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품격 - 삶은 성공이 아닌 성장의 이야기다, 빌 게이츠 선정 올해의 추천도서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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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자기 과시의 시대다. 어느 누구도 나만큼이나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 조용히 있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시대가 되었다. 겸손보다는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사람들에게 알려야만 하는 시대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스스로 자신에 대해 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오히려 바보 취급까지 받는다. 아무리 능력을 갖고 있어도 스스로 제대로 된 포지션과 마케팅을 하지 못하면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와 달리 겸손은 능력 부족으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이 책인 <인간의 품격>은 부제로 '삶은 성공이 아닌 성장의 이야기다'라고 말한다. 우리 너무 성공에 목메달고 있다. 성공하지 못하면 실패한 인간으로 취급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스로 그렇게 여긴다. 아무리 각자 자신만의 고유한 삶이 있다 해도 남들에게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한다면 실패한 인생으로 규정한다. 자기 과잉이 넘쳐난다. 스스로 뽐낼줄 알아야만 하는 시대다.


저자는 우연히 과거 2차 세계 대전 직후의 축하파티를 보며 깨달음을 얻는다. 전쟁 승리에 도취되어 있을 줄 알았는게 그게 아니었다. 오히려 차분하게 승리를 만끽하기보다는 겸손하게 들뜨지 말자고 한다. 이걸 보며 현대가 얼마나 성공에 달음질하는지 되돌아본다. 그러면서 인생에 있어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책을 쓴다. 이를 위해 '뒤틀린 목재'라는 개념을 알려준다. 이것은 이마누엘 칸트가 했다.


"인간이라는 뒤틀린 목재에서 곧은 것이라고는 그 어떤 것도 만들 수 없다." 우리 자신이 부족한 존재라 자신의 결점을 인식하고 약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겸손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서로 자신의 멋짐과 지식을 뽐내기에 바쁘다. 진정한 지적 겸손은 자신 스스로를 멀리서 바라보며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을 인식하고 자신의 무지, 불확실성, 한계에 대처하는 것이 진정한 지혜다.


개념 설명을 위해 아담1과 아담 2를 알려준다. 아담 1은 다른 사람에게 이겨 성공을 이뤄낸다. 아담 2는 자신 안의 약한 부분을 이겨 냄으로써 인격을 닦는다. 현대에서 대부분 사람들은 아담 1을 칭송하고 따라하고 싶어한다. 곳곳에서 아담1은 활동하며 자신감을 내뿜는다. 이들에게 겸손은 나약함을 나타낸다. 서로 다들 자기가 잘났다고 한다. 성공지향적인 삶은 공허하고 사회가 점점 강박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아담 2는 남들과 비교하고 이기는 것보다는 자신과 싸움이다. 안다고 자랑하는 것이 아닌 모르는 것을 알고자 노력한다. 남들에게 알리기 보다는 자신의 부족함을 갈고 닦는다. 현대에 들어와서 사람들은 자존감이 자신감과 자부심과는 다른데 동일하게 여기기도 한다. 내 경우는 늘 자존감은 높지만 자신감과 자부심은 많이 약하다고 표현한다. 의아하게 생각하겠지만 난 그렇다. 누구와 비교도 그다지 부러워하지 않지만 내가 하는 걸 자신있게 이야기하는데 서투르다.


스스로 과거의 자신보다 더 나은 존재, 시련이 닥쳤을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 그리고 유혹을 만났을 때 굽히지 않는 존재가 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자존감은 도덕적으로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그것은 외적인 승리가 아니라 내적인 승리를 통해 쌓여 간다. 모종의 내적 유혹을 견뎌 낸 사람, 자신의 약점에 맞선 사람, '최악의 경우라 할지라도 견딜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만이 갖게 되는 덕목이다. p.40


사람들이 그토록 성공에 매달리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욕망을 찾기 때문이다. 욕망이란 끝이 없다. 무엇을 얻고 성취해도 그 다음을 추구하게 마련이다. 성공이 전부는 아니고 행복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 자신 내부를 들여다봐야 한다. 목표지향적인 삶은 늘 무엇인가에 시달리고 갈증에 목마르다. 무엇보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나약하고 아는 것이 없는 존재인지에 대해 잊고 살아간다.


