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 돼지가면 놀이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6
장은호 외 8인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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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공포영화는 매년 여름이년 여러 편이 개봉되어 극장가에서 한몫을 하곤 하는데

출판시장에선 여전히 토종 작가들의 호러작품을 만나보긴 힘든 실정이다.

그나마 황금가지에서 밀리언셀러클럽의 한국편으로 내놓는 단편집들이 한국 공포문학의 명맥을

이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 이번에 나온 이 책에는 총 10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호러를 기반으로 미스터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다채로운 빛깔의 작품들이

실려 있었는데 내 스타일인 작품도 있고, 좀 아쉬운 작품도 있었다.

대표작으로 처음을 장식한 '돼지가면 놀이'는 한국전쟁 직후를 배경으로 한 괴담같은 얘기를

담고 있는데 마지막에 흐지부지 끝나는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남았다.

'숫자꿈'은 꿈에 1, 4, 9, 13, 27, 33이란 숫자를 보고 로또 당첨번호인 줄 알았다가

죽음의 징표임을 알게 되는 남자의 얘기가 펼쳐지는데, 기발한 설정 자체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죽음도 여러 종류가 있어 자살, 살인, 사고사 등에 따라 다른 숫자가 그 사람 이마에  보여서

그 사람의 죽음을 막아보려고도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아 실패하다가 정작 본인의 아내에게도 보여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남자의 안타까운 몸부림이 뜻밖의 결말을 선보인 인상깊은 작품이었다.

'무당 아들'은 '섬 그리고 좀비'에 실렸던 '세상끝 고군분투의 기록' 등으로 예전에 접했던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이번에도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귀신 아닌 귀신 얘기를 들려준다.

죽어 마땅한 사형수에게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도록 상황을 조성하는 게 과연 허용될 수 있는

일인가란 논란이 있을 수도 있는데 잘못된 행동은 결국 대가를 치름을 잘 보여주었다.

'여관 바리'도 우리가 종종 접할 수 있는 괴담을 잘 담아낸 작품이었고,

'낚시터'는 손가락을 물어뜯는 괴물고기의 얘기였는데, 얼마 전에 읽은 아야츠지 유키토의

'안구 기담'실린 '요부코 연못의 괴어'와 비슷한 느낌도 주었다. 

문제는 이런 괴물고기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 숨기는 정부와 마을주민들이 제물이 나오는 것을

방치한다는 점인데 제물이 안 되려면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며느리의 관문'은 SF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작품이었는데,

재벌가에 시집가기 위한 특별한 조건이 역시나 만만치 않음을 잘 보여줬다.

브라이언 아담스의 히트곡과 동명인 '헤븐'은 광신도들과 시간의 혼란을 교묘하게 섞은 작품이었는데,

맹목적인 종교인들의 허상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고양이를 찾습니다'는 고양이를 같이 돌보는 사람들이 실종된 고양이를 찾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었는데, 다른 작품과는 달리 호러적인 요소보단 미스터리의 성격이 짙었다. 

소시오패스라 할 수 있는 뻔뻔한 범인을 그에 맞게 응징하는 후련한 결말을 선보였다.

'구토'는 미와 관련해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작품이었고, 

마지막 작품인 '파리지옥'은 약한 자에 강하고 강한 자에 약한 추악한 인간 본성이

스스로 파리지옥에 빠지게 만든 한심한 상황을 잘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소재의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이 실려 있어 금방 한 권을 읽을 수 있었는데

좀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도 없진 않았다.

그럼에도 토종 공포소설의 가능성을 확인하기엔 충분한 자리였다.

장르소설 시장이 열악한 현실속에 많은 작가들이 이런 책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어 우리나라에서도 스티븐 킹 같은 작가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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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몬스터 : 일반판
패티 젠킨스 감독, 샤를리즈 테론 외 출연 / 아트비젼엔터테인먼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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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여자 린(샤를리즈 테론)은 자살하기로 마음 먹고

마지막으로 들른 바에서 셀비(크리스티나 리치)를 만나

그녀와 사랑에 빠지면서 다시 거리로 나서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무엇보다 완전히 망가진 샤를리즈 테론의 변신이 돋보였다.

한 미모하던 그녀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보기만 해도 거부감이 느껴지는 모습으로 완전히 변신했다.

그녀가 아카데미상 등을 휩쓸었던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

아카데미는 특히 미녀스타가 망가져주면 상을 안겨주니까...ㅋ

 

불우한 환경 속에 선택의 여지 없는 삶을 살아 왔던 린은

마지막으로 셀비와의 사랑에 희망을 걸지만

돈을 위해 다시 거리로 나섰다가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는데...

