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살인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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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추리 소설이 하나의 장르가 아닌 듯하다. 그 자체로 일본의 독서 세계에서 뺄 수 없는 영역처럼 보인다. 전 세계에서 어쩌면 가장 많은 추리 장르가 출간되는 국가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정작 일본의 이미지는 범죄도 별로 없는 살기 좋은 국가인데 말이다. 역설적으로 상상으로 현실에서 잘 안 벌어지는 일을 펼쳐 내는가라는 생각도 든다. 한국에도 일본 추리 소설이 워낙 많이 소개된다. 일본에서 번역된 책의 최소 50%는 추리 장르가 아닐까한다.

이런 저런 추리 소설을 읽었는데 몇 권을 읽다보니 '이 미스터리가 대단한다'와 같이 독자들이 뽑은 추리 소설 순위같은게 재미가 보장되었다. 한국에서는 이런 작업을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아마 하더라도 닫르 어딘지 젠체하는 책이 뽑히지 않을까싶기도 하다. 여하튼 잘 모르지만 '제3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에 들 정도니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이 <끝없는 살인>이다. 딱 연쇄살인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제목이다.

소설이 시작하자마자 살인 사건이 나온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어느 여성을 대상으로 벌이는 살해 시도였다. 여성이 집에 들어갈 때 따라 들어와 살해하려했지만 실패하고 만다. 잽싸게 경찰에 신고해서 목숨은 살렸고 범인은 이미 현장에서 도주한 뒤였다. 범인은 고등학생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집에서는 가출했고 - 딱히 문제아는 전혀 아니었다 - 학교는 나간지 오래되었다. 여기까지 경찰이 밝힌 내용이었다. 그 뒤로 범인을 잡으려고 했지만 오리무중이었다.

범인을 잡지 못하고 몇 년이 흐른다. 당시 여성이었던 고즈에는 후로도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함께 제대로 살아가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지 못한 경찰이 자리를 마련한다. 범인이었던 구츠와 기미히코는 연쇄살인을 기획했다. 게다가 연쇄살인 대상자를 한 명씩 살해했고 마지막이 고즈에였다. 여기가까지는 구츠와가 갖고 있던 수첩을 통해 알게 되었다. 문제는 도대체 미리 계획했던 연쇄살인 대상자 명단은 어떤 식으로 선정했느냐다. 거기에 그 이유도.

이 사실을 밝히려 유명한 추리소설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자 추론을 한다. 새롭게 드러난 정보와 각자 조사한 바를 근거로 무엇보다 먼저 구츠와는 어떻게 되었는지 밝히려 한다. 여기에 무엇때문에 대상자를 선정했는지 하나씩 밝힌다. 끝으로 연쇄살해를 하려는 그 목적이 무엇인지 밝히려 한다. 본격적으로 각자 자신이 내세운 가설을 근거로 하나씩 당일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부터 시작한다. 도대체 몇 년이 지나도록 구츠와는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무엇보다 당일에 도대체 구츠와는 살해시도를 한 후에 깜쪽같이 사라질 수 있느냐가 핵심이었다. 살해 시도 현장은 1층이었고 통로에는 비명 소리를 듣고 나온 이웃집 사람이 있었다. 복도를 통해서는 도망갈 수 없었다. 바로 옆 호실이 공실이긴 했어도 깜쪽같이 사라지는 것은 도저히 방법이 없는 듯보였다. 이런 것을 비롯해서 구츠와가 이제는 살지 않고 죽은 게 아닌가하는 추론까지 했다. 이런 다양한 설정에 대해 각 소설가들이 서로 각자의 이야기를 한다.

소설을 읽다보니 책은 한 권이지만 몇 권의 추리 소설 내용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이미 벌어진 사건은 하나다. 그 이유와 이후에 벌어진 사건은 물론이고 이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각자 설명하는데 여러 상황이 나오게 된다. 그런 걸 읽으며 무엇보다 작가가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과 상황을 설정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어떻게해야 이런 다양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내용을 전개하는지 읽으면서 감탄하면서 읽으며 신기했다.

