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읽는다 - 강상중의 청춘독서노트
강상중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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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중. 청춘. 두 단어의 조합은 이상하게 어울린다. 하다보니 강상중이라는 사람의 책을 읽게 되었고 책을 읽고 좋았다. 의도치 않게 강상중의 책을 역순으로 읽게 되었다. 가장 최근 책을 읽은 후에 이곳 저곳 도서관에서 발견하여 읽게 되었는데 신기하게도 출판 년도가 이번 책이 가장 오래되었다. 처음 읽었던 책이 일본의 원전 사태와 저자의 아들 자살에 따른 생각을 굿내림식으로 쓴 책이었다. 분량이 짧으면서도 내용의 깊이가 있어 끌리게 되었다.

 

이번 '청춘을 읽는다'는 강상중의 쓴 책이라는 것을 알고서는 별 주저함이 없이 곧장 집어 들어 읽게 되었다. 자이니찌라는 특수한 신분으로 살아가는 경계인으로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삶을 살아가지만 대학교수로 일본 TV에도 출연하며 어느 정도 지식인으로 성공한 삶을 살아가게 된 묘한 위치에 있는 저자의 상황에 호기심이 생기고 그가 하는 이야기에 관심이 갔기에 강상중의 책은 읽게 되는 듯 하다.

 

'청춘을 읽는다'는 저자의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을 몇 권의 책과 함께 소개하는 책이다. 몇 몇 작품을 읽었던 시기와 그 시기에 자신에게 벌어졌던 경험과 생각들에 대해 적으면서 현재의 자신과 비교한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 나에게 어떤 책이 이 책에서 소개된 것과 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나라는 사람을 만든 든든한 책이 있을까하고 궁금했는데 얼핏 생각하니 딱히 이것이라고 이야기할 만한 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딘지 상대적으로 괜히 추억없는 청년시절을 보낸 것이 아닐까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나 나름대로 의미있는 청춘시절을 보냈을텐데 이 책에서 언급된 책들만큼 길고 길게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은 언뜻 떠오르지 않아서. 책에서 총 5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책들은 단순히 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 자신의 삶을 언급하기 위해 필요한 책들로 구성되어 있다. 소개 된 책 전체가 저자 삶의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고 그 중에 일부나 전체를 관통하는 개념과 사상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강상중씨의 책은 통통 뛰는 맛도 없고 깊고 깊은 사색을 해야만 알아들을 수 있는 글도 아니다. 조용한 찻집에서 서로 마주보고 앉아 희미한 미소를 짓고 차를 두 손으로 들며 차 냄새를 음히하며 차에서 나오는 연기를 바라보며 상대방과 함께 담소를 즐기는 느낌이다. 심각하지도 않지만 떠들썩하게 웃어재끼며 이야기하는 것도 아닌.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아주 가끔 감탄사나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느낌의 글쓰기다.

지금까지 강상중의 책과 달리 이번 책은 상대적으로 별로였다. 변함없이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의 이야기는 나온다. 이번에는 아예 그들이 쓴 책을 하나의 장으로 전부 서술하고 있으니 더이상의 언급은 필요없다고 생각될 정도다. 읽으면서 궁금한 것은 도대체 언제부터 강상중은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에 대한 이야기를 책에서 언급했던 것일까? 또는 그의 글에서 이 둘의 이야기가 시작된 것일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두 사람의 글과 사상을 통해 자신의 의견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언급하고 그들의 작품에서 펼쳐지는 세계를 통해 현재 이곳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어떤 의미에서는 은유적으로 표현하는데 굉장하다고 생각된다. 이토록 집요하게 오래도록 두 저자를 갖고 모든 상황을 연결해서 풀어낸다는 것이 말이다. 그러다보니, 짧다고 하면 짧은 시간동안 강상중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다보니 스스로 피로해진 측면이 생긴 듯 하다.

 

'산시로', '악의 꽃', '한국으로부터의 통신', '일본의 사상',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가 언급되는 책들이다. 이 책들을 통해 저자의 젊은 시절 경험을 소개한다. 시골에서 올라와 정신없고 이질감을 느꼈던 도쿄의 생활. 도쿄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갔던 삶. 한국에 갔다 와서 일본 이름을 버리고 한국 이름으로만 살게된 배경.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경계인으로 살아갔던 청춘의 시기. 초라한 한국에 비해 마천루가 올라가고 세계에서 주목받던 일본의 도쿄에서 살면서 자본주의에 대해 느낀 이야기가 책에는 실려있다.

 

이전 책에서도 강상중의 젊은 시절과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는 뜨문 뜨문 언급되며 알게 되었는데 이번 책은 집대성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한다. 이미, 자신의 젊은 시절에 대해서 초창기에 거의 다 언급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렇게 되면 생각지도 못하게 강상중이라는 인물에 대해 상당히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야 될 것이다. 실제로, 아들이 자살했는데 이 책을 보니 - 아들 자살 훨씬 전 책이다 - 본인도 자살을 생각해 본적이 있다고 한다.

