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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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지는 않지만 미국에서 책과 관련되어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오프라 윈프라로 알고 있다. 그가 하는 프로에서 한 달에 한 번 책을 선정해서 추천하는데 여기에 선택되는 책들은 그 즉시 베스트셀러가 된다고 한다. '나를 찾아줘' 경우에도 그렇게 오프라 윈프라쇼에 소개가 되었고 베스트셀러가 되어 우리나라까지 소개가 되고 있다. 그것도 오프라 윈프라가 추천했다는 문구와 함께.

 

이 책과 완전히 관계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이 추리, 스릴러 소설들의 분량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소설은 단순히 내용을 전달하는 장르가 아니라 얼마나 치밀하게 상황에 대해 묘사를 잘 하느냐의 장르라고 볼 수도 있어 내용이 다소 길어질 수 있지만 최근의 추리, 스릴러 장르들은 너무 내용이 길다. 

 

예전, 아가사크리스트의 추리소설이나 코난 도일의 추리 소설을 비롯한 작품들이 300페이지 넘지 않는 분량으로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고 읽게 만들었고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았는데 반해 지금은 기본 500페이지는 되는 듯 하다. 그렇다고 예전 작품들에 비해 훨씬 더 재미있고 흥미진지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분명히 아니다. 묘사가 좀 더 많아졌다는 것 이외에는 말이다.

 

'나를 찾아줘'도 600페이지를 넘는 분량인데 해석의 과정에 그렇게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해도 내 입장에서는 길다는 느낌을 갖는다. 내용만으로는 300페이지 밑으로 할 수 있겠지만 상황묘사와 심리묘사등의 설명에서 제법 길어졌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런 것들이 쌓여 한 권의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고 소설은 그러한 묘사를 읽기 위해 보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 

 

대부분 추리, 스릴러 장르와 이 책은 다르다. 추리라는 장르에는 어울리지만 스릴러 장르에는 그닥 어울리지 않고 추리라는 장르에 넣기도 애매한 측면이 있다. 오히려 애정 활극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은 꽤 재미있다.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계속 전개되는 것이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한다. 

 

소설의 시작은 어느 평범한 부부가 결혼기념일 5주년에 갑자기 부인이 실종되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 남편은 살인자로 점점 범위가 좁혀진다. 이 부부가 특이한 점은 결혼기념일마다 보물찾기를 통해 서로 기념을 한다는 것이다. 한 100페이지를 읽었을 때 부부관계가 예전과 같지 않아 더 특별한 이벤트를 위해 부인이 일부러 실종되어 생각하지도 못한 보물찾기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결코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된다. 책은 두 사람의 시선과 시점으로 진행이 된다. 남편인 닉의 관점으로 진행되는 것과 부인이 쓴 에이미의 일기로 시작되어 나중에는 에이미의 관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로 끝까지 진행이 된다. 일방적인 한 명의 시점이 아니라 두 사람이 동일한 사건에 대해 서로 다른 시선과 시점으로 묘사하고 있어 그걸 보는 재미도 있다.

 

이 책은 3분의 2까지는 순수하게 실종의 사건으로 다뤄지면서 과연, 나와 함께 살고 있는 배우자에 대해서는 나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는 추리소설답지 않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오히려, 화성 여자, 금성 남자와 같은 부류의 책을 읽는다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점점, 책은 추리 소설류로 전환을 하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빠져 들게 만든다.

 

어찌보면 엉성한 측면도 있어 보이지만 이 책에는 완벽하고도 증거가 남지 않는 살인이 이뤄진다. 책에도 묘사되는 것처럼 능력과 치밀한 실행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내이다. 그래야 모든 것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나를 찾아줘'의 악당 - 읽은 사람은 악당에 대해 알게 된다 - 이 얼마나 대단한지 깨닫게 된다.

