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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페이션트
마이클 온다치 지음, 박현주 옮김 / 그책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잉글리시 페이션트'하면 알마시가 죽은 캐서린을 안고 동굴에서 나오는 장면이 기억에 나요. 그때 흐르던 음악과 배경이 너무나 애절하고 가슴아픈지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날 정도랍니다. 그만큼 영화는 제게 강렬한 기억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올해의 100번째 책으로 선택하게 되었어요. 좋아하는 영화의 원작소설이라는것 외에도 제게는 인연이 깊은 책인데,
미국으로 가는 날. 처음으로 원서에 도전하려고 구입한 책이기도 한데...
초반에 읽다가 어머니에게 빌려드렸다가 잃어버리시고...
그래서 다시 하드커버로 구입했는데...
읽다가 아는분 빌려드렸는데 못 돌려받고... ㅠ.ㅠ
계속 여운이 남던 책이었는데, 올해 번역본으로 출판되어서 무척 반가웠던차에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했는데, 로맨스 도서라고 불가 판정 받았지 뭐예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 책을 로맨스 소설로 분류해 구입불가 판정 받은것이 인정할수 없어서 재신청하면서 비고란에 약간의 항의식으로 적었더니 다행이도 받아들여져서 도서관에서 책을 신청해주었어요.^^ 그래서 도서관에서 이 책을 처음 읽는 독자가 되겠네요.
이번에는 무슨일이 있어도 끝까지 다 읽어야지 했는데, 성공했습니다.
책은 영화와 좀 달랐어요. 영화에 대한 인상이 너무 강해서인지 자꾸 영화와 소설을 겹쳐 읽으려는 제 마음 때문에 책이 조금 덜 눈에 들어왔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은 영화와 달리 또 다른 미묘한 심리가 잘 나타난것 같습니다.
특히 킴과 해나의 사랑은 책과 영화가 많이 달랐는데, 책은 좀 더 강대국에 대한 약자의 심정을 더 많이 표현되었어요. 영화에서는 표현되지 않은 영국과 인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데, 인도인들이 영국의 전쟁에 참전하면서 가장 위험한 일에 앞장서야하며, 참전하지 않으면 감옥에 갔다는 사실은 책을 통해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전쟁 중 사막을 탐사하는 사람들은 국경까지 초월했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개인의 생각이고, 국가적인 문제로 인해 결국 친구를 적으로 둘수 밖에 없었던 매독스는 친구에게 향할 총을 자신에게 돌립니다.
책은 사랑뿐만 아니라 전쟁의 참상, 제국주의등의 미묘한 정치적인 문제도 함께 다루었다면, 영화는 사랑에 더 많이 초점을 두었던것 같습니다. 감독은 원작과는 다른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었는데, 저는 작가보다 영화감독의 시선이 더 만족스러웠던것 같습니다.
아, 영화를 보면서 캐서린이 알마시와 헤어질때 멍청하게 봉과 부딪하는 장면은 무척 생뚱맞다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그 장면이 캐서린의 심정을 잘 표현한 중요한 장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래서 원작 소설을 읽어봐야하는것 같습니다.^^
암튼, 책도 재미있게 잘 읽었지만, 제게 영화가 더 인상적이었던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사막의 아름다움을 책을 읽고 상상만으로 그려내기란 힘들었을텐데, 영화는 시각과 청각 모두 잘 담아서 알마시와 캐서린의 사랑을 더 애절하게 전달할수 있었던것 같습니다.