 

일본인이면서 일본인이 아니고 한국이름을 갖고 있지만 한국인이 아닌 경계인. 일본의 내부에 대해 알려주고 한국에 대해 객관적으로 알려주는 저자가 강상중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어떤 것에 대해 알려주는 정보자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에 대해 늘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를 통한 성찰로 사색을 권하는 책이 아닐까 한다. 어딘지 비슷한 듯도 하지만 사색의 종류가 같으면서 달라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좋다. 비록, 이번 책은 다른 책에 비해 다소 별로였지만..

 

쓰고 보니 강상중과 청춘이 어우리는 이유에 대해 쓰지 정확하게 않았는데 그의 책에는 늘 청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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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시대 -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지혜와 만나다
김용규 지음 / 살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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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김용규의 책을 우연히도 보름동안 두 권을 읽게 되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였는데 그렇게 되었다. 첫번째로 읽은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은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다. 이번 '생각의 시대'는 그런 기억이 남아있었기에 쉽지 않은 책이라 생각하며 읽었지만 어느정도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했다. 첫번째 책은 신에 대한 책이고 이번 책은 인간에 대한 책이라 할 수 있는데 불행히도 나는 신보다는 인간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었던 듯 하다.

 

신에 대한 이야기는 비록 쉽지는 않아도 이해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모르는 용어들은 어쩔 수 없어도 전체적으로 흐르는 큰 개념과 줄거리는 잘 쫓아 갈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은 모르는 용어도 많이 나왔고 전체적으로 흐르는 큰 개념과 줄거리는 잘 쫓아갔지만 군데 군데 구멍이 난 것은 어쩔 수 없다. 생각해보니 어릴때부터 종교적인 환경이었고 꼭 기독교가 아니라도 다양한 종교의 이야기를 접하고 읽었기에 큰 어려움 없이 쫓아 간 듯 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개인적으로 철학쪽 분야가 약한 것도 있겠지만 저자의 주 분야인 신이 아니라 다소 어렵게 글이 나온 것이 아닐까하는 추측도 해 본다. 그보다는 내 수준의 얇음이 문제지만.

 

책 제목이 '생각의 시대'이다. 지금 현재가 생각의 시대인지 과거 언제를 생각의 시대로 한 것인지는 표지에 명확하게 나온다. 과거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단다. 디지털 치매라는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현대인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한다. 분명히 과거의 사람들보다 현대인들은 훨씬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갖고 있다. 현대인이 과거로 가서 이야기를 해도 별 무리가 없지만 과거인이 현대로 오면 이야기를 전혀 못알아들을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지식과 정보라는 차원에서 볼 때 과거에 비해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룩해낸 인류는 역설적으로 지식과 정보의 과잉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어느 누구도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똑바르고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은 없다. 그들마저도 모든 지식과 정보를 전부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절름발이라는 표현은 실례일 수 있지만 어느정도 절름발이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지식인의 한계다. 지식인들이 인문적인 지식과 정보가 넘쳐난다고 해도 과학에서 출발하고 있는 엄청난 정보가 지금도 꾸준히 새롭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 이를 게을리하면 그 즉시 시대의 흐름에 도태되고 만다.

 

그 이유는 인문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고 철학은 사람의 생각에 대한 이야기인데 과학이 발전하며 예전 철학에서 이야기했던 많은 생각으로 떠들고 그럴 것이라 추측했던 부분들이 하나씩 하나씩 과학적으로 발견하고 반증되어가고 있다. 인간의 뇌에 대해 생각으로 그쳤던 철학자들의 분야가 가설을 통한 실험과 fMRI등을 통해 인간의 뇌를 들여다보는 수준으로 발전하며 철학의 자리를 대신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심리학은 어느새 철학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

 

갈수록 사람들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노촐되는 다양한 정보에 치여 전부 소화하지도 못하고 씹을 틈도 없이 통채로 넘기고 있다. 씹지도 못하고 넘어간 지식과 정보들은 영양분이 될 시간도 없이 전부 항문으로 나오고 있다. 과다한 음식섭취가 영양분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지방으로 변해 인간의 모습을 변해버리는 것처럼 이런 지식과 정보는 인간을 똑똑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지만 일정 이상의 지방처럼 쓸데없다. 지식마저도 전혀 필요도 없는 연예인의 시시콜콜한 가십거리까지 포함되어있으니 더더욱.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은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 위해서다. 아는 것이 없으면 생각이라는 것을 하지 않게 된다. 인간이 지금처럼 엄청난 지식폭발을 한 것이 바로 아는 것이 점점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생각을 하는 인간들이 점점 많아지면서다. 고대시대에는 지식보다는 본능적으로 움직였고 먹고 사는데 급급했다. 지식이라 할 말한 그 무엇인가가 있지 않았다. 이러한 인간은 어느순간 동물을 완전히 지배하고 지구에 진정한 주인이 될 정도가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인간이 생각이라는 도구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생각의 시대는 동양은 배제하고 서양위주로 이야기한다. 그중에서도 그리스시대에 집중을 한다. 최초의 지식은 보편성을 획득하기위해 시작되었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다 통하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보편타당한 개념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지식이 발전하여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동물이 어떤 것을 발견해도 자신만 알고 끝이 나지만 인간은 이를 누가 봐도 알 수있도록 보편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지식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한다.

