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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모를 부탁해
곤도 후미에 지음, 신유희 옮김 / 북스토리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패밀리 레스토랑 '론도'에서 라는 알바를 하는 프리터 구리코는
같이 일하던 미하루로부터 개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고민을 하지만 미하루의 개가 병이 나서
죽어버리자 대신 엄마가 보건소에서 처분되기 직전인 다른 개를 데리고 오는데...
'토모를 부탁해'란 제목을 봤을 때는 토모가 당연히 사람인 줄 알았는데 사실 개 이름이었다.ㅋ
그것도 바로 나오는 것도 아니어서 도대체 '토모가 누구야?'하는 심정으로 책을 봤는데
첫 단편인 '강아지 독살사건'이 끝날 무렵 구리코가 구니에다 노인의 도움으로 얻게 되는
개 이름이 토모여서 솔직히 좀 허탈했다.ㅋ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알바를 하는 구리코를 주인공으로 하는 세 편의 단편이 실린 이 책은
와카타케 나나미로 대표되는 일상 미스터리의 형식을 띤 작품들이었다.
동네 개들이 연이어 죽는 사건이나 구리코가 일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잘못 먹고
탈이 난 사람들이 생기는 것, 그리고 근처에 살던 아이가 유괴되고 그 아이를 데리고 간 노인이
구리코와 친하게 지내던 구니에다 노인이란 충격적인 사건까지
우리가 사는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을 담아내고 있다.
일상 미스터리에서 더욱 부각되는 것은 역시 보통 사람들이 품은 악의라 할 수 있다.
누구나 못된 마음을 한번쯤은 먹어본 적이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실행에 옮기지 못하거나
실행에 옮긴 경우라 하더라도 큰 문제가 일어나진 않고 소심한(?) 복수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도 자기 개를 지키려고 다른 개들을 죽게 만드는 이기심이나 종업원의 청결상태에 불만을
품는 것, 재혼 가정의 피 한 방울 안 섞인 동생을 심하게 괴롭히는 것 등은 범죄라고 하기도 애매한
경계선상에 있는 행동들로 우리가 감히 엄두도 못낼 악마들의 행동이기보단 나를 비롯해 누구나
할 가능성이 있는 가벼운(?) 일탈행동이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쉽게 범인을 찾아내기 힘든 일들임에도 이 책의 탐정이라 할 수 있는 구니에다 노인이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해내는데 마지막 단편에선 충격적인 구니에다의 비밀까지 밝혀진다.
나름 미스터리 마니아라서 수많은 작품들을 읽어봤지만
이 책과 같은 가벼운(?) 미스터리도 솔솔한 재미를 준다.
엄청난 사건이나 기발한 트릭들이 난무하는 스케일이 큰 작품들도 재밌지만
낯설지 않은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 작품들은 그만의 매력이 있지 않나 싶다.
이제 막 자신이 인생에 눈을 뜨기 시작한 21살의 여자 구니코가 겪는 일상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미스터리들을 통해 우리가 모른 채 쉽게 지나쳐버린
삶의 숨겨진 단면들에도 관심을 가지게 해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