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격 -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 일상인문학 3
페터 비에리 지음, 문항심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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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삶을 사는 것은 모든 이의 소망일 것이다.

하지만 각자 처한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는데

품격은 고사하고 생존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게 우리가 직면한 현실인지라

왠지 삶의 품격을 따지는 건 배부른 사람들의 얘기라고 치부하기 쉽다.

그래도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쉽게 포기할 수는 없기에 과연 어떻게 해야 삶의 품격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알고 싶은데, 영화로 봤던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작가 페터 비에리는

이 책을 통해 존엄성의 다양한 모습과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삶이 과연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총 여덟 가지 종류의 존엄성을 얘기한다.

독립성으로서의 존엄성, 만남으로서의 존엄성, 사적 은밀함을 존중하는 존엄성, 진정성으로서의

존엄성, 자아 존중으로서의 존엄성, 도덕적 진실성으로서의 존엄성, 사물의 경중을 인식하는

존엄성, 유한함을 받아들이는 존엄성의 무려 여덟 가지로 구분을 하고 있는데,

존엄성을 이렇게 세분할 수 있다는 게 우선 놀라울 따름이었다.

사실 존엄성을 철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기에 내용이 그리 수월하진 않았다.

존엄성이란 말 자체가 상당히 추상적이기에 과연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했는데

나름 흥미로운 얘기들이 많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먼저 존엄한 삶의 형태를 세 가지 차원에서 접근한다.

내가 타인에게 어떤 취급을 받느냐와 내가 타인을 어떻게 대하느냐,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느냐인데

이 세 가지 측면이 모두 존엄성의 실체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했다.

난쟁이 던지기는 존엄성이 뭔지를 생각하는 중요한 사례였는데 난쟁이 스스로 선택한 것임에도

난쟁이를 물건 취급한다는 측면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굴욕적인 일이기에

존엄성반한다는 얘기는 존엄성은 본인 스스로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란 점을 잘 보여주었다. 

인간의 자유로운 의사결정권보다 상위에 있는 가치가 존엄성임을 잘 알려준 사례였다.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도 여러 유형의 존엄성과 관련된 적절한 사례로 제시되는데 

일방적인 관계속에서 존엄성을 지키기란 결코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그만큼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상당히 민감한 존엄성이란 절대적인 가치를 안 다치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임을 깨닫게 되는데, 본인의 존엄성은 물론 타인의 존엄성까지 손상되지 않게

세상을 살아가기란 어찌 보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쭉 읽어나가면서 들었던 느낌 중 한 가지는 우리가 너무 존엄성이란 소중한 가치를

무시하면서 살아왔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이 책에서 끄집어낸 정말 다양한 모습의 존엄성을 인식조차 못하고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고

있는 걸 보면 그만큼 세상이 각박해지고 여유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남은 물론 자기조차 존중할 줄 모르니 인간성을 상실한 각종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그만큼 중요한 존엄성의 의미를 이 책을 통해 새삼 느낄 수 있었는데 막연한 존엄성이라는

가치를 이렇게 세분해서 자세하게 설명한 작가의 능력에 감탄할 뿐이었다.

쉽지는 않겠지만 품격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게 바로 인간으로서의 특권이자 의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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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1 - 전2권 (한글판 + 영문판) - 오즈의 위대한 마법사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 영문판) 24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손인혜 옮김, 윌리엄 월리스 덴슬로우 그림 / 더클래식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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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의 기본 줄거리는 왠만한 사람이면 다 알 것 같다.

캔자스에 살던 도로시가 회오리바람을 타고 낯선 곳에 날아가 그곳에서 만난 두뇌가 없는 허수아비,

심장이 없는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기 위한 모험을 하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라는 내용은 꼭 책으로 읽은 적이 없어도 영화, 만화 등

각종 형태의 문화상품으로 한 번은 접한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어릴 때 만화 등으로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는데

시간이 오래되다 보니 구체적인 내용은 그다지 생각나지 않고 어떤 결말을 맺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서 책으로 제대로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도서정가제 시행 전에

착한 가격으로 마련해 놓았다가 어디 갈 일이 있어 지하철에서 상당한 분량을 해치울 수 있었다.