 

소설은 분명히 추리 소설류로 보이지만 정작 '나를 찾아줘'는 추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살아가면서 상대방에 대해 생각하고 다름을 인식하고 결국 아이를 낳고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같이 살고 있어도 서로 모르는 남녀가 부부가 되어 살아가는 이야기에 대한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추리 소설(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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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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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노사이드는 집단학살이라고 한다. 제노사이드라는 단어가 있다는 것은 집단학살이 만행이 벌어진 적이 있다는 뜻이 된다. 얼핏 생각하면 집단학살은 인간이 동물에게 하는 못된 행동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무섭게도 인간이 인간에게 한 집단학살도 많이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다. 불행한 시대에 일본인이 저지른 관동대학살도 마찬가지이다. 관동대학살에는 광기만이 흘러 일본인이 일본인을 조선인이라고 생각하고 죽일 정도였다고 하니 집단학살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알 수 있다.

 

더 무서운 것은 제노사이드라는 걸 하는 유일한 종족이 바로 인간이라고 한다. 다른 종족은 집단학살을 하는 경우가 없다고 한다. 제노사이드는 인간이 갖고 있는 욕심과 이익에 결부되는 거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노사이드를 하게 되는데 가장 큰 문제는 그 명령을 내리는 자는 현장에 있지 않아 그 참혹함을 명확하고도 구체적으로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고대부터 집단학살은 대부분 권력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 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가혹하고도 몸서리치는 명령이자 참사이다.

 

'제노사이드'는 참으로 재미있고 흥미롭고 스펙타클한 소설이다. 폄하라고 볼 수 있지만 일본 소설가가 이렇게 방대하고도 거대한 내용을 구성하고 치밀한 내러티브를 만들었는지 놀라울 정도이다. 소설에 나온 내용을 보면 우리가 흔히 블럭버스터 영화나 미드중에서도 엄청난 자본이 투자된 미드를 연상할 정도로 스피드있고 시종일관 극박하게 내용이 전개된다.

 

이런 말을 한 이유는 일본 소설을 보면 스펙타클한 내용보다는 아기자기하게 작은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풀어내는 경우가 태반이다. 밀실사건이라는 것도 일본 추리소설의 가장 대표적인 장치인 것처럼 대부분의 일본 소설들이 한정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치밀하게 풀어내는 강점이 있다고 보는데 너무 세세한 측면이 있어 나랑은 잘 맞지 안 맞아 굳이 많이 보지는 않는데 이 책은 그런 일본 풍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지점에 있는 소설이다.

 

아프리카, 일본, 미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일들이 시간 순서에 따라 전개되는 묘사가 저절로 머리속에 상상이 되면서 스스로 엄청난 자본이 필요로하는 미드를 찍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정도로 스케일이 장난이 아니다. 무엇보다 더 대단한 것은 단순히 스케일이 크고 여러 곳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용이 끝까지 긴장을 유지하게 만든다.

 

거의 대부분의 책들이 초반에 신기하고 새로운 내용으로 시작하지만 중간에서 뒤로 갈수록 힘이 떨어지고 어딘지 다음 내용이 유추 가능하고 시작할 때의 참신한 맛과 강력한 에너지가 소멸되어가는데 반해 '제노사이드'는 끝까지 어떤 결말이 될지에 대해 궁금증이 더해지면서 잘못하면 손에 침 뭍혀가며 읽을뻔 했다.

 

 

사실 이런 책은 될 수 있는한 책의 줄거리를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결말을 알고도 재미있게 읽는 사람도 있지만 이왕이면 뒤 내용을 모르며 읽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광고문구를 근거로 이야기하면 일본에서는 희귀병의 치료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 아프리카에는 기존과 인류와는 다른 엄청난 지성을 간직한 존재(??)가 태어난다. 미국에는 초강대국으로 자신의 옳다고 믿는 바를 실천하려는 대통령과 관련 인물들이 있다.

