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밀리언 특별판) - 20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8.0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바이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세상 일이 자기 맘대로 된다면 어려운 일이 없겠지만 모든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없는 게

세상의 이치이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잘 관철시키는

사람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인데 이 책의 제목을 보면 바로 누구나 원하는 비법을 담고 있을 것 같았다.

20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라는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이 책은 오래 전부터 눈여겨봤지만

좀처럼 기회가 없다가 이번에 밀리언 특별판이 나오면서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협상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고전 '설득의 심리학'과도 유사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 책은 좀 더 협상의

구체적인 방법론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실제 활용도가 높을 것 같았다.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인 협상의 12가지 핵심 전략을 먼저 제시하는데,

'목표에 집중하라',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려라', '감정에 신경 써라', '모든 상황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라', '점진적으로 접근하라', '가치가 다른 대상을 교환하라', '상대방이 따르는 표준을

활용하라', '절대 거짓말을 하지 마라', '의사소통에 만전을 기하라', '숨겨진 걸림돌을 찾아라',

'차이를 인정하라', '협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목록으로 만들어라'로 구성되었다.

이런 핵심 전략으로 협상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하는데, 상대방이 특별한 '행동', '판단', '인식'을 하도록

하거나 어떠한 '감정'을 가지도록 만드는 과정으로 재정의한다. 결국 협상이란 상대방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상대방이 감정을 가진 사람이란 점을 중시하며 접근해야

함에도 이성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잘못된 전략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 책에선 여러 구체적인 사례들을 토대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상대에게 관철시키는 방법이 소개되는데

과연 저렇게 하면 협상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대부분의 사례에서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많은 혜택을 받거나 양보, 예외를 허용받는 것이었는데 그런 특별한(?) 대접을

이끌어내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정상 가격이나

일반적인 서비스만 받는 사람은 바보나 호구가 되는 상황이니 좀 씁쓸한 마음도 들었다.

말은 협상이지만 결국 상대와 실랑이를 벌여야 하는 것인데 나같은 사람은 귀찮고 번거롭고 불편해서도

그냥 포기하고 말 것을 협상의 달인들은 지혜롭게 기술(?)을 구사하여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며칠 전에도 단체로 식당에 갔는데 티켓을 가지고 가면 10% 할인해준다고 버젓이 붙여놓고는

6명 이상이면 할인이 안 된다는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만약 이 책을 먼저 읽고 좀 여유가 있었다면

차근차근 협상을 시도해봤겠지만 그런 식당엔 다시 안 가면 그만이라 그냥 달라는 대로 다 결제했다.

암튼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감정적으로 화를 내거나 하면 상대도 방어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 책이 협상에

성공한 사례만 담고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설득하는

기술을 가르쳐준다는 점에선 여러 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보통 협상이라고 하면 객관적인 자료나

수치를 중시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역시 상대와의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감정적인 공감대를 얻는 게 중요함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앞으로는 이 책에서 배운

다양한 협상의 기술을 활용하여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내가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사회생활의 달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술지능 - 미래의 속도를 따라잡는 힘
정두희 지음 / 청림출판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가 이제 삶의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시점이라 과연 이런 변화의 물결에 어떻게

적응해나가야 할 것인지 고민이 된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첨단 기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 이 책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기술지능'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러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먼저 제목으로 사용된 기술지능은 우리에게 익숙한 IQ(지능지수), EQ(감성지수) 등과 형제라 할 수

있는 TQ로 표현되었는데 기술로 역량을 증폭시킬 줄 아는 능력을 의미했다. 기술 속에 숨겨진 가치를

감지해내고, 기술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해석하고, 기술의 힘을 자신의 역량으로 흡수해

이를 탁월하게 활용해내는 능력을 말했다. 기술지능을 대표하는 인물로 일론 머스크를 들고 있는데,

스페이스엑스, 테슬라, 솔라시티 등 보통 사람들은 엄두도 내기 힘든 불모지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그의 모습이 바로 기술지능의 롤모델로 선정한 게 아닌가 싶다. 이런 기술지능은 5가지 영역(5I)으로

이루어지는데 감지, 해석, 내재화, 융합, 증폭의 영역이었다. 감지는 미래 기술이 가져올 기회를

포착해내는 능력으로 수많은 기술과 지식 속에 숨겨진 기회를 간파해내는 통찰력을 의미했고,

해석은 기술의 잠재성을 이해하는 능력을, 내재화는 탁월한 기술의 힘을 자신의 역량으로 습득하는

능력을 말했다. 융합은 다양한 기술적 아이디어를 결합하는 능력이고, 증폭은 기술을 이용해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키고 시장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높이는 능력으로, 이 책에서는 이 5가지 능력에

한 장씩을 할애하면서 5가지 영역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상호 보완적 관계이기 때문에 

종합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먼저 감지의 영역에서는 앞으로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기술을 알아보는 안목이 필요했는데 이미 여러 책을 통해 익숙하지만 이 책에서도 

자율주행, 인공지능, 5G,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3D 프린팅, 블록체인의 6가지 기술을 언급한다.

