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이유 있는 반란 - 내가 백조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김미성 외 지음 / 북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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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엄마는 여성이기도 하다. 모든 여성이 엄마가 되는 건 아니다. 모든 여성이 딸이 될 수는 있다. 딸이 되는 건 내 선택이 아니겠지만 엄마가 되는 건 좀 다르다. 엄마도 내 선택이나 의지와 상관없이 될 때도 있지만 결이 다소 다르다. 엄마가 된다는 건 참으로 대단한 일이지만 인간으로 볼 때 다른 점도 있다. 나라는 한 개인의 자아정체성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이건 뭐가 더 좋은지 여부와는 상관없다. 한국만의 특수성이라고 하기는 힘들고 정도의 차이는 있을 듯하다.

시스템을 통해 엄마가 되어도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있다. 한국은 아직까지 그 정도 단계는 가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한 개인보다는 엄마의 삶을 택하는 경우가 꽤 많다. 다행히도 갈수록 달라지고 있긴 하다. 달라진다고 엄마라는 또 다른 정체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한 번 엄마가 되면 평생 엄마다. 엄마도 의미있는 삶이지만 자녀가 어릴 때는 힘든 건 사실이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란 후에는 그동안 갖고 있던게 사라지면서 경단녀가 되는 게 현실이다.

특히나 아주 묘하게도 아이가 아직 어릴 때 일을 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인데 다른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엄마 스스로 자책하며 이게 맞나라는 죄책감도 갖는다. 아직 어린 아이를 어린이 집에 보는 것도 딱히 문제는 없다고 들었다. 1살이 안 되어 어린이 집을 가도 정서 등의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라고 한다. 그렇게 살다 어느 날 내가 엄마라는 거 말고 다른 삶도 있다는 걸 자각하게 된다. <엄마들의 이유있는 반란>은 그런 책이다.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엄마들.

엄마라는 이름이 아닌. 이를테면 어느 순간부터 이름이 불리지 않는다. 누구누구 엄마라고 불린다. 이걸 당연하게 여기고 별 생각없이 살아간다. 갑자기 내 이름이 불려지는 순간 당황하기도 한다. 나도 지금까지 내 경력을 살려 일하며 살았는데 이제는 누구의 엄마라는 정체성만 갖는다. 한국 사회에서 많이 나아졌다고 해도 누군가는 좀 더 집안 일을 해야 한다. 이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다보니 엄마가 되는 순간부터 집안일을 치중하며 내가 뒷전이 된다.

꼭 일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얼마든지 자기 계발이나 다양하게 자신의 또다른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 책은 총 10명의 작가가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4번에 걸쳐서 한다. 솔직히 이렇게 많은 사람이 쓴 책은 잘 읽지 않는다. 아무래도 10명이나 참여한 책이라면 아주 짧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끝낼 경우가 많다. 책을 읽는 목적이 여러가지겠지만 너무 짧은 건 인터넷 등에서 읽으면 되니까. 이번에 읽게 된 건 책의 작가 중 한 명인 김형희씨가 내게 보내주겠다고 해서다.

예전에는 이런 책은 대부분 10명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한 챕터씩 했던 걸로 안다. 최근 유행이 변한 것인지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각 꼭지마다 주제에 맞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보니 좋은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었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3~4페이지 정도에 걸쳐 나온다. 사연을 읽으니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해서 본격적으로 뭔가 읽으려 하니 끝난다.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한 사람에게 적응할 틈도 없이 다른 사람 이야기가 나오니 누가 누군지 알기 힘들다.

그나마 내게 책을 준 분은 쫓아가며 읽을 수 있었다. 아마도 다른 사람도 그렇지 않았을까. 자신에게 관심있는 사람의 이야기 위주로 말이다. 그 외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참여하니 반대로 임팩트있게 한 명씩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솔직히 개인 편차가 있다보니 몇 몇 분의 이야기는 더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첫 장인 '나를 위한 삶이 모두를 위한 길이었다'에 다 나왔다. 가장 중요하고 할 말을 했던 장으로 보인다.

