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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 SE (2disc)
양익준, 양익준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용역 깡패를 하며 막 가는 삶을 살아가던 상훈은 우연히 침을 뱉었다가
지나가던 여고생 연희의 옷에 묻게 되고 겁도 없이 시비를 거는 연희와 묘한 인연으로 얽히게 되는데...
한국영화에서 깡패나 조폭이 등장하는 영화는 부지기수지만
이 영화 속 상훈만큼 리얼한 인물은 없을 것 같다.
실제로 깡패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자연스런 연기를 소화해낸
상훈 역의 양익준이란 배우의 연기가 정말 압권이라 할 수 있었다.
(보니까 이 영화의 감독이기도 하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했다.ㅋ)
영화는 아픈 과거를 가진 상훈을 비롯해 상처투성이에 힘든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적나라한 삶의 모습을 그려낸다.
술 먹고 엄마에게 행패를 부리던 아버지가 여동생을 칼로 찔러 죽이는 끔찍한 상처를 가진 상훈,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몸과 정신도 정상이 아닌 아버지와 삐뚤어진 남동생과 함께 사는 연희 등
삶 자체가 고통스런 인물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었다.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건강한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는 부모들이 있는 가정에서(특히 가정폭력을 일삼는 부모 밑에서) 상처받은
아이들이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게 될 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물론 그런 걸 이겨낸 훌륭한 사람들도 많겠지만...)
상처를 간직한 상훈과 연희가 서로에게 맘을 열면서 상훈이 용역깡패 일을 그만두고
새출발을 하려는 찰나에 아이러니하게도 연희의 동생에게 당하면서
상훈의 길을 연희의 동생이 가게 되는 점은 한 번 들여놓은 악의 구렁텅이에서
쉽게 헤어나올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사채를 빌려 쓴 사람들에게 돈을 회수하는 상훈과 똘마니들의 모습 등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어두운 삶의 단면을 잘 보여준 영화였는데 다큐를 연상시키는 리얼한 영상들과
연기자들의 실감나는 연기가 우리의 아픈 현실을 꼬집어낸 수작이라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