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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붕괴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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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분야의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인간에 대해 알고자 하는 동인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인간을 무엇때문에 알고자 하는 것일까? 그건, 자신에 대해 알고 싶다는 이야기가 된다. 인간이란 바로 자기 자신을 이야기 하고 있으니 말이다. 자기 자신의 행동과 마음가짐, 심리등 내가 하는 모든 행동에 대해 궁금하고 호기심을 알고 싶다는 이야기와 마찬가지이다.

 

 

꼭, 그런 이유가 아니라도 인문을 배운다고 하는 것에 대해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이유가 있을 듯 하다. 그 중에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선을 갖고 싶은 것도 하나 있을 것인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는 것은 그냥 현재 벌어지고 있는 여러 상황들을 바라 보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에서 바로 출발하지 않을까 한다. 분명히 무엇인가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고 느낌이 오는데 그걸 해석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자신만의 시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남들보다 앞서 있고 세상을 이끌어 가고 있으며, 과하게 표현해서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지배하지는 못해도 힘겹게 따라가기도 벅찬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먼저 앞서가는 것이다. 그러한 시선을 어떻게 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대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의 선택은 하나였다. 바로, 공부를 하는 것이다. 어떠한 공부를 하는 것이냐에 대해 의견이 분분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인문학이라고 표현되는 분야를 공부하는 것이다. 공부라는 표현이 아니라도 읽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현재와 미래를 보고 알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건, 바로 과거에 벌어진 일들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다시 한 번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아니다'라고 끊임없이 늑대소년의 외침과 함께 우리에게 찾아 오지만 늘 이번에도 어김없이 똑같이 반복된다. 시대와 상황과 과학기술의 발달과 같은 여러가지 변수에 따라 눈에 보이는 현상은 과거와 분명히 다르게 보일지라도 착시현상일뿐 결국에는 반복될 뿐이다.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투자에 대해 공부를 하다가도 결국에는 인문에 대해 알고자 하고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나 사회지도층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남들과 다른 나만의 것을 갖고자 인무에 대해 배우는 것이나 세상에 대해 무엇인가 막히는 것이 있을 때 사람들이 다시 인문으로 돌아가는 이유가 바로 과거부터 우리 인간들이 한 행동은 겉으로 볼 때는 달라 보일지 몰라도 결국에는 같다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 몇 천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로마시대에 일어 났던 일들이나 삼국시대에 일어 났던 일들을 비롯한 과거를 통해 우리는 현재를 볼 수 있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역사는 반복된다는 뜻이고 과거의 사람들이나 지금의 사람들이나 똑같은 행동과 심리를 견지하는 것과 미래에도 특별한 일이 없다면 반복되는 현상을 되풀이 할 것이라는 측면에서 바로 인문에 대해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이유일 것이다.

 

 

'문명의 붕괴'는 사실 인문학 분야일지 사회과학이라고 하는 분야일지에 대해 정확하지 않다. 심지어는 이건 과학이라고 표현을 해도 무방하다. 과학이라는 것이 딱딱 떨어지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그렇다고 하면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체험하고 알고 있는 많은 과학적인 것들은 훨씬 더 퇴보해 있을 것이다. 우연이 반복되고 우연히 필연이 되어 생긴 과학적인 발견이나 현상이나 발명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과거를 어떤 방법으로 알 수 있을까에 대해 대체적으로 인문을 알게 되는 것들은 과거의 사람들이 남긴 글을 통해, 구전을 통해 후세에 대대로 내려오면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쌓이고 쌓인 것들이다. 하지만, 글만으로는 부족한 것들이 많다. 이럴 때 과학이 도움을 주었다. 특히, 글이라는 것이 없던 시대에 살았던 인물들이나 글을 쓰지 않던 민족이나 국가들에 대한 기록이란 것이 있을 수 없지만 그들이 남긴 사소한 - 심지어 변까지 포함해서 - 것들을 통해 현대의 과학이 유추하는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우리는 과거에 대해 추측하고 종합적인 분석을 한다는 것을 볼 때는 과학이자 인류에 대한 인문이라 할 수 있다.

