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무지했다. <허즈번드 시크릿>은 제목과 표지를 보고 착각했다. 판타지 소설로. 영어가 짧아 처음에는 허즈번드가 무엇인지 몰랐다. 굳이 그 단어가 어떤 뜻인지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오로지 시크릿 단어에만 꽂혔다. 나중에 허즈번드가 남편이라는 뜻을 알았다. 물론, 내가 허즈번드 단어를 몰랐다는 뜻은 아니고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러다보니 책을 읽다 남편의 비밀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오며 그제서야 책이 읽혔다.


아무리 읽어도 도저히 판타지스러운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으니 언제 나오나 하며 읽었다. 판타지 소설을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다. 읽게 되면 읽는거다. 나름 경제/경영 쪽은 어느 정도 촉이 있는데 소설 류는 아직까지 촉이 부족하다. 이러다보니 대체적으로 나름 필터링을 해서 선정하는 편이다. 고전이야 그럴 필요가 없지만 현대 소설은 그런 과정을 거친 후 선택하는 편이다. 이번 책 <허즈번드 시크릿>은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전적으로 베스트셀러라는 것만 신경썼다. 어떤 내용인지도 몰랐다. 제목과 표지에 있는 "반드시 내가 죽은 뒤에 열어볼 것'이라는 문구에 도대체 무엇때문에 나는 이 소설이 판타지 소설이라고 착각했는지 모르겠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책은 절대로 판타지가 아니다. 모든 소설은 현실이 아니니 판타지라고 우겨도 되겠지만 우리가 언급하는 판타지 개념은 아니다. 오로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점철되어 있다.


그것도 소설 내용 전개상 책 제목인 시크릿은 150페이지가 넘어 나온다. 솔직히 100페이지가 넘도록 비밀이 나오지 않는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는데 나오지 않는다. 한 마디로 150페이지가 되는 동안 계속 밑밥만 깔았다.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소개하는 것에 계속 할애한다. 솔직히 지겨웠다. 도대체 이 긴 내용을 이렇게 굳이 계속해서 보여주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또한, 굳이 이 많은 캐릭터를 등장할 필요가 있을까 했다.

분명히 서로 연결이 되었지만 굳이 그 연결이 되지 않아도 책 전개는 하등 부족하지 않았다. 크게 두 축이 있다. 하나는 책 제목인 허즈번드 쪽 사람들이 있다. 또 한 쪽은 그쪽과는 딱히 연관은 없지만 무엇인가 특이한 인간관계가 나온다. 이 두 축을 연결하는 연결고리가 있다. 그 연결고리는 굳이 필요없다. 두 축은 완전히 따로 논다. 내가 볼 때 책 한 권에 두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서로 독립된 이야기로 연결된다.


한 쪽만 다루고 다른 쪽은 얼마든지 축소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도 분량도 반 정도로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책을 읽다 중간에 그만 읽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끝까지 읽었다. 읽기 시작했으니 결말을 봐야하지 않겠나. 결말은 권선징악은 아니다. 그 면에서는 다소 독특하다. 누가 옳다, 그르다. 이런 결말이 아니다. 인생은 여하튼 계속 된다. 책의 결말은 그렇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 인생은 슬프든 기쁘든 계속 살아간다.


죽은 사람은 몰라도 산 사람은 어찌되었든 계속 생존하고 생활하며 살아간다. 책은 죽은 자와 산자의 이야기다. 죽은 자는 어쩔 수 없어도 산 자는 현재를 살아간다. 자꾸 과거를 돌아보며 전진하지 못한다면 그것도 힘든 인생이다. 과거에 발목잡혀 내 인생이 피폐해진다면 과감히 절연할 필요가 있다. 말은 쉽지만 '네가 정말 그렇게 된다면 과연?'이라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 그래서 인생은 생각과 달리 전개되고 생각처럼 살 수 없다.


