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3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3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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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란도샘'이란 애칭으로 청춘들의 멘토가 되었지만 김난도 교수의 원래 전공은 트렌드 연구다.

2007년부터 매년말 그 해의 트렌드를 그 해 12간지 동물의 영어 단어를 이용한

열 개의 단어로 제시했는데, 나도 2010년의 'TIGEROMICS'를 시작으로

2011년의 'TWO RABBITS'를 거쳐 2012년의 'DRAGON BALL'까지

3년 동안 그의 책을 통해 다음 해의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는 일에 동참하다 보니

이젠 자연스레 다음 해의 트렌드를 뭘로 선정했을지 궁금해지게 된다.

특히 2013년은 나의 해이기도 해서 더욱 호기심이 동했는데 란도샘이 제시한

2013년 계사년의 트렌드 키워드는 바로 프로레슬링의 필살기인 'COBRA TWIST'였다.

 

'COBRA TWIST'에 들어가기에 앞서 2012년 트렌드로 예측했던

'DRAGON BALL'이 제대로 들어맞았는지 점검을 하는데,

대다수의 대한민국 사람들은 'DRAGON BALL'을 모아 소원을 빌지 못했을 것 같다.

'DRAGON BALL'이 뜻하는 '진정성을 전하라', '이제는 로가닉 시대', '주목경제가 뜬다',

'인격을 만들어 주세요', '세대 공감 대한민국', '마이너, 세상 밖으로', '스위치를 꺼라',

'자생, 자발, 자족', '차선, 최선이 되다', '위기를 관리하다'가 어떻게 현실화되었는지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주는데,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적중한 것으로 생각되는 게

'세대 공감 대한민국'과 '마이너, 세상 밖으로'였다.

올해는 '건축학 개론'을 시작으로 '응답하라 1997'로 이어지는

1990년대에 대한 향수가 열풍이 일었던 한 해였다.

1990년대는 가장 많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세대접점의 공간으로,

나도 청소년기와 대학생 시절을 보내서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을 통해 확인된 B급 문화의 대중화인데,

SNS 등을 통해 주류문화만이 아닌 다양한 문화를 선택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

마이너문화가 각광받게 된 배경이 된 것 같다. 그 밖에 힐링이 출판계나 문화계의 중요한 키워드가 된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병들고 치쳤음을 반증하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

 

2013년의 키워드 'COBRA TWIST'는 '날 선 사람들의 도시', '난센스의 시대',

'스칸디맘이 몰려온다', '소유냐 향유냐', '나홀로 라운징', '미각의 제국', '시즌의 상실',

'디톡스가 필요한 시간', '소진사회', '적절한 불편'의 영어 앞글자를 딴 것으로

'날 선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소통과 공감의 키워드라 할 수 있었다.

저자는 이 10가지 키워드를 계속 날카롭고 치열해지는 한국 사회의 변화,

그러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몰두와 침잠으로 대응하는 개인적 대처,

그리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대두의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사회적 불안감의 증가로 인한 날 선 사람들의 증가는 각종 묻지마 범죄로 여실히 증명되고 있고,

네트워크시대를 넘어 초연결시대가 됨에 따라 소유가 아닌 향유적 소비형태가 대두되며,

1인 가구의 증가로 나홀로족에 맞춘 솔로 이코노미의 성장, 맛집 열풍에 따른 미각 노마드족의 등장,

시즌 개념의 모호화로 인한 타임마케팅의 중요성, 각종 물질과 환경에서 오는 독성과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물리적, 정신적 디톡스의 필요성 등

다가오는 2013년 검은 뱀의 해에는 불확실성이 한층 더 가중되는 상황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헤치고 나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상황을 10개의 트렌드로 잘 압축하였다.

양면적 속성을 가진 뱀처럼 2013년은 그야말로 본인이 하기 나름에 따라

완전히 다른 한 해를 각자 보내게 될 것 같다.

이 책에서 전망하는 트렌드를 잘 읽어내면서 자신만의 필살기를 잘 갈고 닦는다면

프로레슬링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코브라 트위스트'로 2013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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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1 - 시대가 만든 운명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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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은 조선 후기에 나름의 족적을 남긴 인물이라 할 수 있는데

요즘 세종에 맞먹는 성군의 반열에 오른 정조와 더불어 조선 후기 개혁의 선봉에 섰지만

집권세력인 노론벽파에 막혀 원대한 꿈을 접어야 했던 인물이다.