 

 

거창하게 볼 필요도 없이 우리나라의 과거를 봐도 어떠한 국가도 영원불멸이 없다. 기업들은 더더욱 그러하다. 인류의 역사를 볼 때 많은 국가들이 생기고 사라졌다. 국가 뿐만 아니라 민족과 종족도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그들이 그렇게 된 이유를 알려주는 책이 바로 '문명의 붕괴'이다. 국가는 비록 사라졌어도 그 국가에서 살고 있던 종족이나 민족이나 인간들은 살아남았기에 이들을 제외하고 실제로 민족이나 종족까지 사라진 사람들의 발자취를 찾아 연구한 결과라면 인류역사에서 사라졌는지 알 수있는 단초를 제공하지 않을까 한다.

 

 

문명이 붕괴되는 데에는 사람들이 환경에 무모하게 가하는 피해, 기후 변화, 적대적인 이웃, 우호적인 이웃의 지원 중단내지 감소, 사회 문제에 대한 주민의 반응으로 총 다섯 가지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책에서는 기술하고 있고 설명하고 있다. 무엇때문에 문명의 붕괴가 이뤄졌는지 다섯 가지 관점중에 단 하나라도 결부되어 이뤄졌다는 것을 알려준다.

 

 

책은 현재의 몬태나에서 출발한다. 과거에 사라진 사람들이 아니라 바로 지금 현재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과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서 출발을 한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는 현재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을지 몰라도 역사에서만 존재하는 종족들처럼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어느 누구도 자신들이 스스로 망할 길을 알면서도 망하는 선택을 할리가 없다고 믿는다. 절대로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지만 우리의 선택은 우리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던 우리를 파멸로 이끌고 마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몬태나의 현재는 꼭 미국의 어느 한 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어느 곳이든 어떤 상황이든 - 책에서는 1세계, 3세계라 표현한 - 어떠한 행동과 생활방식으로 살아가든 바로 우리가 겪고 있고 고민해야 할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한 마디로 내 자신의 이야기라는 말이다. 책에서나 등장하는 다른 나라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말이다.

 

 

몬태나는 천연의 환경이지만 힘들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러한 천연자연에 오로지 쉬기 위해 거대한 토지를 구입하고 별장을 짓거나 유홍거리를 위한 환경을 건설하지만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부터 오래도록 이곳에 정착해서 농사를 짓고 목장에서 동물을 키우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점점 자연이 파괴되면서 자신들의 생활터전이 점점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분노하지만 당장의 현실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이외에는 없다. 개발을 하려는 사람들도 결코 이 땅을 없애고 후세들에게 빈 껍대기만 남기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더 잘살기 위한 행동일 뿐이다. 각자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누가 좋고 누가 나쁘다는 관점에서 바라볼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면, 과거로 이제부터 돌아가서 어떤 일들이 생겼고 그 결과로 지구상에서 사라져 유물과 토적층을 통해 그들을 유추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이 일어났는지 기나긴 여정이 시작된다. 정말로, 길다. 일주일이나 붙잡고 읽었으니 길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글이 읽힌다는 것이였다.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워낙 빽빽하게 글이 써 져 있어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쉽지 않은 여정이였다.

 

 

과거 사회에서 이제는 완전히 사라진 인류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이스터 섬에서 살던 사람들, 핏케언 섬과 핸더슨 섬 사람들, 아나사지 문명과 이웃 사람들, 마야 사람들, 그린란드의 사람들은 분명히 지구 역사에서 등장해서 살던 사람들이다. 몇 몇은 그 존재자체가 서양 관점에서 - 그들은 서양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존재했지만 서양에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다 - 갑자기 툭~~ 튀어난 것과 같지만 이미 그 존재를 알았을 때 이들은 살았다는 흔적만이 남았을 뿐이다.

