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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 코드 - 너와 나를 우리로 만나게 하는 소통의 공간
신화연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은 부끄러움이 뭔가 모자란 사람들이나 가지는 감정처럼 여기지는 분위기다.
남자들은 예전부터 마치 부끄러움을 느끼면 안 되는 것처럼 교육을 받아 왔고
(숫기 없음은 남자답지 못하다는 비난으로 여겨진다.)
그나마 여자들에겐 부끄러움이 여성스러움의 표현인 적이 있었지만
여자들에게도 부끄러움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게 되었다.
이렇게 위기에 내몰린 부끄러움이란 감정에 대해 이 책은
부끄러움이 결코 부끄러워할 감정만은 아님을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한다.
먼저 부끄러움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데 부끄러움은 보통 타인을 의식해서 느끼는 감정이다.
자신의 시선만이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자신이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음을 발견할 때 타인과의 심리적 거리감을 느끼는 감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부끄러움은 사회적 관계에서의 소외감을 극복하려는 자아회복의 열망으로 이어지기에
부끄러움을 느꼈을 때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느냐, 이 책의 표현으로 하면 부끄러움을 적응적으로
경영하느냐 아니면 비적응적으로 경영하느냐에 따라 부끄러움의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부끄러움을 적응적으로 경영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부끄러움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부드럽게 해주는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하지만 부끄러움을 비적응적으로 경영하는 경우 부끄러움은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킨다.
네이산슨의 부끄러움의 나침반을 보면 부끄러움이 비적응적으로 경영되는 유형으로
은둔 내지 위축형, 자아공격형, 회피형, 타인공격형이 있다.
노인에 대한 폭언과 폭행시비로 산속으로 들어간 배우 C씨의 사례나 일본에서 크게 문제화되고 있는
히키코모리가 은둔형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는데 이런 반응은 점점 사회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은장도 문화나 자살한 탤런트 C씨는 자아공격형의 사례라 할 수 있는데
부끄러움이 잘못 경영되면 한 사람을 파괴시킬 수도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회피형은 몸짱 열풍, 명품족 등 다른 것으로 자신의 부끄러움을 만회하려 하거나
마약,알콜,일 등에 빠져들어 부끄러움을 잊으려는 유형이다.
마지막으로 타인공격형은 다른 사람에 대한 분노와 공격으로 부끄러움을 해소하려는 유형인데
히틀러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부끄러움 자체는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님에도 이를 잘못 다루는 것이 문제임을 잘 알려주었다.
부끄러움을 느꼈을 때 이를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가느냐가 정말 중요한 데 앞에서 본 4가지 유형으로
부끄러움을 잘못 경영할 경우 자신은 물론 사회도 병들게 만들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사실 난 부끄러움을 자주 느끼는 편인데 부끄러움을 느낄 때 대처하는 방식이
이 책에서 말하는 은둔형이나 자기공격형에 가까운 것 같다.
남들은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 일에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이를 되새김질까지 하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부끄러움을 제대로 경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요즘 보면 너무 부끄러움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익명성 속에 묻혀 살다 보니 사람들이 점점 더 뻔뻔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부끄러움을 제대로 경영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부끄러움이 결코 부정적인 것이 아니며 부끄러움을 잘 다스리는 것이 개인의 정신적인 건강은
물론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도 꼭 필요함을 여러 친근한 사례를 통해 잘 보여준 책이었다.
부끄러움을 제대로 느낄 줄 알며 이를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사람들이 존재할 때
부끄러움을 잊어버린 삭막한 세상이 다시 인간미 넘치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페미니스트들이 뭐라 할지 몰라도 여자들의 부끄러워 하는 모습이
더 사랑스럽게 느껴진다는 건 나만의 취향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