모든 걸 환경과 남탓만 할 수는 없겠지만 그 입장에 처하면 또 어쩔 수 없는 게 사람이다.

셀비를 만난 후 그녀는 다시 정상적인 삶을 살려고 시도해보지만 결코 쉽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학력도 경력도 기술도 없는 여자가 얻을 수 있는 일자린 거의 없다.

(물론 공장의 일자리는 그녀가 거부한다.)

결국 그년 자신의 천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셀비와의 동성애도 세상이 인정해주는 방식이 아니었다.

그녀는 계속 막다른 곳으로 자신을 내몰 수밖에 없는데...

 

이런 영화를 보면 괜히 맘 한구석이 답답해진다.

그녀를 망가지게 한 세상을 탓해야 하는건지 아님 그렇게 망가진 그녀 자신을 비난해야 하는건지

아무런 해결책 없는 답답함만 느끼게 된다.

몬스터가 생기지 않는 세상엔 결코 불가능한 것일까 하는 자조섞인 한숨만 나오게 만들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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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 리마스터링 (2disc)
톰 티크베어 감독, 벤 위쇼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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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해서

과연 어떻게 만들었을까 하고 궁금했다.

 

소설을 영화화하면 지면으로만 보고 머리 속으로 그리던 장면들을

영상과 사운드로 재현해 내어 훨씬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향수'처럼 향기가 소재인 소설은 영화화하는데도 치명적인 약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냄새를 표현하는데는 제약이 있으니까...

향기나는 영화관도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향수'야 말로 그런 영화관에서 상영이 필요한 영화다.

그르누이가 만들어 낸 세상 최고의 향수

모든 이를 굴복하게 만드는 그 향수 냄새를 맡게 할 수 있다면

영화는 대박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영화 제작자들이 이 점을 좀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ㅋ

 

영화는 연쇄살인을 저지른 그르누이가 체포되어 사형을 당하기 직전인 장면으로 시작한다.

스토리의 하이라이트로 시작하는 설정은 괜찮았다.

하지만 나레이션이 중간중간에 개입해 설명하는 것은 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르누이의 내면을 묘사하고 사건을 진행시키는 것이 어려운 건 이해하지만

나레이션이 영화의 흐름을 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세상 최고의 향수를 만들어내기 위한 그르누이의 광기 어린 열정을 담아내기에도 

역시 화면은 지면에 비해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최고의 하이라이트인 그르누이의 사형 집행 장면은

영상으로 보니 훨씬 실감났다.(다들 누드여서 그런가...ㅋ)

암튼 소설로 먼저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만 봤으면 결코 그 묘한 여운을 느낄 수 없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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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상처 스토리콜렉터 1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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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아 국제적 유명인사가 된 유대인 골드베르크가

마치 사형집행을 당하듯이 총살을 당하고 1,6,1,4,5라는 뜻모를 숫자만 범행현장에 남겨진다.

부검을 통해 뜻밖에 그의 몸에서 나치의 흔적을 발견한 것도 잠시 미국 정부가 그의 시체를

서둘러 수습해 가버리지만 슈나이더와 프링스라는 노인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계속 살해당하자

사건을 담당한 보덴슈타인 반장과 피아 형사는 세 명의 노인이 

명사인 벨라 칼텐제와 서로 아는 사이임을 알게 되는데...

 
'사랑받지 못한 여자', '너무 친한 친구들'을 통해 이제 친근해진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이 책은 홀로코스트란 민감한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에 깔고 있다.

사실 유대인들이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맹활약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그들이 당했던

끔찍한 사건인 홀로코스트가 영화나 소설의 단골소재로 활용되곤 한다.

하지만 피해자나 제3자가 이런 사건들을 다루긴 쉬워도

가해자가 자신들의 잘못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얘기를 대놓고 하긴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독일은 나치가 저지른 만행에 대해 솔직하고 진솔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

일본과는 천지차이로 전쟁범죄에 대한 사죄와 과거청산을 확실하게 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과거에 발목을 잡히진 않는 것 같은데 이 책에서도 자신들의 치부인 나치를 과감히 사용한다.

과연 살해된 세 명의 노인과 베라가 과거에 무슨 끔찍한 짓을 했기에

처절한 복수를 당할까 싶었는데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정말 충격적인 비밀이 드러난다.

4인방 중에 마지막 남은 베라 외에도 그녀와 특별한 관계인 로버트 바트코비아크와 모니카 크래머가

끔찍하게 살해되는 등 사건은 계속 벌어지는데 용의자가 많아서 도대체 종잡을 수 없었다.