 

 

이스트 섬이라고 하면 모르겠지만 모아이라는 석상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아~~ 할 것이다. 도대체, 그 큰 석상들이 어떻게 그리 많게 세워져 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미스터리로 지금도 여전히 그 무거운 석상을 어떻게 세웠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장소인데 이 곳에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고 석상만 있어 더더욱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사람들이 받아들였지만 이곳에서도 사람들은 살았다. 그것도 아주 훌륭한 모습으로 말이다.

 

 

과연, 왜 지금은 이 땅에서 살던 사람들이 붕괴되었는지에 대해 섬에 남아 있던 모든 물질과 상황과 환경을 통해 유추를 한 것이다. 번성했떤 이 섬에서 사람들이 붕괴된 이유는 흔히 말하는 인간의 무지함이나 탐욕만으로 된 것은 결코 아니다. 인간의 탐욕은 가장 무서운 결과를 불러 일으키지만 인간의 탐욕만으로는 결코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다. 불행히도 제반사항이 맞아 떨어져야만 결부되어 벌어지게 된다. 이스트 섬에게 불행이면서 다행인 것은 바로 주변 국가들이 없었다는 것이다. 외부의 침략으로 멸망할 일이 없는 만큼 내부 사람들이 그 에너지를 다른 곳에 쏟았는데 그것이 바로 모아이였다. 

 

 

추장과 사제가 자신들의 업적을 기르기 위해 노동력의 착취(?)를 했지만 그래도 먹고 살 수 있기에 얼마든지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생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점점 이스트 섬은 먹거리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결코, 인간의 잘못만은 아니라 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워낙 천천히 오래시간을 걸쳐 누적되어 온 결과라 어느 누구도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고 나중에는 점점 받아들였던 것이 바로 이스트 섬의 붕괴를 불러왔다. 

 

 

당시에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자신들이 살고 있던 환경에 대한 파괴로 인해 - 모아이도 한 몫 - 결국 지배 집단에 참지 못하고 항거를 통해 일어났떤 전쟁이 결국에는 점점 피폐해져 이스트 섬은 인류에서 사라지고 마는 운명이 되었다. 지배 집단이 자신들만의 이익이나 만족을 위해 일을 벌이게 되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게 해주고 맹목적으로 지배집단을 따르게 될 때 그 종족이나 국가가 어떤 파국을 초래하는지도 알 수 있다.

 

 

신비로움을 간직하여 여러 미스터리한 문화 장르로 사람들에게 약간은 재미꺼리로 남아 있는 마야지만 당시에는 엄청난 문명사회였다고 한다. 이러한 마야가 도대체 왜 그리도 허망하게 인류역사에서 사라지게 된 것일까? 더구나, 마야는 글까지 남길 정도의 훌륭한 유산도 있었다. 그러한 마야도 마찬가지로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총,균,쇠'에서 이야기한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이 적용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마야가 망한 이유도 여러 요소가 결합된 결과이다. 딱 하나의 이유로 망한 민족이나 종족이나 국가는 없다. 다른 이유보다 파괴력이나 영향력이 컸을 뿐이다. 이스트 섬과 달리 마야는 주변 국가들과의 끊임없는 전쟁도 하나의 요소가 되었고 먹거리가 점점 사라진 이유도 하나의 요소가 된 것으로 몇 몇 요소들이 결부된 것이다.

 

 

가장 춥다고 하는 그린란다의 경우에도 처음 현지에 도착했을 때는 살기 좋은 환경이라 정착하는 사람들이 오판한 결과로 먹을 꺼리를 결국에는 더이상 경작하지 못하고 타 종족들이 먹고 사는 것을 배우고 따라했으면 살아 남았을텐데 끝내는 거부하여 붕괴된 결과로 귀결되었다.