여러 소설가가 각자 추론을 통해 살해 이유와 목적 등을 설명하니 매 챕터마다 소홀히 읽기가 힘들었다. 전체적인 내용이 전개되면서 여기에 각자 이전에 펼쳤던 추론이 하나씩 얹어진다. 조금씩 조금씩 각자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그 안에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린다. 공통점을 찾아내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되는 전개를 반박하면서 풀어낸다. 내용이 전개되면서 거의 마지막까지 갔지만 딱히 사건의 해결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모임은 그대로 끝나는 듯했다.

마지막이라 생각되는 부분은 다소 실망이었다. 겨우 이거라는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상당히 타이트하게 치밀한 분석이 이뤄졌는데 '에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 내 착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전이 그 안에 다시 있었다. 엄청난 충격까지는 아니어도 마지막으로 다시 감탄하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마지막으로 끝낸다는 것도 다소 좋았다. 익숙하지 않은 결말로 끝내다보니 말이다. 이 부분은 내가 추리소설을 엄청 많이 읽지 않아 정확하지 않지만. 여하튼 추리소설다운 전개와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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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 없다
조영주 지음 / 연담L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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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반전이 없다>이다. 이 소설의 장르가 추리인데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은 반전이 없다니 이게 말이 되나. 추리 소설을 읽는 건 반전의 묘미가 아닐까. 추리 소설을 읽게 되면 주인공이 범인을 찾는 과정이 그려지지만 실제로는 작가와 독자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작가는 될 수 있는 한 범인이 누구인지 끝까지 숨기려 한다. 읽는 독자가 일찌감치 범인을 눈치채면 그것만큼 김 새는 일도 없다. 그렇게 될 때 독자는 오히려 작가를 놀리면서 작가 머리위에 올라선다.

이미 눈치 챈 범인을 알면서 작가가 숨기려 하는 수많은 요소를 비웃으면서 읽게 된다. 얼마나 범인을 잘 숨기느냐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주 다양한 힌트를 숨기거나 눈치 채지 못하게 한다. 일부러 범인같은 인물을 내세워 독자들로 하여금 착각하게 만든다. 반전이 극적일수록 독자입장에서는 '이 소설 정말 재미있다!'는 감탄사를 외치게 마련이다. 최근 추리류의 장르 소설이 다소 잔인하고 범인의 심리를 묘사하며 무섭게 가는 측면이 있다.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를 대중화 시킨 것은 아래도 코난 도일과 아가사 크리스티가 아닐까 한다. 내가 추리소설 장르를 탐독하며 읽은 것은 아니라서 확신할 수 없지만 대충 맞지 싶다. 두 작가의 특징은 철저하게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게 숨기며 독자로 하여금 함께 추리하게 만든다. 반전이 없더라도 치열한 두뇌싸움만으로도 읽는 재미를 독자에게 선사한다. 최근에 내가 읽은 추리 소설은 거의 대부분 반전으로 독자를 놀라게 하거나 범죄 심리를 묘사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반전이 없다고 대놓고 책 제목에서 알려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꾸로 생각할 때 반전이 없다면 전개되는 내용 자체만으로도 독자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내 편견일 수 있는데 장르 소설은 다소 블럭버스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초반에 독자를 집중하게 만들고 흡입력있게 몰입하지 못하면 실패다. 일반 소설은 내용이 전개되면서 서서히 빠져들어간다면 말이다. 그런 점에서 장르 소설이나 블럭버스터 영화는 초반에 독자와 관객을 사로잡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초반에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솔직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다소 주저스럽다. 이 소설을 집필한 조영주 작가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어 편향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절대로 그렇지 않다. 그런 걸 다 떠나서 너무 재미있었다. 소재도 흥미로웠고 작가와 내가 접점이 있어 그런지 몰라도 배경도 무척이나 반갑고 친숙했다. 주인공은 친전이라는 형사인데 현재 휴직 상태다. 그런 이유가 안면인식장애가 있어서다.

