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기 - 할인행사
이즈츠 카즈유키 감독, 사와지리 에리카 외 출연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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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교토. 만나기만 하면 치고 받고 싸우는 조총련계 조선고 학생들과 히가시고 학생들

그들 사이의 평화(?)를 위해 친선축구시합도 주선해 보지만 평화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한편 히가시고의 쿄스케는 조선고의 경자(사와지리 에리카)에게 반해

'임진강'이라는 금지곡을 연습하며 한국어를 배우는데...

 

조총련계 재일동포 학생들의 애환을 그린 영화

그들의 할아버지, 부모 세대가 일본에 강제로 끌려 와 고통을 겪은 후 본토는 해방이 되지만

그들은 여전히 일본에서는 국민으로서의 자격도 없는 이방인이고

그들의 조국으로 돌아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늘 일본 학생들과 갈등을 빚으며 싸움을 벌인다.

이 두 집단의 갈등을 해결할 로미오와 줄리엣, 경자와 쿄스케

마지막 한판 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쿄스케가 '임진강' 을 라디오 방송에 나가 부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조총련계 재일동포들이라 아무래도 좀 거리감이 있긴 하지만

그들이 일본에서 겪었을 애환은 공감이 가고도 남았다.

어설픈(?) 한국말이 난무하는 가운데 일본 배우들이 하는 한국말 대사는 좀 귀여웠다고나 할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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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니 다이어리 - 할인행사
로버트 풀치니와 외 감독, 로라 리니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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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 나선 사회초년생 애니(스칼렛 요한슨)

자신의 롤 모델을 찾던 중 우연히 악동 그레이어의 유모로 스카우트 되는데...

 

유모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스칼렛 요한슨의 변신은 조금 어색한 점도 있었지만

(그녀의 섹시한 이미지가 너무 강한 탓이 아닐런지) 그래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 비하면 양호했다.

엄마의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모가 된 애니

그녀가 유모로 취업한 X가는 뉴욕 상류층 집안의 적나라한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부유하지만 서로 무관심한 부부와 방치되는 아이

위선과 허영으로 가득찬 그들의 모습을 막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된 아직은 순수한 애니를 통해 잘 그려냈다.

단지 스토리가 좀 밋밋한 감이 있어 아쉽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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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눈물 - 할인행사
이누도 잇신 감독, 니노미야 카즈나리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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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입원시키기 위해 에이스케는 네 명의 젊은이를 고용하고

2개월 후 그 중 세 명이 차례차례 에이스케의 집을 찾아오면서

자칭 예술가들인 이들 네명의 화려한(?) 동거가 시작되는데...

 

60년대 고도성장기 일본을 배경으로 청춘들의 젋은 날을 그린 영화

일본의 인기(?) 아이돌 그룹 아라시의 멤버들이 주연을 맡았다는데

우리의 슈퍼주니어나 젝스키스가 출연한 영화라 보면 될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작품답게 청춘의 일상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네 명의 청년들이 방 한 칸에 모여 자취(?)생활을 시작하자 예상대로의 사태(?)가 발생한다.

있는 돈이 다 떨어지자 선풍기 등을 전당포에 맡겨 간신히 생계를 이어가다가 그것마저 바닥이 나도

꼴에 예술가라고 돈 벌기 위해 일하는 걸 수치(?)로 생각한다.  

에이스케가 만화를 그려 벌어 온 돈 등으로 이들 4인방은 겨우겨우 여름을 나기 시작하는데...

 

솔직히 에이스케에게 빌 붙어 지내는 3명을 보면 좀 한심스러웠다.

아무리 그래도 에이스케가 너무 사람이 좋은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마지막에서 그들은 빈대 노릇을 했던 값(?)을 톡톡히 한다.

그래서 빈대같은 친구도 없는 것보단 낫다고 말하는 것 같다.

일본의 60년대가 배경이지만 우리의 70~80년대라 보면

비슷할 것 같았던 옛 시절의 향수와 청춘들의 정이 담겼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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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 - 할인행사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 마티나 게덱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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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전문 비밀경찰 비즐러는 동독 최고 극작가 드라이만과

그의 연인인 여배우 크리스타를 감시하기 시작하는데...

