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 업
데이빗 돕킨 감독, 라이언 레이놀즈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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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를 비롯한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변호사로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던

데이브(제이슨 베이트먼)와 여전히 싱글로서 유유자적하는 삶을 살아가던 미치(라이언 레이놀즈)는

술에 취해 분수에 소변을 보면서 서로의 삶을 바꿨으면 하는 소원을 빌자

소원대로 서로의 삶을 바꿔 살게 되는데...

 

서로 몸이 바뀌는(특히 남녀 사이의 성전환) 해프닝을 다룬 영화들은 워낙 많아서

이젠 전혀 새롭진 않은데 이 영화에선 동성 친구간에 술에 취해 서로의 삶이 부러워

바뀌면 좋겠다고 했다가 제대로 낭패를 당하게 되는 코믹한 에피소드들을 다루고 있다.

사실 자신의 삶보다 다른 사람의 삶이 더 행복해보이고 좋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부러움의 대상이 사는 삶을 실제 드러다 보면 우리가 생각한 것 같지 않은 경우가 많다.

누구에게나 삶의 애환이 있음에도 우리는 오직 그럴 듯한 부분만 확대해석해

자신의 삶의 나쁘고 힘든 부분과 비교해보기 때문에 자신의 삶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데

이 영화에서 바로 두 친구가 서로의 삶을 살아보면서 자신의 삶이 정말 좋다는 걸

비로소 실감하게 된다. 남의 떡이 커보이더라도 그 떡을 직접 먹으려고 하면

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쾌하게(적나라하게ㅋ) 보여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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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욕망, 그림으로 읽기 아트가이드 (Art Guide) 11
스테파노 추피 지음, 김희정 옮김 / 예경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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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예술작품들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자주 사용된 소재가 바로 사랑과 욕망일 것이다.

인간의 삶에서 핵심적인 요소가 바로 사랑과 욕망인 것처럼 인간의 삶을 대변하는

예술의 소재로 사랑과 욕망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그동안 미술 관련한 책들을 종종 읽곤 했었는데 그 중 시대나 작가별로 구분해 작품들을 소개한

책이나 미술작품들을 도구로 심리치료나 창의력 개발을 시도한 책들이 주를 이뤘던 반면

이 책에선 좀 더 그림 속의 얘기에 집중하여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랑과 욕망이란 소재를 이 책에선 크게 '제스처, 상징, 사물', '사랑의 장소', '애정과 열정', '에로스',

'세기의 남녀'라는 5장으로 나눠서 살펴본다. 아무래도 그리스 신화, 성경,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그림이 많이 등장하는데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나 그녀의 아들 큐피드를 다룬 그림이 많았다.

너무나 유명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비롯해 깜찍한(?) 큐피드의 모습을 담은 카라바조의 '정복자 큐피드' 등  사랑을 엮어주는 신들과 그들의 장난(?)에 의해 사랑에 빠져

서로 뜨거운 눈빛을 주고 받고, 키스, 포옹, 애무를 나누는 연인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들을

보고 있노라니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는 듯 했다.ㅋ

 

'사랑의 장소'로는 침대와 같은 전형적인 공간은 물론 연회, 정원, 숲 등을 배경으로 작품을

소개하면서 심지어 매음굴도 별도로 한 테마로 잡았는데 유명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에

등장하는 여자들이 사실은 매춘부라는 점에 좀 놀랐다. '애정과 열정'에서는 아이들, 연인, 부부, 가족 등 애정의 대상은 물론 열정에서 비롯된 수치심, 질투, 배신을 다룬 작품도 소개되었다.

그 중 며칠 전에 읽은 마이클 코넬리의 '다크니스 모어 댄 나잇' 에서 중요한 단서로 쓰인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지상 쾌락의 동산'을 감상할 수 있어 좋았는데 대작을 작은 책에 담다 보니

세밀한 부분들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던 점은 좀 아쉬웠다(특히 올빼미가 어디 있는지 찾느라

고생했다ㅎ).

 

4장 '에로스'에선 적나라한 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많이 다루고 있는데 귀스타브 쿠르베의 작품

'세상의 근원'처럼 외설과 예술의 경계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킨 작품도 있고, 게이, 레즈비언처럼

오랫동안 금기시되다가 최근에야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는 취향이나 소아성애처럼

여전히 터부시되는 경향을 다룬 작품들도 소개되었다.

