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의 요리사들
후카미도리 노와키 지음, 권영주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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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만큼 흥미로운 소재가 있을까. 모든 극적 요소를 다 포함시킬 수 있다. 지루하면 재빨리 전쟁묘사만 해도 충분히 관심을 갖게 된다. 전쟁관련 작품은 참 많다.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도 있다. 전쟁이라는 소재를 갖고 로맨스도 가능하고 액션은 너무 당연하고 인류애나 우정 등도 포함시킬 수 있다. 이 책 <전쟁터의 요리사들>에서는 여기에 추리적인 요소를 함께 넣었다. 전쟁과 추리라니 다소 연결이 안 되지만 그것도 요소일 뿐이다.


한 마디로 꼭 전쟁터일 필요가 없지만 전쟁터에서 벌어지는 신기한 사건을 풀어내는 묘미가 또 있다. 그 부분이 치열한 전쟁을 치루는 한 복판에서 벌어진다. 전쟁과는 큰 상관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알게 모르게 포함되며 읽는 입장에서 흥미가 생긴다. 책은 일본인이 쓴 미국 유럽 전쟁 참가내용이다. 일체 일본인의 관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철저하게 미국에서 자란 소년이 2차 세계대전에서 노르망디 작전 후 이야기를 그린다.


참여하는 대부분 청년들의 나이는 20살 전후다. 18살 정도 되는 친구도 있을 정도로 무척이나 어린 나이다. 지금 현대적인 관점에서 어린 나이고 당시로는 어린 나이까지는 아닐 수 있다. 그래도 고등학교를 졸업하지도 않은 청년이 군에 들어간다. 읽어보면 미국은 확실히 준비를 탄탄히 하고 전쟁에 참여한다. 자원 입대한 친구들을 곧장 유럽으로 보내지 않는다. 전쟁 당사자까지는 아니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한국을 보면 훈련이고 뭐고 총부터 쥐어 준 것으로 안다. 워낙 특수하고 긴박한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군대에 들어간 후에도 거의 2년 동안 훈련하고 자대에서 준비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만큼 준비되지 않은 군인을 전쟁터에 보내는 것은 더 위험한 일이라 여긴 것이 아닐까도 한다. 주인공인 팀은 집 안 내력이 요리사쪽이었다. 입대를 한 후 전투병이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막상 훈련을 받으며 스스로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다소 폄하받는 조리병이 되기로 한다. 조리병이라고 후방에 있는 것도 사실 아니다. 부대와 함께 움직이며 일선에 배치되어 함께 전투도 해야한다. 편하게 후방에서 밥을 하는 개념이 아니다. 드디어 유럽에서 전투 장소로 배치되어 이동할 때 비행기를 타고 낙하산으로 내린다. 조리병이라고 다를 것은 전혀 없다. 읽다보니 그럴바에는 굳이 왜 조리병이 되었나라는 생각도 사실 들었다. 낙하산으로 내린 지점도 전쟁 한 복판이었다.

동료들이 죽고 내리자마자 곧장 살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처럼 책의 배경은 독일과 대치한 상황에서 전투가 자주 이뤄지고 동료들이 전쟁 중에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 사상자라는 표현처럼 부상으로 팔다리가 짤려 후방으로 이송된 후 전역하는 동료들도 많다. 팀은 그나마 조리병이라 음식만 만들면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총알이 날라오는데 조리병이라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함께 총을 들고 전투를 해야만한다.


어느 전쟁이든 영웅이 필요하다. 특히 현대에서 이미지는 중요하다. 이처럼 미국 등을 보면 당시에 몇몇 영웅이 등장하는 걸 보면 엉뚱하지만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도 보면 당시에 영웅으로 그려지면서 실제로 전투에는 참가하지 않고 위문공연만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선 군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종의 마케팅이다. 책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온다. 전쟁 영웅으로 묘사되는 한 장교에 대한 이야기다.


