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소중한 사람
정한경 지음 / 북로망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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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책이다. 읽어보니 대체적으로 미혼의 20~30대 여성들이 좋아할 감성이 가득한 책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20~30대 여성들이 좋아할 감성이 가득한 책을 쓴 저자들이 남성인 경우가 많다. 그것도 인기가 아주 좋다.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읽으면서 했다. 읽으면서 글의 문체가 여성적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저자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잘 몰랐다. 느낌상 남자 같은데 책을 읽으면서 여자라는 느낌도 계속 들었으니 말이다.

책 마지막에 가서야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한 내용을 읽으며 남자라는 걸 확인했다. 그만큼 글의 문체가 감성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하면서 남녀 사이의 디테일에 대한 이야기가 풍성했다. 꼭 남녀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소소한 이야기가 장문의 글로도, 시와 같이 짧은 글로도 펼쳐진다. 내 착각인지 몰라도 이 책에서 서운함이라는 단어와 문장과 느낌이 많이 나온다. 책이 시작하자마자 '서운함을 표현한다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내용이 구성되었다.



서운하다는 것은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그 후에도 서운함이라는 단어를 근거로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서운함은 또한 내가 욕심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한다. 상대방에 대한 욕심을 갖고 있으니 서운함을 느낀다. 이런 식으로 다소 모순되는 것도 같지만 다양한 감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아마도 이런 세심하면서도 미묘한 감정에 대한 묘사와 설명이 사람들에게 큰 호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책도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이 아닐까한다.

대신에 이런 것과 상관없는 삶을 살게 되었다면 오히려 공감 되지도 않고 잘 읽히지도 않았을 듯하다. 다소 거창하게 표현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어쩌면 점점 잃어가는 감수성이 아닌가도 싶다. 오히려 이런 것에 대해 터부시하고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제목인 <안녕, 소중한 사람>은 이중적인 의미로 쓰인다. 만나 반갑다는 뜻으로도 쓸 수 있고, 이제 헤어지기 전 작별인사로도 쓸 수 있다. 아쉽게도 이 책은 마지막 장에 가서 이별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에세이지만 그렇게 볼 때 한 편의 소설같다. 누군가를 만나 함께 사랑하고 공유한 후에 많은 것은 간직한 채 헤어지는 이야기로 끝맺으니 이별 책이 된다. 영화를 볼 때 사랑 이야기라는 것만 알고 봤는데 마지막에 가서 이별로 끝맺으면 괜히 안 좋은 느낌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책 제목인 안녕, 소중한 사람이라는 인사를 난 작별이 아닌 만남의 인사로 받아들인다. 이렇게 감수성 돋는 책은 길게 리뷰를 쓰기가 애매하다. 리뷰는 여기서 멈추는 걸로 한다.

사랑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행복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즐거운 기억이 있었습니다.
고만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대견한 모습이 있었습니다.
함께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소중함들을 마주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하고 지나치곤 하죠.

모든 소중함들을 그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싶습니다.

내 마음속 가장 단단한 곳에 새기고 싶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어떤 고난에도 굳건히 버텨 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소중한 시간들을 쌓아 가는 것이 아닐까요.

떠나간 사람들에게,

여전히 나의 곁에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안녕, 소중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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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스노우볼 에디션)
김수현 지음 / 놀(다산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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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은 에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에세이가 엄청나게 많이 쏟아졌다. 당장 서점에 가서 에세이 코너를 가 봐도 모르는 책이 수두룩하다. 원래 내 기억이 맞다면 서점에서 에세이 코너는 따로 없던 걸로 기억한다. 어느 순간부터 에세이가 많아졌다. 수필과 산문도 같은 분야인데도 이상하게 에세이라 표현하면 다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처럼 느껴진다. 대체적으로 공감과 위로를 주는 종류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하루에도 몇 권씩이나 에세이 책이 나오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인기를 끈다는 것은 뭔가 다른 점이 있다는 뜻이 된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의 작가 김수현은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도 메가히트를 했다. 쉽지 않은 일을 해냈다. 솔직히 부러운 감정도 생겼다. 나도 에세이를 썼지만 수많은 에세이의 홍수에 파 묻혀버렸다. 내 책과 달리 이 책은 뭐가 달라 그런지 궁금도 했다. 꼭 그런 이유만으로 읽은 건 아니다. 주로 경제/경영 책을 읽다보니 계속 딱딱하고 무거운 느낌이 날 억누르는 듯하여 가벼운 책을 읽고 싶었다.



