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녀 이야기 (리커버 일반판, 무선) 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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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내용은 유토피아보다는 디스토피아가 많다. 뭔가 공포스럽고 부정적인 내용에 사람들은 더 관심을 갖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을 미래로 투영해서 할 수 도 있다. 특히나 통제된 사회가 많이 나오는 것이 특징같다. 많은 소설 등을 읽어 본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자유보다는 통제가 미래를 대표한다. 끔찍한 미래가 오기 전에 미리 대비하고 자유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알리고 싶은 작가의 마음일텐다. 자유를 맛 본 사람이 포기는 힘들다. 미래를 그리는 소설처럼 그렇게 되는 건 쉽지 않다고 본다.

<시녀 이야기>를 읽던 초반에는 막연히 미래라는 생각만 했었다. 어떤 배경도 설명하지 않고 곧장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통제된 사회다. 통제가 오래 된 건 아니고 막 이뤄진 때이다. 주인공인 오브프레드(는 진짜 이름은 아니다)가 자신의 상황과 겪은 일에 대해 쓴 내용이다. 오브프레드는 1명이 아닌 시녀 모두를 통칭한다고 할 수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갑자기 발생한 건지 모르지만 길리아드 국가가 탄생한다. 전쟁과 환경오염이 원인이라는 이야기는 나온다.

길리아드는 모든 걸 다 통제하는 사회다. 자유롭게 살아가는 건 힘들다. 특히나 여성들에게는 신분이 생겼다. 그 중에서도 책의 제목인 시녀는 흔히 떠올리는 가정부가 아니다. 철저하게 임신을 하기 위한 용도의 시녀다. 아이가 드문 사회라 아이만 낳을 수 있는 여자를 뽑는다. 아이가 없는 여자만 따로 선별해서 가둔다. 따로 관리를 하는데 오로지 아이를 낳기 위한 용도(?)라서 집 안 일 같은 건 안한다. 대신에 정신교육도 받고 육체 훈련도 하면서 튼튼한 몸을 만든다.

시녀는 아무 남자가 아닌 철저하게 사령관의 아이만 낳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철저하게 감정배제한 상태에서 만난다. 사령관을 시녀가 따로 만날 일은 전혀 없다. 아이를 낳기 위한 날이 있는데 이 날에도 대리모 성격이다. 사령관의 부인과 함께 하는 자리다. 사령관의 부인은 모든 걸 지켜본다. 지켜볼 뿐만 아니라 시녀의 신체가 부인에게 밀착한 후 그 손을 잡는다. 사령관도 아무 감정없이 배출할 뿐이다.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고 감정배제한 후 다시 시녀로 돌아갈 뿐이다.

주인공은 원래 아이도 있었고 남편도 있었다. 소설은 현재를 기준으로 주인공의 과거를 다시 기억해내는 구조다. 아이가 죽은 후 다니던 직장은 길라아드가 들어 선 후 여성은 전부 해고되면서 짤렸다. 그곳에서 탈출하려 했지만 실패한 후 시녀가 되었다. 소설의 장소는 미국이고 아마도 디트로이트가 아닐까한다. 딱히 시대를 구분할 수 있는 단서는 거의 나오지 않지만 차도 나오고 TV도 있다. 소설이 나온 해가 98년이라 지금과 같이 정보가 넘치는 상황에 대해 나오진 않는다.

지금은 핸드폰으로 모든 걸 다 알 수 있는 시대인데 당시만 해도 이런 일을 몰랐다. 아마도 작가가 지금 쓴다면 많은 부분에서 새롭게 쓰지 않았을까한다. 핸드폰만 있어도 지금과는 많은 부분에서 달라지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이 된다. 시녀를 통제하는 아주머니 계급도 있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된 사람들인데 그런 식으로 먹고 살기 위해서인 걸로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은 거의 대부분 성경에 근거한다. 성경이 어떤 식으로 사람들에게 해석 될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성경 내용이나 문구 자체가 잘못된 것은 없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해석하고 주장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이러 부분은 지금이라고 다를 것이 전혀 없다. 지금 기독교가 예전과 달리 영향력이 사라지고 힘이 약해진 이유라고 생각된다. 시대가 달라져도 변함없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종교였다. 미래에도 그 점은 달라지지 않을 듯한데 악용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시녀 중에는 탈출을 도모하는 자도 있다. 폐쇄된 도시지만 대부분 연결되어 있다.

