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ECE - 일반판 (3disc)
제임스 카메론 감독, 샘 워싱턴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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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에너지 고갈로 머나먼 행성 판도라에서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발굴하려 하지만  

독성인 대기로 인해 발굴에 어려움을 겪자 토착민인 나비족과 똑같은 아바타를 만들어  

그들과 가까워지려 하면서 한편으론 다른 계획을 세우는데...

 

세계 영화 흥행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이 영화는 영화에 대한 눈높이를 완전히 바꿔놓은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3D 영화는 처음이었는데 정말 지금까지 봐왔던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스크린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바로 내 눈 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고  

입체적인 영상이 CG임을 알고 있음에도 마치 현실보다 더 리얼한 사실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앞으로 3D 영화가 대세가 될 것 같은데 영화 보는 재미는 더 늘어나지만  

비용도 거의 배로 늘어난다는 게 아쉬운 점이 아닐까 싶다.

 

제임스 카메론이 무려 4년간이나 공을 들여 만든 이 영화는 확실한 볼거리 외에도  

나름 여러 가지 문제들도 담아냈다.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여러 제국주의 국가들이  

과거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를 침략했던 얘기들을 연상시키는 지구인들의 나비족 침략기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선 뭐든지 하는 탐욕스런 인간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특히 최근 대테러  

전쟁이란 미명하에 이라크에 매장된 석유를 노린 미국의 이라크전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한편으론 대자연을 파괴시키려는 자들과 이들로부터 자연을 지키려는 자들 사이의 한판 대결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특히 천공의 성 라퓨타(하늘 위를 둥둥 떠다니는...)와 원령 공주를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향을 받아 이런 장면들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밖에 나비족의 다른 생명체들과 공감하는 방식 등 확실히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주었는데  

석유를 비롯한 화석 에너지가 점점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찾기 위해서  

판도라 행성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 결코 영화 속 얘기만은 아닌 것 같아  

앞으로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선 정말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인간 혼자 살겠다고 다른 생명들을 희생시킬 생각을 한다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잘  

보여주었는데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이 곧 인류가 계속 생존할 수 있는 방법임을 잘 보여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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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진 살인사건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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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대 혼진(공인된 여관)을 했던 명문가인 이치야나기 가문의 장남 겐조는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소작농의 딸인 가쓰코와의 결혼을 강행한다.

결혼식을 앞두고 손가락이 세 개인 수상한 남자가 마을을 기웃거리고

신혼 첫날 밤에 거문고 소리와 함께 신혼방에서 참극이 벌어지는데...



긴다이치 코스케의 기념비적인 데뷔작을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책이 있었지만 시공사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가 계속 나오는 중이어서 

조만간 출간될 걸로 예상했는데 '옥문도'를 비롯한 요코미조 세이시의 대표작들이  

먼저 소개되다 보니 조금 늦은 감이 있었다.

이 책에선 '혼진 살인사건'만으론 분량이 좀 부족했는지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요코미조 세이시의 중편인 '도르래 우물은 왜 삐걱거리나'와 '흑묘정 사건'을 같이 싣고 있는데

그동안 접했던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과는 달리 본격 추리소설로서의 트릭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했다.



먼저 '혼진 살인사건'은 전형적인 밀실트릭을 사용한 사건이었다.

겐조의 동생으로 나오는 미스터리 마니아인 사부로와의 대화를 통해 '노란방의 비밀'을 비롯해  

카의 여러 작품 등을 언급하면서 기계적 트릭을 쓰지 않은 밀실트릭 작품이 드물다고 얘기를 하는데  

이 책에 사용되는 트릭도 정말 예상하기 어려운 기계적 트릭이라 할 수 있었다.

밀실트릭 자체도 특별했지만 세 손가락의 사나이를 비롯해 여러 등장인물들의 독특한 개성이  

사건을 혼미스럽게 만들었는데 전쟁 직후의 혼란한 일본의 모습,  

특히 사회 격변기에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비극이 안타까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래도 미스터리 측면에선 다양한 흥미로운 설정들을 깔아놔서(역시 미스터리 마니아가 등장해야
화려한 기교를 부린다.ㅎ) 아기자기한 재미들을 주었다.



