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은교
정지우 감독, 박해일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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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시인 이적요(박해일)는 근처에 사는 은교를 만나면서 묘한 흥분을 느끼게 된다.

은교가 집안일을 거들어주면서 이적요의 집을 계속 찾아오자

이적요는 삶의 활기를 되찾게 되고 은교에 대한 욕망을 소설로 승화(?)시키는데...

 

여고생 은교에 대한 노시인의 욕망과 그들 사이에 끼어든 이적요의 제자 서지우 사이의

삼각관계를 다룬 영화로 개봉 전부터 남녀 배우의 화끈한(?) 노출수위로 화제가 되었다.

사실 확실한 노출이 있긴 한데 그다지 감흥이 없었던 것은

노출 자체가 영화 흐름상 그다지 자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영화 내용 자체는 미성년자인 은교를 사랑하는(?) 이적요의 관점에서 주로 진행되는데

그 유명한 롤리타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비록 롤리타를 소설이나 영화로 직접 보지 않아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이적요의 감정은 나이를 초월해서 참을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싶다.

성적인 부분이 개입해서 그렇지 사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이 노인이 되었다고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 대상인 미성년자이다 보니 사회통념상 이를 금기시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

게다가 이적요가 자신이 쓴 작품을 서지우의 이름으로 출간하게 하거나 서지우가 소설 '은교'를

몰래 훔쳐 출간하는 등의 스승과 제자사이에 묘한 갈등과 질투가 얽히면서 결국 세 사람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고 마는데 그리 공감이 가진 않았지만 뭔가 모를 저릿함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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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오레 오늘의 일본문학 10
호시노 도모유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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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에서 우연히 다이키라는 남자의 휴대폰을 주은 히토시는

다이키의 어머니가 전화를 하자 다이키 흉내를 내며 전화를 받고

사고를 쳤다며 2백만 엔을 보내달라고 한다.

생각보다 다이키의 어머니가 손쉽게 속아넘어가 돈을 계좌이체로 받았지만

며칠 후 집에 돌아가 보니 다이키 어머니가 들어와 자신을 다이키로 대하는데...

 

제목인 '오레오레'는 일본어로 '나야, 나'란 의미인데 노인들을 상대로 다짜고짜 전화를 걸어

아들인 척 흉내를 내며 돈을 보내라고 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수법을 써서 노인들의 쌈짓돈을 뺏는 파렴치한들이 기승을 부리곤 했는데

이 소설 속 주인공인 히토시가 바로 다이키의 어머니를 상대로 그런 짓을 한다.

처음에는 바로 만연한 보이스피싱 사기를 소재로 한 사회고발성 소설이 아닌가 싶었는데

단순히 그런 경지를 넘어서는 작품이었다.

이 소설의 독특한 점은 바로 등장인물들이 모두 히토시를 닮은 모습이라는 것이다.

무슨 복제인간들도 아니고 주변 인물들이 하나씩 자신을 닮아가더니

결국은 온통 '나'로 가득한 세상이 되고 마는데 어떻게 보면 개성을 상실한 채

주체성을 잃어버린 현대인의 모습을 상징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소설 속에서도 원래 나와 '나'공존하는 혼란스런 상황이 점점 확대가 되는데

어느 순간이 되면 진짜 내가 누구였는지를 모를 정도의 당혹스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

모두가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하게 되고 상대의 생각마저 읽을 수 있는 단계가 되니까

사회생활이 어쩌면 모두가 내 맘 같은 편한 상황이 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한 편으론 내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공개된

불편한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모순된 감정 속에 빠지게 된다.

결국 하나씩 나로 변신해가는 사람들은 서로를 삭제시키기 시작하는데...

 

지극히 현실적인 사회문제를 소재로 하다가 느닷없이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나'로 바뀌는 판타지 같은 얘기가 펼쳐져서 좀 당황스럽기도 했던 이 작품은

결코 황당한 얘기로만 치부할 성질은 아닌 것 같았다.

노래 가사처럼 내 속에 너무도 많았던 내가 실제로 존재하게 된다면

그다지 달갑지 않은 상황들이 연출될 것인데 타인과 소통하기도 결코 쉽지 않지만

나를 떠난 나와 소통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치 진정한 내가 누구인지를 가리기 위해 서로 죽고 죽이는,

그리고 그 인육을 먹는(나를 흡수하는?) 그런 지경까지 이르는데

어쩌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었다.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느낌이 들 정도로 파편화된 관계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자신조차 누구인지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소통하긴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인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마라'는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급급해

자신을 잃어버린 우리들에게 진정 자신이 누구인지를 돌아보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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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악몽
미타니 코키 감독, 후카츠 에리 외 출연 / 디에스미디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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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을 변호하게 된 에미(후카츠 에리)는

피고인이 사건 당시 패전무사때문에 가위에 눌려 꼼짝할 수 없어서 아내를 살해할 수 없었다는

알리바이를 주장하자 이를 입증하기 위해 패전무사 유령을 증인으로 신청하는데...  