여기까지 의미를 부여하자면 소설은 읽었다. 무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었다. 왜 이리 소설은 길까. 그런 생각을 참 많이 한다. 추리 소설도 그렇고 페이지가 너무 두꺼워 불만이다. 읽을까에 대한 부담이 생긴다. 과감히 선택한 책이었는데 역시나 최소한 필터링을 하고 읽어야겠다는 결단을 하게 만든 책이다. 내가 읽은 책도 무려 19쇄가 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끈 작품인데 난 별로였다. 호불호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재미있게 읽은 사람에게는 내 리뷰가 쏘리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 한 권 읽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뒤로 갈수록 궁금하긴 했다.


이 책을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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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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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정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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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앨리스 - 소중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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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한정판 더블 커버 에디션)
알랭 드 보통 지음, 김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익히 듣고 보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로맨스다. 상대방을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점점 만날수록 헤어져도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서로에 대한 마음은 더욱 단단해진다. 온갖 어려움을 둘은 헤쳐나가며 더이상 헤어질 수 없다는 것만 더욱 확인할 뿐이다. 서로가 사랑을 확인하고 주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작품은 끝난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화다. 작품은 작품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 둘은 분며히 행복하게 잘 살았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현실은 다르다. 연애를 한 후 결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 헤어지지 못해서다. 함께 있고 싶고, 하고 싶고, 먹고 싶고, 모든 것을 나누고 싶어서다. 막상 결혼을 한 후에는 환상에서 깨어난다. 여전히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을지라도 여러가지 생각지도 못한 많은 조건과 상황에 따라 마음도 달라진다.


<낭만적 연애와 그 이후의 일상>은 바로 그 지점을 설명한다. 책은 소설이다. 어떤 부분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고 이론적으로 그 이유를 파헤치는 작품이 아닌 가상의 두 인물이 사랑하고 결혼해서 살아가는 내용이다. 중간 중간 작가의 생각이 논술풍으로 섞여있다.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내가 너희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자세히 풀어줄께. 지금 생긴 그 마음이 왜 그런지 혹시 모를까봐 그러니 내 이야기를 잘 들어봐. 이런 식이다.


약간 삐딱하게 보자면 지가 얼마나 잘 났다고 그러냐. 작가는 세월과 함께 나이를 먹으며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대상과 내용이 달라진다. 과거 남녀의 사랑을 이야기했던 알랭 드 보통은 이제 나이만큼 다른 이야기를 해 준다. 낭만은 잠깐이고 그 이후 살아가야 하는 일상은 평생이다. 우리가 결혼을 해도 연애기간에 비해 결혼기간은 훨씬 길다. 간혹 연애 기간이 더 긴 경우도 있지만. 아무리 연애를 오래했어도 두 남녀가 함께 살아가는 것은 다른 의미를 지닌다.


어느 누구도 함께  생활하며 겪게 되는 다양한 경험은 살아보기 전에 모른다. 책의 주인공인 라비와 커스틴은 어렸을 때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진 않았다. 둘 다 가족과의 약간 문제를 경험했지만 그 정도는 유별나다고 하긴 힘들다. 둘은 서로 사랑하고 동거하고 결혼한다. 함께 살아가며 서로에게 자신을 맞추려 노력한다. 혼자였으면 쉽게 결정했을 판단에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문제때문에 포기하기도 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최종적(?)으로 둘 사이에 생긴 아이는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도구(?)다. 이제 둘 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적어졌다. 무엇을 해도 부부가 아닌 4인 가족으로 고려하고 판단해 결정해야 했다. 시간이 지나며 낭만적이었던 상대방의 여러 행동과 모습은 점점 일상이 된다. 서로에게 익숙해지며 조심스러운 행동은 저멀리 내던진다. 아이 때문에 겪어야 하는 심리적 갈등과 육체적 피곤은 낭만을 과거의 일로 완전히 추억이 된다.


아이들이 성장하며 둘 사이는 부부로 상대방을 더 잘 알게 되지만 그만큼 여전히 상대방을 모르는 것도 있다. 이제 굳이 알려하지 않는다. 그저 상대방의 행동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탐험하지 않는다. 어느덧 권태에 빠지게 된다. 더이상 낭만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른 이성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그렇게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 우리 삶을 조명한다. 결혼은 현실이라고 하는 이유는 하루 이틀도 아닌 계속해서 상대방을 바라보고 피할 공간이 없어서다.


