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 사건편 - 믿을 수 없는, 때로는 믿고 싶지 않은 서프라이즈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제작팀 지음 / MBC C&I(MBC프로덕션)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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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전에 딱히 할 일이 없어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보면

MBC에서 방송하는 '서프라이즈'라는 프로그램을 가끔 볼 때가 있다.

미스터리한 사건이나 인물들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드라마 형식으로 보여줘서 나름 흥미로웠는데

늘 찾아보는 프로그램은 아니어서(일요일 오전에 TV를 보긴 힘들다ㅎ) 이번에 책으로 정리되어

나왔기에 그동안 어떤 내용들이 다뤄졌는지 궁금했다.

인물편과 사건편의 두 권으로 나눠서 출간되었는데 먼저 사건편에 더 관심이 갔다.

사건편은 총 11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고대 문명의 신비', '중세 유럽 속으로',

'격변하는 근대로부터', '인류의 기막힌 발견', '과도한 욕망', '위험한 거래', '불편한 진실',

'신의 이름으로', '명작의 비밀', '신비로운 자연 현상', '외계가 보낸 신호' 등 제목만 봐도

호기심을 자아내는 내용이 듬뿍 담겨 있을 거란 기대가 되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호빗이 지구상에 실재했는지에 대한 논란으로 포문을 여는데

각각의 주제마다 2~3장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미스터리한 얘기들을 간략하게 다룬다.

이스터섬의 모아이나 전설의 도시 아틀란티스 등 익숙한 얘기들도 있었지만 고대인들이 핵폭탄을

사용했다는 결정적 증거라는 트리니타이트 등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얘기도 있었다.

중세에는 거지도 면허증이 있어야 합법적인 구걸을 할 수 있었다거나

마녀사냥이 절정에 달했던 17세기에는 추운 날씨를 마녀의 탓으로 돌렸다는데 

요즘 날씨 같으면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마녀로 몰려 학살을 당했을 것 같다.ㅎ

영국에 창문세가 있었다는 사실은 정말 기가 막힌 사실이었는데

세금을 짜내기 위해 급기야 6개보다 많은 창문이 있는 집에 창문세를 물렸다고 한다.

그 결과 창문을 안 다는 집들이 생겼고 창문세가 프랑스에도 도입이 되었는데 오늘날 낭만적이라

평가하는 좁고 기다란 프랑스식 창문이 이런 이유로 탄생했더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댄 브라운의 '천사와 악마'에도 나왔던 '일루미나티'의 실체나 목욕이 건강에 해롭다고 잘못 알려져

향수가 발달하게 된 사실, 19세기 초까지 아내 경매가 행해졌는데 불행한 결혼을 청산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오히려 아내가 먼저 판매를 요구하기도 했다니 우리가 제대로 모르는 역사적 사실이 많았다.

미국의 달콤한 속임수에 넘어가 나라를 빼앗긴 하와이 왕국이나 

월드컵 예선전 때문에 100시간 전쟁을 벌였던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인광석 개발로 잠시 흥청망청하다가 인광석이 떨어지자 존망의 위기에 처한 나우루까지

지금까지 인류 역사속에 있었던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망라해서 나름의 진실을 추적해냈다.

아쉬운 점은 TV 방송과는 달리 여러 얘기들을 단편적으로 최대한 많이 다루다 보니

주제별로 깊이 있게 미스터리의 실체를 파헤쳐내진 못했다는 점이다.

5분 동안 방송되는 '지식e' 시리즈가 방송시간에 비해 훨씬 더 자세한 내용들을 담아내고 있는 것에

비하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데 아무래도 한 권에 그동안 방송되었던 내용을 모두 포함시켜려 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지식e' 시리즈처럼 길게 내다보고 접근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인물편에선 과연 어떤 흥미진진한 얘기들이 다뤄질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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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역사 - 마음과 세계는 어떻게 태어나고 어디로 진화하는가
켄 윌버 지음, 조효남 옮김 / 김영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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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과학을 중심으로 한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봤다면 이 책은 좀 더 철학적인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는 책인 것 같아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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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 죽은 자의 일기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9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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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인 시장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이 유력한 강호성 후보의 아내가 아파트에서 추락하여 사망하고

그의 어머니도 자택에서 목이 졸려 죽은 채 발견된다.

일단 정황상 강호성의 아내 주미란이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장옥란을 살해하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수사를 맡은 서동현 팀장과 지신우 경장은 비보를 듣고 달려온 강호성에게서

뭔가 자연스럽지 못한 모습들을 발견하고 강호성을 의심하게 되는데...

 

국내 장르소설 시장도 여러 유망주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직전에 읽은 '가토의 검'도 나름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 이번에 읽은 이 책도

왠지 어디선가 본 드라마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친근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내용을 선보였다.