이를 직설적으로 설명하거나 알려주지 않는다. 특정 사건이 벌어지며 이를 파혜치는 과정에서 알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책 제목답게 모든 일이 주방과 관련된 사건이고 인물이다. 딱히 주방에서 일하는 동료들이 대단한 인물이 아니다. 더구나 주인공인 팀도 그다지 책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것도 아니다. 서로 조금씩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나눠가며 퍼즐을 풀어내며 사건 조각을 맞춘 후 해결하는 이야기다.


그런 내용이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되어있다. 필요없어진 낙하산을 모으는 병사의 이야기, 일반 달걀은 아니지만 무려 600 상자 정도의 분말달걀이 사라진 이야기, 진격해서 탈환한 네덜란드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부부의 자살 사건, 동료였던 자가 뜻하지 않은 비밀을 간직한 걸 알고 이를 해결하는 내용. 이처럼 책은 전쟁이라는 큰 틀 안에 추리적인 내용을 넣어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전쟁이라는 특수상황을 인식하고 알려주게한다.


난 언제든지 전쟁은 반대한다. 그 비슷한 행동이나 말조차도 반대한다. 그저 소심하게 혼자만 아무 의사표현없이 반대한다. 이유가 어떠하든 그 피해는 나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전부 뒤집어쓴다. 현대는 국지적인 전쟁정도가 벌어지고 있다. 지금도 향후에도 그런 국지전쟁마저 사라지고 전쟁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그나저나 전쟁도 결국 보급품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국가가 승리하게 되어있다. 먹고 살아야 뭐든 할 것 아닌가.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이 분량이 두꺼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전쟁 속 추리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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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 - 소련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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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 인류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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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 - 1 - 차일드 44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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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장르소설을 읽으려 했다. 추리, 스릴러라고 할 수 있는 장르말이다. 이 책은 그런 소설이라 생각하고 읽으려 했다. 의외로 이 책은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고 한다. 그 부분에서 약간 의아했다. 보통 장르소설들은 따로 수상하는 것들이 있다. 장르 소설을 읽으려하면 그런 쪽에서 수상했다는 광고를 자주 접했기에 알고 있다. 이 책은 장르소설쪽이 아닌 문학소설에게 상을 주는 곳에서 후보에 올랐다고 하니 그러려니 하고 읽었다.


책은 일반 장르소설과는 다소 달랐다. 이 책을 장르소설적인 요소가 가득하지만 장르소설로 보기에는 애매하기도 하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다. 솔직히 장르소설은 유독 400페이지는 가뿐하게 넘어가는지 잘 모르겠다. 그 부분은 솔직히 불만이다. 굳이 그렇게까지 분량이 많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번역과정에서 생긴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원서에 비해 번역되며 분량이 최소 100페이지는 늘어난 책들도 보긴 했기에.


그토록 많은 분량 중 실제로 이 책에서 나오는 중요한 살인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는 무려 250페이지는 되어야 본격적으로 다룬다. 그 전까지는 어떻게 보면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에 치중한다. 그 내용은 없어도 내가 볼 때 전혀 상관없다.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내 이야기는 이 책을 장르소설로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범인을 잡는 과정이니 말이다. 장르소설로 보는 것이 아닌 소련사회의 실상을 보여주는 측면이라면 또 다르다.


이 책은 전자보다는 후자에 방점이 찍혀있다. 실제로 장르소설로 보기 힘들었다. 마지막 해결을 보더라도 말이다. 그보다는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소련에서 벌어진 이상하고도 요상한 사회 실상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보는 것이 좋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공산주의라는 이데올로기가 어떤 해악을 끼쳤는지 말이다. 정의란 단순하다. 차라리 내가 볼 때 이데올로기라면 그나마 낫다. 이데올로기가 무서운 것은 이를 빙자한 누군가의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있다.

이데올로기 자체는 나쁘지 않다. 적당히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데올로기가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게 될 때 온갖 문제가 생긴다. 소련사회도 그렇다. 철저하게 모든 것은 미국에 맞서야 했고 당서기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무조건 없애야했다. 어떤 개인이 피해를 입고 죄가 없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무조건 속으로 곪아 터져도 겉으로 볼 때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한다. 또는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차일드44>를 읽으면 당시에 살지 않았던 것은 축복이다. 당시 한국 사회를 보더라도 큰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어도 한국은 오히려 행복했다는 생각이 든다. 살인사건이 나더라도 덮는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보이면 - 이 문제는 국가적, 사회적 문제가 아닌 내 마음에 들지 않는 - 이를 사상검증이나 미국이나 서방 사회의 끄나풀로 여긴다. 이것이면 모든 것은 끝이다. 만병통치약이다. 마녀살인처럼 무조건 처단한다. 탄광같은 곳으로 보내는 것은 차라리 다행이다.