 

 

현대에서도 대학살이 있었다고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는 르완다에서 왜 그러한 일들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도미니카 공화국과 아이티가 같은 섬에서 존재하는데 도미니카 공화국과 달리 아이티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고 3세계의 대표주자인 중국이 온갖 폐기물을 수입하는 현상과 암울한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천연자원으로 결코 걱정이 없을 것 같은 호주가 실제로는 사람들이 살기 나쁜 나라라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이러한 현상을 통해 결코 과거에만 벌어진 일들이 아니라 지금도 여러 사정과 상황과 환경이 맞물리면서 언제든지 국가나 민족이나 종족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르완다의 대량학살이 과거 사례와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현대로 와 사정은 좀 더 복잡해졌을 지 몰라도 말이다. 미래를 내다보지 않은 아이티의 벌목과 우연인지 혜안인지 몰라도 식목을 한 도미니카 공화국의 벌어진 결과도 당장은 차이가 벌어졌어도 후대에는 다섯 가지 상황인 주변 이웃의 피해나 지원을 통해 같은 공동체가 된다는 것을 알게 해 주고 중국은 엄청난 인구와 산업화로 점점 그 주변국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호주가 아시아에 위치해 있으면서 이 점을 부정하면 결국에는 도태되고 미래를 장담할 수 없어 이제는 아시아로 편입되고 노력하려 한다는 점을 통해 현재의 상황이 결코 과거와 전혀 상관없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는 국가보다 더 막강한 초월적인 존재가 있으니 바로 대기업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다국적 기업이라고 불리는 기업이다.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그 어떤 때보다 높고 영향력도 국가를 뛰어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도 기업들은 예전처럼 기업의 단기 이익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길게 볼 때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보존하면서 필요한 자원을 캐내고 지키는 것이 기업에게도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안 몇 몇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하는데 읽으면서 이러한 것들이 기업들이 결코 원해서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볼 때 우리들이 얼마나 기업들이 움직이게 하는데 영향력을 발휘하는냐에 따라 인류 역사도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동시대'라는 표현을 한다. 과거와 달리 지구는 이제 하나의 공동 운명체이다. 과거에는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일과 로마에서 벌어진 일은 하등의 상관도 없고 영향도 없었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지도 못했다. 이제는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우리는 알고 있다. 르완다 사건도 우리는 알고 있다. 과거같으면 알 수도 없었던 일이였다. 흔히 말하는 빈부의 격차로 1세계에서 3세계로 폐기물을 버리는 것도 잠시의 미봉책에 불과하다. 다시 돌아와 우리에게 부메랑이 될 것이다. 당대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지 몰라도 내 자식에게는 내 손자,손녀에게는 분명히 영향이 갈 것이다.

 

 

부자들이 자신들만 잘 먹고 잘 살고 자신의 직계 가족에게만 신경을 쓰고 별천지의 삶을 살고자 한다면 당장은 통할지 몰라도 과거의 역사를 볼 때 그러한 지배계층도 역시 같은 결과를 맞이할 뿐이다. 다만, 그 멸망이 좀 더 늦게 될 뿐이지만 주위가 차례 차례로 멸망되는 것을 지켜보다 마지막에 멸망하는 것이 더 무섭고 두렵고 끔찍한 일이 되지 않을까 한다. 멸망이 된다면 먼저 멸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결코, 혼자만 잘 살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과거에 멸망했던 인류가 무지하고 조금은 덜 떨어져서 생긴 결과가 아니다. 현재 관점에서는 조금 무지몽매할 수 있어도 똑똑한 걸로 치면 그들이나 우리나 별 차이가 없고 세상에 대한 지혜와 살아가는 생존능력은 훨씬 더 컸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문명의 붕괴를 맞았다. 

 

 