1900년에 출간된 이 책은 생각보다 분량이 적어서 금방 읽었는데

책이 시리즈로 무려 열 네 권이나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의 작품 해설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막연한 이미지만 남아 있던 부분들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새록새록 기억도 떠오르고

살도 붙으면서 이제는 좀 더 명확하고 구체적인 에피소드들로 간직하게 되었다.

오즈에는 오즈의 마법사가 있는 에메랄드 시를 중심으로 도로시가 처음 도착한 먼치킨의 나라,

윙키의 나라, 콰들링의 나라, 질리킨의 나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나라는 마녀들이 다스리는데,

동쪽과 서쪽은 나쁜 마녀가 남쪽, 북쪽은 착한 마녀가 다스렸다.

마침 회오리바람과 함께 도로시의 집이 느닷없이 날라와서 동쪽의 마녀를 깔아뭉개어 의도하지

않게 먼치킨들의 환영을 받는데, 애니메이션 '업'의 풍선달고 집이 날아다니는 설정이

아마 이 책에서 영감을 받은 게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에메랄드 시로 이어진

노란 벽돌 길도 왠지 엘튼 존의 명곡에 영향을 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암튼 도로시는 에메랄드 시에 사는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 자신을 캔자스로 보내달라는 부탁을

하러 길을 떠나는데 그 와중에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난다. 허수아비는 자신에게 없는 두뇌를,

양철 나무꾼은 자신에게 없는 심장을, 사자는 자신에게 없는 용기를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나는데 그들이 겪는 모험담을 보면 왜 그들이 굳이 자신에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찾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허수아비나 양철 나무꾼에게 두뇌나 심장이 없는

사실이지만 그들은 충분히 지혜롭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기에 그런 형식적인 걸 갖출 필요가 없어

보임에도 세상의 차가운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어 아마도 그걸 소망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도 별반 달라진 게 없지만 허례허식과 체면으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아무리 알찬 능력을

갖춰도 인정을 받기가 쉽지 않다. 소위 스펙이라는 걸로 무장을 해야 그나마 사람 대접을 받는

세상인 걸 감안하면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 사자가 그렇게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애쓴 점은 백 년의 시간의 훌쩍 지났음에도 변하지 않은 씁쓸한 현실이었다.

그렇게 간신히 에메랄드 시에 도착해 겨우 만난 오즈의 마법사는 그들이 상상한 그런 존재가

아니었다. 오즈의 마법사가 서쪽의 마녀를 없애야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해서 할 수 없이

다시 여정에 나서는 친구들. 과연 그들은 자신들의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은 좀 황당하면서 허무한 생각도 들지만

암튼 모두 자신의 소원을 이루게 되었으니 해피엔딩이라 할 수 있었다. 

오즈의 마법사의 정체나 도로시가 다시 캔자스로 돌아간 방법 등

기억에 남아 있지 않던 부분들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채워넣을 수 있었는데

이 책은 마법같은 얘기면서도 여러 시사점을 안겨주기에 단순히 동화로 치부되지 않고

여전히 사랑받는 얘기로 계속 되풀이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동화같은 얘기를 읽다 보면 잠시나마 때묻지 않은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가는 착각에

빠지곤 하는데 그게 바로 이런 얘기들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는 비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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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락 오브 에이지
아담 쉥크만 감독, 알렉 볼드윈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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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의 꿈을 안고 헐리웃으로 온 쉐리는 락클럽 버번 룸에서 바텐더로 일하며

가수를 꿈꾸는 드류를 만나 사랑을 키워나간다. 버번 룸의 부활을 꿈꾸는 사장(알렉 볼드윈)과

락 음악을 악마의 음악이라 공격하며 방해하는 시장 부인(캐서린 제타 존스)의 갈등 속에서

최고의 락스타인 스테이시 잭슨(탐 크루즈)의 공연이 준비되는데... 

 

80년대 락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흥겹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포리너의 'Waiting for a girl like you', 익스트림의 'More than words', 

본조비의 'Wanted dead or alive', 폴 영의 'I want to know what love is',

데프 레파드의 'Pour some sugar on me', 화이트 스네이크의 'Here I go again' 등

대표적인 히트곡들을 만날 수 있어서 노래들을 따라 부르면서 영화에 푹 빠질 수 있었다.