현재 벌어지는 상황이 무겁다보니 더욱 가벼운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다. 먼저 책을 읽어보니 공들여 썼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가지 소재와 주제를 갖고 썼다 지웠다하면서 단어와 의미를 살리려 노력하며 작업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말의 어휘와 뉘앙스에 따라 같은 뜻이라도 달리 다가온다. 그건 전적으로 작가가 노력해서 얻을 수 있다. 그런 노력을 독자는 알고 좋아한다. 같은 내용을 전달해도 그 미묘한 차이에 따라 말의 맛이 달라지면서 멋까지 풍길 수 있으니 말이다.

언제나 에세이가 엄청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알 고 있는 걸 얼마나 작가가 자신만의 언어로 독자에게 전달하느냐가 핵심이다. 여기에 잘 나가는 에세이를 보면 대체적으로 적절한 그림이 포함된다. 이 책에는 그림이 매 챕터가 끝난 후에 내용과 연결되면서도 압축한 그림을 보여준다. 적절한 위트가 섞여 있어 저절로 웃게 만든다. 직접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리다보니 가능한 듯하다. 챕터에서 나온 내용을 비틀기도 하면서 웃게 만드니 가장 큰 매력으로 느껴졌다.

그저 에세이라는 것만 갖고 책을 읽어 그런지 책이 주로 어떤 걸 소재와 주제로 이야기하는지 관심갖지 않고 읽었다. 계속 읽다보니 중간 정도 되었을 때에 주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느꼈다. 아니다다를까 책 뒷면을 보고 에필로그를 읽으니 관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썼다고 알려준다. 그렇다면 최소한 책은 제대로 읽었다는 뜻이 된다.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읽다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아마도 가장 어려운 게 관계가 아닐까 한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

다른 사람과 싫든 좋든 어울려 살 수밖에 없다. 상대방이 싫은 사람일수도, 피하고 싶은 사람일수도, 사랑하는 사람일수도,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일수도 있다. 그런 관계에서도 싫어진 사람이 좋아지는 경우도 희박하지만 좋아한 사람과 멀어지는 경우는 많다. 친하게 지냈는데도 어느 순간부터 서먹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관계는 참 어렵고 힘들다. 내 마음대로 된다고 할수도 없다. 박수소리가 나려면 양 손이 서로 접촉을 해야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대체로 나만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나와 상대방이 서로 관계를 설정하고 어떻게 지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다소 어렵게 풀릴 수도 있고 서술할 수도 있는 소재와 주제를 작가는 쉽고 편하게 말한다. 무거운 이야기를 가볍게 이야가하기에 내용이 가볍지만 무겁다. 결국에는 같은 상황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사람들에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 주변에 일어나는 온갖 것을 소홀히 여기지말고 관찰하고 풀어내야 한다. 이것도 능력이다.

어지간해서 수많은 경험을 다하긴 힘들다. 생각은 세상에 벌어지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경험을 그럴 수 없다. 그렇기에 직접 경험뿐만 아니라 간접 경험의 으뜸이라 할 수 있는 책으로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소재와 주제를 전달하고 있다. 얼마나 잘 풀어내느냐가 핵심인데 공들여서 내용을 풀어냈다. 역시나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은 뭔가 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에 작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인지 출판사 편집에서 따로 기입했는지 노란색으로 중요한 건 체크를 했다.



