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2 세트 (양장) - 전2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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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를 처음 접한 건 지금은 <노르웨이의 숲>이라 불리는 <상실의 시대>였다. 워낙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는데 읽고나서 기존 소설과는 뭔가 결이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그 이후에 잊고 지내다 <1Q84>부터 다시 읽었다. 여전히 독특하고도 전개나 내용이 다르다는 느낌은 여전했다. 중간에 읽지 않은 책들은 언젠가는 읽어야지 했다. 최소한 하루키 소설은 재미있고 흥미롭다. 굳이 일본이라는 범주에 갇혀있지도 않고 시대와 국적에 대한 배경과 무관한 경우가 많다. 분명히 일본이 배경으로 나와도 말이다.

연대순으로 볼 때 <노르웨이의 숲> 직전 작품이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다. 아마도 <노르웨이의 숲>을 읽은 후에 이 작품을 읽었다면 다소 혼란스러웠을 듯하다. 지금와서 읽어보니 하루키라는 작가는 원래 이런 식으로 내용을 전개하는 스타일이라는 걸 알겠다. <1Q84>와 결이 비슷한 소설이다. 책을 읽기 전 하루키가 이 책에 대한 소개를 한다. 별 생각없이 읽었는데 괜히 봤다. 나도 모르게 읽으면서 하루키가 내 머릿속에 접어넣은 이미지를 나도 모르게 찾게 되었다.

될 수 있는 소설을 읽기 전이나 후에 평에 대한 글을 읽지 않는다. 소설을 읽고 판단하고 해석하는 것은 내 몫인데 남에게 내 주관을 빼앗기가 싫어서다. 작가가 하는 말이니 별 생각없이 읽었는데 소설은 원래 두 작품이었다고 한다. 따로 따로 쓴 걸 하나로 모았다고 한다. 여기에 이를 합치기 위해 노력했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니 나도 모르게 자꾸 연관성을 찾게 되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라는 두 작품이다. 전혀 관련이 없다면 없는 작품이다.

두 세계의 세계관이 각자 전개된다. 아무런 연관성도 없고 관련성이 없다는 생각으로 읽어도 하등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분명히 책의 후반부로 가면 연결이 된다고 의식하게 된다. 작가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으면 추측을 했거나 도대체 이 두 세계를 따로 따로 보여주는 것인지 의문을 갖고 책을 덮었을 수도 있다. 흥미라는 관점에서는 '하드보일드 원더랜드'가 재미있다. 철학적이고 존재론적인 관점에서는 '세계의 끝'이 좋다. 이런 식으로 책은 따로 또 같이 구성되었다.

리뷰를 쓰려고 생각해보니 책에서 소개된 캐릭터들에게 이름이 있었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다시 또 책을 들쳐보면 이름을 찾으려니 귀찮아 포기했다. 주인공은 나라고 할 수 있다. 주변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이름보다는 그저 캐릭터에 맞는 직업과 같은 걸로 표현된다. 나는 특수한 사람이다. 직업은 공식적으로 없지만 또 생각해보니 뭘 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임무를 띄고 박사를 만나 작업을 한다. 소리를 자유롭게 통제할 수 있는 작업이었다. 별 일 없이 그렇게 지난 듯했다.

그 후에 이유를 알 수 없는 인물이 협박을 한다. 박사가 하는 일이 위험하다는 것이 아닌 내가 위험한 인물이라는 점이었다. 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거창하게 보자면 인류역사에 있어 생각지 못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아쉽게도 이 사실을 알고 박사가 무엇인가 뇌 속을 건드렸다. 대충 이런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아주 간략하게 쓰고보니 그다지 별 내용도 없게 느껴진다. 내가 읽은 책은 하필이면 1, 2권이나 되는 책의 합본이었다. 그 덕분에 무려 790페이지나 되는 양장본이라 들고 읽기가 무거웠다.