이런 상황은 미국이었던 길리아드 내에서만 생기고 있나보다. 캐나다 등으로 탈출하면 해방되는 듯하다. 그곳으로 가는 길은 점조직처럼 연결되어 누구도 탈출을 성공한 사람이 없는 듯 보였다. 더구나 여자인 경우에 도시마다 사령관이 있다. 그곳에서 여성의 용도가 동일하기에 철저하게 관리하고 통제한다. 여성이 혼자 다니는 것은 무리다. 정확히는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젊은 여성이다. 아이를 이미 낳은 여성이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나름 자유를 누리며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

사령관은 남자다. 남자가 갖고 있는 본능이 있다. 수많은 여성이 있는 곳에서 단순히 아이를 많이 생기게 하는 역할만 하지 않고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으면 대접을 해준다. 사령관은 그런 입장이겠지만 여성 입장은 다르다. 그저 노리개 감일 수 있는데 대부분 사령관은 노련하다. 서서히 조금씩 마음을 풀게 만든다. 주인공은 자신의 상황에 당황하지만 어느덧 사령관에게 가는 것에 대해 조금은 안도를 한다. 들킬까봐 두려워도 하지만 다른 존재가 되어 얻게되는 권력도 생긴다.

주인공은 체재에 순응하는 듯도 하고, 탈출하고 싶어하는 듯도 하고, 이렇다할 정확한 포지션은 없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한다. 가슴 속에 뭔가 아니라는 생각은 하지만 이를 타개할 용기는 부족한 상태다. 소설에서도 통제된 사회를 이겨내려할 때 군인에 짓밟힌 후 저항조직은 대부분 수면 밑으로 숨어 점조직처럼 활동한다. 책을 읽는 내내 답답하고 암울하다. 이런 사회가 온다면 살아갈 수 있을까. 절대로 그런 사회가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이미 자유를 만끽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런 사회가 온다면 가만히 있을까라는 생각은 든다. 맛 본 사람은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자유를 몰랐던 사람이면 모를까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저할 것이라 본다. 지금처럼 핸드폰으로 모든 정보와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파되는 시대에는 일시적일 수 있어도 결국에는 자유를 되찾을 것이라 본다. <시녀 이야기>는 단순히 자유만이 아닌 여성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이긴 하다. 읽는 내내 끔찍한 사회가 그려지며 힘겹게 읽었다. 꼭 마지막 역사적 주해까지 읽어야 소설 전체를 이해하게 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읽는게 힘겹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오지 말았으면 하는 사회에 대한 사전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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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세이카 료겐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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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어느 날,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와 표지가 어떤 내용일지 힘들게 한다. 느낌상 로맨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들었다. 막상 책을 봤을 때 다른 전개처럼 느껴졌다. 죽으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 그의 이름은 아이바다. 자살을 하고 싶어하는 그에게 어느 날 사신이 다가 와 제안한다. 3년 후에 죽게 해 줄 수 있다고. 대신에 우로보로스 시계를 준다. 시계는 24시간 전으로 갈 수 있다. 36시간이 지난 후 다시 시계를 이용할 수 있다. 제안을 승낙한다.

고등학생이지만 삶에 대한 의지는 없다. 부모님과의 관계도 좋지 않다. 친부모가 아닌 양부모라 특별한 감정도 없다. 학교에서도 친구와 관계도 좋지 못하다. 공부를 잘 하지 못한다. 이렇다 할 특색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 죽어야 할 이유가 살아야 할 이유보다 크다. 삶에 아무런 미련도 갖지 않고 있다. 3년 후에 죽게 될 예정이니 그동안 살아야 한다. 이를 위해 생활을 위한 준비를 한다. 복권에 도전했지만 실패한다. 자신이 갔던 과거는 현재에서 미세하게 달라진다.

