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사랑 -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
베르벨 레츠 지음, 김이섭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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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삶과 사랑을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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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움의 왕과 여왕들
대니얼 월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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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눈이 보이지 않지만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소녀 레이철과 세상에서 장 못 생긴 그녀의 언니 헬렌.

소녀들의 증조부 엘리야 메컬리스터가 세운 도시 로움에서 부유한 삶을 살았지만

부모님들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헬렌과 레이철 자매만 남게 된다.

하지만 세상에 단둘뿐인 자매 사이에 엄청난 비밀이 있었으니, 헬렌은 레이철에게 동생이

자신의 얼굴을 갖고 있으며 로움의 바깥에는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데...


영화 '빅 피쉬'의 원작소설의 작가 다니엘 월러스의 작품인 이 책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날마다 나의 삶을 조금씩 훔쳐가고 있다면'

이라는 띠지의 문구만으로도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내 삶을 누군가가 훔쳐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열 받는데 그것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그러고 있다면

그 충격이 얼마나 클 것인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데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하는지 정말 궁금했다.

이 책에서 바로 헬렌이 레이철에게 한 거짓말이 바로 그런 역할을 했는데, 

자신의 못 생긴 얼굴을 맹인인 동생에게 줌으로써 안 그래도 암흑 속에 살아가야 하는 레이철에게

자신이 현실에서 겪는 끔찍한 고통을 고스란히 선사한다.

레이철이 헬렌에게 뭘 잘못했기에 이런 무서운 거짓말을 했는지는 납득하기 쉽진 않지만

자신과는 정반대의 외모를 가진 동생을 보면서 느낀 질투심의 발로라고 생각한다면

조금은 이해할 여지도 없진 않다.

게다가 부모님이 죽은 이후 동생을 책임지게 된 헬렌의 상황을 보면 측은한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너무 심한 거짓말을 했기에 과연 진실이 어떻게 밝혀질지 궁금했는데

레이철이 언니에게서 홀로서기를 시도해 로움을 떠나면서 두 사람의 운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이 책을 보면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이 딱 연상되었는데,

배경이 된 로움과 마콘도가 거의 유사한 역사를 가졌다.

로움은 엘리야 메컬리스터가 중국인 밍카이를 납치해와서 뽕나무의 누에를 이용해 비단을 만드는

기술을 배워 만든 도시였는데, 엘리야 메컬리스터는 기술을 배워 더 이상 밍카이가 필요 없자

그를 내치고 자신만의 왕국을 건립한다.

부엔디아 집안이 마콘도를 개척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는데

무엇보다 유사한 점은 유령이라 할 수 있는 죽은 자들이 등장해 산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술집을 운영하는 난장이 딕비와 헬렌이 바로 죽은 사람들의 혼령을 볼 수도 있고

그들과 대화도 나누는 능력을 갖고 있어서 안 그래도 기묘한 얘기가 점점 판타지처럼 느껴졌다.

어떤 병이든 낫게 해주는 강물을 비롯해 이 책에는 동화같은 얘기들이 여기저기 포진되어 있어

풍성한 이야기의 재미를 제대로 맛볼 수 있게 해주는데, 이야기꾼은 남을 위해 이야기를 지어내지만

거짓말쟁이는 자신을 위해 이야기를 지어낸다는 문장이 딱 이 책의 핵심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었다.

동생에게 엄청난 거짓말을 한 헬렌은 물론 레이철이 진실을 알게 될까봐 거짓말을 하는 마커스 등

자기 딴엔 레이철을 생각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고 했지만

결국은 레이철에게 크나 큰 상처만 남긴 사실을 보면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기 때문에

당장은 아파도 솔직한 게 정도가 아닌가 하는 교훈을 주었다.

전체적으로 다채로운 얘기거리를 담아낸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었는데 

다니엘 월러스라는 또 한 명의 이야기꾼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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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인가 - 왜 지금 사랑이 중요한가
주창윤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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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사랑을 꼽을 것이다.

그만큼 삶에서 사랑의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지만

사랑이 뭔지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아무리 사랑의 고수라고 해도 항상 사랑에 성공만 할 수는 없는 것이 사랑의 오묘함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누구나 알고 싶어하지만 알기 어려운 사랑의 본질에 대해

다양한 분야들을 넘나들며 분석하고 있다.


사랑을 이루는 핵심요소는 전통적으로 열정과 낭만이지만

지금은 인정욕구와 불안감이 또 다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와 자신의 가치를 확신하지 못하는 불안감을

사랑으로 극복하고 싶어하지만 요즘과 같이 가벼운 인스턴트 사랑이 범람하는 현실에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람들은 속칭 '썸타기'를 한다.