언급했던 매 챕터마다 마지막에 촌철살인의 그림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보는 재미가 있었다. 본문 내용을 읽고 그림을 본다면 더욱 재미있고 말이다. 책 내용이 관계인데 중요한 것은 결국에는 나다. 나 혼자가 아닌 상대방과 함께 풀어야 하는 것이 관계지만 그 출발도 나다. 상대방과 상관없이 나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영역이다. 말은 이렇게 해도 정작 이걸 실천하려면 장난아니다. 어렵다. 그렇기에 이런 책을 읽으면서 잠시 위안받고 공감하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주제와 달리 뚜렷한 연결성은 없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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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m 다이빙 - 참신

책도 얼마든지 기획에 따라 히트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책같다. 딱 봐도 무게감 있는 내용이 아닌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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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 - 항상

부담없이 편하게 읽으려고 고른 책이다. 글과 그림이 함께 있어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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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 - 가족

의외로 여행 책을 많이 읽었다. 나는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고 말한 적이 많다. 솔직히 더 고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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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m 다이빙 - 현실에서 딱 1cm 벗어나는 행복을 찾아, 일센치 다이빙
태수.문정 지음 / FIKA(피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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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얼마든지 기획에 따라 히트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책같다. 딱 봐도 무게감 있는 내용이 아닌 듯한 책이다. 상당히 큰 인기를 끌었다. 서점에서 얼핏 봤을 때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는 책으로 보였다. <1cm 다이빙>은 어떻게 보면 친구 둘이 만나 수다를 떠는 이야기다. 심각하게 무게잡고 인생에 대해 논하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도 자주 만나는 친구가 커피숍에서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이런 저런 시시콜콜한 잡담을 나누는 게 딱인 상황말이다.

보통 책을 보면 책 날개부분을 본다. 특이하게도 이 책은 저자가 총 3명으로 나와있다. 두 사람은 책을 쓴 저자라는 걸 알겠는데 남은 1명이 누구인지 애매하게 소개되어있었다. 베일에 쌓여 있다고 말하면서 작가라고도 하니 궁금증이 일었다. 책을 읽기 전에 생겼던 궁금증은 한 페이지씩 넘기면서 알게 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3의 인물은 책을 읽고 있는 독자를 뜻했다. 책의 형식이 그랬다. 두 저자가 각자 소재와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적는다.

그 후에 해당 내용에 대해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이 생각하는 해당 소재와 주제에 대해 함께 책을 쓰자고 권유한다. 자신의 생각을 여백에 적으면 된다. 이런 형식이 이 책이 처음은 분명히 아니다. 대신에 두 저자가 서로 핑퐁하며 자신의 생각을 적은 후에 툭 던지듯이 써 보라고 권유하니 비록 적지는 않아도 괜히 부담이 없는 느낌이다. 책 서두에 저자 중 한 명이 퇴사를 한다. 나름 집에서 기대를 받았는데 이로 인해 우울하다. 암담한 상황이기도 하고.

행복하고 싶지만 힘들다. 행복이란 무척 거창한 것이라 생각했다. 최소한 비행기도 타고 남들이 볼 때 '우와!'하는 정도 말이다. 그런 건 저자는 도저히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대단한 행복은 나와 별 상관없는 일이라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행복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저 딱 1cm만으로 다이빙 할 수 있다면 행복 아닐까. 이런 식으로 행복과 관련되어 거창하지 않고 소소하게 할 수 있는 것을 찾기로 한다. 그 정도면 누구나 할 수 있으니.

책에서 나온 내용 중에 10m뛰기가 있다. 참 허탈하다고 할 수 있는 뛰기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나름 최대치라는 이야기도 한다. 건강을 위해 뛰는 건데 그래가지고 무슨 효과가 있을까. 무엇이든 안 하는 것보다는 좋겠지만 그 정도로는 아무 티도 나지 않을 듯하다. 그럼에도 1cm다이빙이라는 제목처럼 거창하지 않게 소소하게 할 수 있는 걸 한다. 어려워하지 말고 그 정도라도 한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전체적으로 책은 그런 식으로 진행한다.

첫 에피소드가 스마트 폰이다. 스마트 폰보다 재미있는 거 많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한다. 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 폰에 대해 가장 많이 이용하면서도 이러면 안 된다는 자각을 하는 듯하다. 워낙 많은 곳에서 스마트 폰에 종속되어 있는 삶같다는 이야기도 한다. 나는 꼭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한다. 스스로 스마트 폰에 대해 쓰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을까. 내가 그만큼 활용할 수 있는 기계라 쓰는 것이다. 다른 게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걸로 교체하면 된다.

