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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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로버트 퍼시그-5쪽

모든 마을에는 횃불이 있다. 바로 교사다.
그리고 그 횃불을 끄는 사람이 있다. 성직자가 그렇다.

빅토르 위고-473쪽

종교는 인간 삶에서 네 가지 주요 역할을 해왔다고 여겨진다. 설명, 훈계, 위로, 영감이 그것이다. -531쪽

분명히 예외가 있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종교에 집착하는 주된 이유는 종교가 주는 위로 때문이 아니라 교육에 따른 무의식적인 수용, 그리고 대안(믿지 않음)에 대한 인식 부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5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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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 창비세계문학 19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송승철 옮김 / 창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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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는 대중문화의 인기 있는 상품 중의 하나로

책으로는 물론 영화, 연극 등 각종 장르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그 기본적인 줄거리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지만 

원작을 제대로 읽어 본 사람 역시 거의 없을 것 같다.

낮에는 지킬 박사, 밤에는 하이드씨로 이중생활(?)을 하는 이중인격의 대명사로 알고 있지만

도대체 그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선 역시 원작을 읽어야만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번에 창비에서 새로 세계문학전집을 발간하면서 이 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보물섬'으로 유명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이 책은 추리소설의 형식으로

선와 악의 양면성을 가진 인간의 고뇌를 잘 표현하고 있다.

사실 누구나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가 동일 인물임을 알고 있는 상태라

하이드씨의 정체가 밝혀질 때의 충격적인 반전을 느낄 사람은 없겠지만

처음에 이 책이 나왔을 때는 아마도 영화 '식스 센스'급의 반전이었지 않나 싶다.

요즘은 워낙 반전을 다룬 책이나 영화를 많이 접하다 보니 이런저런 반전을 추측할 수 있지만

이 책이 나온 19세기 후반쯤에는 선량한 과학자와 악마같은 범죄자가 동일 인물이란 설정은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해서 큰 성공을 거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그다지 부각되지 않은 것 같다.

사람이면 누구나 선과 악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는데

어느 한쪽만 가지고 그 사람을 평가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 책에서 지킬 박사는 자신의 숨겨진 욕망을 하이드라는 또 다른 정체성으로 표출시키면서

분출하는데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도 억압받던 당시를 감안하면 그가 만들어낸 하이드씨는

위선적인 사회에 대한 반발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역자가 작품해설에서 언급한 것처럼 문제만 제기하고 정면대결을 회피하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이성으로 대표되는 지킬 박사와 욕망으로 대표되는 하이드씨는 인간이 가진 양면으로

모두 존중받아야 할 것임에도 욕망을 금기시하고 평가절하함으로써 욕망이 양지에서 건전하게

발현되지 못하고 음지에 서식하며 잔인하고 폭력적인 형태로 드러나게 만들었다.

분명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하이드씨와 그의 일그러진 범행을 전적으로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외면하는 지킬 박사는 어쩌면 자신의 욕망을 부정하면서도 이를 일그러진 방식으로 충족시키려는

인간의 위선과 사회의 편견이 같이 작용한 산물이라 할 수 있었다.

하이드씨일 때 오히려 편안함을 느꼈다는 지킬 박사의 고백은 욕망에 솔직한 자신에게

더 만족함을 인정한 것이니 욕망을 얼마나 적절하게 해소하고 이를 어느 선까지

사회적으로 용인할 것인지가 언제나 어려운 문제였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 책에서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외에 '마크 하임'과 '시체 도굴꾼'이라는

두 편의 단편이 더 실려 있는데 둘 다 선과 악의 두 갈래 길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며칠 전에 읽은 '에코 파크'에서 마음 속에 착한 개를 키울지 못된 개를 키울지에 따라

인생이 완전히 달라짐을 알 수 있었는데, 이 책의 세 편의 작품은 선과 악의 기로에서 번민하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결국 선택은 각자의 몫이지만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당장의 이익과 욕망에서 자유로운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 선한 길을 선택하면 당장 손해를 보고 심지어 험한 가시밭길을 가야하는 경우도 많기에

그 길을 가기 위해선 굳건한 의지와 용기가 있어야 한다.

