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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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에 대해 좀 불평은 했지만 그가 한국에 펴 낸 책은 거의 다 읽었다. 그만큼 좋아한다는 뜻이다. 대중적이고 통속적인 걸 좋아한느 내 입장에서 기욤 뮈소는 적절하다. 하도 읽다보니 좀 지겨운 감이 있어 한동안 중단하다 이번에 다시 남은 3권을 읽으려 했다. 그 중 가장 최신작을 제외하곤 이 책 <지금 이 순간>을 읽으며 한 권만 남게 되었다. 최근 작을 아직 못 봐 그렇지만 기욤 뮈소가 다시 기지개를 편 것이 아닐까.


이 책은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지금까지 패턴과 비슷하지만 다르다고 할까. 그것이 중요하다. 어떤 저자도 자연스럽게 자기 만의 패턴이 있다. 유명한 선수들도 자신만의 루틴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처럼 나도 모르게 익숙한 툴이 생긴다. 그걸 얼마나 색다르고 참신하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 생각한다. 어차피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얼마나 익숙한 것을 익숙하지 않게 보여주느냐에 달려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지금 이 순간>은 참신했다. 또 다시 생각하면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과거 재미있게 읽었던 기욤 뮈소 책 중 하나가 딸을 다시 만나기 위해 노력한 것이었다. 가상 현실이었던 것으로 마지막에 나온 작품이다. 정확히 제목이 기억나지 않지만. 이번 작품이 그 작품과 생각하면 비슷하다. 그렇다해도 이렇게 참신하게 읽는 사람이 받아들였다면 된 거다. 더구나 사랑이야기지만 처음에는 전혀 알 수 없었던 내용으로 전개된다.


늘 그렇듯이 미스테리로 영화가 시작되지만 어딘지 궁금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솔직히 초반 조금만 읽어도 충분히 소설 내용이 예측되고 결말을 알 수 있었던데 반해 이번 소설은 그렇지 않았다. 이러니 더 재미있게 읽었다. 다음 내용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알 수 없고 줄거리를 쫓아가며 궁금했다. 최근 기욤 뮈소의 책을 읽으며 전혀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덕분에 무척 기대하며 읽었다. 보통 다음 내용을 예측하며 읽은 것과 반대로 말이다.

24방위 등대에 있는 주택에 비밀 창고가 있다. 그곳은 들어가면 안 된다. 선대 할아버지가 실종되었지만 그곳은 들어가지 말라는 전언을 아버지는 아서에게 남긴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아서는 그 창고에 들어가고 이때부터 운명적으로 1년 후에 계속 여행을 한다. 하루 24시간을 보내고 나며 다음 해로 넘어간다. 어떤 곳으로 가게될련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저 갑자기 이동한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이동해야 한다.


시간도 정확히 24시간이 아닌 그보다 짧은 시간이 될 때도 있다. 자신에게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전혀 모른다. 그저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며 사실은 이번 작품은 사랑이 아닌 가족애에 대한 소설로 봤다. 아버지와 관계가 소원했기에 이 여행 끝에 아버지와 다시 만나 모든 오해를 풀게되는 판타지로 난 읽었다. 소설이 진행되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다시 로맨스로구나라고 생각할 때 다시 그것도 꼭 아니라고 알게 된다.


이 책은 그런 반전으로 읽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그렇다해도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런 예측을 하기 마련인데 이를 어긋나게 만들어준다. 더구나 아서는 24일이지만 시간으로는 24년이 지난다. 그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책을 읽어나가며 궁금해졌다. 우연히 만난 리자와 인연이 보통은 아니다. 서로 헤어지고 만남을 반복한다. 그마저도 아서 입장에서는 하루지만 리자 입장에서는 1년 마다이다. 이런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책 마지막에 알게된다.


간만에 기욤뮈소 책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읽다보니 문득 깨달은 것이 있다. 기욤 뮈소의 한국 책은 전부 표지가 여자다. 남자는 아예 나오지 않는다. 작가가 남자이고 주인공도 남성인데도 말이다. 기억하기론 주인공이 여자인 경우도 있었던 것 같은데. 기욤 뮈소의 책은 책의 종류상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이 읽지 않나. 남녀가 함께 나오는 표지도 없었던 듯하다. 별 것은 아닌데 괜히 나 혼자 깨닫고 신기해서. 마지막으로 읽은 기욤뮈소 책이 재미있어 좋았다.