이런 사회에서 연쇄살인은 말도 안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소련같은 곳에서 이런 일은 절대로 있어서도 안 되고 알아도 안 된다. 이러니 그저 비슷한 놈이 있으면 그저 족친다. 그 입에서 나온 관련자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함께 처단이다. 이런 연좌제는 오랜 세월동안 자행된 일이다. 한국도 최근까지 그랬다. 지금도 없어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많이 개선되었고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경우는 없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중반이후부터 연쇄살인사건 추척이 시작된다. 지금까지 읽었던 소설 중 가장 힘든 주인공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은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사건을 추리한다. 그것도 심지어 본인이 쫓기고 있다. 거기에 혼자도 아니고 아내를 데리고 다녀야한다. 이런 와중에 도망도 다녀야하고 범인도 잡아야한다. 상대적으로 범인을 잡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이것도 일종의 사연이 있기에 실질적으로 범인을 쫓고 잡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다.


소련사회의 제도문제를 보여주는 것이 더 맞다. 그래도 사회에 살고 있는 평민들은 당시 사회를 볼 때 인민이라고 불러야 하는. 인민은 무척이나 인간적이다. 당장 피해를 입더라도 측은지심을 발휘한다.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연좌제로 마을 전체가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소설은 그런 면에서 생각과 달랐지만 재미있었다. 전통 하드보일드 장르라고 하면 차라리 맞을까. 이 책은 3부작으로 되어있던데 다음 작품도 볼 듯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사건은 언제 해결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당시 소련사회의 시대상을 알다.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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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 하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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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삼바 -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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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에 대하여 - 라이오넬 슈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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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바이러스
티보어 로데 지음, 박여명 옮김 / 북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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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장르(?)가 음모론이다. 여기에 중세시대가 결부되면 더 재미있다. 음모론은 그럴 법하다는 내용이다. 음모론이 큰 성공을 거두려면 그 구조가 촘촘해야 한다. 읽으면서 충분히 그럴 것이라는 각인이 확실히 되어야한다. 가장 대표적인 음모론이 프리메이슨이다. 여전히 이 단체가 음모론인지 실제인지 잘 모르겠다. 그만큼 탄탄한 구조로 엮어있어야만 읽으면서 혹하게 된다. 현실과 구분이 힘드니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작품이 '모나리자'다. 정말로 대단한 작품이라 유명한 것인지 사람들이 다들 좋다고 하니 그런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모나리자'는 후자가 더 강하지 않을까한다. 미술작품을 잘 모르는 사람도 '모나리자'는 알 정도니 말이다. 거기에 각종 음모론까지 결부되어 더욱더 희소성이 강해진 작품이다. 이런 매력적인 작품에 대해 음모론적인 뉘앙스를 풍긴 이야기를 작가들이 포기할리 만무하다.


그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작품이 나왔다. 거기에 레오나르드 다빈치 경우에도 어딘지 모르게 신비한 인물이다. 이러니 너무 매력적인 소재가 된다. 덕분에 유명해진 작품도 많고 오늘도 루브르 박물관에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는 미술작품이 되었다. 바로 그 모나리자를 소재로 한 소설이 <모나리자 바이러스>다. 제목에서도 이 작품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명확히 알려준다. 솔직히 책 제목때문에 이 책을 읽진 않았다.


리뷰 숫자를 보니 어마하게 많았다. 거기에 제목까지 더해지니 읽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작가도 역시나 법을 전공했다. 특이하게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변호사가 결코 시간이 여유롭지는 않은데도 이렇게 방대한 책을 썼다는 점은 놀랍긴 하다. 더구나 변호사로 활동중이라니 더더욱 놀랍다. 한 편으로는 이 책이 마케팅 문구와 달리 그다지 성공하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든다. 인세만으로 먹고 살 수 있을텐데 하면서 말이다.

