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디 에어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 베라 파미가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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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대신해 해고를 통보하는 해고전문가 라이언(조지 클루니)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차마 직접 해고를 통보하지 못하는 회사들을 대신해 악역을 담당한다.  

그러던 어느날 해고전문가로 잘 나가던 라이언에게 회사에서 신출내기 여직원 나탈리를 붙여 주는데...

 

요즘 같이 불황인 세상에 해고당하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직원을 해고시키는 회사의 입장에서도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인데  

그런 일을 대신해주는 직업이 있다는 것도 사실 신선한 충격이라 할 수 있었다.  

나름 블루오션이라 할 수도 있는 분야지만 그다지 할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해야한다면 그런 악역을 담당하는 사람도 나름 의미있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단순히 해고사실만 통고하는 게 아니라 해고라는 냉엄한 현실을 받아들이게 하고  

새출발을 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면 꼭 악역이라 단정지을 게 아니라  

오히려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직업이라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한편으로 독신주의자인 라이언이 자신의 소신(?)을 접고 변모하려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그의 새로운 시도는 바로 좌절을 겪는다.  

원래 끼리끼리 만난다고 쿨한(?) 관계를 추구하다 보니 그의 여친 역시 그런 관계를 원할 뿐이었다.  

결국 선택의 문제이겠지만 어떤 관계를 원하든 나름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맞게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천하의 조지 클루니라 해도  

역시 혼자 된 모습은 좀 처량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나이 들어서 혼자인 건 역시 좀 불쌍해보이기 쉬운데(물론 남이 어떻게 생각하든 자신만 안 그러면  

상관없지만) 그렇다고 다른 선택을 하는 것도 그다지 쉬운 일도 아니고(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끌리지도 않으니 어떻게 사는 게 제대로 사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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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0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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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풋풋하고 발랄한 로맨스 소설을 읽은 것 같다.

후배 여학생을 짝사랑하는 남학생의 거의 스토킹에 가까운 후배 꽁무니 따라다니기와

그런 선배의 마음은 모른 채 너무 순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여자 후배가 그려나가는

유쾌발랄한 로맨스가 이 책을 읽는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좋아하는 후배 여학생에게 대놓고 고백은 못하면서 최대한 그녀 눈앞에서 알짱거리는  

일명 최눈알 작전을 구사하며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만들어내려 애쓰는 남자 선배의  

안쓰러운 모습을 보면서 그의 마음에 너무 공감이 갔다.

물론 나는 감히 최눈알 작전 같은 걸 구사할 용기도 없지만 별 성과가 없음에도 미련할 정도로

그녀의 곁을 맴도는 그의 변함 없는 순정은 인정해줘야 할 것 같다.

망상폭주를 일삼으며 엽기적인 행동도 주저하지 않아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ㅋ 

이런 귀여운(?) 남학생의 맘도 몰라주는 후배 여학생도 때묻지 않은 순수한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변태 아저씨의 성추행도 너그럽게(?) 받아들일 정도지만 술대결에 완승할 정도의 술고래인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해서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하면서도 묘한(?) 매력의 소유자라 할 수 있었다.

 

귀엽고 사랑스런 두 청춘을 빛내는 코믹한 조연들도 맹활약을 한다.

공짜 술을 즐기는 여장부 하누키와 자칭 텐구 히구치, 운명의 여인을 다시 만날 때까지 팬티를  

갈아입지 않은 빤스총반장, 까칠한 사무국장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만화에서  

튀어나올 법한 코믹발랄한 모습을 보여줘 감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봄의 밤거리, 여름의 헌책방, 가을의 대학축제, 겨울의 감기까지 일년 동안의 요란스런 사건들로  

가득했던 이 책은 대학생때의 풋풋한 기억들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했다. 

물론 이 책의 주인공들과 같은 그런 인상적인(?) 로맨스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누군가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마냥 설레였던 그런 남학생의 마음이었던 때가 나도 있었는데

그런 마음이 쉽사리 다시 생겨나지 않는 게 정말 안타까울 노릇이다.

그만큼 세상에 찌들고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서 그렇다고 핑계를 대어보지만

내 맘도 어떻게 하지 못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무모하고 미련해 보이지만 일편단심으로 여학생 주위를 얼쩡거리는 남학생이 오히려 부럽기까지 했다.

 

판타지로맨스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한참동안 잊어버렸던 설렘을 간접적으로나마 맛볼 수 있게 해줬다.

두 학생이 펼치는 로맨스를 보며 순수하게 누군가를 좋아하는 맘이

얼마나 아름답고 삶을 빛나게 하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패니메이션을 보는 듯 내내 피식 웃음이 날 정도의 코믹한 얘기가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었다. 

살면서 이 책에 등장하는 이런 에피소드들이 종종 있어야 더욱 사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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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그린 그림 - 미술사 최초의 30가지 순간
플로리안 하이네 지음, 최기득 옮김 / 예경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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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관련 서적들을 조금씩 읽고 있지만 아직 미술에 대해  

어느 정도 조예가 있을 정도의 수준에 오르려면 한참 먼 것 같다.

그럼에도 꾸준히 미술 서적을 읽는 이유는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예술적인 감수성을 기르기 위한 것 외에도 미술작품들이 창의적인 사고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내가 미술서적을 읽는 목적을 잘 충족시켜 주는 책이었다.

미술사에 있어 각종 최초의 시도를 한 30가지의 순간들을 담아내고 있는데

지금에야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것을 처음 시도하는 사람들에겐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동안의 관습적 방법에서 탈피해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신선하다는 반응과 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게 뭐냐'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오기 십상이다.

