨 것처럼.


1부 끝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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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부하는 이유 - 일본 메이지대 괴짜 교수의 인생을 바꾸는 평생 공부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오근영 옮김 / 걷는나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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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몰랐다. 이 책 저자가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의 바로 그 저자라는 사실을 . 그 외에도 공부와 관련되어 있는 다수의 책을 펴 냈는지도 몰랐다. 작년에 이 책을 얼핏보고 흥미를 가졌지만 상당히 인기를 끌어 오히려 읽지 않았다. 그만큼 대여하기 힘들었다는 뜻도 되지만 청개구리와 같은 삐딱한 못된 심사로 그랬다. 그동안 공부에 대한 책을 꽤 읽었다. 학생 시절에 공부도 못하고 성적도 안 좋았던 놈이 이제서 공부에 대한 책을 읽다니 우습다.


학생 시절에 했던 공부는 토익 점수를 따여 하는 것과 같이 수직선으로 늘여 놓아 줄 세우는데 필요한 공부였다. 명확하게 등수가 매겨지는 공부다. 지금 내가 관심있어 하는 공부는 수치화 되지 않는 공부다. 줄을 세울수도 없고 그 끝이 없거나 알 수 없는 공부다. 덕분에 공부를 해도 누구와 비교당하지도 않고 나보다 잘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지만 티가 나지 않는다. 나 자신도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고 한계가 없으니 부담없이 공부한다. 이상하게 보이지만.


재미있게도 성인이 되어 줄 세우는 시험이 아닌 커트라인이 있는 시험은 운좋게도 거의 대부분 한 번에 합격을 했다. 적당히 공부를 해도 평균 이상만 하면 되었기에 가능했다. 수재들이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뒤 늦게 알게 되었는데 내가 학생시절에 공부를 못 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더 중요한 이유는 공부 자체에 흥미가 없었지만 지금은 공부 자체 흥미를 갖고 있다. 덕분에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하는 독서가 나에게는 차별성과 남다름을 갖게 만들어줬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결국에는 인생에도 성공하고 무엇이든 잘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공부를 잘 한다는 의미는 자신의 시간을 희생하고 무엇인가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이건 엄청난 능력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특징이다. 기본적으로 똑똑해야 한다는 넘을 수 없는 장벽은 존재하지만 노력하면 된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한 방법은 존재한다. 점수를 잘 따기위한 공부이든 점수와 상관없는 공부이든.


<내가 공부하는 이유>는 점수를 잘 따기 위한 공부를 말하지 않는다. 공자가 이야기한 "배워 익히면 이 얼마나 즐겁지 아니한가!"가 이 책에서 언급하는 공부다. 이 말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공부하는 것이 즐겁다니 말이다. 내경우에는 반반이다. 즐겁다라는 말을 할 정도는 아니지만 재미있다는 표현은 할 만 한다. 내가 하는 공부가 점수를 잘 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밑도 끝도 없이 개인 만족을 위한 공부에 가깝다 보니 재미없으면 할 수 없는 영역이다.


공부에 대한 책을 읽으면 크게 두 종류다. 점수를 잘 내기 위해 하는 공부와 나 자신을 키우는 공부. 수험생을 위한 공부 방법을 알려주는 책과 달리 내가 읽은 책들은 전부 나 자신을 키우는 공부다. 내 경우에 공부를 한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 그저 책을 읽는다. 그런데 이게 공부다. 체계적으로 하나씩 하나씩 퍼즐을 풀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공부가 아니라 해도 모른다. 내가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도 모르는 공부다.


얼만큼 알고있는지 파악할 방법이 없다. 수년 동안 책을 읽어도 알지 못한다. 가끔 짧은 시간에 가능하다는 사람을 만난다. 그저 신기할 뿐이다. 나름 10년 넘게 1년에 최소한 100권을 읽고 있는데 워낙 다방면으로 마구잡이 읽어 그런지 몰라도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다. 벼는 익을수록 숙인다고 하지만 나는 몰라서 숙인다. 심지어 조금 알만 하다는 느낌이 들때면 어김없이 찾아온다. 나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거나 더 큰 세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비록 정답이 없는 공부를 하지만 어느 정도는 들어오는 것이 다행히도 있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와 같은 책을 읽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내가 하고 가고 있는 길에 있어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 확인하고 싶어진다. 실제로 이런 책을 읽어도 딱히 깨닫거나 크게 얻는 것은 없다. 교만하게도. 나와 얼마나 같은지나 다른지를 비교하는 정도라고 할까. 매일같이 독서하는 시간이 워낙 일정하지는 않다. 뜨문 뜨문 읽는 편이지만 대략 2시간 정도는 못해도 될 것이다. 