게다가 수사과장인 니어호프의 후임으로 보덴슈타인과 악연이 있는 니콜라 엥겔이 오면서

심술을 부리고, 베라의 비서였다 해고되어 그녀의 비밀을 폭로하고 손녀를 임신시켜 복수를

하려는 토마스 리터, 하나같이 이상한 베라의 자식들까지 사건은 어디로 튈지 모를 상황이었는데

오랜 세월 숨겨졌던 비밀이 드러나면서 한치 앞도 모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보통 제목을 보면 어떤 얘기가 펼쳐질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데

이 책의 제목은 너무 의미심장하다 할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평생 남을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긴 일들을 저지르고도 태연하게

인생 세탁을 해서 사회지도층으로 행세하는 뻔뻔한 인간들의 모습은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비단 소설 속 얘기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충분히 있는 얘기라 할 수 있는데,

일본의 전범들이나 한국의 친일파들과 그의 자손들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듯이

잘 먹고 잘 사는 모습을 보면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었다.

전범처벌이나 친일청산이 제대로 안 되다 보니 여전히 그런 문제들이 화두로 거론되는 씁쓸한

현실을 보면 그래도 자신들의 환부를 나름 말끔히 도려낸 독일이란 나라가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그러니 이런 작품이 별 부담 없이 나올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은데

아직 그러지 못하는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 아쉬울 뿐이다.

세 번째 작품까지 타우누스 시리즈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아기자기한 재미뿐만 아니라

역사적, 사회적 문제까지 녹여내 미스터리의 재미를 잘 보여주었다.

이제 그동안 시리즈 순서대로 읽는다고 아껴두었던 베스트 셀러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만날 차례다. 과연 어느 정도의 작품이기에 미스터리로서 드물게 한국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켰는지 확인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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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 확장판 (2disc)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 제임스 우즈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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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들에게 쫓기던 누들스(로버트 드니로)는 뚱보가 가지고 있던 비밀보관함의 열쇠를 받아

가방을 꺼내 열지만 거기 있을 줄 알았던 돈은 온데 간데 없는데...

 

누들스, 맥스(제임스 우즈) 일당이 어린 시절 소매치기를 시작으로 온갖 불법적인 일들을 하면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그야말로 범죄 영화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시간도 무려 4시간에 육박하는 엄청난 대작인데 마치 한 형제처럼 지내며 범죄를 일삼던

누들스 패거리는 맥스가 간도 크게 연방 준비은행을 털자고 하자

누들스가 이를 막기 위해 미리 신고를 하지만 모두 사살되고 누들스만 간신히 도망친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후 노인이 된 누들스는 베일리 재단의 파티에 초대를 받고

거기서 모든 진실을 알게 되는데...

 

뒷골목 인생들의 씁쓸한 일대기를 담은 이 영화는 적나라한 인생사를 여과없이 잘 보여주었다. 

비록 범죄를 일삼는 사회악인 존재들이지만 그들에게도 사랑도 있고 우정도 있었다.

특히 첫사랑이라 할 수 있는 뚱보의 어여쁜 여동생 데보라(제니퍼 코넬리)가 발레하는 모습을

화장실 틈으로 몰래 훔쳐 보던 어린 누들스의 모습은 너무 인상적이었다.

어린 소녀임에도 눈부신 자태를 내뿜는 제니퍼 코넬리의 모습에 마음이 안 설레인다면

어딘가 문제가 있다고 할 정도로 제니퍼 코넬리의 모습은 진정 미소녀 종결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워낙 제니퍼 코넬리의 모습이 압권이어서 성인 데보라의 역으로 나오는

엘리자베스 멕거번을 보면서 어릴 때의 미모가 자라면서 오히려 못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ㅋ

암튼 누들스의 데보라를 향한 마음은 영화 곳곳에 잘 표현되는데 특히 식당 전체를 빌려서

데보라와 식사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갖지만 헐리우드로 떠난다는 데보라의 말에

누들스는 부적절한 행동을 하게 되고 결국 그들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이 영화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인상적인 부분들이 많지만 무엇보다 엔니오 모리꼬네의 주옥같은

OST가 정말 걸작이라 할 수 있다. 워낙 명작들이 많아 엔니오 모리꼬네의 대표작을 꼽기는

힘들지만 이 영화의 OST를 빼놓으면 앙꼬 없는 찐빵이라 할 것이다. 특히 데보라의 테마를 듣고

있으면 누들스와 데보라의 가슴 아픈 사랑이 떠오르면서 맘 한 구석이 애잔해지는 느낌이 든다. 비록 갱스터무비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대부'시리즈 같은 비장감은 별로 느껴지지 않지만

마피아 조직이 아닌 몇 명의 친구들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다룬

범죄영화의 고전이라 부르기엔 충분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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