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인간까지 속임수의 진화 - 속임수는 어떻게 생존 전략이 되었는가
리싱 선 지음, 김아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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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인간 세상에서 속임수는 인간 관계를 망치는 건 물론 불신 사회를 만드는 주범이라 할 수 있지만 

사실 속임수는 자연계에서는 생존을 위한 자연스런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정말 다양한 사기꾼들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맹활약하는 모습은 신비로울 지경인데 자연계와는 달리 인간계에선 속임수가 

환영받지 못하는 정도를 넘어 범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인간도 자연의 일부인지라 

속임수에서 결코 자유롭진 못하는데 이 책은 속임수가 자연계는 물론 인간계에서도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흥미롭게 들려준다.


이 책에선 속임수를 거짓말과 기만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하는데 생물학적 세계 어디서나 

사기꾼과 부정행위자가 존재한다고 말하면서 심지어 유전자도 속임수를 쓴다고 말한다. 인간이 

도덕적인 것을 선호해서 속임수는 부정적으로 여기지만 진화는 윤리적인 선호, 명예로운 규범, 

가치 체계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실용적으로 진행되는 비도덕적이고 무자비한 과정이기 때문에 

친사회적인 협력과 반사회적인 술수를 구분하지 않고 오직 생존과 번식률을 높이는 것만이 중요하다. 

자연계에서 만연한 속임수의 제1법칙으로 거짓말을, 제2법칙으로 기만을 제시하면서 다양한 

동물들의 사례들을 제시하는데 책 앞과 중간중간에 사진 자료를 곁들여 현란한 속임수들을 잘 

보여준다(다만 컬러사진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의사소통 과정에서 정보를 조작하는 거짓말과 

상대의 인지적 편향과 약점을 무기로 삼는 기만이 생존과 번식에 도움을 준다면 정직은 결코 설 

자리가 없을 것 같지만 속임수와 부정행위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고 오히려 불리해보이는 

핸디캡이 우월성을 나타내는 정직한 신호로 이성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속임수가 

마냥 다른 개체들에게 해악만 끼치는 것은 아니고 속임수에 대응하는 전략을 만드는 진화적 군비 

경쟁을 통해 행동과 지능, 예술 등 새로운 특징의 출현을 촉진하는 역할도 하였다. 흔히 생물계의

사기꾼으로 가장 유명한 뻐꾸기가 모두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40%만 그런

행동을 한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생물계에서의 속임수을 먼저 살펴본 후 인간계의 속임수도

살펴보는데 당연히 인간의 속임수가 훨씬 뛰어나고 다른 생물과는 달리 걔체 수준을 넘어 제도적인

부정행위도 저지른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그리고 인간은 반사회적, 이기적 속임수 외에 타인을 위한

친사회적 속임수도 쓴다는 점이 확실한 차별성이라 할 수 있었다. 막연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속임수가 생물학적, 문화적 다양성을 만들어내는 강력한 촉매제라는 이 책의 결론은 나름 공감할

부분이 있었는데 다양한 동물과 인간의 사례들을 통해 속임수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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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가다 그럼에도, 그렸다 - 일제강점기에서 전쟁까지, 한국 근대미술 대표 화가 40인 40선
박영택 지음 / 심통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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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다양한 미술 관련 서적들을 읽어봤지만 대부분 서양 미술 관련한 책들이 많았고 우리 미술을

다룬 책들은 상대적으로 적어서 좀 아쉬웠다. 그나마 최근에 읽은 책 중 '한국미술 : 19세기부터 현대까지', '방구석 미술관 2' 정도가 우리 근현대미술을 다룬 책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일제

강점기에서 전쟁 이후까지 한국 근대미술 40명의 대표 작품 40점을 소개하고 있어 우리 근대미술을 

제대로 정리할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다. 


최초의 시사만화라는 이도영의 '배우창곡도'로 포문을 열어 처음 소개하는 작가와 작품부터 다른 

책과의 차별성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확인해 보니 이도영은 OCI미술관 전시 등에서 작품을 본 적이 

있었다. 다음 작품도 작자미상인 '추월색' 딱지본 표지화로 한국 근대미술의 첫 장을 여는 작품이라 

평가하고, 식민지 조선의 모던 걸과 모던 보이를 풍자한 안석주의 만문만화 '가상소견'으로 이어져 

첫 세 작품이 일반 회화가 아닌 파격을 선보였다. 네 번째 작품에 와서야 김종태의 '노란 저고리'가 

등장하는데 마침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근현대미술1' 전시에서 봤던 작품

이었다. 예상 외로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라는 고희동은 다루지 않고 넘어가는데 이상범, 도상봉이 