책 표지 뒤에 있는 '가족을 위한 희생은 이제 그만, 내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하다!' 이 부분은 내가 쓴 <천천히가도 괜찮아>에도 비슷하게 나온다.  '당신이 행복했으면 합니다. 당신만을 생각하세요. 당신이라도 행복하도록 말이죠. 당신을 희생하지 마세요. 가족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지 마세요. 자신을 위해 희생하세요. 당신이 먼저 행복해야 가족도 행복합니다. 당신의 희생으로 가족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런 식으로 썼다. 맞다. 이 책을 쓴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길 응원한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너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각자가 다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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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합본 에디션
윤동주 외 64명 지음, 클로드 모네 외 그림 / 저녁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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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든 순간 놀라 자빠질 뻔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두께에 그만 책을 놓칠뻔 했습니다.

책이 무거워 놓쳤어도 상관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책의 부피가 장난이 아닌데 무려 1,088페이지나 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책은 사계절이 있습니다.

책에는 1년 열 두달이 있습니다.

이전에 달력으로 이 책으로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합본 에디션으로 받은 책이었습니다.

책의 두께에 질릴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진 않습니다.

이걸 일반 책처럼 읽는 건 분명히 아니기 때문입니다.

무려 64명의 시를 포함한 글이 있습니다.

여기에 11명의 화가가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사실 소장가치는 충분한 듯합니다.

하루에 한 장씩 읽어나가도 전혀 부족함이 없죠.

매 페이지마다 시가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어떤 부분은 2페이지에 걸쳐 그림이 있으니 그걸 봐도 좋아요.

이런 책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선물이 될 듯합니다.

책은 읽으려고 소장하는거죠.

이 책은 꼭 읽으려고 구입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그저 장식품으로 소장해도 될 정도로 좀 예쁩니다.

당연히 책이란 읽어야 그 가치가 빛이 납니다.

읽지 않는 책은 쓸모가 없다고 할 수 있죠.

그렇게 볼 때 이 책은 소장하며 음미하며 읽어나가면 됩니다.

매일 읽을 필요도 없이 생각날 때마다 말이죠.

아주 짧게 몇 편의 시만 한 번 읽어볼까요?

울적

윤동주

처음 피워본 담배맛은

아침까지 목 안에서 간질간질 타.

어젯밤에 하도 울적하기에

가만히 한 대 피워 보았더니.

해후

박용철

그는 병난 시계같이 휘둥그래지며 멈칫 섰다

둘이서 본 눈

올해에도 그렇게

내렸을까

마쓰오 바쇼.

다들 한 번 읽어보세요.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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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퍼거 남편과 살고 있습니다 - 조금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에 대하여
김모니카 지음 / 다온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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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아스퍼거 남편과 살고 있습니다>라서 어떤 이야기를 할 지 한 눈에 들어왔어요. 아스퍼거는 얼마전 크게 화제가 되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인해 많이 알려졌죠. 그전까지 아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상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죠. 드라마라를 봐도 다소 어눌하거나 생활이 일반인에 비해 살짝 다르긴 해도 별 무리없이 함께 살아가는 걸 알 수 있죠. 이 책을 보면 더욱 알 수 있어요.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증이라는 표현때문에 더욱 그렇기도 하죠. 뭐든지 다소 극단적인 게 기억에 남잖아요. 보통 전철에서 시종일관 중얼거리면서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 있어요. 딱 봐도 가까이가면 안 되겠다는 느낌을 갖게 되죠.그러다보니 아스퍼거남편과 함께 살아간다는 점이 더욱 신기하게 느껴졌죠. 더욱 놀라운 것은 아스퍼거 남편이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입니다. 어떻게 보면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여러 조건을 두루두루 갖췄다고 할 수 있는거죠.

작가가 호주에 유학을 갔다 만났다고 하네요. 생활력이 강하고 추진력이 대단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더라고요. 호주에 유학을 갔지만 여유가 있는 건 아니라 알바를 해야 했어요. 대단하게도 전단지를 만들어 호주에 있는 상가를 돌아다니며 뿌렸다고 합니다.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데 말이죠. 먹고 살아야 하니 연락이 온 곳에 가서 돈 안 받아도 되니 일주일하겠다고 했다네요. 다행히도 커피 등의 주문하는 영어가 반복이고 제한적이라 적응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느 남자가 매일같이 와서 같은 주문을 했다고 하네요. 에프터 비슷한 걸 했는데 무시했다고 합니다. 매장 주인도 잘 했다고 하고요. 배달하던 사람인데 그 이후 일체 연락이 없었습니다. 작가가 오히려 2달 정도 후에 물어봤다고 하네요. 그렇게 둘은 사귀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혀 몰랐는데 알고보니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던거죠. 어쩌면 한국어가 아닌 영어라 그럴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드네요. 책을 읽어보면 의외로 직진남입니다.