뛰어난 능력으로 정조의 총애를 받아 승승장구하던 시절도 잠시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으며 귀양살이를 해야 헀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정약용과 정약용 못지 않게 업적을 남긴

정약전 등 그의 형제들의 얘기를 다룬 이 책은 '조선왕 독살사건' 등으로 대중들과 친숙해진 이덕일이

다산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낸 개정판으로, 전에 읽었던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에서

저자가 주장한 내용과 동일한 맥락에서 정약용과 주변 인물들의 삶을 담아내고 있다.

 

1권에는 정약용의 출생에서부터 정조에게 발탁되어 활약하던 시절의 얘기를 다루고 있는데,

정약용의 인생을 논하기 위해선 그와 떼레야 뗄 수 없는 정조와의 인연을 먼저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정약용은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에서 죽었던 비운의 사도세자가 죽은 해인 임오년에 태어났다.

아버지 정재원이 생원이던 시절 영조를 만났 듯 정약용도 정조와 생원이 되면서 첫만남을 가졌다.

그 뒤 자신이 내준 과제들을 해결하는 솜씨에 반한 정조의 눈에 든 정약용은

사도세자와 묘한 인연으로 인해 더욱 정조의 신임을 받지만,

정권실세들인 노론벽파에겐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게다가 당시 남인들에게 유행이던 천주교에 연루되면서 노론벽파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1권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정약용이 암행어사, 지방관을 할 때의 얘기도 담고 있다.

이후 '목민심서'를 통해 바람직한 관리의 모습을 제시했던 정약용은

자신이 실제 임무를 수행할 때 백성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정치를 펼쳤다.

대선을 맞이하여 후보들마다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하지만

과연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지 의문인데

정약용은 몸소 공직자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고 할 것이다.

그가 정치적으로 몰락했던 남인 집안의 인물인 점도 출세에 지장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천주교와의 깊은 인연이 그를 괴롭혔다.

한때 천주교를 믿기도 했고 그의 가족들 중에 신자들이 많다 보니(특히 조선 최초로 세례를 받은 이승훈이 그의 매형인 사실을 이 책으로 처음 알았다) 유교가 모든 걸 지배하던 세상에서

탄압을 받는 건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다.

부모의 신주를 불태운 진산사건이 발생하자 정약용은 천주교와의 인연을 끊지만

그의 약점만 노리던 노론벽파에게 이미 그는 천주교신자라는 낙인이 찍힌 상태였다.

비교적 천주교에 관대했던 정조도 진산사건 발생 이후 천주교를 방치할 수만 없는 입장이 되었고

정조가 노론벽파에 의해 독살당한 후 본격적인 천주교 탄압이 시작되자

정약용은 귀향을 가게 되는데 그나마 목숨을 부지한 게 천만다행한 일이라 할 것이다.

 

이렇게 1권에서는 정조시대의 정약용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데

정조 사후의 그의 삶을 다룬 2권이 오히려 정약용의 진가를 드러내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현실정치에서는 탄압 받고 소외되지만 오히려 그 시간을 저술과 연구에 보내면서

명작들을 남기게 되었으니 결과론적으로는 전화위복이 된 게 아닐까 싶다.

정조와 정약용 콤비가 좀 더 오래 호흡을 맞추며 세상을 바꿔나갔으면

조선 후기 역사가 지금과 완전히 달라졌을 수도 있을 거란 아쉬움도 있지만

절망적인 시간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간 그의 위대함이

아직까지도 그를 대학자로 대접받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싶다.

저자의 말대로 그는 인생에서는 실패했고 역사에서는 성공한 불행한 인물이지만

그가 남긴 저작들에 담긴 정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여러 분야에 걸친 그의 업적은 후세에 의해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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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보이 (1disc)
정지우 감독, 김혜수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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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조선총독부 1급 서기관으로 잘 나가는 모던보이였던 이해명(박해일)은

우연히 비밀구락부에서 본 멋진 댄서 조난실(김혜수)에게 반해

친구인 검사 신스케로 자신을 속이고 그녀에게 접근하는데...

 

친일파로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모던보이가 독립운동을 하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서

독립투사로 변신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내용 자체는 그다지 색다를 것도 없고

좀 엉성한 편이지만(왠지 '원스 어폰어 타임'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

영상이나 나이를 잊은 듯한 김혜수의 매력은 괜찮았던 것 같다.