생각해보면 하루키의 소설에서 제대로 된 사람은 없는 듯하다. 제대로라는 표현이 결국에 세상 사람들이 바라보는 아주 익숙하면서도 통속적인 시선이다. 딱히 부부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가족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무엇인가 하나씩은 잃어버리거나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 나온다. 나는 어느날 부인이 집을 나갔고 만나던 도서관 사서는 남편이 누군가에게 맞아 죽었다. 박사는 그저 박사인데 일반 범주에 속하는 사람은 아니다. 손녀 딸은 부모님도 없고 혼자 잘 만 살아간다.

그 외에 다른 하루키의 소설을 읽어도 그랬던 듯하다. 소설이라는 것이 원래 그래야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건 사실이다. 그런 비워있고 부족한 사람들이 벌이는 인생과 삶을 들여다봐야 흥미롭다. 아주 평범하고 무료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것은 재미도 없다. 무엇인가 부족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봐야 좀 더 감정이입도 잘 되고 내용을 쫓아가게 된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는 내가 있고 머릿속에 있는 내가 있다. 마음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마음이라고 표현하지만 생각이다. 뇌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은 마음이 아니다. 마음이 아프다고 하지만 마음이라는 것은 곰곰히 살펴보면 없다. 뇌에서 발생하는 생각일 뿐이다. 마음이 없다는 것은 감정이 없다는 것이다. 감정이 없다는 것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 인간은 이런 식으로 구성되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내가 있고 머릿속에 살아가는 내가 있다. 이 둘은 다르면서 같지만 한 인물이다. 아쉽게도 언제나 살아가는 나보다 머릿속의 내가 더 멋지다.

살아가는 세계의 끝이 어딘지는 몰라도 내 머릿속에서 세계의 끝은 확실하다. 나라는 존재가 무가 되면 끝이다. 세상에서는 언제나 나도 모르게 하드보일드하게 살아간다. 내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없다. 소설의 내용과 전개는 그저 재미있게 읽으면 된다. 억지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더욱 없다. 읽고 느끼는게 있으면 그걸로 족하다. 소설을 읽고 리뷰를 쓰자니 나도 모르게 이런 식으로 전개되었다. 어차피 내가 쓰는 리뷰니 그거면 되었다. 소설만 놓고본다면 뒤에 가서는 좀 그냥 그렇게 끝났다. 

선물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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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전쟁 샘터 외국소설선 1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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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세상은 넓고 상상력의 끝은 다양하고 끝이 없다. 그런 면에서 한국과 달리 외국은 어떻게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상상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받았던 교육과 문화에서 오는 힘이 아닐까한다. 한국이라는 곳은 어릴 때부터 다소 획일화된 문화에서 자리니 상상이라는 측면에서 그 깊이와 넓이가 좁을 수밖에 없다. 물론 내가 한국의 모든 소설을 읽지 못했으니 이런 표현이 다소 편견일 가능성을 배제하긴 힘들다. 그렇다해도 내가 읽은 외국 소설이 유독 그렇다고 하기도 힘들다.

이 책 <노인의 전쟁>은 예전 내 블로그에서 소설을 추천해달라고 할 때 받았던 책 중 하나였다. 당시에 목록을 작성하고 미처 읽지 못하다 하나씩 읽으려 한다. 일단 이 책은 무척이나 재미있다. 꽤 상상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색다르게 우주를 접근할 뿐만 아니라 불로장생 방법이 나온다. 소설 초반에는 그저 평범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되었다. 아주 평범한 한 노인이 나온다. 그의 나이는 이제 75세다. 서서히 죽음을 준비해도 될 나이다.

이렇게 언급하는 것은 책이 나온 시기가 2007년이다. 책에서는 시카고 컵스가 100년 동안 우승 못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만큼 나이를 볼 때 무엇인가 새롭게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현재 지구는 정확히 시대를 알 수 없는 걸로 묘사된다. 다만 현재 아시아와 미국이 전쟁을 벌인 것으로 나온다. 아마도 서양과 동양의 싸움이 아닐까싶다. 그 후에 외계인이 지구를 지켜준다. 라고 쓰는데 정확히 외계인인지 가물 하다. 전 우주에 걸쳐 엄청나게 많은 외계 종족이 있다.

