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케어
하마나카 아키 지음, 권일영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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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이라 선택한 책이 사회소설이었다. 추리, 스릴러 책이라 여겼는데 사회 고발과 함께 고민할 문제를 풀어낸 책이다. 일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함께 고민하고 슬기롭게 풀어내야 할 문제다. 뜻밖에도 생각지 못한 내용으로 전개되어 예상과 다른 책이었지만 재미있었다. 재미있다는 표현이 좀 틀리고 여러 생각을 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결코 피할 수 없는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개호사업이 진행된다. 노인 분들이 움직이기도 힘들고 치매도 함께 왔다. 병 수발을 해야하는 가족에게는 너무 힘든 여정이다. 그나마 어느 정도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좋은 보호시설에 위탁할 수 있겠지만 그럴만한 돈이 없다. 일본에서 이런 분들을 위해 도와주는 개호사업체가 있다. 갈수록 정부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과 혜택을 줄인다.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국가의 지원금이 줄어들고 있으니 인건비를 줄이는 쪽으로 간다.


기업이 부정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다. 이런 문제가 터지자 모든 여론은 기업의 비리에 집중할 뿐이다. 비리와 부정은 단죄해야 할 부분이지만 그 근본적인 이유와 개선책에 대해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다. <로스트 케어>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다수가 어려운 경제적 사정에 놓여있다. 집에 부모가 있지만 제대로 케어는 해주기 힘들다. 그나마 개호사업을 통해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마저도 일정 시간에 잠시 도와줄 뿐이다.


일을 해야 한다. 부모를 제대로 모시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지만 부모를 집에 혼자 남겨둘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부모는 치매증상이 있어 심한 경우 자식을 몰라보는 걸 넘어 공격적으로 변모한다. 어릴적 기억만 떠오르고 눈 앞에 있는 자식에게 적대적으로 돌변해서 소리지르며 난리친다. 이런 일이 매일같이 반복되며 케어해야 하는 가족들은 갈수록 힘들고 지친다. 언제 이런 상황이 끝날지 그 끝도 알 수 없다.


치매 상황에 놓여있는 부모는 자신의 행동을 모르지만 순간 정신이 돌아왔을 때면 이런 자신을 깨닫는다. 미안하다며 자식에게 이야기하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부모에게 지친 상황에서 케어해야 할 자식은 또 다시 자신의 자녀에게 제대로 케어하지 못하고 그 감정을 풀어내는 경우도 생긴다. 이렇게 악순환이 반복되며 끝이 나지 않는다. 돈도 벌어야 하고 자식도 케어해야 하고 부모도 돌봐야 한다.

이렇게 치매에 걸려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당사자가 사망하는 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정답은 분명히 없다. <로스트 케어>에서 무려 42명의 노인을 살해한 살해범이 등장한다. 인간을 살해했다는 표현은 맞다. 노인 가족들은 처음에는 자연사로 돌아가셨다는 안도감을 가졌다. 나중에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울분이 생기고 죽은 부모를 돌려달라는 감정은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구원받았다는 묘하지만 솔직한 감정이다. 그동안 자신의 삶도 없고 제대로 주변도 살펴볼 시간도 없는 상황에서 치매걸린 노인이 사망한 후 얻은 평화와 자유가 두번 다시 깨지기 싫다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앞선다. 이 살해범에게 사형이 언도된다. 사람을 직접 죽이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만 간적접인 살해에는 죄책감을 덜 느낀다. 살해범은 노인들에게 약물을 투여해서 독극물로 죽인다. 


살해했다는 감정보다는 해방시켰다는 감정이 크고 업무를 보는것처럼 일처리를 했다. 희대의 살인자지만 그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살해했다고 여기지 않는다. 약물을 투여한 후 현장을 떠났으니 죽은 후 일을 알지 못한다. 직접 죽였으니 사형판정을 받는다. 그렇다면 검사와 판사는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사형언도를 내리고 죄인을 죽인다. 이것은 살해가 아닌가. 자신이 직접 죽이지 않았다고 살해범이 아니라 할 수 있는가. 살해범은 처음부터 자신이 저질른 죄가 발각되고 잡힐 순간을 기다렸다. 노인들을 해방시켜준 것도 중요하지만 이 문제를 사회공론화시켜 제대로 인식하고 사회구성원이 함께 진지하게 토론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좀 더 컸다. 


