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볼
베넷 밀러 감독, 브래드 피트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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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야구를 좋아해서 메이저리그 소식을 하루에 한 번 이상 확인하는 편인데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스몰마켓팀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천재 단장이라 할 수 있는

빌리 빈의 '머니볼'이론을 담은 이 영화가 나왔을 때 과연 어떤 내용을 담았을까 궁금했다.

'머니볼' 이론 자체는 이미 메이저리그에 발상의 전환을 가져온 이론이라 알고 있었지만

이를 영화로 담기에는 그다지 흥미로울 것 같진 않았는데 나름 빌리 빈(브래드 피트)이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낸다. 양키스처럼 돈이 많은 팀이야 원하는 선수들을 사모으면 되지만

돈 없는 팀의 단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저비용 고효율의 선수들을 발굴해서 팀을 운영하는 것이다.

여기서 빌리 빈은 야구통계 중 다른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던 출루율이 높은 선수들을 선호하고

최근 성적은 별로지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을 모아 꼴지로 출발했던 팀을

20연승을 내닫게 하더니 아메리칸 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연거푸 이뤄낸다. 물론 거기까지가 한계로

월드시리즈 진출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은 끝내 이루지 못하지만 나름의 성과를 선보였다.

이 영화에선 오클랜드 에이스의 성공을 빌리 빈의 절묘한 선수 운영에 두고 있는데 팀 허드슨,

마크 멀더, 배리 지토의 영건 3인방의 활약이 부각되지 않는 점은 좀 아쉬운 부분인 것 같다.

그래도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박찬호의 데뷔전 장면이 잠시 등장하기도 하는 등

실화를 담은 영화라 야구팬으로선 재밌게 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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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송곳니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노나미 아사 지음, 권영주 옮김 / 시공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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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심야 레스토랑에서 한 남자가 몸에 갑자기 불이 치솟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남자의 시체엔 기묘하게도 짐승의 이빨 자국이 남아 있었다.

특별수사본부가 구성되면서 기동수사대 소속 다카코도 차출되지만

그녀의 파트너인 백전노장 다키자와 형사는 그녀와 파트너가 된 걸 못마땅해 한다.

시한벨트 발화 사건의 수사가 조금씩 진척을 보이던 가운데 난데없이 회사원이 들개로 추정되는

짐승에게 물려 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두 사건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음이 드러나는데...

 

 

국내 작가의 추리소설이 그다지 등장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여러 작가들의 작품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 책처럼 나오키상 수상작이란 훈장까지 달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었는데 예전부터 알고 있던 책이었지만 왠지 관심이 가지 않다가

이번에 '하울링'이라는 제목의 한국영화로 제작되면서 영화를 보기 전에 먼저 책으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경험으론 원작소설이 영화보다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책은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라 비교평가할 순 없지만 소설 자체는 나름 재미가 있었다.

 

 

먼저 사건 자체가 흥미로웠다. 자연발화로도 보이던 남자의 죽음은 사실은 특수 폭발장치에 의한

것이었고, 연이어 사람들을 물어 죽이는 울프독의 등장은 다른 작품에선 보기 드문 독창적인(?)

살인 방법이라 할 수 있었다. 사람을 죽이는 방법도 정말 다양함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었는데 기발한 폭탄장치를 개발한 것도 그렇지만 울프독을 훈련시켜 복수를 하는 남자의 집념이

더욱 무서웠다. 한갖 살인도구로 전락했다고도 볼 수 있는 울프독 '질풍'은 단순히 주인의 명령에

복종하는 그런 개가 아니었다. 사실 개보다는 늑대에 가까운 질풍은 비록 살인을 집행하게 되지만

꼭 처치해야 하는 사람 외에는 절대 다치게 하지 않으며 끝까지 주인과의 의리(?)를 지키는 어찌

보면 왠만한 인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질풍을 쫓는 다카코는 질풍이 내심 잡히지

않기를 바라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질풍을 쫓는 다카코의 추격전은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다(영화에서도 가장 중요한 장면일 것 같은데 과연 영상으로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궁금하다).

 

 

사건도 사건이지만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형사가 삐걱대면서도 차츰 서로를 인정하게 되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아무래도 여자가 하기엔 힘든 직업이다 보니 여전히 편견이 존재하는 경찰

세계에서 전혀 여자인 티를 내지 않고 꿋꿋하게 일을 하는 다카코와 그런 그녀가 뻣뻣한 여자란

이유로 냉대하던 다키자와가 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들은 실제 충분히 있을 만한 상황들이었다.

