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심리학 - 동양인 서양인 한국인의 마음
한성열 외 지음 / 학지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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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개인을 규정한다. 집단을 규정한다. 문화라 하면 고상하게 클래식을 듣거나 미술관에서 미술 감상을 하는 것만 생각하지만 같은 집단 내에서 함께 공유하고 움직이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문화다. 인간은 홀로 살 수 없다. 인간이 지구 위의 정복자가 된 이유중 하나는 문화덕분이다. 나 혼자가 아닌 집단으로 살기 위해서는 집단이 좋아하는 것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 집단 선택으로 발전한 인간에게 문화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문화는 바로 한 개인이 아닌 집단 구성원이 함께 공유하는 가치다. 집단에 따라 서로 달라진다. 가장 대표적인 일부일처제 경우에 지구 위에 있는 모든 집단으로 따져 볼 때 일부일처제가 아닌 일부다처제가 훨씬 더 많다.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집단의 가치관이 일부일처제라 보편타당한 가치로 받아들여지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역사를 보더라도 일부일처보다는 일부다처제에 가까웠다. 이런 체제에서 더 우수하고 미개한 구분으로 볼 수 없다.


각 집단에서 구성원들이 생존을 위해 내린 최선의 결과다. 이런 것이 문화다. 오랜 시간이 지나며 각 집단은 각자에게 맞는 문화를 만들었다. 집단과 집단이 만나 서로 융합하는 과정에서 강요받는 점도 있었을테고 더 좋다고 판단되는 점도 있었을 것이다. 과거에는 좋다고 내렸던 문화가 시간이 지나며 폐기되고 새로운 문화로 형성되는 것은 집단 내 구성원들이 의식이 변화된 것도 있겠지만 그 전에 무엇인가 축적되며 쌓여 표출된다.


각 집단은 살고 있는 지역과 환경에 따른 영향을 또 다시 받는다. 바다가 있는 곳에 사는 집단과 산에 사는 집단은 다른 생활 패턴을 보인다. 넒은 곡창지대를 가진 집단과 사막에서 사는 집단은 또 다른 생활에 다른 삶을 살아가며 서로 다른 문화를 갖게 된다. 무엇이 올바르고 그르다는 것은 없다. 각자 자신의 문화가 집단이 살아가는데 최선으로 발전된 것이다. 내 잣대로 상대방을 평가하고 무시하거나 우러러보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 


산업혁명이후 부를 축적한 유럽이 약육강식, 적자생존으로 사람을 바라보게 되었다. 나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진화가 덜 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럽의 관점으로 다른 집단을 들여다보니 우리가 우월하다는 인종론도 대두된다. 이런 미개한 집단으로 진화적으로 덜 발달했으니 우리가 그들을 도와준다는 거룩한 마음으로 다스리려 하며 제국주의 토대가 마련된다. 오리엔탈리즘은 서양이 동양을 바라보는 시선의 핵심이다. 서양관점에서 신기하게 바라 볼 뿐이다.


철학이 인간에 대한 탐구를 하며 발전했다. 시간이 지나며 과학이 발전하며 인간에 대한 탐구가 변모한다. 인간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 심리학이다. 인간에 대한 탐구를 철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접근으로 탐구하여 이제 심리학은 많은 데이터를 근거로 인간을 규정하는 시기다. 심리학과 철학의 경계가 모호한 상태로 점점 가고 있다. 심리학은 과학의 영역으로 학위를 받는다. 