억지로 그걸 해야 할 이유는 없다. 스마트 폰 말고 만화책이나 게임, 샤워, 산책하기 등을 언급한다. 그런 것들은 스마트 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책은 구성되어 있다. 딱히 심각한 건 아니지만 소소하게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두 저자의 과거로 돌아가서 다소 아픈 경험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누구에게나 아픈 경험은 있고 추억이 되었을 때 두고두고 곱씹으며 안타까워 하는 때도 있다. 이런 것들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 갖는 멋짐이다.

솔직히 책을 다 읽은 후에 딱히 남은 게 없었다. 특별한 주제를 갖고 하는 이야기도 아니고 심각한 내용도 없고 임팩트 있는 부분도 없다. 킬링 타임이라는 표현처럼 별 생각없이 편안하게 독서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딱인 책이다. 괜히 독서는 이런 설정이 안 맞다는 편견도 있지만 그게 뭐 어떠한가. 책을 읽으면서 관련된 추억을 나도 있으니 그렇게 잠시 되살리는 시간도 좋다. 이런 저런 스트레스는 쌓이지만 책은 읽고 싶을 때 이런 책을 읽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읽긴 읽었는데.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부담없이 편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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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여름 특별판) - 잃어버린 나를 찾는 인생의 문장들
전승환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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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나에게 인생의 책을 물어보면 그런 건 없다고 이야기를 한다. 만약 있다고 한다면 수많은 책을 하나씩 이야기 해야한다. 모든 책이 나에게 조금씩 다 영향을 줬다. 가끔 내 인생의 책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신기하다. 한편으로 그런 책을 선정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볼 때 편견일 수 있지만 책을 그렇게 많이 읽는 편은 아닌 듯했다. 상황에 맞는 책을 추천할 수 있어도 인생의 책이라니 말이다. 그렇게 볼 때 인생의 책이 아닌 인생의 문장이라면 다를 듯하다.

문장이라면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듯하다. 이마저도 난 없긴 하다. 책에서 무언가를 얻으려 하지만 - 또는 하나도 안 얻을 수도 있지만 - 문장에 집착하진 않는다. 아마도 내가 읽는 책 분야가 주로 실용서적이라 그런 듯하다. 내용에 집중하고 모르던 걸 알려주는 부분을 좋아할 뿐이다. 문장이라는 건 그 문장이 날 울리거나 감동시키거나 몰랐던 걸 알려준다. 생각의 전환을 할 때 갖게 되는 건 아닐까한다. 문장 자체는 책 전체 내용과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

나도 한 때 문장을 모은 적은 있다. 나름 팬더 메일이라는 걸 발행했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내가 읽은 책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해서 내 생각과 함께 보낸 적이 있다 3년 정도 하다 중단했다. 지금이라도 계속 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던 프로젝트였다. 지금처럼 블로그에 올린 게 아니라서 일반 메일로 보내다보니 피드백이 전혀 없어 반응을 몰랐다. 본격적으로 블로그에 리뷰를 쓰면서 핑크메일은 중단했지만 그 이후에 블로그에 내용을 전부 옮겨놓기는 했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는 분명히 에세이는 아니다. 에세이 범주로 넣어도 별 차이는 없을 듯한데 차이라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남을 끌어들인다. 남이라고 하니 그렇지만 자신의 이야기와 가장 부합되는 책의 문장이다. 단순히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것과 달리 좋은 문장을 곁들어 넣으니 읽는 입장에서는 좀 더 권위가 느껴지기도 한다. 또는 저자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있어 더욱 빛나게 하는 문장을 넣으니 선명하게 각인되기도 한다.

나같은 경우는 누군가 알게 되는 것이 대부분 책을 통해서다. 이 책의 저자는 '책 읽어주는 남자'로 유명하다. 여러 채널에 책의 문장을 읽거나 책 내용을 알려주는 듯하다. 최근에는 저자를 초빙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듯하다. 그로 인해 꽤 팬덤을 모았고 펴낸 책마다 인기도 끈 듯하다. 어느 정도 베스트셀러가 되면 알게되는데 이 책도 그렇게 알게 되었다. 내가 볼 때는 에세이로 보였는데 마케팅 문구는 인문 베스트셀러라고 하여 다소 의아하게 보긴 했다.