한 달 기준으로 최소 15권 정도를 읽고 있으나 신기하고 신비하게도 거대한 바다에 강물이 흘러간다고 티도 나지 않는 것처럼 내가 무엇을 더 알게 되었는지 판단이 안 선다. 집중적으로 몇 달 공부하면 알게 된다고 말하는 사람을 신기하게 난 쳐다본다. 앎의 세계의 어느 정도를 이야기하는 것일까. 그게 단계별로 구별이 되고 이야기한 정도면 얼만큼 아는 것인지 책정이 되는 것일까. 최근에는 솔직히 조금 짜증이 난 중이다. 독서를 하고 있는데 무엇인가 거대한 장벽이 앞에 가로막혀있다는 느낌이다. 


책을 읽고 그래도 당장 티가 나지 않아도 무엇인가 머리 속으로 들어왔다는 느낌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망망대해에 비가 온다고 티도 나지 않는 것처럼 전혀 알지 못한다. 1년 전에 알고 있던 것과 지금과 차이가 없다는 느낌이다. 분명히 더 많은 것을 알았고 읽었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그나마 여전히 변함없이 독서한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이라고 할까. 나도 모르게 공부관련 책을 읽으면 책 리뷰가 아닌 내 이야기만 열심히 하다 끝낸다. 이번에도 그렇게 되었다. 예전에 쓴 리뷰와는 얼마나 다른 내용일까. 어쩐지 가면 갈수록 모르겠다고 징징 거리는 듯 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냥 책을 읽으면 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읽으면 공부(독서)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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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말을 하고 있나요? - 백 마디 불통의 말, 한 마디 소통의 말
김종영 지음 / 진성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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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책의 저자가 교수일 때 약간 긴장을 하게 된다. 견문과 학식이 뛰어나 그럴 것이라 예측되는데 글이 쉽지 않다. 학생들을 상대로 한 책이 아닌 다음에야 어느 정도 책을 읽는 사람의 수준도 감안해야 하는데 글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번역된 책은 번역자가 번역을 잘 해 그런 느낌이 안 나는지도 모르겠으나 국내 교수들의 책은 읽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무조건 내 지식의 얇음을 탓할 문제는 아닌 듯 하다.


알기로는 출판사에서도 교수들의 책은 다소 리스크를 좀 더 감안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중을 위해 펴 내는 책인데 전혀 대중을 위한 글이 아니라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어려운 것을 쉽게 이야기하는 능력이 진정한 지식의 최고봉이라고 여긴다. 어려운 내용을 어렵게 설명하는 것은 자신이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분명히 쉽게 표현 할 방법이 있을텐데 완벽하게 치환하지 못하니 배운대로 내용을 설명한다. 


그 부분에 있어 <당신은 어떤 말을 하고 있나요?>도 없지 않아 우려를 했다. 1부와 2부로 나눠져 있는 책에서 1부는 그런 우려대로 진행된다. 2부는 그와는 달리 쉽게 표현되어 있다. 진실은 내가 수사학이라는 용어와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라틴어를 비롯한 친숙하지 않은 단어가 많이 나와 읽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나름 그리스 로마신화와 그리스 로마 시대에 살았던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설명을 하는데도 쉽지 않았다.


과거에는 글을 읽는다는 행위보다 말한다는 행위가 남을 설득하고 회유하는 방법이었다. 만나자 마자 즉석에서 상대방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설득을 잘 해야했다. 글로 상대방에게 내 뜻을 전달하는 것은 극히 드물던 시대다. 철저하게 직접 만나 한 명이나 다수의 대중 앞에서 내가 의도하는대로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퇴고할 시간없이 즉석에서 생각나는 대로 기승전결로 말해야 하고 감정을 실어야 한다.


레토릭이라 하는 수사학은 말을 잘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글이 대중적이지 않던 시절이라 너무 당연한 방법이었다. 시대가 변화며 이제 수사학은 단순히 말을 잘하는 기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의도를 상대방에게 잘 전달하여 변화시키는 것을 전부 포함한다. 말보다는 글에서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하게 글보다는 말로서 상대방에게 내 의도대로 얼만큼 변화시키느냐가 수사학의 핵심이다.

수사학이 라틴어로 레토릭이라고 하여 꽤 많이 쓰이고 있다. 인문분야에서도 많이 언급되지만 무엇보다 글쓰기와 연설등에서 더욱 중요한 개념으로 알려주는데 정작 이놈의 레토릭은 그다지 명확하고도 확실한 개념으로 잡히지는 않는다. 조금 두루뭉실하다. 워낙 큰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보니 단순히 말 잘하기 방법이라고 하더라도 그 중에 어떤 것을 말하지는도 애매하다. 또한, 워낙 많은 방법이 있어 어떻게 보면 말 잘하기에 대해 결과만 이뤄진다면 다 포함된다.


