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링
유하 감독, 송강호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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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후배에게 승진에서 밀린 강력계 형사 상길(송강호)은 고과 올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별로 영양가 없는 분신자살로 추정되는 사건을 맡게 된다.

게다가 새파란 여형사 은영(이나영)이 파트너가 되어 불만이 가득한 상태에서 자살로 생각되던

사건이 시한벨트발화장치에 의한 계획살인임을 알게 되자 독단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는데...

 

얼마 전에 읽은 일본 추리소설 '얼어붙은 송곳니'를 영화로 만든 작품인데 왠지 모를 어색함이

묻어 나왔다. 당연히 영화가 원작과 동일하진 않겠지만 원작에서의 다키자와 형사(영화 속 상길)와

다카코(영화 속 은영)의 캐릭터가 영화에서는 많이 희석된 느낌이 들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의 한 명인 송강호도 승진에 혈안이 된 형사라는 좀 어정쩡한 캐릭터를

맡다 보니 그다지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지 못했고 은영 역의 이나영은 어색함 그 자체였다.

또 하나의 주연이라 할 수 있는 늑대개 질풍의 활약(특히 은영과의 추격전)도 책을 읽으면서

연상했던 장면들을 만들어내지 못해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원작을

우리의 상황에 맞게 각색하는 과정에서 인물들의 성격이나 사건의 줄거리가

좀 변형이 되다 보니 스릴러로서의 재미가 반감된 감이 있는 작품이었다.

일본의 베스트셀러를 우리가 영화로 만들 때는 국산화를 시도하더라도

좀 더 신경을 써야 나름의 완성도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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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의 문제 진구 시리즈 1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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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기사를 하던 진구는 어느 날 손님으로부터 휴대폰을 줄 테니

원주에 가서 자신한테 전화를 해주면 50만 원을 주겠다는 이상한 제안을 받는다.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 진구는 일단 제안에 응하지만

왠지 모를 찝찝한 마음에 손님을 뒷조사하기 시작하는데..

 

영미권이나 일본, 북유럽의 추리소설들을 즐겨 읽으면서 늘 느끼는 아쉬움은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동안 한국 문학계에서 미스터리 작품은 완전히 찬밥신세였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러다 보니 늘 낯선 외국의 작품들만 읽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는데

현직 판사이면서 추리소설을 내놓은 도진기 작가의 등장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라 할 수 있었다.

이번에 이 책으로 그의 작품을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이 책만으로도 충분히 그가 한국 미스터리계를 짊어재목임을 알 수 있었다.

 

총 7편의 중단편이 실린 이 책에선 대학을 중퇴하고 빈둥거리지만

날카로운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청년 진구와 그의 여자친구 해미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셜록 홈즈 이후 추리소설의 기본 형식인 명탐정과 조력자 구조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주로

해미가 자기 주변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물어오면 진구가 마지못해 해결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순서의 문제'에선 교묘한 알리바이 트릭이 구사되는데 이 트릭을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도

들었지만 상속문제와 얽히면서 역시 법조인다운 트릭을 선보인 것 같다.

'대모산은 너무 멀다'에선 진구의 여친 해미가 지하철에서 본 남자의 정체를

알아맞추는 얘기가 펼쳐지는데 드러난 정체는 정말 충격적이라 할 수 있었다.

'막간 마추피추의 꿈'은 앞 사건에서 받은 상금으로 해미와 페루 여행을 떠나기로 했던 진구가

비행기를 놓쳤음에도 해미보다 먼저 페루에 도착한 비법(?)을 공개하는데

우리의 경직된 사고를 통쾌하게 박살내주었다.

 

'티켓다방의 죽음'에선 해미의 먼 친척 아저씨의 자살로 추정되는 죽음으로 인해

보험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외숙모를 도와주기 위한 진구의 집요한 노력이 펼쳐지는데

사건의 진실은 몇 번이나 엎치락뒤치락 하지만 무엇보다 돈을 받게 되자 안면몰수하는

씁쓸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그나마 산전수전 다 겪은 진구가 이런 꼴을 당할 걸

미리 예상하고 조치를 취해놓았으니 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신 노란 방의 비밀'은 제목만 보면 가스통 르루의 명작을 떠오르게 했는데

시를 배울 때 나왔던 공감각의 새로운 사용법을 알게 되었다.