다음으로 나오는 '도르래 우물은 왜 삐걱거리나'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 중  

국내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이누가미 일족'의 모티브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이누가미 일족'에선 전쟁터에서 얼굴이 망가져 하얀 가면을 쓴 남자가 등장하여 혼란을 주었다면,  

이 작품에선 똑 닮은 배다른 형제가 전쟁에 동반 참전했다가 둘을 구분할 수 있었던 유일한 표지였던  

두 눈을 잃은 상태로 한 명만 귀환하여 혼란을 준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기본 설정이라 할 수 있는 악연의 두 가문과 불신이 부른 비극을 제대로 보여줬는데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어 더욱 묘한 느낌을 주었다.

마지막 '흑묘정 사건'은 미스터리에서 밀실트릭만큼은 아니지만 자주 애용되는 '얼굴 없는 시체'와  

'1인 2역'이 교묘히 결합된 트릭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는데  

계속되는 반전에 꼼짝없이 속을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에서도 요코미조 세이시 본인이 추리소설가  

Y로 등장하고 있어(혼진 살인사건도 추리소설가가 화자임) 형식상의 재미도 주었다.



이 책에 실린 3편의 작품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다른 작품에 비하면 트릭에 상당한 비중을 두었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빈약하지도 않은데 전후의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각종 부조리와 탐욕에 일그러진 망가진 인간 군상들이 저지르는 만행을

통쾌하게 밝혀내는 긴다이치 코스케의 활약상이 잘 그려졌다.

게다가 긴다이치 코스케의 과거(?)도 알 수 있는데 그가 미국 유학 시절에 마약에 빠져 살았다니

원조 히피, 오렌지족이라 할 수 있었다.ㅋ 그런 긴다이치 코스케가 정신을 차리고

작품마다 등장인물들과의 인연으로 사건을 깔끔하게 해결하는 모습은 돌아온 탕자라 할 수 있었다.ㅎ

시리즈 작품들이 번역될 때마다 출간 순서대로 번역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하지만

아무래도 히트작을 먼저 소개해서 반응을 보는 게 출판사 입장이 아닐까 싶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도 '옥문도',
'팔묘촌', '이누마기 일족'이  

먼저 소개되었는데 아마 '혼진 살인사건'이 타 출판사에서 소개되어 있는 상태여서 후순위로 밀린 게  

아닌가 싶은데 만약 전 작품을 소개할 계획이라면 순서대로 선보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1년에 두 권씩 번역되던 페이스가 느려져 올해는 9월에 겨우 한 권이  

나와서 올해 안에 다른 작품이 소개되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좀 더 속도를 내서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가 계속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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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카바예 감독, 로쉬디 젬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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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병원에서 일하던 사무엘은 우연히 의식불명이던 환자의 호흡기를 절단하고 달아나는 남자를 발견하고  

응급조치로 환자를 구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집에서 괴한의 일격을 당하고  

임신한 아내를 납치한 일당으로부터 사무엘이 살렸던 환자를 데려나오라는 협박을 받는데...



임신한 아내를 구하기 위한 남자의 처절한 사투가 스릴 넘치게 그려진 영화. 

사무엘은 아내를 구하기 위해 환자인 위고를 데리고 병원을 빠져나오지만  

그들을 죽이려는 경찰들에게 쫓기게 된다. 부패한 경찰들의 비리에 뜻하지 않게 연루된 사무엘과  

위고의 목숨을 건 도주가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지만 전혀 실마리가 보이지 않던 일들이  

너무 한꺼번에 쉽게 풀리는 절정 부분은 좀 허무한 느낌을 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라서 흥미롭게 볼 수 있었지만 완성도 면에서 조금은 아쉬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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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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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달이 떠 있는 1Q84년을 떠나 다시 정상적인(?) 세계로 돌아갈 출구가 사라졌음을 알고  

절망감을 느꼈던 아오마메는 덴고를 다시 만날 희망으로 은신처에 숨어 지낸다.  

