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북유럽 신화 반지 이야기
안인희 지음, 신균이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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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북유럽 신화는 토르, 로키, 오딘 등이 등장하는 할리웃 영화들이 여러 편 나오면서 이젠 친숙해진 편

이지만 아직은 그리스 로마신화만큼의 인지도를 얻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에 '북유럽 신화'란 책을

통해 북유럽 신화 속 여러 신들 등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들은 대략 알게 되었지만 앞에서 언급했던

세 명의 신을 제외하면 이름도 낯설고 여전히 막연한 이미지만 갖고 있을 뿐이어서 좀 더 보충할 만한

책이 필요하던 차에 '반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서 북유럽 신화를 다룬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반지 이야기'라고 하면 자연스레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성공을 거두었던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떠오른다. 북유럽 신화에도 아주 유명한 두 개의 반지 이야기가 있는데 '절대 반지'이야기와 '잠자는

숲속의 미녀'로 이러한 복잡한 신화적 이야기를 하나의 얘기로 엮은 게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북유럽 신화를 '에다' 버전을 기본으로 하면서 각 챕터마다 이에 대응하는

바그너의 오페라 줄거리를 싣고 있다. 총 5부에 걸쳐 반지가 여러 주인을 돌고 돌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먼저 오딘의 세계 창조부터 시작해서 오딘과 동생 회니르,

불의 신 로키가 여행을 떠나 겪게 되는 모험담에서 반지의 저주(?)가 시작된다. 여행을 떠나 연어와

수달을 저녁거리로 잡고 어느 농가에 도착해 하룻밤 묵기를 청하는 이들은 갑자기 농부와 그의 아들들에

의해 밧줄로 묶이는 신세가 된다. 알고 보니 수달이 바로 농부의 장남이어서 이에 대한 몸값으로 보석을

지불하기로 약속하고 풀려나자 로키가 검은 난쟁이들이 사는 세계로 가서 안드바리라는 난쟁이의 

보물들을 빼앗아 오는데 그중에 바로 황금반지가 있었다. 황금반지를 빼앗긴 안드바리는 '그 반지를

가진 자는 누구든 목숨을 빼앗아라'는 저주를 하고 이 반지를 포함해 보물을 받은 농부도 아들들에게

보물을 전혀 나눠주지 않다가 아들들에게 죽임을 당한 후 반지는 둘째 아들 파프너의 손에 들어간다.

한편, 오딘의 직계후손인 벨중은 발퀴레 여신과 혼인해 10명의 아들과 1명의 딸을 두는데 딸 지그니를

지크카이르 왕과 결혼시키면서 사단이 난다. 결혼식에서 오딘이 나무에 박아넣은 칼을 지그문트가

뽑아 가자 욕심이 난 지크카이르가 장인과 처남들을 자기 나라로 초대해 몰살하고 그 칼을 차지한다.

지그니 덕분으로 유일하게 살아남은 지그문트와 지그니는 복수를 벼르는데 그 와중에 근친상간으로

진표틀리라는 아들이 생기고 아들과 함께 복수에 성공하지만 이들에게도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반지 이야기에서 벗어났던 2부에서 3부로 넘어가면 다시 반지 쟁탈전이 벌어진다. 지그문트가

새로 결혼해 얻은 아들 지구르트가 주연이 되어 반지를 가지고 가서 용으로 변신해 지키던 파프너를

죽이고 반지를 차지한 후 잠자는 발퀴레 여신 브륀힐데를 깨워 사랑에 빠지면서 정표로 반지를 준다.

하지만 이들도 운명의 장난처럼 농간에 빠져 엇갈린 사랑이 되고 말고 결국 비극적인 상황에 이른다.

이렇게 반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북유럽 신화를 풀어내면서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를 비교해

설명한 이 책을 읽으니 훨씬 북유럽 신화가 제대로 이해되는 느낌이었다. 물론 토르 등 다른 신들의

얘기는 없지만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의 핵심 줄거리가 북유럽 신화에서 왔다는 사실까지 북유럽

신화를 보는 재미를 배가시켜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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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 - 춘추전국시대부터 팍스 아메리카나까지
자오타오.류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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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쉬지 않고 전쟁을 해왔지만 최근에는 그나마

전쟁이 적은 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는 무력에 의한 전쟁을 말하는 것일 뿐 이 책에서 다루는 무역

전쟁은 오히려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 같다. 이 책에선 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을 정리하고 

있는데 무력전쟁만 전쟁으로 인식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발상의 전환이라 할 수 있었다.