과학이란 증명이 되어야 한다. 다양한 비교 집단이 있어야 가능하다. 단 한 명의 인간에게만 들어맞으면 안 된다. 여러 인간에게 상황을 던져주며 관찰하고 하나로 묶는 작업을 한다. 서서히 집단으로 범위를 넓혀 실험하고 관찰한다. 집단으로 갔을 때 문화가 중요하다. 개인들은 문화에 영향을 받는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따라 다른 행동과 사고를 하게 된다. 한 개인으로 똑같은 행동과 사고를 하는 것도 분명히 있지만 문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문화 심리학>은 4명의 공동저자가 만든 책이다. 동양인, 서양인, 한국인의 마음이라는 부제가 있는데 아쉽게도 한국인과 일본인이 저자로 참여했는데 서양인이 참여하지 않았다. 서양인이 함께 참여했다면 설명이 보다 풍부하지 않았을까. 어차피 다양한 문헌과 연구조사를 통해 썼겠지만. 싫든 좋든 우리는 내가 속한 집단의 문화에 영향을 받는다. 작게는 가족에서 출발하여 동네, 회사, 지역, 민족, 국가, 동양, 지구로 문화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내가 어디 집단에 속해 있느냐는 나를 규정한다.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어떤 집단 사람들과 주로 만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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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8.0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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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 영역이 있다. 작품을 만든 사람이 갖고 있는 영역과 작품을 경험한 사람의 영역과 서로 공유하는 영역이 있다. 작가 자신이 생각하며 작품을 만들었어도 작품을 경험한 사람이 어떻게 느끼느냐는 다른 영역이다. 영역이 서로 겹칠 수도 있고 완전히 동 떨어질 수도 있다. 작품이 창작자에게서 발표된 후에는 이제부터 창작품은 작가의 것이 아니라 온전히 감상하는 자의 것이다. 꼭 창작자가 심오한 의미를 갖고 작품을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할 필요는 없다.


별 의미없이 만든 작품을 사람들이 보고 열광하는 경우도 있고 대단히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만들었어도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창작자는 만든다. 누가 알아준다면 운 좋게 오래도록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다른 영역과 달리 그림은 관람자의 영역이 많이 들어간다. 글은 어느 정도 창작자의 의도를 알아채기 쉽다. 음악은 선율이라는 것이 있어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반면 그림은 상대적으로 이를 알아채는 것이 쉽지 않다. 단순히 슬프다, 기쁘다와 같은 감정의 정서를 느끼는 정도를 뛰어넘어 그림의 해석이라는 영역에서 현대에 들어와서는 내 판단으로는 의식의 수준을 뛰어넘으려 하다 오히려 삼천포로 빠진 것이 아닐까도 싶다. 사진이 나오기 전고 사진이 나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까지는 그나마 좋았는데 사진이 나오면서 사진과 다른 길을 가기 위한 여정이 너무 멀리까지 간 듯 하다.


나는 왜 그림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 기본적으로 지적 허영이 아닐까라는 물음을 하게 된다. 다른 분야에 비해 그림쪽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 관련 책을 읽었다. 그림의 역사를 알고 배경을 배우고 작가에 대해 공부하며 그림을 보는 눈이 달라졌을까. 덕분에 그림을 다양하게 보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측면은 있지만 처음부터 내가 생각한 그림은 내가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측면은 여전히 유효하다.


나는 내가 느낀 것을 중요하게 봤다. 그림 공부를 하며 누군가 이런 의미가 있고 작가가 이런 의도로 그림을 그렸다고 알려준다. 정작 작가가 그런 의미라고 이야기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나중에 설명한다. 대체적으로 공통적으로 설명이 비슷하니 알려주는 설명이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느끼는 것이 중요하지 남이 나에게 알려줘서 삽입하고 규정하는 것이 싫다. 문제는 내가 느끼는 것이 없다는 것.


 


가끔 그림을 그려보라고 한 후에 현재의 정신 상태나 마음 상태에 대해 파악하는 것을 본다. 단순히 그림을 그렸다고 이를 근거로 누군가를 판단하고 들여다 본다는 것에 약간 부정적이다. 복잡다단한 인간이 그렇게 단순할 수는 없다는 이유다. 그럼에도 그림을 통한 정신치료와 심리 치료는 현재 새로운 직업이 되었고 많은 분들이 이를 통한 치료의 효과를 보고 있다. 나도 물론 이유없이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고 본다. 의식의 영역이든 무의식의 영역이든 무엇인가 표출되었다는 것은 일부가 노출되었다는 뜻이다.