책은 초반에 전혀 관련성이 없는 내용으로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다. 헬렌 모건은 신경미학을 연구한다. 그렉 밀너는 FBI의 수사관이다. 파벨 바이시는 아내를 성형수술 중 잃고 본인도  사고로 몰골이 흉측해졌다. 거기에 헬렌의 딸은 정신치료를 받고 있다 사라졌다. 파벨 바이시 아들은 파벨이 사라져 찾고 있다. 현재 이상하게도 벌이 죽고 있다. 어느 날 미스 아메리카에 지원한 미인들이 납치를 당했다.


이렇게 소설은 시작된다. 이 중에서 벌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벌이 사라지면 인류가 멸망한단다. 어떤 것이든 생각지도 못한 나비효과로 인류에게 재앙이 되겠지만. 벌이 사라지만 식물이 사라지고 이를 통해 동물이 죽고 인류에게 큰 재앙을 가져온다. 벌이 사라지고 4년 정도면 인간도 멸망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또 다른 화두는 황금률이다. 다빈치하면 역시나 황금률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인간의 완벽한 황금률을 위해 다양한 습작도 후대까지 내려온 걸 보면 말이다. 과거에 비해 인간은 점점 슬립해지고 있다. 미에 대한 기준도 점점 변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볼 것은 아니고 문화와 인류의 변천과정에 따라 발맞춰 가는것이 아닐까한다. 최근에는 이에 대한 추구를 하며 사람들이 성형까지 하며 자신을 변화시킨다. 자존감과 자존심이 올라간다면 나쁠 것은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에 대한 멘탈이 변함이 없다면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모나리자는 황금률에 좋은 예로도 설명한다. 소설은 이에 대한 이야기다. 다양하게 산재한 에피소드들이 시간이 지나며 하나씩 뭉쳐지며 결론을 향해 달려간다. 이야기는 엄청나게 흥미롭지는 않다. 이 부분은 내가 좀 큰 기대를 했기 때문이다. 충분히 내용은 매끄럽게 이어지고 마지막에 또 다시 반전이 나온다.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나 현실과 구분되지 않는 내러티브를 원했던 부분은 살짝 아쉬웠다. 장르소설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구조가 좀 더 치밀했다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 장르를 좋아한다면.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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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캔버스 - 앙리 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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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의 복음 - 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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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천재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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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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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름엔 역시나 어김없이 추리 소설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가 아니라 읽고  싶다. 언제부터 나도 모르게 매해마다 여름이 되면 거의 습관적으로 추리소설류를 찾는다. 이번에도 역시나 그렇게 추리소설을 찾았다. 늘 그렇듯이 여러 사람의 추천한 걸 선택하거나 리뷰가 최소 100개 이상 있는 걸로 선정한다. 최소한 이 귀찮은 리뷰를 100명 이상 썼다는 것은 책 내용이 평균 이상은 한다는 뜻이다.


이 책 <인 어 다크, 다크우드>는 작년에도 책표지를 봤을 때 강렬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유혹에 난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고로 읽지 않았다. 어쩌면 작가의 모습때문이지도 모르겠다. 어딘지 모르게 추리 소설 답지 않게 평범한 모습때문이지도. 완전히 편견과 모순에 사로잡힌 내 모습이다. 괜히 음침하고 괴기한 모습으로 찍었으면 책 표지와 잘 어울려 당장 선택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작년에 통과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후 보는 사람도 이제는 많이 줄었고 리뷰 숫자도 100개가 넘을 정도로 많으니 더이상 고민하지 않고 선택했다. 소설을 읽는 내내 밀실살인이 떠올랐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도 역시나 떠올랐다. 폐쇄된 공간에 모인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으며 그 이유를 알지도 못한다. 그렇게 이 소설도 연쇄살인이 날 것이라 예측하며 읽었다. 무엇보다 작품의 배경이 완전히 동 떨어진 장소였다.