세상을 보면 꼭 선한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 응분의 보상을 받거나

악한 길을 선택한 자들이 충분한 대가를 치르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 선택이 더욱 어려운데,

이 책을 비롯한 많은 작품들이 권선징악적인 결말을 선보이는 것은

그런 어려움 속에서 선을 선택해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그나마 희망이 있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아름다움을 지켜며 살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고전이라 일컫는 작품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고전은 역시 원전의 텍스트를 읽어야 제맛을 알 수 있는 것 같다.

막연히 피상적으로 줄거리만 띄엄띄엄 아는 것과

그 내면 속에 깊숙이 숨겨져 있는 정수를 직접 느껴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그런 점에서 창비에서 새롭게 시작한 '창비세계문학'이 그동안 진흙 속에 묻혀서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보석 같은 작품들을 많이 발굴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 진가를 발견하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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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파크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2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2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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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해결하지 못해 늘 마음 속에 남아 있던 마리 게스토의 실종사건에

 

뜻밖의 소식을 접한 해리 보슈. 최근 우연히 경찰에 붙잡힌 레이너드 웨이츠란 범인이

 

자신이 저지른 연쇄살인 중에 하나로 마리 게스토의 살인사건을 자백했다는 것인데,

 

해리 보슈는 자신이 짐작한 용의자가 아닌 엉뚱한 범인의 출현에 당황하지만

 

일단 레이너드 웨이츠의 수사에 합류한다. 레이너드 웨이츠가 마리 게스토를 매장한 곳을

 

안내하기로 해서 현장에 나가지만 레이너드 웨이츠는 수사진이 잠시 방심한 틈을 타

 

형사의 총을 빼앗아 경찰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달아나 버리는데...

전작인 '클로저'에서 미해결사건 전담반으로 복귀했던 해리 보슈가

 

자신을 오랫동안 괴롭히던 사건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실종된 여자의 시체를 발견하지 못한 채 미제사건으로 남겨져 항상 마음의 짐이 되었던

 

게스토 사건에서 해리 보슈는 자신이 범인으로 직감한 남자를 계속 따라다니며 괴롭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는데 난데없는 범인의 나타나 자신이 마리 게스토를 죽였다고 하자

 

믿기 어려워한다. 게다가 자신과 에드거가 그 당시 범인이 건 전화를 무시해 범인을 잡지 못하고

 

그가 더 많은 범죄를 저지르도록 방치했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하던 중

범인을 심문하기 위해 레이철 월링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그녀와의 인연의 끈을 이어간다.

 

'시인의 계곡'에서 짧게나마 연인관계였던 그들은 금방 예전의 관계를 회복한다.

레이철과의 재회로 잠깐동안의 행복을 맛보는 것도 잠시 범인이 마리 게스토의 시체를 묻어 둔

 

장소에 같이 갔다가 경찰들을 사살하고 도주하는 난리통에 파트너인 키즈민 라이더가 중상을 입고 만다.

간신히 라이더를 살려낸 해리 보슈는 레이너드 웨이츠가 마리 게스토를 죽인 범인이 아니라는

 

단서를 잡고 모종의 음모와 거래가 진행 중임을 깨닫게 되는데...

이 책도 다른 해리 보슈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사건이 간단하게 끝나지 않는다.

 

레이너드 웨이츠와의 거래를 한 자가 누군지는 쉽게 짐작이 갔지만

 

그들을 엮어준 인물은 조금은 뜻밖의 인물이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해리 보슈와의 레이너드 웨이츠와의 인연도 의미가 있었는데,

보통 사람들이 환경 탓을 많이 하지만 같은 환경 속에서 자라도 자신의 내면에 착한 개를 키울지,

 

못된 개를 키울지는 본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착한 개를 키웠던 해리 보슈가 정의의 화신이 된 반면

못된 개를 키웠던 레이너드 웨이츠가 연쇄 살인마가 된 걸 보면

 

자신의 인생은 결국 자기 하기 나름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돈과 권력의 뒤에 숨어 자신의 범행을 숨기려 했던 진범은 결국 해리 보슈의 예상대로

 

스스로 무덤을 파게 되는데 어찌 보면 자업자득이라 할 수 있었다.