기욤 뮈소 책

http://blog.naver.com/ljb1202/112291035

그 후에 - 늘 감사하며 사랑하기


http://blog.naver.com/ljb1202/131836118

종이 여자 - 내 안에서 생명을 얻다


http://blog.naver.com/ljb1202/97731846

당신 없는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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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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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더글라스 케네디는 최근 내가 가장 많은 책을 읽은 작가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을 안 읽은 유일한 책이 지금 리뷰를 쓰는 <픽업>이다. 엄청나게 왕 팬은 아니지만 좋아한다. 무척이나 통속적이고 대중적인 요소를 여기저기 잘 섞어 구성하는 점이 난 맘에 든다. 지극히 속물적이라 대중에 영합하는 내용도 난 좋다. 의도치 않게 전작주의로 모든 책을 다 읽게 되었다. 어떤 책을 읽어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은 기승전결이 뚜렷한 편이다. 바닥에서 성공의 사다리를 타게 된 주인공이 성공을 하자마자 다시 추락한다. 이번에는 첫 성공할 때와는 다소 다르게 노력을 했는데 이마저 성공하며 끝을 맺는다. 모든 소설이 이렇게 구성되었다. 그 과정에서 대중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점도 난 맘에 들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나온 모든 책을 다 읽었다. 더구나 가장 속물적인 내용으로 구성된 <잡>같은 내용 책이 제일 좋았다.


새롭게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이 나오면 관심을 갖는다. 이번 책은 단편소설을 엮었다. 확실히 단편은 작가로 하여금 보다 상상력을 풍성하게 해준다. 장편은 어느 정도 제약이 따른다. 대중 작가라도 독자를 위한 책을 쓸 수밖에 없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단편소설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가끔 장편 영화로 큰  성공을 거둔 감독이 단편영화에는 평소와 다른 영화를 찍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는 작품 세계를 더 확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쓰기도 한다.


이번 단편소설은 역시나 더글라스 케니디의 평소 읽었던 작품과는 다소 결이 다른다. 기승전결이 뚜렸하다고 했던 그 구조가 없다. 바닥에서 성공하는 그런 요소가 없는 것이 더 많다. 거꾸로 성공의 정점에서 추락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작품도 있다. 그만큼 작가가 부담없이 자신이 상상한 내용을 갖고 마음것 쓴 것이 아닐까도 싶다. 그러니 보다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편하게 작품을 구성하고 정말로 손 가는대로 쓰지 않았나 싶다.

내가 작가의 머릿속에 들어가지 않았으니 자세한 것은 모른다. 그래도 단편의 장점은 짧고 굵게 내용이 한 방에 끝난다는 점이다. 군더더기 없이 시위를 떠난 화살이 과녁을 향해 달려가듯이 멈추지 않고 곧장 직진한다. 쓸데없는 곁가지가 붙으면 제대로 과녁에 힘있게 가지 못한다. 장편은 과녁에 도달할 때 이미 수없이 다른 길을 모색하며 천천히 여행한다. 그런 면에서 장편은 다소 사족이 많이 붙는다고도 할 수 있다.


첫 편인 '픽업'부터 장편과는 다소 다른 주인공이 나온다. 사기꾼이다. 그것도 본인이 무엇을 잘 하고 못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남들에게 해를 끼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걸 애써 외면하는 것이 아닌 인정한다.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속인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경제 사범이라 자신이 보유한 자산을 빼돌린다. 아무도 모르게 빼돌리고 들키지 않도록 노력한다. 다른 사람의 돈을 갈취하고 자신은 편하게 산다. 그걸로 족하다. 그 이상은 없다.