다행히도 현존하는 인류는 과거에 대해 공부하고 알고 있고 현재 벌어지는 현상으로 인해 미래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불행히도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딜레마가 존재하지만 처음에는 몇 몇의 작은 의지로 출발할 수 있어도 다수의 의지가 여론이 되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처럼 얼마든지 우리는 지금과는 다른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이 책이 나왔던 당시나 지금이나 내가 살아가는 상황에는 급격한 문명의 붕괴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단순하게 내 세대에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산다면 당신의 자녀들이 살아가는 시대나 당신의 자녀들의 자녀들이 살아가는 시대에 문명의 붕괴를 맞이한다면 과연 지금의 행동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혹시라도 내가 오래도록 살아 그 문명의 붕괴를 현장에서 목격한다고 해도 나는 이제 얼마남지 않은 인생이니깐 하면서 스스로 과연 괜찮을까?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읽고 많은 깨달음(??)을 얻었고 내 인생의 책이라고 할 만큼 많은 영향을 받았고 무엇인가 사고의 확장이 있었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 후속작인 문명의 붕괴는 거의 1년 만에 읽게 되었다. 솔직히, '총,균,쇠'만큼의 임팩트에게 나에게는 오지 않았다. 그러하다고 이 책이 훌륭하고 멋지고 나에게 영향을 전혀 끼치지 못했다는 것은 아니다. 충분하고 충분하게 나에게 영향을 미쳤고 당장의 영향보다는 두고 두고 내 삶에서 내 사고에 영향을 미치고 지배할 수 있는 하나의 에너지가 주입되었다고 본다.

 

 

한편으로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책을 펴 낼 수 있지 하는 생각도 든다. 책의 구성이나 책의 내용을 전개하는 방법이나 첫 차례부터 마지막 이야기까지 전부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머리속에서 나와 활자로 인쇄가 되었다는 것인데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더구나, 이 방대한 자료 조사와 한 가지 주제를 위해 선택된 이야기들에 대해서 말이다. 

 

 

문명의 붕괴의 영어 원제는 Collapse : How Societies Choose to Fail or Succeed 이다. 우리가 최선이라고 한 선택이 꼭 올바른 결과로 오지 않지만 최소한 미래를 생각하고 염두에 두며 선택한 결과는 시행착오를 거쳐서라도 분명하게 올바른 결과로 돌아올 것이다. 그 선택이 개인이든, 사회이든, 종족이든, 민족이든, 국가이든~!!!!!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전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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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하는 이유 - 불안과 좌절을 넘어서는 생각의 힘
강상중 지음, 송태욱 옮김 / 사계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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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모습은 당연히 아니지만 무표정도 아닌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김상중이라는 사람의 눈길에 내가 벗어날 수 없어 이 책을 읽었다고 하면 좀 낯간지럽지만 '살아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과 재일교포 2세으로써 겪는 정체성에 도쿄대학 교수라는 특이성(??)까지 결부되고 책의 두께까지 합쳐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유혹이 든 책이다.

 

책 제목인 '살아야 하는 이유'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우리들은 살아간다. 그런데, 살아간다는 것을 포기하거나 두려워 하거나 물음표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에서 3월 11일 - 동일본 대지진 후 일어난 일련의 대사고 - 이후에 벌어진 사고로 일본 사람들이 혼란해 하고 인생이라는 무엇이고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해 주는 책이다.

 

흔히 이런 책들은 이렇게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거나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책들과 달리 이 책을 시작하며 확실한 실마리를 바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적혀 있는 글을 보면서 속으로 깜짝놀랐다. 보통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는데 반해 이토록 자신있게 이야기를 하다니 하면서 말이다.

 

3월 11일 이후의 일본에서 벌어지는 심리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듯 하지만 그 보다는 자신보다 먼저 삶을 끝내버린 아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공교롭게도 그 직후에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 살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전하는 것으로 보였다. '아들아~! 이래서 살아야 한단다'라고 말이다.

 

책은 200페이지 밖에 안 되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고 생각해야 할 것들로 가득차 있어 휘리릭~ 읽지도 못했지만 계속 되씹어 읽어야만 할 책이다. 굳이 분야를 나누자면 철학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어렵고 현학적인 용어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질리게 만들지 않고 진지하지만 조근 조근하게 양해를 구하면서 이야기하는 듯 한 느낌이 든다.

 

책의 전체적인 면을 갖고 독후감식의 글을 쓰는 것보다는 한 단락 한 단락이나 한 장 한 장씩을 아니, 한 문단씩 글을 해체하며 곱씹으면서 저자가 이야기한 내용에 덧붙여 내 생각을 하나씩 주석달아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러나, 딱히 주석을 달거나 내 생각을 따로 적어야 할 이유는 그다지 크지 않는 것은 저자의 생각에 많은 부분에서 동의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은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다시끔 돌아보게 되었다.

