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진짜 잘하는 아이는 읽고 씁니다 - 내 아이 수학인생을 바꾸는 기적의 학습법
박정희.이혜준.홍성영 지음 / 일상이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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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골치거리다. 수학을 재미있어하고 즐거워 한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 사람이 있을 때 우리는 다소 생경하게 바라본다.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있다. 답답하고 골치 썩을 때 수학문제를 풀었다고 한다. 그럴 때 시간도 잘 가고 모든 것을 잊고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하는 취미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무척이나 신기했다. 어떻게 그런 작업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도 않았고 말이다. 나는 수포자였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성인이 되어 책을 읽었다. 여러 책을 읽다보니 수학에 대한 부분도 알게 되었다. 수학은 어렵고 풀기 싫은 것이었는데 성인이 되어 알게 된 수학은 다소 달랐다. 수학이라는 것 자체가 철학에서 출발했다. 내가 생각하는 부분이 맞는지 여부가 애매했다. 이럴 때 이를 숫자를 갖고 적용하게 된다. 내 생각에 맞는지에 대해 숫자로 증명했다. 수학은 그렇게 생각을 생각으로 그치지 않게 한다. 수학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전부 수학으로 구성되었다.

뭔가를 만들 때에도 수학은 필요하다. 파리미드도 수학에 따라 건축되었다. 성인이 되어 알게 된 수학은 그렇게 좀 달랐다. 단순히 공식을 외우고 반복적으로 풀이를 해서 하나씩 해결하는 학문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이해를 해야 한다는 점이 훨씬 중요했다. 우리가 배우는 교과에서는 어쩔 수 없다. 학습진도가 있고 이를 하나씩 해야 한다. 시간이라는 정해진 틀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둘 다 하기 위해서는 수학이라는 과목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느낌이다.

나때만 해도 그저 문제가 숫자로만 구성되었다. 딱히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숫자만 풀어내면 되었다. 지금은 다르다. 숫자만 풀면 안 된다. 숫자를 알기 위해서 먼저 글을 읽어야 한다. 숫자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글을 읽어야 한다. 글에서 숫자를 파악해야하고 의미까지 찾아야 한다. 수학을 풀기 위해서 국어가 중요해졌다. 갑자기 느닷없이 문해력이 뛰어나온다. 문제가 글로 되어 있으니 이를 읽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인 문해력이 중요해 져서 국어마저 잘해야한다.

수많은 수포자가 나왔다. 나때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수포자는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역설적으로 수포자가 많아졌는데 수학은 더욱 중요해졌다. 입시에서도 변별성은 수학에서 나온다. 수학이 얼마나 어렵냐에 따라 당락이 달라진다. 수학 점수를 얼마나 잘 보느냐에 따라 당락이 달라진다. 게다가 이제는 과거처럼 문과와 이과라는 구분도 사라지고 있다. 최근 뉴스에 이과의 문과 역습이라는 표현마저 나왔다. 이과인데도 이제는 문과 학과를 지원할 수 있다.

이과로 시험을 본 학생들이 문과인 학과에 지원해서 합격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만큼 수학은 더욱 중요해졌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수학을 선행학습을 하며 앞서나간다고 한다. <수학 진짜 잘하는 아이는 읽고 씁니다>를 읽어보면 그건 꼭 아닌 듯하다. 선행 학습보다는 진도에 맞게 수업을 잘 쫓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이유는 바로 단순히 기계처럼 문제를 풀어내느냐 해당 문제에 대한 이해를 하고 풀어가면서 내 수학능력이 조금씩 향상되느냐 차이같다.

이 책의 저자는 총 3명인데 현재 매쓰몽이라는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 책에서 설명한 주장이 꼭 정답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수학을 푸는 방법이 여러가지고 정답을 찾는 과정도 꼭 하나는 아니다. 상위로 갈수록 푸는 과정이 하나 밖에 없을지라도. 책에서는 동화수학이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단순히 문제를 보고 푸는 것이 아닌 동화처럼 된 걸 읽으면서 그 안에 있는 수학을 찾아내서 풀어내는 것이다. 단순 계산이 아니다보니 초반에는 꽤 시간이 걸릴 듯했다.