운 좋게 감옥에 가지 않는다. 정확하게는 국민재판에서 국민배심원을 매수하고 협박한다. 전혀 드러나지 않는 자산으로 솜씨좋게 빠져나간다. 분명히 더이상 운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소설은 변호사의 말을 빌어 밑밥을 깐다. 그 이후 벌어지는 일은 충분히 있을법한 일들이 벌어진다. 오히려 이런 사기꾼에게 운이 참 좋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일들이 벌어진다. 이미 운을 써버린 주인공에게 마지막은 그렇지 않다. 쓰고보니 처음부터 나쁜 놈이었는데 좋은 것으로 끝나진 않았겠다.


이와 같은 단편소설이 여러 편 실려있다. 몇몇 작품은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별로 흥미를 돋구지 못했다. 그런 소설은 페이지를 넘기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할까. 장편 소설에 비해 단편 소설은 별로였다. 더글라스 케네디만이 갖고 있는 속물근성에 기반한 인간군상에 대한 이야기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단편다운 내용들이지만 치밀하거나 기발한 내용은 없었기에. 그래도 더글라스 케네디가 쓴 소설이라 기회가 있어 읽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역시나 단편은.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음 장편을 기다리자.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

http://blog.naver.com/ljb1202/195975320

템테이션 - 유혹


http://blog.naver.com/ljb1202/205697563

더잡 - 기승전결


http://blog.naver.com/ljb1202/151653106

모멘트 - 지금 이순간 바로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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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후
기욤 뮈소 지음, 임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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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의 소설을 전부 읽었다. 시중에 나온 모든 소설을 읽고 찾아 읽고 전작주의처럼 읽었다. 어느 순간 기욤 뮈소의 소설이 지겨워졌다. 늘 똑같은 패턴에 처음에는 신기하던 부분들이 익숙해지며 눈에 전개가 보여 그만 읽어야겠다는 판단을 했다. 좋아하는 작가라도 이렇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한동안 떨어져 지내며 다시 감정이 생기는 걸 기다리는 것과 비슷한 심정이랄까. 그렇게 꽤 시간이 지났다.


최근 새롭게 책이 나온 걸 알고 다시 읽어볼까라는 생각을 했다. 거의 매 년 신간이 나오는 걸로 아는데 이번 신간을 제외하고 2편을 보지 못했다. 사실은 2편인줄 알았는데 최근 신간이 도서관에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그렇게 한동안 보지 못한 책 중에 가장 오래된 <7년후>를 읽었다. 역시나 기욤뮈소는 여전했다. 기욤뮈소만의 특징이 있다. 스피드한 전개와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구성 등이 큰 인기를 끈 요인으로 본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처음 기욤 뮈소 책을 읽을 때 그런 재미로 읽었다. 이번 <7년후>도 역시나 기욤 뮈소만의 장점을 고스란히 남았다. 늘 로맨스다. 거기에 추리요소를 섞는다. 마지막에 두 사람의 로맨스가 어떤 식으로 이뤄지며 해피엔딩식으로 끝을 맺는다. 이런 전개는 거의 대동소이하게 모든 책에서 나온다. 그런 점이 살짝 지겨워졌다. 이번 책에도 그런 면은 딱히 달라지지 않았다. 


모든  사람은 발전한다. 발전이 없는 사람은 도태되게 마련이다. 늘 반복되는 전개를 기욤 뮈소도 이번에 읽으니 발전했다. 과거와 똑같이 전개되긴 한다. 이혼 남인 세바스찬과 이혼 녀인 니키. 그 둘은 쌍둥이 남매를 각각 키우고 있다. 세바스찬이 딸인 까미유, 니키가 아들인 제레미. 이렇게 서로 키우고 있지만 왕래는 거의 하지 않는다. 특히 세바스찬은 니키와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 결혼했지만 너무 다른 점에 적응하지 못하며 헤어졌다.

어느 덧 사춘기가 된 아이들은 이제 서서히 부모로부터 벗어나려 하는데 세바스찬은 모범적인 삶과 부모의 역할을. 니키는 자윤분방한 삶처럼 아이를 키우고 있다. 둘 다 각자 무엇이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서로에겐 신뢰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제레미가 사라졌다. 니키는 세바스찬에게 연락해서 며칠 동안 돌아오지 않는다며 도움을 요청한다. 그 후에 소설은 너무나 익숙한 기욤뮈소의 전개가 시작된다.