 

 

일본 소설가 소세키와 미국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글을 전제로 저자가 생각하는 걸 주로 엮은 후에 막스 베버와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저자인 빅터 플랭크의 사상까지 합쳐 책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전달해 준다. 

 

책의 구성이 '행복론의 종언'으로 시작되어 '사람은 왜 살아가는가' '왜 이토록 고독한가' '다섯 가지 고민거리(돈,사랑,가족,자아,세계)' '고민으로 둘러싸인 시대' '진짜 자기를 찾는다는 것'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믿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살아갈 근거를 찾아낼 수 있을까' '인생이 던진 물음에 답한다'으로 맺는다.

 

워낙 하나씩 이야기를 하고 떠들기 좋은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중에 하나인 '진짜 자기를 찾는다는 것'만 아주 잠시 언급을 하자면 현대인들은 진짜 자기를 찾으려고 하지만 진짜 자기를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불행하고 힘들다고 한다. 나라는 한 개인은 이미 세상에 태어나 삶을 살고 있는데 거기서 진짜 나를 찾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가짜이고 무가치한 존재라는 의미가 되어 버린다. 현재 존재하고 있는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행복할 수 있다. 진짜 자기를 찾는다는 것은 나라는 본질을 찾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거꾸로 헛된 욕망을 쫓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어느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든지 그것은 전부 나이다. 나라는 존재 자체가 변하지는 않는다. 상황에 맞게 적응을 하고 보이는 모습은 달라보일 수 있지만 말이다.

 

하나 써 봤는데 관련되어 머리에서 나오는 생각들이 많아진다. 책을 읽을 때도 그런 일이 많았는데 솔직히 책을 읽는다는 것이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꼭 그래야 할 이유도 없다. 그냥 읽고 넘어가도 하등 문제가 없다. 아니, 읽으면서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 책을 읽으면서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울림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것으로 족하다고 본다. 꼭 표현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책의 모든 내용을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에 나온 문장이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해서 적어 놓는다.

 

"하지만 행복은 추구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노력해도 안 된다는 허무주의가 아님은 물론입니다. 좋은 미래를 추구하기보다 좋은 과거를 축적해 가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기가 죽을 필요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도 괜찮다는 것. 지금이 괴로워 견딜 수 없어도, 시시한 인생이라고 생각되어도, 마침내 인생이 끝나는 1초 전까지 좋은 인생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별히 적극적인 일을 할 수 없어도, 특별히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없어도,지금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당신은 충분히 당신답다는 것. 그러니 녹초가 될 때까지 자신을 찾을 필요 같은 건 없다는 것. 그리고 마음이 명령하는 것을 담당하게 쌓아 나가면 나중에 돌아보았을 때는 저절로 충분히 행복한 인생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것 등등. 이러한 '태도'가 아닐까요.