<그림의 힘>의 표지는 쿠스타프 클림트의 <꽃이 있는 농장 정원Farm Garden with Flowers>이다. 미술 치료를 받으러 온 스트레스 상담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꽃 그림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최고로 뽑혔다고 한다. 다시 한 번 그림을 보는 것을 어떨까하는데 이런 식으로 책은 다양한 상황에 맞는 그림을 알려준다. 그림에 대한 역사를 소개하고 작가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도 있지만 그 보다는 왜 이 작품이 그러한지를 설명한다.


일의 행복을 위하여. 부드러운 사람 관계를 원하다면. 돈, 인생의 가장 긴밀한 친구가 되다. 시간에 대한 긍정으로. 내 고유의 리듬을 되찾고 싶다면. 이렇게 총 다섯 부분으로 나눠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고 이에 걸맞는 작품을 선 보인다. 어떤 그림은 저자의 설명에 공감하고 그림을 보며 나도 모르게 동화되기도 하고 어떤 그림은 저자의 설명에 다소 갸웃하기도 했다. 이는 철저하게 개인적인 편차가 있기에 그럴 것이다. 아님, 내 자아가 (무)의식적으로 거부했거나.


몇 몇 작품은 다른 곳을 통해 접했고 어떤 작품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아무래도 알고 있던 작품이 보다 친숙하게 느껴지고 그림에 대한 설명이 보다 쏙쏙 들어왔다. 미술 작품에 대한 역사와 해석을 위한 책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것과 달리 <그림의 힘>은 설명 자체는 똑같을지라도 그에 따라 우리가 어떤 식으로 이 그림을 받아들이고 어떤 심리 상태가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 점이 참으로 유익했다. 책에 소개된 작품을 따로 어딘가에서 갖고와서 필요에 따라 그 그림을 보여주거나 본다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미술과 심리가 결합된 책이라 미술사뿐만 아니라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심리학자들과 용어까지 보게 된다. 굳이 그것까지 알 필요는 없겠지만 여러모로 다양한 부분을 알게 된다. 유명 화가의 유명 작품에 대한 감상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을 보면 어떤 심리 치료가 되는지 알려준다는 점에서도 무척이나 신기하고 그림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측면도 갖게 된다. 


색깔에 따라 우리가 느끼는 감정도 알려주고 선호하는 색에 따른 상태도 파악할 수 있게 해 주고 작품 속에 있는 색이 - 작가가 의도했는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 작품을 관람하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설명한다. 끝으로 내 닉네임에 들어가는 '핑크'하면 행복을 빼 놓을 수 없다고 한다. 선천적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색이기 때문이란다. 상당히 많은 여성들이 그냥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고. 내 닉네임인 '핑크팬더'처럼 행복했으면 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과 나를 아는 사람과 내 블로그에 오는 사람들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림을 통해 심리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많은 그림이 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계속 보다보니 반복의 연속이라 살짝 지겹다.



미술 공부하고 픈 사람을 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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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도 습관이다 - 생각에 휘둘리고 혼자 상처받는 사람들
최명기 지음 / 알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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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걱정 많은 사람을 일컬어 '걱정도 팔자다'라고 한다. 이와 같이 걱정을 수시로 하는 사람을 지칭할 때 '걱정도 습관이다'라고 책은 말한다. 습관과 관련되어 엄청나게 많은 책과 좋은 말이 있다. 습관과 관련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도 있다. 이런 책들이 나쁜 습관을 계속 유지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좋은 습관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마찬가지로 '걱정도 습관이다'도 걱정이 많은 사람에게 습관을 변경하기 위한 방법을 처방하고 알려주는 책이다. 책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이다. 아직도 정신과 의사라고 하면 어딘지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는 비슷하지만 다르다. 심리학자는 부담이 덜한데 정신과 의사를 만난다고 하면 어딘지 내가 무척이나 잘 못 된 것이 아닐까 하는 편견이 존재하다보니 쉬쉬하기도 한다. 