 

이 후에 동양은 종교와 도덕이 발달하지만 서양은 학문과 예술이 발달했다. 서양의 과거로 들어가 지식과 생각에 대해 탐구하는 여정이 그래서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약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동양도 충분하게 학문과 예술이 발달했다. 전 지구적으로 서양이 득세를 하고 있어 서양의 문물들이 현대인들에게는 필수적인 지식으로 보편화되었을 뿐이라고 보는데 인도, 중국만 하더라도 과거에는 엄청난 사상이 있어 전부 다 알기에 힘들정도라고 보는데 이런 부분에서는 너무 획일적인 잣대로 본 것이 아닐까 한다.

 

책에서 중요한 개념이 많지만 그 중에서 핵심적인 개념이 '개체발생이 계통발생을 반복하다'이다. 아주 작은 지식이 발전하여 생각을 만들고 이를 통해 인류가 발전했다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최초의 지식은 범주화라고 할 수 있다. 흔히 패턴이라고 많이 표현하는데 우리가 보는 많은 것들을 특정 범주로 집어넣고 이해를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호랑이, 치타, 표범등을 같은 범주로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들도 같은 범주로 묶어 이해할 때 보다 이해가 편하고 설명하기도 쉽고 받아들이기도 쉽다. 이를 위해 인간은 범주화를 하는 특성을 갖게 되었는데 이 범주화로 인해 인간은 끊임없이 실수를 한다는 점은 책에서 언급되지는 않는다.

 

서양에서 생각의 출발점은 플라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리스를 비롯한 철학자들로 시작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 호메로스의 작품들이 바로 서양의 생각의 출발점으로 본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우리들도 알고 있는 트로이의 목마가 나오는 이야기인데 일리아스를 통해 보편화와 범주화를 서양사람들이 터득하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 알게 되었는데 호메로스는 꼭 한 명이 아닌 당시에 떠돌던 이야기를 묶은 이야기라고 하는데 저자는 그쪽으로 본다고 한다.

 

서양에서 지식이 발전하여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고 그 생각들을 본격적으로 펼친 인물들은 그리스 철학자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철학자라 불리지만 당시의 철학자들은 뛰어난 지식을 갖고 생각을 거듭하여 과학자이자 의사이자 법전문자가이자 모든 분야에 통달한 사람들이다. 이 철학자들 덕분에 현대의 인류가 지금처럼 발전하고 발달된 문명을 이룩하여 살아갈 수 있었다고 본다. 꼭, 그 철학자들만의 공로는 아니겠지만.

 

생각이 처음 펼쳐진 시대로 돌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려준 후에 생각을 하기 위해 5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그것은 '메타포라(은유)' '아르케(원리)' '로고스(문장)' '아리스모스(수)' '레트리케(수사)'이다. 이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하는지 보여준다. 이 부분은 단순히 이렇다고 알려주는 것을 넘어 자신의 자녀들에게 적용하면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울 수 있다고 하는데 아예 이 책을 자녀 교육서로 읽히는 것도 좋아 보였다.

 

어정쩡한 자녀 교육을 알려주는 책에 비해 현재 유행하고 있는 인문을 접목한 제대로 된 인문적인 고찰을 통한 자녀교육이라 보였다. 이미, 과거의 선현들이 적용하고 전수한 방법이니 괜찮아 보였고 현대에 어떤 식으로 적용할 것인지도 알려줘서 꼭 자녀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적용해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였는데 그 중에서도 글을 쓰고 책을 펴내고 있는 내 입장에서 참고가 되는 글이 참 많았다. 한 마디로 그 전에는 이론적인 부분은 전혀 감안하지 않고 글을 썼다면 내가 쓴 글들이 저런 이론적인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뒤늦은 앎이 왔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생각의 폭발적인 발전은 말이 아닌 로고스(문장)라 불리는 글에 의해서다. 이런 이유로 생각의 시대를 개인적으로 글이라는 타이틀로 소제목을 적었다. 사라지는 말을 보전하기 위해 외워서 후대에 넘겼다면 글이 생기면서부터 보다 확실하게 정확하게 생각을 후손에게 넘길 수 있었고 보다 많은 지식을 전달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말이 아닌 글이 나를 폭발적으로 발전시켰고 지식을 확대, 확장시키고 스스로 생각이라는 지점으로 넘어갈 수 있는 영역까지 이르렀다.