 

유령이 재판에 증인으로 등장하여 진실을 밝히는 사법사상 전대미문의 코메디를 그린 영화.

최근 운이 나쁘고 죽음을 가깝게 느끼는 순간이 있었으며

시나몬티를 좋아하는 특별한 조건을 갖춘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유령을 증인으로 신청하는 거나

재판부에서 이를 받아주는 황당한 상황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는데

실제로 유령이 증인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살인을 비롯한 상당수의 범죄가 해결되지 않을까 싶은

즐거운 상상도 해보지만 유령의 위증도 막을 수 없으니(위증죄로 처벌할 수도 없다ㅎ)

실제 피해자인 유령 외엔 그다지 실효성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암튼 유령이 존재하고 유령이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벌어지는 코믹한 에피소드들을 그린 유쾌한 법정 코메디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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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알랭 드 보통 지음, 박중서 옮김 / 청미래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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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만큼 민감한 주제도 없을 것인데 인류의 역사를 보면 종교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경우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경우가 많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종교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대부분이 종교에 편향된 자들이 저지르는 만행 때문이라 할 것인데

그러다 보니 종교를 유독 강조하거나 내세우는 사람들을 보면 거부감부터 생기는 편이다.

종교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굳이 유신론자와 무신론자로 구분한다면 무신론자에 가깝긴 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신이 존재하든 안 하든 인간이 신이란 존재에 좌우될 필요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인데,

스스로 무신론자라고 얘기하는 알랭 드 보통은 이 책에서 종교가 무신론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측면을 설명한다.

 

종교가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는 사실은 나도 부인하진 않는다.

특히 요즘과 같이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는 피폐한 상황에

종교가 정신적인 위안과 의지가 되기도 한다.

예전에는 너무 종교 중심의 공동체여서 종교가 사람들을 억압하는 수단이 되었지만

이젠 지나치지만 않다면 종교가 공동체의식도 부여하고

법률로서 규율하지 못하는 도덕과 예절을 준수하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물론 종교가 이런 역할을 하는 것 자체에 대해 자유의지론자들은 탐탁지 않게 생각하지만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통제하면서 살기에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의 수위가 너무 높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종교는 모든 것을 실용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요즘의 세태를 제어해주는 역할도 한다.

교육에 있어서도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그런 학문들이 선호되고 있지만

존재의 의미나 삶의 목적 등 보다 근본적인 질문들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철학 등의 인문학의 필요성을 종교가 부여하곤 한다.

 

이 책에선 이 밖에도 미술, 건축, 제도 등 여러 분야에 있어 종교의 긍정적인 측면을 얘기하는데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고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는 측면도 있었다.

아무래도 서양 사람이라 기독교가 주된 소재로 등장하는데 불교 등

다른 종교도 거론하고 있어 역시 알랭 드 보통의 해박한 지식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에는 종교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그런 세상이었는데 요즘은 오히려 조롱의 대상이 된 느낌이 든다.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종교는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편인데

이는 종교 본연의 순수성을 상실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알랭 드 보통이 이 책에서 얘기한 것처럼 무신론자이더라도 종교의 긍정적인 기능을 무시할 수 없는데

우리나라에선 유독 모범이 되기보다는 부적절한 면모만 보이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요즘과 같이 상처받은 영혼들이 많은 세상에 분명 종교가 적절한 치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임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독선과 자기 욕심 채우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종교계의 처절한 자기반성과 개혁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그래야 기존의 신도들은 물론 무신론자들도 종교의 긍정적인 역할에 공감하고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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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그레이 (1disc)
조 카나한 감독, 더못 멀로니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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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에서 작업을 마치고 비행기로 돌아가던 일행들은 난기류에 설원에 추락하게 된다.

오트웨이(리암 니슨)를 비롯해 간신히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혹한의 추위 속에 호시탐탐 자신들을 노리는 늑대들로부터 처절한 생존투쟁을 벌이게 되는데...

 

'테이큰' 이후 액션 배우로 더 익숙해진 리암 니슨이 이번에는 늑대와의 한판대결을 벌인다.

안데스 산맥에서 추락한 비행기 생존자들의 실화를 담은 '얼라이브'와 유사한 설정이라 할 수 있었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위협요소는 늑대들이었다. 늑대들의 공격이 상당히 위협적으로 그려지는데

생존자들을 좀 봐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ㅋ

생존자들을 하나씩 제거해나가던 늑대 무리들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오트웨이가

결국 살아남았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엔드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꼭 기다려야 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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