책에서 한국에 영재가 많지만 그들이 성장하면서 수학을 싫어하거나 심지어 수포자까지 된다고 한다. 원리를 이해하고 증명하는 방법을 고민하기 보다는 단순 계산만 하다보니 시간에 치여 수학을 멀리하게 된다. 더구나 이제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그런 과정이 오래 걸리더라도 해내지 않으면 상위로 올라갈수록 버텨내지 못한다고 한다. 사실 크게 관심은 없는 이야기였는데 읽다보니 꽤 흥미로웠다. 책의 대부분은 스토리텔링으로 어떻게 수학을 풀어내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관련 당사자가 아니면 흥미가 없을 듯.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수학에 대해서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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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연하기 싫어서 초연하게 - 반투명한 인간의 힘 빼기 에세이,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김영 지음 / 카멜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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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외향적인 면과 내성적인 면이 존재한다. 한 쪽이 좀 더 강할 뿐이라로 생각한다. 한국인의 대다수가 내성적인 부분이 좀 더 큰 걸로 알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외향적인 사람이 좀 더 두드러지고 눈에 잘 띈다. 이러다보니 내향적인 사람은 그들을 부러워하고 의기소침해지는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 내향적인 사람이 잘 못 인생을 살거나 능력이 부족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 각자 살아가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이 점을 인정하면 오히려 삶이 편안해진다.

<연연하기 싫어서 초연하게>저자는 스스로 내향적이라고 고백한다. 책의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이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나도 사람들을 만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 굳이 거절하지 않지만 적극적으로 찾아가지도 않는다. 내가 참석해야 할 자리나 내가 주최할 수밖에 없는 자리 정도를 찾아갈 뿐이다. 다소 자리에 따라 외향적인 면이 좀 더 드러날 때도 있다. 그럼에도 집에서 조용히 드라마를 보거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너무 외부로 돌아다니면 에너지가 크게 소비된다. 집에서 하는 작업을 통해 충족하는 느낌이 든다. 저자의 책을 읽는 초반에는 다소 그랬다. 너무 우울한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하니 나까지 다운되는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간접경험으로 내 경험을 넓히는 것이 독서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편식을 너무 하면 몸의 균형이 맞지 않는 것처럼 편독도 비슷하다고 본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우울한 느낌이 계속 이어지니 읽기 힘들었다.

이왕이면 긍정적인 면과 밝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우울함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작가가 우울증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글을 쓰는 작가답게 자신의 생각을 글로 풀어내니 더욱 그랬다. 뭔가를 단순히 설명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상당히 길게 썰을 풀어서 감정이입이 좀 더 된 것이 아닐까도 한다. 꽤 민감한 성격이라 그런 것이 아닐까도 싶었다. 사소한 것이라도 놓치지 않고 글로 썼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나는 좀 더 무덤덤한 스타일이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그러려니 하는 편이 강하다. 어떤 일에 있어 마음속에 간직하기보다는 될 수 있는 금방 잊거나 풀어내는 스타일이다. 그 덕분에 어지간하면 잠도 금방 푹 잔다. 책을 읽으면서 그럼에도 공감되는 면은 꽤 많았다. 작가가 일부러 사람과 관계를 유지 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다. 억지로 친구들과 당일치기가 아닌 며칠 동안 여행을 갔다고 한다. 별로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인간관계를 돈둑히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노력을 한 후에 집에 와서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자기와는 맞지 않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런 노력을 했는데 정작 함께 여행을 갔던 친구들과의 모임은 그 이후로 쫑이 났다고 한다. 여행 갔다 온 후에 작가는 해당 모임에 더이상 참여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말이다. 그나마 중간 이후부터는 책의 내용이 좀 더 밝아진다. 긍정적인 이야기도 많이 하고. 감사일기라는 것이 있다. 하루를 마감할 때 감사할 일에 대해 쓰는 것이다.

