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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 LE (3Disc) - OST포함 한정판 - 할인행사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브래드 피트 외 출연 / 에이치비엔터테인먼트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모로코의 어느 외딴 마을
한 소년이 아버지가 구입한 총의 성능을 시험해 보기 위해
장난삼아 관광버스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는데
발사된 총알은 미국인 관광객 여자의 어깨에 명중하면서
마치 도미노처럼 연결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이
전 세계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 영화는 소통의 단절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실수로 미국인 관광객을 총으로 쏘지만 이 일은 테러로까지 과대포장된다.
그리고 수년 동안 미국인 아이들 보모를 하며 아이들을 자식같이 돌봐 주었지만
아들 결혼식 보러 멕시코 국경을 넘었다가 아이들 유괴범(?) 취급당하며
미국 땅에서 영구추방의 위기에 놓이는 유모
그리고 엄마가 자살하자 마음의 문을 닫고
아버지와의 소통을 거부하는 청각장애인 여고생
이들 모두는 소통의 단절로 고통을 겪고 있었다.
우리가 장난으로 연못에 돌을 던지지만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고
악의 없이 한 행동이 불러 일으키는 파장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그만큼 이젠 우리가 실감할 수 없을 만큼 세계는 하나가 된 것이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엔 너무 큰 벽이 있다.
국적, 인종, 언어 등의 커다란 장벽들
이 거대한 장벽에 가로 막혀 우리는 서로를 의심하고 배타시한다.
구약성서에는 신에게 도전한(?) 이유로 인간이 다른 언어를 쓰게
되었다고 하는데 의사소통의 부재는 결국 서로에 대한 불신을 낳고
작은 오해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낳을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9.11 테러 이후 미국과 아랍, 그 밖에 여러 나라와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았던 벽은 바벨탑처럼 하늘 끝까지 치솟고 있다.
서로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증오가 결국 죄 없는 수 많은 희생자들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희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 속에서 총에 맞은 여자를 헌신적으로 도와 주는 모로코인과
엄마가 자살한 후 막 나가던(?) 여고생도 결국 아버지와 화해하게
되는 것처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맘의 소통이 이루어진다면
언어를 비롯한 거대한 장벽들도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런 의심과 편견없이 서로의 맘을 진실되게 나눌 때
바벨탑처럼 높이 쌓인 우리들 사이의 벽도 허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