 

문맹인 사람들에게 실험을 한 결과 보편화와 범주화에 어려움을 겪고 회피하는 것을 보여줬고 이들에게 약간의 힌트를 주면 이들도 그 즉시 보편화와 범주화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것을 보면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은 인간이 인간이기를 나타내는 유일한 도구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을 줄 알고 쓸 줄 아는 세상이다. 그런데도 생각이라는 지점까지는 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나마저도 생각이라는 영역에서 무엇인가 감히 외치지 못하지만.

 

'생각의 시대'는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그래도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치고는 쉽게 설명한다. 김용규라는 저자의 내공이지 않을까 싶다. 어려운 것을 쉽게 풀어내는 능력이 진정한 능력인데 사람들은 어려운 것을 어렵게 이야기해야 능력자로 보고 쉽게 이야기하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한다는 폄하를 한다. 나도 그런 폄하를 많이 당한다.(내가 능력자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지만 흥미롭게 지적 탐구를 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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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것 - 혼돈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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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웃고 있는 모습은 아니지만 약간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을 응시한 남자가 서 있는 표지 사진이 있다. 매번 비슷한 모습으로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인물이 강상중이다. 어떤 끌림에 의해 그의 책을 처음에 집어 들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딘지 나와 코드가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철학적인 이야기인 듯 현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어려운 용어로 잘난체하지 않고 담백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글이 마음에 들었다.

 

끌린 이유 중에 하나는 어딘지 어려울 책같은데 책의 두께가 얇았다. 어려워 보이는 책이 두께까지 두꺼우면 엄두가 안나게 마련인데 그나마 200페이지 정도라서 읽어 볼 만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강상중과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늘, 소셰키와 막스 베버를 이야기하는 저자. 현재 벌어지는 모든 현상을 이야기할 때 어김없이 소설가인 소셰키와 철학자인 막스 베버가 등장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강상중.

 

잡다하게 이 사람, 저 사람에 대하여 아는 것보다 몇몇 사람을 정확하게 알고 그들의 사상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게 해 준다. 박학다식이 깊이와 함께 우러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단지 두 사람만을 파고 들어 모든 것을 꿰어 맞춘다면 그 편협함에 치를 떨 수 있지만 다양한 사상을 접하고 철학을 갖고 있지만 그 뿌리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글 내용은 김상중의 책을 읽을 때 마음에 드는 전개이다.

 

본인이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자이니치로써의 삶이 가져다주는 이중적인 경계인으로써의 고뇌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역시나 김상중이라는 작가의 글을 읽는 재미다. 책을 읽어보면 자신을 제외한 가족은 전부 한일전의 스포츠 경기가 열리면 무조건 일본을 응원한다고 한다. 자신은 야구는 한국을 응원하고 축구는 일본을 응원하다고 한다. 약한 팀을 응원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고 하는데 일본에 살고 있는 경계인으로써 참으로 재미있는 선택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기존에 읽었던 책이 특정 주제를 갖고 일관성있는 이야기를 하는 책이였다면 '살아갈 것'은 강상중씨가 아사히신문에서 발행하는 아에라잡지에 4년 동안 기고한 글들을 묶어 책으로 펴 낸 것이다. 책 내용을 읽다보면 일본 신문의 잡지에 기고한 글인데 자신의 정체성과 일본에 사는 한국인도 아닌 일본인도 아닌 사람으로써의 이야기에 대해 가감없이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는 점이 다소 놀라웠다. 

 

한편으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몰랐는데 강상중씨는 이미 일본에서 유명인이였다. TV에 나가 토론도 하고 미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할 정도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보니 자신에 대해서 대중들은 이미 익히 알고 있으니 굳이 그 점을 의식하며 절제하기보다는 자신의 상황을 그대로 가감없이 솔직히 밝히는 것이 대중들에게 더욱 사랑을 받는 요소가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잡지에 기고한 글이다보니 그때마다 일본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 또는 자신이 현재 하는 일과 관련되어 있는 이야기를 현장감(당시로써는)있게 이야기를 한다. 자연스럽게 지금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내용을 글로 썼을 것이라고 짐작이 된다. 서문에서도 4년동안 쓴 내용이 지나고 보니 기록이 되었다는 식의 표현이 있는 것을 보면 쓸 당시에는 의식하지 않았지만 지나고 보니 쓸 당시에는 현재였던 것들이 쌓여 과거의 기록이 되어 반추할 수 있게 되었다.

