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 게임 헝거 게임 시리즈 1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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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독재국가 판엠의 수도 캐피톨에선 매년 12개 구역에서 10대 소년 소녀를 한 명씩 뽑아  

24명 중 한 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죽고 죽이는 헝게 게임을 개최한다.  

올해도 무사히 넘어가길 바라던 캣니스는 달랑 한 장이 포함되었던 동생 프림이 선발되자  

자원해서 헝거 게임에 참가하고, 12구역의 또 다른 대표로 캣니스와 안면이 있는 피타가 선발되는데  

과연 이들은 헝거 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헝거 게임'이란 제목만 봤을 때는 그냥 배고픔을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우승하는 게임이 아닐까  

단순하게 생각했었는데 책장을 펼쳐보니 정말 끔찍하기 짝이 없는 무서운 게임이었다.

독재국가 판엠이 예전에 반란을 일으켰던 여러 구역들에 대해 반란의 대가이자 공포정치의 일환으로  

시작한 헝거 게임은 과거로 하면 일종의 살아있는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거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이 끔찍한 게임이 국가적인 축제가 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펼쳐진다.  

수도인 캐피톨을 제외한 12개 구역 청소년은 누구나 자신의 이름이 쓰여진 종이가 뽑힐까봐  

가슴을 졸여야 하는 상황인데 거기서도 빈부에 따라 선발될 확률이 달라지게 되어 있다.  

12살부터 무조건 한 장씩 들어가게 되지만 캣니스를 비롯한 다수는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자기 이름이 적힌 쪽지를 넣는 조건으로 배급표를 받는다.

그렇게 생존을 위해 배급표를 남발하다 보니 헝거 게임의 선수로 뽑힐 확률이 높아지지만  

당장의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도 수십 장이 들어가 있는 자신이 아닌 단 한 장이 들어가 있던 동생 프림이 선발되니  

캣니스로선 정말 환장할 노릇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과 함께 12구역의 대표로 출전하는 피타도 예전에 자신에게 빵을 나눠주려고  

엄마에게 맞기까지 한 사연이 있어 캣니스로선 정말 죽을 맛이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12구역의 대표선수 24명이 모두 선발되자 수도 캐피톨에 있는 경기장으로 모두 모이게 된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진 그동안 보지도 못했던 음식들을 맘껏 먹으며(마치 잡아먹기 위해 먹이는 것  

같은ㅋ) 운명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헝거 게임의 전야제에서 '불타는 소녀' 컨셉의 옷을 입고  

나간 캣니스는 최고의 스타가 된다. 여기서도 우승 확률이 얼마나 높으지, 인가가 얼마나 높은지에  

따라 스폰이 달라지는 냉엄한 경쟁상황이 지속된다.  

그리고 훈련과정을 보고 경기운영자가 매긴 점수에서도 예상밖의 1등을 하게 된 캣니스는

마지막으로 사전 인터뷰에서 피타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고백까지 받게 되지만  

점점 다가오는 게임의 두려움을 극복하긴 쉽지 않다.

 

그리고 드디어 시작된 헝거 게임. 이 게임에서 우승하기 위해 일부러 자원한 프로 조공인들까지 있는  

상황에서 일단 캣니스는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시작한다.  

시작하자마자 약자들이 일단 정리된 가운데 떼를 지어 다니는 프로 조공인들 사이에 피타가 있음을  

알고 캣니스는 충격을 받는다. 피타에게 배신감을 느끼면서도 사냥을 하면서 익힌 나무타기와  

빠른 발, 활 쏘기 능력을 바탕으로 치열한 생존경쟁에 살아남던 캣니스는 자신을 도와주던  

11구역의 소녀 루와 잠시 동맹을 맺기도 하지만 루는 이내 다른 조공인들에게 살해당하고  

멀어졌던 피타와 다시 러브모드(?)가 되면서 막강한 프로 조공인들에 맞서 최후의 승부를 벌이는데...

 

아무래도 24명이 펼치는 죽고 죽이는 생존게임인 '헝거 게임'의 흡입력은 정말 대단했다.  