연애할 때는 서로 잠시 휴지기도 갖고 떨어지기도 하면서 감정을 추스리고 다시 만날 수 있다. 결혼은 피할 곳도 감정을 추스릴 시간도 없다. 일상은 계속되고 피하고 싶어도 해야 할 일은 멈추지 않고 반복된다. 누군가 해야 한다. 이런 와중에 낭만은 점점 한 때가 되어버린다. 정말 그럴까. 누구도 결혼을 해 본적도 아이를 키워 본 적도 없는 상태에서 경험한다. 모든 것들이 전부 낯설고 서툴다. 각자 정신 차릴 틈도 없이 일상이 펼쳐지고 하루가 지나도 또 하루가 온다.


좀 더 시간이 지나 서로 상대방을 다시 보게 된다. 정확하게는 상대방인지 나 자신인지 모르겠지만. 책에서도 새롭게 결혼을 할 준비가 되었고 결혼한다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다시 또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라는 동화로 끝을 맺는 느낌은 든다. 제도권에서 살아가는 올바른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책은 무척 도덕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하니. 그런 점이 포장인지 진실인지 몰라도 대부분 가아야 할 방향이다. 솔직히 영국이나 미국같은 서양은 어떤지 몰라도 한국 상황에서는 그게 가장 좋은 마무리다. 


그렇다고 다시 태어나 결혼한다는 책의 이야기에 반대하거나 믿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할지라도 갈수록 새로운 것을 보게 되고 몰랐던 것을 알게 된다. 나 스스로를 발견한 만큼 둘 사이의 관계도 발전한다. 아이들이 자란만큼 함께 공유한 세월과 감정은 다른 사람이 파고 들 여지는 없다. 낭만적 연애는 몰라도 소소한 행복은 틈틈히 부지불식간에 찾아온다. 흔히 말하는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우리 주변에 있다는 말처럼 말이다.


솔직히 책은 소설로써는 그다지 흥미롭거나 재미있지 않았다. 중간 중간 작가의 현 상황에 대한 코멘트는 참신했지만 그다지 새롭진 않았다. 기본적으로 소설형식이니 소설이 재미있어야 한다. 어떤 부분은 소설 내용보다 코멘트가 훨씬 더 장황하게 길게 이어져 지루하기도 했다. 어차피 낭만을 꿈꿔야한다. 그것마저 우리에게 빼앗지는 말자. 사귈 때도 현실에서 낭만과 다를때가 얼마나 많은가. 사람들이 유치하고 뻔한 내용이라도 로맨스 소설과 영화, 드라마를 보는 이유아닌가. 


고로 낭만적 연애 이후에 반복되는 일상을 알려줄 필요는 없다.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래도 꿈을 꿔야 삶이 더 행복한 것처럼 언제나 우리는 낭만을 꿈꾸며 노력하고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 너무 낭만에 취하지 말자는 의미인 듯 싶다. 현실은 다르다는 걸 깨닫게 해 주는. 그리고보니 20대에게는 현실자각하는 방편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작가가 세월따라 독자층도 함께 나이를 먹었을 때니 차라리 그에 맞게 했으면 더 좋았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작가도 독자도 세월은 흐른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낭만을 꿈꾸며 포기하지 않는다.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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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데이즈 - 자기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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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레이얼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지금까지 더글라스 케네디 모든 책을 다 읽었다. 몇몇 책이 아직까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걸로 안다. 그걸 제외하면 에세이까지 전부 읽었다. 나름 전작주의라면 전작주의다. 가장 큰 이유는 부담없이 술술 읽을 수 있어 기분전환으로 생각없이 읽을 수 있다. 내가 더글라서 케네디를 좋아하는 건 지극히 통속적이고 대중적이라서다. 뻔한 내용이고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가능하다고 욕해도 그런 맛에 보는 작가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겨우 겨우 힘들게 바닥에서 일어나 성공의 맛을 보고 이제 막 정점에서 꽃을 필 때 갑자기 뜻하지 않은 음모로 그 이전 상황보다 더 않 좋게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 전 상황이 바닥이라면 이번에는 지하로 떨어진다고 할까. 아울러 다음으로 좋았던 것은 헐리우드 세계를 자주 보여주고 온갖 소설과 음악과 영화 등 문화적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며 그걸 읽는 맛도 있었다. 괜히 나도 알고 있다는 묘한 알 수 없는 뿌듯함.