 

의외로 정신과 의사가 펴 낸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저자가 저술한 책이나 번역물이나 베스트 셀러가 된다는 의미는 현대인의 정신과 마음이 불안정하고 누군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심리가 작동한 것이 아닐까한다. 현재 내 상황과 상태가 어떤지 직접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기에는 꺼려지고 정신과 의사가 현대인의 다양한 심리 상태를 알려주고 있어 책을 읽으며 공감해서 그런 듯 하다.

 

책에서는 '걱정도 습관이다'라는 표현처럼 걱정해야 할 필요가 없는데도 걱정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걱정하는 사람들의 95%이상은 걱정한다고 변할 것이 없는 걸 갖고 걱정한다. 벌어지지 않을 일을 걱정하고, 벌어질 것이 100% 확실한 상황을 걱정한다. 걱정한다고 상황이 전혀 달라 질것이 없는데 걱정은 무의미하다. 그 시간에 걱정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걱정하는 문제는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은 정신병까지는 아니라 할 수 있다. 스스로 얼마든지 자각하고 노력으로 고칠 수 있다. 우울증이나 조울증과 같은 정신적 치료를 요하는 질병과 다르다. 정신과 의사를 만나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스스로 노력을 통해 걱정하는 자신을 벗어날 수 있다. 걱정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도 고민과 걱정을 지금도 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그 걱정이 위에 적은 것처럼 걱정한다고 변할 것은 없다는 것이 걱정이지만.

대체적으로 바쁘게 살면 걱정할 일은 별로 없다. 힘든 일을 겪었을 때 바쁘면 몸이 피로하고 걱정할 틈이 없게 된다. 일부로 자신의 몸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근본적인 치유는 못된다.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찌꺼기를 해결하지 않으면 잠시 미뤄둔 것이 될 뿐 그 걱정이나 고민이나 감정적으로 남아 있는 찌꺼기는 다시 분명히 뛰쳐 나오게 마련이다. 그렇기에 걱정을 하지 않는 나로 만들기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

책에서 총 4단계에 걸쳐 치유할 방법을 알려준다. 왜 나는 항상 걱정이 많은지 나란 사람을 이해하고, 내 머리 걱정을 무엇으로 쫓아낼지 일상속의 노력을 알려주고, 어떻게 해야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지 결단과 결정하도록 해주고, 멘탈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이런 방법을 위한 총 4개의 챕터로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를 하는데 조금은 평이한 서술도 있는 아쉬움은 있다. 어차피 획기적인 설명이 있다는 것이 정신과 의사로써 말이 안되지만.