초반에는 전혀 추리 소설같지 않게 시작한다. 친전은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휴직상태라 손녀의 어린이 집에 늘 아이를 데리러 간다. 손녀는 무척이나 무서워한다. 우비를 입은 할아버지가 출몰하기 때문이다. 한 달 전부터 출몰하던 무섭게 생긴 할아버지가 우비까지 평일에 입고 다녀 아이들이 무서워 했다. 친전에게 찾아달라는 의뢰를 한다. 여기서 그 우비입은 사람은 살해된 걸로 발견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추리 장르로 돌변해서 내용이 전개된다.

단순히 추리 형식을 띌 뿐만 아니라 흥미롭게도 친전은 형사임에도 추리 소설 마니아다. 보통 대부분 형사는 어딘지 모르게 단순무식하거나 모든 두뇌가 범죄를 잡는데 쓰는 인물로 그려진다. 친전은 형사라는 특성상 오히려 추리 소설을 안 읽은 것도 같은데 추리 소설 마니아다. 그런 점이 아니러니하게 느껴졌다. 형사도 하나의 직업이니 취미생활로 추리소설을 읽을 수도 있으련만 괜히 어색했다. 거기에 각종 추리 소설이 소개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도 알려준다.

의례 그렇듯이 살인 현장에서 시작되었는데 연쇄살인 사건으로 커진다. 천진의 파트너로 나영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소설이 끝날때까지 개인 비밀이 드러나지 않는다. 무엇인가 있는 것처럼 뉘앙스를 풍기고 만다. 반면에 천진에 대한 것은 모든 것이 다 드러난다. 연쇄살인이 생겼지만 독특하게도 책과 연관이 있다. 아직까지 출판되지 않은 책인데 관련된 출판사가 연결되면서 관련 인물이 한 명씩 살해된다. 내용이 진행되는데도 누가 범인인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보통은 책 중반 정도부터 대략 누구인지 눈치를 채거나 3분의 2 정도 지나면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는데 이 소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어차피 소설 속 캐릭터 중 한 명이니 그걸 못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다소 긴가민가 할 뿐이다. <반전이 없다>는 그런 면에서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여러 명을 범인으로 생각을 하다보니 솔직히 형사인 나영도 범인 중 한 명으로 생각할 정도였다. 그만큼 소설은 상당히 흥미진지하게 내용 전개가 벌어진다. 범인이 오리무중이니 끝까지 범인 찾기를 했다.

확실히 추리 소설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면 범인을 유추할 수도 있었다. 그건 마지막에 가서 범인이 드러날 때 깨닫게 된다. 작가는 범인이 누군인지를 진작부터 독자에게 힌트를 주고 있었는데 나만 몰랐다. 책 제목은 그런 점에서 역설적이다. 반전이 없다고 했는데 마지막에 가서 반전이 나온다. 그런 의미로 작가에게 난 철저하게 농락당한 독자다. 작가가 의도한대로 완전히 끌려다녔으니 말이다. 이전에 읽은 <붉은소파>가 다소 어두웠다면 이번 작품은 훨씬 더 가볍고 밝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소설 속 캐릭터가 꽤 매력적이라 시리즈물로 내도 충분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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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홈즈에 가면? 카페 홈즈
신원섭 외 지음 / 손안의책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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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주제나 소재를 갖고 여러 창작자가 작품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영화는 꽤 이런 경우가 많은 듯한데 책 쪽은 드문 듯하다. 그런 면에서 같은 소재를 갖고 사람마다 달리 접근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분명히 100명이 글을 써도 전부 다른 내용이 펼쳐질테니 말이다. 얼마나 해당 소재나 주제가 매력적이면 다양한 사람이 썼을까라는 궁금증도 생긴다. <카페 홈즈에 가면?>은 책 제목처럼 홈즈라는 카페를 배경으로 이뤄지는 소설이다.

정확히는 추리 소설이다. 카페 홈즈는 배경으로 나오기도 하고 중요한 장소가 되기도 하고 하나의 소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나는 카페홈즈를 가 본적이 있다. 망원동에 있는 카페다. 합정역에서 최근에 뜬 망리단 길이라 불리는 망원동 시장을 지나면 건물 2층에 있다. 번화가도 아니고 살짝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했는데도 명소로 유명하다. 여러 작가들이 모여드는 카페다. 그 중에서도 추리 작가들의 모임 장소로 그 곳에서 집필도 하고 만남도 갖는 곳으로 알고 있다.