자신을 아는 것이 가장 힘들고, 인격 수양의 길은 쉽지 않은지 깨달아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믿고 있는 이성의 능력은 절대로 완전하지 않다. 추상적 사고와 자만심에 늘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인간이라는 한계가 있고 본능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움직일 때 한계가 명확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빅미(Big me)를 추구한다. 그게 아니라 리틀미(Little me)로 겸손하고 절제하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


책은 이와 관련된 8명을 소개한다. 이들은 전부 위대한 삶을 살았다. 성공이라는 잣대로 볼 때는 애매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현재 성공이라는 개념은 부를 소유하는거다. 부가 모든 것은 아님에도 부자냐, 아니냐가 성공의 잣대가 되었다. 성공은 살아가며 마지막 지점이 아니다. 삶은 그보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거다. 그 와중에 세속적인 성공을 할 수도 있다. 남들이 아닌 나 자신이 계속 성장한다면 그것이 진정으로 인간으로 살아가는 스토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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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시간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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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는 해당 언어를 쓰는 사람끼리 합의된 개념이다. 맥락이 더해져 단어가 속한 개념을 사회전체가 받아들인다.  사과라는 단어를 이야기하면 여러 가지 이미지가 떠오른다. 먼저 누군가에게 실수를 한 후에 잘 못했다고 용서를 비는 사과. 배가 고파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사과.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와 연관된 사과. 이처럼 사과라는 단어를 이야기했을 때 여러가지 의미를 갖게 된다. 그렇다해도 대표적인 이미지가 있기 마련이다.


맥락도 없이 사과라는 단어를 외친다. 대체적으로 이럴 때는 먹는 사과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건 공통적인 일반 사람들이 떠올리는 개념이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먹는 사과를 떠올리지는 않는다. 이를 테면 IT계열에 있는 사람은 애플을 떠올리게 된다. 현재 누군가에게 잘 못해서 안절부절했던 사람이 생각하는 사과가 있다. 단어가 생기며 사람들은 공통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글자가 더해져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는 개념이 생겼다.


철학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 있다. 이 들 책은 다양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여기서 상당히 많은 책에서 표현을 특정 단어에 대한 정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단어에 대해 서로 합의된 개념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주구장창 무엇인가를 설파해도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합의가 없다면 헛소리에 가깝다. 이렇기에 특정 단어를 제목으로 한 후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해당 단어에 대한 개념 설명이다.


개념 설명을 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방식은 먼저 한자를 써 왔던 역사에 맞게 단어 뜻을 한자로 풀어 알려준다. 다음으로는 외국 말을 풀어주며 알려준다. 외국 말은 요상하게도 영어를 알려주지만 그 단어의 뿌리인 라틴어로 올라가서 알려준다. 거의 대부분 그런 식으로 단어에 대한 근본적인 개념을 설명한 후에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형식의 책이 참 많다. 가장 확실하고도 머릿속에 잘 넣어주는 방법이 아닐까한다.


사실 이 책 <수련>은 정확하게 이야기해서 철학을 논하는 책은 아니다. 그보다는 제목처럼 '수련'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를 위해 알아야 할 것은 설명한다. 자신을 수련하는 방법에 대해 말이다. 무척이나 다양한 방법이 각자마다 다르다. 흔히 말하는 루틴이 있다. 어떤 상황에 사색하는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저자는 방석으로 이를 만든다. 도시가 아닌 시골에 살며 방석을 놓고 그 위에 앉아 사색한다고 알려준다.

자신을 만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건 생각을 해야한다. 고통스럽게 자신이 누군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남들이 바라보는 나와 내가 바라보는 나는 절대로 일치하지 않는다. 대부분 남들이 바라보는 것보단 내가 바라보는 내가 더 뛰어나다. 이건 아무리 스스로 부정해도 본심이다. 더 문제는 자기 자신에 대해 제대로 고민하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피상적으로 나는 이럴 것이라는 단계에 머물게 된다.