 

매번 쓸때마다 어떤 주제로 쓸까하는 고민을 했었을 것이라 보는데 어떻게 보면 중구난방으로 이런 저런 주제에 대해 썼다고 생각했겠지만 그 내용들을 비슷한 주제로 묶다보니 '지금 내가 있는 자리' '사랑과 꿈 그리고 가족' '청춘에 대한 고민' '잊을 수 없는 사람들' '내가 마주한 세상' '시대의 경계인, 자이니치'가 나왔고 끝에 가서 '이츠키 선생과의 대담'을 선 보인다.

 

저자가 글을 쓸 당시가 일본 대지진이라는 누구다 다 알고 있는 엄청난 사건이 있고 한국과 일본을 왕래하다보니 일본이야기뿐만 아니라 한국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나오고 북한에 대해서도 나오고 글을 썼던 일본의 상황에 대해서도 나오니 저절로 과거를 떠 올리면서 책을 읽게 된다. 내가 경험했고 생각해 봤던 바로 직전의 과거에 일어난 일(이제 역사라고 해야 하나?)이 나오다보니 더 추억이 새록새록했다고 할까?

 

다른 책에서도 강상중씨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확실히 잡지에 기고한 글이라 좀 더 편안하게 자신의 일상과 관련되어 있는 내용을 표현하다보니 - 자주 쓰려니 자신의 일상을 글로 풀어낼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한다 - 보다 더 강상중이라는 인물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고 더 잘 알게 되었다. 그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서 의외로 미주알 고주알 언급을 해줘서 덕분에 어딘지 저 위에 있는 인물이 한 발 내려온 듯 했다.

 

모든 작가의 책이 그런 것은 몇 몇 작가는 우리나라에 소개될 때 한 명의 번역자가 지속적으로 번역을 해서 작가의 뉘앙스를 잘 살린다고 하는데 이 책의 번역자인 이경덕씨는 지속적으로 강상중씨의 책을 번역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책이 어딘지 모르게 더 친숙하게 읽힌다. 그래도, 일본 말은 우리 말과 비슷한 것들이 많고 같은 문화계통이라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은 적다고 생각은 되는데 그래도 미묘한 뉘앙스를 잘 살리는 것은 중요하다고 보인다. 

 

강상중씨의 책은 깊이가 있지만 잘난체가 없다. 본질은 논하지만 강요를 하지는 않는다. 위트는 없는 듯 보이지만 진심이 보여 아주 살짝 경련과같은 떨림정도의 희미한 미소가순식간에 나타나게 만든다. 아마도, 강상중씨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시선을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고 있어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나는 자이니치와 같은 경계인도 아닌데 왜 그런 공감이 생기는 것일까? 그런데, 그건 지극히 상식적인 부분이 세상에서 통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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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 게임 - 어떻게 최소의 위험과 비용으로 목적을 이룰 것인가?
다리오 마에스트리피에리 지음, 최호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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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구를 지배하고 통치(??)하고 있는 동물은 인간이다. 지구를 지배한다고 지구를 내 맘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구의 모든 구석 구석에서 거의 유일하게 생존해서 살고 있는 동물인 것은 사실이다. 단순히 생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동물위에 군림하고 있다. 인간이 마음만 먹으면 공존이 아닌 파멸을 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인간이 감히 동물과 비교가 되고 동물이라고 표현한다면 그다지 썩 유쾌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어쩌랴? 그게 사실인 것을. 인간은 동물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영장류에 속하는 동물이다. 실제로 유전적으로 98% 일치한다고 하니 이 정도면 놀라운 유사성이 아닌가한다. 친자확인을 할 때 99%면 무조건 가족이라고 하니 1%정도만 다른 인간은 동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인간은 인간이다. 지식을 축적시킬 수 있어 인간이 지구를 지배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한다. 다른 동물들은 대부분의 지식이 당대에만 통용되고 본능만이 유전되지만 인간은 지식이 사장되지 않고 다음 세대에 넘겨줘서 지식이 축적되고 축적되어 점점 다른 동물들을 능가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른 동물들처럼 본능은 계속 유전적으로 사라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나는 절대로 그럴 일이 없는 고고하게 학식이 있고 동물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자신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엄청나게 착각을 하고 있는 것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동물이다. 차라리, 이걸 인정하고 자신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 더욱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스스로 동물같은 행동을 조심하면 되니 말이다.

 

만만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분명히 아니지만 '영장류 게임'을 읽으면 내가 왜 동물인지 깨닫고 내가 하는 행동과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많은 현상들이 인간이라고 하는 고등동물이 본능적으로 하는 행위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 낯선 사람이 존재한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움찔하고 상대방을 의식한다.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며 다른 짓을 하면서 긴장을 해소하려 한다. 대체적으로 핸드폰을 보거나 멍하니 시선을 위로 올리며 숫자의 변동을 지켜본다. 그나마, 아이가 있다면 엘리베이터 안의 훈기가 달라진다.

