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 (2disc)
임상수 감독, 서우 외 출연 / 프리지엠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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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하녀로 들어간 은이(전도연)는 쌍둥이를 임신한 안주인 해라(서우)와 딸 나미를 돌보며  

하녀로서의 생활에 차츰 적응해간다.  

그러다 완벽해보이는 남자 훈(이정재)의 유혹에 은이는 훈과의 은밀한 관계를 맺기 시작하는데...

 

상반기 가장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영화라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김기영 감독의 원작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원작과 기본적으로 유사한 설정이긴 했지만 원작에서 하녀가 남자를 유혹한 반면  

리메이크작에선 주인집 남자가 하녀를 유혹한다.  

그런데 원작에선 나름 하녀의 유혹이나 그로 인한 갈등과 파국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되었는데  

이 영화에선 그다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물론 멋진(?) 주인집 남자의 유혹에 단번에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은이의 캐릭터도 종잡을 수가 없었다.(물론 요즘 여자들 맘은 알 길이 없다.ㅋ)  

차라리 뭐든지 자기가 원하는 것은 가져야 하는 훈이나 그에 못지 않는 마님 해라의 위선과 허영의  

캐릭터들은 반감은 들었지만 일관된 캐릭터라 할 수 있었다.  

암튼 가진 자들이 약자에게 저지르는 가식과 만행이 자극적이면서도  

적나라하게 그려진 점은 인정할 만한 부분이지만 전체적으로 별로 와닿지 않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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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를 향하여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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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처인 오드리와 이혼한 유명 테니스 선수 네빌은 늘 휴가를 보내던 트레실리안 노부인 저택으로

현재 부인인 케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드리를 초대한다.

서로 어색한 사람들 사이의 만남 속에 서서히 살인의 그림자가 드리우는데...

 

오랜만에 읽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이었다.

한때는 그녀의 작품에 푹 빠져 살았는데(그래도 겨우 30여 권밖에 읽지 못했다)

일본 추리소설들을 비롯한 최신 작품들과 친해지면서 고전이라 할 수 있는 그녀의 작품들과는  

소원해지게 되었는데 외딴 곳에 유배(?)를 당하는 계기로  

그녀의 작품 중 안 읽은 걸 가지고 가서 보게 되었다.

두 권이 더 있어 상당히 고민을 했었는데 비록 포와로나 미스 마플은 나오지 않지만 

애거서 크리스티 본인이 뽑은 베스트 10에 있는 작품이라 선택을 했는데 나름의 재미를 선사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늘 사람들의 묘한 심리를 이용하여 감칠맛 나는 얘기를 만들어낸다.

이 책에서도 네빌의 전처와 현재 처를 한 장소에서 만나게 하여 갈등을 증폭시키는데

여자들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점점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그리고 드디어 터지는 죽음의 향연. 여러 사건에 대한 경험을 가진 변호사 트레브스 노인의 죽음에 이어

저택의 안주인 트레실리안 부인이 살해당하면서 저택은 발칵 뒤집어진다.

그리고 계속 발견되는 증거들은 너무나 명백하게 네빌이 범인임을 가리키고

사건을 맡은 배틀 총경은 뭔가 이상함을 느끼는데...

 

대부분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은 한 번 읽고 다시 검토를 하진 않았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몇 번 읽은 기억이 난다)

하지만 유배지에 이 책만 가지고 가서 더 읽을 책이 없던 관계로 책을 다 읽은 후

책 구석구석에 퍼뜨려놓은 단서들을 하나씩 찾아봤는데  

애거서 크리스티의 놀라운 능력에 새삼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트레브스 노인이 알고 있던 사건과 범인의 특징에 관한 단서, 배틀 총경 딸의 사례 등

미리 복선으로 깔아놓은 단서들을 잘 확인했다면 어느 정도 범인을 알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 단서들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지나가 버렸으니 범인을 맞추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런 복잡한 계획을 세운 범인도 대단한 것 같은데

탐정 역으로 나온 배틀 총경은 포와로나 미스 마플에 비하면 그다지 명쾌한 추리를 선보이거나

인상적인 활약을 하진 않아서(매번 포와로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한심한 모습만 보여준다ㅋ)  

좀 안스럽기까지 했다.