모든 책이 다 그런 형식은 아니다. 몇 몇 책은 전혀 상관없이 구성되었다. 별로인 책도 있었다. 그래도 나는 기욤 뮈소보다는 덜 질린다. 여전히 신간이 나오면 어김없이 읽고 있는 기욤 뮈소와 더글라스 케네디 중 나는 후자에 좀 더 점수를 준다. 내 취향이 좀 더 맞다. 기욤 뮈소 책이 처음에 신선하고 새로웠는데 계속 반복되다보니 좀 식상한 감이 있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어차피 처음부터 통속적이라 차라리 시간이 지나도 식상하지 않다.


이번 <비트레이얼> 경우 내가 요구하고 선호하는 구성이 아니다. 형식은 비슷한다. 가장 행복한 절정 시기에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하며 나락으로 떨어진다. 이를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새로운 삶을 찾는다. 요기까지는 모든 책이 다 똑같다. 더글라스 케네디 대표작인 <빅픽처>가 이런 내용의 정점이다. 아예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살아간다는 내용이라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점이 성공의 핵심이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전과 다르게 내용이 전개된다. 회계사 아내와 미술가 남편. 금전 감각이 없고 스타일리쉬하게 살며 즉흥적인 폴과 회계사답게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모든 사물을 판단하는 로빈. 둘은 어렵게 시간을 내 모르코로 한 달 여행을 떠난다. 이곳에서 행복이 절정을 발한다. 폴은 가장 최고의 작품을 화폭에 그리고 로빈은 모든 걸 잊고 모르코 삶에 적응하며 프랑스어를 배우며 한가한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갑자기 뜻하지 않은 일이 생기며 폴이 사라진다. 로빈은 폴을 찾아나서는 데 지금까지 자기가 알고 있던 폴은 사라졌다. 몇 년 동안 함께 살았지만 겉모습만 알았다. 자신이 갖지 못한 삶의 태도에 빠졌지만 숨기고 있던 것이 드러나며 로빈은 실망하지만 폴을 다시 미국으로 데려간 후 모든 걸 끝내려 한다. 끝까지 사라진 폴을 찾기 위한 여정을 펼친다. 그 과정에서 폴의 과거를 만나고 민낯을 알게 되며 온갖 고생을 한다.


기존 작품과 이런 면에서 다소 동 떨어져 더글라스 케네디 작품에서 찾고자 한 걸 찾지는 못했다. 최근 이런 사례가 두드러진다. 더글라스 케네디도 늘 비슷한 형식으로 전개되는 것에 신경을 쓰나보다. 어쩔 수 없겠지만 그래도 난 그 맛에 읽었는데 조금은 아쉬웠다. 그런 면도 있다. 주인공이 남자 일 때와 여자 일때에 따라 다르다. 생각해보니 여자보다 남자 주인공일 때 더 재미있었다. 작가가 남자라 그런지 여부는 모르지만 남자가 주인공일 때 훨씬 통속적이고 뻔하다.