여하튼 어떤 존재에 의해 75세가 되면 새롭게 전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다. 미리 몇 년 전부터 무조건 대상자가 된다. 75세가 되었을 때 지구의 삶을 포기하고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나간다. 단순히 우주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닌 지구에서의 삶은 끝이다. 보유한 모든 자산은 상속해야 할 뿐만 아니라 본인의 지구에서 있던 모든 것은 삭제된다. 분명히 살아 있지만 죽는 걸로 처리된다. 이러니 우주로 갈 결심을 한 사람들은 미리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까지 한다.

우주에 나가서 어떻게 되는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저 지구를 벗어나면 새롭게 태어나는 걸로 알려져있다. 다양한 우주 전쟁으로 보내진다. 75세 노인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이 얼핏 이해가 안 된다. 그렇기에 영생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전쟁에서 죽거나 말이다. 그 어떤 정보도 지구에는 없다. 그저 우주로 간 사람들은 젊어진다는 것만 알려졌다. 노인이 되면 누구나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게 되지만 만약에 죽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도 노인이 된 상태로 죽지 않는 것이 아닌 다시 젊어 지면서 평생 살아갈수 있다면 충분히 선택할 수 있다. 그걸 싫어 할 사람도 있겠지만 죽음을 눈 앞에 둔 사람은 오히려 더 살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한다. 우주로 가는 것도 처음부터 결정된 것은 아니고 무조건 75세에 결정하면 된다. 신청서를 쓰거나 신청 사무소에 안 가면 된다. 여기까지는 그저 그렇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 후에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날아간다. 그 후부터는 꽤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저 과학 소설이라고 하기 보다는 재미있는 대중소설이다. 심각하지도 않고 재미있게 읽으면 그만이다. 여기서 고도로 발달 된 존재가 노인을 새롭게 탈바꿈 시킨다. 지구에서 누구나 다 궁금하게 여기던 것이다. 도대체 어떤 식으로 노인이 갖고 있는 신체를 다시 젊게 만드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 이를 꽤 그럴싸한 방법으로 설명한다. 인간이 인간으로 여겨지는 것은 육체인가? 정신인가? 이 부분은 참으로 애매하다. 더구나 뇌를 갖고 있다면 그사람이 그 사람일까.

가끔 뇌를 이식해도 자신이 인식하고 있는 육체가 아니라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도 한다. 불가능한 방법이지만 실제로 지금도 타인의 장기 등을 이식할 때 서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부작용도 있다고 한다. 이건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이거 소설이다. 그것도 아주 먼 미래일뿐만 아니라 우주도 마음대로 가는 시대다. 심지어 우주를 순간이동도 한다. 이에 대한 설명을 책에서 해주긴 하는데 그럴싸하다는 생각이 충분히 들만큼 과학에 문외한인 내가 그러려니 했다.

한 마디로 새롭게 생성된 육체로 뇌가 트랜스한다. 그전 기억은 전부 갖고 있고 뛰어난 육체를 갖게 된다. 인공 로봇은 아니지만 뇌에서 자체적으로 상대방과 교신은 물론이고 검색등을 다 할 수 있으니 컴퓨터가 필요없다. 이 후 외계 종족과 전투에 나간다. 8년을 할 수 있는데 대부분 그 전에 사망을 한다. 노인으로 한 이유다. 남은 여생을 생각할 때 그런 삶도 나쁠 건 없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소설이 시작되고 내용이 전개된다. 그 과정에서 지구의 아내였던 사람도 만나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내용은 끝나지만 인기가 커서 다음편도 나온 듯하니 조만간 읽어야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초반에 적응해야 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상당히 흥미로운 소재와 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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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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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읽으세요. 인생의 책입니다.'