상처받는 것도 싫고 사랑의 실패로 인한 감정소모를 최소화하는 썸타기가

어찌 보면 실용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실존적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인데 그로부터 구원해줄 수 있는 게 바로 사랑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에게 친숙한 문학, 미술, 영화 등의 예술작품들을 소재로 삼아 사랑의 본질에 접근한다.

플라톤이 스승 소크라테스에게 '도대체 사랑이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더니

소크라테스는 플라톤을 보리밭으로 데리고 가서 절대 뒤돌아 갈 수 없고 앞으로만 걸어가면서

보리밭에서 가장 크고 실한 이삭 하나를 가져오라고 얘기한다.

플라톤이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하자 그게 바로 사랑이라고 소크라테스가 대답하는데

정말 사랑이 얼마나 선택하기 어려운 일인지를 잘 비유한 사례였다.

정현종 시인의 '섬'이나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영화 '비포 선라이즈',

'이터널 션사인' 등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이나 시, 영화 등의 장면들을 가져와서

사랑의 다양한 면모를 해석하고 있는데 뜬 구름 잡는 것 같던 사랑이란 것의 정체가 

막연하게나마 윤곽이 잡히는 느낌이 들었다.

사랑의 분류나 역사를 보면 사랑에 얼마나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천해왔는지를 잘 알 수 있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신에 대한 절대적 사랑과 인간에 대한 사랑 사이에 위치하다가

중세 시대에는 종교적 의미의 숭고한 사랑이 귀부인에 대한 이상화로 나타났고,

18세기 전후에는 사랑도 개인화되어 감정이 사랑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섹스도 비난의 대상이 아닌 관심과 즐거움대상으로 간주되었다.

미디어 네트워크가 발달한 현재에는 사이버 사랑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비개인화된 상황에서 사회적 안정감이 떨어지고 불안이 커져 사랑이 더욱 중요해지게 되었다.

과학, 심리학, 사회학 등 여러 학문을 통해 사랑의 정체를 밝히고자 한 이 책을 통해

사랑에 대해 많은 걸 생각하고 느끼게 되었다.

물론 사랑을 이론으로 아무리 떠들어봐야 현실에 닥치면 모든 게 백지상태가 되어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게 바로 사랑의 위대함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사랑이 뭔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제대로 알고 임한다면 좀 더 충실한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런 점에서 사랑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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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이브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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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 25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었던 '매스커레이드 호텔'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내용상 전작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이었다.

그의 새로운 캐릭터인 닛타 형사와 호텔리어 나오미가 티격태격하면서도 묘한 궁합을 선보이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던 전작에 이어 두 사람이 만나기 전 각자 새내기 형사와

호텔리어로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아무래도 호텔을 주무대로 하다 보니 호텔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인간군상들을 엿볼 수 있었다.


총 4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 가운데 나오미와 닛타 형사가 번갈아가며

주연을 맡은 사건이 진행되다 마지막 작품에서 둘이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첫 작품인 '가면도 제각각'은 나오미의 전 남자친구인 미야하라가 나오미가 근무하는

코르시테이아 도쿄호텔에 일행과 함께 숙박하면서 시작된다.

오랜만의 재회로 미묘한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전 남친 미야하라는 나오미에게 이상한 부탁을

하는데 불륜의 온상인 호텔에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사건이라 할 수 있었다.

'루키 형사의 등장'은 화이트데이 밤에 공사장에서 살해된 남자의 사건을 수사하는 닛타 형사의

얘기를 다루고 있는데 범인의 기발한 계략을 꿰뚫어보면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정말 섬뜩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악의가 숨겨져 있었는데 비록 소설이지만

이런 끔찍한 인간들이 있기에 세상 사람들을 쉽게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세 번째 작품인 '가면과 복면'은 스타 작가를 만나고 싶어하며 호텔에서 은밀히 집필 중인

작가를 만나려고 잠복한 사생팬들과 작가의 숨겨진 비밀이 흥미롭게 그려지는 작품이었는데

이 책에서 유일하게 건전한(?) 작품이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복면가왕'이라는 예능

프로그램도 떠올리게 했는데 복면 속에 숨겨진 작가의 정체는 이중의 복면에 숨겨져 있었다.

동명 제목인 '매스커레이드 이브'에서는 대학교 연구실에서 살해된 교수의 범인을 찾는 과정이

나오는데 마침 얼마 전에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을 읽어서 그런지 그렇게 신선한 느낌이 들진 않았다.