태어나 자라며 살다보면 나란 존재에 대해 딱히 생각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 사회 시스템 안에서 규칙적인 생활패턴대로 살아가면 된다. 나란 개인보다는 하나의 부속품으로 살아가는 걸 발견할 수도 있다.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고 깨닫기 위해 수련해야 한다. 수련이라는 거창하기보다는 나와 오롯이 만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수련은 미래의 나를 그리며, 오늘의 나를 전폭적으로 변화시키는 훈련이다.

이 훈련은 무엇을 더하는 게 아니라 덜어내는 것이다. 불필요한 생각과 말, 행동 등 '오늘 하루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의 목록을 만들어,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쌓인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연습이다.


어찌보면 약간 자기계발 같은 느낌도 든다. 결국에는 과거보다 더 발전한 내가 되고 현재보다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내가 되기 위한 노력이다. 이런 것도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느껴진다. 현대 사회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며 휴식과 자아를 제대로 찾고 싶은 사람에게 또 다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상황이 말이다. 다행히도 책은 어려운 말로 설명하지 않는다. 다양한 단어를 보여주고 개념을 설명하며 인도한다.


여러 가지 개념에 대해 알게되고 그에 대한 생각을 하며 하나씩 깨닫고 알아가는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이 쌓여 나라는 존재를 더욱 탄탄하게 만든다. 남과 다른 나란 존재에 대해 자각하게 된다. 우리 모두는 전부 다른 사람이다. 단 한 명도 똑같은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획일된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수련을 그다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나는 뭐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써서 민망하다.


수련은 하루 이틀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평생을 해도 부족하다. 더구나 무엇인가를 알았다고 끝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무엇인가를 알았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 더 많은 것들을 모른다는 걸 깨닫게 된다. 무엇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우리 삶이 원래 그렇다. 욕심으로 다 가지려 하기보다는 적당히 덜어내는 삶이 더 즐겁고 행복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라는 자아와 정체성을 그래도 어느 정도 알게 된다면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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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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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을 이해하는 데 있어 크게 그리스 로마 문화와 기독교(카톨릭)를 이야기한다. 이 둘은 서양 세계를 이해하는데 핵심이다. 그들의 철학과 세계관이 있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우리가 성리학과 불교를 알아야 되는 것처럼 말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이 라틴어다. 라틴어는 바로 로마에서 핵심이었고 기독교(카톨릭)에서 계승 발전했다. 지금 우리가 배우는 대부분 서양 언어는 라티언에서 파생된 것이 많다.


라틴어는 현재 전혀 쓰는 언어지만 여전히 곳곳에 살아남았다. 영어도 잘 모르는 나도 라틴어 몇 마디는 어느 정도 알고 있을 정도면 라틴어가 얼마나 생명력이 끈질긴지 알 수 있다. 라틴어는 배우기 정말 어렵다고 한다. 프랑스어나 독일어가 한국사람이 배우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 라틴어는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다. 어렵다는 것만 알았는데 이 책인 <라틴어 수업>을 읽어보니 배우지도 않았는데 먼저 질린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 정도였다.


제목은 라틴어 수업이다. 영어를 배우는 것처럼 라틴어를 알려주는 책으로 보인다. 막상 책을 읽으니 라틴어 수업은 맞는데 정작 가르치는 것은 삶이고 인생이다. 인상적인 것은 첫 날, 첫 수업에서 출석체크만 하고 끝낸다고 한다. 다들 수업이 끝났으니 가도 좋다고 이야기한다. 뜻하지 시간을 얻는다. 이건 자유다. 그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의미라고 한다. 나도 이런 거 한 번 해보고 싶었다. 내가 하는 강의에서는 그럴 수 없어 도저히 하지는 못하지만.


