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의 평화로움
틱낫한 지음, 류시화 옮김 / 열림원 / 2002년 8월
구판절판


명상은 세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것도 도피하기 위한 것도 아닌,
세상 속으로 다시 들어갈 준비를 하기 위한 것이다.-9~10쪽

'삶의 기술'이란 다름 아닌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 살아 숨쉬고 있음을 자각하는 일이다.
그리고 내가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임을 깨닫는 것이다.-20쪽

명상은 깨어있는 것이고, 누군가를 도우려고 노력하는 것이다.-30쪽

잠에서 깨어 이해하게 된 사람을 동양에서는 붓다라고 부른다.
불교에는 세 가지 보물이 있다.
진리를 깨달은 이, 그가 깨달은 진리,
그리고 그들이 모여 사는 조화롭고 깨어있는 공동체-34쪽

이해와 사랑은 둘이 아니라 하나다.
이해하기 위해서는 모든 살아 있는 존재들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는 수행을 해야한다.
이해할 때 그대는 사랑한다.-35쪽

그대가 행복한가 불행한가는 그대 자신의 자각에 달려 있다.-68쪽

명상을 한다는 것은 매순간 살아 있기 위한 것이다.
매 순간 깨어 있기 위함이다.-70쪽

불교의 가장 중요한 계율은 깨어 있음 안에서 살라는 것이다.-128쪽

화해를 위한 일곱가지 수행

첫번째 수행 : 얼굴을 마주 보고 앉는 것
두번째 수행 : 기억
세번째 수행 : 고집을 버리는 일
네번째 수행 : 짚(사랑과 친절)으로 진흙(다툼)을 덮는 일
다섯번째 수행 : 스스로 고백하는 일
여섯번째 수행 : 합의에 의한 결정
일곱번째 수행 : 그 결정을 받아들이는 일-~쪽

자기 자신과 만나는 것이 곧 명상의 의미다.
그것은 그대 몸 안에서, 그대의 느낌 안에서,
그대의 마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자각하는 것이다.
-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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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낙하하는 저녁' 이후 오랜만의 에쿠니 가오리와의 만남

그녀의 섬세한 감정표현은 늘 보석처럼 반짝인다.

여고생들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나를 그 옛날 학창시절로 데리고 갔다.

 

모두 같은 반 학생들을 각각 주인공으로 한 6개의 단편

그들은 같은 공간에서 학창시절을 보내지만 같은 듯하면서도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각자 다른 고민과 걱정을 갖고 다른 색깔의 생활을 꾸려나가는 여고생들

 

지하철 여자 치한(?)에게 끌리는(?) 기쿠코

다시 태어나면 초록 고양이가 되고 싶다는 에미

엄마와 넘 친하며 새로 만난 남친과의 사랑을 키워가는 유즈

사람들을 사탕으로 평가하는 사탕일기를 쓰는 카나

다카노씨라 불리며 자신의 성숙한 매력(?)을 발산하는 미요

 

한 교실에서 생활하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여고생들을

각각의 단편 속에서 서로 오버랩되게 구성하여

한 이야기에선 주연이었다가 다른 이야기에선 조연으로 변신하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나의 고딩시절 기억들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해주었다.

기쿠코와 친구들이 수업 시간에 몰래 쪽지를 돌리며

의견을 주고 받는 장면을 보며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싶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인 시험

이 책에 등장하는 여학생들은 그리 시험에 목매진 않는다.

그녀들도 그 시절 나와 같이 시험 보는 날을 좋아?다. 일찍 집에 가니깐...ㅋ

3~4일씩 시험보는 기말고사기간은 그야말로 오랜만에 집에서 뒹굴거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시험공부를 해야하긴 하지만...ㅜ.ㅜ

시험 보고 집에 돌아가는 한적한 평일 오전의 거리는

정말 낯선 세상을 거니는 기분이 들어 좋았었는데...

 

한편 카나의 사탕일기는 정말 기발했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정도에 따라 일기에 파란사탕, 은색사탕, 검정사탕을 주는 것

미워하는 사람은 독약이 든 검정사탕을 하도 많이 줘서

독살시키고도 남았을 거라는 표현이 정말 앙증맞았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읽을 때면 뭔가 낯설음을 느끼면서도 왠지 끌리는 묘한 감정을 느낀다.