 

이렇게 세 군데에서 각자 벌어지는 내용이 기본 골격이고 하이즈먼 보고서라는 곳에서 세계의 미래에 대해 예측을 했고 그 중에 신인류에 의해 지금의 인류가 멸망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소설 내용중에 우리가 알고 있는 네안타르인 같은 종족의 현재의 인간이라는 종족에게 몰살당했다고 한다. 그들의 유골등에 단순히 늙어 죽은 것이 아니라는 증거가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늘 이런 내용을 접하면 도대체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사실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책 내용은 상당히 스펙타클하게 전개되면 흥미진지하지만 여러가지 생각할 꺼리도 우리들에게 던져준다. 의도적으로 이 책에는 부시대통령이 미국의 대통령이라 생각하게 만든다. 비록, 이름은 다르지만. 자신이 하는 행동은 선이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악이라는 편협한 생각이 어떤 어려움을 만드는지 우리에게 보여준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 뽑힌다고 해도 그가 하는 정책과 외교와 군사행동은 제어할 사람이나 제도가 없는 독재자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신기하게도 이 책에는 한국인이 등장하여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데 그 보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를 그대로 책에서 알려준다. 일본인들이 갖고 있는 편협한 역사관이 아니라 보편타당한 역사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특히, 단지 한국인에게 피해를 봤다고 무조건적으로 싫어하고 피해망상까지 벌이는 사람들에게 그렇다면 일본인에게 피해를 봤을 때는 왜 같은 일본인에게같은 행동을 하지 않느냐는 말에는 일본인이나 한국인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보편타당한 정의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보는 장르 - 그런 장르가 따로 있지는 않지만 - 우리 인간을 뛰어넘는 존재가 등장하는 장르이다. 우리 인간의 지적 능력을 뛰어넘는 존재는 늘 인류에게 위협이 되는지 발전을 가져올지에 대한 가치판단이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소설과 영화에서 몇 몇 개인들은 그런 존재에 대해 친근감을 갖지만 권력자들은 하나같이 그들을 없애려고 한다. 한결같이 인류를 위한다는 같은 목적을 갖고 동일하 상대에게 다른 대처를 하는데 있어 보는 즐거우이 있다.

 

미국에서도 천재라고 불리며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지성보다 뛰어난 사람보다 더 뛰어난 지성을 갖고 태어난 존재가 등장하는데 한편으로는 그렇게 엄청난 지성을 갖고 있다고 인류를 굴복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들었다. 지성만으로 모든 사람들을 굴복시키거나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책에서는 뛰어난 지성으로 사이버세상을 통제하는 것으로 자신의 위대함을 나타내기는 하지만 그 정도로 인류를 능가하는 존재라고 보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는 지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발전과 개선을 시켰지만 그에 반해 지성이 없는 사람들도 각자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인류역사가 발전했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지성은 없어도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도 못한 것을 발견하거나 인류역사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한 사람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보면 꼭 온 인류보다 뛰어난 지성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 인류에게 위협이 된다는 것은 우리 인류를 너무 무시한 처사가 아닐까싶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며 생각한 뜬금없는 것들을 논외로 치고 '제노사이드'는 정말로 재미있는 책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어가며 읽었다. 초반에는 그렇고 그런 일본 추리 소설류의 책이라 생각하고 읽었지만 소설 중반부로 가면서 점점 책 내용에 흠뻑 젖어들게 된다. 분명히 이 책이 미국에서 출판되었다면 미드나 영화로 - 영화보다는 미드가 제격일 듯 - 만들어 질것이라는 데에 격렬하게 동의한다.

 

 

큰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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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뿌리는 자 스토리콜렉터 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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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인상적이라 읽게 되었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후에 하다보니 이 작가의 책을 하나씩 읽게 되는데 우연히 신문을 통해 우리나라에 나온 이 작가의 책들이 다 합쳐 60만부가 팔렸다는 기사를 읽게 되었다. 한 편의 작품이 아니라도 이 정도의 판매량이면 정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을 읽으면 그럴만 하다는 느낌도 갖게 된다.