저자가 서강대학교에서 초급 라틴어 수업을 근거로 제자들의 노트를 참고해서 저술한 책이다. 라틴어 수업임에도 저절로 라틴어를 근거로 삶을 이야기하고 철학을 논하고 인생을 가르친다. 각 단어와 문구가 뜻하는 내용을 전달하려니 그 숨은 의미를 알려준다. 라틴어는 워낙 오래된 언어라 그 문구가 나온 배경이나 뜻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역사를 설명한다.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며 우리는 배우게 된다. 그 숨은 뜻에서 참 된 의미를.


책에서 서술하는 문구가 강의를 글로 옮겼기에 존댓말로 된다. 이러니 나는 수업을 듣고 있는 느낌이 든다. 저자가 직접 나에게 친절히 설명하니 더 머릿속에 잘 들어왔다. 라틴어라는 다소 생소한 언어를 어떤 선입견도 없이 받아들이니 읽으면서 더 재미있었다. 솔직히 라틴어 자체는 그다지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 보다는 라틴어를 알려주고 그 후에 설명하는 다양한 소재와 주제가 좋았다. 읽다보니 인문학 책을 읽는다는 느낌이 강했다.

라틴어를 잘 하는 사람을 공부를 잘 한다고 한다. 외국에서도 라틴어를 제대로 공부하는 사람 중에 공부 못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라틴어 자체가 워낙 배우기 어렵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워낙 다양한 접근 방법이 생긴다. 이를 근거로 어떤 공부를 하더라도 자신만의 공부 방법이 생겨 이를 통해 공부하니 잘 하게 된다는 거다. 공부에 대해서도 설명하는데 공부를 어떤 의미와 목적이 있어 꼭 할 필요는 없다.


꼭 이유가 없어도 하고 싶어 할 수 있다. 오히려 유치하게 있어 보일려고 하는 공부가 더 좋다고 한다. 남들이 전혀 하지 않고 알지도 못하는 라틴어를 잘 하면 무엇인가 멋있어 보인다는 유치한 감정이 더 중요하다. 그 감정으로 공부를 해서 라틴어를 시작했고 저자는 이렇게 대학교 강의도 하게 되고 책도 펴 낸다. 우리는 의외로 유치한 걸로 더 열심히 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 과목 선생님이 예쁘고 멋있어 공부를 더 잘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지 않는가. 그와 똑같은 거다.


특히나 이 책이 더 큰 울림이 있었던 것은 역시나 저자 본인의 경험이 녹아 있기때문이다. 먼저 아버지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어머지가 돌아가신 이야기가 나온다. 공부를 하며 어머니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고 편지를 보냈다. 마지막에 어머니가 자신이 보낸 손 편지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는 걸 알고 눈물을 쏟는다. 더 잘 해드릴껄. 더 자주 올껄. 편지라도 보내드릴껄. 본인이 읽지 못해도 읽어달라며 많이 읽으셨다고 하는데.


우연히 사막에 여행을 가게 되었다. 거기서 순간 기절한다. 남들과 달리 어쩔 수 없이 호텔에 남아 있다. 그 과정에서 인생과 삶, 죽음에대해 고민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준다. 이처럼 단순히 라틴어는 하나의 매개체일 뿐이다. 라틴어로 보여주는 문구와 단어로 갖고 자유자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설명하는 것은 따분해도 역사적 사실과 함께 이야기로 어떤 내용을 풀면 그것만큼은 너무 좋아한다.