이런 부분에 있어 각자의 생각이 다르다. <로스트 케어>에서 농구시합으로 마지막 전방 롱패스를 받아 골을 성공시켰다고 생각한 사람과 마지막에 자포자기 심정으로 시간이 다 되어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공을 길게 뿌린 사람이 상반된 이야기가 나온다. 둘은 똑같은 결과를 갖고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아름다운 학생시절의 마지막 시합과 절망적인 상황에서 포기한 행동이지만 상대방은 내 생각과 달리 아름답게 생각한다는 걸 알고 있는 상황.


이건 단순히 추리소설이 아니었다. 추리소설 수상도 했던데 가볍게 읽을 소설이 아니다. 단순히 일본 만의 문제도 아닌 내용을 담고 있었다.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의 문제가 될 수 있다. 내가 자식으로 부모로 겪을 수 있는 문제다. 갈수록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도 크고 함께 공론화해서 고민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부분이다. 장수는 축복이겠지만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상태에서 생존은 과연 축복일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추리소설이 아니잖아.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심사숙고해야 할 이야기.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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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앨리스 - 소중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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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삼바 -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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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 이야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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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세상에서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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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 선정되는 책이 있다. 여기에 선정된 책은 지금까지 읽어본 결과 재미있었다. 일본 다카라지 미샤 출판사에서 선정한단다. 무조건은 아니고 독자와 교감해서 선정하는 듯하다. 우리에게 유명한 저자 책은 아닌 경우가 많지만 읽어 후회한 적은 거의 없다. 미국에는 애드거 상이 있다. 약간 다른 점이 미국은 단순히 스릴러 장르가 아닌 작품성에 좀 더 무게를 둔 듯하다. 에드거 상 받은 작품을 읽었는데 재미는 덜했지만 작품성은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작품성은 문학 소설로 가치를 의미한다. 소설을 읽는 맛으로 좀 더 치중한다고 할까. 내 경우 문학 작품보다 내러티브와 내용에 좀 더 집중하는 스타일이라 그리 의미를 두진 않는다. 작품적으로 좋을지 몰라도 미스테리적인 만족도는 다소 덜했다. <무너진 세상에서> 저자인 데니스 루헤인은 책을 읽지 않았어도 워낙 영화 원작으로 유명하다. <살인자들의 섬>과 <미스틱 리버>다. 데니스 루헤인 책을 읽으니 미스터리나 스릴러 장르는 아니다.


그보다는 정통 하드보일드라고 할까. 갱이 등장하고 총싸움이 난무하며 마초들이 득실되는 작품이다. 한 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이번에 읽은 <무너진 세상에서>는 큰 총싸움과 남초들이 득실되지 않는다. 오히려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상하고 서로 이해득실을 따지며 영역구축에 힘쓴다. 


시작하자마자 어느 여인이 감옥에 갇힌다. 우연히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조 커클린을 살해한다는 소문을 듣는다. 자신은 커다란 이익을 차지할 수있지만 살해위험에 노출되었다. 조 커클린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당신이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조 커클린은 분명히 조직의 일원이자 보스급이지만 현재는 갱이라기보다는 사업가에 가까운 인물이다. 그가 공식적으로 하는 일은 모두 조직에 큰 도움이 된다. 


그를 누구도 죽이려 하지 않는다. 돈 벌어주는 인물을 - 그것도 합법적으로 - 굳이 죽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런 상황에 그가 암살당한다는 이야기에 조 커클린 스스로도 놀란다. 주변 사람들도 의아해한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를 죽이려 하는지 알 수 없다. 조 커클린은 무시하지만 마음속에 사라지지 않으며 파헤치려하지만 노이로제에 걸릴 뿐이다. 어느 소년을 본다. 환상에 노출될 뿐 아무런 발전도 생기지 않는다.

