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되옵니다 - 5천년 한중 역사 기록이 증언하는 올바른 권력
이동식 지음 / 해피스토리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남들이 모두 '예'라고 할 때 혼자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긴 쉽지 않다.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과 이를 외부로 표현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하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 우리 사회는 그런 성숙한 사회 분위기가 아니어서

대세에 따르지 않는 의견을 내는 사람은 눈총을 받는 경우가 많다.

형식적으로나마 모두가 자유와 평등을 누리는 현재에도 이런 상황인데

왕조사회에서 왕과 다른 의견을 낸다는 것은

그야말로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한국과 중국 역사속 바른 소리를 냈던 신하들의 사례들을 통해

언론이 제대로 기능을 해야 나라가 제대로 돌아감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최고의 태평성대인 정관의 치를 연 당태종 이세민의 경우

자신의 잘못을 따금하게 지적하는 신하 위징의 의견을 과감히 받아들이는 포용력이 있었기에

역사상의 가장 뛰어난 지도자 중에 한 명으로 기억될 수 있었다.

보통 좋은 약이 입에 쓰듯이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는 얘기는 귀에 거슬리기 마련이다.

더구나 무소불위의 최고권력자 입장에선 달콤한 말들만 늘어놓는 자들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굳이 맘이 상하는 간언을 참고 들을 이유가 없다고 할 수 있는데

당태종은 위징의 간언을 참고 들었기 때문에 성공한 군주가 되었지만 위징이 세상을 떠난 후

고구려 침략에 나설 때는 제대로 직언하는 자가 없어 결국 참담한 패배를 맛볼 수밖에 없었다.

 

왕의 입장에서는 이런 직언을 할 수 있는 신하들을 선발하여 소통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자신의 재위기간을 호랑이를 탄 것에 비유한 조선 태종의 말처럼

제대로 된 왕 노릇을 하기 위해선 늘 조심하면서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왕실을 위한 사찰 중수 공사를 극렬히 비판한 하위지를 오히려 칭찬한 세종처럼

언론의 자유를 확실히 보장해주는 게 성공한 지도자의 기본 요건이 아닌가 싶다.

신하들 입장에선 자신의 목숨을 걸고라도 왕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데

부친의 후궁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충선왕에게

도끼와 함께 상소문을 들고 간 우탁의 사례가 이를 극명히 보여줬다.

보통 보신주의로 흐르면서 왕의 혀처럼 굴기 쉬운 신하들이 소신껏 얘기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대의를 우선하는 용감한 신하들의 존재가 왕의 독제를 견제하는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요즘 워낙 소통이 중요하다고 얘기들을 하지만 대등한 관계가 아닌

상하관계에서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기는 결코 쉽지 않다.

민주주의 체제에서도 지도자와 국민 사이에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고

중요한 역할을 해야하는 언론마저 정권의 길들이기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

지도자와 국민 사이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고 있는 건 안타깝기 그지없는 현실이다.
한국과 중국역사상 여러 사례들을 통해 상호간의
신뢰에 바탕을 둔 진정한 소통이 이뤄질 때에만

정치면 정치, 인간관계면 인간관계가 제대로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총사 (2Disc)
폴 W.S. 앤더슨 감독, 로건 레먼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너무나 유명한 뒤마의 소설 '삼총사'는 수많은 버전의 영화, 드라마, 만화 등을 생산했다.

영화로도 93년도 버전을 흥미롭게 봤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삼총사'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궁금했는데 3D영화라 극장에서 보면 또 다른 느낌이 들었겠지만

그러지 못한 관계로 정확한 비교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보통 '삼총사'의 주인공은 달타냥과 아토스, 아라미스, 프로토스라 할 수 있다.

그러면 당연히 이 네 명의 배역에 유명 배우를 캐스팅하는 게 맞을 것 같지만

이 영화에선 이중첩자 노릇을 하는 밀라디 역에 밀라 요요비치를, 버킹엄 공작역에 올랜도 블룸을

기용하는 반면 주인공격이라 할 수 있는 네 명의 배우는 그다지 지명도가 있는 배우가 아니었다.

그래서 주인공들보단 오히려 악역들이 친숙한 어색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래도 시대에 걸맞지 않은 비행선을 출연시켜 생뚱맞은 공중전을 선보이는데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특히 파리의 대표적인 명소인 노틀담 성당에 비행선을 불시착시키는 만행(?)을 저지르는 등

흥미로운 장면들은 꽤 있었는데 마지막 장면을 보면 왠지 속편이 제작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루레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 : 일반판
도이 노부히로 감독, 나카무라 시도 외 출연 / 디에스미디어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아내이자 엄마인 미오(다케우치 유코)가 세상을 떠난 뒤

남겨진 타쿠미와 유우지는 늘 쓸쓸히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미오가 유우지에게 남긴 동화책처럼

미오가 비의 계절에 다시 돌아오리라는 한가닥 기대를 가지는데

그러던 어느날 장마와 함께 홀연히 나타난 미오

그녀는 정말 다시 돌아온 것일까?

 

생각도 못한 반전(?)에 다시금 맘이 찡해진 영화

타쿠미와 유우지에게 미오가 떠나간 빈 자리는 너무나 컸다.

아내와 엄마를 잃었다는 것은 역시 엄청난 상실인 듯

그런 부자앞에 다시금 나타난 미오는 전혀 그들을 알아 보지도 기억하지도 못한다.