알고 보면 두 사람 모두 결혼생활이 잘 풀리지 않은 아픔이 있었는데 결국에는 서로를 파트너로서

신뢰하게 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이 정말 실감나게 그려졌는데 아무래도 여성 작가라 여성들이

겪을 수 있는 상황을 보다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하울링'이란 제목으로 개봉중인

영화에선 송강호가 다키자와 역을, 이나영이 다카코 역을 맡은 같은데

 

과연 얼마나 원작을 영상으로 잘 표현했는지 확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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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4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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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잠시 쉬고 있는 형사 혼마에게 연락이 없던 먼 친척 가즈야가

자신의 약혼자 세키네 쇼코가 갑자기 행방불명되었으니 찾아달라고 찾아온다.

혼마가 세키네 쇼코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하자 뜻밖의 사실이 드러나게 되는데...



미야베 미유키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이 책에서 그녀는 사회파 추리소설의 대가답게

신용불량자 문제를 소재로 자신의 엄청난 필력을 다시 한번 자랑한다.

이 책이 일본에서 나온 게 92년이니 우리사회에서 신용불량자 문제가 본격화된 2000년 이후와

거의 10년 전에 일본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IMF 이후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신용카드를 남발하더니만

(당시 난 대학생이었는데 카드에 가입하면 만원을 주기도 했다.

카드사는 소득여부는 관심도 없고 오직 실적 올리는데만 급급했다.)

결국 뿌린대로 거둔다고 남발된 신용카드는 신용불량자라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사회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신불자로 인한 개인 파산은 물론 가정도 파탄에 이르고 있고 경제적 사형선고를 받아

기본적인 삶마저 어려운 그들이 새로운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해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안 그래도 수백만 실업자들이 득실거리는 사회에서 자신의 사치(?)로 신불자가 된 사람들까지

뒷치닥거리 해주기에는 정부가 너무 바쁜건지, 아님 무능력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암튼 혼마가 찾고자 한 세키네 쇼코는 가즈야의 약혼자가 아닌

전혀 다른 인물이었고 두 사람 모두 행방이 묘연했다.

여기서부터 혼마의 집요한(?) 추적이 시작된다.

형사의 육감이랄까, 아님 몸에 밴 습성이랄까

그녀들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한 그의 수사과정을 따라가는 재미가 정말 솔솔하다.

그리고 점차 드러나는 그녀들의 정체와 사건의 진실 앞에서

답답함과 함께 섬뜩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드디어 문제의 인물을 만나려는 순간 끝나버리고 만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혼마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수집한 증거를 통해

어느 정도 사건의 진실은 밝혀졌지만 아무래도 당사자의 말을 듣고 싶었다.

그리고 타츠모가 과연 그녀에게 맨 먼저 어떤 말을 했을지도 궁금하다.

아마도 '왜 그랬어?'가 아니면 '그럴 수밖에 없었니?'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당사자의 구차한 변명이라도 좋으니 한마디 해명을 듣고 끝났으면

그동안 가슴을 답답하게 하던 체증이 사라졌을 것 같은데

결정적인 순간에 끝나버린 드라마같은 느낌이 들어 좀 아쉬웠다.



사실 사회파 추리소설이라 불리는 책들을 읽으면

우리 일상에서 뉴스를 통해 보는 사건들이 담겨 있어 더 와닿는 면이 있지만

범인을 맞추는 본격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는 아무래도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미미여사의 책들은 범인 맞추는 재미는 좀 부족하지만

특유의 필력으로 인해 사건의 진실을 파고드는 재미가 정말 뛰어나다.

이 책도 '역시 미미 여사구나' 하는 감탄사가 나올만한 책이며

'이유'와 함께 경제 교과서로 사용되어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이 책이 영화로 만든 우리 영화가 곧 개봉하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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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걷어차기
장하준 지음, 형성백 옮김 / 부키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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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쁜 사마리아인들'로 불온서적의 영예(?)를 누렸던 장하준 교수가

신자유주의를 강요하는 선진국들의 과거를 고발하는 또 다른 버전인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먼저 사다리를 이용해 위로 올라간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 등이 따라오지 못하게

사다리를 걷어찬 사실을 여러 가지 증거를 통해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현재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이 지금의 위치에 있기 위해서 자신들은 적극적으로 자국의

유치산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쓰면서 외국의 숙련된 노동 인력을 빼돌렸으며,

선진국들이 수출을 금지한 기계를 밀수입하거나 산업스파이를 고용하면서

다른 국가들의 특허권 및 상표를 계획적으로 도용하였다. 그러다 '따라잡기'에 성공하여

선진국 대열에 오르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올챙이 적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고 자유 무역을 주장하고,

숙련된 노동 인력 및 기술 유출을 금지하기 시작했으며, 특허권 및 상표를 강력하게 보호하기 시작한다.