아마도 감독이 의도한 깊이 있는 메시지 전달은 좀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해명이라는 캐릭터 설정이 좀 어설프고

스토리 전개도 그다지 매끄럽지 못한 인상을 받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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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4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2
도진기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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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이 아직까진 대중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황금가지에선 꾸준히 추리 스릴러 단편선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4권까지 선보였는데 3권을 재밌게 읽었던 관계로 이 책도 나름 기대를 했는데

다양한 스타일의 흥미로운 10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었다.

 

첫 스타트를 끊은 작품은 '순서의 문제'로 이미 그 실력을 맛보았던 도진기 작가의 작품으로

형사소송법상 일사부재리 원칙을 절묘하게 이용하는 범인과

그보다 한 수 위인 검사의 치열한 대결이 정말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현직 판사여서 그런지 법률적인 문제를 추리소설로 잘 녹여낸 작품이었는데

생각하지도 못한 허점을 파고드는 범인과 그런 범인의 계략을 간파하고

더 큰 함정을 파는 검사의 노련미가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노조원들 간의 성추행 문제를 소재로 한 '그곳에 누군가 있었다'는 예상밖의 반전이 돋보였는데

언제 어디서나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줬다.

바람난 아내에 대한 서글픈 응징을 다룬 '빈 집'과 

죽은 어머니가 잃어버린 지갑의 미스터리를 다룬 '유실물'은

요즘의 세태를 잘 반영한 작품들이었고, '시장의 살인'은 전편에 수록되었던

'혈의 살인'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고구려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추리물이었다.

 

학교 급식비 도난사건, 쓰레기 무단 투기 등 일상의 사건들을 해결하는 탐정의 얘기를 다룬

'오늘의 탐정'은 와카타케 나나미의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을 연상시켰고,

폐허상태인 아파트 재개발 단지에 숨어든 킬러의 얘기를 그린 '은둔자(들)',과

제천의 강변에서 연이어 발생한 익사사고 속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물뱀'은 스릴러의 묘미를 잘 보여주었다.

영화같은 반전을 선보인 'M병원의 기적'과 걸그룹 사이에서 발생한 귀고리 도난사건을 해결하는

귀여운 콤비 설록수와 김영진의 활약상을 다룬 '협찬은 아무나 받나'까지

수록된 10편 모두 작품마다의 개성이 녹아 있었다.

 

추리, 스릴러 소설의 애독자로서 우리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다. 

아직은 소설 분야에서도 비주류라 할 수 있고, 

다른 나라의 작품들에 밀려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과 같이 참신한 작품들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 

많은 작가들이 좋은 작품들을 내놓다 보면

언젠가 우리도 추리 스릴러 작품들이 주류 대접을 받을 날이 올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그 밀알이 되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이 책에서 만난 작가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장르소설 마니아로서의 소소한 재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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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 확장판 (2disc)
피터 잭슨 감독, 이안 맥켈런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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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골이 골룸이 된 사연으로 시작하는 반지의 제왕 3편.

사루만을 힙겹게 물리쳤지만 사우론은 여전히 건재하다.

이제 어둠의 군대를 총동원해 곤도르로 진격하고

곤도르의 왕위 계승자 아라곤과 그의 친구들은

인간 세계를 지키기 위한 목숨을 건 일전을 준비하는데...

 

드디어 시리즈를 마스터했다.

엄청난 러닝타임으로 시도하기 어려웠지만

1편을 시작하고 나니 그 다음부턴 탄력이 붙어서 끝낼 수 있었다.

역시 시작이 어려운 법. ㅋ

 

곤도르 왕국의 미나스 티리스에서 펼치는 전투씬이

역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것 같다.

그 순간 가까스로 불의 산에 도착한 프로도는

절대반지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위기를 자초하지만

그의 변함없는 친구인 샘의 도움으로 간신히 임무를 완수한다.

샘과 같은 친구가 있다는 걸 프로도는 감사해야 할 듯

그리고 물귀신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골룸의 노력도 가상함.ㅋ

 

악의 군주 사우론에 대항해 인간 세상을 지키기 위한 험난한 여정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사실 마지막에 좀 질질 끄는 듯해서 아쉬웠지만

판타지 문학의 대작 '반지의 제왕'을 스크린에 옮기는 작업은

성공한 것 같다(물론 원작을 안 읽어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반지의 제왕'시리즈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는

사사로운 욕망을 이기고 대의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바치는 것이

진정한 용기이자 우리가 추구할 바람직한 삶이란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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