 

이런, 긴장이 생기는 이유는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헤코지를 할지 모른다는 공포때문이다. 방법은 한 가지다. 상대방에게 눈 웃음을 짓는 것이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는 너와 적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면 된다. 한 편으로 여러 명이 함께 탈때는 의식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설마하는 안도감이 방심(?)하게 만든다. 이런 심리 상태와 행동은 인간만이 아니라 원숭이들에게도 나오는 특성이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확실한 반응을 보인다. 서로가 털을 쓰다듬어 주는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는 것이다. 인간과 달리 권력 관계가 확실히 드러난다는 점이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한 명은 복종을 하고 한 명은 다스린다. 서로 털을 쓰다듬는 시간이 다르다. 또한, 자신보다 권력이 있는 상대방에게는 친근감을 표시하며 달려들지 않는다. 우리 인간은 이런 행동을 직접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고도로 발달된(??) 행위를 통해 권력관계를 유지한다.

 

병폐라고 이야기하는 것 중에 하나가 친인척비리다. 우리가 남이가..라 대표되는 이런 문제는 온갖 비리의 온상이라고 하여 없애버려야 할 것이라 다들 생각하고 믿고 있지만 이게 또 꼭 그렇게 볼 일만은 아니다. 다행히도? 불행히도! 인류가 지금까지 생존하고 문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 바로 친인척에게 남들보다 먼저 우선권을 주는 것이다. 입장을 바꿔서 내가 해야 하는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누구겠는가? 나를 배신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사람이 누구겠는가? 내가 전수해 주는 지식을 온전히 인수해서 타인에게 알려주는 사람은 또 누구겠는가? 

 

싫어도 어쩔 수 없는 생존본능이다. 인간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원숭이들을 관찰하며 그들의 행동을 통해 그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가 바로 종족 번식과 생존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밝혀 내고 이를 인간에게 적용시켜 보니 인간의 행동이나 원숭이들의 행동이 똑같은 것을 발견하고 이는 인간의 못된 문화와 습성이 아닌 본능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토록, 저주하고 비난하는 우리끼리..는 인간이 지금까지 생존한 본능이다. 우리가 된 사람들은 살아남았고 혜택을 볼 수 있었고 우리가 아닌 사람들은 불행히도 아무런 혜택을 보지 못했을찌라도 말이다.

 

'죄수의 딜레마'라는 유명한 실험이 있다. 두 명의 죄수중에 먼저 자백하는 죄수는 벌이 감면되는 것이다. 하지만, 둘 다 묵비권을 행사하면 아무런 일도 없을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실험이 있었는데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이 죄수들이 어떤 관계이냐가 중요하다. 서로가 모르는 상대인지와 알고 있는 상대인지와 친인척 관계와 같은 연결고리가 강한 상대인지에 따라 죄수의 달레마에서 나오는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일때는 서로 자신이 먼저 살기 위한 노력을 한다. 하지만, 서로 알고 있는 사이와 친밀감의 상태에 따라 무언의 합의가 오고 간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다시 한 번 이야기하자면 이것은 한 편으로는 인류를 발전시킨 원동력도 된 것이다. 솔직히, 나같은 경우에도 리뷰를 쓸때면 될 수 있는 한 객관적으로 쓰려고 하지만 아무래도 출판사에서 보내주거나 책의 저자를 알고 있으면 완곡하게 에둘러 표현한다. 물론, 나도 내 책에 대한 비판도 아닌 비난이 실린 리뷰를 읽으면 어떤 기분인지 알기에 좀 더 완곡한 표현을 하지만.

 

이렇기에 인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서로가 서로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어떻게 하든 이익이 되는 사람들을 알고 지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정때문에 문제라고 하지만 이건 대한민국만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어느 곳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조금이라도 아는 사이가 범죄를 저지르면 그걸 안 사람이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내가 상대방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느냐의 여부는 결단과 판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인간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 인간만이 아니라 원숭이들도 그렇다. 누군가 보고 있는냐의 여부에 따라 원숭이들은 행동이 달라진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현대는 워낙 수 많은 인간이 살아가고 있고 수 많은 시선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어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 수 밖에 없다. 도덕적인 행동도 결국에는 타인을 의식하기에 하는 행동이다. 과거보다 지금이 훨씬 더 도덕적이다. 과거에는 얼마든지 타인의 시선이 없는 곳이 수없이 존재했고 타인의 의식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인간들이 존재했다. 지금보다 더 난잡하고 도덕적이지 못한 일들이 비일비재했던 것이다. 지금은, 인간들이 서로가 서로를 의식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돈이 많고 권력을 갖고 있어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더욱 친인척에 의지하게 되는 시스템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고도의 지능이 있기에 원숭이들처럼 행동을 관찰해서 쉽게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히 원숭이들과 차이가 없는 행동을 한다. 더욱 교묘해지고 지능적으로 발달된 그들만의 암묵적인 혜택을 서로 주고 받을 뿐이다. 너무 노골적으로 하면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권력을 갖고 있어도 쟤가 살아야 나도 살고 쟤를 키워줘야 나도 그만큼 보다 편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인정하기 싫고 분노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그걸 인정하고 받아주자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다. 처벌하고 밝혀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그렇게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말이다. 이미,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알고리즘에 의해 프로그램밍되어 저절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하자는 것에 가깝다. 이러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면 인간은 발전하지 못하고 또 다시 동물이 될지도 모른다. 지금보다 더욱 살벌하고 피 튀기는 약육강식의 생존법칙으로.