이런 반응들을 잘 극복해야 비로소 최초라는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선 친절하게도(?) 그나마 친숙한 13세기 이후의 최초들을 소개한다.

미술사 최초의 스타라는 조토부터 시작하여 최초로 밤을 그린 타데오 가디,

'아담과 이브'라는 작품을 통해 최초로 사실적인 나체 묘사를 한 얀 반 에이크 등이 먼저 소개되는데

얀 반 에이크는 자화상을 최초로 그린 화가까지 2관왕을 차지하였다.

한편 당시 종교가 지배하던 사회 분위기에서 성모 마리아를 중앙에서 벗어나게 그리거나

아기 예수를 때리는 성모를 그린 그림 등은 보통 큰 용기를 갖고 그린 그림들이 아니었을 것 같다.

'기적의 고기잡이'라는 작품을 통해 최초의 사실적인 풍경화를 그린 콘라드 비츠,

최초의 순수한 풍경화를 그린 알브레히트 알트도르퍼, 최초의 정물화를 그린 야코포 데 바르바리까지

지금은 누구나 그리는 장르의 그림들의 나이가 아직 6백살 정도밖에 안 되었다는 사실은  

좀 충격적이라 할 수 있었다. 사실 동양까지 포함한다면 여기서 소개된 작품과 화가들이  

최초라는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긴 했다. 

대부분 최초라는 타이틀을 차지한 화가나 작품들이 완전히 생소했던 반면  

그나마 이름이라도 알고 있던 사람들은 '인상, 해돋이'라는 최초의 인상주의 그림을 클로드 모네 

(늘 마네와 헷갈린다.ㅋ), 최초의 추상 회화를 그린 칸딘스키, 물감을 뿌려서 그림을 그린 잭슨 폴록  

등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미술 지식은 여전히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볍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 최초라는 포지셔닝을 하기 위해선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저자가 주로 13세기 이후에서 최초들을 찾아낸 것도 13세기가 종교가 모든 것을  

지배하던 중세의 암흑기에서 차츰 벗어나 인간 중심의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싹이 트던 시기였기  

때문이었을 것 같다. 이 책의 제목과 같이 그림을 거꾸로 그린 것만으로 유명세를 탔던 게오르크  

바젤리츠처럼 남들이 하지 않는 뭔가를 시도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고 이를 통해 최초라는  

타이틀까지 차지할 수 있으니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가 중요함을 잘 알 수 있었다.

전에 읽었던 '그림 읽는 CEO'라는 책처럼 이 책도 다양한 작품들을, 그것도 각종 최초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미술관을 다녀온 듯한 황홀한(?) 체험을 하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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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 : 최후의 결사단
진덕삼 감독, 견자단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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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원을 암살하려는 자들로부터 그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8명의 숭고한 희생을 그려낸 영화.  

역사는 쑨원만을 기억하고 있지만 그가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까진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존재했다.  

역사적인 사건들이 결코 영웅적인 인물 몇 명에 의해서만 이뤄진 것이 아님에도 우리는 단지 몇 사람만  

기억하는 걸 보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역사의 조연으로 잊혀지는 게 안타까울 때가 많은데  

이 영화도 신해혁명을 주도한 쑨원이 신해혁명 전에 죽지 않게 대신 목숨을 바친 사람들의 사투를  

그려내고 있다.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던진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인류의 역사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 게 아닌가 싶다.  

견자단, 양가휘, 여명 등 홍콩 스타들의 반가운 모습도 만날 수 있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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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오리지널(The Ring)(일본판)
스타맥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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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기자인 아사가와 레이코는 비디오를 보면 일주일 후에 죽는다는 얘기를 취재하던 중  

조카의 사망소식을 듣는다. 조카와 조카의 친구들도 그 죽음의 비디오를 봤음을 알게 된 레이코는  

우연히 손에 넣은 비디오 테이프를 보다가 아들마저 이를 보게 되자 저주를 풀기 위해  

이혼한 전남편 류지를 찾아가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스릴러 내지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잘 만들어진 공포영화는 단순히 오싹한 경험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쾌감에 가까운 전율을  

느끼게 하는데(왠지 좀 엽기, 변태적인 것 같은데...ㅋ) 이 영화가 바로 그런 느낌을 준 영화였다.

보통 공포영화하면 귀신 등이 등장하는 일본영화와 난도질하는 서양의 공포영화로 양분되는데 

(우리의 공포영화는 전자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아무래도 우리 정서엔 전자가 익숙한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는 원귀가 등장하는 전통적인 공포영화 형식에다 비디오테잎이라는  

현대적인 매개체를 사용하여 저주가 순식간에 확산되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특히 너무나 유명한 사다코가 화면에서 기어나오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다. 



이 영화를 보고난 후 공포영화 마니아인 내가 한 동안 공포영화를 보지 못했을 정도면  

그 강렬함은 이루 말로 못할 것 같다.(아직도 가끔씩 혼자 방에서 영화를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를 섬뜩함에 괜스레 주위를 두리번거린다.ㅋ) 

 

일주일이라는 기간 안에 저주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다코를 만나게(?) 된다는 설정이나  

다른 사람에게 이를 보여주면 자신은 저주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행운의 편지와 유사한 설정은  

심리적인 공포를 극한으로 몰고 간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부모를 희생양으로 삼는  

레이코의 결단까지 끝까지 한동안 쇼크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영화였는데  

재미있는 건 이 영화에 다케우치 유코와 나카타니 미키가 조연(?)으로 나온다는 사실.  

이 두 배우를 찾아내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다케우치 유코를...ㅋ  

암튼 내가 지금까지 본 공포영화 중에서 최고를 꼽으라면 당연히 이 작품을 꼽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아직도 링의 트라우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으니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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