 

해리 보슈는 이렇게 13년 묵은 체증이 시원하게 내려가게 만들지만 레이철과의 인연은

 

또 아쉽게 끝나고 만다. 해리 보슈 같이 물불 안 가리는 남자를 어떤 여자가 감당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매 작품마다 나름의 로맨스를 만들어가는 그의 능력은 정말 미스터리다.ㅎ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는 언제 읽어도 질리지가 않은 매력이 있다.

 

아직 국내에 출간되지 않은 작품들이 좀 있는 것으로 아는데

 

남은 작품들도 빨리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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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인류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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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류를 탄생시키는 엄청난 계획은 치명적인 이집트 독감이 창궐하면서 위기에 봉착한다.

인류를 초토화시키는 독감의 위력은 인류를 원초적인 상황으로 내몰아

생존을 위한 치열한 투쟁의 상태로 만든다.

인간들을 못마땅하게 여겨 이런 재앙을 선사한 지구도 딱한 마음이 들어 다시 한 번 인간들에게

기회를 주지만 인간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예전의 오만방자한 모습으로 돌아가는데...

 

1권에서 소형화와 여성화라는 큰 줄기를 잡아 에마슈라는 초소형 인류들을 만들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집트발 강력한 독감이 발생한다.

인류 역사상 그 어떤 바이러스보다 강력한 위력에 속수무책인 가운데

아비규환의 상황 속에서도 에마슈들은 탁월한 면역력으로 끄떡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탄생한 신인류들을 인간답게 길들이는(?) 과정이 차례로 진행되는데

모범생이었던 에마슈들이 술맛을 본 이후로 통제불능의 상태에 이르고

결국 그들의 창조자들은 신과 종교를 만들어 그들을 제압하게 된다.

이 과정이 나름 흥미로운데 백지상태라 할 수 있는 에마슈들을

조금씩 인간답게 만들기까지의 과정은 마치 성경에서 나오는 내용들을 연상시켰다.

에마슈들이 지켜야하는 계명을 내려주고, 그리스 신화의 여러 신들처럼 특정 분야를 맡아

에마슈들을 가르치기도 하는데, 인간들의 입맛에 따라 길들여져가던 에마슈들은

드디어 실전 임무에 투입되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지만 발각되어 외계인 흉내로

위기를 극복하려다 정체가 폭로되면서 몰살의 위기에 처하는데...

인류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시킨 제3인류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좀 안쓰러운 느낌이 들었다.

단지 현재의 인간을 축소시킨 것에 불과함에도 그들의 존재는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전락하고 만다.

아무리 하찮은 인간이라도 그 존엄성은 우주보다도 무겁다는 게 바로 인간의 가치라 할 것인데

이 책에 등장하는 에마슈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리플리컨트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들의 생명은 인간을 위해 얼마든지 희생해도 좋다며 소모품 취급하는 인간들의 행태에

분명 에마슈들도 가만 있지 않을 것 같다. 2권으로 완결된 얘기인 줄 알았더니

중간에 얘기가 끝나면서 2부를 예고했다.

마치 극적인 장면에서 끝나며 다음 회를 보라는 드라마처럼 감칠맛 나게 만드는데

아마도 제1인류를 배신하고 그들을 멸종시킨 현재의 제2인류와 같이

제3인류들도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싶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역시나 톡톡 튀는 상상력이 돋보였는데 친한파 작가라 그런지

한국을 중간중간에 등장시켜(그것도 좋은 이미지로) 더 흥미로운 작품이었던 것 같다.

그의 명성에 비해 그의 작품들을 그다지 읽지 않은 상태라 다른 작품들도 찾아보고 싶게 만들었는데,

그에 앞서 새로운 인류와 현재 인류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중간에 끊겨버린 얘기를 이어줄

이 책의 2부가 어서 책으로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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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인류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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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에게 거울이 되어 줌으로써 그가 진정으로 누구인지 깨닫게 하는 것, 그게 바로 커플의 기능이야. -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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