차례로 등장하지만 소개하는 작품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품들이었다. 그나마 나름 

미술관이나 갤러리들을 열심히 다닌 덕분에 완전히 생소한 작가들은 김중현, 최재덕, 손동진,

이해문 등 몇 명밖에 없었다.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작가들을 많이 다루다 보니 친일 행위를 했던 

사람들도 다수 포함되었다. 특히 김인승, 김경승 형제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데 이들은 해방 후에도

미술계에서 큰 활약을 하며 평생 호의호식하고 살았으니 이중섭 등 비참한 삶을 살다 간 인물들과

너무 비교가 되었다. 책 제목으로 볼 때 당연히 화가들만 등장할 줄 알았지만 김복진, 김종영 등

조각가와 이해문, 한영수의 사진작가들도 포함해 나름의 구색을 갖추었다. 그동안 여자인 줄만 

알았던 권옥연 작가가 남자란 것도 처음 알게 되었고 이중섭의 '통영 들소' 등 내가 예상했던 작가들의

대표작과는 사뭇 다른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작가들도

있겠지만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을 총망라하여 그들의 

삶과 대표작을 소개함으로써 우리의 근대미술을 이 책 한 권으로 정리한 입문서로 손색이 없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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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사랑은 오해다 세계척학전집 4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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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척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세계척학전집 시리즈는 현재 이 책까지 총 4권이 출간되었는데

얼마 전에 세 번째 책인 '훔친 부'편을 인상적으로 읽어서 사랑을 다룬 이 책도 충분히 기대가 되었다.

세계척학전집은 기본적으로 주제와 관련된 유명 작가들의 책들의 핵심 내용들을 정말 밀도 있게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인류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사랑과 관련해선 과연 어떤 책들이

등장할지 궁금했다.


이 책은 '사랑의 정체', '끌림의 구조', '파국의 공식', '사랑의 기술'이라는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총 27명의 저자의 책들을 다루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랑의 의미를 넘어서 철학적, 

심리학적 분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테노브의 '리머런스'로 시작하는데 저자도 용어도 처음 접하는 

거라 좀 낯설었다. 상대방의 감정적 반응에 대한 강박적 필요를 동반하는, 비자발적으로 발생하는 

인지적 감정적 상태라는 의미의 '리머런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랑과는 또 다른 측면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독설가로 유명한 쇼펜하우어는 사랑이 유전자가 쓴 각본이라고 했는데 사랑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그의 특유의 화법으로 설명한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책들 중 내가 직접 읽은

책은 드물었는데 사랑과 관련해 뺴놓을 수 없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도 그중 하나다. 읽은

지 20년 가까이 되어 정확한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 핵심을 복습하게 되었는데

막연한 감정이 아닌 사랑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다. 그 밖에 플라톤의 '향연'과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이 그나마 내가 읽어본 책이었다.


사랑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등장하는데 삼각형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스턴버그의 삼각형(친밀감,

열정, 헌신), 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 카프만의 드라마 삼각형(피해자, 구원자, 가해자)이 사랑을

새롭게 설명하는 도구들이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닌 '구조'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사랑도 인간이라는 육체와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에 거기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었다. 사랑이 작동하는 '구조'를 제대로 알게 되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이 보이게 되고 

좀 더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을 알 수 있게 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사랑을 다룬 여러 학자들의

저서들의 고갱이들을 잘 추려내 사랑에 대해 이론적으로 아는 척하기 좋게 만들어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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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명화 이야기
니시오카 후미히코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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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다양한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의 책들을 읽어봤다. 이 책의 뒷쪽 안쪽 띠지에도 출간된 책

목록이 있는데 확인해 보니 '13가지 식물', '37가지 물고기', '6가지 음료'(다른 출판사의 책), '10가지

감염병', '화학이야기1'까지 세계사를 바꾼 나름 다양한 소재들을 다룬 얘기들을 봤었다. 이 책은 

내가 즐겨 보는 그림들을 소재로 세계사를 바꾼 명화를 다루고 있어 과연 어떤 그림들이 세계사를 

바꿨다고 할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되었다.


앞서 언급한 여러 책들과 달리 특정한 숫자의 명화를 제목으로 하지 않아 세계사를 바꾼 몇 점의 

명화만 다루는 책은 아니었다.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그림 제목이 사용된 건 첫 장에서 

언급된 페르메이르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뿐이다. 3년 치 빵값으로 납품된 그림이라는데 그보다 

앞서 종교개혁으로 미술 시장이 완전히 급변한 얘기부터 다룬다. 종교 개혁 이전에는 왕과 교회가 

미술품 제작을 의뢰하면 이를 납품하는 구조였는데 종교 개혁으로 각종 예술품도 우상숭배의 

일환으로 취급되면서 왕과 교회의 미술품 주문 자체가 급감한다. 대신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상업이 

발달한 곳에서 일반 시민들도 미술품을 사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기존의 종교나 신화를 다룬 그림들 

대신 정물화와 풍경화, 일상을 다룬 그림들이 기성품으로 만들어져 팔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야말로 

미술시장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 할 수 있는 할 수 있었는데 이는 사진이 등장하면서 미술 

사조가 급변한 것과도 비교할 수 있다.