단순히 말하기에만 통용되기에는 현대에서는 글이라는 매체를 무시할 수 없다. 오히려 말하기보다 글쓰기에 더욱 중용된다. 예전처럼 말로서 상대방과 진검승부를 벌이는 헤게모니싸움이 드물고 글로서 주고 받는 것이 많다보니 수사학이나 레토닉개념이 글쓰기에서 더욱 활용된다는 느낌이다. 말하기가 발전해서 글쓰기라고 생각하기에 레토닉은 말하기나 글쓰기 모두에서 중요하다. 


무엇보다 글을 잘 쓰는 것은 티가 실생활에서 잘 나지 않는다. 그에 반해 말을 잘하는 사람은 금방 눈에 띈다. 평소에 말을 조리있게 하는 사람은 똑똑하다는 인상과 함께 믿고 맡길수 있다는 판단마저 든다. 똑똑해서 말을 잘 한다고 느껴진다. 말을 잘 해서 똑똑하다고 느껴지기 보다는. 말을 잘 하는 기술은 분명히 있겠지만 그 보다 얼마나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많은가와 이를 효과적으로 잘 선택해서 말로 풀어내느냐가 핵심이다.


<당신은 어떤 말을 하고 있나요?> 1부에서는 레토닉의 개념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 준다. 이게 어렵다. 레토닉이 단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총체적 개념이고 말을 잘 하기 위한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레토닉 자체가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내려오던 것이라 설명이 쉽지 않다. 각종 예화와 실화를 토대로 설명을 하는 것은 흥미로운데 본격적인 개념 설명은 말이 좀 어려웠다. 


그나마 2부에 가서는 쉬웠다. 1부가 개념에 대한 설명이었다면 2부는 본격적인 레토릭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예시와 함께 알려준다. 덕분에 쉽게 읽을 수 있었다. 계속 이렇게 책이 어렵게 구성되어있으면 생략할까 고민도 했었다. 우리 말과 우리가 익숙한 사람들로 설명해주니 보다 이해가 쉬웠다. 다행이었다. 레토릭이 인문책에서 자주 언급되어 읽기는 했지만 스쳐지나가듯이 읽었다. 이 책을 통해 겨우 겨우 개념은 알게 되었다. 다시 잊을 수 있겠지만.


학생시절부터 말을 조리있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하는 말이 상대방에게 설득력을 갖고 듣기 편했으면. 이런 욕심을 갖고 있었다. 다행히 발음 연습을 하고 딕션연습을 해서 어느 정도 목소리를 다듬었는데 여전히 조리있게 말하는 것은 어렵다. 중언부언 말하고 한 말 또 하고 멈춰야 할 때를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것만 잘 해도 말 잘한다는 칭찬을 받지 않을까? 그렇게 하면 글도 잘 쓴다는 칭찬을 받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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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편지 - 동서양 인문고전 33선
송용구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인문이란 인간에 대한 학문이다. 인간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한다. 인간과 관련되어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단순히 특정한 무엇이 인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인문에서 가장 쉽게 떠올리는 철학, 역사, 문학이 대표적이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것들이 전부 인문이라 생각한다. 과학은 왜 인문이 아닌가. 과학 자체가 인간들이 발전시킨 것이 아닌가. 인간에게서 과학이 발전했다. 동물과 식물등에 대한 연구도 전부 이를 바탕으로 인간에게 이로운 쪽으로 발전시킨다. 도대체, 인간과 관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이 지구상에 있을까?

 

예전에는 인문이라는 개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익히는 학문이 대부분 지금 우리가 인문이라고 부르는 학문이었으니 말이다. 현대에 들어서 인문이라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역시나 인문 고전이다. 역사, 철학, 문학중에서 몇 백 년이나 몇 천 년을 지나도 소멸되지 않고 사람들의 기억속에 사라지지 않고 구전된 것들이나 책으로 남아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책으로 읽을 수 있는 것들을 고전이라 부른다.

 

사람들이 고전을 높이 쳐주는 이유는 발표와 더불어 사람들에게 놀라운 영향을 미친 것들도 있지만 발표 당시에는 사람들의 주목을 전혀 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사람들에게 회자되어 살아난 작품들이라 그렇다. 이런 고전들 중에 어떤 고전을 읽어야 할지 고민을 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이런 고민을 알고 각종 단체와 학교와 기관에서 꼭 읽어야 할 고전을 서로 앞다투어 추천하고 있으니 그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워낙 많은 곳에서 추천을 하고 그 책들을 보고 있자면 현기증이 나기도 한다. 추천한 책들을 보면 익숙한 작품도 있고 처음 접하는 작품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작품들에 대해 이름만 아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문 고전을 읽어야만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하거나 읽지 않으면 지식인으로 보지 않는 시선은 단호히 반대한다. 지식과 지혜는 꼭 고전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현재 이순간에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인문 고전을 읽으려 하는 것은 오랜 시간동안 살아남은 사상과 작품이라는 가치성에 있다. 인간의 본성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고전을 통해 깨닫게 된다. 꼭 고전을 통해 알 필요는 없지만 수 백, 수 천 년전에 쓴 글을 읽는데도 지금과 전혀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기시감을 깨닫는다. 이런 점에서 인문 고전을 통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인간의 멍청함과 위대함을 알게된다. 