이것들은 우리가 개인으로서 살아가는 경우의 '태도'입니다만, 사회적 존재로서 우리는 어떤 사회나 세계를 바람직하다고 생각할까요. 그것은 '존엄'이라는 것이 의식되는 사회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유일성'이나 '일회성'이 의식되는 사회입니다. 이런 것들이 사회를 재검토할 때 기본이 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저절로 사람을 상품화하여 물건처럼 취급하는 시장경제의 존재 방식이나 사람을 이름없는 군중으로 바꾸고 공공영역을 생략해 버리는 직접 접근형 사회의 문제에도 새로운 빛이 비칠 것입니다. 또 공공 영역뿐 아니라 해체되고 있는 가족이나 지역이라는 작은 공동체에서도 새로운 숨결이 살아날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복의 변신론에 의한 행복 방정식을 바꾸는 것이 불가결합니다. 그렇게 해나가는 과정에서 행복 방정식을 자신에게 적용하여 자신은 틀렸다고 생각한다거나 자신은 비참하다고 생각하는 '자기 추방'형 사고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새로 생겨난 사회 안에서 '거듭나기'의 인생을 오래오래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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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배꼽, 그리스 - 인간의 탁월함, 그 근원을 찾아서 박경철 그리스 기행 1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이 여행을 가는 목적은 다양하다. 휴식을 위해 가는 사람도 있고 자아 탐구를 위해 가는 사람도 있고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동경으로 가는 사람도 있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체험하지 못한 것들을 새롭게 느끼고 깨닫고 경험하면서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고 기존과는 다른 인생에 대해 맛 보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여행은 자아탐구나 휴식의 목적보다는 추억을 남기는 장소로 더 치중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외국처럼 휴양지에 가서 책을 읽으며 편안하게 휴식을 하는 것보다는 조금은 왁자지껄하게 떠들면서 언제 또 다시 올지 모르는 장소를 사진으로 찍으면서 추억을 간직하는 장면이 더 쉽고 금방 떠 오른다. 그동안 여행이라는 것이 자주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어쩌다 한 번 있는 일이다보니 한편으로는 될 수 있는 한 추억을 더 간직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일이였다.


어느덧 우리도 여행 - 그것도 해외여행 - 이 일생을 살면서 어쩌다 생기는 큰 이벤트가 아니라 조금은 흔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의 휴식으로 점점 변모를 하면서 과거처럼 세계 곳곳에서 만나는 어글리 코리아(??)는 점점 사라지고 자신만의 고유한 여행으로 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여행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신을 만나는 과정이나 여정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제법 있는 듯 하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 그랬던 것처럼.


박경철은 20대에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만난 후에 그가 살았고 많은 영감을 받았던 그리스에 대한 환상을 간직하며 서구 문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 문화까지 탐구할 수 있는 그리스를 여행하는 꿈을 꾸었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다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처럼 막연히 생각만 하다 모든 것을 훌훌 털고 그리스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면서 탐험하고 만져보고 느껴보고 눈으로 확인하면서 박경철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에 대한 기록이 바로 '문명의 배꼽 그리스'이다.


여행기를 읽어보면 여행 장소에서만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소소함과 미지의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얻는 색다른 추억을 글의 저자와 함께 맛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특히,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미지의 나라에서 겪은 경험을 읽으면서 견문이 넓어지고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만족감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여행 장소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흔한 일상적인 행동과 생각과 습관들이 그곳으로 도착한 사람에게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낯설고 색다른 경험으로 둔갑하는 점이 여행기를 읽는 가장 큰 재미가 아닐까 한다.


'문명의 배꼽 그리스'는 여행기라고 하기에는 낯설다. 분명히 박경철이 그리스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경험한 것들에 대한 기록이지만 여행기라기보다는 자아탐구 성격이 조금 더 강하고 자아탐구보다는 그리스 문명에 대한 탐구가 조금 더 강하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단순한 그리스 탐험이 아니라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인도하는 여정에 따라 박경철이 따라가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이책은 부담없이 누군가의 여행기를 엿본다는 생각으로 읽게되면 당혹스러울 수 있다. 그리스 중에서도 펠레폰네소스 반도를 여행하는 이야기가 1권인데 솔직하게 그리스 신화에 대한 사전 지식은 갖고 있어야 좀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저자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뒤쳐지지 않게 쫓아 갈 수 있다. 대부분의 그리스 신화가 연대기에 따라 차례 차례 전달하는 형식이라면 이 책은 저자가 도착하는 장소에 따라 그곳에서 생긴 그리스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편으로는 막연하게 그리스 신화를 들으며 친숙하지 않은 단어로 된 여러 그리스 신들에 대한 이름과 지명때문에 힘들어 하지만 '문명의 배꼽 그리스'는 이에 반해 각 장소에 도착하여 그곳에서만 들을 수 있는 그리스 신화를 보게 되어 일견 혼동스럽기도 하지만 그리스 신화를 글로만 접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 신화에 나온 이야기장소가 사진과 함께 볼 수 있어 다른 그리스신화와는 다른 색다른 그리스 신화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더구나, 단순히 그리스 신화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 신화에 얽혀 있는 뒷 배경과 실제로 신화가 역사에서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추가적으로 그에 대한 박경철만의 시각으로 생각하는 점을 알려주고 그보다 더 깊숙하게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말을 빌어 저자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건드려주고 알려준다. 물론, 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말이라는 것이 저자가 임의적으로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을 수 있게 만들었으니 결국에는 저자의 생각이라고 할 수 있어도 어찌 되었든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글을 통해 저자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니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전개라 할 수 있다.