꽤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일기형식으로 알고 있다. 작가도 이를 했었는데 자신과 맞지 않았다고 한다. 해서 작가는 '좋았음' 일기를 썼다고 한다. 감사일기는 다소 거창하기도 하고 뭔가 억지로 짜내야 하는데 좋았음 일기는 달랐다고 한다. 부담없이 좋았던 걸 쓰면 된다. 무엇보다 하루에 부정적인 감정이나 나쁜 일도 있었을 때 조차도 자연스럽게 좋았다는 것으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꽤 괜찮은 아이디어로 보였다. 부담없이 할 수 있고 긍정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가장 큰 장점은 별게 아니더라도 길게 풀어내는 점이다. 그다지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마저도 끌어들여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이 책의 작가에게 가장 큰 장점이 그부분이 아닐까한다. 그다지 거창하지도 않은 제목을 갖고 상당히 길고도 다소 장황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쓴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성격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이 제일 만족스러운 삶이 아닐까한다. 한편으로 주제넘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다소 달라지는 점도 있으니 작가도 나중에 그렇지 않을까한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는 긍정적으로 살아간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공감하며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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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 피플, 나라는 세계 - 나의 쓸모와 딴짓
김은하 외 지음 / 포르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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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을 하고 있다. 블로그를 하며 저절로 여러 SNS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호기심을 갖고 개설을 한다. 페이스북도 그렇게 시작했다. 개설하고 딱히 뭔가를 하진 않았다. 굳이 뭔가를 했다면 내가 블로그에 쓴 리뷰를 그대로 복사하고 붙혀넣기를 했다. 블로그로 날 아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에도 친구신청을 했다. 딱히 뭔가를 한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친구가 몇 천명이 되었다. 큰 관심은 없어서 친구 신청을 받아 주는 것도 자주 하지도 않고 아주 가끔 할 정도다.

페이스북의 친구 숫자에 비해서는 내가 볼 때 교류는 그다지 많지 않은 듯하다. 내 글에 덧글을 달아주면 답글을 달아주는 정도다. 그 외는 다른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읽는 정도다. 가끔 내가 이런 사람과 친구인지 놀랄 때도 있다. 꽤 유명한 사람인데 나에게 이웃 신청을 했다는 뜻이니 말이다. 나는 내가 먼저 이웃 신청한 것은 열손가락에 꼽는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거의 사회에서 일어난 일이나 경제 관련된 글을 주로 읽는 데 활용하고 있다.

친구라는 표현답게 비슷한 연령대와 관심 갖는 사람들이 신청했으니 그런게 아닐까 한다. 페이스북을 통해 마케팅을 잘 하는 사람들도 많다. 지금은 인스타그램이 마케팅으로는 더 대세인 듯하지만. 페이스북에도 스타는 있다. 지금은 인플루언서라는 호칭으로 어느 SNS든 통일 된 것 같지만. 유독 올리는 글마다 인기를 끌고 관심받는 사람들이다. 그렇다해도 대부분 관심 분야가 겹쳐야 상대방에 대해 인지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면 그런 느낌이 더 강하다.

<힙 피플, 나라는 세계>는 현재 페이스북에서 꽤 인기인이고 현실 세계에서도 나름대로 자신의 업을 잘 하는 사람인 듯하다. 인기인이라고 하지만 내가 늘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동네에서 알아주는 정도다. 왜냐하면 여기에 소개된 인물을 난 단 한 명도 알지 못한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이 전부다. 나도 블로그 이웃은 거의 7만 명이니 나나 이들이나 그저 동네에서 알아주는 정도가 다가 아닐까한다. 여기에 소개된 사람들은 정확히 자신이 직접 글을 써서 자신을 알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살짝 글의 편차는 있다. 글을 잘 쓰고 못 쓰고의 차이가 아닌 재미있게 읽는 차이다. 어떤 내용은 재미있었고, 어떤 내용은 그다지 재미없었다. 특히나 이 책은 부제로 '나의 쓸모와 딴짓'이라고 써 있다. 쓸모에 대해서 주로 쓴 사람도 있고, 딴짓에 대해서 주로 쓴 사람도 있다. 아무래도 쓸모에 대해 쓴 이야기가 좀 더 재미있었다. 어차피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인데 그들의 딴짓이 재미있으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별로 흥미가 동하지 않았다.