책의 중간에 이런 질문이 있다.
나는 _______________
나와 어머니는 ________________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_________________
이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상황과 상태와 문제를 파악하는 '문장 완성 검사'라고 한다.개인적으로 내가 한 대답은 '나는 이재범이다' '나와 어머니는 모자지간이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생각이 안난다' 책에는 나는 착하다라고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스로 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남이 좋아하는 것만 하며 이에 대해 걱정과 고민으로 스트레스가 쌓여 괴롭다고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자존감의 문제로 여겨진다. 책에는 자아 존중감과 공적 존중감을 설명한다. 자아 존중감이 약한데 공적 존중감으로 치유한 경우도 있고 자아 존중감이 강한데 공적 존중감이 약한 경우도 있다. 자신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공적으로 일을 하다보니 사람들에게 칭찬을 들으며 자아 존중감이 회복되는 경우를 말한다. 늘 내 자신이 먼저 자존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는데 공적 존중감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은 매 장마다 장에서 이야기한 내용의 핵심을 팁으로 뽑아 알려주고 있다. 핵심만 알고 싶으면 그 팁만 읽어도 상관이 없다. 실제로 팁만 읽고 책을 다 읽었다고 말해도 전혀 상관이 없을 정도이다. 이런 부분은 책을 읽은 사람과 시간없는 사람에게는 아주 괜찮을 듯 하다. 걱정이 습관이라는 표현은 정확하다.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한다. 그것도 습관적으로. 생각을 하는데 걱정이라면 스스로 빨리 깨닫고 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많이 치유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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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학 수업 - 우리가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에리카 하야사키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죽음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어딘지 모르게 손에 잡히지 않는 뿌연 느낌이 아닌 죽음이라는 사실 앞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다. 죽음은 늘 우리곁에 언제나 함께 있지만 우리는 인정하지 않고 살아간다. 살아있다는 이야기는 반드시 죽는다는 의미와 동일하다. 모든 살아있는 것은 죽는다. 영혼불멸을 믿는 모든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든 생물학적으로 죽는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어릴 때 경험하는 죽음은 너무 무섭고 두렵다. 나이를 먹어가며 죽음이 아주 조금은 친숙해진다. 점점 한 명 두 명 주변 사람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인생의 허무함을느끼게 되지만 여전히 죽음은 나와 상관이 없는 것으로 치부한다. 나이를 먹어가며 생물학적인 에너지가 점점 떨어질 때 조차도 죽음을 간혹 생각하지만 애써 외면한다. 죽음은 나와는 무관한 것이라 여긴다. 하지만 죽음을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죽음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위해 철학적으로 접근도 한다. 죽음 이후의 사후 세계가 있는가에 대한 논쟁은 과거에도 앞으로도 계속 펼쳐질 것이다. 죽음 이후의 사후세계를 믿는가의 여부는 종교와도 결부되면서 답이 없다. 그런데, 한 개인과 주변 사람에게 죽음은 철학적으로 고고하게 논쟁할 이유가 없다. 누군가 죽었다.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이 있다. 남겨진 사람은 어떻게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볼 때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자연스럽게 죽음을 준비하고 인정하는 시간을 갖고 죽는 사람과 주변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사망하는 사람의 주변 사람의 이야기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내 삶에서 사라진다. 그의 흔적은 여전히 내 삶 곳곳에 남아있는데 만날 수가 없다. 단순히 사라졌을 때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감정과 죽음으로 인해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감정은 볼 수 없다는 사실은 같아도 감정은 다르다.

 

'죽음학 수업'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죽음 자체에 대해 언급하고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죽음 근처에 맴도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뜻하지 않은 죽음을 맞이한 사람 주변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끔찍한 고통을 동반한 죽음으로 세상을 떠나보낸 가족과 지인들의 이야기다. 단순히 누군가 죽었다. 그를 추모한다가 아니다. 그의 죽음은 나에게 더할 수 없는 감정과 정신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기고 떠났다.

 

평생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갈 수 없다. 저 멀리 음침한 곳으로 밀어내고 살아가서도 안 된다. 괴물이 되어 나타나 나를 잡아 먹을 수 있다. 누구도 괴물을 물리쳐 주지 않는다. 나 스스로 물리쳐야 한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면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승화해야 한다. 나 자신이 정신적 충격과 감정의 페혜를 슬기롭게 이겨내지 못하면 나 또한 삶이 피폐해진다. 겉은 멀쩡해도 속은 썩어들어가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죽음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잘 몰랐다. 죽음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책들을 읽었고 제목이 수업이라 하여 당연히 철학적인 수업강의를 한 어느 교수가 쓴 책이라 여겼다. 책은 교수가 아닌 한 저널리스트가 죽음학 수업을 참여하여 교수와 그 제자들의 이야기를 소설형식으로 썼다. 분명히 사실을 쓴 내용인데 워낙 현장감과 감정의 묘사를 잘 살려서 소설을 읽고 있는 착각과 흡인력으로 집중해서 읽었다.

죽음학 수업 자체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직접 느껴보고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커리큘럼이다. 타인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배우고 자신의 죽음을 생각해 보는 여정이다. 대학 수업이라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아무래도 생생한 느낌을 갖기는 힘들 듯 하다. 그에 반해 주변인의 죽음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부분이라 현장감있고 깊은 상처로 각인이 되어 있다. 특히, 책에서 소개되는 학생들은 하나같이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다.