나에게 이런 표현으로 <당신 인생의 이야기>읽으라고 추천한 사람이 있다. 이런 저런 소설을 읽었는데 블로그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을 받았다. 블로그가 독서 리뷰 블로그라 나에게 오는 사람들도 독서를 어느 정도는 하는 사람이라 판단했다. 그런 이유로 추천을 받았을 때 이런 저런 추천 중 가장 강력한 문구로 나를 사로잡았다. 솔직히 이 책은 원래도 읽으려고 눈여겨 봤다. <컨택트>라는 영화가 나왔을 때 착각을 하고 관람했지만 무척 좋았다.

아직 이 책을 전부 읽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이렇게 리뷰를 쓰게 된 것은 단편소설 모음이기 때문이다. 여러 단편을 묶은 책인데 단편 하나하나가 꽤 깊은 내용이다. 하여 나중에 리뷰를 전부 하려면 꽤 힘들 듯하여 차라리 이렇게 반으로 나눠 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나눠한다. 먼저 '바빌론의 탑'은 잘 알고 있는 바빌론 탑 이야기다. 하늘 끝까지 탑을 쌓았지만 인간의 교만을 벌하기 위해 하나님이 무너뜨렸다는 내용이다. 그 이후로 인간은 서로 언어로 달라지며 의사소통이 힘들어졌다고 한다.

책은 바빌론 탑을 쌓아가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나름 기대를 갖고 탑을 쌓는다. 각자 다양한 이야기를 하며 바벨탑에 대한 썰을 푼다. 엄청난 고생을 하며 이들은 탑에 아래 층부터 윗층까지 전부 돌 등의 짐을 옮긴다. 어느 날 그들에게 탑에 물로 쏟아진다. 탑과 다른 곳은 서로 연결된 것으로 나온다. 다음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이해'라는 내용인데 뇌가 자극이 된다. 대부분 자신의 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소설 속 주인공은 뇌를 최대한 활용한다.

처음엔 자각하지 못하다 점차적으로 특이한 사건으로 이해가 빨라졌다는 걸 깨닫게 된다. 병원에서 테스트를 할 때 전부 금방 능숙하게 해낸다. 다소 무시하던 의사들이 보다 세밀한 테스트를 할 때마다 자신의 능력을 더 많이 알게된다. 문제는 무엇인가 단순히 테스트로 끝낼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주인공은 서서히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다 보여주지 않는다. 자신이 잘못하면 인간 실험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준비를 한 후에 사라진다. 여기서 주식이야기도 나온다.

자신이 프로그램을 세팅해서 돈을 번다. 이제는 이해가 워낙 높기에 자신이 노출되지 않도록 극도로 조심한다. 머무는 장소는 물론이고 프로그램도 일정 금액만 벌 수 있도록 세팅을 한다. 점차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며 인간의 영역을 벗어나려 한다. 여기까지 읽으면 무척 재미있고 좋았는데 솔직히 신선하지는 않았다. 이제 이런 내용은 워낙 흔하다. 이런 종류에서 내가 늙어 그런지, 워낙 많은 비슷한 내용의 영화 등을 접해 그런지 더이상 새로움이 없다.

뭔가 신박한 내용으로 전개되는 것이 거의 없다. 그나마 여기서 주인공을 대적하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주인공보다 며칠 먼저 사건을 경험했기에 이해에 대한 폭과 깊이가 다르다. 서로 상대방 존재를 깨닫는다. 정확히는 주인공을 먼저 알고 상대방이 초대를 한다. 서로 공존하느냐, 한 명만 남느냐의 싸움이 벌어진다. 꽤 흥미있게 전개되다 마지막에는 다소 허무하긴 했다. 인간이 갖고 있는 무의식을 비롯한 인지 범위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신비롭고 흥미롭다.

뇌과학이 발전하면서 이 부분도 단순히 공상과학에서 점차적으로 현실이 되고 있다. 무엇이 가능하고, 힘든지 여부도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인간은 자신의 인식범위와 지식 능력까지 발전한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그렇다. 과연 개인이 발전할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이 부분은 자신이 인지할 수 있는 범위라고 할 때 내가 살아가는 사회와 세계를 벗어나기 힘들다. 그렇기에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자유롭기는 힘들다. 천재들이 비록 시대를 앞서간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말이다.