원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평소 페이스북에서 보던 인물이 다른 이야기를 하니 그럴 수 있는데 나처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읽을 때는 그가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다. 어떤 글은 너무 자의식 과잉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벼운 에세이 글에 뭘 그리 쉽지 않게 글을 썼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그래도 각자 자신의 영역과 딴짓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정도로 일정 성취를 보인 사람들이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듣는 것으로도 괜찮다.

페이스북은 남에게 보여주는 자아가 있고, 내가 가진 자아가 있다. 남에게 보여주는 자아가 나랑 다르기도 하지만 일부분이다.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면을 보여준다. 이게 허세일 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이 책에 나온 사람들이면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표현이 그렇지만 나이가 있다. 페이스북을 지금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40~50대라고 한다. 이 책은 30대도 있는 듯하지만 그만큼 허세를 보여주기보다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보여준다.

그도 아니면 자신이 하는 업과 상관없이 취미 등과 같이 좀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관성있게 보여주다보니 사람들의 관심을 얻게 된다. 그들과 소통하면서 SNS하는 재미가 붙고 덕분에 더 열심히 활동을 한다. 생각지도 못하게 그런 딴짓이 본업으로 체인지되기도 한다. 덕업일체라는 표현이 그래서 나온다. 페이스북을 열심히 한다는 것은 일종의 관종이다. 내가 뭘 하는지, 뭘 하려고 하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시시콜콜 사람들에게 드러낸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얻는다. 이게 자양분이 되어 더 즐겁게 페이스북을 하게 된다. 책에는 총 9명의 사람이 나온다. 다들 자신의 위치에서 남들이 부러워할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책에 나온 뉘앙스로 볼 때 그랬다. 책을 읽다보니 여기에 나온 인물들의 페이스북에서는 현재 어떤 내용의 글을 올리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여기에 소개된 사람들이 다들 대단한 사람들이니 그들이 쏟아내는 (아니면 가끔 알려주는) 이야기가 재미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증정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개인적인 재미의 편차가 나에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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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언어들 - 나를 숨 쉬게 하는
김이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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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참 중요한 기능을 한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없다면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단어나 어휘력은 그런 면에서 참으로 중요하다. 좀 더 잘 전달하고 싶지만 참 어렵다. 인간은 자신이 갖고 있는 언어로 표현 할 수 있기에 상대방을 이해하기도 하고 오해하기도 한다. 언어는 그만큼 여러 의미마저 갖고 있다. 똑같은 단어라도 어떤 맥락에서 쓰느냐에 따라 희망이 되기도 하고, 절망이 되기도 한다. 언어는 그만큼 우리에게 중요하다.

언어를 직업으로 쓰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나 언어를 해야 살아갈 수 있으니 직업이라는 표현이 어색할 수 있다. 남들보다 좀 더 언어를 많이 쓰는 직업이 있다. 또는 언어를 갖고 직업이라는 표현처럼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언어의 맛과 묘미는 다른 사람보다 훨씬 중요하다. 이들에게 언어를 잘 활용하는 것은 생존이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직업 중에 작사가도 있다. 작사가라는 직업은 아마도 현대 들어와서 시인을 대신하는 사람들이 아닐까한다.