의외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솔직히 초반에 스타일이 문학작품 필이 많이 나서 다소 지루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했다. 내용이 괜찮아도 지루할 수 있다. 내용도 빠른 속도로 달려가지 않고 느린 속도로 서서히 예열되며 움직인다. 소설 배경이 1940년대다. 한참 2차 세계대전이 치뤄지고 있던 시기다. 미국 밖은 전쟁이지만 미국 안은 평온하다고 할까. 열심히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서로 각자의 영역을 노리며 치열하게 뺏으려 한다.


분명히 장르소설이고 갱이 나오는 소설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대화나 문구에서 주옥같은 문구들이 나온다. 따로 체크를 할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것들을 만났다. 19세기에서 20세기에 나온 소설이 인문 고전으로 많이 읽힌다. 이런 소설은 솔직히 너무 글이 지루하게 계속 이어져 읽는데 다소 따분한 면이 있다. <무너진 세상에서>는 최근에 쓴 소설이라 템포는 예전보다 다소 빠르지만 글은 현대 속도로 전개된다. 


기억을 떠올려보니 느와르 장르를 비롯해 영화로는 갱이 나온 걸 많이 봤지만 소설은 처음이다. 맞나? 정확히 모르니 맞다고 치자. 막상 갱이 나오는 소설을 읽어보니 새로우면서 잘 읽힌다. 금방 읽히지 않지만 이런 종류 책은 속독처럼 내용에 집중하며 술술 읽는것보다는 글에 좀 더 집중하며 읽는 맛에 집중할 때 더 좋다. 더구나, 이 작품에서 머저리는 나오지 않는다. 머저리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예측불허에 욕망이 가득할 뿐이다.


주인공인 조 커클린은 무척 이성적인 인물이다. 아무리 위기상황이 와도 최대한 이성적으로 판단한 후 대처한다. 끝까지 대화로 모든 협상을 끝낼 것이라 봤지만 뒤로 갈수록 직접 본인이 나서야 할 때는 과감하고도 확실하게 총을 뽑는다. 목숨이 달린 순간에 순간의 판단이 생사를 가른다. 이럴 때 망설이고 주저하면 안 된다. 가장 최선의 판단이라 생각되는 걸 실행해야 살아남는다. 후회할지라도 그런 판단이 자신을 살린다.


처음 읽을 때 꽤 오래도록 읽을 것이란 우려하고 책을 집어 들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읽었다. 이미 꽤 많은 작품을 펴 냈고 한국에도 번역되었다. 다른 작품을 읽을 것인지 여부는 솔직히 모르겠다. 문학 소설은 나름 전작주의를 하는데 장르 소설가는 워낙 책을 많이 펴내 전작주의로 읽는데 부담이 있다. <무너진 세상에서>는 조 커클린 삼부작의 마지막이다. 늘 주인공에 감정이입하며 읽게 되는데 마지막에 주인공만큼 작가도 이성적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삼부작의 마지막을 읽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갱스터 장르는 처음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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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집행인의 딸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1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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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터넷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순위가 아닌 스테디셀러를 본다. 베스트셀러는 일시적이지만 스테디셀러는 그래도 일정 기간동안 계속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의미다. 그 중에서도 리뷰 50개 이상을 따로 모은다. 실용서적은 이렇게 하지 않지만 추리소설류는 이렇게 한다. 실용서적은 편차와 내공(??)이 존재하는 것인지 몰라도 스테디셀러도 리뷰 갯수도 딱히 신경쓰지 않고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 전적으로 내가 보고 마음에 드는지가 핵심이다.


리뷰 갯수가 50개 이상인 추리 소설류를 선택해서 읽었지만 엄청나게 재미있던 작품은 손에 꼽힌다. 대체적으로 재미있는 작품은 꽤 있다. 그보다는 사실 누구가의 추천을 읽고 선택해서 읽었던 책이 더 재미있었던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리뷰가 꼭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최근에 추리소설을 읽어볼까하고 선택한 책이다. 거의 대부분 일본 추리소설류라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책 내용이 중세에 악마 이야기가 나오고 추리라고 해서 흥미가 동했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해서인지 엄청나게 글이 길고 책이 두껍다. 번역 과정에서 더 길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추리 소설은 원래 가볍고 부담없이 읽는 맛인데 이렇게 두꺼우면 부담스럽다. 장르소설이라고 할 추리소설류가 일반 소설보다 더 길이가 길고 두껍다는 것은 의외로 재미있는 현상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중세를 배경으로 하면 조건반사적으로 마녀나 음모론, 연금술, 기사단 같은 신비스러운 현상이 저절로 연상된다.