사실 무역전쟁이 작게는 왕조의 흥망에 영향을 미쳐 수십 년간 지역정치의 판도를 뒤흔들고, 크게는 

인류 문명의 전반적인 흐름을 바꾸었다는 얘기는 조금은 생소한데, 이 책에선 대표적인 예로 명나라의 

'호시무역'과 대항해시대의 '향료무역', 제2차 세계대전을 촉발한 '관세전쟁'을 예로 들고 있다. 이러한

무역전쟁의 근본적 원인은 비교적 먼저 발전한 나라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덤핑을 무기 삼을 수 

있고, 발전이 느린 나라는 자유무역에서 보호무역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나라마다 경제발전의 수준과

사회제도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무역으로 얻는 실제 이익의 균형을 맞추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국가 간의 적대적 관계, 패권의 교체, 이익집단의 입김이 무역전쟁의 원인이

되곤 했는데, 이 책에서는 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을 시대순으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1부에선

춘추전국시대부터 대항해시대까지 왕조의 흥망을 좌우한 무역전쟁을, 2부에선 대륙봉쇄부터 대공항

까지 전 세계 패권을 뒤흔든 무역전쟁을, 3부에선 제2차 세계대전부터 미중 무역전쟁까지 바로 오늘의

무역전쟁을 다룬다. 아무래도 저자가 중국인이라 그런지 중국이 개입된 사건들이 많았는데 첫 번째로

춘추시대를 제패한 제나라의 비밀이 바로 무역전쟁에 있음을 알려준다. 제나라 환공을 최초의 패왕

으로 만든 관중이 이웃 나라가 병기나 노호를 만드는 데 올인하도록 유도한 후 식량을 무기로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는 모습은 무역전쟁의 효시라 할만 했다. 향료무역은 대항해시대를 열게 만든 중요한

사건으로 대항해시대 이전에는 베네치아가 향료무역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십자군을 조종하기까지 

했는데 대항해시대가 열리면서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등이 시장쟁탈전을 벌이게 되지만 그만큼

향료가 흔해지면서 향료무역이 쇠퇴해지게 되었다. 17세기에 네덜란드가 잠시 패권을 차지하지만 

영국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영국이 패권국이 된다. 영국과 앙숙인 프랑스는 나폴레옹이 등장하면서

유럽 전역을 석권하지만 영국을 굴복시키기 위해 대륙봉쇄 작전을 쓰지만 영국보다 프랑스가 점령한

나라들이 더 피해를 입자 결국 러시아가 이에 따르지 않고 이를 응징하려던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이어진다. 미국 남북전쟁도 일종의 무역전쟁이라 할 수 

있었는데 거창하게 노예해방이란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은 상공업이 중심인 북부와 농업이 중심인

남부 사이에 관세나 노예제 등을 둘러싼 경제전쟁이라 할 수 있었다. 대중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영국이 아편을 밀매하면서 일어난 아편전쟁은 물론 대공항에서 벗어나려고 미국이 만든 스무트 홀리 

관세법은 다른 나라들이 연이어 보복성 수입관세를 부과하며 관세전쟁을 일으켜 제2차 세계대전을

더 촉발시켰다고 볼 수 있다. 한국전쟁에 중국이 참전하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중국 봉쇄를

하지만 중국이 소련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실효성이 없게 되었고, 냉전시대에는 석유와 식량을 

바탕으로 미국과 소련이 치열한 무역전쟁을 치뤘다. 일본이 단숨에 세계 2위 부국으로 성장하자 미국은

이를 견제하기 위해 무역전쟁을 일으켜 일본에 '잃어버린 10년'을 안겨주었고, 바나나와 철강을 두고

미국과 EU가 무역전쟁을 벌이는 등 요즘은 무력전쟁보다는 오히려 무역전쟁이 전쟁의 기본이 된 것

같았다. 이렇게 경제적인 관점에서 세계사의 흐름을 15번의 무역전쟁으로 정리한 이 책은 그동안 

간과했던 부분들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었는데 요즘처럼 경제가 최우선인 세상에서

세계사를 새로운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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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 안의 교양 미술
펑쯔카이 지음, 박지수 옮김 / 올댓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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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는 미술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별다른 재능이 있지도 않고 그림 등 미술 작업 자체가

재미 있지도 않아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언젠가부터 그림 보는 재미에 빠지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면

학교 다닐 때 미술 시간에 제대로 감상하는 것을 배운 적도 없고 그냥 미술 사조의 변천만 암기해야

해서 미술이 더 재미가 없었던 것 같은데 화가나 작품들에 대한 사연들을 알면서 그림을 보니 그동안

몰랐던 그림들의 의미가 새롭게 와닿았고 화가나 작품들을 하나씩 알아가면서 꼬리를 물며 관련된

작가나 그림들을 찾아보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 미술을 감상

하다 보니 좀 한계가 느껴지기도 하던 차에 명화감상에 참고가 될 만한 이 책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명화를 감상하기 전에', '예술 생활 즐기기', '회화의 기법', '화가와 명화 이야기', '서양 