사실 범인을 잡게 되는 과정이 예상 외의 인물의 우연한 발견에 의해서인 점이 아쉽긴 하지만

오랜만에 읽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치고는 만족스러웠다.

역시 집착은 화를 부른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작품이 1944년 작품임에도 그다지 케케묵은 옛날 작품의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아무래도  

시대와 상관없이 공통된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능력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녀에게 '추리소설의 여왕'이란 호칭이 붙은 게 아닐까 싶다.

볼 책들이 쌓여 있는 관계로 후순위로 밀려 있던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의 순위를 

좀 조정할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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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 - 아웃케이스 없음
조명남 감독, 손병호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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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녀의 구역이라 할 수 있는 해병대 수색대에 자원한 최초의 여자 부사관 이유미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남자 선임들과 병사들의 따가운 시선과 차별을 견디면서 차츰 수색대에 적응해가는데...

 

동원 예비군 훈련을 가야해서 오랜만에 우리 군대를 소재로 한 영화를 봤는데  

역시나 군대 영화라 그런지 식상한 내용들로 점철되었다.  

마치 국방부에서 만드는 국군홍보영화를 보는 느낌이랄까.ㅋ 

이제는 여군들이 꽤 늘었고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겠지만 여군들을 볼 때마다  

왜 저들은 군대를 선택해서 오는데 남자들은 강제로 끌려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여자는 군복무를 못하니까 마치 당연한 차별처럼 여겨졌지만 엄연히 여군도 존재하고  

여자가 군복무를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 명백한 차별이 행해지는 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소릴 하면 또 여자들은 애를 낳니 하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겠지만  

애 낳는 건 자신들이 좋아서 낳는 거고 강제사항도 아니지 않는가).  

암튼 군대 내에서도 여군은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군 스스로 편한 보직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고 사실상 여군을 보임하면 제대로 역할을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까.. 

(물론 그렇지 않은 여군들은 많겠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론 그렇다).  

영화 속에서는 이유미가 거친 남자들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나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지만  

솔직히 별로 공감은 되지 않았다. 성희롱이 난무하질 않나 아무리 그래도 면전에서 병사들이  

이유미를 대놓고 무시하는 등 좀 지나치게 과장된 부분들이 많았다.  

마지막엔 어떤 섬에서 북한군과 총격전까지 벌이는데 정말 할 말을 잃었다.  

늘 뜨거운 감자라 할 수 있는 군 문제는 병역기피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논란이 되곤 하는데  

이런 영화를 보고 있으면 정말 군대라는 곳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까 싶다.  

숭고한 임무를 수행하지만 전혀 환영받지 못하는 군대에 대해 씁쓸한 마음을 들게 만든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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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11일 | sunny님을 위한 추천 상품

1Q84 3 다잉 아이 얼굴에 흩날리는 비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내가 꼭 읽어싶은 책들로 구성되어 있어 나름 정확한 추천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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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령들의 귀환 - 1636년 고립된 한 마을에서 벌어진 의문의 연쇄살인사건 꿈꾸는 역사 팩션클럽 3
허수정 지음 / 우원북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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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관의 약재상 아베로부터 팔공산 자락의 까마귀촌에 산다는 동생을 찾는 오카다 준이치를

까마귀촌까지 안내해주라는 부탁은 받은 명준은 오카다 준이치와 함께 가까스로 까마귀촌을 찾아가지만

승냥이떼에 쫓겨 절벽에서 떨어지고 까마귀촌의 주민 윤성호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때마침 까마귀촌에선 끔찍한 시체가 발견되어 대구 감영의 김경덕이 홀로 사건을 수사하던 중

명준이 김경덕의 수사를 돕기 시작하는데...