마지막에 흔히 해피엔딩이라 표현할 때 남녀가 사랑하며 끝나는 뻔한 헐리우드 식 엔딩이 아니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한국에 인지도도 높고 자주 찾아오기도 하던데 이번 <비트레이얼>은 상대적으로 덜 판매된 듯하다. 다음 작품이 나와도 또 읽을 생각이다. 뻔한 내용을 읽는 맛으로 보는 작가라는 것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아우라다. 늘 새롭고 색다른 작품쓴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다음 작품을 기다려야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과거를 묻지 마세요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전진한다


저자의 다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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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이토 씨
나카자와 히나코 지음, 최윤영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아야는 서른 중반에 서점에서 알바를 한다. 우연히 만난 이토는 학교 급식소에서 알바를 하는 50대 중반이다. 둘은 동거를 한다. 서로 근무하는 시간이 달라 저녁이 되어 만난다. 어느 날 아야 오빠로부터 몇 년 만에 연락이 온다. 아버지를 모실 수 있느냐고. 이토와 동거생활을 몰라 한 부탁이라 사정을 이야기하고 거절한다. 집에 들어오니 이미 짐을 싸 아버지는 오빠집에서 나왔다. 불편하게 이야와 아버지, 이토가 함께 거주하게 된다.


아야와 이토가 무려 20살이나 차이나는 점에 불편해하고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받아들인다. 이토와 함께 있는 것은 부담이라 오전에 나가고 저녁 늦게 아빠는 들어온다. 오빠네 아이들이 중학교 들어가는 것때문에 그렇다고 하지만 무엇이나 의심쩍어 아야는 월차를 내고 아빠 뒤를 쫓는다. 아빠는 아침에 나와 이곳저것을 걷다 도서관에 들어가 책을 읽고 저녁에 초등학교 근처에서 오랫동안 시간을 보낸다. 초등학교 선생이었던 아빠였다.


아빠는 갈 곳이 없었다. 어느 곳도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아니었고 반겨주지도 않는다. 갈 곳이 없으니 하루종일 정처없이 돌아다니며 시간을 때우고 초등학교 선생때를 그리워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빠는 의기로운 행동을 했지만 다들 불편해한다. 어릴 때 살던 집으로 휙 말도 없이 떠나버린다. 쫓아간 아야와 오빠는 그 날 밤 비가 오며 집에 불탈 때 아빠 손이 화상에 입는다. 그 이후 아빠는 정신나간 사람처럼 지내다가 초등학교 제자가 찾아온 이후 활력을 되 찾는다.


다시 밖에 나가 활동을 하다 요양원에 들어가겠다는 결단을 한다. 아야는 늘 고민한다. 계속 아빠를 모시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과연 아빠가 돌아가시면 자신은 눈물을 보일 것인지도 자신이 없다. 아빠는 무뚝뚝하게 감정표현을 못한다.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아빠는 기댈 곳이라고는 오빠와 아야뿐이 없었지만 다들 자기 살기 바쁘다. 오빠 아내가 처음부터 모시겠다고 했지만 늘 어려워했다. 아빠는 아빠대로 그로 인해 힘들었고.

이토는 이런 과정을 지켜보고 셋이 전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풀어야 하지 않겠냐고 한다. 식구일 경우에 더더욱 힘들다.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게 차라리 지인이 더 쉽지 식구끼리는 더욱 계면쩍고 어렵다. 그나마 시간이 지나며 아야는 점점 잊고 있던 아빠와의 추억이며 감정이 되 살아나며 자신을 사랑했던 아빠의 마음을 깨닫는다. 아마도 아빠가 돌아가셔도 울지 않을 것 같다고 한 아야지만 이제는 울게 되지 않을까.


어색한 아야, 아빠, 이토의 거주를 위해 함께 야외활동을 기획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마지막에 이토가 물건 구입할 것이 있다며 '나사와 전구'를 판매하는 곳에서 드디어 빛난다. 이토와 아빠가 서로 의견일치를 보며 함께 공유할 대상이 생긴다. 아야 입장에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다양한 나사의 세계와 각종 도구에 이토와 아빠는 서로 들떠 이야기를 한다. 이를 계기로 이토와 아빠는 친해지게 되는데 아야나 오빠보다 오히려 이토가 더 아빠를 이해하는 느낌마저 든다.