마지막 장에선 그야말로 세기의 커플들을 다룬 작품들이 소개되는데 인류 최초의 커플이라는 아담과

이브를 소재로 한 작품부터 시작해 삼손과 들릴라, 아폴론과 다프네, 제우스와 다나에 등 성경과 신화 속 여러 커플들을 비롯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속 커플들인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과 오필리어, 오셀로와 데스데모나로 마무리를 하였다.

 

이 책에 소개된 작품 중에는 다른 책에서 이미 여러 번 만난 작품들이 있는가 하면 이 책에서 처음 만난 작품들도 있는데 역시 한두 번 본 작품들보단 여러 번 본 작품들이 더 기억에 남고 작품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사랑과 욕망을 소재로 한 수많은 작품들을 보면서 역시 인간의 삶에서

사랑과 욕망만큼 관심의 대상이 되는 주제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속에서 그려지는 내용들을 현실에서 재현할 수 없다면

그림으로라도 대리만족하는 것도(예행연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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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는 자 1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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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일주일 사이에 다섯 명의 여자 아이들이 연달아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나

불안한 분위기 속에서 땅에 묻혀 있던 다섯 개의 팔과 추가로 한 개의 팔이 발견되자

수사를 맡은 로시 경감팀은 단순 실종사건이 아님을 깨닫고 여섯번째 팔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

인질 구출에 재주가 있는 여자 수사관 밀라를 수사팀에 영입하는데...

 

시공사에서 최근에 나온 책들 중에 5권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고민을 했는데

이 책에 대한 평이 워낙 좋아 선택을 했더니 역시 만족할 만한 선택이었다.

최근에 유럽쪽의 작품들이 계속 소개되고 있는데 이 책도 이탈리아 출신의 범죄학과

행동과학 전문가인 저자가 자신이 실제 참여한 사건을 소재로 쓴 작품이었다.

다섯 명의 여자 아이들은 이미 살해된 걸로 추정되었지만 마지막으로 발견된 여자 아이의 팔은

아직 살아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어 수사팀은 인질 수사 전문가 밀라를 영입하지만

오로지 수사결과만 자신의 공으로 돌리려는 수사팀장인 로시 경감이나

컴퓨터 전문 여자 수사관 세라 로사는 대놓고 그녀를 무시한다.

그래도 수사팀의 실제적인 지휘자인 게블러 박사 등이 그녀를 도와주는 가운데

첫번째 실종되었던 여자 아이의 시신이 불심검문에 걸린 남자의 자동차 트렁크에서 발견되면서

수사가 활기를 띠기 시작하지만...

 

아동 성폭행 사건들이 계속되고 영화 '도가니'로 분노의 도가니가 연출된 상황에서

이 책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아들의 연쇄 살인사건은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나마 성범죄는 아니지만 한 명씩 발견되는 여자 아이들의 시체에

범인이 의도적으로 저지른 행위들은 충분히 경악할 만한데 문제는

피해자들마다 연루된 범인들이 제각각이란 점이었다.

첫번째 피해 아동의 시체를 싣고 있던 차량의 소유자는 소아성애자였고,

두번째 피해 아동과 관련된 범인은 고아원 동료를 죽인 자였으니

단순히 여자 아이들의 연쇄살인사건만 드러나는 게 아니라

사건과 관련된 범죄자들의 과거 행적까지 드러나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범죄가 엮어나왔다.

마치 미끼로 범죄자들을 하나씩 던져 주면서 그 뒤에서 그들을 조종하는 자신을 한번 잡아보라고

자극하는 모양새인데 게블러 박사의 수사팀이 나름 과학수사를 바탕으로 하나씩

사건의 실체를 밝혀나가고 있어 과연 2권에선 어떤 엄청난 괴물이 정체를 드러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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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SE + 워낭소리 미니북
이충렬 감독, 이삼순 외 출연 / 해리슨 앤 컴퍼니(H&Co.)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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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농사 일에 부려 온 소와 노부부의 얘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사실 이 영화가 백만 관객을 동원하며 화제가 될 줄은 정말 몰랐다.

TV 인생극장 정도의 내용인데 극장에서 흥행이 된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정말 죽기 직전인 소와 삶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노부부의 얘기가 순박하게 펼쳐지는데

정말 소를 위한다면 좀 쉬게 해주면 안 되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농사를 지으려는 노인에게 있어 소가 필요하고, 거의 자가용처럼 소를 이용한 리어카를

사용하지만 진정 아끼는 동물이라면 거의 죽기 직전인 동물을 끝까지 부려 먹어야 했을까 싶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소와 노인간의 끈끈한 정(?)은 충분히 이해가 갔지만

노인 입장보다는 왠지 소의 입장에 서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노인이 소를 아낀다는 것도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자신도 힘들면서

소도 힘들게 만드는 농사일을 천직으로 안다는 게 문제인 것 같았다.