계절은 11월이고 눈도 내리고 워낙 숲 깊은 곳에 주택이 위치하고 있어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다. 이 곳에 온 친구들은 자동차도 함께 타고 왔으니 나가고 싶다고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거의 조건이 완벽했다. 밀실사건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추측말이다. 원래 추리소설은 책을 읽으며 나도 추리하는 맛으로 읽는다. 그렇게 볼 때 작가와 독자의 추리싸움이다. 작가는 끝까지 숨기고 감추면서 찾으라고 유혹한다.

끊임없는 힌트를 던지며 독자가 그 힌트를 찾게 만든다. 점점 그 힌트로 범인이 누군지 밝힌다. 끝가지 숨기는 경우도 있고 아예 처음부터 대 놓고 밝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을 풀어보라고 독자를 꼬신다. '알겠어? 모르겠지?'하고 말이다. 그 추리 게임에서 누가 이기느냐도 추리소설을 중요한 재미다. 어떤 책은 중간 정도에서 눈치채기도 하고 어떤 책은 거의 끝무렵에 가서야 '오~~'하고 깨닫기도 한다.


추리 소설은 한편으로 심리소설이기도 하다. 작품 속 여러 캐릭터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묘사를 통해 감정이입을 하며 공감하기도 하고 치를 떨기도한다. 무조건 나쁜 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그렇게 만들때도 있다. 이 책에서 정말로 나쁜 놈은 없다. 그렇다고 살인을 할만큼 동기가 되느냐는 솔직히 고개를 갸웃했다. 중간정도까지는 그다지 살인이 날 것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작가는 그래서 시차를 옮겨가며 전개한다. 처음에는 결혼을 앞 둔 파티에 초대된다. 주인공은 10년 동안 전혀 왕래가 없던 친구의 초청에 망설인다. 고민끝에 참석하기로 한다. 그런 후에 주인공이 병원에 큰 상처를 입고 누워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하나씩 기억을 더듬어가며 내용이 전개된다. 그다지 추리소설이라고 할 만한  상황도 전개되지 않고 약간씩 각자의 비밀이 밝혀지는 정도다. 점점 비밀이 밝혀지며 무엇인가 조만간 생길 것 같다는 뉘앙스로 전개된다.


사실 마무리에 가서는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은 사실이 내 입장에서는 드러난다. 그런 이유로 살인을 계획했다는 점에 있어 내가 이상한 것인지 이해는 조금 안 되었다. 완벽을 꿈꾸는 사람의 강박증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다소 허술하게 보였다. 자신이 완벽하게 구축된 세상이 어긋나기 시작하자 이를 허물지 않으려 벌인 짓이라는 것은 그나마 이해된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주인공은 추리소설 작가로 설정되어 있는데 작품 전개에 너무 소극적이다.


추리 소설을 쓴 작가이고 몇 편 씩이나 썼다면 어느 정도 좀 더 능동적으로 했어야 하지 않나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어릴 때 트라우마로 인해 자신감보다는 다시 소극적이되고 움추려 든다는 설정이긴 해도 말이다. 내용은 술술 읽히며 흥미롭게 조금씩 전개되어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덕분에 역시나 더운 여름에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주인공이 좀 약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잘 읽힌다.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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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놓아줄게 -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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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 3명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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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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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미드나잇 스릴러
제니 블랙허스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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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추리 소설은 읽고 리뷰 쓰기가 참 애매하다. 일반 소설은 내용을 이야기해도 상관없다. 내용이 밝혀진다고 소설을 안 읽을 이유가 없다. 내용을 통해 독자가 느끼는 부분이 더 중요하다.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하려 했는지 유추하거나 독자가 읽고 타인이 아닌 자신만의 고유한 감정을 적으면 된다. 추리소설은 그렇지 않다. 작가가 나름 독자와 게임을 한다. 작가는 최대한 독자의 추리 게임을 하며 범인을 숨기려 한다.


독자는 읽으며 최대한 범인이 누군지 밝히려 한다. 가끔 범인이 미리 밝혀지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도대체 그 범인이 어떻게 아무도 모르게 깜쪽같이 모두를 속였는지 추리한다. 작가는 소설 속에 주인공과 범인의 대결을 통해 사건을 밝히지만 그 이면에 작가는 독자에게 끊임없이 유혹한다. 이 소재에 속아주지 않으래, 이 사람을 의심해 보지 않을래, 기타등등. 이런 식으로 독자에게 작가는 맞춰보라며 다양한 걸 던진다.