 

'다빈치 코드'비롯해 외국 작가들의 팩션들을 읽을 때마다

우리에게는 이런 작품을 쓰는 작가가 없다는 아쉬움을 느끼곤 했다

(물론
'뿌리 깊은 나무 등을 쓴 이정명이 있긴 하다).

역사소설들은 많이 있지만 미스터리나 추리소설 형식의 작품들이 드문 편이어서

자칭 미스터리 마니아라 생각하는 나에겐 늘 안타까운 점이었는데

이름만 알고 있던 허수정 작가의 이 작품을 읽으니 역사 팩션계의 확실한 재목이라 할 수 있는  

작가를 만난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다.

 

1636년의 조선을 배경으로 팔공산 아래 있는 외딴 마을 까마귀촌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을 담아내고 있는 이 작품은 우리 역사의 아픈 부분을 여실히 드러냈다.

난도질당한 시체를 홀로 수사하는 김경덕을 도와 명준이 범인에 대한 단서들을 하나씩 찾아내지만

(사실 수사는 명준이 주도하는 거나 다름 없지만) 망령이 출몰하는 등 

괴기스런 까마귀촌의 사람들은 도대체 이해하기가 힘들다.

마을에 성황당이 있질 않나 신관의 행방은 묘연하고, 촌장이나 마을의 지식인 역할을 하는 장수봉 등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뭔가를 숨기는 듯한 모습인데  

김경덕이 마을 주민 중에서 회유하려던 이기성마저 끔찍한 시체로 발견되고 급기야 이기성의 범인으로  

추궁당하던 촌장의 아들 강태범이 김경덕을 칼로 찔러 죽이는 일까지 벌어진다.

이렇게 사건은 강태범의 범행으로 종결되는 듯 했지만  

더 커다란 음모와 참혹한 진실이 명준을 기다리고 있는데...

 

겨우 며칠 동안에 까마귀촌은 완전히 쑥대밭이 되고 숨겨져 왔던 엄청난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난다.

임진왜란이 조선이란 나라와 백성들에 미친 영향은 말로 할 수 없겠지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정말 일본의 만행에 정말 분노를 금할 수가 없었다.

흔히 가까운 일제 식민지 지배 시절에 저지른 위안부 문제나 생체 실험, 양민 학살 등만 알고 있는데

이 책이 비록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한 내용들은 아니지만 충분히 개연성 있는 내용들이라

이런 끔찍한 일들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가슴이 갑갑해지고 울화가 치밀었다.

선행을 베푼 걸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악행으로 갚는 이런 악마들이 어느 시대나 존재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들의 조상들이 그 피해자였다는 사실은 늘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늘 현재진행형인 과거청산문제는 후손들이 꼭 풀어내야할 숙제가 아닐까 싶다.

 

첨에 이 책을 읽을 때는 단순히 과거를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이 아닐까 싶었는데

작가가 추리소설의 형식을 바탕으로 담아낸 내용들이 보통 무게감이 있는 게 아니었다.

솔직히 기대 이상이라 할 수 있었다.

이 책이 허수정 작가의 세 번째 책이라 하는데 먼저 출간된 '왕의 밀사', '제국의 역습' 등이

역사적 사실들에 기초한 작품이라면 이 책은 순전히 배경만 역사에서 가져온 팩션이라 할 수 있는데

앞의 두 작품도 꼭 찾아봐야겠다.

박명준이란 한국형 탐정, 아니 조선의 명탐정을 만난 것도 반가웠는데

어리버리한 스타일의 일본의 긴다이치 코스케에 비하면 박명준은 훨씬 더 멋진 탐정이라 할 수 있었다.

앞으로 박명준이 맹활약을 하는 허수정 작가의 신작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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