미오에게 다시금 그들의 사랑의 역사를 들려 주는 타쿠미

그리고 다시 첨부터 시작하는 그들의 사랑

하지만 장마는 그리 길지 못하고 미오가 떠날 날이 다가오는데...

 

엄마가 오게 하려고 비를 간절히 기원하는 유우지의 모습과

돌아가야 하는 날이 다가오자 유우지에게 홀로서기를 시키는 미오의 모습은 정말 가슴아팠다.

엄마가 보고 싶은 유우지와 남편과 아들을 두고 떠나야 하는

미오의 안타까운 상황이 보는 이의 맘을 싸하게 만들었다.

특히 유우지의 생일 케잌을 유우지가 18살 될 때까지

미리 예약해 놓는 미오의 아들에 대한 사랑이 돋보였다.

 

한편 타쿠미와 미오의 고등학교때부터의 서로 고백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짝사랑을 지켜 보는 재미도 솔솔했다.

그리고 미오가 손이 시리다며 타쿠미 옷 주머니 속에 손 넣는 장면

그녀의 손을 주머니 속에서 꼭 잡는 모습이 넘 부럽고 보기 좋았다.

흐드러진 해바라기 속에서 둘의 키스씬도 물론 명장면

 

짧은 시간일지라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미래를 선택하는 미오의 사랑과 용기도 부러웠다.

나도 "기다려주세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고 내게 말해 줄 사람이 있다면 좋을텐데...ㅜ.ㅜ

영화 속 커플인 다케우치 유코와 나카무라 시도가 이 영화를 통해 실제로 결혼까지 골인하여

영화 속 그들의 연기가 더욱 실감났던 가슴 따뜻한 영화(물론 지금은 이혼했지만 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전학생인 에이드리언 핀은 빛나는 총명함으로 토니, 콜린, 앨릭스 삼총사와 가까워진다.

자 다른 대학을 진학하고서도 편지를 주고 받으며 친분을 이어가던 그들.

토니는 자신의 여자친구였던 베로니카와 사귀게 되었다는 에이드리언의 편지를 받고

그들을 축복하는(?) 편지를 보낸 걸로 기억하고 그들을 잊고 지냈는데

느닷없이 에이드리언의 자살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리고 세월이 40여 년 지나 토니는 베로니카 어머니가 남긴 유산과 함께

에이드리언의 일기장이 자신에게 유품으로 남겨진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인간의 기억이 얼마나 믿을 수 없느냐는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에 소개되었던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실험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그동안 믿을 수 없는 뇌와 기억에 대한 책들인 '뇌의 거짓말', '뇌, 생각의 한계' 등을 통해

남의 기억은 물론 자신의 기억도 무조건 신뢰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는데

이 책의 주인공 토니의 기억도 믿을 수 없는 기억의 전형이었다.

보통 사람들이 자기중심적이어서 무슨 일이든 자기 합리화를 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기억마저 자신에게

유리한 것은 과장되게 기억하고 불리한 것은 저장하지 않던가 왜곡시켜 저장하는 경우가 많다.

'각자의 기억은 그의 사적인 문학'이라는 올더스 헉슬리의 말이 기억의 본질을 잘 대변해주는데

화려한 무용담을 늘어놓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사람들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지만

이 책에선 토니가 에이드리언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 모든 사건의 원인이었다.

예전 일을 가지고 서로의 기억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고, 완전히 다른, 양립할 수 없는

얘기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기억을 뒷받침하는 다른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순전히 기억에 의존하는

진술만 있다면 과거의 일을 어떻게 판단하는 게 맞는지 정말 고민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순간의 감정을 참지 못하고 후회할 일들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자친구인 베로니카가

자신과 헤어지고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친구인 에이드리언과 사귀자 질투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악담을 쏟아낸 토니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결국 비극을 초래하게 된 책임에선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딱 그 순간만 참으면 될 것을 우리는 늘 어리석게도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게 실수를 하는데

책 속의 토니가 그런 안타까운 경우의 전형이었다.

 

기억에 관한 얘기 외에도 이 책에선 역사에 관한 흥미로운 정의가 많이 등장한다.

역사를 승자의 거짓말이라고도 하고 패배자들의 자기기만이라고도 하는데 역사는 살아남은 자,

대부분 승자도 패자도 아닌 이들의 회고에 더 가깝다는 평가가 가장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흔히 승자들의 기록을 역사로 생각하기 쉽지만 결국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승자나 패자가 아닌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이란 점에서 마지막의 정의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한편 에이드리언의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란

정의도 나름 설득력이 있었는데 대표적인 역사가인 카가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정의한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와도

어느 정도 통하는 부분이 있는 정의가 아닌가 싶었다. 현존하는 자료와 기억을 바탕으로

최대한 재구성한 게 바로 우리가 역사라고 부르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2011년 영연방 최고의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많은 의미와 생각할 거리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 우리가 문학작품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단순히 개연성 있는 흥미로운 얘기를 읽는 즐거움은 아닐 것이다.

인간의 기억과 인류의 역사를 심판대 위에 올려 놓은 작가 줄리언 반스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소설의 매력이 뭔지를 제대로 아는 작가라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을 통해 받은 줄리언 반스에 대한 나의 예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른 작품을 통해 확인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품절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입니다.-34쪽

역사는 살아남은 자, 대부분 승자도 패자도 아닌 이들의 회고에 더 가깝다는 것을.-101쪽

어쩌면 이것이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의 차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미래를 꾸며내고, 나이가 들면 다른 사람들의 과거를 꾸며내는 것.-14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