위 기술들은 이미 가시적인 상태가 되었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여전히 수많은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기술의 가치를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자율주행 기술은 단순히 자동차정비나 운송 등

직접 관련된 분야는 물론 보험, 의료, 부동산, 호텔 등에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낳을 것인데 이런

변화의 맥락을 짚어낼 줄 알아야 한다. 이렇게 감지와 해석을 해도 기술을 자기 역량으로 소화해내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기술을 자기 것으로 흡수하려면 궁합이 잘 맞아야 하는데, 일치,

호환, 보완의 세 가지 요소가 채워져야 한다고 얘기한다. 다양한 기술을 수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융합과 관련해선 4가지의 유형으로 세분화하여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기술로 개인

역량을 증폭시켜 거대한 전략적 변곡점을 만드는 세팅, 베팅, 빌딩의 3단계를 소개한다.

이렇게 기술을 이용해 우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역량을 드라마틱하게 증폭시키는 기술지능의

5가지 핵심 영역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나같이 기술과는 그다지 친하지

않는 사람도 기술지능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 기술지능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가 문제되는데, 불가능한 목표를 세워라, 가능한 많은 지식을

쌓아라, 배우는 법을 배워라, 와해성 혁신의 늪에서 벗어나라, 활동적 타성의 신호를 감지하라,

거대한 도약을 위해 과거의 것을 내려놓아라, 무게중심을 옮겨라, 변화에 민첩하게 움직여라,

단순성을 추구하라, 콜라보레이션으로 역량을 더욱 높여라, 결제하고 겸손하라, 나무 대신 숲을 봐라의

12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급변하는 기술의 시대에 얼마나 무심하게 살아왔는지

절실히 느끼게 되었는데 이제부터라도 기술지능을 높일 수 있도록 자극과 도움을 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하세요. 황금가지 출판사 입니다.

도서『오리엔트 특급 살인 』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창조한 명탐정 푸아로
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

 


“미스터리 애독자들이 바라는 모든 것.” _ [뉴욕 타임스]


폭설 속에 고립된 기차에서 벌어지는 밀실 살인
“거의 완벽에 가깝다.” _ [가디언]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작을 꼽으면 언제나 손꼽히는 작품으로, [가디언]에서 선정한 애거서 크리스티 베스트 10 목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을 선정했을 때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 이어서 2위를 차지했는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경우는 출간 이래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미스터리 소설인 만큼 예외로 쳐야 할 것이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이 작품은 여러 번 영화화 되었는데 1974년 영화에는 푸아로 역의 알버트 피니 외에도 로렌 바콜, 잉그리드 버그만, 숀 코네리, 재클린 비셋 등의 명배우들이 출연하였다. 2017년 영화 역시 조니 뎁, 케네스 브래너, 페넬로페 크루즈, 윌렘 대포, 주디 덴치, 미셸 파이퍼, 데이지 리들리 등 유명 배우들의 호화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  11월 16일 ~ 선착순 (참여 방법에 만족한 순서) 

   당첨자 발표  :  참여 방법에 만족하는 분들중 선착순 지정하여 쪽지로 안내드리겠습니다.

   발송  :  정보 수집 이후 순차적으로 발송

 

2. 모집 인원  :  5명 

 

3. 참여 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 (필수)

- 스크랩한 이벤트 페이지를 홍보해주세요. (SNS필수, url주소 댓글)

-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 무성의한 댓글 참여는 선착순에서 제외됩니다.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7일 이내에 '개인블로그'와 '알라딘' 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왕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정유경 지음 / 시공사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류의 역사의 대부분의 시기는 왕이 통치했기 때문에 왕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역사를 다룬 책들도 대부분은 왕조와 왕을 중심으로 얘기가 전개되어서 '태정태세문단세'로

시작하는 조선왕조 왕들의 이름 외우기처럼 왕들의 이름과 그들의 족보를 외우는 게 역사공부의 큰

비중을 차지하곤 했는데 이 책은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중심으로 왕위를

둘러싼 치열한 권력 다툼을 크게 16개의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시작은 잉글랜드를 정복한 윌리엄 1세가 포문을 여는데 이미 알고 있는 단편적인 사실이었지만

이 책에선 잉글랜드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앨프레드 대왕부터 '정복왕' 윌리엄이 헤이스팅스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기까지의 잘 몰랐던 우여곡절을 잘 풀어내었다. 가부장적인 우리의 역사에선 부자관계

아니면 형제 등 남자 위주의 왕위계승이 일어나지만 그래도 유럽에서 여자에게도 남자 상속자가 없을

경우 원칙적으로 왕위를 승계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특히 우리와 완전히 차별화가 되는 부분은