'뮤즈의 계시'에서도 알리바이 트릭과 작가의 전문인 법정 장면까지 등장해 더욱 흥미진진한

얘기가 펼쳐지는데 예상 못한 변호인측 증인의 대활약이 펼쳐졌다.

마지막 작품인 '환기통'에선 환기통에서의 불가능 범죄를 다루고 있는데

알고 보면 정말 허무한 트릭이라 할 수 있었다.

 

대학중퇴생이면서 각종 사건사고를 해결해 받은 포상금으로 유유자적 살아가는 진구와

그의 생활태도는 맘에 안 들지만 번득이는 추리력에 그를 떠나지 못하는 해미 커플이 등장하는

도진기 작가의 한국형 추리소설은 그동안 내가 읽었던 외국의 추리소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물론 사용된 트릭이나 사건의 전개 등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등장인물이나 장소 등 모든 것이 익숙한 국산이어서 훨씬 더 편안하고 와닿았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다'는 신토불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님을 잘 보여준 것 같다.

현직 판사인 도진기 작가는 내가 꿈꾸던 그런 능력을 보여줘 너무 부러웠다.

나도 미스터리 작가가 되고 싶은 희망은 있지만 그럴 만한 재능이 없기에 그냥 포기하고 사는데

주중에는 법원 업무를, 주말에는 미스터리를 쓴다는 도진기 작가의 능력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미스터리팬으로선 도진기 작가가 판사를 그만두고 작가에 전업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그건 너무 무리한 부탁일 것 같고 지금처럼 꾸준히 활동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의 또 다른 분신 변호사 고진이 활약하는 '어둠의 변호사' 등도 빨리 만나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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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퀸
이석훈 감독, 황정민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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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인 황정민은 등 떠밀려 지하철에 떨어진 남자를 구하게 되고

유명세를 타게 되자 얼떨결에 민진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게 된다.

황정민의 아내인 정화는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가수 오디션에 참가하는데...

 

중년의 나이에 자신의 꿈을 실현해나가는 부부의 모습을 그린 영화.

변호사이지만 사무실 꾸려나가기도 힘들었던 황정민이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거나

40대 아줌마로 댄스 가수에 도전하는 정화 모두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도전 자체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었다. 더 대단한 사실은 정민이 자신의 시장선거전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었던 정화의 댄스 가수 데뷔를 인정하고 지지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보통의 경우 남편 앞 길에 재 뿌린다고 비난하면서 못하도록 막는 게 다반사일 것 같은데

아내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정민의 넓은 마음이 그야말로 대인배이자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두 주인공이 본명으로 출연할 정도로 나름 사실감을 배가

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이 영화 속 두 주인공처럼 살기는 현실에서 쉽지 않을 것 같다.

두 주인공처럼 중년에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소신껏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대중들의 바람을 대리만족 시켜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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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것 - 인류는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었는가!
후베르트 필저 지음, 김인순 옮김 / 지식트리(조선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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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최초의 것이 있고 그 최초로부터 지금의 모습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것 외엔 최초를 알기는 쉽지 않다.

특히 인류를 기준으로 최초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아닌가 싶다.

역사에 기록되어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은 그나마 확인할 수 있지만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경우

유물이나 유적을 통해 겨우 추정을 할 수 있는 정도인데 이 책에서는 인류의 삶을

결정적으로 변화시킨 최초의 것 18가지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인간을 다른 영장류들과 구분시켜 주는 특징 중 하나인 직립보행은 약 7백만 전에 처음으로 등장했는데

인류가 물가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속에서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직립보행을 하게 되었다고

추측하고 있다. 또 하나의 인류의 특징인 도구 사용은 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뗀석기로부터 시작되었고

최초의 이주자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유럽과 아시아쪽으로 이주한 사람들이었는데

인류의 최초는 역시나 대부분 아프리카에서 시작되는 게 많았다.