 

인간이 교활하고 잔인하게 자신과 친인척을 위한다는 아주 악한 본성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아니다. 영장류는 선하지도 나쁘지도 않다.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은 태어날 때 부터 존재하는 것이고 이것이 무엇인지 설명해주고 본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우리는 배우고 이를 통해 인류의 발전에 어떻게 개선시킬 지에 대해 연구해서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데 이 책의 의의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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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 우리 시대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인문 지식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1
주현성 지음 / 더좋은책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인문학 열풍정도는 아니라도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새삼스럽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눈길을 받고 있다. 인문학이 어느날 갑자기 짠하고 나타난 새로운 발견이나 학문이나 발명이라도 되는것처럼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렇다고 인문학이 무엇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 어느 하나 인문학과 연관이 없는 것은 없다.

 

인문학이라는 것은 인간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학문이다. 또는 인간과 관련되어 있는 것을 이야기하는 학문이다. 또는 그저 인간 그 자체라서 학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 아닐까도 싶다. 무엇이 인문학이라고 특정을 짓는 것 자체가 이미 인문학에 대해 어긋한 출발은 아닌가하기도 한다. 동물도 인간하고 관련이 있다. 우주도 인간하고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전부 인문학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인문학이라고 하면 무엇인가 거창하고 고상한 것을 생각할 수 있지만 돈을 버는 방법은 인간에 대한 것이 아닐까? 자신의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공부도 결국에는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니 이것도 인문학에 넣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무엇 하나 인문학과 관련이 없는 학문은 없다고 본다. 인간 그 자체가 이미 출발점이니 인간과 관련되어 있는 모든 것이 바로 인문학이라 본다.

 

인문학이라고 하여 특정한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창의력을 죽이는 결정이 된것은 아닐까싶다. 어릴때부터 입시교육에 길들여져 있는 문화가 인문학을 배우려는 자세에도 퍼져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렇게라도 인문학에 대해 알고 배우는 것은 분명히 좋은 것이지만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쳐져 인간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 자체에 대해 배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인문학을 배우는 이유는 현대인에게는 하나의 무기를 장착하고자 하는 것과 남들이 배우는데 내가 배우지 않으면 무엇인가 시대에 뒤떨어지고 동참하지 못하는 느낌이 싫어 배울 수도 있다. 이것도 인문학이라 하고 저것도 인문학이라 하며 우후죽순으로 인문학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수많은 강의와 책과 교육이 산재해있다. 정신차리지 못할 정도로 많고 어떤 것을 택해 듣고 본다고 해도 결코 잘못된 선택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 그 자체로써 충분히 의미가 있다.

 

인문학에 대해 알려주고 길을 인도하는 책들과 강의도 많이 나왔다. 이런 저런 인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책들이 많지만 대부분 특정 분야를 알려주는 책들인데 반해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은 인문과 관련되어 있는 분야를 거의 다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게 쉽지 않은 것이 저자 혼자서 인문과 관련되어 있는 분야를 전부 소화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결코 녹록치 않아서이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나와 특정 분야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은 많지만 수 많은 분야를 하나로 통합해서 한번에 알려주는 사람은 솔직히 없다고 본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 정도의 능력자는 결코 인간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 해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모든 분야에 통달할 수는 없어도 최소한 가이드 역할정도는 할 수 있는 능력자는 분명히 존재할 것인데 아직까지 그런 시도를 제대로 한 책이 없었는데 이 책은 첫 시도였지 않았나 한다.

 

그런 이유로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은 쉽지 않은 책이고 좀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판매가 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실제로 이런 책이 두 달도 안되어 43세를 찍었다는 것은 이런 부분에 대한 사람들의 목마름을 제대로 젖셔준 효과로 보인다. 인문학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는데 전체를 알려주는 책의 부재가 바로 이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든 원동력으로 보인다.

 

심리학, 회화, 신화, 역사, 철학, 글로벌 이슈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말 그대로 입문으로써 가이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책이다. 각 분야에 있어 기초적인 큰 그림을 그려주는 책이지만 만만치 않다. 각 분야에 있어 각 시대를 따라 나타난 인물과 그들이 발표한 작품들에 대해 소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한 눈에 그려주는 역할을 한다.