 

대단한 사이코나 연쇄살인범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인물들이 벌이는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기에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렵지도 않고 등장 인물이 대단하다는 생각보다는 친근하게 하나씩 조목조목 읽으면서 천천히 스며드는 장점이 있다.

 

심지어 이번 '바람을 뿌리는 자'에서는 전작에서 주인공이였던 인물이 살인사건을 눈 앞에 두고도 사건을 등한시하고 사랑에 눈이 멀어 도피행각까지 벌인다. 그리 과히지 않을 정도의 행동이라고 해도 살인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형사가 피의자 중에 한 명이 될 수도 있는 인물에게 감정을 느끼고 행동을 하는데 이러한 행동은 전작에서도 또 다른 파트너가 한 행동과 동일하다.

 

이처럼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은 대단히 무겁지도 않고 괴기한 인물이 나오지도 않고 추리 스릴러임에도 친근한 우리 주변 사람들이 등장한다. 연쇄 살인마와 같은 인물이 등장하여 어딘지 말도 안되는 경험으로 인해 살인 사건을 태연하게 저질르고 완벽한 살인사건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의도하지 않은 상황과 인간의 탐욕에 눈이 먼 사람들이 어느정도의 의도를 갖고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장점때문에 책을 읽으면서도 워낙 여러 인물들이 용의선상에 오르게 되어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의심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읽게 만든다. 대부분 추리, 스릴러 장르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면서 서서히 죄여들어가며 범인을 잡는다면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살인 사건과 관련되어 이득을 보거나 관여하는 인물들이 다수가 등장하여 살인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보다는 그 살인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감춰졌던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들이 보여진다.

 

살인 사건과 연관된 사람들이 대부분 동네 이웃이거나 식구들이거나 하는 공통점이 있다보니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해 한 명씩 개연성과 타당성을 부여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보다 초점을 맞춰 전달되면서 엄청나게 대단한 추리력을 동원하여 해결하기 보다는 하나씩 하나씩 차근 차근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등장 인물들의 인간적인 묘사가 많이 나오고 어떻게 보면 우왕좌왕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다보니 읽으며 저절로 인간적으로 친숙하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지 않나 한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최근의 추리,스릴러 장르보다는 예전의 셜록 홈즈나 아가사크리스티의 작품들과 비슷한 점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요소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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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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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터'를 보고서는 눈에 들어온 작가가 요네스뵈이다. '헤드헌터'는 B급 장르가 생각나는 소설이였다. 상당히 기발하게 내용이 전개되었고 일반적인 추리, 스릴러와는 좀 다르다는 느낌이 있었다. '스노우 맨'도 그런 종류의 책이라 생각을 했다. 무엇인가 좀 기발하고 허를 찌르는.

 

책이 두껍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리 길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무려 600페이지나 되는 분량이라 솔직히 좀 지겨웠다. 내용이 정말로 정말로 재미있었으면 덜 지루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재미는 있었으되 분량의 압박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스노우 맨'은 해리 홀레 시리즈중에 하나라고 한다. 이미 몇 편의 이야기가 세상에 나와있다. 대부분 추리 스릴러 장르에서 유명한 작가의 소설은 반장이나 형사들이 주인공으로 시리즈로 나온 작품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이런 시리즈보다는 시리즈와 상관없는 책이 더 재미있고 흥미롭다.

 

그런지 몰라도 책을 읽으면서 예전 이야기들을 하는데 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어 좀 답답했다. 당연히 시리즈를 읽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 아는 내용이니 알려 줄 필요가 없었겠지만 나처럼 처음 읽는 사람은 그 간극을 스스로 메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늘 그렇듯이 연쇄 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다. 책을 읽다보면 살인범으로 협의를 받게 되는 인물이 3번 나오고 1명은 자살로 마무리되고 1명은 협의만 갈 뿐이고 1명은 잡게 되지만 결국에는 그 누구도 연쇄 살인범이 아닌 것으로 나온다.