나도 이 책에 있는 소설 중 <죽은 이의 자화상>을 쓴 조영주 작가를 만나러 갔다. 카페 내에 책이 아주 많은 데 대부분 추리 소설이다. 여러 매체에서 촬영을 올 정도로 명소가 된 듯하다. 그렇게 가 본 곳이 배경으로 나오니 소설을 읽으면서 괜히 친근하고 카페가 떠 올랐다. 무엇보다 첫번째 소설이 신원섭이 쓴 <찻잔 속에 부는 바람>인데 카페 홈즈에서 추리 소설을 쓰는 작가의 이야기다. 액자구조라고 해야 하나. 추리 소설을 쓰는 작가의 이야기와 추리 소설 이야기가 함께 교차로 보여준다.

카페 홈즈에서 추리 소설 작가 지망생이 쓰려 했으나 너무 진부하고 뻔한 내용이다. 웹 소설로 써서 인터넷으로 올리려고 하는데 이를 우연히 보게 된 노인이 있었다. 노인은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런 식의 추리 소설로는 아무런 인기도 없을 것이라 말한다. 이미 플룻은 만들어졌지만 팜므파탈인 여주를 변경하라면서 조언을 받아들여 글을 쓴다. 웹소설은 인기도 좋아지고 작가로 자부심도 커진다. 소설 속 소설인 내용은 의외로 재미있었고 읽을만 했다.

추리 소설이라는 형식이 가미되었는데 대부분 장편 추리소설만 읽다 이렇게 단편 소설을 읽으니 오히려 더 짧아 읽기 좋았다. 장편을 읽으려면 초반에는 오래도록 익숙해지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에 단편이라 그런지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아마도 단편이라 소설 속 나오는 인물들이 적어 그런게 아닐까한다. 거기에 짧게 내용을 전개해야 하니 상당히 빠르게 전개되고 묘사 등이 다소 적어 그런지 차라리 읽기에는 더 좋았다. 그런 면에서 첫번째 에피소드가 제일 재미있었다.

두번 째 소설인 <너여야만 해>도 역시 카페 홈즈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카페 홈즈 사장의 조언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카페 홈즈 사장답게 평소에 워낙 많은 추리 소설을 읽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도 한다. 망원동에 방화사건이 난다. 어릴 때부터 방화를 저지른 고등학생이 잡힌다. 그가 유력한 용의자지만 완강히 부인한다. 방화 사건이 난 곳에 시체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학생은 방화는 인정하지만 살인사건은 절대로 아니고 부인한다.

학생의 부모는 같은 공간에서 거주하지만 실제로는 별거 상태다. 여기에 남편은 형사다. 이런 상황에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고 이미 언급한 것처럼 카페 홈즈에서 뜻하지 않은 아주 사소한 단서를 갖고 실제 범인을 잡게 된다. 세번 째 소설인 조영주의 <죽은 이의 자화상>은 카페 홈즈가 배경으로 쓰인다. 그 곳에 추억이 깃든 사람들이 얽힌 내용이다. 한 명이 자살하고 그 이후 20년 만에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20년 전에 벌어진 사건의 비밀이 드러나는 내용이다.

분명히 소설인데도 이미 만나보고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라 더 흥미로웠다. 확실히 읽으니 이게 소설인지 작가의 이야기인지 혼동이 되는 느낌도 들었다. 그런 경험은 다소 생경했다. 끝으로 정명섭의 <얼굴 없는 살인마>는 밑도 끝도 없이 살인부터 시작한다. 그 이후 살인자를 잡기 위한 이야기다. 배경이 카페 홈즈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4편의 소설이 전부 연관성은 전혀 없다. 추리 소설이라는 형식이기에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사실 추리소설은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대부분 다독가들이 추리소설을 참 좋아한다. 경제/경영 쪽의 다독가들은 상대적으로 그런 편은 아니지만 그 외 다독가들은 그렇다. 한국에서 장르 소설이라는 틀로 좀 가둬놓는 경향이 있지만 상당히 두터운 팬 층을 자랑한다. 일반 소설보다 더 치밀해야 하고 플룻도 좋고 캐릭터도 더 살아있어야 한다. 다만 최근 추리소설에서 좀 불만은 너무 분량이 많다. 그렇게까지 내용이 길어야 할 이유는 모르겠다.