르네상스의 3대 천재라 불리는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와 달리 다빈치가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궁핍한

생활을 한 까닭은 작업속도가 느린 데다 돈이 되기 어려운 부동산회화 '최후의 만찬'에 적합하지

않은 유화 기법을 사용한 점을 알 수 있었고, '모나리자'가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이유도 이 작품을

물려받은 다빈치의 제자 살라이가 프랑스 왕실에 거액을 받고 팔았기 때문이라는 새로운 견해도

접할 수 있었다. 렘브란트와 관련해선 그가 자신의 작품을 모작하는 공방을 운영했다는 사실, 다른

책에서도 종종 다룬 르네상스의 기반이 되었던 메디치 가문의 얘기, 미술을 절묘하게 이용했던 

나폴레옹, 낮은 평가를 받았던 인상주의 작품들을 카브리올 래그 가구와 금테 액자로 포장해 귀족

컴플렉스가 있던 미국인들에게 최고의 명품으로 팔아먹은 폴 뒤랑뒤엘의 얘기 등 미술사에 숨겨진

흥미로운 얘기들을 관련된 명화들과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역시 미술품도 하나의 상품으로서 어떤

환경이냐에 따라 선호도와 가치가 달라질 수 있는데 세계사와 미술 간의 영향을 다채로운 얘기들로

잘 정리했고 덤으로 명화 감상까지 할 수 있는 딱 취향 저격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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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의 텔레패스
가미조 가즈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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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소설은 거의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아니면 접하기가 힘든 것 같은데 이 책은 2025 '이 호러가 

대단하다' 1위, 2024 베스트 호러 1위, 제1회 소겐 호러 장편상을 수상한 호러 3관왕이라 그야말로

믿고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나마 최근에 읽은 호러소설은 일본 호러 미스터리 소설의 최고봉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미쓰다 신조의 '검은 얼굴의 여우'였으니 약 1년만에 호러소설을 보게 된 셈인데

과연 어떤 흥미진진한 얘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되었다.


대학교 오컬트 동아리에서 주최한 괴담회에 부하 직원의 초대를 받아 참석한 카렌은 그 행사에 출연한

여학생이 전하는 괴담에 홀린 듯 묘한 느낌을 받았는데 며칠 후부터 집에서 이상한 물소리와 개골창

냄새가 나는 기이한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집에서 시작된 기괴한

일들은 사무실 등 어두운 곳에서는 계속 카렌을 쫓아다니는 것처럼 발생하기 시작하고 카렌은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해서 결국 어두운 곳에서만 일어난다는 걸 깨닫는다. 문득 괴담회에서 

여학생이 자신에게 늘 빛과 함께 하라고 얘기했던 걸 떠올리며 자신이 저주에 걸린 게 의심하기 

시작한다. 항상 불을 켜놓고 생활해도 어두운 틈을 노리는 해괴한 현상에 시달려 점점 쇠약해져

가던 카렌은 초자연현상을 조사한다는 유튜브 채널을 알게 되고 이곳에 자신의 사건을 의뢰한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하루코와 고시노는 카렌의 사연을 듣고 사건의 발단이 된 대학교 오컬트 

동아리부터 조사에 들어가는데 카렌을 저주(?)했던 여학생은 행방이 묘연하고 카렌뿐만 아니라

그 괴담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연이어 실종된 것을 알게 되고...


사실 내용 자체는 어디선가 본 듯한 친숙한 얘기라 할 수 있었는데 결국 오래 전에 있었던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그 진원지를 찾아가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려는 모험극이 펼쳐진다. 사건 해결을

위해 참여한 사람들의 목숨을 건 사투가 벌어지고 나서야 겨우 평화를 찾게 되지만 과연 이런 일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할 건지는 소설의 영역을 넘어서는 일일 것 같다. 작가가 사와무라 이치의

'보기왕이 온다'에 영향을 받아 호러소설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보통 호러소설에서 기대하는 충격적인

내용이 펼쳐지지는 않지만 초자연현상을 토대로 무리한 전개를 하지 않고 어느 정도 개연성 있는

내용을 선보여 나름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하는 호러 작가를 새롭게 발견하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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