복권을 구입해도 숫자가 달라 의미가 없다. 대신에 주식은 조금 달랐다. 미래가 달라지긴 해도 주식은 누군가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전체적으로 특별한 일이 있어도 주가의 상승과 하락은 이어진다. 이를 근거로 아이바는 주식 투자로 돈을 번다. 고등학생이라 직접 할 수 없지만 계속해서 주식 예측을 하는게 맞게되니 따르는 사람들이 생긴다. 이들을 이용해서 직접은 못해도 간접적으로 돈을 벌게 된다. 경제문제가 해결되자 부모님에게 독립한다.

돈이 생겼다고 삶의 의지가 생긴건 아니다. 이렇다 할 것도 없이 하루 하루를 보낸다. 아주 노멀하게 살아간다. 우연히 자살 사건을 알게 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자살한 친구를 구하고자 한다. 그녀의 이름은 이치노세. 고민 끝에 이치노세가 자살 하긴 직전인 과거로 돌아간다. 이치노세를 찾기 위해 신문을 구석구석 뒤진다. 어디서 자살시도를 하는지 알아야만 구할 수 있다. 이치노세를 본 적이 없지만 자살한 장소 근처에서 찾아내어 시도를 못하게 만든다.

자살하려 했던 이치노세는 아이바의 노력(?)에 황당해한다. 아이바와 달리 이치노세는 기억하지 못한다. 아이바만 유일하게 모든 걸 기억하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그저 자살을 못하게 한 후에는 헤어질 뿐이다. 이치노세를 구하는 것이 어느덧 아이바에게는 일이 된다. 자살하지 못하도록 뉴스를 매일같이 검색한다. 조금이라도 뉴스를 늦게 접해 이치노세가 사망한지 24시간이 지나면 살릴 수 없다. 언제 자살을 시도할 지 알 수 없으니 계속 뉴스를 검색한다.

이치노세도 끊임없이 자신이 자살을 시도할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 방해하는 아이바가 신기하다. 조금씩 조금씩 둘은 서로 말을 하게되면서 알아가게 된다. 처음과 달리 서로 함께 놀러가기도 하면서 친해진다. 자살하려 했던 아이바가 자살을 시도하는 이치노세를 구한다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아이바는 세상에 살면서 해내야 하는 한가지 사명처럼 이치노세를 구한다. 둘은 과연 어떻게 될까. 이치노세를 아이바는 결국에는 구하고 마무리될까.

문제는 이치노세와 달리 아이바는 3년이라는 기한이 있다. 기한이 끝나면 죽게 될 운명이다. 자살을 계속 방해하고 이치노세가 삶의 의지까지 생기게 만들어야한다. 소설은 판타지가 섞였지만 24시간 과거로 간다는 점만 제외하면 철저하게 현실이다. 자살을 하려는 사람은 다양한 이유를 간직하고 있다. 보통 누군가의 관심이 자살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쉽지 않다. 마음을 쉽게 털어놓지 않을테니. 그렇게 볼 때 끊임없이 누군가 관심을 가져준다면 다를 수 있다.