한편 덴고는 아버지의 병실에서 보았던 공기 번데기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으로 고양이 마을을  

다시 찾아가고, '선구'의 리더가 죽게 되자 아오마메를 소개시켜준 이유로

위기에 처한 우시카와는 아오마메를 찾아나서기 시작하는데...



두 개의 달이 뜬 1Q84년에서 그토록 애타게 서로를 그리워하던

아오마메와 덴고의 처절한 몸부림이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되었다.

2권까지 서로를 향해 조금씩 다가가던 그들은 정말 우여곡절 끝에 재회를 하게 된다.  

사실 너무 많은 파격적인 설정들이 있어 과연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궁금했는데  

조금은 예상가능한 무난한 결말을 선보였다.  

1,2권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우시카와가 아오마메와 덴고와 더불어  

주연으로 부각되어 세 명의 얘기가 번갈아 진행된다는 점이다.

단순히 선구의 대리인 역할을 하던 우시카와는 리더의 죽음으로 인해

선구로부터 목숨의 위협을 느끼자 스스로 아오마메를 찾아나선다.

그리고 끈질긴 추적 끝에 아무도 모르던 아오마메와 덴고의 관계를 밝혀낸다.  

우시카와의 존재는 이때부터 빛을 발하는데 바로 운명적인 만남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한 것이다.  

세 사람의 시선에서 시간차를 두고 다른 사람의 행동을 바라보는 묘한 장면들이 연출되는데  

그 무엇도 두 사람의 만남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3권까지를 읽으니 과연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2011년이 맞는지,

아님 나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누군가는 달이 두 개인 2Q11년을 살아가는 건 아닌지 혼란스러웠다.ㅋ  

수많은 인류가 2011년이라는 같은 시간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분명 각자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니 어찌 보면 사람수만큼의 다양한 버전의 2011년이 존재한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가운데 그냥 달이 하나인 평범한 세상을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달이 두 개인 특별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세상에서 살던 결국 삶이라는 게 큰 틀에선 차이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 책에서 무엇보다 강조되는 사랑과 희망의 가치는 변함이 없을 것 같다.  

그냥 달이 두 개인 1Q84년에 순응하며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기어이 1984년으로 돌아가려는  

아오마메와 덴고에게는 지켜야 할 소중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서로를 포기할 수 없었다. 

살아가는 이유가 각자 다르겠지만 역시 지켜야 할 소중한 존재가 있다는 것만큼  

절실한 이유가 없음을 두 사람을 통해 잘 보여주었다.  

어쩌면 진부한 결론을 내리는 것 같긴 했지만 원래 진리라는 게 단순하고 평범한 게 아닐까 싶다.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설정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  

소설을 읽는 재미가 뭔지를 제대로 보여 준 작품이 아닌가 싶다.



사실 3권으로도 완결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너무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  

공기 번데기를 만드는 리틀 피플의 정체를 비롯해서 아오마메와 우시카와의 은신처의 문을 두드리던  

NHK 수신료 수금원의 정체, 1984년과 1Q84년의 관계, 아오마메와 후카에리의 관계 등  

너무나 많은 의문점들이 남아 있어 대부분의 독자들은 4권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을 것 같고  

하루키 역시 4권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3개월 단위로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1월~3월 부분이  

나와야 할 것 같은데 해가 바뀌면 1Q84가 아니라 1Q85가 되는 문제가 있어  

과연 하루키가 어떤 내용을 들고 나올지 궁금하다. 1Q84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야기의 시작 이전인  

1Q84년의 1월~3월 사이의 내용으로 두 개의 달이 뜨는 1Q84년이 생기게 된 이유 등을 담은  

프리퀄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나름의 예측을 해본다.  

1Q84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하루키의 4권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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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 인생도처유상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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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막 해외여행 붐이 일어나서  

우리 문화유산보다는 해외의 유명관광지들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점이었는데

이 책이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키면서 그동안 잊혀지고 평가절하되었던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재평가하는 계기를 마련되었다.