이 책의 표현대로 '한때 도둑질을 일삼던 이들이 하나씩 차례로 파수꾼이 된 것이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다양한 역사적인 증거를 제시하면서 이를 입증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시작으로 관료 제도와 사법권, 재산권 보호 제도, 기업 지배구조 제도, 금융제도와

사회 복지제도 및 노동 제도에 이르기까지 소위 선진국들의 발전과정을 차례로 살펴보고 있는데

이들 나라들이 마치 자신들은 태어날 때부터 지금의 제도를 갖추고 있던 것처럼 굴지만 대부분

현재의 제도를 갖춘 건 최근의 일이었다. 직접 비교하긴 좀 무리가 있을지 몰라도

완전한 보통선거권이 주어진 시점을 비교해 볼 때 자칭 민주주주의 수호자(?) 미국의 경우

다른 선진국들보다 한참 늦은 1965년인데 그 당시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3,316달러인데 반해

현재 개발도상국들은 이보다 시기적으로 빠른 경우도 많고, 소득수준도 훨씬 낮은 단계에서

보통선거권을 부여한 점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개발도상국의 민주주의 보급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현 선진국들은 자신들이 현 개발도상국들과 유사한 발전 단계에 있을

때엔 갖추지 않고 있던 제도들을 강요함으로써 이들에게 이중 잣대를 효과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불필요하거나 감당할 수 없는 제도를 강요함으로써 개발도상국들을 궁지로 몰아가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한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국제사회에서 개발도상국들이 선진국들이 요구하는 제도나 기준들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마치 현재 자신들이 갖춘 각종 제도들이 절대선인양

개발도상국들에게 이를 강요하는데 궁극적으론 그렇게 되는 게 바람직하겠지만 아직 걷지도 못하고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에게 달리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자신들이 수십 년 내지 수세대에 걸쳐 이룩한 결과를 하루 아침에 달성하라고 하는 선진국들의

태도는 눈앞의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한다고 볼 수 있다.

개발도상국의 발전과 성장이 당장은 일부 손해가 될지는 몰라도 결국 자신들의 무역과 투자 기회도

확대되어 동반 성장하는 윈윈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모른다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선진국도 아닌, 그렇다고 개발도상국도 아닌 '박쥐'같은 중간자적 입장에 있는 우리로서도

이중적인 입장을 보이는 게 당장에는 이익이 될지 몰라도 오히려 이런 이중적인 태도가

국제적 '왕따'를 자초할지도 모른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중재자적 역할을 하면서

올바른 국제질서 형성에 노력하는 게 옳은 길이라는 저자의 한국어판 서문의 내용이

정답이 아닐까 싶은데 그런 역량을 발휘하기엔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기본적으로 같은 논지의 책이라 할 수 있었는데

자신은 이미 사다리를 이용했다고 다른 사람들은 이용하지 못하도록 걷어차버리는

그런 야비한 행태를 버리고 손을 내밀어 잡아당겨줄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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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외출
허진호 감독, 손예진 외 출연 / 덕슨미디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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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와서 봤던 외출.

허진호 감독, 배용준, 손예진 주연이기에 솔직히 기대가 컸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의 여운이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있기에 이번에도 뭔가

가슴 찡한 여운을 남겨주리라 기대했었다. 물론 안 좋은 평이 많아 걱정도 되었지만...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 간 인수(배용준)와 서영(손예진)은 자신의 아내와 남편이

불륜관계였음을 알고 절망하는데...동병상련인 그들은 점차 서로에게서 위안을 받고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에게 빠져드는데...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배신당하는 것만큼 큰 상처는 없을 것 같다.

사랑한만큼 그 상처의 깊이는 커서 상처가 아물고

새로운 사랑의 싹이 틀 수 있으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인수와 서영도 서로가 없었으면 오랜동안 맘의 문을 닫고

상처의 쓰라림에 항상 아파해야 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같은 처지에 처한 서로를 발견하고

서로에게 자신의 상처를 맘껏 보여 주고, 위로받을 수 있었다.

물론 그것이 순간의 위안으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그 이상의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으로 발전하여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에게 상처 준 배우자들과 똑같은 상황에 처하고 마는데

허진호 감독의 절제된 대사와 세밀한 감정 표현은 여전하나 2% 부족함은 어쩔 수 없었다.

뭔지 모를 가슴 속 깊이 파고드는 공허함.

불륜이란 통속적인 소재에서 새로운 사랑이 꽃 피기 위한 시련이었을까...

너무 억제되고 절제된 감정이 오히려 불편함을 가져다준 것 같다.

기대가 커서 그런지 많은 아쉬움을 남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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