익숙하지 않은 라틴어를 갖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니 재미있게 읽었다. 라틴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다. 영어도 못하는데 라틴어는 무리다. 그럼에도 서양이라는 세계를 알기위해 라틴어는 흥미롭다. 다양한 라틴어와 함께 들려주는 풍부한 배경설명과 여러 소재는 매 단락마다 지적 충족도 해줬다. 특정 분야를 올곧게 계속 파고 또 판 사람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풍요롭고 깊은 우려냄이 있다. 많은 사람이 선택한 책은 분명히 이유는 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마지막 학생들의 글은 안 읽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라틴어를 통한 인생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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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하는 이유 - 소세키와 윌리엄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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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단어 - 자존,견,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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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결정 - 행복하고 존엄한 삶은 내가 결정하는 삶이다 일상인문학 5
페터 비에리 지음, 문항심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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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이 스스로 결정 내려 행동한다고 믿는다. 여기서 믿는다는 표현이 중요하다. 믿는것과 실제는 다른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본인이 믿을 뿐 정작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내가 한 결정에 움직이는데 아니라는 표현이 거슬릴 수 있다. 내가 바보인지 아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결정이라는 단어에서 타인이 끼어 들 여지는 없어 보인다. 밥 먹는 것도 내가 하는 것이고 무엇을 선택하는 것도 내 의지로 하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우리가 내리는 결정의 대부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영향을 받은 결과인 경우가 많다. 이번 주에 특정 장소로 놀러가기로 했다. 그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하룻밤 잠자고 온다. 이런 결정은 본인이 내렸지만 갑자기 그 장소로 가고 맛집을 간 가장 큰 이유는 사실 TV에서 본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장소이고 맛집이다. 그걸 굳이 찾아 가기로 했다. 이런 일은 무척이나 비일비재하다. 결정은 내가 했으되 그 원인은 나로부터가 아니다.


사실 결정은 나로부터 나와야 한다. 많은 부분에 있어 나로부터 나오는 결정이 드물다. 주변 영향을 받으며 선택하고 결정한다. 출발점이 내가 아닌 주변에서 받아들이는 모든 것이다. 자기 결정을 제대로 하려면 무엇보다 자기 인식을 먼저 해야한다. 자기 인식이란 결국 나란 누구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는 나로부터 출발하기도 하지만 타인과의 차이점에서도 알게 된다. 나라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뿐이 없다.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나지만 이걸 인식하지 못한다. 자기 인식에서 나는 출발해야 한다. 이걸 못하기에 어렵다. 중심이 나라고 늘 생각하고 모든 판단을 내가 내리지만 정작 자기 인식이 부족하니 늘 허전하고 무엇인가 채워지지 않은 느낌이 강하다. 어떻게 보면 나라는 사람은 내가 인식하고 있는 범위의 총합이다. 내가 인식하는 곳이나 것까지 나라는 사람을 규정할 수 있다. 처음 가족만 만날 때는 기껏해야 내 인식 범위는 그 정도에 멈춘다.


어린 아이가 가질 수 있는 인식의 최대범위다. 자라면서 만나는 사람이 좀 더 다양해지며 인식범위는 그만큼 넓어진다. 나와 완전히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그가 나에게 불편함을 선사할 수 있어도 내 인식범위는 그만큼 확장된다. 인간이 인식할 수 이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고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뻔해진다. 타인을 통해 내가 규정된다고 할 때 자연스럽게 현재 만나는 사람들로 내가 정립된다.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인간은 어쩔 수 없이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책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한다. 현대에 와서 꼭 반드시 책일 필요는 없고, 문화라고 불리는 영화, 드라마 등도 충분한 인식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다. 예전부터 인간에게 내려오는 미술과 음악도 충분히 그 역할을 한다. 미술은 그림을 보며 느끼는 감정을 통해 나라는 사람을 마주하게 된다. 음악은 같은 음악이라도 듣는 사람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리 들린다. 


이런 점이 문화를 가까이 해야 하는 이유다. 문화는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지만 그에 앞서 나라는 사람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하는 매개체로 역할을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역시나 독서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는 바로 인간은 언어를 사용하는 동물이라 그렇다. 생각하는 모든 것의 출발점은 언어에서 시작된다. 언어는 한 개인의 사고력을 지배한다. 한국인으로 태어나면 한국어에 맞는 사고를 하게 되고 영어를 쓰는 곳에서 태어나면 영어로 사고를 하게 된다.