내가 죽으려고 하는데 누군가 죽으려고 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나도 죽을 것이니 그가 죽는 걸 신경꺼야 할까. 나는 죽을 것이지만 죽으려고 하는 사람을 살리려고 할까. 딱히 정답은 없지만 내가 하는 행동에 스스로 아이러니를 느낄 듯하다. 소설은 딱 2명의 인물로 무려 400페이지를 전개한다. 로맨스 소설은 분명히 맞다. 다소 특이하다면 특이한 형식의 로맨스 소설이다. 풋풋하면서도 애절한 로맨스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이미 죽기로 예정되어 있는 사람의 로맨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분량을 조금만 줄였으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색다른 대중소설을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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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들
에마 스토넥스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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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 있을 때 어딘지 더 호기심이 생긴다. 세상에는 소설보다 더 말도 안 되는 현실이 있고, 현실보다 더 진짜같은 소설도 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고 하니 과연 어떤 내용이었기에 작가의 관심을 끌었느냐가 제일 궁금해진다. <등대지기들>은 제목처럼 등대에서 벌어진 사건을 기초로 한다. 등대지기였던 세 명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 그 후로 그들을 찾을 수가 없었다. 사람이 실종이 되어도 물에 밀려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한 명이면 모르겠는데 무려 3명이나 사라졌는데 아무도 찾지 못했다니 놀라운 일이다. 이를 근거로 작가는 자신의 상상력을 펼쳐 책을 썼다. 책은 그런 면에서 다소 추리소설같은 느낌이지만 정통 문학소설이다. 책을 읽는 게 꽤 버거웠다. 거의 일주일을 읽은 듯 하다. 얼마나 디테일하게 묘사를 하는지 거의 500페이지를 가득 채운다. 의문이 들었다. 책에서 작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찾아다니며 묻는다. 그들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그들에게 질문을 할 때마다 답변을 하는데 얼마나 세밀하게 묘사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일반 사람이 그렇게 묘사하며 설명할 것 같지는 않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세밀하게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현장을 묘사하지 않는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이야기꾼이나 그렇지 않을까한다. 책에 나온 모든 사람들은 그렇게 한다. 여기에 작가가 각 상황을 설명할 때도 세세히 장면이나 상황을 묘사하니 그걸 읽는 것만으로도 몇 페이지가 훌쩍 넘어가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등대지기인 3명과 그들의 유족 이야기다. 사건일 벌어졌던 1972년과 다시 이를 추적하는 1992년이 교차로 보여진다. 72년은 등대에 머물던 사람들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묘사한다. 92년은 남은 사람들에게 찾아가 한 명씩 질문을 던지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지금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아가는 내용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등대와는 다소 다르다. 바닷가에 있는 등대는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 목가적인 느낌이 좀 더 강하다. 

이 책에 나오는 등대는 바닷가에 떠 있다. 그 곳을 가기 위해서는 교대로 근무를 한다. 한 번 등대에 머물게 되면 몇 주씩 있어야 한다. 여기에 바다에 있으니 기상이 나쁘면 배가 접근을 할 수 없다. 시대 72년이니 더욱 그렇다. 바다가 폭풍우가 치거나 기상 악화가 되면 제대로 배를 띄워 등대에 접근할 수 없다. 이러니 그곳에서 몇날 며칠이나 더 머물면서 기다려야 한다. 단지 딱 3명이 그곳에 머물고 있다. 그 누구도 오는 사람도 없다. 그렇다고 정신을 놓을 수도 없다.

지나가는 배를 제대로 인도하기 위해서 언제나 루틴에 따라 뭔가를 해야한다. 엄청나게 무료한 일이다. 그렇다고 방치하면 그 즉시 지나가는 배에게 위험이 닥친다. 여기에 3명이 서로 사이라도 안 좋다면 그곳은 완전히 지옥이 될 수 있다. 아마도 엄청나게 외로운 나날이지 않을까한다. 3명이 서로 시종일관 떠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각자 자신의 일을 해야 한다. 그 일이라는 것도 딱히 바쁘게 뭘 하기보다는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것이니 잡다한 생각을 많이 하지 않을까.​



여기에 뭍으로 다시 갔을 때 식구들과 함께 한다. 집에 있는 식구들은 또 어렵다. 무엇을 함께 하려 해도 장기간 남편이 없다. 부인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내야 한다. 함께 뭘 하려해도 금방 다시 몇 주를 오지 않으니 혼자하게 된다. 그로 인해 또 다시 외롭게 된다. 소설은 실종에 대해서 다루지만 그보다는 사람들이 겪는 상처에 대해 말한다. 마지막에 가서 실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그 부분은 그다지 중요해 보이진 않았다. 등대라는 곳을 매개체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과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등대를 소재로 그들이 외롭게 살아간 이야기를 해 주는 듯하다. 등대지기 중에는 감옥에 갔다 온 사람도 있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졌을 때 어떤 일이 실제로 벌어졌을까. 그들이 죽고 난 후에 알려진 내용이다. 이로 인해 남은 사람들이 짊어지고 갈 무게감은 또 다른 이야기다. 그다지 좋지 않은 일이라 회사는 서둘러 봉합하고 유족에게 연금을 준다. 남은 식구들도 그렇게 살아간다.

