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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인의 영화 -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ㅣ BIG IDEA
톰 채리티 지음, 안지은 옮김 / 미술문화 / 2011년 6월
평점 :
자칭 영화광이라 온갖 영화들을 다 봤지만 닥치는 대로 영화를 보다 보니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나 체계적인 이론 같은 부분에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물론 내가 무슨 영화평론가를 할 것도 아니고 영화 관련 업종에 종사할 것도 아니기 때문에
딱 영화를 제대로 감상할 수준의 지식만 있으면 되지만 왠지 영화평론가들의 영화평을 볼 때마다
전문적인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곤 했다. 특히 작가로 일컬어지는 영화 감독들의
영화를 볼 때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해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
이 책은 가장 영향력 있는 50명의 감독들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역시나 영화 역사에선 큰 업적을 남겼지만 그다지 대중적이진 않은 감독들이 많은 관계로
낯선 감독들과의 첫 만남의 자리가 되었다.
그나마 예전에 EBS에서 하는 '시네마 천국' 등의 영화 전문 방송을 좀 봤기에 이름만은 들어본
감독들이 다소 등장해서 다행이었다. '무성영화 시대의 개척자', '초기 헐리우드의 대표 감독',
'비주류 감독', '거장', '현대 미국 감독'의 다섯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뒷 부분으로
갈수록 우리에게 친숙한 감독들이 대거 등장하였다.
먼저 '무성영화의 개척자' 부분에선 우리에게 친숙한 찰리 채플린이 등장해 초면인 감독들과의
어색한 자리를 다소 편하게 만들어줬다. 채플린의 영화는 실제 몇 편 봤었는데 무성영화임에도
나름의 재미와 감동을 주어 지금까지 그의 명성이 여전한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몽타주의 대가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은 '전함 포템킨'의 오데사의 계단 씬으로 유명한데
브라이언 드 팔마의 '언터처블'에서 이 씬을 그대로 오마주한 장면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초기 헐리우드 대표 감독 부분에선 역시 스릴러의 대가 알프레드 히치콕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스릴러 장르를 선호하기 때문에 히치콕의 영화도 상당수 찾아서 봤는데
강박관념 등 인간의 심리에 대한 탁월한 식견과 표현력을 가진 감독이 아닐까 싶다.
그 외에 서부 영화의 대가 존 포드, '뜨거운 것이 좋아'의 빌리 와일더, 제임스 딘의 대표적인 영화
'에덴의 동쪽'의 엘리아 카잔, '이유 없는 반항'의 니콜라스 레이 등이 소개되는데
그나마 내가 본 영화들의 감독들이라 마냥 어색하지만은 않았다.
비주류 감독에는 영화사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히는 '시민 케인'의 오손 웰스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스탠리 큐브릭, 로버트 알트만 감독 등이 소개되는데 비록 그들이 영화계에서
비주류였는진 몰라도 다음 장의 거장으로 분류해도 손색이 없는 감독들이었다.
다음으로 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거장'에서는 모두 20명의 거장이 등장하는데
세계 각국의 거장들을 총망라했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페데리코 펠리니처럼 이름만 들어본
감독들이 있는가 하면 '희생'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삼색 시리즈의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처럼 작품을 직접 본 감독들도 등장하는데 서양의 감독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인도, 이란 등 동양권의 감독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일본의 경우 오즈 야스지로와 구로사와 아키라까지 두 명의 감독이 소개되었음에도
우리는 한 명도 소개되지 않아 아쉬움을 줬는데 우리의 거장들도 더 널리 알려지고 인정받을 날이
곧 오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장인 현대 미국 감독에선 요즘에도 활발히 활동하여 우리와 친근한
스티븐 스필버그, 마틴 스콜세지 등 헐리웃 스타 감독들이 등장해서 화기애애한 자리가 되었다.
영화사에 빼놓을 수 없는 50명의 감독들을 만나보고 나니 그나마 이름만이라도 아는 감독들이
많아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감독당 2장 정도씩만 할애하고 있기 때문에 깊이 있는
만남의 시간을 가질 수는 없었지만 잘 모르는 감독들과의 가벼운 첫만남의 시간으로선 괜찮았던
것 같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영화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하고 있는 부분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중요한 감독들에 대한 가벼운 소개서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한 것 같다.
여러 감독들의 작품을 찾아보면서 그들의 작품을 좀 더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