보기에는 엄청나게 많은 고민 등이 있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그래 보인다는거죠. 가장 힘든 건 아무래도 공감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해요. 상대방이 아프거나 힘들 때 보통 괜찮냐고 묻거나 감정입을 하는게 일반 사람이죠. 그렇지 않고 관망하거나 차분히 바라봅니다. 호들갑을 떨지는 않아도 괜찮냐는 물음이라도 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죠. 그럴 때 상대방이 야스퍼거라는 걸 모른다면 너무 하다고 생각하겠죠. 문제는 그걸 알아도 서운한 건 똑같다는 거죠.

사람의 감정이 그렇잖아요. 그런 사람이고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사실 쉽게 적응이 안 될겁니다. 책을 읽어보면 몰랐는데 어느 정도 훈련으로 일반인과 비슷하게 행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볼 때 우리도 많은 것들을 후천적으로 습득합니다. 어릴 때부터 어느 정도는 눈치것 행동하면서 부모의 반응을 살피죠. 부모가 좋아하는 행동을 하면서 스스로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는거죠. 그런 습득이 일반인에 비해 다소 늦을 뿐이지 큰 차이는 없는 듯도 하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책을 읽어보면 내가 아스퍼거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던 것이 아닌 무지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무지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흔히 볼 수 있지 않았으니까요. 가끔 저도 오후에 특수 학교 버스에서 아이들이 내리는 걸 동네에서 봅니다. 우리 주변에 꽤 있는데 어쩌면 사람들의 시선때문에 밖을 잘 돌아다니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요. 책을 읽으면 꽤 많은 편견을 갖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물론 녹록치 않다는 것도 역시나 읽어보면 느끼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함께 살아가는 작가도 대단해보이더라고요. 거기에 아이가 내는 소리도 좋아하지 않아 처음에는 낳지 않으려 했다네요. 의외로 조카를 좋아하는 걸 보고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잘 적응하고 있는 듯하더라고요. 거기에 아이들도 다문화 가족이니 그에 따른 두려움도 있었다고 합니다. 전혀 몰랐는데 샘 해밍턴이 예능 프로에 아이들과 나왔던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사람들의 인식 전환에 한 몫했다고 합니다. 한국 사회는 느린 듯하지만 그렇게 발전하나 봅니다.

책은 분명히 에세이인데도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습니다. 워낙 둘 사이에 있던 내용을 소설처럼 구성하고 쓴 덕분에 그림이 그려지면서 재미있게 읽히더라고요. 끝에는 아스퍼거 남편에 대한 설명서를 통해 꼭 알아야 할 점이 나와요. 작가가 블로그 등에 관련 내용을 쓰니 비슷한 사람들이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 책은 에세이인데도 몰랐던 정보와 읽는 재미를 줘요. 끝으로 제가 주최했던 책쓰기 강의에 참여했던 분이라 더욱 감정이입해서 읽었네요. 함께 컨셉잡고 제가 첨삭도 하고 그랬거든요.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아스퍼거 편견을 가졌던 나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오래도록 행복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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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 우리가 사랑이라 말하는 모든 것들 날마다 인문학 4
정지우 지음 / 포르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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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를 통틀어 사랑은 언제나 난제 중 난제다. 도저히 풀 수 없다. 사랑의 종류도 너무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남녀간의 사랑부터 시작해서 동성간의 사랑. 여기에 사람과 동물과의 사랑도 있다. 심지어 사람과 사물과의 사랑도 있다. 사람에게 감정을 주고 받는게 너무 힘들다며 사물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 수많은 작품에서 사랑이 빠지면 더이상 할 말이 없지 않을까 할 정도다. 소설을 비롯한 많은 작품에서 사랑이 없다면 80% 정도는 사라질 듯하다.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좋은 것 중 하나는 시중에 나온 작품을 선택하면 된다. 우리 주변에 펼쳐지는 사랑도 있지만 밋밋한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작품에는 범성치 않은 내용도 있지만 아주 세밀한 감정 표현이 나온다. 우리가 일상에서는 알고 있지만 이를 표현하기 너무 힘들다. 글로 된 묘사를 읽은 후 정확히 내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는 책에 나온 내용을 근거로 사랑을 설명한다. 사랑을 설명한다는 점이 이상하긴 하다.