증정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글자 하나하나가 뭐 이리 길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인간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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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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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선택을 하며 지금까지 살았다. 어떤 선택을 했든간에 선택은 거의 대부분 둘 중에 하나를 말한다. 어떤 것을 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선택. 그에 따라 다른 길을 가게 된다. 만약 당시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 지에 대한 궁금증을 누구나 갖고 있다. 내가 한 선택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반대의 선택을 했다면 하는 가정을 하게 된다. 이걸 미련이라고 할 수 있다. 미련이 쌓이면 자기 스스로 인생에 대한 후회를 하면서 시간을 갉아먹게 된다.

이런 점 때문에 많은 작품에서 우리가 미처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대리민족의 체험을 하게 해준다. 내가 갖지 못한 걸 갖게 만드는 상황. 나랑 비슷하거나 나보다 못한 사람이 어떻게 보면 큰 노력없이 현실에서는 미처 할 수 없었던 일을 한다. 이런 내용은 스스로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괜히 좋다. 감정이입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작품 속 캐릭터에 감화되어 함께 웃고 울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작품 속 주인공이 잘 되기를 나도 모르게 간절히 바란다.

워낙 이런 종류의 작품이 많다. 어떻게 본다면 이런 작품들은 자아 찾기와 비슷하게 흐리기도 해서 자기계발 분야라고 해도 될 듯하다. 작가 본인은 절대로 아니라고 부정은 하겠지만.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도 비슷하다. 뭔가 판타지적인 요소가 섞인 소설이라는 점만 알고 읽었다. 어쩌면 최근 유행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었기에 나도 모르게 영향을 받은지도 모르겠다. 굳이 비교한다면 이 작품이 훨씬 음울하고 성인을 위한 작품에 가깝다는 정도다.

주인공인 노라는 많은 것들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좋았던 순간도 있었지만 현재는 후회로 가득하다. 자신이 하는 일도 제대로 안 되고 가족과의 관계도 좋지 못하다. 모든 것들이 전부 불만이라고 할 수 있다. 유일하게 자신이 믿고 함께 사는 고양이마저도 자신의 곁을 떠난다. 이와 함께 노라의 마음은 완전히 무너지고 만다. 자살을 생각하고 시도한다. 이런 점은 현실과는 좀 다르다는 생각도 했다. 자살은 생각보다 쉽게 결정해서 즉흥적으로 실행하지 않는다.

많은 고민을 하고 또 한 후에 결정할 수 있는 걸로 안다.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주변 사람들이 알아채는 것도 어렵다. 여하튼 그렇게 자살을 시도한 노라는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어릴 때 자주 가던 도서관이라는 알게 된다. 그곳에는 도서관 사서인 엘름 부인이 반갑게 노라를 맞이한다. 노라는 엘름 부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이 현재 죽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곳에는 수많은 책이 놓여 있는데 그 책은 전부 자신과 연관이 있다.

무엇보다 '후회의 책'이 제일 눈에 들어온다. 지금까지 노라가 살면서 갖고 있던 온갖 후회가 그곳에는 있다. 이제부터 노라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이 하지 못했던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에 대한 탐험을 한다. 누구나 하고 싶었던 것은 무궁무진하다. 그걸 다하고 살 수는 없다. 했다고 꼭 행복하다거나 나에게 맞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그럼에도 해봤으면 하는 일말의 아쉬움은 누구나 갖고 있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런 심리를 소설은 쫓아가며 보여준다.