냉정했던 비즐러는 그들을 감시하면서 차츰 신경의 변화를 겪기 시작하는데...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에 빛나듯이 또 한 명의 선한 사마리아인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

모든 언론의 자유가 억압받고 철저히 통제받던 동독 사회에서

이를 고발하려던 극작가와 그를 감시하는 비밀 경찰의 이야기는 낯설지 않은 얘기였다.

하지만 담담하게 보여 주는 비즐러의 심경 변화와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후 드라이만이 그의 선행(?)을 알게 되고

마지막에 그의 작품을 통해 감사의 맘을 전하는 장면에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쉰들러 리스트' '호텔 르완다' 등에서 온갖 만행이 난무한 극도의 상황 속에서

여러 사람의 생명을 구해 낸 선한 사마리아인들의 얘기는 늘 감동을 주었지만,

참혹한 환경 때문에 감정이 폭발적이었다면

이 영화는 시종일관 감정을 자극하지 않다가 마지막에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세상이 점점 삭막해지고 온갖 끔찍스런 일들에 치를 떨게 되지만

그래도 세상이 살만한 것은 이런 선한 자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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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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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지구에 살아남은 남자와 소년. 황폐해진 지구는 하루 먹을 것 찾기도 힘들 정도고

낯선 자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에서 두 사람은 무작정 바다를 향해

정처없이 걷고 또 걸어간다. 과연 이들 부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지구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지만 거의 지구 전체가 초토화된 상황인 것 같다.

생존자는 거의 없고 살아남은 생명체를 찾아보기도 힘든 마치 태초의 썰렁한(?) 지구의 모습이다.

물론 문명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점은 다르지만 역시 극한상황에 있다 보니

법은 커녕 도덕이나 인간애조차 존재하지 않는 삭막한 상황이다.

마치 주제 사라마구의 '눈 먼 자들의 도시'처럼 약육강식의 원시시대로 되돌아 간 듯한 느낌을 주었다.

정체모를 사람의 존재 자체가 오히려 공포와 두려움인 상황에서

남자와 소년은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나간다.

정말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그들의 하루하루가 힘겨웠다.

그럼에도 남자는 소년의 생존을 위해 끝없이 투쟁을 벌이고

소년은 아직 선과 인간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는다.

이들 부자의 여정의 끝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건 결국 이별이었지만  

그래도 왠지 모를 작은 희망의 실마리를 던져주어

그동안 힘겨웠던 고난의 여정이 헛된 것만은 아니지 않았나 싶다.

인간에 대한 높은 불신의 벽을 넘어서는 소년의 존재는

황폐해진 인간의 문명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작은 희망이었던 것 같다.

 

이 책으로 코맥 매카시를 처음 접했는데 그의 작품 중 영화로 만들어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인상깊게 봤었다.

이 책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전체적인 분위기가 비슷했는데

황량하고 삭막한 분위기 속에서 생존을 위한 처절한 투쟁을 벌이는

인간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잘 그려낸 작품이었다.



코맥 매카시의 글은 철저히 감정을 절제하며 무미건조하게까지 느껴진다. 

우리 작가로 말하면 김훈의 문체와 흡사했다.

조금은 딱딱하면서 거친 느낌까지 들지만 그게 오히려 남자와 소년이 겪는 상황을

더욱 실감나게 부각시키지 않았나 생각된다.

재미있는 것은 70대의 저자가 10대인 어린 아들을 데리고 다녔던

실제 경험이 이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사실이다.

 

2007년 퓰리처상 수상작이라는 훈장에다 오프라 윈프리, 스티븐 킹이 극찬한 작품이라 하고,

감히 '성서'에 비견되는 소설이라는 광고카피에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던 이 책은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이 책에 나오는 극한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는데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책 속의 그런 상황이 아님에도 현실을 보면 사람들의 행태가

책 속의 극한에 몰린 사람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의 선함을 신뢰할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린 지금의 현실을 보면

우리가 결코 이 책 속의 남자와 다른 입장이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사람의 선함을 믿고 선한 맘을 가진 소년의 존재가

바로 우리를 이런 상황에서 구원해 줄 수 있는 희망이 아닐까 싶다. 

결국 책 속의 인류 파멸 상태를 만들지 않기 위해선 인간 상호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다는 게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엄중하게 하는 경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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