사실 영화 내용 자체는 뻔한 스토리라 할 수 있었지만 락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는데

락스타로 변신한 탐 크루즈를 비롯해 여러 배우들의 노래 솜씨도 확인할 수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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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하녀
김기영 감독, 김진규 외 출연 / 한국영상자료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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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직공장에서 음악을 가르치는(공장에 음악교사를 둔다는 것도 정말 이상한 설정이다.ㅋ) 

남자(김진규)는 아내의 몸이 좋지 않아 여공을 하녀로 들이는데

하녀의 집요한 유혹에 남자는 결국 넘어가고 만다. 하녀가 임신까지 하게 되자

남자와 아내는 하녀를 낙태시키고 하녀는 복수를 결심하는데...   

 

60년대 흑백영화에다 마치 성우가 더빙을 한 듯한 어색한 발음의 대사들이 좀 거슬리긴 했지만

영화 내용은 오늘날 드라마로 더욱 익숙한 막장의 극치를 보여줘 60년대 영화라는 사실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막장 드라마의 원조가 아닐까 싶다.ㅋ) 잘못 들인 하녀로 인해 풍비박산이 되는 한

가정의 모습을 당시에는 정말 드물었던 스릴러라는 장르로 인상적으로 그려낸 영화였는데

영화의 기술은 잘 모르지만 60년대 한국영화로선 파격적인 영화라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하녀 역할을 한 여배우가 인상적이었는데 젊은 시절의 엄앵란과

악동 안성기를 만날 수 있는 점도 뜻밖의 수확이라 할 수 있는 영화였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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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의 소녀들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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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농장에서 은퇴생활을 하던 부모님으로부터 각자 연락을 받은 다니엘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완전히 다른 주장에 당황한다.

아버지가 마을의 악당들과 함께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가 망상에 사로잡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아버지상반된 얘기에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던 다니엘은 정신병원에서 간신히 퇴원한 어머니가

런던에 있는 자신을 찾아와 본인이 알아 낸 사실들과 증거를 제시하자 더욱 혼란에 빠지는데... 

 

"나의 아버지는 어머니가 미쳤다고 하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끔찍한 범죄자라고 한다"는 책 소개글에 바로 마음을 사로잡혔는데

사건이 발생하는 무대가 스웨덴이라 왠지 '밀레니엄 시리즈'의 내용이 바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북유럽 출신 작가들의 작품들을 여러 편 읽었지만

다수의 작품이 공통으로 다룬 게 끔찍한 성범죄여서 제목부터 뭔가 있는 것 같은 냄새를

진하게 풍기는 이 책도 왠지 성범죄를 고발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었다.

다니엘의 어머니가 다니엘에게 차근차근 들려주는 얘기는

상당한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했지만 확실한 증거가 부족했다.

시골 마을에서 하칸을 중심으로 마을 남자들의 수상스런 언행은 모종의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고 의심을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문제는 다니엘의 아버지도 거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어머니가 주장하니 다니엘 입장에선 정말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 된다.

게다가 하칸이 입양한 흑인 소녀 미아의 실종사건은 사건의 심각성을 부각시켰고,

어머니를 찾아 긴박하게 달려온 아버지의 모습에 다니엘은 최종적인 선택을 하는데

과연 어머니와 아버지 중 누구의 손을 들어 줄 것인가...


과연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주로 어머니의 진술을 바탕으로 사건이 전개되어

아무래도 한쪽으로 기우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드러난 진실은 전혀 예상밖이었다.

다니엘은 직접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스웨덴으로 날아가는데

그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진실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반전이라 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좀 허무하고 어이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뜻밖의 진실이라 할 수 있었는데 역시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한 가지 사건도 완전히 다른 해석을 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톰 롭 스미스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차일드 44'는 몇 번 구입할까 고민을 하다가 기회가 닿지 않아 보관함에만 담겨 있는 상태이다.

스웨덴의 외딴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긴장감 있게 끌고 가는 작가의 솜씨를 보면

'차일드 44'는 충분히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원작의 제목이 'The Farm'인데 '얼음 속의 소녀들'이란 낚시성 제목을 붙인 출판사의 전략도

주효한 것 같았는데 완전히 엉뚱한 제목임에도 많은 암시와

묘한 뉘앙스를 풍겨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잘 대변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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