이성과 감정이 있다. 이성과 달리 감정은 설명이 불가능하다. 내가 왜 이러는지 이성적으로는 알겠는데 감정은 파악하기 힘들다. 평소와 달리 완전히 다른 행동을 할 때는 언제나 이성이 아닌 감정이 작용한 결과다. 사랑은 감정이다. 감정을 설명한다는 점이 모순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언제나 그 어려운 걸 한다. 느낀대로 할 수도 있지만 이걸 어떻게하든 설명하려 노력한다. 워낙 오래된 인류 역사 덕분에 말도 안 되게 감정을 어느 정도는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내 감정을 작품을 통해 깨닫게 된다. 정확히 맞아 떨어지지 않지만 어렴풋이 알게 된다. 이 책은 인문학이라는 표현을 한다. 많은 작품 중 인문이라고 하면 소설도 인문이다. 여러 작가의 책이 소개되는 데 그 중에서도 특히 롤랑 바르트의 작품이 자주 나온다. 이름은 들어 봤는데 찾아보니 평론가이기도 하면서 기호학을 널리 전파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랑이 단순한 연인의 알콩달콩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렇다해도 사랑 이야기를 하는데 연인간의 사랑이야기가 빠지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부모자식간의 사랑은 고상하고 거룩하지만 좀 심심하긴하다. 또한 사랑은 참으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다. 분명히 내가 손해를 보는 걸 알면서도 한다. 내가 바보가 된 것이 아닐까하면서도 한다. 이런 내 모습은 원래의 내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한다. 어느 곳도 평소의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은데도 내가 나를 보면서 스스로 당황하고 어색해하면서도 한다.

그렇게 볼 때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내게 이런 모습도 있다는 걸 확인한다. 내가 이런 생각도 할 수 있는 걸 알게 된다. 그런 말도 한다. 상대방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정작 사랑하는 건 내가 아닐까.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사실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남을 사랑하긴 힘들다. 또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내 모습을 내가 사랑한다. 나도 몰랐던 걸 알게 되면서 스스로 이런 내 모습에 놀라면서 더 보고 싶어 그렇게 행동하는지도 모른다.

사랑은 당사자들만의 일이다. 남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누군가를 사귀고 있다고 할 때 얼굴 표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곤란할 때가 있다. 도저히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되는 커플이기 때문인다. 남들이 모르는 비밀을 둘은 공유한다. 둘 사이만 서로에 대해 알 수 있는 비밀이 있다. 남들은 발견하지 못한 매력을 나는 알고 있다. 그 매력때문에 상대방을 사랑한다. 이런 식으로 남들이 끼어들 틈이 없는 공간이 생긴다. 그 공간은 둘 만이 머물 수 있다.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지만 서로만의 공간에서는 막강하다. 나라면 하지 못했을 걸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해내기도 한다. 사랑은 위대하다는 표현을 하는 이유다. 책은 매 챕터마다 영화를 하나 선택해서 사랑에 대해 설명한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면 아마도 밤새서 이야기할 수도 있는 꺼리다. 그런 사랑을 약간은 인문 관점에서 들여다보니 좀 까탈스럽지 않을까도 싶다. 인문과 결부되지만 사랑이야기라서 쉽게 읽을 수 있다. 공감도 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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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행복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병률 지음 / 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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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그리고 행복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에서 슬픔이 느껴진다. 우연히 어디서 누군가에게 뜻밖의 소식을 듣는다. 듣고 싶기도 했지만 굳이 듣고 싶지도 않은 소식. 잊었다고 생각하지만 갑자기 떠오르는 그녀(작가가 남자니). 상대방은 내게 궁금할 것이라는 억측을 갖고 알려준다. 난 알고 싶지 않지만 느닷없이 쏟아내는 말에 이미 젖어버린다. 피할 틈도 없이 그가 하는 말에 흠뻑 빠져버린다. 현재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이 내 귀에 들어온다.