솔직히 이런 일이 왜 벌어졌는지 진작에 알았다. 늘 전개가 그랬으니 이번에도 똑같을 것이라 봤다. 그나마 과거보다 좀 더 현실적이었다고 할까. 예전 책에는 아예 판타지적인 요소까지 포함되거나 최신식 과학기술도 포함되었다. 이제는 아주 현실적인 요소로만 구성된다. 다만, 의도한 것과는 다른 전개가 되며 긴장감을 좀 더 올려준다. 분명히 의도한 대로 진행은 되는데 그 과정에 예측하지 못한 요소가 결부되며 엉뚱하게 전개된다.


마지막에 가서도 기존과는 다른 결말을 맺는다. 어떻게 보면 늘 마지막은 다소 극적으로 끝내며 급격히 끝내버린다. 이번 <7년후>도 그렇다. 지금까지 펼쳐진 모든 내용이 단 2~3페이지로 끝나 버린다. 세바스찬과 니키의 재결합이 핵심이라면 그마저도 정확히 결말이 나오지 않는다. 소설 전체를 볼 때 재결합은 안 된다. 내가 볼 때 서로가 이해를 하고 아이들을 좀 더 만나고 잘 키울 것 같지만 두 사이는 한 발짝 정도 더 가까워졌을 정도.


그렇게 대중소설이자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기욤뮈소 소설을 읽었다. 여전히 재미있고 책을 휙휙 넘길 수 있는 필력이 있다. 늘 버라이어티하고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내용이 전개되는데 이번에는 브라질까지 나온다. 덕분에 분명히 작가는 브라질까지 여행을 답사차원에서 갔을 것이라고 본다. 성공한 작가가 할 수 있는 특권이자 매력이라 본다. 현장을 가 보지 않고 어떻게 소설로 묘사할 수 있겠는가. 오랫만에 본 기욤뮈소는 여전하다는 걸 느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어느 책이나 패턴은 똑같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속도감있게 전개되는 


기욤 뮈소의 다른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274593502

센트럴 파크 - 사실 인식


http://blog.naver.com/ljb1202/163321495

천사의 부름 - 사랑을 찾다


http://blog.naver.com/ljb1202/220132577860

내일 - 오늘의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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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 신은 혼자서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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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종교가 없든, 기독교든, 카톨릭교든, 불교든 아담과 이브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이슬람교는 솔직히 내가 아는지 모르는지 여부를 파악 못하겠다. 아담과 이브는 태초의 인간으로 현재의 선과 악을 가른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이다. 한편으로는 그럴 수밖에 없다. 최초의 인간이니 무엇을 하더라도 마음먹고 행동한 모든 것이 다 최초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뱀과 사과였다. 뱀은 이후로 나쁜 존재로 늘 상징되어진다.


뱀이라는 형상과 움직임, 소리는 인간으로 하여금 기피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뱀이 악의 상징이 된 이유가 아닐까 한다. 거기에 물리면 독에 죽을 수 있다는 사실과 쉽게 만날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이 더욱 그런 요소를 부추긴 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담과 이브 내용은 에덴 동산에서 아담과 이브가 부끄러움을 모르고 살았다. 그들은 죄악을 알지 못했기에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했다. 어느 곳이나 자유롭게 갈 수 있고 무엇이든 감출 것이 없었다.


선악과 열매를 먹지 말라는 당부만 있었다. 뱀이 나타나 그걸 먹으면 좋다고 유혹한다. 이브가 유혹에 걸리고 아담에게 권한다. 그렇게 그들은 부끄러움을 알게 되고 무엇인가 감추는 일도 벌였다. 그들은 하나님에게 거짓말도 하며 결국에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고 저주를 받는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도대체 왜 선악과를 만들어 그런 일이 벌어지게 만드냐다. 처음부터 선악과를 만들지 않았으면 그럴 일이 없었는데 말이다.