이건 엄청난 큰 차이다. 언어가 갖는 미묘한 뉘앙스와 전달력, 그 함축이 쓰는 사람을 지배하게 마련이다. 이 언어를 제대로 쓰는 것은 많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나를 깨닫는 것은 타인으로부터 오기도 하지만 글을 쓰며 나를 찾기도 한다. 아니, 글을 쓰다보면 오롯이 서 있는 나를 마주하게 된다. 모든 것을 배제한 나를 만났을 때 비로서 나는 드디어 자기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다. 오늘 내가 내린 결정과 생각은 과연 진정으로 나 스스로 내린 것일까. 


아쉽게도 절대로 그럴 수 없다. 이건 나를 만나고 자기 인식을 했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사실 자체를 인식하고 있느냐 여부다. 여기서 인식을 정확히 하기 위해 아는 것과 체험한 것을 구별해야 한다. 아무리 알고 있어도 체험하지 않으면 제대로 되기 힘들다. 운동이 좋다고 알고 있는 것과 직접 운동으로 몸이 건강해진 사람이 갖고 있는 운동의 효용성은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모든 것을 다 체험할 수 없으니 우선 인식이라도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지만.


이 책인 <자기 결정>은 페터 비에리가 강연한 내용을 책으로 펴 낸 것이다. 저자가 누군가 하면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쓴 파스칼 메르시어다. 그가 필명을 바꿔 책으로 펴 낸 소설이다. 이 책 내용은 겨우 100페이지 밖에 되지 않아 부담스럽게 읽을 수 있다. 책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책 두께에서 오는 부담감을 훌훌 털어내고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 나란 누군인가. 이에 대한 답을 짧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내가 인식하는 나와 타인이 인식하는 나를 깨달아 자기 결정하는 단계로 가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살짝 더 내용이 있었으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란 누군인가에 대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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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미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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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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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 -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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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 재미와 놀이가 어떻게 세상을 창조했을까
스티븐 존슨 지음, 홍지수 옮김 / 프런티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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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스티븐 존슨의 책은 벌써 3번째이다. 저자는 나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생각지도 못한 분야를 끌어들인다. 전혀 연관성이 없어보이고 생각지도 못한 분야가 발전하고 영향을 미쳐 인류 발전에 시작이 되었는지 알려주는데 탁월하다. 억측이라고 볼 수도 있는 점은 있지만 그래도 이런 발상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지식이라는 것이 그렇다. 무엇인가 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쌓는다고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특정분야의 지식만 쌓아도 충분했다. 그것만으로도 먹고 사는데 지장없었고 그 정도의 지식만으로도 다양하게 우려먹을 수 있었다. 사실 지금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제는 워낙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아 어줍찮은 지식은 오히려 독이 된다. 나만 알고 있다는 자만감이 발전은 커녕 정체만 불러일으킨다. 더구나 나보다 특정 지식을 더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 알려지지 않아 그렇지 상상할 수 없다. 갈수록 이런 지식과 융합이 중요해진 이유다. 


무엇보다 창의력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걸 잘 결합해서 새롭게 보이는 것이다. 더이상 무에서 유란 있을 수 없다. 어느 정도 새롭게 없던 것이 생기는 시대는 지났다. 익히 알고 있는 걸 다른 것과 결부되어 보여줄 때 신선하고 새롭다. 그런 세상이 되었다. 그 점에서 지금까지 읽은 스티븐 존스은 재미있고 생각지 못한 다양한 요소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발전시켰고 내 삶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알려줬다. 이번 <원더랜드>는 재미와 놀이를 갖고 알려준다.


아쉽게도 전작들에 비해서는 다소 재미와 흥미가 덜했다. 이번 책은 재미와 놀이가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켰는지 알려주는 책인데 말이다. 제목을 보면 다음과 같다. 패션과 쇼핑, 음악, 맛, 환영(유령), 게임, 공공장소. 저런 것들이 분명히 사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쉽게 납득은 간다. 여기서 말하는 영향은 인류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된 걸 의미한다. 음악을 예를 들면 덕분에 인류가 감수성을 유지하고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가 아닌 그로 인해 지금의 컴퓨터가 발전할 수 있었다는 걸 알려준다.