공전의 히트를 친 베스트셀러 시리즈가 되면서 남한은 물론 북한의 문화유산까지 다룬 5권까지  

출간되었는데 저자가 잠시 문화재청장으로 외도하는 공백기간을 거친 후  

드디어 6번째 책을 가지고 우리에게 돌아왔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즌2에서는 '인생도처유상수'라는 주제 하에

경복궁, 순천 선암사, 달성 도동사원, 거창, 합천, 부여,논산,보령의 다섯 곳을 소개하고 있다.

먼저 조선왕조의 법궁인 경복궁은 조선과 한국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긴 우리나라의 상징적인 장소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경복궁의 창건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우여곡절과 수난사, 각 건물의 구체적인  

의미까지 유홍준 교수의 설명을 들으니 직접 낯설게만 느껴졌던 경복궁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특히 문화재청장 재임시절 경복궁에서의 환영만찬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사실을 언급하는데

언론보도를 통해 접했을 땐 소중한 문화재를 직권을 남용해서 유흥장소로 이용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 책을 읽으니 외국 손님들을 경회루에서 접대한 건 최고의 국빈대우라 할 수 있었다.

결국 문화재를 어떻게 활용하고 보존하느냐에 문제인 것 같은데  

단순히 사람들과의 접촉을 막는 게 능사는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광화문 광장의 복원이나 경복궁을 비롯한 전통 목조건물 복원을 위한 금강송 보호 협약까지

경복궁에 관한 다양한 일화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서울에 살면서 언제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임에도 국립중앙박물관이 있던 시절에  

한 번밖에 가지 못했고 경복궁은 대충 둘러봤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꼭 시간을 내서  

경복궁을 제대로 둘러볼 기회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우리나라 산사의 전형이라는 순천 선암사의 경우 다른 유명 사찰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깊은 산속의 깊은 절이라는 산사의 미학을 잘 보여주는 사찰이었다.

그리고 잘 몰랐던 조계종과 태고종의 구분 등 불교 문화에 대해 좀 더 알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달성 도동서원은 사림의 대표적인 인물 김굉필을 모신 조선 5대 사원 중 하나라는데

사원에 대한 설명보다는 오히려 유홍준 교수와 대구광역시 시각장애인협회와의 엇갈린 인연이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거창, 합천의 경우 양민학살로 유명한(?) 곳이고 합천의 해인사 외엔  

딱히 생각나는 문화유산이 없었지만 거창 신씨와 은진 임씨간에 살인사건이 발생했을 정도인  

수승대를 비롯해 여기저기에 그동안 몰랐던 아기자기한 문화유산들이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서울이 고향인 유홍준 교수가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정착한 부여의 경우

돌담길을 쌓아 문화재로 등록한 그의 반교리 청년회원으로서의 활약상이 돋보였다.

부여도 거창처럼 의자왕과 3천궁녀가 떨어졌다는 낙화암 등 멸망한 백제의 수도로서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이런 이미지 개선을 위해 골몰하던 부여군수에게 낚여 부여의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맡게 된 유홍준 교수가 그 답사코스인 송국리 선사유적지, 대조사, 무량사, 논산 관촉사,  

보령 성주사터까지 자신의 제2의 고향지역의 문화유산을 총망라하여 소개하였다.


6권에서는 기존에 흑백이었던 사진들을 모두 컬러로 싣고 있어서 마치 현장에 같이 다녀온 듯한  

사실감을 가져다 주었다. 비록 컬러로 바꾸면서 가격이 높아졌겠지만 그동안 앞의 책들이  

흑백이어서 내심 답답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컬러사진으로 보니까 와닿는 느낌이 역시 달랐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우리나라 곳곳에 이렇게 많은 문화유산이 있음을 놀랐고  

이를 모른 채 가볼 데가 없다고 한탄이나 하고 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친절하게 답사 일정표와 안내 지도까지 부록으로 싣고 있는데  

언젠가 꼭 이 책에 소개된 문화유산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겠다.

그리고 유홍준 교수의 책은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맛깔스런 소개도 좋지만

거기에 얽힌 비화나 본인의 사연 등이 담겨 있어 더 공감이 되었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고 문화유산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애정이 우리의 문화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보존하는 길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면서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가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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