 

한 분야의 책이여도 쉽지 않은 작업물이였을텐데 이렇게 많은 분야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있으니 엄청나게 많은 공을 들였을 책같았다. 더구나, 분명히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분야도 있었을 것이라 판단이 든다. 그럼에도 이렇게 다양한 분야를 소개하고 입문서를 펴 냈다는 사실 자체가 훌륭한 일이라 보인다. 덕분에 여러 분야의 내용을 한 책에서 전부 읽을 수 있었고 말이다.

 

나름대로 이런 책 저런 책을 보면서 꽤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있지만 역시나 철학은 여전히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으로써 남아 있다.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면서 본격적으로 읽지는 않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조금씩 지식을 습득하고 있는 정도인데 이번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영역을 읽게 되었다.

 

심리학은 워낙 관련 분야를 많이 읽었고 재미도 있어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반복한다는 느낌이 들었고 회화는 올 해에 도전할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어 - 그림을 보기 전에 먼저 책으로 읽으려고 하는 정도 - 덕분에 즐겁게 읽을 수 있었고 신화는 이미 몇몇 시리즈를 통해 접하고 있어 다시 읽지만 여전히 새로웠고 역사는 전체적인 그림을 조금씩 연대순으로 보여주고 있어 읽었다.

 

문제는 철학부터였다. 정말로, 간만에 하얀 것은 종이고 검은 것은 글자라는 느낌으로 읽게 되었다. 분명히 책에서 소개된 철학자들과 그들의 사상은 그 어느 하나 처음 접한 것은 하나도 없다. 내 기억이 맞다면 학교 시절에 도덕인지 윤리인지를 통해 배웠던 내용들이였다. 그것말고도 조금씩 듣고 알고 있는 인물들과 그들의 사상이였는데 어찌된 것이 어렵다는 느낌보다는 너무 많은 것을 한번에 알려주려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입문자들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한 책이라면 될 수 있는 한 용어를 좀 더 쉽게 풀어써서 알려줬어야 하는데 너무 그들의 용어를 그대로 쓰면서도 그 뜻을 알려주지 않으니 처음 접하는 사람으로써는 용어 자체에 대한 의미도 확실하게 모르는 상태에서 내용이 계속 진행되니 책읽는게 힘들게 느껴지지 않을까 쉽다. 오히려, 더 힘들다고 하는 현대의 철학쪽으로 넘어와서 언와 구조주의를 설명하는 인물들 - 가령 소쉬르와 라캉, 데리다의 이야기가 더 쉽게 읽혔다 - 의 이야기가 잘 읽힌 것은 내가 좀 더 알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저자가 '지식의 저주'에 걸린 것이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이 책은 전혀 생판 모르는 사람을 위한 입문서니 말이다. 물론, 모든 분야를 퍼펙트하게 알고 알려준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하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내가 가장 부족한 분야가 철학이라는 뜻이 되는데 철학이라는 것 자체가 인간 본연에 대한 탐구라는 의미에서 볼 때 굳이 그렇게 어렵게 용어를 알아가면서 인간과 나에 대한 탐구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괜히 어려운 용어를 써가면서 이야기하는 것은 본인 스스로가 잘 알지 못하거나 잘난체하려는 의도로 보일 수 있다. 얼마든지 대체 가능한 단어와 풀어쓸 수 있을텐데 말이다. 철학을 모르는 사람의 푸념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조금은 아쉽다. 굳이 다루지 않았던 것이 보다 좋지 않았을까 싶다. 분명히 나는 하이데거로 시작한 프리드먼의 자유주의를 반대하고 케인즈에 가깝고 복지에 대해 넓히자는 주의지만 책에서는 저자 자신이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글을 써 내려간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저자 자신의 주장과 사상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입문서로써의 책이라면 보다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타당할 듯 하다. 또한,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 또는 반론이 있는 부분 - 조금은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쉽다.

 

이 책이 나오자마자 얼마있지 않아 2편이 나왔다. 처음부터 2편까지 기획을 한 것으로 보인다. 1편은 굳이 이야기하자면 서양 편향적인 기술이다. 동양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세계화와 이기기 위해서는 서양을 아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제 점점 서양도 동양을 알기 위해 노력하고 점차 중심축이 동양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동양 철학, 회화, 역사, 신화등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것은 아직 읽지 못했지만 2편에서 소개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한다. 2편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고.

 

인문에서 중요한 것중에 하나가 바로 문학이다. 문학은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는 분야다. 문학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려면 너무 방대하고 어디서부터 소개를 해야 할지가 아찔할 정도라 제외한 것이 아닐까도 한다. 이렇게 보면 인문이라고 하는 분야가 얼마나 넓고 넓은지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인문에 대해 감히 알고 있다는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은 인문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을 위한 재미있는 입문서이다. 보다 깊은 것을 알고 싶으면 각 분야중에 보다 흥미가 가는 것을 선택해서 책에 소개되고 언급하고 있는 것과 관련되어 있는 책을 읽으면 더 깊은 재미를 느끼게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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