노라는 현재는 딱히 이렇다할 것도 없을 정도라 내세울 것은 더욱 없다. 지금까지 자라면서 했던 여러가지 중 몇 가지는 분명히 괜찮았지만 포기했다. 그런 것부터 하나씩 노라는 해본다. 수영선수로 재능도 있었고 노력만 더 한다면 올림픽에도 나갈 수 있었다. 밴드를 오빠와 함께 시작했는데 레코딩하면서 잘 나갈 수 있었지만 포기했다. 오빠는 너무나 하고 싶었지만 노라가 포기해서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상당히 많은 것들을 포기했다.

노라는 현재 자신이 하는 것은 무척이나 하잘 것 없다는 생각도 했다. 우리가 하는 많은 것들이 아주 사소한 것들에서 중요하다는 교훈을 책은 준다. 자신은 단지 학생의 피아노 레슨을 했을 뿐이다. 그저 그랬을 뿐이다. 거기에 무슨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거창할 수 있다. 꼭 그렇진 않다. 알 수 없는 일이다. 그건 누구도 알 수 없지만 확인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로 인해 누군가는 나쁜 길로 가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저 정성을 갖고 피아노 레슨을 했을 뿐인데 말이다.

이처럼 노라는 아주 다양한 인생을 살아간다. 인생을 살면서 자신이 하고 싶었거나, 하지 못했던 다양한 인생을 살아본다. 그럴 때마다 처음에는 다소 흥미가 생겼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다는 판단이 들면 그 즉시 잠에서 깨는 것처럼 다시 도서관으로 온다. 결국에는 단지 딱 한 명이었다. 그 한 명의 관심과 사랑이 있었다면 노라는 다른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 또는 그 사실을 자신이 몰랐을 뿐 알게 되면 말이다. 그로부터 현재의 인생을 잘 살아내면 되는 거 아닐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너무 짧은 에피소드는 재미없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인생을 살아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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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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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AI가 발전하며 인간의 기능을 습득하고 있다. 여전히 인간이 잘 하는 걸 AI는 못하고 AI가 잘하는 걸 인간은 못한다. 엄청난 연산능력은 인간이 도저히 따라할 수 없다. 단순 반복 행동은 오히려 AI가 잘 못한다는 것도 인간의 복잡다단함을 알려준다. 과거에는 인조인간이 인간과 같은 모습과 똑같은 행동을 하는 걸 봤다. 영화를 통해 알게 된 것인데 그때까지만 해도 지금과 같은 AI가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여전히 AI가 보여주는 것은 많지 않다.

무형이라고 하면 무형의 것은 인간을 뛰어 넘은 것이 많지만 유형의 것은 터무니 없을 정도로 부족하다. 인간은 단순히 이성만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감정까지 포함해서 인간은 이뤄졌다. 여기에 인정을 하든 아니든 영혼까지 포함한다. 이런 것들이 복잡해서 엮어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한다. 대부분 사람은 어느 정도 예측가능하지만 가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도 한다. 이런 것은 단순히 이성이 아닌 감정까지 포함해서 인간이 여러가지 판단만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닌 이유다.



평소에 절대로 그런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닌데도 갑자기 그런 것이 감정의 지배를 받을 때 그렇다. 인간을 누가 감히 함부로 예측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누구나 상대방을 안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이 맞을까. 만약에 껍데기만 A라는 사람이고 내부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면 어떨까. 그럴 때에 대부분 오늘 좀 이상하다면서 별 의심을 하지 않는다. 다음날에도 또 그러면 이상하다는 생각만 할 뿐 그가 다른 사람이라는 걸 전혀 눈치채지도 못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은 누구나 겉모습이 아닌 내적인 모습으로 바라봐야 정확하다. 라고 말을 해도 겉모습이 중요한 것은 그만이 갖고 있는 루틴이 있다. 루틴은 얼굴과 모습을 갖고 있을 때 해야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인다. 다른 모습을 하고 똑같은 루틴을 하면 정말로 비슷하다라는 생각만 할 뿐이다. <클라라와 태양>은 미래의 어느 시대가 배경이다. 에이에프라 불리는 인조인간이 있다. 대부분 아이들을 돌보고 함께 노는 용도로 만들어진 듯하다.