그리스 신화를 이윤기씨의 것으로 읽기도 했고 변신 이야기로도 읽었지만 여전히 정확하게 구분하고 체계확 되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 또한, 신화는 신화일 뿐 역사라고 할 수 는 없다. 신화와는 다른 역사에 대해 아테네와 스파르타, 아르고스, 펠레폰네소스 전쟁처럼 다양한 서양 역사에 대해서도 이리 저리 뒤죽박죽되어 있는 과거가 이 책을 통해 어느정도 정리되는 측면도 있었다. 그리스 신화가 대부분 그리스 본토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대부분의 그리스 신화와 그리스 역사는 1권에서 소개되는 펠레폰네소스 반도에서 생겼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펠레폰네소스가 어디에 있는지 펠레폰네소스반도의 생김새가 중요도등에 대해서도 새롭게 다시 정립되었다.


스파르타 같은 경우에는 그동안 아테네와 스파르타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정작 스파르타에 대한 역사 기록은 거의 없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다른 그리스 도시 국가들에 비해 다소는 정보가 부족했던 스파르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실제로 스파르타와 아테네를 비교하는 이야기들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정보는 아테네였찌 스파르타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잘 알려진 몇몇 부분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하여 이 책이 신화를 소개하거나 펠레폰네소스 반도에 대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책으로 단순하게 볼 수는 없다. 여행기를 읽는 가장 큰 재미는 여행에서 만나 사람들과의 대화와 그들과 엮인 다소는 사소하지만 크나큰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도 읽으면서 웃게도 만들어주고 미소를 짓게도 하고 같은 펠레폰네소스반도라고 해도 지역에 따라 다른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해 준다.


외국에서 단체로 있는 사람들이 '노스페이스' 점퍼를 다같이 입고 있다면 거의 틀림없이 한국사람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후에 자신도 입고 있었다고 하는 이야기하며 수도원에서 만나 수도사들과의 대화, 뜻밖의 지역에서 만난 사람들이 자신의 식대를 대신 내주기도 하고 오로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존경의 표시로 묘지에서 행한 예절을 보고 택시 기사가 하루종일 니코스 카잔차키스와 관련된 에스코트 해 준 이야기며 멀리 한국에서 왔다고 공짜로 관람하게 해 준 이야기, 도굴꾼이 아닌가하며 따라온 사람과 함께 상사를 흉보며 친해진 이야기들을 통해 여행기에서만 읽을 수 있는 재미도 선사하다.


게다가 박경철이라는 개인이 갖고 있는 엄청난 컨텐츠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함께 선사해 준다. 나만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와는 다른 누군가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훔쳐 보는 것도 아주 좋은 재미인데 상당히 특이한 경력의 박경철이라는 존재가 자신의 스펙트럼을 통과한 시야를 우리에게 알려줄 때 그 함께 본다는 재미도 선사하다. 다만, 친절히 알려주는데 벽 너머의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도 함께 보지 못하고 벽 아래서 전달해주는 목소리만 듣는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문명의 배꼽 그리스'는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그리스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명의 배꼽 그리스'는 총 10권으로 출판될 예정이라고 하고 이미 5권까지 원고를 넘겼다고도 한다. 또한, 작년부터 그리스를 갔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리스를 여행했다고 하니 향후 트래버로 살아가기 원한다는 저자의 소망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우리에게 박경철이라는 사람의 눈으로 본 시선도 이와 같이 함께 전달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스 신화 책들(클릭)

협찬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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