뱀파이어 로맨스 소설 '트와일라잇'으로 유명한 스테프니 메이어가 식사 중에도 몰래 읽었다는  

게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었다. 게임에 참가한 조공인들은 정말 잠시도 방심하면 죽을 수 있는  

절체절명이 순간들을 맞고 있지만 이를 생중계를 통해 보고 있는 참가 선수들과 무관한  

수도 캐피톨의 시민들은 손에 땀을 쥐는 스릴을 만끽하고 있었을 것이다.  

고대 로마에서 콜롯세움에 검투사나 노예들을 몰아넣고 서로 죽고 죽이는 결투를 벌이는 장면을

보면서 열광하는 모습과 한치도 다를 바가 없었다.  

이렇게 끔찍한 게임임에도 어느샌가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까 즐기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잔인한 면모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식민지와 다를 바 없는 다른 구역의 아직 제대로 피지 못한 청소년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캐피톨의 행태에 분개해야 마땅함에도 어느덧 살인의 광기에 몰입하게 만드는 게  

바로 헝거 게임을 개최하는 목적이 아닐까 싶다. 감히 자신들에게 반항할 엄두조차 못내게  

철저한 강압과 통제를 실시하는 캐피톨의 압제에 소름이 끼칠 수밖에 없었다.

미래의 가상국가를 설정하고 있지만 이런 끔찍한 일들이 왠지 낯설지 않은 것은 왜일까 싶다.  

비록 이 책에 나오는 그런 끔찍한 일들을 직접 겪고 있진 않지만 지구상 어딘가에선  

캐피톨과 비슷한 짓을 하고 있는 자들에 의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순 없을 것 같다.  

결코 책에서 만들어낸 허황된 얘기로 치부할 수는 없는 게  

바로 우리가 처한 현실이지 않을까 싶어 씁쓸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3부작 중 1편인 이 책은 혹독한 헝거 게임에서 겨우 살아남은 캣니스가  

고향인 12구역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캣니스의 반항(?)으로 바짝 골이 난 캐피톨이 캣니스를 그냥 가만 놔두지는 않을 것 같으니  

앞으로 캣니스가 어떻게 될지 정말 궁금하게 만든다.

그리고 고향에 두고 떠난 게일과 헝거 게임을 통해 커플(?)이 된 피타 중  

누구와 캣니스가 이뤄질지도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마침 2편인 '캣칭 파이어'가 출간되어 헝거 게임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바로 다음 편을 읽어봐야겠다.  

내년에 개봉 예정인 영화에선 과연 책에서 그려지는 숨막히는 헝거 게임을  

어떻게 표현해낼지 정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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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생크 탈출(1DISC) - [할인행사]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 팀 로빈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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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정부를 살인했다는 이유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쇼생크 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된 앤디 듀프레인(팀 로빈스)은

뭐든지 구할 수 있다는 만물상 레드(모건 프리먼)에게

작은 조각용 망치를 구해달라고 하면서 친해지게 되고

앤디는 교도소 간수들의 세금문제를 처리해주면서 신임을 받게 되지만..

 

이 영화를 처음 봤던 건 마치 교도소(?) 생활을 방불케하는 고3생활을 마치고 새내기가 되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자유를 만끽하던 시절이었는데 그동안 모든 욕망을 억제하면서

살다가 무한한 자유를 누리다 보니 좀 방탕한(?)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자유와 희망의 소중함을 절감했던 기억이 새록새록난다. 

그리고 얼마 전에 이 영화의 원작인 스티븐 킹의 사계 중 봄을 장식하는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읽었는데 예전에 봤던 영화 속 명장면들을 떠올리게 해줘서 감회가 남달랐다.

 

영화 속에는 정말 주옥같은 장면들이 가득하다.

간수장의 세금 문제를 해결해주고 옥상에서 동료 죄수들과 꿀맛같은 맥주를 나눠 마시는 장면이나  

6년동안 계속 편지를 보내 겨우 주정부로부터 받은 책과 물품 등으로 도서관을 만드는 장면,

그리고 개인적으로 최고의 장면이라 생각하는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을 교도소 동료들에게  

들려주던 장면은 정말 이 영화의 압권인 부분이라 할 수 있었다.  

특히 이 장면은 원작에는 없은 장면을 만들어 낸 부분인데 교도소 죄수들이 울려퍼지는 음악에  

다들 넋을 잃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자유는 빼앗을 수 있어도 음악의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것은 결코 빼앗을 수 없음을 잘 보여주는 전율이 일게 하는 장면이었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희망일 것이다.