 

이러다 보니 내용이 길어졌다.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그 한 명 한 명이 범인으로 보여야하는 개연성과 당위성을 부여할테니 그에 따른 내용을 서술하다보니 그렇다. 당연히 이미 많은 페이지가 남았으니 이들이 범인이 아니라는 생각은 읽는 사람으로 갖게 된다.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의 약20%는 자신의 아빠가 친아빠가 아니다'라는 식의 이야기가 이 책의 모티브로 보인다. 세상인지 노르웨이인지 모르겠으나 부부사이에 가졌다고 생각한 아이들이 실제로는 여성의 불륜으로 생겨난 아이라는 것이다. 그걸 아빠는 모르고 자란다는 것이고. 그런 의미로 보면 역시나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인 듯 하다.

 

대부분 추리 스릴러 장르에서 범인은 늘 가까운 곳에 생각지도 못한 인물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물론, 그런 이유는 이 범인이 워낙 똑똑하지만 정신병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자각을 하는 경우도 있고 부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의미로 볼 때 우리 주변에 똑똑한 사람들을 존경하기보다는 의심의 눈초리로 봐야 한다. 언제 나에게 헤꼬지를 할 지 모르니.

 

작가가 분량을 길게 할 때는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 책같은 경우 분량의 압박이 너무 크다보니 - 혹시 이 부분은 번역으로 인해 생긴 것일 수도 있다 - 좀 더 엑기스로 줄여도 될 부분들이 있어 보인다. 굳이 설명할 필요없는 개인 캐릭터에 대한 세부묘사는 생략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한다. 그런 부분이 캐릭터에게 더 풍성한 이야기를 심어주지만.

 

이 책인 '스노우맨'의 가장 큰 장점은 거의 끝까지 범인을 철저히 잘 숨겼다는 것이다. 어지간한 작품들이 중간정도부터 서서히 범인의 윤곽이 그려지면서 읽는 독자들이 어렴풋이 눈치를 채기 마련인데 연속적으로 범인으로 믿게 만드는 인물들이 한 명씩 나오니 그 인물에게 집중하느라 진짜 범인에 대해 무감각해진다.

 

그리하여 작품의 거의 끝까지 범인은 누구인가에 대해서 궁금증을 갖고 읽게 된다. 여전히 남은 분량으로 인해 무슨 이야기를 더 하려고 하는 거이지?라는 의문을 갖고 읽으면서 점점 그 의문이 해결되고 여전히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는 생각과 공범이 있는가라는 생각으로 몰입도를 유지하게 만들어준다.

 

요네스뵈는 노르웨이에서 유명한 작가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북유럽 추리 스릴러 작품들이 소개되면서 같이 소개되었는데 읽을만한 작가이고 작품이다. 향후에도 '헬리 홀레시리즈'가 아마도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추리스릴러 책을 읽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작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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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형사 베르호벤 추리 시리즈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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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작품성(??)있는 소설과 대중 소설로 구분할 때 어떤 점을 갖고 해야 할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 중에 하나가 세부적인 묘사가 포함되지 않을까 한다. 특히, 추리 스릴러 장르에서는 직구처럼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서 세부적인 묘사를 하지 않는다.

 

작품성 있는 소설이 아주 아주 별 것 아닌 내용을 갖고도 이리저리 세부적인 묘사를 할 때에 장르소설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을 해야 하기에 대략적인 캐릭컬처로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런 점이 바로 대중소설을 읽는 이유일 수도 있다. 다음 내용을 궁금해 하며 한 장 한 장 넘기는 맛.

 

그런 점에서 이 책 '알렉스'는 별종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싶다. 상당히 세부적인 묘사가 많이 나온다. 장르소설임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역으로 답답함이 느껴질 정도이다. 빨리 빨리 내용전개를 읽으면서 몰입하고 그래서? 그 다음은? 누군데?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데 장황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실컷 하면서 천천히 진행이 되니 별로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듯 하다.