이럴 때 등장하는 개념이 자유의지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줬다. 먹을 수 있고, 먹지 않을 수도 있다. 전적으로 누가 강요하고 억지로 먹이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선악과를 한 입 베어 먹은 것도 유혹에 굴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누구도 억지로 입에 집어 넣지 않았다. 단호히 그러면 안 되는 것이라 이야기하고 먹지 않았으면 된다. 그걸 해내지 못했다. 그렇게 인간에게는 늘 자유의지가 주워지고 나약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한다.


그 선택에 따른 결과를 책임진다. 인간의 삶이 복잡하고 어려운 이유다. 한 때 예능프로그램으로 유명했던 "그래 결심했어!"처럼 늘 우리에게 선택은 찾아온다. 어떤 선택을 했든 최선이 될 수는 없다. 우리는 예능프로그램처럼 두 가지 인생을 동시에 살아보거나 체험할 수 없다.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은 늘 우리에게 그에 따른 결과를 보여주고 그에 따른 책임을 우리는 언제나 우리 몫으로 감당해야 한다. 

윌리엄 폴 영은 세계적인 작가다. 그가 쓴 <오두막>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선택을 받았다. 작가 프로필에 보면 자녀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첫 소설이 2500만 독자를 감동시켰다고 하니 이건 완전히 넘사벽이다. 기독교적인 영감으로 풀어낸 내용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인류보편적인 내용으로 소설이 되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선택받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


이 책 <이브>는 우리가 알고 있는 천지창조 이야기를 다소 색다르게 접근했다. 릴리라는 아이가 시간도 장소도 알 수 없는 곳에서 발견되었다. 릴리를 케어하는 사람들도 사람인지 영인지 알 수 없다. 릴리는 온 몸이 부서져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지만 환상과 케어받는 곳에서 만나는 존재들을 통해 조금씩 움직이고 활동할 수 있게 된다. 그가 꿈을 꿀 때마다 아담과 이브의 탄생부터 천지창조까지 일을 지켜본다. 


여기서 최초의 인간인 아담이 한 일을 색다르게 바라본다. 자유 의지 개념보다는 그림자 개념으로 설명한다. 그가 하나님과 늘 마주보며 있을 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가 어느 순간 뒤돌아 선 순간 그림자가 생기며 그림자 안으로, 그림자 속에서 아담은 이전과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담이 사과를 먹은 것은 그런 결과였다. 아담의 선택은 물론 다시 또 한 번 자유의지였다. 하나님이 그가 뒤돌아 서는 선택을 냅뒀다. 


이렇게 인간은 늘 자유의지를 갖고 있고 하나님은 이를 존중한다. 인간이 늘 재미있는 삶을 사는 것은 각자가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하고 인생을 살아갈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책 자체는 사실 자유의지에 대해 중요하게 언급하진 않는다. 그보다는 각자 상처 받고 상대방을 시기하거나 오해하는 것에 따른 영향을 말한다. 상대방을 믿고 신뢰하고 자신을 털어놓으면 서로가 더 상대방을 알고 문제가 오히려 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소설은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다. 읽으면서 릴리는 어디에 있으면 이곳은 어디인지 무엇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고 있는지 잘 이해가 안 되었다. 마지막에 그 의문은 해소되긴 한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상처받기도 하고 상처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 주변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 인간이 인간인 이유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더 삶은 풍요롭고 풍성해지며 행복도 함께 찾아온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용이 다소 쫓기 힘들 때가 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우리는 함께 어울려져 살아간다.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140972003

오두막 - 관계


http://blog.naver.com/ljb1202/220673075511

스토너 - 교수


http://blog.naver.com/ljb1202/220141978478

미 비포 유 - 이야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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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돌아왔다
티무르 베르메스 지음, 송경은 옮김, 김태권 부록만화 / 마시멜로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소재가 너무 흥미로웠다. 읽지 않고는 못 배길정도였다. 고민은 했다. 정말로 재미있을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히틀러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이야기가 아직도 존재한다. 시간이 지나며 이제는 뜸해졌지만 상당히 많은 드라마와 영화도 2차 세계대전이나 히틀러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지금도 심심치 않게 히틀러에 대한 소재를 만들어지는 영화나 드라마가 있다. 상당히 있음직한 이야기를 잘 버무려 재미있게 만든다.