촉망받는 정치인의 집에서 발생한 비극에서 시작한 이 책은

정말 악마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괴물을 등장시켜 초반부터 분위기를 압도한다.

범인이 누군지, 어떤 방법을 썼는지, 동기가 뭔지 하는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형식에서 벗어나

시작부터 범인을 대놓고 보여주면서 저런 괴물을 어떻게 응징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독자들이 몰입하게 만들어주었는데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의 악랄한 범죄를

대한민국 사회가 과연 처벌할 능력이 있는가 하는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강호성은 인간쓰레기를 넘어선 그야말로 끔찍한 괴물이었다.

마치 깨끗하고 신선한 정치인인양 포장하지만 실상은 썩어빠진 걸 넘어서

살인마, 아동강간범에 지나지 않는 희대의 악마였다.

그동안 영화나 소설, 드라마 등에서 무수한 괴물들을 만나봤지만

이 책의 강호성도 그 어떤 악마들에 못지 않았다.

문제는 그런 그가 저지른 짓들을 충분히 밝혀낼 수 있는 상황임에도

그에게서 얻어 먹을 수 있는 떡고물에 넘어가 악행에 동조하는 인간들도 많고 

언론과 권력을 제 입맛대로 가지고 노는 탓에 진실을 밝혀내기가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점이다.

바로 경찰 고위층에 압력을 넣어 수사를 중단하게 하자 서동현 팀장과 지신우 경장은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지만 가장 협조가 필요했던 가정부 서산댁이 배신을 하자 망연자실한 상태가 된다.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를 하지 않고 증거를 악착같이 찾으려고 하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강호성을 노리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책을 보니 비록 픽션이라 생각하고 싶지만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권력 앞에선

속수무책이란 참담한 현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강호성이란 전도유망한 정치인이 저지른 극악무도한 범죄들을 밝히기 위해

피해자인 아내나 평범한 경찰, 가정부, 기자 등은 아무리 발악을 해도

오히려 보복만 당할 뿐 그를 단죄하지 못한다.

법으로는 결코 옭아맬 수 없다는 강호성의 아내 주미란의 피 맺힌 절규가

권력과 돈으로 무장한 악당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현실을 잘 대변했는데,

어떻게든 법망을 요리조리 빠져나가고 돈과 권력으로 자신들의 범죄를 무마하는 자들을 무수히

봐 왔기에 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강호성을 단죄하려 시도하는 걸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건재한 강호성의 마지막 모습은 우리의 씁쓸한 현실의 단면이라 할 수 있었는데 인간이기를 포기한 악마와 그를 쫓는 경찰의 숨가쁜 대결을 잘 그려낸 작품이었다.

책을 넘기기 시작하자 금방 빠져들었던 책이었는데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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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토의 검 소설NEW 3
김이수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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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출입기자 김영민은 곽 형사라는 남자로부터 형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가 보니 형은 귀가 잘린 채 살해당해 영안실에 누워 있었다.

인천 세관 공무원이었던 형이 창고에서 뭔가를 빼돌렸다는 혐의로 감사를 받고 있던 중임을 알게 된

김영민은 형의 죽음에 형의 승진에 힘을 써달라고 부탁했던 국회의원 보좌관 양창선이 관련되어 있음을

곽 형사가 보여준 사진을 통해 직감한 후 독자적으로 양창선을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책 제목부터 왠지 무협물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국내 작가의 작품이라 처음에는 별 기대를 안 했지만

평이 나름 좋아서 보게 되었는데 기대 이상의 재미를 주었다.

김영민의 형이 죽은 사건의 배후에 있던 사라진 '가토의 검'은 임진왜란때 조선을 침략하는 데 앞장선

가토 기요마사가 도요토미 히데요시로부터 하사받은 칼이었다.

이 칼을 둘러싸고 형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는 김영민과 뭔가 숨기는 게 있는 듯한 양 보좌관,

수사를 담당하는 곽 형사 등 여러 인물들이 얽히면서 흥미진진한 얘기가 펼쳐진다. 

먼저 주인공격인 김영민이란 인물이 보통 사람이 아니었는데 술주정뱅이에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재혼한 계모와 동갑내기인 형으로 이뤄진 불우한 가정 속에서 성장하다 보니 아무래도 비뚤어지기 쉬웠다.

그래도 기자까지 되었으니 나름 입지전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었는데 그다지 애정이 없던 형의 죽음에

숨겨진 비밀을 파고드는 그의 집념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집요했다.

보통 스릴러물에 등장하는 정의의 사도형과는 전혀 거리가 먼 자기 욕망에만 충실한 김영민은

기자 특유의 노련한 감각으로 양보좌관과 형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음을 알아내고 

형이 좋아하던 술집 아가씨 진이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확인한다.