죽음학 수업을 가르치는 교수부터 원치 않는 임신으로 태어났고 엄마가 키우려 하지 않다가 자신을 키웠지만 자신때문에 엄마의 꿈을 잃었다고 구박하며 괴롭혔고 부부가 함께 살았지만 서로 이혼했다 만나기를 반복하며 끔찍한 경험한 선사했고 교수의 딸을 고층 난간에서 위험한 행동을 하는 등의 엄마와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아빠, 자신을 실제로 키워준 할머니의 사망등의 상처를 갖고 있다.

제자중에 아버지가 이혼한 어머니를 어느 밤에 갑자기 수십차례 칼로 찔러 죽인다. 과대망상증에 사로집힌 행동인데 이 광경을 목격한다. 불행히도 자신의 동생마저 과대망상증이 유전되어 생각지도 못한 죽음을 맞이한다. 또 한 명은 엄마가 늘 약물 과다복용으로 자살을 시도한다. 이로 인해 부부는 늘 싸우고 둘 사이를 자신의 케어해야하는 상황이다. 어릴 때 갱단의 마약연락책으로 활동한 한 친구는 상대방 조직의 가족을 전부 총으로 위협하고 결국 죽이지는 않는다. 이런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학생들이 책의 주인공이다.

우리나라도 쉽지 않겠지만 미국이라는 나라는 정말로 마약과 무기소지가 엄청난 문제인 듯 하다.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 가는 것인지 늘 조마조마하고 힘들 것 같다. 책에서는 정신이상으로 대학에 난입하여 교수와 학생을 죽이고 자살한 학생의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죽음후에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이를 치유하고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소설처럼 묘사하고 있어 소설을 읽는것처럼 푹 빠져 읽게 만들어준다.

과연,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바로 눈 앞에서 어머니를 죽인 아버지를 본다. 그리고 아버지는 모든 식구들을 차에 태우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동반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살았다. 그 이후에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어른이 되어서 이런 경험을 해도 치유가 쉽지 않은데 청소년 시절에 이런 경험을 한 친구들은 거의 100%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고 인생을 스스로 망가뜨린다. 그가 한 행동의 결과가 아닌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소설이 아니라 책은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아니다. 현실과 상황에 상관없이 삶은 계속된다. 기쁜 일과 슬픈 일은 반복되어 나타난다. 인생은 계속된다. 죽음이라는 엄청난 경험은 가장 강렬한 경험이다. 나조차도 죽음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생각은 했어도 내 주변 가족의 죽음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했다. 앞으로도 외면할 것이다. 굳이 상상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토록 죽음은 누구에게나 힘들다. 내가 아닌 나와 친한 사람의 죽음은 더더욱. 죽음학 수업은 그런 면에서 필요한 것이라 본다. 그런데, 내가 그 수업을 참여할 것 같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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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자가 된다는 것
제프리 A. 코틀러 지음, 이지연.황진숙 옮김 / 학지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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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중에 단 한 명도 정신적인 질환이 없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건강해도 감기를 앓는 것과 같다. 그도 아니면 걷다가 넘어져 어디가 까지거나 어딘가 삐긋한다. 이 정도를 갖고 병원에 가지는 않는다. 냅두면 놀라운 자가 치유 능력으로 완벽하게 원래대로 내 몸은 원 상태를 유지한다. 이와 똑같이 알게 모르게 정신적인 문제를 겪지만 어지간한 것은 굳이 병원을 가지 않아도 충분하게 치유된다.

 

걔중에는 병원에 가야 할 상황임에도 혼자 치유나 치료해 보겠다고 끙끙 앓다가 뚜껑이 열리는 경우도 있다. 외부로 보이지 않는 정신적 문제는 타인이 모르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타인이 알아 챌 정도면 이미 문제는 심각하다. 본인이 그걸 모를리 없는데도 무모한 전투를 내부적으로 하는거다. 예전에 알고 있던 동생 녀석이 - 정확하게는 교회에서 가르쳤던 학생 - 어느 날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순간 멍 했다. 무척이나 착한 녀석이었고 어디서도 말썽을 일으킬 녀석도 아니었다. 게다가 부모님도 딱히 억압적인 스타일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었다. 부모와의 관계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있었고 만나도 먼저 인사하면서 예의도 바른 녀석이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파트에서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이유로 그런 선택을 내렸는지 지금도 알지 못한다. 일부로 물어보지 않았다. 안다고 달라 질 것은 없다.