제목이 내가 원하는 걸 나도 모를 때라고 하는데 그런 경우가 많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다. 뭘 알고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적다. 어떻게 볼 때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 답답하고 절망적일 수도 있다. 원하는 게 무척 많다는 뜻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도 되니 말이다. '너무 많아'라고 외치지만 이야기 해보라고 권유하면 정작 머리에서 맴돌 뿐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한 방법으로 이런 책을 읽는 것도 좋다.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갖고 여러 생각의 편린을 하나씩 소개하니 그 중에서 자신에게 유독 꽂히는 것이 있을 수 있다. 그 부분을 좀 더 깊게 생각하고 확장한다면 그 중에서 하나가 내가 더 원한다는 걸 깨달을 수 있다. 책에는 수많은 책과 문장이 나온다. 하나의 소재에 하나의 책과 문장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소재에 2~3개의 책과 문장이 나온다. 이를 위해 저자가 얼마나 노력했을지 보인다. 자연스럽게 해당 책과 문장이 떠오를 수도 있었겠지만 전부는 아닐 듯하다.

몇 몇 책과 문장은 오래도록 고민하고 여러 책을 다시 들쳐보면서 발견하고 기쁜 마음으로 넣었을 듯하다. 그만큼 책에 노력과 수고가 들어가서 아마도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을 받은 것이 아닐까한다. 문장에서 으뜸은 아마도 시가 아닐까한다. 시는 모든 단어와 여백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시에서 핵심은 여백이다. 여백을 통해 시인은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마음을 읽는 사람이 알아주길 원하는 듯하다. 그런 시도 이 책에 실려있다.

특정 주제를 갖고 처음부터 끝까지 뚝심을 갖고 이어지는 책과 달리 에세이같은 경우는 중구난방이라 할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부분이 더 깊은 울림이나 공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반대로 자신에게 맞지 않는 내용은 다소 시큰둥할 수 있다. 그럼에도 좋은 문장을 만나 읽고 내게 다가온만큼 음미한다면 충분하다. 편견일 수 있는데 감상적이고 감수성 있는 글이 많다보니 저자가 미혼이라 생각했다. 책 내용에 딸이 있다는 언급과 딸에 대한 사랑이 나와 놀랐다.

내 경우는 원래 거의 모든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보니 밑줄을 긋지 않았다. 최근 들어 밑줄 그으며 읽는 책도 생겼다. 나중에라도 밑줄을 읽으며 되새김질을 하려 말이다. 이 책을 읽어보니 예전처럼 핑크메일식으로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될 수 있는 한 밑줄을 아껴가며 치기에 많지 않지만 그만큼 좋은 내용일테니 말이다. 우리에게는 좋은 문장이 널려 있다. 내가 그 문장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책을 읽어야 만 발견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문장을 찾으러 가야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거다..는 없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문장을 발견하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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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마음속 108마리 코끼리 이야기
아잔 브라흐마 지음, 류시화 옮김 / 연금술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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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보면 대충 알게 된다.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책을 대출 보고 읽었다. 이름값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누군가 자신의 명성을 얻게 되면 사람들은 그가 하는 일이 무엇이든지 그만큼의 신뢰를 갖는다.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해도 그런 데 비슷한 분야라면 무조건이다. 류시화라는 이름은 뭔가 영적인 것과 관련되어서는 무척이나 명성이 높다. 그 명성이 어제 오늘 생긴 것도 아니고 몇 십년이나 되었다. 자신이 직접 쓴 글이나 책도 많고 말이다.

그보다는 한국에 아주 좋은 내용의 책을 직접 번역해서 소개했다.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닭고기 스프>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미국에서 가장 친밀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한다. 좀 장황하게 설명했는데 이 책은 류시화라는 이름만 보고 택했다. 내용이 어떤지는 별 생각없었다. 최근에 읽은 류시화가 직접 쓴 책이 무척이나 좋게 읽어 이 책도 택했다. 류시화가 번역을 한 것인데 썼다는 착가도 좀 했다는 건 비밀 아닌 비밀이다. 읽어보니 스님이 쓴 책이다.