이건 번역 소설이 더 그런데 번역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보인다. 그래도 조금만 더 분량이 줄었으면 추리 소설 보는 재미가 더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단편 소설을 엮은 것이라 분량에 대한 걱정은 저 멀리 버려도 된다. 의외로(?) 추리 소설로 읽는 재미도 좋았다. 가볍게 카페 홈즈를 매개로 이벤트적인 소설로 생각했는데 내용도 재미있었다. 소설가 한 명이 쓴 단편 추리소설보다는 뭔가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해서 더 난 읽기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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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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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릴러 추리 소설은 그저 형사가 나오고 범인을 추적하는 장르라고 단순히 생각했다. 실제로 전통적인 장르가 그렇기도 하고. 지금도 여전히 그런 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다소 다른 분위기 책들이 많아지고 있다. 형사가 나오거나 범인을 추격하고 잡는 내용이 아니다. 일반인에게 벌어진 사건을 근거로 추리하는 내용이 상당히 많아졌다. 한국 추리 소설은 많이 읽지 못해 모르겠으나 유럽쪽은 그런 책이 많다.


남성들은 여전히 범인을 잡는 형사 이야기를 많이 쓰는 반면에 여성 작가들은 그 보다는 일반인에게 벌어진 사건을 풀어내는 소설이 많다. 이렇게 쓰고 보니 최근에 내가 읽었던 유럽 추리 소설이 거의 대부분 그렇다. 주인공은 여성이고 우연히 사건에 휘말린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엇인가 벌어진다. 어찌 할지를 모르고 우왕좌왕하고 혼란스러워한다. 스스로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런 상황에 계속 펼쳐진다.


대부분 이럴 때 가족과의 관계일 경우가 많다. 흔히 말하는 면식범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실제로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 주변부터 수사를 하기 마련이다. 전혀 생판 모르는 사람이 해꼬지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 걸 묻지마 사건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만큼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아주 작은 단서라도 있다. 그만큼 우리는 주변 사람이 제일 친하고 활력이 되지만 위험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가장 친했던 사람이 어떤 일로 서로 틀어졌을 때 가장 원수가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가족끼리 더 심할 때가 많다. 솔직히 가족이라 하고 피붙이라고 하더라도 똑같다. 피는 속일 수 없고 혈연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이 세상에 나 이외는 전부 남 아닌가. 이것도 어떻게 보면 학습된 효과다. 가장 무서운 사람이 가족일 수 있다. 가족끼리 서로 못 죽여 안달인 경우도 많다. 과거 피터지는 왕족싸움도 같은 거 아닌가 한다.

추리 소설에 있어 가장 미덕은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게 하는 것이다. 내가 읽고 있지만 여기서 범인은 누구인지 파악하기 힘들게 만든다. 또는 초반에 범인을 노출시키지만 그를 잡는 것이 쉽지 않게 만든다. 대체적으로 전자가 훨씬 더 흥미진지한 것이 사실이다. 주인공이 추리하며 범인을 쫓기도 하지만 작가와 독자도 함께 서로 추리하며 속이고 속인다. 저자는 계속 힌트를 주며 속이려 하고 독자는 이를 통해 밝히려 한다.


이를 잘해내면 재미있는 책이 된다. <브레이크 다운>은 그런 면에서 예측은 가능하지만 무엇인지에 대해서 거의 3분의 2가 될 때까지 꽁꽁 숨긴다. 어떻게 보면 도대체 무엇때문에 이렇게 길게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지 의아하기도 했다. 분명히 추리 소설로 알고 읽기는 하는데 딱히 책에 나온 살인은 직접적인 연관도 없다. 주인공이 이를 피할 이유도 없고 일련의 사건이 벌어지는 것은 살인사건과 무관하다.