'낙하하는 저녁'의 이상한(?) 삼각 관계나 

그녀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도쿄타워'에서의 세월을 뛰어넘는(?) 사랑은 

보편적인 정서에서 많이 벗어나고 오히려 거부감마저 들게 만들면서도

그녀의 맛깔어린 문체와 표현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아련한 기억속의 학창시절을 다시 떠올리게 해 준 이 책은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영원히 가슴속엔 살아 있을 소중한 시절로 나를 잠시 데려가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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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6년 10월
구판절판


무언가를 이해하기에 아직 어리다면 언젠가는 이해할 때가 온다.
하지만 무언가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면,
그 사람은 영원히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아주 슬픈 일이다. 아주 아주 슬픈 일이다.-125쪽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원할 때 수중에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161쪽

독신 생활이 자유롭고 편하기는 한데 한 가지 곤란한 일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가출할 수 없다는 것
"그렇잖아, 내가 가출을 해봐, 그건 절대 가출일 수 없잖아.
돌아오면 여행인 거고, 돌아오지 않으면 이사잖아." -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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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2disc) - 할인행사
허진호 감독, 유지태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봄이면 늘 불쑥 생각나는 영화

 

지방 방송국 아나운서 겸 프로듀서인 은수(이영애)와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유지태)는

소리채집 여행을 떠난 후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점차 상우가 자신의 일상에 들어오는 것이 부담스럽기 시작한 은수

점점 상우에게 짜증을 내기 시작하고

상우가 부담스러웠던 은수는 결국 상우에게 헤어지자 하고

그리고 상우의 명대사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상우는 아직 사랑을 몰랐던 것이다.

사랑은 변한다. 아니 사람이 변한다.

 

그래도 미련을 버릴 수 없었던 상우는 은수를 보러 강릉으로 한걸음에 달려 가고

다른 남자와 있는 것을 보고 선 질투심에 차를 열쇠로 그어 버리기까지 하는데...

 

멍하니 밖을 바라보며 있는 상우에게 할머니가 들려주는 명대사

"힘들지. 버스하고 여자는 떠나면 잡는게 아니란다."

 

불현듯 상우의 흔적을 발견하고 다시 상우를 찾아가는 은수

할머니 갖다 드리라며 화분을 상우에게 내밀고

아무 일 없었다는듯 상우의 팔짱을 끼며 "우리 같이 있을까?" 하지만

이미 상처가 아물어가고 있는 상우는 팔을 빼며 화분을 돌려주는데 

흐드러진 벚꽃 길에서 상우와 은수의 마지막 이별 장면

상우에게 악수를 청한 후 돌아 선 은수

은수는 미련이 남았는지 뒤돌아 보지만 상우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을 뿐

 

은수와 상우가 맺어지지 못한 것은 사랑을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

이미 한 번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은수는 사랑을 잃는 두려움이 더 컸기 때문에

자신의 삶 깊숙히 다가오는 상우를 밀어낸 것 같다.

그녀가 자신이 이미 상우에게 길들여졌음을 느끼고

다시 상우를 찾아갔을 때는 상우가 사랑에 대한 믿음을 잃은 상태였기에

은수를 다시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 같다.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사랑의 감정의 크기나 속도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그것을 조절하며 맞춰나갈 수 있어야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 같다.

 

엔드 크레딧이 오르면서 흘러나오는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영화의 아련한 사랑의 아픔이 절절하게 묻어나오는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노래 가사처럼 그리운 날의 기억이 되살아나

내 마음속 한구석이 저려옴을 느낀다.

사랑이 변했다는, 아니 내가 변했다는 사실에 약간은 씁쓸함을 느끼면서도

떠올릴 수 있는 아련한 기억이라도 가지고 있음에 그나마 위안을 삼게 만든 영화

 

내 인생의 봄날도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봄날의 끝자락을 붙잡고

다시 한번 봄날의 설렘을 느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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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포 소녀 (dts, 2disc) - 할인행사
이재용 감독, 이켠 외 출연 / 에이치비엔터테인먼트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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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형식 등 여러가지 시도는 좋았지만

황당하고 엉성한 스토리로 어이없는 웃음만 나오게 한 영화

이원종의 보기 거북한 교복소녀로의 변신과

느닷없이 이무기로 출연한 일용엄마의 눈물겨운 연기도

대책없는 이 영화를 구제해 줄 수는 없었다.

 

성과 학교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몽정기까지는 그래도 깜찍한(?) 수준이었는데

다세포소녀에선 끔찍한(?) 수준까지 오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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