 

세상살이가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수 많은 인문고전중에 몇 몇 작품을 소개하는 인문 고전 소개서가 많이 출판되었다. 직접, 인문 고전 원전을 읽지 않고 이런 책들이 더 인기를 끈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렇게라도 읽으면서 도움이 된다면 그것도 괜찮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문학 편지'는 인문 소개서의 역할을 하는 책이다. 책의 표지에 하버드대학교, 스탠퍼드대학교, 서울대학교에서 추천한 인문고전중에서 저자가 몇 권을 선정해서 소개하는 책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동서양 인문학 고전 33편을 소개한다. 정확히 어떤 이유로 이들 작품을 선정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나오지 않지만 역사, 철학, 문학, 시등 총 4파트로 나눠 소개하는데 각 꼭지마다 특정 저자가 저술한 딱 한 편만 소개하는 경우도 있고 특정 저자의 작품 두 개를 하는 경우도 있고 특정주제를 갖고 두 명의 저자의 작품을 소개하기도 한다. 각 저자의 작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저자와 작품을 함께 소개하며 그들(저자와 작품)의 사상과 인류역사에 영향을 끼친 점을 설파한다.

 

인문고전을 소개하는 책들에서는 항상 빠지지 않는 인물들이 있다. 맞다. 우리가 생각하는 바로 그 사람들이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우구스티누스, 공자, 맹자등등. 아쉬운 점은 최근 인문고전을 소개하는 책들과 강연들은 참 많은데 대부분 서양 문사철에 치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동양 고전은 극히 드물다. 동양에서는 거의 대부분 중국이고 조금 확대될 때 백가쟁명무렵으로 좁혀진다. 인도만 해도 엄청나게 방대한 사상들이 있고 이슬람만 해도 깊은 철학들이 있을텐데 거의 소개되지 않는다. 현재는 서양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라 그런 듯 하다. 인문소개에서도 현 시대의 양육강식이 드러나고 있다고 하면 오버일까?

 

'인문학 편지'는 그런 점에서 의외로 참신하다. 누구나 다 알고 있으면서도 조금은 뻔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인물들이 다수 제외되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빠진 인문고전 소개서를 본 기억이 없는데 '인문학 편지'는 과감히 제외를 했다. 서양의 뿌리를 들어가면 그리스 로마 신화와 두 인물을 제외하고는 설명할 수 없을텐데 말이다. 그리스 로마신화는 논외로 쳐도 확실한 인물과 작품을 소개하는데 바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이다. 

 

그리스 로마신화는 지금의 서양을 발전시킨 크리스트교와 함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상측면에서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일지 몰라도 문학쪽에서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전부라 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인문 고전으로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포함한 것은 상당히 신선했다. 박지원을 포함한 것도 그렇고 말이다. 인문 고전을 소개하는 대부분의 책들이 서양쪽에 치중되어 있고 동양은 기껏해야 공자, 맹자 선에서 마무리하는 것을 볼때 말이다.

 

워낙 인문쪽으로 문외한이라 그런지 몰라도 책에서 소개하는 인물과 작품들중에서 처음 접하는 인물과 작품이 꽤 있었다. 마르틴 부버, 잉게 숄, 에른스트 슈마허, 윌트 휘트먼, 라인홀드 니부어, 프리드리히 휠덜린등은 처음 접하는 인물들이었다. 이들이 인류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인류에게 어떤 측면으로든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책에서 소개했을 것이라 보는데 이 책에서 처음 접했으니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인문고전의 퍼즐 조각 중에 빠진 몇몇 조각을 채워졌는지도 모른다. 이들의 책을 읽지는 못했어도 역사측면에서 연대기로 볼 때 채워졌으니 말이다.

 

다행히도 책의 내용은 쓸데없이 어려운 내용으로 써져있지 않다. 최근에 인문고전을 소개하는 대부분의 책들이 일반 독자들이 읽기 편하게 쉽게 써져 있는것처럼 '인문학편지'도 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열심히 읽다보니 책의 내용이 서평이라 해도 무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꼭지마다 책 한권 내지 두 권을 소개하면서 그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 인류에게 미친 영향력을 설명하고 있어 심혈을 기울인 서평으로 부담없이 읽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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