가사는 단순히 음률을 보조하는 역할이 아니다. 우리가 가요를 듣고 감동을 받는 것은 대부분 가사 덕분이다. 가사가 가슴에 꼭 와닿아 마음이 움직인다. 작가사 중에 유명한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 제일 유명하면서 일반인에게 탑인 작사가는 이 책 <보통의 언어들>의 저자인 '김이나'다. 히트 곡의 작가사로도 유명하지만 여러 예능에도 출연하니 친숙하기도 하다. 더구나 원래 직장인이었는데 작사가가 되었다고 하니 더욱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알고보니 일반 직장은 아니고 엔터 관련 회사였다는 걸 알고는 다소 배신처럼 난 느껴지기도 했지만. 작가로 좋은 가사를 많이 남겼지만 이렇게 책으로도 우리를 찾아왔다. 워낙 유명인이라 책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가벼운 에세이라 생각을 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줘서 괜찮게 읽었다. 여러 단어나 어휘를 갖고 그 의미를 되새기며 자신의 에피소드와 함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다시 한 번 단어가 갖는 뜻을 생각하게 되었다.

책에서 사과하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사과란 내 입장이 아닌 상대방 입장에서 봐야 한다고 본다. 내 입장에서 사과를 하는 것 자체가 할 일을 다 했다는 것으로 여기면 곤란하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내 사과를 듣고 진정성을 느꼈느냐가 중요하다. 책에서는 이런 표현을 한다.

'사과를 하는 쪽에서는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순간 주도권을 갖는 착각을 한다. 물론 사과하는 일은 어렵다. 그렇기 때문인지 사과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에 심취해서 포커스를 상대가 내 사과를 어떻게 받는지에 맞추기 지삭한다. 미안하다고 했잖아.라는 말. 이 문장만 봐도 이유도 생각나지 않는 짜증이 밀려오지 않는가? 그만큼 사과를 하고 받을 말한 일에서는 중요한 건 사건 그 자체보다는 이후의 과정인 것 같다.'

이렇게 사과를 한다는 것은 내가 할 일을 다 했다는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라는 뜻이다. 사과를 받는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미안하다는 한 마디에 뭐라고 하기가 애매해진다. 그렇기에 진정성이 중요하다. 상대바의 사과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으면 오히려 화가 난다. 여기서 화를 내면 상대방은 사과를 했는데 왜 그러냐는 태도를 보인다. 이렇게 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사과를 받는 입장에서는 진짜 사과를 받지 못했는데도 웃긴 사람이 되어 버린다.

사과를 한 쪽에서는 사과를 했으니 내 할 일은 다 했다면서 오히려 마음 편하게 있다면. 이건 뭔가 이상하다. 그런 면에서 늘 역지사지라는 관점으로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한다. 여기에 '유난스럽다'라는 표현도 나온다. 보통과 달리 특별한 데가 있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이 유난스럽다라고 한다. 아주 좋은 뜻인데도 우리는 대부분 맥락상 부정적으로 쓴다. 나는 이 어휘가 이렇게 좋은 뜻인지를 그다지 생각하지 못했다. 실수라고 생각한다.

워낙 내가 '유난스럽다'라는 말을 하지 않다보니 별 신경은 안 쓴 듯도 하다. 다시 단어 의미를 생각하니 앞으로 좀 더 유난스러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 유난스러운 것이 문제일 뿐 그렇지 않다면 유난스러운 건 좋다. 이렇게 책에서는 언어가 갖고 있는 여러 의미를 다시 알려주고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부담없이 가볍게 쓴 글이지만 읽다보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건 작가가 깊은 생각을 한 후에 쉽게 쓰려 한 노력이라 보인다. 역시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은 다른가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흐름은 없으니 아무 곳이나 읽어도 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작사가의 가사가 아닌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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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육아 법칙 - 하루 10분, 내 아이와의 놀이로 행복해졌다
윤정란 지음 / 프로방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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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닐까한다. 가장 큰 이유는 감정이입 때문이라고 본다. 분명히 나와 다른 객체인데도 나도 모르게 자꾸 나와 동일시 한다. 특히나 딱 한 명의 아이를 키울 때에 이런 어려움은 더욱 가중된다. 아이도 처음이지만 아이를 키우는 나도 처음이다. 모든 것이 전부 처음이니 대처하기가 너무 힘들다. 더구나 사람이라서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단순 미션이라면 어려울 것은 없다. 아니 어려워도 어느 정도는 내가 감당한다.