엉뚱하게 시골 집에 갔을 때 아야와 오빠에게는 묻지도 않고선 이토에게는 여기서 함께 거주하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까지 한다. 이토가 이곳에 흥미를 보인다는 이유때문에. 소설 중간에 이런 표현을 이토가 자주 한다. '도망가지 않으니까' 맞다 늦더라도 도망가지 않는다. 하지 않더라도 도망가지 않는다. 나중에 하면 늦다는 표현은 맞지만 조금 시간이 들더라도 어디 도망가지 않으니 여유를 갖고 상대방과 관계개선을 하는 것도 좋아 보인다.


나도 나이를 먹는다. 나이를 먹을수록 꼰대가 된다. 꼰대가 된다는 것은 타인과 관계가 멀어진다는 의미다. 그렇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으니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면 안 된다. 갈수록 더욱더 백세인생이라는 시대에 혼자는 외롭다. 고립되어 혼자 살기보다는 자신이 변해 주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쪽을 택해야한다. 이런 점은 여자보다 남자가 더 심하다. 나이를 먹을수록 누구도 상대해주지 않는다. 젊은 사람에게 기피대상이 되는 인생이 과연 성공한 인생일까. 


내가 어른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은 맞지만 아쉬운 것은 아마도 청년들보다는 노인이다. 아니면 돈 많은 노인이 되면 그나마 따르고 이야기할 사람은 생길것이다. 그 돈이란 것이 엄청나게 많아야 한다는 것이 함정이다. <아버지와 이토씨>는 어떻게보면 현재 일본사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 하다. 향후 한국에서도 곧 벌어질 일이다. 난 굳이 이야기하면 이토씨에게 보다 가까운 나이로 두 세대를 잘 연결하며 유연한 사고와 삶을 살아야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꼰대가 되지 말도록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려놓도록.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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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스미레! -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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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 이야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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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유쾌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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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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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볼 때 소설 <스토너>는 전적으로 영화평론가 이동진 힘으로 만들어진 베스트셀러다. 나도 이 책을 알게 된 것이 우연이었다. 원래 팟빵을 잘 듣지 않는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작년에 잠깐 출연 기회가 있어 좀 듣다가 다른 팟빵을 몇 번 들었는데 나는 경제보다는 독서와 관련되어 들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이동진이 출연하는 팟빵을 딱 하나 들었는데 거기서 <스토너>에 대해 언급했다. 그 이후로 괜히 나도 모르게 읽고 싶어졌다. 이 귀 얇음이란..


처음 읽었을 때 잠시 착각을 했다. 작가이 '존 윌리엄스'가 이 책 배경과 인물들은 실제가 아니라는 글을 읽은 후에 곧장 내용이 시작되어 나도 모르게 혼동했다. 내가 읽고 있는 내용이 소설이 아니라 작가 배경 설명으로 착각했다. 그렇게 몇 페이지를 읽다 순간 작가의 이름이 스토너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소설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깨달았다. 덕분에 강렬하게 기억 남는 것이 생겼다. 스토너가 다니던 미주리 대학 그 누구도 '스토너에 대해 거의 모를 것이다.'는 문구였다. 이 문구는 소설을 읽으며 머릿속에 떠나지 않았다. 


스토너의 인생은 밋밋하고 전혀 주목받지 못한 삶을 살았다는 뜻이 된다. 스토너는 시골에서 자라 대학은 생각지도 못했지만 농사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아버지 결정에 대학을 갔지만 거기서 전공을 바꿔 영문학을 전공한다. 그리고 평생을 교수로 제직하며 은퇴한다. 이런데도 그 누구도 스토너에 대해 잘 모르고 그가 있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도대체 얼마나 평범했기에 그랬을까에 대한 의문이 따른다.


스토너 책의 전체 줄거리도 간단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스토너가 교수가 되어 결혼하고 아이 한 명 있었고 종신교수로 생활하다 은퇴하며 사망했다. 이렇게 한 줄로 스토너의 삶을 이야기할 수 있다. 우리 인생도 한 줄로 보면 다 그렇지 않을까. 어느 누구도 멀리서 바라보면 다 똑같다. 좀 더 가까이 다가서 들여다보면 각자 펼치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어떤 사람은 좀 더 흥미진지하고 스펙타클하며 재미있고, 어떤 사람은 다소 밋밋하고 심심할 뿐이다.