왕위승계권을 가진 여자와 결혼한 남편이나 그 자식들에게도 왕위를 승계할 권리가 있었다는 점인데

우리의 경우 외척으로 사실상 권력을 누리는 예는 있었지만 직접 왕위에 오른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과

비교가 되었다. 권력은 부모와 자식간에도 나눌 수 없다고 하는데 왕위를 놓고 혈투를 벌이는 사례가

계속 등장했다. 전혀 몰랐던 시칠리아의 왕위를 둘러싼 혈투를 비롯해서 프랑스의 왕위계승권을 두고

영국과 프랑스가 무려 100년 동안 벌인 백년전쟁과 카스티야의 이사벨과 아라곤의 페르난도가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면서 오늘날의 에스파냐로 통일되기까지의 긴박한 과정 등이 관련 인물들을

그린 컬러 화보와 함께 잘 정리되어 있었다. 특히 이사벨 여왕의 얘기는 그나마 전에 읽었던

'여왕의 시대'를 통해 낯설지 않아서 쉽게 이해가 되었다. 문제는 이 책에서 다루는 왕위쟁탈전에

너무 많은 나라들의 왕가들과 인물들이 관련되면서 막 헷갈리고 정리가 잘 안 된다는 점이었다.

유럽의 왕가들이 서로 결혼으로 얽히고 설키면서 족보가 엄청 복잡해진 데다 근친혼의 영향인지

후사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여러 나라를 한꺼번에 물려받는 카를로스 5세 같은 인물도 있었고

스웨덴처럼 왕을 혈통과는 무관하게 외국인을 초빙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유럽이 주를 이뤘지만

인도나 오스만 제국의 사례까지 역사상의 치열했던 왕위계승의 사례들을 총망라해서 왕조역사의

교과서로 해도 손색이 없는 책이었는데 블로그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알기 어려운 부분들을

잘 정리해낸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은 어리석은 판단을 멈추지 않는다 - 의도된 선택인가, 어리석은 판단인가! 선택이 만들어낸 어리석음의 역사
제임스 F. 웰스 지음, 박수철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양한 소재와 관점에서 역사를 조명한 책들을 많이 읽었지만 이 책과 같이 어리석은 판단을

기준으로 역사를 고찰한 책이 과연 있었을까 싶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완벽과는 거리가 먼

불완전한 존재이다 보니 어리석은 생각과 잘못된 판단, 실수를 반복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인간의 어리석음이라는 측면에서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겠다는 저자의 발상 자체가

기발하면서도 과연 어떤 얘기들이 담겨 있을지 호기심을 자아냈다.

 

먼저 어리석음에 대한 정의를 내리면서 시작하는데, '학습에 의해 변질된 학습', 즉 인위적으로 변질된

학습이라고 정의한다. 좀 추상적이어서 잘 와닿지는 않지만 어리석음이 우리가 처한 환경이나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지식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부적응적 행동을 초래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자기 파멸로 이끄는 어리석음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어리석음을 설명하기 위해 '스키마'란

용어를 사용하는데(도식, 외부의 환경에 적응하도록 환경을 조작하는 감각적, 행동적, 인지적 기술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학습을 조정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스키마는 인간이

지각적 영역에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전후 사정을 파악하고 행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정신의

집합이다. 적절하고 적합한 스키마는 좋은 스키마고 현재 당면한 상황과 문제에 부적절하면 나쁜

스키마인데, 좋은 스키마를 쓸데없이 변형시켜 파괴하거나, 자신이 해를 입으면서까지 나쁜 스키마를

고집하는 것이 바로 '어리석음'이라고 설명하는데 처음부터 너무 어렵게 시작하는 게 아닌가 싶긴

했지만 저자가 나름 정의한 어리석음이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지는 대략 윤곽이 잡혔다.

 

이런 어리석음은 문명과 함께 시작되었다. 저자가 서양인이다 보니 동양 쪽 역사상 어리석음에

대해선 1장에서만 간략하게 처리하고 대부분 유럽 중심의 어리석음의 역사를 보여준다.

고대 그리스를 시작으로 해서 로마, 중세, 르네상스, 종교개혁 등 역사의 큰 흐름에 따라 그 시대를

관통한 어리석음의 코드들을 일목요연하게 지적하고 있는데 각 시대의 어리석음의 성격이 조금씩

다른 것도 흥미로웠다. 서양문화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고대 그리스의 경우 과도한 플라톤적

이상화를 어리석음의 근원으로 보았고, 로마의 어리석음은 지적 실패에 잠식당한 성공 이야기로, 중세의 어리석음은 실수의 반복으로 표현하는 등 시대별로 인류의 어리석은 행동은 물론 우리가

어리석은 것으로 판단하지 못한 일들까지 어리석음의 사례로 망라하고 있어 기존에 알고 있던

역사를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상당한 분량임에도

수많은 인류의 잘못들을 담아내고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는데 역사가 어리석은 자들의 기록이며

선배들이 저지른 잘못을 반복하지 않은 게 역사를 배우는 이유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