문제는 아이는 사람이라 감정이 있다.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한다. 여기에 아이가 미취학이 될 정도로 어리다면 예측불허의 행동이 매일같이 벌어진다. 상대방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의사소통마저 불통이다. 겪어보면 어느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매일같이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특히나 내 자식이니 애지중지하면서 조금이라도 탈이 나면 잘못될까봐 노심초사하면서 더욱 정성을 쏟는다. 그래서 더욱 힘들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그나마 첫째를 경험한 후에 둘째를 키우면 좀 더 여유가 생긴다. 한 번 경험해 봤으니 대처가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라고 말은 하지만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질 뿐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 매일 벌어진다. 이러다보니 특히나 첫째를 키우면서 모르는 걸 알기 위해 온갖 정보를 습득한다. 어찌나 그리 잘 키우고 대단한 아이로 성장시키는지 나는 엄청나게 잘못한 것만 같다. 그러면서 또 다시 그런 책과 정보를 습득하면서 괜한 자괴감에 빠지고 혼란에 쌓이게 된다.

내가 감히 육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만큼 대단하게 아이를 돌보고 키운 것은 아니다. 그건 내 입장일 뿐이긴 하지만. 한 마디로 아이는 결국에 스스로 잘 자란다고 본다. 부모가 엄청나게 잘 하면 잘 자라고 그렇지 않으면 아이가 엉망으로 자라냐면 그건 아니다. 이를테면 아주 아기때 어린이 집을 보내면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계속 집에 데리고 있으면 정서 충만한 아이로 자라냐고 하면 절대로 그건 아니라는 건 다양한 연구결과로 나와있다.

이런 어려움을 보육교사면서 엄마인 저자가 <하루 10분 틈색 육아 법칙>으로 썼다. 대부분 육아 책은 무척이나 대단한 아이를 키우고 훌륭하게 성장한 이야기를 해서 다소 기가 죽는다.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저자 자신의 좌충우돌 육아를 담고 있다. 자신이 보육교사면서도 자기 아이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오히려 객관적으로 아이를 바라보지 못했다. 특히나 자신이 하는 일을 우선적으로 더 하려고 노력했다. 아이가 있다고 뒤쳐지는 건 싫었던 듯하다.

자녀가 자신에게 선생님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자신이 선생님이니 당연히 그런 말을 들을 수도 있지만 집에서 아이에게 그런 말을 들었다. 알고보니 자신이 집에서도 자녀에게 보육교사처럼 행동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다보니 자녀가 느끼기는 엄마라는 느낌보다 선생님처럼 자신을 대한다는 느낌이지 않았을까한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노력을 했다고 한다. 노력이라고 해서 엄청나게 뭔가를 했다기 보다는 차분하게 변화하려 했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저자 자신이 보육교사로 일하면서도 따로 학교공부까지 하면서 이론과 실천을 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책 제목처럼 딱 10분만 아이와 함께 놀아주면 된다고 한다.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알려준다. 여기서 10분은 영아는 아닌 듯하고 초등학교 들어갈 1~2년 전에서 저학년까지 아닐까싶다. 또한 놀아준다고 무조건 함께 놀아줄 필요도 없다. 아이가 놀려고 할 때 그저 옆에서 지켜봐주기만 해도 된다. 아이가 도움을 요청하거나 할 때 놀아주면 된다.

무엇보다 책이 무척 현실적이었다. 대부분 육아책이 너무 이상적이라 이질감을 느끼는게 사실이다. 부모는 완벽하게 키우고 아이는 엄청나게 잘 자라고. 그런 가정이 실제로 내 주변에는 없다. 실제로도 있을까싶다. 그런데도 대부분 책은 그런 가정을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무척 현실적이라 엄마도 그렇고, 이제 중학생인 아이도 그렇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싶다. 육아는 언제나 힘들고 어렵다는 걸 차라리 인정하고 아이를 키우는 것이 좋은 듯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자녀는 또 다를 듯.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육아는 제일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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