행복하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너무 주관적이라 행복하다는 걸 증명할 방법이 없다. 그런데도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라고 내가 느낀 것이다. 내게 들려준 소식에 나는 행복하다고 지레짐작을 했다. 그건 아마도 내가 사랑했던 그녀가 이번에 결혼을 했다는 소식이 아니었을까한다. 그렇기에 소식을 듣고 행복하다고 판단하지 않았을까한다. 세상에 나온 모든 책은 제목에서 모든 걸 알려준다. 책 제목은 함부로 쉽게 짓지 않는다. 아주 심혈을 기울여 짓는다.

작가는 물론이고 출판사에서도 머리를 맞대고 오랜 시간 노력을 한다. 이 책의 제목에서 슬픔이 느껴진다면 책의 전개가 그럴 것이라는 이야기다. 더구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려 하는 건 아닐까한다. 사랑 이야기도 뭔가 찌질할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여전히 잊지 못한다는 느낌도 들어간다. 작가는 자신의 마음을 글로 풀어내는 사람이다. 자신에 대해 가감없이 밝혀야 한다. 그럴수록 좋은 글이 된다.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고 좋아하는 글이 될 수 있다.

작가는 이 책에서 참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전달한다. 솔직히 책에서 언급되는 사랑의 종류나 에피소드가 무척이나 많다. 작가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한국 나이로 청춘은 아닌 듯하다. 나이를 꽤 먹었으니 꽤 많은 연애를 했을 듯하다. 또는 짝사랑 등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고 거절당하며 경험한 것들이 많지 않을까한다. 그렇다해도 엄청나게 많은 경험은 아닐 듯하다. 그런 점에서 책에서 소개되는 건 팩션이 많지 않아 싶은 게 읽은 후 생각이다.

꼭 자신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 누간가 이런 식으로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사랑하고 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글을 쓴 듯하다. 솔직히 책을 그다지 집중하며 읽지는 못했다. 분명히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쓴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그럼에도 집중이 안 되었다. 작가가 풀어내는 방식이 나랑 안 맞았던 듯하다. 작가는 시인 인 듯하다. 시인이라 내용이 너무 함축적으로 썼나 보다.

어떤 소재를 갖고 내용이 쭈우욱 연결되는 건 아니었다. 내용이 전개되다 다른 내용이 중간에 쓰으윽 하고 들어온다. 그러다 다시 마무리를 한다. 중간에 들어온 내용이 내가 현재 읽고 있는 원 소재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오히려 인상적인 건 작가의 사례가 아니었다. 꽃집을 운영하는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책을 읽어보니 작가는 해외 여행을 엄청나게 많이 다닌 듯하다. 해외 여행은 그렇다고 자주 가기는 힘들지 않을까싶긴 한데도 여러 곳을 다닌다.

작가의 아마도 팬이 꽃집에 찾아왔다. 서로 다른 팬이 찾아왔는데 아마도 둘이 서로 오늘 만나는 것이 아닐까한다. 이게 진짜인지는 해당 에피소드를 쓴 작가도 모른다. 그럴 것이라는 추측일 뿐이다. 팬으로 온 고객이니 꽃집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도 조언을 잘 받아들인 듯하다. 편지를 쓰라는 조언도 넙죽 받을 뿐 아니라 작가의 코치까지 받아 쓴다. 각자에게 해 준 조언이 잘 이뤄졌을지도 모르겠고, 정말로 따로 온 남녀가 서로가 만나는 상대방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볼 때 이 책에 나온 모든 내용은 그런 식인듯도 하다. 진짜 자신이 상대방을 만나 경험한 것보다는 느낌이다. 상대방이 이러지 않았을까하는 추측. 상대방에게 묻지는 않는다. 내가 다 지레짐작으로 느낌을 중시한다. 그냥 상대방에게 직접 물어보면 안 될까. 사랑이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제일 우선이다. 그건 짝사랑일 때 그렇다. 상대방이 있을 때는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럴려면 직접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이럴 것이라는 추측으로 혼자 간직하기보다는.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상하게 집중이 안 되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 디자인과 사진이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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