교도소장과 간수들의 세금문제와 돈세탁을 해주면서 지내던 앤디에게

그가 무죄임을 입증해줄 토미가 나타나자 교도소장은 토미를 사살해버리고 
앤디의 한 가닥 남았던  

희망마저 무참히 짓밟는다. 마지막 희망마저 산산조각나자 앤디는 무려 20년간이나  

그 작은 조각용 망치를 이용해 준비해왔던 탈옥을 감행하게 된다.

그동안 하라는 대로 말을 잘 듣던 앤디가 연기처럼 사라진 감방을 보면서  

망연자실하는 교도소장과 간수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통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더러운 하수구를 500야드나 기어서 탈출한 후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두 팔을 번쩍 든 앤디의 모습은  

희망 하나로 오랜 세월을 버텨낸 사람만이 만끽할 수 있는 달콤한 순간일 것이다.

 

그리고 그 오랜 시간동안 누명을 쓴 채 억울한 옥살이를 했음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앤디의 굳건한 의지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희망이라는 것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음에도 우리는 너무나 쉽게 포기를 하고 마는 것 같다.

그리고 주어진 현실에 쉽게 길들여져 더 큰 희망을 갖고 노력하기를 싫어하는데  

이 영화는 그런 나약한 현실안주형 인간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평생을 자신이 만든 감옥에서 갖혀 살든가 아님 아무런 한계 없이 자유롭게 살 것인가는  

오직 희망을 품고 노력하는 삶을 사느냐에 달려 있음을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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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녀굴 - 영화 [퇴마 : 무녀굴] 원작 소설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17
신진오 지음 / 황금가지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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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주열이 갑작스레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자 금주는 정신이 없는 가운데  

남편 후배라는 진명이 찾아온다.

퇴마사인 진명은 주열의 혼을 불러내어 주열이 무녀의 저주를 받아 죽었음을 알게 되고

주열로부터 아내 금주와 딸 세연을 부탁한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

 

TV에서 하던 '전설의 고향'이란 프로그램에 나왔을 법한 그런 얘기인데

책으로 만나니 색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사실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하면 우리는 장르소설이 너무 취약한 편이라

책으로 좋은 작품을 만나기가 결코 쉽지가 않은데 이 책은 제주도에 있는 김녕사굴에 얽힌 전설과

우리 역사의 아픈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제주 4.3사건을 엮어서 흥미로운 얘기를 만들어냈다.

한때 풍미했던 '퇴마록'이 연상되기도 했지만(그 당시 난 퇴마록을 본 적이 없고

나중에 영화로만 봐서 그 진가를 잘 알진 못한다.) 어떻게 보면 진부한 스토리가 될 수 있는 내용을 

박진감 넘치는 사건전개를 통해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공포를 실감나게 해주었다.

 

첨에 진명으로부터 남편이 무녀의 저주로 죽었다는 말을 들은 금주는 전혀 믿지 않고  

오히려 진명을 경계한다. 그 와중에 자신을 좋아하던 회사 상사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면서

어렴풋이 느꼈던 저주의 실체를 느끼기 시작한 금주는 진명에게 도움을 청한다.

한편 김녕사굴에 들어갔다가 실종되었던 산악자전거 동호회 회원들 중 한 명인  

희진이 일년 정도 만에 발견되지만 귀신이 씌인 상태여서 진명이 투입되는데,  

희진에게 빙의된 귀신과 사투를 벌이던 진명은 희진에게 빙의된 원혼이 바로 주열을 죽게 만든  

무녀의 원혼이며 무녀가 노리는 대상이 바로 금주인 것을 알게 되자

금주와 세연을 지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무녀의 원혼과의 한판 대결을 준비한다.

 

이 작품이 더욱 와닿았던 것은 역시 우리의 전통적인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억울하게 죽은 원혼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전설의 주인공은 없을 것인데

이 작품 속 무녀가 바로 전형적인 주인공이라 할 수 있었다.

(물론 무녀가 원하는 건 쉽게 예상하는 바와는 좀 달랐다.)

그것도 제주 4.3.사태때 희생당한 무녀여서 우리의 아픈 역사와 절묘하게 엮어낸

작가의 솜씨를 칭찬해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리고 할머니가 무당이었던 금주 집안의 내력이 연결되면서 한편의 운명적인 드라마가 펼쳐지게 된다.

