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조심 - 조종사와 비행에 관한 아홉 편의 이야기
로알드 달 지음, 권민정 옮김 / 강 / 2007년 8월
절판


내가 죽기 싫어하는 이유는 앞으로 내게 일어났으면 싶은 것들을 놓치기 싫어서가 아닐까.

-.쪽

그 혼란 속에 카티나는 비행장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우리에게 등을 돌리고 두 다리를 벌린 채 우뚝 서서, 급강하하며 지나가는 독일군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내 평생 그렇게 작은 존재가 그토록 맹렬하게 분노를 터뜨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카티나는 독일군을 향해 뭐라고 소리치는 듯했지만, 원낙 소음이 대단해서 우리 귀에는 전투기 기관포와 엔진 소리밖에 들리지 않앗다.

-.쪽

내가 카티나는 몸이 작아서 총알에 맞을 리 없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메서슈미트의 총구에서 불꽃이 일던 기억, 순간 아이가 아주 가만히 전투기를 마주보며서 있던 기억도 떠오른다. 아이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나부끼던 기억도.

=> 이글을 읽는 순간 가슴이 아파서 눈물이 났어요. T.T
그리곤 카티나는 쓰러졌다.
다음에 일어난 일을 나는 결코 잊지 못한다. 마치 마법이라도 부린 듯, 온 사방에서 남자들이 땅 위로 튀어나왔다. 그들은 우르르 참호에서 기어나와 마치 광분한 폭도들처럼 비행장으로 몰려들었고, 비행장 한가운데에 꼼짝 않고 쓰러져 있는 조그만 형체를 향해 내달렸다. 모두들 몸을 숙이고 쏜살같이 달렸다. 나도 참호에서 뛰어나와 그들과 함께 달렸던 기억이 난다. 정신없이 달렸던 기억, 내 앞에 달리는 남자의 군화가 보였던 기억, 남자의 다리가 조금 활처럼 휘었고 파란 바지가 너무 길어 보였던 기억도 난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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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로저스의 어드벤처 캐피털리스트
짐 로저스 지음, 박정태 옮김 / 굿모닝북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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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만찬에서 우리는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 주인공 필리스 포그가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났던 출발지이자 최종 도착지가 됐던 런던의 리폼 클럽에 있는 바로 그 방에서 프랑스산 고급 포도주인 샤또 마르고와 함께 아주 맛있는 영국산 양고기 요리를 먹었다.
-> 무척 부럽게 느껴지네요.-.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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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아침이슬 청소년 6
월터 모슬리 지음, 임경민 옮김 / 아침이슬 / 2006년 12월
절판


새벽에 목화밭에 나온 후 처음 마시는 물이었다. 노예가 된다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한 컵의 물이 얼마나 달콤한지를 알고 있는 자유인은 전 세계를 통틀어서 단 한 사람도 없다고 믿는다. 모든 것을 박탈당한 우리 같은 노예가 아니고는 한 방울의 물을 목구멍으로 넘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 턱이 없을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우리의 혀에 한 방울의 물이 떨어졌을 때 그것이 주는 느김은 마치 전능한 신이 내려 주신 선물과도 같은 것이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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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의 나비 - 우리가 꼭 읽어야 할 박완서의 문학상 수상작
박완서 지음 / 푸르메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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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사는 여자보다는 더불어 사는 여자가 아름답다고, 더불어 살되 아들 딸 가리지 말고 둘만 낳는답시고 소파를 열두 번도 넘어 했으되 그래도 아들 딸이 서넛은 되는 여자가 훨씬 더 아름답다고, 그보다 더 아름다운 여자는 서방이 수없이 있으면서도 평생에 연애 한 번 해보기가 소원인 창녀고, 그보다 더 아름다운 여자는 도망간 창녀가 죽자 사자 연애하던 남자를 따라갔대서 찾지 않기로 마음먹은 산전수전 다 겪은 늙은 포주라고, 마치 고정관념을 허물어 거꾸로 쌓듯이 그렇게 생각했다. -.쪽

엄마가 우리한테 어쩌다 보이는 관심이 뭔 줄 알아? 저 계집애들 중 하나를 잃었ㅇ면 내가 이렇게 원통하지 않았으련만, 하는 표정으로 우리를 볼 때야. 그런 표정 정말 소름 끼쳐. 엄만 우리가 살아 있는 걸 미안해하게 만들어. 우리도 우리에겐 한 번뿐인 인생인데 그래야 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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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넵의 비밀 편지 - 터키 현대 동화 푸른숲 어린이 문학 11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홍정아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1월
품절


"선생님도 직접 겪은 일을 말씀하신 건 아니잖아."
그러고 보니, 정말로 선생님은 우리반 아이들처럼 다른 사람이 느꼈을 양심의 가책에 대해 말한 거였어.
이 문제에 대해 야샤르가 가장 옳은 말을 한 것 같아.
"얘들아, 난 이해했어. 이 양심의 가책이라는 건 당사자 자신은 기억하지 못해. 모두들 다른 사람이 느꼈을 양심의 가책만 기억하는거야."
다음날 아침 학교에 오자, 데미르가 말했어.
"난 우리 아빠에게 물어봤거든. 우리 아빠가 그랬어. 아이들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고. 왜냐하면 양심의 가책을 느낄 일을 하기에는 아직 때가 이르대. 양심의 가책을 느낄 일은 어른이 되어서나 한대."-.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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