좋은 내용이 가득하고 우화와 예화로 인간의 삼라만상과 희노애락에 대해 표현한 책이다. 솔직히 이런 종류의 책을 한 때는 많이 읽다 최근에는 좀 안 읽었다. 결국에 인간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그런 걸 깨달은 후에는 굳이 꼭 읽지 않아도 별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이렇게 다소 영적인 것과 연관되어 말하는 형식에 대해서는 그런 측면이 더 있었다. 류시화의 책을 읽고 간만에 읽으니 좋다는 판단이 들어 또 한 번 읽어볼까했다.

책 초반에 욕망하는 자유와 욕망을 포기하는 자유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사람이 욕망이 없다면 과연 사람일 수 있을까. 그건 힘들다고 본다. 인간이 발전할 수 있는 이유도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욕망이 거세된다면 노력이라는 것도 할 필요가 없다. 욕망이 없으니 지금 이 상태에 대해 전혀 불만을 가질 필요도 없다. 욕망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아무래도 욕망으로 인해 사람들은 불행해진다. 욕망을 버리지 못하니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마저 든다.

욕망을 포기하는 자유가 그래서 중요하다. 욕망을 갖는 거 자체가 죄는 아니다. 욕망이 없다면 인간이 아니다. 나에게 생기는 그 욕망을 거세하는 것이 아닌 포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욕망을 갖고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안된다. 대부분 동기부여 책에서 강력히 주장하지만 현실은 그렇다. 예를 들어 내가 하늘을 날고 싶다고 아무리 욕망을 갖고 노력해도 불가능하다.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서 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도 있다. 그런 분을 위해서는 하늘에 계속 떠 있는 걸 의미한다고 말하겠다.

이를 위해서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 책에서 '너를 위해 내 마음은 언제나 열려있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네가 힘들고 어려울 때 날 찾아온다면 기꺼이 널 맞아주겠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열려있어야 하니 상대방이 갖고 있는 것과 내 것을 비교하지도 말아야 한다. 한편으로 나에게 그런 사람이 있다면 참 행복한 일이다. 책에서는 아빠가 아들에게 그렇게 이야기를 해 줬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그 말을 한 후에 몇 년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다고 한다. 아들이 20대뿐이 안 되었는데.

책 내용 중 최근 상황이 떠 올라 안 좋게 본 사례도 있다. 사스가 터져 1000명도 넘는 인원이 모여야 하는 강연이 위태해졌다. 주최측은 진행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물어봤다고 한다. 조심하면 되지 않겠냐며 진행한다. 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았다. 감염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면서 자랑한다. 두려워하지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하는 에피소드였는데 그건 좀 아니지 않나 싶었다. 그렇게 대다수가 모이는 행사라면 문제가 안 되었으니 괜찮았을 뿐이라 보인다.

다소 무책임했다고 보인다. 이런 걸 영적인 면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생각할 때 이는 영적인 부분이 아닌 과학으로 접근해서 조심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한다. 이유는 모르나 똥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아마도 똥만큼 사람들이 피하는 것이 없어 그런 듯하다. 똥이라는 걸 기꺼이 받아들인다면 어떤 일도 웃으면서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어떤 수련 승이 애인을 못 잊어 했다. 그러자 그 애인에게서 소중한 물건 하나를 받아오라고 한다.

수련 중인데 그럴 수 있냐고 묻자 뭐가 문제냐고 한다. 그러면서 애인의 똥을 유리병에 담아 생각나며 못 잊을 때마다 뚜껑을 열고 냄새를 맡으라고 한다. 애인의 모든 것을 다 사랑한다면서 왜 그걸 못하느냐고 하면서. 그 외에도 집 앞에 똥을 잔뜩 뿌려놔도 별 반응 없다면 그만큼 내적 수련이 되었다는 뜻이다. 그 외에도 똥이 다양한 뜻으로 쓰인다. 우리가 가장 싫어하는 거니 상대적으로 더 마음의 평정과 관련되지 않았을까한다. 해서 술 취한 코끼리는 어떻게 길들이는지 궁금하다면 책으로 확인할것.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좋은 내용이 계속 나온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고개를 끄덕이며 읽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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