클라라도 그런 에이에프 중 하나다. 다른 점은 관찰력이 뛰어나다. 외부를 늘 관심있게 쳐다보고 다른 존재의 행동에 대해서 흥미를 갖는다. 그는 조시가 데리고 간다. 처음에는 윈도우 매장에 진열되는데 아마도 마네팅처럼 서 있으면서 시각효과로 호객행위를 하는 것이 아닐까한다. 조시가 데리로 오겠다는 말을 믿고 다른 기회를 포기하고 조시에게로 간다. 조시는 좀 아픈 아이인데 조시의 언니도 병이 있어 사망을 했다. 조시마저 그렇게 되지 않기를 엄마는 바란다.

조시가 왜 아픈지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조시에게는 어릴 때부터 함께 지냈던 릭이 있다. 또한 어떤 이유인지 자세히 모르지만 뭔가를 해야 더 좋은 상위 학교를 가고 정상 인간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뉘앙스가 소설에서 나온다. 릭은 그렇지 못한 아이로 나온다. 조시는 클라라를 좋아하고 둘은 서로 친하게 지낸다. 분명히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클라라일텐데 워낙 익숙한 세상이 그런지 몰라도 일정 이상으로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한 마디로 반려동물처럼 지낸다는 느낌이었다. 분명히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기에 우리가 인간에게 갖는 똑같은 정서와 감정을 갖고 지켜볼 듯한데 그렇지 않다. 이런 부분은 클라라에 대한 묘사가 소설에는 거의 없다. 그러니 클라라가 인간과 똑같이 생겼을 것이라는 내 지레짐작이다. 조시와 클라라는 우정을 쌓는데 조시가 아프니 이를 해결하려 클라라가 모색을 한다. 클라라는 태양으로 움직인다. 태양을 에너지 삼아 움직인다. 태양을 언제나 좋아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있는 모든 것은 다 태양에게서 에너지를 흡수한다. 태양이 없다면 지구의 생물은 단 하나도 존재할 수 없다. 이렇게 볼 때 클라라도 인조인간이 아닌 인간과 똑같다고 할 수도 있다. 여기에 클라라는 조시 집에서 조금씩 인간을 배운다. 이성적인 부분만 배운다고 할 수 있는데 감정적인 부분도 배우는 듯하다. 어떤 상황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 감정을 모르면 둘이 나누는 대화를 정확히 판단하기 힘들다. 이런 것들은 습득할 수 있다고 보진 않지만 하나씩 알아나간다.



소설은 전적으로 클라라의 입장에서 서술된다. 클라라 입장이기에 전체적으로 다소 건조하다. 어떤 감정의 고조를 느끼기는 힘들다. 담담히 자신이 본 것을 서술한다. 감정기복없는 글자체라고 할까. 이런 표현은 이상하지만 이 소설은 클라라의 일대기다. 클라라가 태어나고 죽는 모습은 없지만 클라라가 살아온 인생이다. 클라라는 자신의 존재이유를 전부 해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니 말이다. 인간과 다른 점이라는 그가 한 숭고한 행위를 누구도 알지 못한다.

인간은 그저 클라라가 준 도움은 그다지 크게 와 닿지 않는다. 꼭 <토이 스토리>에서 우디와 버즈가 모든 소임을 다하며 즐겁게 한 아이가 성인이 된  후에는 모든 것을 잊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과 같다. 클라라는 그런 것마저도 담담히 받아들인다. 자신 주변에 일어나는 일을 여전히 관찰한다. 클라라가 더 많은 시간을 관찰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호기심도 생겼다. 책 제목처럼 클라라는 태양같았지만 누구도 태양의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전체 내용이 길 필요는 없어보인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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