 

장례식에 가서 아무 말없이 인사하고 밥을 먹고 왔다. 그 이후로 여전히 교회에서 만나게 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그 친구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누군가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겠으나 여전히 알지 못한다. 먼저 간 그 녀석의 마음 속에 들어가지 않는 한 누가 이야기해도 전부 추측에 불과하다. 친하지 않고 만나면 인사는 하는 정도였는데 그런 결과를 듣고는 한동안은 그 친구의 부모를 의식적으로 피했다. 무엇이라 말하기도 힘들어서.

 

그 친구에게 속 마음을 털어줄 사람이 있었다면 달라졌을까? 지금도 교회에서 우연히 만나 인사를 했을까? 그건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상담자들이 이런 사람에게 자신의 속 마음을 털어놓게 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겪어 본 적이 없어 이런 심리상태의 사람이 어떤 심적 상황에 놓여있는지는 모르지만 대부분 사람처럼 가끔은 우울하기도 하고 미래에 대해 한없이 불안과 좌절할 때도 있다. 아주 잠시 겪는 경험으로 판단할 수는 없어도 마음을 털어 놓을 사람이 있다면 조금 더 진정되지 않을까 한다.

우리는 정신병을 앓고 정신과 치료 받는 것을 터부시한다. 심지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민간의료 보험 가입이 안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정신 쪽 분야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한 단면이다. 누구나 자연스럽고 편하게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모르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생판 모르는 사람을 만나 속마음을 털어 놓기도 한다.

 

자신이 털어놓은 속마음이 주변 사람에게 퍼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가능하다. 늘 자아를 인식하는 우리로써는 체면 문화 속에 갖혀 있어 이런 경우가 심하다. 이럴 때 꼭 정신과 의사가 아니라 여러 상담자들이 꽤 많다. 단순히 편하게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아니라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상담자말이다. '상담자가 된다는 것'은 이런 상담자들을 위한 책이다. 나처럼 상담을 받아야 할 사람이 아니라.

 

그럼에도 우리 모두는 상담을 받아야 할 사람이지만 상담을 들어주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이 책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읽기는 했지만 쉽지 않았다. 워낙 전문적인 영역의 글이라 그런 것인지 번역자가 이 분야의 교수라서 그런지 깔끔하게 읽히지 않는다. 읽는데 어려움이 있게 좀 지루하다. 내용은 상담자들이 상담을 하기 위한 준비나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와 상담자로써 겪는 어려움에 대한 내용이다.

 

내 자신이 상담자가 아닌 상태에서 읽어 분명히 충분히 책의 내용을 이해는데 쉽지 않다고 해도 책을 읽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 여러 종류의 책을 읽다보니 그나마 책이 어려워 읽는데 속도가 나가지는 않아도 이해가 너무 힘들지는 않았는데 이 책은 읽다보니 예전에 대학교때에 전공서적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이 책의 내용이 허접하거나 별로라는 뜻이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이 책의 인기가 얼마나 좋은지 우리나라에는 이번에 번역이 되었지만 원서는 초판말고 재판이 출판될 정도이다. 초판이 많이 팔리다 보면 저자가 어느정도 보강을 할 필요가 있을 때 새롭게 출판을 하니 내용의 훌륭함은 의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내 자신이 워낙 문외한이라 힘들었을 뿐. 더구나, 초판은 1996년에 나왔다고 하니 꾸준히 책이 상담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로 보인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책은 제대로 끝까지 읽지는 못했다. 중간 정도까지만 읽고 포기했다. 그럼에도 리뷰를 썼다. 이 점은 이 리뷰를 읽으신 분들에게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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