미술사의 이해'라는 다섯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부분 평이하면서도 명화감상에 필요한 지식들이

담겨져 있었다. 순수 미술에서 그림의 본질은 '아름다움'으로 그림의 주된 목적은 '눈을 즐겁게 한다'는

것으로 예술품을 창작하거나 감상하면서 우리는 자유와 순수함이라는 두 가지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림 감상과 관련해선 '마음속의 렌즈'를 통해 감상하라면서 그림 감상에 있어 쉽게 저지르는 

세 가지 오류로 '무엇을 그렸느냐에 집착하는 것', '그림에 표현된 의미에 집착하는 것', '거창한 비평을 

늘어놓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특히 동양화에 대비한 서양화의 특징으로 경계를 나타내는 선을 그리지 

않아 실물과 굉장히 유사하고 투시법과 해부학을 굉장히 중시하며, 화면을 꽉 채워 여백을 남기지 

않고, 서양화의 화면은 대부분 황금 비율을 따르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19세기 이전까지는 서양 화풍과 

동양 화풍이 완전히 달랐다가 19세기 말 이후 폴 세잔, 빈센트 반 고흐 등이 동양 회화의 영향을 받아 

주관적 요소를 가미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융합되는 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예술적 안목을 

기르는 방법으로 끊임없는 연습, 예술적 감각 기르기, 자연 관찰, 그리기 연습, 명작 감상, 독서와 

여행을 통한 안목 기르기를 제시한다. 이렇게 이 책을 읽다 보니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부분들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이론적인 부분들이라 약간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파트 4

부터는 화가와 명화, 서양 미술사의 큰 흐름을 다루고 있어 훨씬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다. 시대를 

앞서갔던 밀레를 시작으로 들라크루아와 쿠르베, 휘슬러, 터너, 앵그르, 렘브란트, 에이크 형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 대표적인 인물들과 작품을 소개한 후 르네상스 시대부터 다다이즘까지의 서양 

미술 사조의 변천사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다. 사실 사조는 비슷비슷한 경우가 많아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인 화가와 작품들을 통해 핵심적인 특징을 요약해서 알려주니 나름 각 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분량이 많지 않으면서도 여러 유명 작품들이 컬러로 수록되어 있어 명화 감상의 

즐거움도 맛볼 수 있는 책이어서 미술 교양서로서의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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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으로 생각하는 힘 - 일상의 모든 순간, 수학은 어떻게 최선의 선택을 돕는가
키트 예이츠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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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학창 시절에 수포자였기 때문에 특별히 수학과 연관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면

수학과는 담을 쌓고 살기 마련인데 수학은 우리가 알던 모르던 세상 곳곳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수학의 쓸모'라는 책에서도 주로 통계와 확률을 중심으로 수학이 우리의 일상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제대로 보여주었는데 이 책에서도 수학적 사고가 특수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임을 여러 사례들을 통해 알려준다.


이 책에선 총 7장에 걸쳐 수학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데, 먼저 기하급수적

변화의 가공할 위력과 한계에 대해 얘기한다. 기하급수적 행동과 일상적인 현상 사이에 숨어있는 

관계로 집단 내에서 질병이 확산하거나 인터넷에서 밈이 확산하는 방식, 배아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방식과 은행 계좌에 넣어둔 돈이 아주 느리게 불어나는 방식, 시간과 심지어 핵폭탄의 폭발을 우리가 

지각하는 방식 등에 대해 살펴보는데, 태아가 1주일 동안 16배 성장한다거나 원자핵 분열이 생길 때

기하급수적으로 나오는 에너지가 세상을 파괴시킬 수 있는 핵폭탄의 힘임을 알 수 있었다. 이와 반대로

기하급수적 감소는 그리 친숙하지 않은 개념인데, 방사능 수준으로 물질의 연대를 알아내는 방사성 

연대 측정법의 기초 원리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기하급수적 증가와 감소는 원자로 폭발에서 인구 

폭발까지, 바이러스의 확산에서 바이럴 마케팅 캠페인의 확산까지 보통 사람들의 삶에 보이지 않게 

아주 큰 영향을 미침을 잘 보여주었다. 특히 현대의학에 있어서 개인 맞춤형 의학 시대를 열렸다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수학이 한 역할을 한다. 흔히 비만을 측정하는 공식으로 체질량지수(BMI)가 이용

되는데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누는 방식으로는 정확한 건강 지표가 될 수 없고 대신 심장대사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체지방 비율을 직접 측정하는 편이 유용하다면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레카'의