요즘같이 각종 기계들과 농약들로 조금은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데 왜 저리 고생을 하시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마지막 남은 진정한 농부의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다 죽어가는 소를 대신해 새로 소를 사놓고도 끝까지 늙은 소를 부리는 모습도 그다지

이해는 안 되었지만 마지막 소가 죽고 나서 묻어주는 모습이 안쓰러운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사실 대부분 농사를 짓고 살던 시절에 소만큼 귀중한 재산도 없었고, 자식들 공부시키기 위해

소를 팔 정도로 소의 가치는 대단했다. 요즘에는 소의 가치가 예전만 못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인간을 위해 정말 헌신(?)한 소의 우직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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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모어 댄 나잇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7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7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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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조용한 삶을 살아가던 전직 FBI 프로파일러 테리 매케일렙에게

예전에 같이 수사를 했던 윈스턴 형사가 자문을 의뢰한다.

알몸으로 철사에 묶인 채 죽은 남자의 살해 현장에 있던 올빼미 조각상에서 단서를 찾은

테리 매케일렙은 피해자의 모습이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그림을 모방한 사실을 알고

유력한 용의자로 해리 보슈를 지목하는데...

 

해리 보슈 시리즈의 7번째 작품인 이 책에선 해리 보슈는 물론 '블러드 워크'의 테리 매케일렙,

'시인'의 잭 매커보이가 등장하여 마이클 코넬리가 창조한 세 명의 주인공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물론 잭 매커보이는 단역에 지나지 않지만

테리 매케일렙은 오히려 해리 보슈보다 더 사건 수사의 핵심인물로 활약을 하기 때문에

테리 매케일렙 시리즈 2편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해리 보슈 시리즈의 재미는 예전의 사건들이 뒤의 얘기의 소재가 되거나 영향을 줘서

과거와의 유기적인 관련을 맺는 점인데, 이 책의 핵심 사건이자 피해자는 바로

'라스트 코요테'의 초반부에 해리 보슈가 상사인 파운즈 경위가 법적 권리를 알려주는 바람에

무사히 풀려났던 에드워드 건이란 부랑자였다.

(그래서 열받은 해리 보슈가 파운즈 경위를 창문밖으로 던져버려 정직을 당한다)

해리 보슈가 잡아넣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던 남자가 처참한 시체로 발견된 가운데

여러 정황증거가 해리 보슈를 가리키고 있자 테리 매케일렙은 해리 보슈를 은밀히 조사하기

시작하고, 해리 보슈는 여배우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영화계의 거물 데이비드 스토리에 대한

재판의 가장 중요한 증인으로 진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 살인범으로 몰릴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크게 테리 매케일렙이 주도하는 에드워드 건에 대한 수사와 해리 보슈가

중요한 증인으로 활약하는 데이비드 스토리에 대한 재판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결국 두 사건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

다른 해리 보슈 시리즈에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게 보통인데

이 책에선 반전에 비중을 두기 보다는(사실 범인은 충분히 예측가능했다)

범인을 밝히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할 수 있는데 그 과정에 숨겨진 진실이

밤보다 더 짙은 어둠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한 맘이 들었다.

그럼에도 결국 그 어둠이 통쾌하게 분쇄될 수 있었던 것은 어둠의 심연에 빠지지 않고

정의를 사수한 해리 보슈와 테리 매케일렙 같은 형사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번 작품에선 해리 보슈의 로맨스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작까지 비록 삐걱거렸지만 결혼생활을 이어오던 앨리노어는 떠나서 돌아올 생각을 안 하고

해리 보슈는 그런 그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애처로운 생활을 이어간다.

지금까지 읽어 온 해리 보슈 시리즈에서 늘 여자가 끊이지 않았던 해리 보슈가

이번에는 잠시 쉬어가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읽었던 다음 편 '유골의 도시'에서

새로운 로맨스를 만들어갔던 걸 생각하면 정말 이번만 휴식기를 갖는 것 같다.ㅎ

암튼 이 책은 해리 보슈를 비롯해 테리 매케일렙, 잭 매커보이까지 한번에 만날 수 있는

마이클 코넬리의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책이었는데 미키 할러까지 등장했다면 완벽한 선물세트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테리 매케일렙이 이미 '시인의 계곡'에서 사망한 걸 생각하면

마이클 코넬리의 네 명의 분신이 모두 등장하는 판타스틱4는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 아쉬움은 이 책으로 충분히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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