책 내용 중 일부를 보면 이렇다. 대항해시대와 유럽이 인도를 각종 금 등을 찾으러 갔다고만 알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 염료때문이라고 한다. 바로 의상을 제작할 때 색깔을 내는 그 염료말이다. 옷을 단순히 입는데 그치지 않고 유행이 되었다. 그 염료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지브롤터 해협을 건넜다. 달팽이가 내뿜는 검은 액체로 만든 자줏빛 염료를 섞은 자줏빛 의상은 신분의 상징이 되었다. 생각지도 못한 패션이 인류를 변화시킨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산업혁명의 시발점이 되었던 기계의 발명도 마찬가지다. 당시에 면섬유를 통한 직물 산업의 발달이 바로 여성들의 유행때문이었다. 숙녀들이 걸치는 옥양목이 유행하며 이를 더 대량생산할 기계를 만들었다. 일련의 방직기계의 발명은 증기기관까지 이어진다. 한 때 영국 경제가 거들나게 생겼다고 박해를 박던 옥양목 귀분인 덕분에 영국 경제는 오히려 산업과 경제에서 막강한 위세를 갖게 되었다. 그것도 그 이후로 1세기나 지속되는 제국으로 말이다.


음악이다.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게 만드는 요소로 인간이 인간임을 증명하는 하나의 증거. 우리가 쓰고 있는 컴퓨터가 바로 이 음악에서 발전한 것이라면 믿기는가. 음악이 저절로 연주되는 기계를 만들었던 것부터 시작해서 정보 입력 장치였던 펀치 카드는 키보드로 발전했다. 저장 장치는 자기 테이프로 변했는데 이 둘 모두 음악에서 연주하거나 녹음하기 위해 발명된 기술이었다. 키보드만 해도 피아노와 같은 것과 유사하다. 컴퓨터가 아무리 발전해도 이를 입력하는 키보드가 없었다고 생각해보라.


책에는 재미있는 흥미로운 내용도 나온다. 통후추는 과거에 화폐 역할을 했다. 임대료를 후추 몇 파운드로 지불하는 것은 유럽 일부에서는 1900년대까지 있었다고 한다. 과거에 향신료가 중요한 무역이었다는 것은 안다. 이를 통해 수익을 올려 부를 축적한 베니스, 암스테르담, 런던은 예술과 건축물을 선보일 수 있었다. 영국이 인도와 후추를 거래하지 않았다면 유럽은 굳이 일부러 배를 타고 인도로 더 빨리 가려는 방법을 찾으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로 인한 인류 발전은 말 할 필요도 없다.


유령은 늘 미지의 대상이자 호기심의 영역이었다. 유령을 보여주기 위해 시작된 기술은 영화까지 번진다. 또 다시 현재 대중 문화의 발전까지 이어졌다. 이에 대한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가 함께 있긴 하다. 예전에는 뛰어난 업적이 있어야 유명인이 되었다. 그 후에 무대나 화면에서 뛰어난 인물인 척만 해도 유명인이 되었다.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다. 그저 자신의 일상생활을 사람들에게 대중매체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유명인이 된다. 그럴 아무런 이유가 없는 사람들도 말이다.


이런 식으로 책은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어떤 식으로 발전하고 변신하면서 인류 발전에 영향을 미쳤는지 알려준다. 그저 인간이 재미를 추구하고 놀이를 즐겼을 뿐인데 말이다. 의도하지 않게 나비효과라는 표현처럼 되었다. 결국에는 지금 하고 있는 그 어떤 것이든 무의미한 것은 없다. 내가 늘 지나고보면 전부 의미를 지니게 된다고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걸 내가 무의미하게 보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의미있는 행위로 변경시킬 수 있다. 누가 또 아는 가 그것이 인류발전에 영향을 후대에 미치게 될지.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전작보다는 다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말랑한 머리를 만들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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