'네 인생의 이야기'는 오히려 영화를 본 게 도움이 되었다. 영화 볼 때도 조금은 뒷 부분에서 놓친 것들이 있긴 했다. 그럼에도 소설로 읽었을 때 외계인과 관련된 부분은 내 상상력이 부족해서 상상되지 않았다. 영화를 봤기에 어떤 식으로 외계인이 생겼고 그들의 언어가 어떤 식으로 표현되는지 눈으로 봐서 그나마 소설을 읽으며 도움이 되었다. 인간은 자신이 내뱉는 언어에 영향을 받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언어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모국어가 중요한 것은 거기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무리 자유로운 영혼이라 하더라도 국어를 쓰는 사람과 영어를 쓰는 사람이 갖고 있는 자유에 대한 이미지는 다르다. 이를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다. 외국어를 확실히 한다는 뜻은 생각 자체를 그 언어로 한다는 뜻이다. 아주 능숙하고 영어를 해도 생각을 국어로 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하긴 힘들다. 아무리 노력해도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을 우리가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힘들다.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은 가능해도 말이다.

아울러 미래를 안다고 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변화시킨다고 꼭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걸 알 수 없다. 알고 있어도 관여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책에서는 그런 관점이다. 어떤 일이 벌어진다고 할 때 그걸 피한다고 해도 그 때뿐이다. 미래를 아는데도 그걸 모르는 것처럼 살아가는 것은 대신에 무척 힘들듯하다. 소설은 과학과 수학을 근거로 내용이 펼쳐진다. 나같은 수포자가 힘들수도 있는데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아 다행히 잘 읽었다. 다음 리뷰에 나머지 반으로...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 인식범위는 어디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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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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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 소설을 전부 읽었는데 이 책이 나온 걸 알고 관심을 가졌다. 막상 읽어보니 최근 책이 아니었다. 작가가 1994년에 쓴 작품이었다. 어딘지 괜히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최근작이 아닌데 아직까지 더글라스 작품이 번역되지 않았다는 점이 다소 신기했다. 더글라스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지가 이렇게 되었는데 거의 전속 출판사인 밝은 세상은 무엇을 하다가 이제서야.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하튼 그런 이유로 솔직히 초반에는 '내가 읽었나..'하며 읽었다.

내가 쓴 리뷰가 있는지를 확인할 정도였다. 아무래도 읽지 않았어도 워낙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을 전부 읽다보니 기억이 착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읽지 않은 걸 확인하고 좀 더 탄력을 갖고 읽었다. 언제나 더글라스의 소설은 작품 속에 대중문화를 소개한다. 그걸 아는 사람은 소설을 읽을 때 좀 더 즐겁고 재미있게 읽게 된다.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든다. 내가 알고 있는 노래와 영화와 소설이 나올 때 딱히 이유도 없고, 연관도 없는데도 그저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이 책인 <데드 하트>의 뒷 표지를 보면 재미있는 광고문구가 있다. 이 책을 읽고 '호주행 비행기를 타면 내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라는 문구다. 나는 괜히 <밀레니엄>시리즈의 광고문구가 떠 올랐다. 그 책을 주말에 집어들면 한 숨도 못자고 월요일에 출근한다는 카피가 날 이끌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호주행 비행기를 탄 후에 내리기 싫어질 것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너무 재미있어 호주를 당장 가고 싶다는 뜻으로 읽었다. 책을 다 읽고 그 반대라는 걸 알았다.

호주는 워낙 땅 덩어리가 넓어 도시가 해변을 따라 많이 있던 걸로 기억한다. 가운데 엄청난 빈 공간이 지도로 보인다. 그곳을 가 본 적은 없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거대한 사막 비슷한 땅처럼 보인다. 주인공 닉은 호주를 여행간다. 기자였지만 새롭게 기분전환과 직업 등에 대해 모색하려고 호주에 간다. 그곳에서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던 중에 엔지라는 여인을 만난다. 소설과 달리 리뷰로는 쓰기 힘들지만 화끈한 여행을 두 사람은 한다. 서로 열정적이다.