특히 무녀의 원혼이 희진에게 빙의되어 병실을 초토화시키는 장면은  

왠지 영화 '엑소시스트'를 연상시켰고, 다른 사람들에게 빙의되어 세연을 노리는 무녀의 원혼은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섬뜩한 공포를 선사했다. 마지막 김녕사굴에서 벌어지는 무녀의 원혼과의  

대결과 결말은 한국 공포소설이 줄 수 있는 최대치에 접근하지 않았나 싶다.

 

사실 '무녀굴'이란 제목만 봤을 때는 매년 여름 봐왔던 '전설의 고향' 같은 식상한 내용이  

펼쳐질 거라 생각했었는데 나의 선입견이 완전히 잘못되었음을 이 책을 읽는 내내 느꼈고,

첫 장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와 내용 전개를 선보여서

우리 공포소설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줄 작가를 만난 것 같아 반가웠다.

우리에게도 공포소설의 소재가 널려 있다는 걸 생각하면

신진오 작가가 과연 앞으로 어떤 흥미로운 얘기를 들려줄 건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니 내년 여름 시즌에 극장에서 만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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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 대하여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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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엄마를 둔 죄(?)로 아픈 상처를 갖고 외롭게 살던 유미코에게  

어느 날 갑자기 사촌인 쇼이치가 찾아온다.

유미코의 엄마와 쌍둥이 자매였던 이모가 죽었다는 소식과 함께

이모가 자신을 돌봐주라는 유언을 남겼다는 쇼이치의 얘기를 들은 유미코는  

끔찍했던 과거와 다시 마주하게 되는데...

 

정말 오랜만에 만난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이다.
'아르헨티나 할머니'를 본 후 3년이 지났으니까

꽤 소원하게 지냈다고 할 수 있는데 네이버에 연재되었던 이 작품을 통해 오랜만에 재회를 하게 되었다.

유미코와 쇼이치의 엄마인 쌍둥이 자매는 사실 마녀였다.

남들과는 다른 능력을 지닌 탓에 역시 평범한 삶을 살지 못했고

특히 유미코의 엄마는 남편을 칼로 찌르고 자신도 목을 그어 자살한 끔찍한 일을 저질러

유미코는 엄청난 고통을 가슴에 묻어둔 채 쓸쓸히 지내던 중  

오랜만에 사촌인 쇼이치를 만나게 되어서 반가움을 느낀다.

과거의 끔찍한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유미코를 위해 쇼이치는 유미코를 데리고

유미코와 자신의 엄마가 같이 치료받던 클리닉이나 유미코의 집 등을 찾아다니며

꽁꽁 봉인하고 있던 유미코의 기억을 하나둘 되살려내자  

유미코는 자신의 상처가 조금씩 치유되어 감을 느끼는데...

 

유미코처럼 엄청난 일을 겪게 된다면 쉽사리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기 힘들 것 같다.

어린 시절에 그냥 사고로 부모를 잃어도 힘들 것인데 미친(?) 엄마가 아빠를 죽이고 자살했다면

그걸 도대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역시 그런 끔찍한 기억들은 깡그리 지워버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우려 하면 할수록 생생하게 생각나는 법이다.

유미코의 입장에선 악몽들이 떠오르지 않게 최대한 관련된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세상과 담을 쌓은 채 살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그런 유미코에게 오랜만에 나타난 쇼이치는 그녀의 아픈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사람이기도 했지만

오히려 쇼이치는 유미코가 아픈 과거와 마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과거에서 아무리 도망가려 해도 살아있는 한, 그리고 기억이 있는 한 도망갈 수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당당히 맞서 싸우는 게 제대로 된 치유법이라 할 수 있는데

쇼이치는 유미코가 그동안 애써 외면해 왔던 진실들을 마주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은 더욱 충격적이었다.ㅋ

 

오랜만에 읽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이었는데 그녀 특유의 감성이 여전했다.