책 제목이 <사형집행인의 딸>이다. 길로틴이라 불리는 단두대가 프랑스에서 개발되기 전까지 사형집행인이 유럽에서 사형을 집행했다. 이들은 될 수 있는 한 피를 적게 내며 사형을 거행했다. 단순히 사형만 집행한것이 아니라 현대로 치면 형사역할도 한다. 취조와 고문도 함께 다뤘는데 이 책을 읽으면 직업인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누군가를 합법적으로 죽여야 한다는 사실을 힘들다. 사형 전 날에는 술에 취하고 인사불성이 된다.

어느 날 아이가 죽는다. 아이 등에는 문신이 새겨져있다. 또 다시 아이가 죽는데 이번에도 문신이 새겨져있다. 이 아이들의 공통점은 고아라는 것과 이 성에서 산파역할을 한 여자 집에 특정 날에 함께 모여 있었던 아이들이었다. 마을은 공포에 휩싸인다. 산파가 마녀라고 믿게되었다. 즉시 산파를 체포해서 잡았다. 고문으로 악마가 들었고 죄를 실토하게 만들려 했지만 쉽지 않다. 사형집행인이 이 역할을 맡았지만 그는 마녀라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무엇인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고 자신의 아이들 탄생에 도움을 준 산파의 누명을 벗겨주려 한다. 마을은 마녀라는 사실에 두려움에 떤다. 70년 전에도 이런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마을 여자의 반이 마녀라는 이유로 처형을 당했다. 빨리 마녀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하면 백작이 이 성으로 찾아와 마녀로 의심되는 모든 여자를 발본색원할 가능성이 크다. 산파를 마녀로 몰아 빨리 해결하고 백작이 오지 않게 하는 것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것이라 여겼다.


책을 읽다보면 예전에 <마녀>라는 책을 읽으면서도 참 답답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다. 마녀는 기본적으로 악마를 부르고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일 해 낸다. 마을에서 벌어진 요상한 일의 원흉으로 지목하고 그 죄를 자백받으려 한다. 아니 마녀인데 도대체 왜 하찮은 인간들이 자행하는 각종 고문을 당하고 있느냐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상식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이런 상식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누군가를 빨리 희생양으로 삼아 조용하게 만들려 노력한다. 또는 자신에게 해가 되는 정적을 없애기 위한 용도로 썼던 방법이 마녀색출이다. 현대에 와서 맥카시 열풍으로 미국에서 공산당을 때려잡을 때 썼던 방법이다. 현재 한국에서도 다양한 이유와 원인으로 툭하면 벌어지는 마녀 색출이다. 진짜 마녀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마녀로 지목해서 떠 넘기기 원하고 희생양을 찾을 뿐이다.


<사형 집행인의 딸>은 굳이 딸을 언급할 필요가 없다. 그저 사형집행인만 중요하다. 그렇다고 사형집행인 중요인물일 뿐 주인공이라 하기에는 살짝 약하다. 우여곡절끝에 사건을 해결한다. 독일 소설답게 논리적으로 차분하게 하나씩 하나씩 해결한다. 기대한 마녀와 음모와 신비주의는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정작 딸은 소설에서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 중요하게 볼 수도 있고.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쓸데없이 두껍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또 하나의 독일 추리 소설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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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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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공동체의 집단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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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의 복음 - 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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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놓아줄게 미드나잇 스릴러
클레어 맥킨토시 지음, 서정아 옮김 / 나무의철학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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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시작되자마자 한 아이가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교통사고를 낸 자동차는 뺑소니 차량으로 쏜살같이 도망간다. 이제부터 소설이 시작이라는 느낌과 함께 이대로 내용이 끝날리는 없고 무엇인가 연결고리라 본다. 단순히 뺑소니 차량을 잡는 내용으로 구성될 것이라 전혀 생각되지 않고 아이가 사망한 이유나 아이 엄마가 어떤 연결성이 중요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집어 든 소설은 추리 소설류이니 이런 판단은 너무 당연한다.


