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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자
최진호 감독, 박인환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강력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사형수들의 사형집행 및 사형제도의 존폐 문제가 논란이 되곤 한다.
인간이 인간의 생명을 제도적으로 빼앗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사형제인데
그 위헌성 여부는 헌법이나 형법의 중요 테마 중의 하나여서 사시 등 여러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지겹도록 외웠을 내용이지만 결론을 내리기는 결코 쉽지 않다.
헌재에서는 사형제가 합헌이라 하고 있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사형이란 제도가 결코 바람직한 제도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끔찍한 범죄에 대한 분노와 공포, 울분 등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부분이다.
머리로는 당연히 사형제는 폐지되어야 할 제도라 생각하지만
가슴으로는 사형제를 옹호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간이 없지 않다.
이런 사형제의 논란을 사형을 집행하는 교도관의 입장에서 그린 이 영화는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
할지라도 자신의 손으로 사형수를 죽여야 하는 교도관들의 고뇌를 잘 그려내고 있다.
사형제를 지지하는 사람이라도 직접 자신이 사형수를 죽이는 일을 하라고 하면
쉽게 나서지는 못할 것이다. 피해자의 가족이 아닌 한 아무리 죽여 마땅한 인간이라도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기는 싫은 게 인간의 마음이니까...
'13계단'에서도 사형을 집행했던 교도관이 그로 인해 고통 속에 사는 모습을 잘 보여줬는데
이 영화도 사형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형벌인지를 적나라하게 잘 보여줬다.
김길태 사건 이후 다시 사형집행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만약 사형이 집행된다면
이를 담당했던 교도관들은 정말 고통스런 나날을 보낼 것 같다.
정말 죽여도 마땅한 인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문에 엉뚱한 사람들이 죄책감과 고통 속에
사는 건 정말 아니지 않을까 싶다. 사형이란 형벌이 법전에서 사라질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지만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게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