그녀의 작품들을 보면 사랑의 상처와 치유에 관한 얘기가 유독 많았던 것 같은데

이 책도 끔찍한 과거로 인한 트라우마로 고통받던 여자가

사촌의 도움으로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농밀하게 그려낸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예상치 못한 반전이 등장해 그동안 읽었던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과는 조금은 색다른 느낌도 들었지만

유미코가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가슴 속에만 묻어둬선 결코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상처를 두려움 없이 마주할 수 있을 때야 비로소 상처가 아물 수 있음을 잘 표현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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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 : 한국편 - 김유신과 김춘추에서 김대중과 김영삼까지 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 시리즈 1
함규진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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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삶은 수많은 만남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부모와의 만남으로부터 시작해서 형제, 친구, 스승, 애인, 배우자, 자식 등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  

속에서 때론 웃기도 하고 때론 울기도 하는 게 바로 우리네 인생사가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사람과의 만남이 정말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 역사 속에서도 사람들간의 만남이

역사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는 놓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 책은 한국사를 바꾸거나 바꿀 수 있었던 정말 중요한 만남들을 모아 잘 정리한 책이었다.

우리가 흔히 잘 아는 물과 고기의 만남을 시작으로 불과 얼음의 만남, 불과 나무의 만남,  

산과 바다의 만남, 구름과 구름의 만남까지 5가지 종류의 만남으로 분류하고 있다.

먼저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 같은 서로 밀어주고 끌어준 완벽한 만남으론

신라의 삼국통일을 두 주역인 김유신과 김춘추의 만남이나 

과거제도 등으로 고려 왕권의 초석을 닦은 광종과 쌍기의 만남,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와 정도전의 만남이 소개되는데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시너지를 발휘하는 이상적인 관계는

누구나 원하는 바이지만 새역사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서로 상극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불과 얼음의 만남은 김춘추와 연개소문, 인현황후와 장희빈,

김재규와 차지철 등 서로 원수가 된 사람들의 만남이 소개된다.

앞의 사람들이야 너무나 잘 알려진 관계라 새로울 게 별로 없었지만

고려시대 묘청의 난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개경파 김부식과 서경파 정지상의 만남이나

조선시대를 극렬한 당파싸움으로 몰고 가는 계기가 된 서인 심의겸과 동인 김효원의 만남은

작은 감정싸움에서 생긴 개인적인 원한이 역사마저 그릇된 방향으로

몰고 가는 엄청난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불과 나무의 만남은 뜨겁게 불타올랐지만 까만 재만 남기고 만 시대의 사랑(?)을 보여줬는데

부적절한 관계로 기억되는 진성여왕과 김위홍, 정난정과 윤원형의 관계들은 그다지 와닿치 않았지만

신분의 벽을 극복하지 못했지만 순애보라 할 수 있는 홍랑과 최경랑의 만남이나

보다 높은 차원의 종교적인 만남이라 할 수 있었던 이예순과 오언관의 만남은

시대를 잘못 만나 좋은 결실을 맺지 못해 안타까움을 줬다.

 

쉽게 만날 수 없는 산과의 만남은 주로 외국인들과의 만남으로 구성되었다.

말로 강동6주를 얻어낸 걸로 유명한 서희와 소손녕의 만남,

비록 원나라의 사위가 되었지만 서로에게 믿음을 주는 관계였던 왕식과 쿠빌라이의 만남,

조선의 개화를 한참 앞당길 뻔 했던 소현세자와 아담 샬의 만남 등은 비록 완전히 다른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지만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좋은 관계였다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구름과 구름의 만남은 덧없는 만남이라 할 수 있었다.

공민왕과 신돈이나 이승만과 김구, 김대중과 김영삼 등 한때는 좋은 동반자였지만

결과적으론 서로 다른 길을 갔던 사람들의 만남을 소개하는데

사람의 만남과 관계라는 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걸 잘 보여주는 만남들이었다.

 

이 책은 우리 역사속에 있었던 중요한 만남들을 마치 그 만남의 순간에 있었던 것처럼

사실감있게 재현해 내어 만남의 의미가 더욱 와닿았다.

역사적으로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지는 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람들의 중요한 만남들을 함께 하면서 역시 만남이란 게 어떤 의미를 가질지는

만난 사람들의 마음과 태도에 달려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사람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자신과 맞는 사람이 있고 맞지 않는 사람이 있긴 하겠지만

만남을 소중하게 이어갈지 아닐지는 결국 그 사람에게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사에서의 중요한 만남들을 나름의 기준으로 잘 정리하면서

만남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준 책이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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