아르키메데스를 소환한다. 국가보건서비스가 어떤 신약의 사용 비용을 지급할지 말지 경정하는 신의

방정식이나 중환자실의 거짓 경보를 줄이기, 양성판정 오류 여부 등 의학 분야에 있어 수학을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확률을 함부로 내세우면 유죄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간첩 혐의를 받았다가 나중에 무죄로 풀려났던 드레퓌스 사건을 들고 있는데 확률을

제대로 이해하고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 또는 아닐 가능성(유죄 또는 무죄의 확률)을 판단해야 

어이없는 오심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음(한 가족 내 영아 돌연사 증후군으로 인한 사망이 두 번 일어날

확률만 보고 오심을 했던 샐리 클라크 사건이 대표적임)을 잘 보여주었다. 그 밖에 통계에 속지 않는

법, 수 체계가 우리를 곤경에 빠뜨리는 방법, 진화에서 SNS까지 알고리듬의 무한한 잠재력, 코로나

시대에 시의적절한 질병 전파와 집단 면역 등에 관한 수리역학까지 수학을 제대로 이해하면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보다 쉽게,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사실

이 책에서 설명을 해주니까 수학이 일상 곳곳에서 작용하고 있음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는데 수학이

마냥 어렵다고 멀리하기보단 가까이하면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재미를 알려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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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증명 증명 시리즈 3부작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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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무라 세이치의 증명 3부작은 '인간의 증명', '야성의 증명'과 바로 이 책이다. 2012년에 검은숲에서

새로 출간했을 때 앞의 두 책은 바로 읽을 수 있었는데 이 책은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코로나가

활개를 친 이 시점에 드디어 읽게 되었다. 이젠 청춘을 증명하기 어려운 나이가 되었지만 이 책에선 

과연 청춘을 어떻게 증명해낼지 궁금했다.


얘기는 짙은 안개가 낀 한적한 공원에서 밀애를 즐기던 두 남녀에게 괴한이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딱

쌍팔년도 스토리라 할 수 있지만 가사오카 미치타로와 사사노 아사코는 괴한의 위협에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게 되고 마침 경찰이 등장해 경찰과 괴한이 몸싸움을 벌인다. 아사코가 도와주라는 요청에

미치타로는 꼼짝달싹 못하고 있다가 결국 경찰은 괴한이 휘두른 칼에 찔려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다. 충격적인 일을 겪은 후 아사코는 미치타로가 비겁하다며 파혼을 선언한다. 한편 유서

깊은 요정의 외동딸인 아사야마 유미코는 야무라 시게오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가 야무라가 홀로 등산

갔다가 실종되면서 결국 야무라를 찾지 못하게 되자 야무라의 친구인 가다 준이치와 결혼하게 된다.

아사코에게 차인 후 실의에 빠졌던 미치타로는 형사의 딸 도키코를 찾아가 형사가 쫓던 괴한의 정체를 

알아내려 하지만 도키코의 차가운 태도에 번번히 거절당하고 형사의 죽음에 어떻게든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며 도키코를 돌보겠다고 하면서 두 사람에 얼떨결에 결혼에 이른다. 미치타로가 비겁하다며 파혼한

아사코는 죽은 언니의 애인이었던 전직 특공대원 야부키와 결혼하고 각자 새로운 사람과 인연을 맺은

이들은 운명의 수레바퀴에 이끌려 서로 얽히고 설키게 된다.


이들을 다시 연결시킨 존재는 느닷없이 발견된 시신이었다. 경찰을 죽게 만든 비겁한 남자가 되고 만

미치타로는 경찰이 되어 자신을 이렇게 만든 괴한을 잊지 못하고 있던 중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신이

자신이 그토록 찾던 구리야마임을 직감한다. 아픈 몸을 이끌고 구리야마의 과거를 캐는 수사를 혼자

해나가면서 점점 아무도 모른 채 엉켰던 과거의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서로 엇갈리며 

어긋났던 남녀들은 그들의 자식들에 의해 다시 묘한 인연으로 재회를 하게 되고 운명의 장난처럼 

과거와는 입장이 바뀌기도 한다. 앞서 본 두 작품에서도 충분히 증명했지만 이 책에서도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세 커플을 중심으로 해서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을 촘촘하게 엮어내며 운명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관계로 만들어냈다. 후기에서 저자는 청춘의 공통 요소로 굶주림, 무한한 가능성, 기성 

권위에 대한 적의와 반감의 세 가지를 들면서 이것들을 잃어버린 자는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청춘이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한때는 청춘인 적이 있지만 소중한 청춘을 청춘답게 보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인물들도 각자의 청춘을 열심히 소비하지만 과연 제대로

청춘을 불태웠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꼽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이 책은 역설적으로 청춘을 

증명하는 게 어렵다는 사실을 소설로 증명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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