알리바이 트릭면에서는 왠지 '용의자 X의 헌신'의 느낌도 났는데 아무리 완전범죄를 계획해도

일그러진 욕망이 보인 작은 허점이 결국 꼬리를 밟히고 만다는 사실을 잘 보여줬다.

아무래도 호텔이 배경이다 보니 욕망을 가면 밑에 숨긴 인간들이 많이 등장했다.

호텔리어들은 이런 고객들의 가면을 보고도 모른 척 해야 하는데

가면 밑에 숨겨진 민낯이 범죄와 연관되면 모른 척 할 수만은 없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완전히 민낯을 드러내고 살진 않기에

가면을 무조건 나쁘다고는 할 수는 없다.

가면이든 복면이든 그 밑에 숨겨진 민낯은 아름다울 수도 있고 추할 수도 있지만

굳이 본인이 드러내지 않으면 알아도 모른 척 하는 게 어쩌면 세상 사는 지혜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민낯을 보고 싶어하는 게 인간의 묘한 심리가 아닐까 싶은데

이 책은 가면 내지 복면에 숨겨진 적나라한 진실에 얽힌 흥미로운 미스터리를 잘 요리해낸 작품이었다.

이야기꾼인 히가시노 게이고는 지칠 줄도 모르고 끝없이 얘기를 쏟아내고 있는데

닛타 형사와 호텔리어 나오미 콤비가 제대로 활약하는 후속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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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개정판
카타야마 쿄이치 지음, 안중식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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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영화로 봤던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 책으로 다시 볼 생각은 사실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 개정판이 출간되면서 책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영화로 본 지가 상당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잘 생각나지 않지만

불치병에 걸린 여자친구의 죽음으로 사랑하는 어린 연인이 이별하는 내용이라는 친숙한 스토리라는 기억만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로 치면 황순원의 '소나기'와 유사한 내용의 동화같은 얘기라 할 수 있었는데

일본에서 초특급 베스트셀러가 과연 얼마나 위력이 있는지 직접 확인해볼 수 있었다.


중학교 2학년때부터 같은 반 친구였던 히로세 아키와 마쓰모토 사쿠타로가

친구에서 서서히 연인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만들어가는 아기자기한 추억들이 그려진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 속 장면들이 조금씩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했는데

왠지 영화를 봤을 때의 그런 감흥이 나진 않았다.

세월이 지나 감정이 더 무뎌져서 그런 건지 아니면

대략의 스토리를 알고 봐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뭔가 좀 밋밋한 느낌이 들었다.

젊은 연인들에게 흔히 있는 에피소드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데, 섬에서 아키와의 단둘이서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사쿠가 친구의 도움을 받아 작전을 실행에 옮기는 부분은

왠지 우리가 흔히 배가 끊어져서 '오빠 믿지' 하는 남자들의 진부한 계략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사쿠와 아키의 사랑은 아무래도 소꿉장난하는 것 같은 귀여운 느낌을 줬는데

아키가 불치병에 걸리면서 두사람의 사랑도 안쓰러운 장면들을 연출한다.

분명 안타까운 모습들이 계속 나오지만 예상 외로 담담한 느낌이었는데

너무 뻔한 스토리라 그럴 수도 있고 최루성 멜로 특유의 강렬한 자극이 부족했다고도 할 수 있다.

암튼 사쿠와 아키의 사랑은 그렇게 애잔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데,

아키의 병이 점점 병이 악화되어 가자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걸 직감한 사쿠는

아키를 호주로 데려가 주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서 아키와 함께 몰래 병원에서 도망치지만

아키의 몸이 결국 견디지 못해 두 사람의 마지막 추억여행은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결국 아키는 죽어서야 세상의 중심이라는 호주의 울루루에 사쿠와 함께 갈 수 있었는데

아키가 옆에 없은 사쿠의 모습은 안쓰럽기 짝이 없었다.  

아키보다 생일이 늦은 사쿠는 자신이 태어난 이후 아키가 없었던 건 단 1초도 없는 전부 아키가

있던 세상이었는데 아키가 없는 미지의 세상을 살아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자신이 사랑하던 여자와 이뤄지지 못하고 결국 그녀가 죽고 나서야 그녀의 무덤을 파헤친 

사쿠의 할아버지의 모습과 사쿠가 묘하게 겹쳐 보였는데

비록 아키를 잃고 아키가 없는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사쿠지만 그녀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기에 사쿠의 남은 삶이 괴롭게 힘들다고만 치부할 순 없을 것 같다.

솔직히 영화를 봤을 때의 가슴 저린 느낌이 샘솟진 않았지만

담담하면서도 싱그러운 청춘의 순애보라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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