후배 기자인 아영과 함께 사건을 추적하면서 로맨스까지 할 것 다하던 김영민에게

곽 형사는 형을 죽인 범인으로 퍽치기를 하던 동네 불량 청소년들을 체포했음을 알려주는데... 

 

이 책을 읽다 보면 스릴러의 정석과 같이 능수능란한 사건 전개와 마지막 충격전인 반전까지

신인급 작가라고 하기엔 믿기 어려운 작가의 솜씨에 감탄하게 된다.

이력을 보니 현직 국회 입법조사관이라는데 자신의 직업을 소설 속에 잘 녹아낸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나 도진기 판사처럼 자기 본업이 있음에도 이런 작품들을 내놓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부럽기 짝이 없다. 가토의 검이란 유물에서 착안하여 한 작품에 여러 가지 얘기를 담아내는

작가의 능력이 돋보였는데 이 책이 그의 첫 장편이라니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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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4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4
EBS 역사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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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e 시리즈가 반향을 일으키면서 다른 분야들을 테마로 한 후속 시리즈들이 계속 나왔는데

그 중에서 역사e 시리즈는 한국 역사 속에서 부각되지 못한 부분들을 발굴해내어

우리 역사 속의 몰랐던 얘기들을 들려주는 역할을 했다. 

나도 시리즈의 1권과 2권을 통해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역사 속의 진실과 마주할 수 있어

나름 의미가 있었는데 이번에 나온 4권을 만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 책은 크게 '잊혀지다', '지켜내다', '기록하다'의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나라의 보물이라 할 수 있는 국보의 지정과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숭례문 화재사건으로 국보 제1호 재지정에 대한 논란이 일어났는데 현재 국보의 순번은

가치 순서가 아닌 단순히 일제시대부터 이어져 온 유물관리상 번호에 불과해 큰 의미가 없었다.

이런 일들도 애초에 심사숙고해서 정했으면 좋았을 건데 행정안일주의에 빠져

일제가 하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우리 영토였지만 이젠 러시아 영토가 되어 우리에겐 잊혀진 녹둔도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일제의 강제징용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 군함도는

과거사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우리의 무기력한 현재를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백성에겐 독약과 같았던 감귤진상제도의 폐해나 금수저를 물고 나와 갑질을 해대던

조선의 양반들의 변천사, 천대받던 판소리와 광대들의 우리 고유의 예술까지 다양한 얘기들이 담겨졌다.

 

'지켜내다'에선 일제 침탈로 망가진 경복궁의 복원과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청계천 복원에

관한 얘기로 시작한다. 청계천과 관련해선 영조가 홍수로 인한 범람을 막기 위해 대규모 국책사업인

준천(하천 준설) 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무려 7년간 백성들의 의견수렴 등 소통의 기간을 가졌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요즘 치적용으로 졸속으로 이뤄져서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각종 국책사업들을 시행하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좀 본받아야 할 것 같았다.

비에 그의 청백함을 새삼스레 새긴다는 게 오히려 누가 된다고 해서 백비를 세워준

조선의 대표 청백리 박수량이나 최초의 태극기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

노론의 1당독재에 맞서 영남 유생들의 의견을 표출한 만인소 등 대략은 알고 있지만 자세히는

알지 못했던 역사속의 얘기들과 만나볼 수 있었다.

몽골인들에게도 존경받는 독립운동가이자 의사였던 이태준 선생이나

우리나라 어린이의 대부 방정환 선생의 얘기는 가슴뭉클한 감동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기록하다'에선 조선의 신문으로 시작하는데

오늘날의 관보와 유사한 조보에 얽힌 얘기들을 처음 알 수 있었다.

국모인 왕비가 되면 가문의 영광이라 쉽게 생각하겠지만 예상 외로 대부분의 양반가 집안에선

간택 준비에 드는 높은 경제적 부담과 외척이란 이유로 정쟁의 희생양이 되어 멸문지화를 당할

수도 있어서 금혼령에도 불구하고 딸의 나이를 속이거나 몰래 결혼시키는 경우도 많았다. 

개항 무렵 조선의 지도나 초급 교육기관인 서당, 태아때부터 인간으로 존중한 태교문화,

여성을 위한 조리서와 생활백과서를 한글로 저술한 장계향과 이빙허각, 조선왕조실록의 바탕이

된 승정원일기까지 이 책엔 교과서에선 만나기 어려운 흥미로운 역사적 얘기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전편들처럼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알고 있던 역사는 너무 단편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조들의 애환이나 삶의 지혜 등 역사 속에는 그야말로 보물들이

무궁무진하게 있음에도 그동안 관심을 제대로 가지지 않은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책이 대중들이 좀 더 역사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은데

벌써 다음 편에는 어떤 알찬 내용이 담겨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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