심지어 주인공은 치매가 의심된다. 무엇인가 계속 아귀가 맞지 않고 삐거덕거린다. 내가 했는데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안 했는데 한 것처럼 일이 생긴다. 독자로 하여금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며 의심하게 만든다. 일부러 사전적으로 좋은 떡밥도 알려준다. 주인공의 엄마가 치매였다. 그것도 아주 젊은 시절인 40대에 치매에 걸렸다. 자연스럽게 주인공도 젊지만 치매가 생길수도 있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뜻하지 않게 살해당한 사람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게 주인공이다. 살해 당한 현장이 아니지만 얼마든지 주의를 기울였다면 살해당하지 않을 수 있었고 이와 관련되어 계속 망상이 생기고 의심이 생긴다. 이런 아주 미묘한 묘사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불러일이킨다. 소설의 후반부가 되어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는데 다소 좀 맥은 풀린다. 주인공이 엄청난 노력으로 해결하지 않고 우연히 얻게된 힌트가 모든 것이 되어 버린다.


심지어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살인마저도 뜻하지 않게 해결된다. 이런 내용을 볼 때 소설은 조금은 허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굳이 추리할 필요도 없었고 너무 손쉽게 사건이 해결되니 말이다. 그럼에도 내용 중간까지는 아주 조금의 실마리도 주지 않아 풀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일반인이 겪는 이런 사건을 잘 풀어낸 책으로 보인다. 늘 그렇듯이 여름에는 이런 장르 소설을 읽는 것이 재미있다. 그거면 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너무 쉽게 밝혀진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계속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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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병동 병동 시리즈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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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인 <시한병동> 작가는 의사다. 의사라는 전문직으로 자신의 특화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다. 

이런 작가들은 자신의 분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다른 작가들은 할 수 없는 내용을 전달한다.

의사라고 하여 더 자세한 병원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법은 없지만 더 자세히 아는 것은 확실하다.


보통 추리소설은 초반에 다소 읽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금방 집중했다.

무엇보다 시작하자마자 장소를 알 수 없는 곳에서 깨어난 여인이 등장한다.

그는 환자복에 기저귀를 차고 있는데 너무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로 간다.

그곳에서 다른 여인을 만나 같은 처지에 있다는 것을 알데 된다.


자신이 이곳에 왜 있는지 전혀 알 수 없고 그 이유도 모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뿐만 아니라 꽤 많은 사람이 함께 있다.

이곳은 폐쇄 병동이고 밖으로 나갈 방법은 전혀 없다.


어떤 이유로 이들이 모였는지 전혀 알 수 없다.

그저 리얼게임 형식으로 이 곳에서 하나씩 클리어 해야만 한다.

피에로가 나타나 이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

이들은 한 명씩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리얼 게임을 즐겨 만든 한 의사가 자살한 것으로 보였는데 관계인들이었다.

그 의사는 감독을 죽였다는 소문이 났고 이를 밝히지 못한 상태에서 자살했다.


그 의사와 동료거나 친구거나 전처거나 사랑하는 사이였다.

문제는 왜 이곳에 이들이 갇혔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오로지 타임이 정해져 있고 그 안에 이곳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것만 알고 있다.


시간 내에 모든 문제를 풀어내지 않으면 폭탄이 터진다.

내용이 전개될수록 이들이 이곳에 모여있는 이유가 밝혀진다.

그곳은 자살한 의사의 죽음과 연관이 되어 있었다.


그 의사는 자살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이들을 이곳에 가둬놓은 자의 의도였다.

그 비밀을 밝혀내라며 이곳에서 하나씩 퍼즐을 풀게 만들었다.

소설은 이런 내용으로 조금씩 조금씩 비밀이 풀리며 전개된다.


추리 소설은 뒤로 갈수록 다소 읽기 싫어지는 경우도 많다.

반면에 이 책은 꽤 흡인력이 있고 가독성이 있어 금방 읽을 수 있었다.

거기에 리얼 게임이라는 형식으로 범인을 찾는 것이라 이중으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뒷 부분은 조금 아쉽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금방 읽을 수 있다.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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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어 다크, 다크 우드 - 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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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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