얼마나 최대한 독자가 눈치채지 못하고 허를 찌르느냐 싸움이다. 독자는 나름 스스로 똑똑하다고 믿는다. 작가가 나를 속이려 하는 걸 충분히 극복하고 범인을 금방 맞출 수 있다고 자신한다. 특히나 중간 정도되면 대체적으로 누가 범인인지 윤곽이 드러나고 눈치챈다. 의심하는 몇 몇 사람이 눈에 들어오고 그 중에 범인이라고 추측되는 인물을 본다. 아니나 다를까 범인을 알게되면 묘한 쾌감도 느낀다. 작가가 숨기려 한 걸 내가 알았으니 말이다.


작가와 독자는 이렇게 작품을 갖고 또 다시 서로 추리 싸움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리뷰는 애매하기 마련이다.이 책을 읽을 다른 사람에게 함부러 어떤 힌트를 주는 것이 어렵다. 내가 쓴 리뷰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가장 유명한 <식스센스>에서 누가 범인인지 알고 보는 것은 너무 허탈하다. 난 절대로 그 사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차라리 안 보고 말지. 누군가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누가 귀신인지 알고 보는 것이 더 좋단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이 있지만 대체로 알려주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 이러니 추리소설에 대해 리뷰는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대한 곤란함이 있다. 이렇게 추리소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다소 장황하지만 분량을 채웠다. <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는 먼저 재미있다.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니다. 추리 형식이지만 전형적인 범인이 나오지 않는다. 


뻔하디 뻔한 형사와 범인의 구도도 아니다. 최근 추리 소설 형식에 있어 내가 그런 책을 다소 읽어 그런지 몰라도 서양쪽은 전통적인 추리소설 종류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다. 형사가 나오지 않는다. 범인을 쫓는 사람이 있지도 않다.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 하지만 해결사가 아닌 피해자다. 피해자에게 어떤 일이 생겼는지 스스로 모른다. 내가 피해자다. 아니, 가해자인 경우도 많다. 이 책은 주인공인 수전 웹스터가 가해자다.


겨우 12주 밖에 안 된 아들을 살해했다. 그 후에 그는 죄에 대한 처벌을 받고 다시 사회로 나왔다. 여전히 마음 속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자신이 아들을 죽였다는 사실은 맞지만 스스로 자신이 없다. 아들을 죽일 이유는 없었다. 재판에서 그가 살해했다고 판결이 났고 당시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정신과 치료도 받으며 외사성 스트레스라고 할까. 당시의 상황은 그다지 기억하지 못한다.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에 조용히 마음속에 삭히며 살아가려 했다.


어느 날 뜻하지 않게 아들에 대한 정보가 집에 도착했다. 누가 이런 장난을 치는지 궁금하다. 모든 것을 잊고 살아가려 하는 수전에게 이런 상황은 상처를 더욱 벌어지게 만든다. 잊으려 하는 수전에게 자꾸 아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속속 발견된다. 이제부터 수전은 어쩔 수 없이 진실을 밝히려 한다. 과연, 자신이 아들을 죽인 것이 맞는지 진실에 한 걸음씩 걸어간다.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책을 읽으며 진실은 무엇인지와 범인을 쫓으려 노력했다.


결론을 이야기하면 진실은 파악되었지만 범인은 알아내지 못했다. 마지막에 가서야 겨우 밝혀진다. 작가와의 추리 싸움에서 내가 졌다. 다소 치사하게 내용이 이어진다.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가며 보여주면서 독자를 기만(?)한다. 속으라고 보여주는 내용에 속았다. 자연스럽게 범인이라고 여겼던 인물을 확신했다. 보통 초반에 나온 인물이 범인이다. 이를 비틀었다. 소설은 추리였지만 추리가 아닌 식으로 흐른다. 흥미롭게 집중하며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글이 빽빽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끝나야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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