소설도 딱히 침을 넘겨가며 읽을만한 구석은 없다. 책 중반까지는 더더욱 그런 내용 비슷한 것도 없다. 이렇게 심심한 소설을 읽을 이유가 있을까. 그렇게 따지면 고전 소설도 다 그렇다. 고전 소설을 읽어보면 대단히 흥미진지한 내용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좀 심심하고 지루하고 반복적인 생활이 연결되며 단조롭지만 읽으면서 무엇인가 생각을 하고 한 템포 심호흡하며 나를 돌아보기도 한다. 또는 인생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스토너는 영문학을 전공하고 졸업했다. 1차 세계대전이 터졌지만 참가하지 않았다. 조교수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쳤다. 우연히 만난 이디스에게 호감을 느끼고 유럽여행 가려던 걸 포기시키고 결혼한다. 막상 결혼하고 보니 이디스는 무엇인가 설명하기 어렵지만 다소 감당하기 힘든 성격을 갖고 있었다. 얼마되지 않아 잘못된 결혼이라 느꼈지만 그래도 적응하며 생활한다. 딸 그레이스가 태어나 잠시 행복했던 순간도 잠시고 이디스는 그에게서 그레이스를 빼앗아간다.


단조롭고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지만 스토너는 그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전념하며 자신의 삶을 이어간다. 딱히 재미도 없는 무미건조해보이는 삶을 읽어가며 살짝 지치고 지루해질 무렵에 흥미로운 사건들이 생긴다. (철저하게 독자입장에서) 읽다가 정말로 이런 생각마저 들었다. '아니, 스토너는 삶도 지루하고 제대로 된 사랑도 못해보고 이렇게 그냥 저냥한 인생 사는 모습만 보여주고 끝나는거야? 이 정도면 최소한 새로운 사랑이라도 해야 하는거 아냐!'


초반에 읽은 아무도 그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문구는 책을 읽는 내내 나를 지배했다. 거짓말처럼 이런 생각을 할 때 쯔음에 스토너의 인생은 독자입장에서 활력을 얻는다. 학과장과 대립하는 사건이 생긴다. 약간 독특한 학생의 대학원 입학을 대립한다. 그나마 스펙타클한 내용이다. 그 이후 세미나를 신청한 한 학생과 드디어 서로 사랑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스토너 인생에서 유일하게 사랑을 키우고 감정이 드러나는 시기였다. 


역시나 서로 감정을 이해하고 많은 부분에서 함께 하고 싶지만 현실이라는 장벽 앞에서 좌절한다. 여전히 스토너는 다시 본래 인생으로 돌아와 늘 그렇듯이 교수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그렇게 스토너는 지극히 평범한 인생을 살다 세상을 떠난다. 정말로 평범했을까. 아내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남편과의 관계를 비롯해서 정상적이지 못했고. 딸은 엄마의 억압에서 탈출하려 임신까지 하며 집에서 탈출하고 스토너에게 손자를 엄마때문에 보여주지도 않았다.


학교에서 소문이 날 정도로 학과장과 싸우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바를 실천했고 학교내 학생과 사랑하며 소문의 주인공도 되었다. 학과장의 복수로 1학년 수업만 맡는 한직으로 밀렸지만 수업을 어렵게 만들어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다시 쟁취하며 학교내에서 전설이 되어버렸다. 누구나 인생은 똑같지 않고 지루하지 않다. 평범해 보이는 그 인생마저도 다 의미가 있고 제각기 살아가는 모습은 누군가에게는 흥미롭다.


<스토너>는 1960년대 소설이라 템포는 느리다. 신기하게도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 스토너같은 인생을 꿈꾸는가. 난 이율배반적이다. 먹고 살만하다면 나쁠 것 없다. 조용히 책읽고 주변 사람을 만나며 즐겁게 책쓰고 발표하고. 인기를 얻으면 더욱 좋겠지만 그래도 평범해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사는 삶이란 얼마나 좋은가. 더구나 스토너는 누가 뭐래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다 했던 삶이다. 그거면 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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