그런 히틀러가 죽지않고 현재에 다시 살아난다. 이를테면 냉동인간으로 잠자고 있다 깨어났다. 변화된 환경에 낯설지만 히틀러 생각을 갖고 있는 현대인이 아닌 히틀러 자체인 바로 그 사람이 현대에 오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로 만든 작품이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했다. 그것도 매스미디어를 엄청나게 잘 이용했던 히틀러가 다시 이번에도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 유명인사가 된다는 광고문구에 더더욱 흥미가 일었다.


김이 좀 빠지는 이야기를 하자면 책은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다. 생각보다 재미없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고, 내가 독일 문화와 사회에 대해 잘 모르기에 재미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추리 소설을 읽을 때 굳이 독일 문화를 잘 몰라도 읽는데 전혀 지장은 없다. 전 세계 추리 소설이 한국에 번역되어 출판되고 베스트셀러까지 되는 이유다. 이 책 <그가 돌아왔다>는 어쩔 수 없이 정치와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독일이라는 사회와 정치에 대해.


독일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거의 없는 실정에 책에서 언급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었다. 꼭 그것때문에 책이 재미없었냐 하면 그건 아니다. 소재는 참신했지만 히틀러가 세상에 나와 벌이는 일들이 너무 별 볼일 없어 재미없었다. 세상에 나왔을 때 히틀러 자체니 사람들은 신기해한다. 다들 이렇게까지 닮은 대역배우가 있나하는 호기심을 바라본다. 우연히 가판대에서 다양한 잡지와 신문을 보며 변화된 세상을 관찰한다.

그 지역은 평소에도 다양한 방송국 관계자들이 출몰하는 지역이다. 이렇게 히틀러와 닮은(?) 사람이 있으니 가만 둘리가 없다고 한다. 역시나 방송국 관계자가 히틀러에게 방송출연 제안을 한다. 그저 블랙코메디 상황을 떠든다고 보면 된다. 히틀러를 닮은 배우가 방송에 나가 현 시대를 풍자하며 웃음을 준다. 그게 전부다. 문제는 그가 히틀러 자신이다. 그는 아무런 연설문이나 대본도 필요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멋지게 해 낸다.


비록 그가 한 연설은 논란이 많아 방송 직후 방송 제작진에게 욕을 먹지만 유투브에서는 일대 스타가 된다. 워낙 다양한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인지라 그가 한 주장도 환호를 받는다.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하지만 누군가는 그가 하는 이야기가 풍자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그가 하는 주장이 위험하다고 말한다. 이런 내용이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처음부터 대역배우라고 사람들은 생각했기에 일정 이상의 파급효과는 소설속에서는 없어 보인다.


그저 어느 배우가 떠드는 재미있는  사건 정도로 여긴다. 일부 신문에서 문제를 삼지만 그마저도 일정 수준 이상의 논란으로 퍼지지 않은 듯하다. 의외로 히틀러도 몇 십년만에 현대 사회로 왔는데도 잘 적응한다. 자신이 히틀러로 독일을 지배했던 인물임에도 그저 대역배우로 사람들이 자신을 보는 걸 어느 정도는 순응하며 살아간다. 무엇인가 히틀러가 대단한 사건을 불러일으킬 것을 기대하고 소설을 읽었던 내 입장에서는 갈수록 흥미도 떨어졌다.


그저 히틀러가 현대사회에 와 이야기를 하더라도 별 영향은 크게 주지 못할 것이라고 할까. 히틀러는 원조인데 현재 벌어지는 수많은 정치적 아류들은 또다시 히틀러와 교류가 힘들다. 히틀러 입장에서는 이상한 놈들로 본다. 그들도 역시나 히틀러를 그렇게 본다. 이렇게 히틀러가 현재에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신기한 놈 이상의 취급은 못 받을 가능성이 크다. 모든 사람은 과거부터 차근차근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며 점점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다. 갑자기 나타나면 듣보잡일 뿐이다. 그 정도를 소설읽으며 느낌 감상정도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인내를 갖고 읽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소재는 흥미롭다.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640426598

파수꾼 - 하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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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삼바 -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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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에 대하여 - 라이오넬 슈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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