 

소설은 총 3부로 진행이 되는데 3부가 전부 연결이 되지만 다른 이야기로 읽어도 될 정도이다. 어지간해서 내용을 리뷰로 쓰지는 않는데 하자면 1부는 어느 한 여인이 아무런 이유도없이 한 남성에게 납치되어 새장처럼 만든 박스에 알몸으로 갖혀 서서히 죽어간다. 남자는 그 모습을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 즉 알렉스가 말라죽어가는 걸 본다.

 

여기까지 보면 남성이 살인자라는 생각이 들지만 분명히 내가 집어 든 책 광고에는 여성이 살인자이다. 1부에서는 특별한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 채 그저 서서히 말라죽고 있는 여인과 이를 가둬둔 남자를 경찰이 겨우 찾아내지만 남자는 그 즉시 자살을 한다. 그리고 겨우 여성을 경찰들이 찾아낸다.

 

여기서 아주 살짝 멘붕이 온다. 아니, 이거 뭐야. 아직 읽어야 할 분량은 3분의 2이상이 남았는데 사건이 종료가 된다. 물론, 여자는 경찰이 발견하지만 그 흔적만 있을 뿐이다. 엄청난 살인자라고 생각되는 인물은 자살했고 여자는 자유를 얻었는데 더이상 무슨 이야기가 진행된다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그냥 이대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지만 피해자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야 하기에 추적하는데 이 여자는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연쇄살인을 벌인다. 이 여자가 진정한 살인자였다. 읽으면서 특별한 동기를 알 수 없는 이유로 거의 즉흥적으로 아무 사람이나 막 죽이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가장 끔찍한 황산을 입에 불어넣어서.

 

그렇게 여러 사람들을 만나 그들을 죽이고 경찰은 점점 이 여자를 조금씩 조금씩 쫓아온다. 그러다 더이상 힘들었는지 외국으로 나갈 모든 준비를 끝낸 시점에 뜬금없이 자살을 한다. 아~~~ 두 번째 멘붕이 온다. 아직도 3부가 남아 있는데 연쇄살인마라고 생각했던 인물이 죽는다는 것은 소설이 더이상 전개될 이유가 없다는 뜻이 되는데 도대체 이거 뭐야한다.

 

그렇게 3부가 시작되며 알렉스의 가족들을 부른다. 여기서부터 그 이유를 하나씩 하나씩 설명해준다. 이전까지 아무 이유없이 사람들을 죽였다고 생각한 여성은 그게 아니였다. 목적을 갖고 그들에게 접근하여 계획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그리고서는 엄청난 비밀이 가족과 함께 숨겨져 있었다. 이 비밀을 하나씩 경찰들이 밝히면서 그 음모가 드러나고 서서히 동정을 느끼게 된다.

 

아울러 결국 끝에 가서 모든 비밀이 밝혀지면서 자살했다고 생각하는 알렉스는 타살로 밝혀지지만 이 또한 알렉스가 만든 거대한 계획의 하나라는 것은 읽는 모든 사람들이 깨닫게 된다.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상황을 만들어 놓고 자신의 복수를 멋드러지게 하면서 갈 길을 간것이다.

 

추리스릴러 장르의 소설이지만 상당히 특이한 소설이다. 어쩌면 이 소설을 추리스릴러장르로 한다는 것이 약간 모순이라고 느껴 질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미국 장르에서의 추리스릴러 장르로 착각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냥 일반 소설을 읽었다는 느낌이 강한 책이다.

 

워낙 템포가 느리게 천천히 진행이 되어 답답함이 많이 느껴진 소설이다. 내가 생각했던 장르의 템포가 아니라 말이다. 미니시리즈를 생각하고 읽었는데 일일 연속극의 템포로 진행되니 말이다.

 

나쁜 놈들은 하나같이 남김없이 처벌을 받는 것이 분명히 올바른 일이라 보인다. 그 처벌이 사회합의를 통한 법에 의해 받는 것인지 한 개인의 치밀한 계획에 따른 처벌인지는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소설만이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 인간으로써 짐승된 짓은 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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