닉은 이런 여행에서 만난 이성과 마지막을 잘 알고 있기에 여행기간 동안 만날 생각이었다. 엔지는 달랐다. 그가 닉을 만나고 여행을 함께 한 후에 목적은 달랐다. 그는 남편을 만들기 위해 여행을 시작했다. 자신을 좋아한다는 닉과 헤어질 생각이 없었다. 억지라도 자기가 사는 고향으로 데려갈 생각이었다. 그곳은 사람도 없을뿐더러 지도에도 없는 지명이었다. 딱 네 가족이 살고 있다. 이들은 그 곳에서 호주와 전혀 상관없는 자신들만의 법을 근거로 생존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그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한다. 이곳에 닉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끌려온다. 심지어 거의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결혼식까지 일사천리로 치룬다. 그 이후에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소설이다. 소설 내용만 본다면 단순하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 대부분 그렇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구조다. 읽기에 편하고 재미있다. 심각하게 생각할 것도 없다. 이 작품은 초기작이라 살짝 다른 느낌인데 패턴도 거의 비슷할 정도다. 그럼에도 난 이런 대중적인 통속(??)소설을 즐겁게 읽었다.

책에서는 다소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여기서 살인에 대한 장면이 나온다. 살인 후에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운 장면이 묘사된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살인에 대한 고통으로 힘겹게 살아가게 될까. 난 그렇지 않다고 본다. 초반에는 심적인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뎌진다. 인간의 대단한 점 중에 하나가 망각이다. 망각이 없다면 인간은 살기 힘들다. 모든 경험을 전부 기억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망각 덕분에 인간은 또 다시 새롭게 살 수 있다.

이처럼 살인을 하더라도 처음에 힘들 뿐 시간이 지날수록 잘 살 수 있다. 권선징악이나 동화와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책에선 의도치 않은 살인이 날 뿐이다. 계획하고 의도한 것이 결코 아니다. 힘들고 어렵게 살아갈 지 여부는 책에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저 모든 걸 잊고 새로운 출발을 할까. 그런 모든 것은 닉의 선택이 아닐까한다. 새롭게 출발할 지 과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늪에 빠질지 말이다. 아마도 힘겹겠지만 다 이겨내고 잘 살게 될 듯하다. 부담없이 가볍게 편한 마음으로 이번에도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 읽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오래된 소설이긴 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역시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은 가볍게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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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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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올로 코엘료는 가끔 작가인지 종교 지도자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실제로 그가 쓴 소설을 읽어도 신비스로운 체험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이걸 일상 에세이같은 글이라면 다소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데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하니 부담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그가 쓴 모든 소설을 읽었다. 최근 몇 년동안 소설을 냈는지 여부를 모르지만 그렇다. 워낙 괜찮은 작가라고 판단하면 전작주의로 읽기 때문이다. 영화로 제작된 소설도 있을 정도다.

가장 유명한 소설은 누가 뭐래도 <연금술사>다. 이 책은 파올로 코엘료가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 연금술사는 과거부터 엄청나게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직업이자 사람이다. 돌을 금으로 만든다는 사실은 어마하게 매력적이다. 연금술사들은 이를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지만 현실에서는 실패했다. 그로 인해 학문이나 과학이 발전한 것은 인정하지만. 오히려 문학 작품에서는 엄청난 영감을 후세에게 선사했고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게 해줬다.

여기에 가장 흥미로운 자아 찾기와 여행이 만나면서 책은 사람들이 좋아할 모든 요소를 갖게 되었다. 특히나 파올로 코엘료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영적 체험을 했다고 알려졌다. 그 이후에 큰 깨달음을 얻은 후에 쓴 작품이 이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이 책은 다소 신비로운 영적 세계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여졌다. 이로 인해 다소 허황되게 여길 수 도 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소설에서 받아들일 점만 받아들이면서 선택 취합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산티아고는 양치기다. 양치기라는 직업이 어떠한지 잘 모르지만 다양한 작품에서 묘사되는 것은 그리 긍정적이진 않다. 그래도 산티이고는 오랫동안 양을 키우면서 서로 소통하며 지낸다. 별 어려움 없이 익숙한 삶을 살아간다. 청년이란 꼭 그래야 할 것처럼 자신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그 시작은 꿈이다. 꿈은 현실을 반영하기도 하고 투영되기도 하면서 이루지 못한 자아가 발현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산티아고는 꿈으로 현실에 대한 불만을 갖게 된다.