그 후 아이를 제대로 케어하지 못한 엄마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며 - 인터넷 상에 - 엄마는 사라진다. 그런 후에 제나라는 인물이 아주 인적이 드문 해변가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모든 것을 잊고 새 출발하는 여자다. 자꾸 사망한 아이가 떠오르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너무 자연스럽게 아이 엄마라 믿는다. 제나는 그 곳에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았다. 모아 놓은 돈은 있지만 몇 달 버티지 못한다. 그래도 모든 것을 완전히 잊혀진 사람으로 이곳에 왔다.


다행히 좋은 사람들이 사는 시골이라 - 휴가때나 사람들이 찾아오는 한적한 해변가 - 가진 것은 없지만 살 수 있는 주택을 마련 할 수 있었다. 몇 달 정도는 버틸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거주한다. 점점 돈이 떨어지기에 제대로 먹지도 않고 아껴가며 생활한다. 이런 사정을 알고 이웃이 옷가지며 여러모로 도와준다. 우연히 해변가에 글씨를 쓰고 찍은 사진에 반응 보이는 사람들이 나타나며 인터넷으로 원하는 문구를 쓰면 사진찍어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서서히 과거를 잊고 이곳에 정착하며 이웃과도 친해진다. 시골답게 서로 모르는 사람이 없다. 버려진 강아지 때문에 만나게 된 수의사 패트릭은 제나의 마음을 열고 잠도 못자고 악몽을 꾸던 시간이 지났다는 안도를 한다. 이 사건을 맡은 경찰은 아무런 단서도 잡지 못하고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아 애를 태우며 사건을 미제로 남겨두지만 아이가 사망한 사건이라 1주년에 발맞춰 다시 한 번 목격자를 공고낸다.

마침 1주년 공고를 보고 목격자가 나타난다. 이를 계기로 사건은 급물살을 타고 범인을 추적한다. 여기까지가 <너를 놓아줄게> 책 내용 중에 알릴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이상 알려주면 책 내용을 재미없게 읽을 수 있다. 대단한 반전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중반 이후에는 범인도 눈치채게 만들어준다. 급박하게 긴장되는 장면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제나와 함께 소설 내용을 쫓아가며 그의 감정선에 따라 행복과 안도와 실망과 공포를 느끼게 만든다.


총 3명 정도의 중요한 인물이 등장한다. 주인공이 제나라고 하기에도 다소 애매할 정도로 비중이 비슷하다. 사건의 중심에는 제나가 있지만 이 사건을 맡은 레이와 케이트도 중요한 역할이다. 덕분에 책은 골고루 캐릭터의 성격을 보여주고 곁가지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책 자체는 분명히 제나의 상황과 그가 겪은 사건이 중요한 핵심이지만 사건을 담당한 레이와 케이트의 미묘한 감정도 나오고 레이의 가족사까지 나오니 꽤 소설이 길다.


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다음 편까지 고려하며 책을 썼는지 몰라도 그런 면에서는 100페이지 정도는 줄여도 될 듯 싶다. 하지만 대부분 추리 소설이 그렇다. 핵심만 전개되면 그다지 재미없을 수 있다. 소설을 읽는 재미가 반감될 수 있기에 무엇이라 할 수는 없다. <너를 놓아줄게>도 내용이 전개되며 캐릭터에게 감정이입되며 점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들고 있으니 그 점은 좋다. 중반 이후 반전까지는 아니어도 제나의 상황을 통해 측인지심도 발동하고.


최근 영국소설이 유행인지 영국소설쪽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이 책도 영국소설인데 세익스피어와 온갖 문화의 효시가 된 나라답게 추리 소설류도 단순히 쫓고 쫓는 머리싸움보다는 우리 일상에서 벌어지는 평범한 사건처럼 보이는 그 이면에 벌어지는 인간의 추악한 민낯을 보여준다. <너를 놓아줄게>는 겉모습과 달리 속으로 썩어 문드러진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은 약하지만 강하다.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끌려다닐수도 끌고갈수도 있다. 책은 그런 걸 느끼게 해준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너무 버라이어티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제나와 함께 떠나보자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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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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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점에 갔더니 상당히 많은 곳에 책이 쌓여 있어 관심을 가졌던 책이다. 역시나 내 의지와 달리 계속 노출되면 관심을 갖고 읽게 되는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 나다. 딱히 흥미롭거나 재미있을 것이다라는 판단을 가졌다고 말하기보다는 지속적인 노출로 나도 모르게 읽어볼까 했다. 출판된지 얼마 되지 않으니 더더욱 관심도 갔다.