인간의 또 하나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인 말은 150만 년에서 200만 년 전에 시작했다고 하는데

엄마와 아이 사이에 하는 베이비 토크인 '마마마', '쯧, 쯧, 쯧'에서 발달했다고 하니

인류가 처음부터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도구 사용보다 더 늦다) 직립보행이나 뇌의 발달

및 털의 감소, 생활방식의 변화 등으로 의사소통수단이 필요해졌기 때문에 생겨났다는 것으로

문자와 달리 말은 당연히 인류의 역사와 같이 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과는 완전히 달랐다.

인류 최초의 예술가와 관련해선 알타미라 동굴이나 라스코 동굴 벽화가 아닐까 싶었는데

이 책에선 쇼베 동굴의 동물그림이 최초라고 한다.

 

인류 최초의 악기는 예상밖에 피리였는데 쇼베 동굴의 그림보다 더 빨라

음악이 미술보다는 형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초의 가축은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개였는데 그 당시 지금과 같은 개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늑대를 길들인 것이 지금의 개가 되었다고 한다.

최초의 관리는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인에게서 나왔는데

관리의 등장으로 문자가 발명되게 되었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맥주하면 독일이라고 흔히 생각하는데 최초의 맥주는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되었고,

최초의 컴퓨터가 애니악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이미 기원전에 행성의 운행,

월식과 일식을 계산할 수 있는 컴퓨터(?)가 존재했다는 놀라운 주장을 한다

(컴퓨터의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겠지만ㅋ).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인류 최초의 것들 중 대부분은 지금까지 발견된 유물 등에 의하면 그렇다는

것으로 인류 최초는 앞으로 얼마든지 변할 가능성이 있다. 나름 역사에는 관심이 많은 편이지만

역사를 넘어선 고고학적인 내용, 특히 선사시대의 인류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고

잘 알지도 못했는데 이 책을 보니 초기 인류의 삶이 어떻게 발전해 나갔는지를 대략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굳이 이런 것까지 '최초의 것'을 알 필요가 있을까 싶을 것도 있었지만

뭐든지 최초는 상당한 의미를 가지는 게 아닌가 싶다.

개인으로 봐서도 최초의 경험은 일생에 영향을 끼치곤 하는데

우리가 잘 모르고 지냈던 인류의 최초의 것들을 여러 자료를 통해 잘 정리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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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2disc)
윤종빈 감독, 최민식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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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관공무원을 하다 비리로 옷을 벗을 위기에 처한 최익현(최민식)은

마지막으로 크게 한 탕을 하기 위해 적발한 마약을 가지고 부산 최대 조직의 보스

최형배(하정우)와 거래를 시작하고 두 사람은 찰떡궁합이 되어 사업(?)을 크게 벌리는데...

 

노태우 대통령 시절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범죄를 척결하겠다고 난리를 친 적이 있다.

일반 국민 입장에서야 범죄를 없애기 위해 정부가 노력하는 거야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인데

당시엔 그것도 국면전환용의 일종의 '쇼'로 이용되었다.

과연 얼마나 성과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권 자체가 부도덕했기에

누가 누구를 처벌하겠다는 건지 우스운 모양새라 할 것이다.

이 영화는 그 당시를 배경으로 전직 비리공무원 출신으로 로비스트인 최익현과

조폭 두목인 최형배의 한때 좋았던 시절과 서로를 배신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어떤 역을 맡아도 그 역 이상을 소화해내는 최민식은 이 영화에서도 그의 진가를 여실히 보여줬고

요즘 각광받고(?) 있는 하정우도 나름 분전한 영화였는데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비정한 현실을 보여준 점에서 마틴 스콜세지의 '좋은 친구들'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영화의 마지막에 아무리 썪은 돈이라도 결국 그 돈으로 자식들을 성공시키고

편안한(?) 노년을 보내는 우리의 일그러진 현실을 보여줘 씁쓸한 마음이 들게 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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