불만은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냐에 따라 인간을 변화시킨다. 불만만 갖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현실은 더 안 좋게 흘러간다. 불만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불만을 갖고 있다면 이를 개선하려 노력하면 된다. 내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건 노력하면서 이걸 그저 받아들이려 하지 말면 된다. 산티아고는 꿈을 쫓기로 한다. 양치기로 평생 살아도 별 불만 없이 살수도 있다. 인간은 무엇인가 알게 되었을 때 불만이 생긴다. 모르면 모른대로 잘 살아갈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

산티아고는 떠나기로 한다. 피라미드에 가서 보물을 찾으려 한다. 목표를 달성 하기 위해서는 시련이 생긴다. 시련이 닥쳤을 때 좌절하고 포기할 것인지 다시 각오를 다지고 도전할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무엇이 옳다고 무조건 말하기는 힘들다. 우리 인생은 하고자 하는 의지대로 반드시 살아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너무 과도한 목표의식은 오히려 독약이 될 수 있다. 그보다는 최선을 다한다는 점이 일단 중요하다. 하다보면 뜻하지 않게 다르 길이 보일 수도 있다.

목표라는 것은 하나지만 도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내가 지금 하는 방법이 도달에 못 미칠 수 있어도 그 과정에서 분명히 스스로 적용하고 변형하면서 조절해 나간다. 뜻하지 않게 다른 길을 걷게 될 수 있다. 그게 목표에서 멀어졌다는 뜻이 아니다. 가슴 속에 목표만 명확히 잊지 않고 간진한다면 된다. 또는 목표가 잘못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럴 때는 조정하면 된다. 이미 목표를 세워봤기에 크게 잘 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게 된다. 이를 근거로 또 다시 뚜벅뚜벅 걸어가면 된다.

산티아고는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그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응원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조롱하는 사람도 있다. 터무니 없다고 여기며 무시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산티아고가 도와준 그릇 사장은 적당히 먹고 살 정도로 있었다. 산티아고의 노력과 제안으로 이전보다 더 큰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그도 한 때는 순례를 생각했지만 어디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있는 곳에서도 가능하다고 여긴다. 산티아고와 같은 청년이 볼 때는 용기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그걸 꼭 그렇게 볼 수는 없다. 꿈과 현실은 조화가 중요하다.

산티아고는 보물을 찾으러 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다. 그 경험들은 산티아고에게 더 잘하라는 채찍질도 있지만 포기하게 만드는 요소도 많다. 굳이 보물을 찾아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현 상황에서 노력하며 즐겁게 살 수 있다. 그럼에도 보물을 찾으러 가는 것은 무엇일까. 누군가는 그런 행동을 하고 누군가는 그런 적이 있었다며 추억만 간직한다. 무엇이 옳다는 것은 늘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정답은 없다. 각자 자신의 인생과 삶을 존중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중요하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여러 경험을 한 후에 보물을 찾게된다. 그 보물을 찾았을 때 진정으로 삶의 의미와 행복을 갖게 될까. 그렇지 않다. 우리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무엇인가를 달성했어도 또 다른 불만이 생긴다. 산티아고도 자신이 찾는 보물을 위해 여행을 했다. 그것은 어디도 아닌 자신에게 있었다. 굳이 여행을 하지 않았어도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볼 것이 아니라 여행을 한 덕분에 내면을 발견하고 의미를 찾았다. 그 어떤 것도 의미없는 생각과 행동은 없다. 그걸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린 문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신비주의는 좀 그렇긴 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모든 것은 나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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