책은 초반에 상당히 집중하기 어렵다. 총 3명의 여인이 화자로 나온다. 3명의 여인 관점에서 책을 서술된다. 레이첼, 메건, 애나. 이 중에 가장 중심을 잡고 극(?)을 이끌고 가는 인물은 레이첼이다. 대부분 레이첼 관점에서 내용이 서술되고 메건과 애나가 가끔 등장한다. 초반에는 이런 것과 상관없이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해 주다보니 인물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차되며 서술하고 있어 누가 누군지도 몰랐다.


그저 초반에 누군가 시체가 되었다는 기억만 있고 읽어 나갔다. 레이첼은 현재 시점으로 내용이 서술되지만 다른 인물을 과거 시점으로 시간순서대로 서술되어 대략적인 느낌만 가질 뿐이다. 하지만 작가는 영리하게 과거시점으로 서술하는 메건을 모호하고 어떤 인물인지 착각하게 만들고 오해하게 내용을 구조화했다. 


가장 문제의 인물인 레이첼은 문제덩어리 그 자체다. 소설을 읽으면서 대부분 레이첼 관점에서 내용이 진행되고 있어 상당히 짜증이 밀려온다. 3명의 인물이 화자가 되었을 때 각자 자신의 속마음까지 스스럼없이 민낯을 드러내며 서술되어 몰라도 될 심리상태까지 알게 되니 더욱 짜증이 났다. 레이첼은 그저 찌질하고 술에 쩌들어 제대로 인간관계도 못하고 하는 일마다 실수에 의지박약으로 그려진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 이렇게 묘사되니 무척 낯설기까지 하다.


더구나 소설의 한 50페이지가 남을 때까지 이런 상황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남을 돕겠다며 나서는 레이첼은 아무리 봐도 오지랖 넓게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돌아다닌다. 그것도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일만 더 그르치는 느낌이 강하다. 차라리 가만있으면 좋으련만 쉬지 않고 여기저기 끼지 않을 때가 없을 정도로 낄때 안낄때 다 낀다. 이혼한 상태라 관심에 굶주렸는지 남자에 대한 자신만의 상상도 제법 많이 나오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알코올 중독으로 툭하면 술을 마시고 현실에서 도망가려 한다. 더 최악은 술 마신 후 자신이 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필림이 끊겼을 때 레이첼은 맨 정신에 못했던 것이나 하지 말았어야 할 것을 한다. 스스로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모르니 더더욱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하는 이야기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그런 레이첼은 좌충우돌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진실의 한 가운데로 들어가며 소설은 결말을 향한다.


<걸 온 더 트레인>은 솔직히 거의 하루에 다 읽었지만 손에 놓지 못할 정도로 흥미롭게 읽지는 않았다. 오히려 읽으면서 살짝 짜증 섞인 상태에서 읽었다. 레이첼의 행동에 동병상련이나 실질적인 주인공에 감정이입이 되지 못했다. 한 발 떨어져서 '도대체 얘 왜 이러니?'하며 읽었다. 그렇기에 내용이 진행될수록 도대체 진실이 무엇인지 감이 안 잡혀 추리소설답기는 했다. 책 내용을 이끌어가는 3명의 주인공이 여인이다. 그만큼 작가가 여성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발휘한 책이다.


책에 나온 중요 인물중에 제대로 된 인물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이상한 인간들이 벌이는 이상한 사건이랄까. 평범한 사람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심리상태를 갖고 있다. 처음에는 평범한지 알았는데 다들 비정상이다. 레이첼 친구가 그나마 너무 평범해서 독보인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소설은 부담없이 시간 때우기위한 킬링 타임용으로 읽으면 좋다. 어차피 장르 자체가 그러니 혹시나 심심한데 읽어볼까하고 집어들고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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